서울중앙지법 형사5부(재판장 양현주 부장판사)는 28일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한 이른바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에 대한 파기환송심(2011노1583)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며 국회 외에서 보도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기자나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면책특권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보도 자료를 인터넷에 올린 행위를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으로 보게 되면, 문제가 되는 자료를 아무 제한 없이 올려도 죄책감을 느낄 수 없게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그동안 소수정당 국회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성실하게 수행해왔고, 수사 촉구를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노 고문은 곧바로 "면책특권 범위에 대해 대법원이 직접 판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구해 판결을 받을 것"이라며 재상고 의사를 밝혔다.
노 고문은 2005년 8월 국회 법사위 회의에 앞서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X파일 속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노 고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떡값 검사 명단을 보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한 것은 언론의 보도편의를 위한 것으로 면책특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며 "보도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해 통신 비밀을 공개한 행위는 유죄"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X파일 사건은 1997년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검찰 간부들에게 떡값을 줬다는 대화 내용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현 국가정보원) 도청조직 '미림팀'이 불법 도청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