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캐나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노텔 네트웍스와 합작 투자해 만든 LG노텔로부터 우선주 환매, 감자 대가로 797억여 원을 받았다. 이에 법인세 및 가산세 109억 원을 부과한 세무 당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대법원이 파기했다.
대법원은 797억여 원은 LG전자가 출자한 LG노텔로부터 받은 우선주 감자대금으로서 수입배당금에 해당하므로 익금불산입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원심은 이 금액의 실질이 네트워크사업양도대금이라는 전제에서 구 법인세법상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봤었다.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는 타(他)법인으로부터 들어온 배당금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 것으로, 해당 배당금은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1월 30일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두3785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거래의 내용이나 형식, 당사자의 의사, 우선주 유상감자의 목적과 경위 등 거래의 전체 과정을 관련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해당 금원은 수입배당금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그 일부는 구 법인세법 제18조의3 제1항에 따라 익금불산입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금원은 쟁점 우선주약정에서 정한 우선주 유상감자의 조건을 충족해 지급됐고, 쟁점 우선주약정은 쟁점 투자계약 등과 별도로 체결된 것으로서 우선주 유상감자 조건의 충족 여부는 쟁점 출자계약에서 정한 사업양도대금의 내용이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해당 금원과 주식발행초과금은 상법상 다른 성격의 금원으로서 서로 금액이 거의 동일하다거나 지급시기가 근접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쟁점 금원의 법적 성격을 달리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05년 8월 노텔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우리나라 상법에 근거해 내국법인인 LG노텔을 설립했다. 그런데 서울지방국세청은 LG전자가 2007~2008년 사업연도에 LG노텔로부터 우선주 환매, 감자 대가로 지급받은 797억 74000만 원이 실질적으로 LG전자의 네트워크 사업부 양도대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 같은 내용을 영등포세무서에 통지했다. 이에 따라 세무당국은 몇 차례 경정을 거쳐 가산세를 포함한 법인세로 2007년 48억 원, 2008년 61억 원을 LG전자에 부과했다. LG전자는 "LG노텔로부터 우선주 감자 대가로 지급받은 금원에 대해서는 구 법인세법 제18조의3 1항이 규정하는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세무당국은 개별적·구체적 부인규정 없이, 우선주 약정 등이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해 구성된 이례적 거래형식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과세처분을 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는 LG전자가 우선주 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797억여 원이 LG전자가 실질적으로는 조세회피를 위해 우선주 환매 및 감자 대가 형식으로 외관만 갖춘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LG전자가 받은 797억 원의 법적 형식을 조세회피행위로 본다면 해당 금원은 실질적으로 사업양도대금이므로 구 법인세법 제18조의3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인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한 처분이 되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 거래의 전체 과정을 살펴볼 때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법률관계에 경제적 목적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과세관청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형식과는 다른 실질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라며 "향후 과세관청의 과세실무와 하급심판단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1심은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