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찬양' 등 국가보안법이 금지하는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또 방통위가 이런 정보가 게시된 웹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합헌 판단을 받았다.
헌재는 21일 자신이 관리하는 웹사이트에 올라온 김정은을 찬양하는 글을 삭제하지 않은 혐의(정보통신방법 위반)로 기소된 노동해방실천연대 사무처장 황정규씨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제8호, 제3항과 옛 정보통신망법 제73조제5호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14헌바34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또 같은 이유로 사이트 폐쇄명령을 받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정보통신망법이 사이트 폐쇄까지 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며 낸 같은 법 제44조의7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2012헌바415)에서도 재판관 7(합헌):2(위헌) 의견으로 합헌 판단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제8호, 제3항과 옛 정보통신망법 제73조제5호는 국가보안법이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유통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 거부·정지 또는 제한 명령을 받았을 때 따르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인터넷 매체 등 전기통신망은 기존 통신수단과 차원이 다른 신속성·확장성·복제성을 지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정보가 급속히 확산될 우려가 크고, 이를 막기 위해 문제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형사책임을 묻는 등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돼 있으므로 과도하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통신망이 정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취급 거부·정지 또는 제한 등의 시정명령에 사이트 폐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실효성이 없다"며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보통신망이 웹사이트 폐쇄도 규정하고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정미·김이수 재판관은 "정보통신망이 시정명령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문제 게시물 그 자체라고 봐야하지 불법정보가 올라간 웹사이트 전체를 시정명령의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3년 2월 7일, 황씨가 관리하던 노동해방실천연대 웹사이트에 올라온 김정일을 미화·찬양하는 게시글의 삭제를 요구했다. 황씨는 이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된 뒤 이번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진보네트워크는 자신들이 서버를 제공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웹페이지에 북한을 찬양하는 정보가 올라온다는 이유로 웹사이트 폐쇄 명령을 받았다가 심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