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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판결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되는지
[판결요지] 형사사건의 재판절차에서 납세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판단을 기초로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세법 제38조의3 제3항 및 관세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에서 말하는 ‘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평석요지] 후발적 경정청구 관련 규정의 문언과 판례의 법리, 입법취지,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를 확대하고 있는 최근 판례 경향 등을 종합하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민사판결, 형사판결, 조세소송 판결 등 판결의 유형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판결의 주문과 이유에서 당초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는지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확정된 판결에 의하여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판결 유형에 관계없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로 봄이 타당하다. 대상 판결은 그동안 명시적인 판단이 없었던 형사판결에 대하여 형사판결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판결로서는 의미가 있으나, 문제가 있는 판결이므로 조속히 변경될 필요가 있다.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런던에 유학생으로 체류 중이던 2009. 4.경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한 후 국내 소비자들이 영국산 의류, 신발, 가방 등 물품을 주문하면 영국 현지에서 이를 구입하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송해 주었다. 원고는 위와 같이 배송한 물품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을 납세의무자로 하여 소액물품 감면대상에 해당한다고 수입신고를 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하였다는 이유로 2012. 11. 19. 원고에게 관세를 부과하였다. 한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는 2012. 4. 12. 원고가 관세 부과대상인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 거주자에게 판매하였으면서도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감면받았다는 혐의로 원고를 관세법위반죄로 기소하였다. 다. 제1심은 원고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항소심은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는 피고인이 아닌 국내 소비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 대법원이 2017. 5. 31. 검사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위 무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관련 형사판결’). 원고는 2017. 7. 18. 피고에게 관련 형사판결을 근거로 관세법에 따른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형사사건의 재판절차에서 납세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판단을 기초로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형사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세법에서 말하는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형사소송은 국가 형벌권의 존부 및 적정한 처벌범위를 확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해 발생한 분쟁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이라고 보기 어렵고, 형사사건의 확정판결만으로는 사법상 거래 또는 행위가 무효로 되거나 취소되지도 아니한다(‘이유①’). ②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 및 범칙소득금액을 확정하기 위한 형사소송절차라고 하더라도 과세절차와는 그 목적이 다르고 그 확정을 위한 절차도 별도로 규정되어 서로 상이하다. 형사소송절차에서는 대립 당사자 사이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의 취소 또는 무효 여부에 관하여 항변, 재항변 등 공격·방어방법의 제출을 통하여 이를 확정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이유②’). ③형사소송절차에는 엄격한 증거법칙 하에서 증거능력이 제한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만 유죄의 인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에서의 무죄 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27055 판결)(‘이유③’). 3. 평석 가.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의 범위 (1) 민사판결 대상 판결과 그 이전의 판결들은 국세기본법과 관세법, 지방세기본법에서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 중 하나인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된 경우’란 ‘최초의 신고 등이 이루어진 후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여 그에 관한 소송에서 판결에 의하여 그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그 법률효과 등이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최초의 신고 등이 정당하게 유지될 수 없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일관되게 해석해 오고 있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두7006 판결,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 판결 등). 민사판결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 (2) 조세소송 판결 대법원은 지급수수료의 손금귀속시기만을 한 달씩 늦춘 과세관청의 손금귀속방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1992 내지 1995 사업연도의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한 확정판결이 1996 사업연도 귀속 지급수수료에 대하여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 제5호 소정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원고의 법인세 신고 당시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그 손금귀속시기만을 달리 본 피고의 손금귀속방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부과처분을 취소한 위 확정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6두10023 판결). 그러나 납세자와 과세관청 사이에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였고, 그 판결에 의하여 손금귀속시기가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으므로 이러한 조세소송 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인 판결로 봄이 타당하다. (3) 형사판결 대상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대법원은 형사판결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시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고, 심리불속행으로 2개의 판결을 하였는데(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두21171 판결,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두13906 판결), 그 판결에 따르면 대법원은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는 형사판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관한 일관된 판례의 입장에 의하면, 형사판결이라고 하더라도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한 분쟁에 관련된 형사소송이고, 그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다는 점이 판결의 주문이나 이유에서 명확하게 확인되는 형사판결이면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인 판결로 봄이 관련 법리에 부합하고 타당하다. (4) 결어 후발적 경정청구 관련 규정의 문언과 일관된 판례의 법리, 입법취지,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를 확대하고 있는 최근 판례 경향 등을 종합하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민사판결, 형사판결, 조세소송 판결 등 판결의 유형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판결의 주문과 이유에서 당초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는지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확정된 판결에 의하여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판결 유형에 관계없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로 봄이 타당하다. 나. 대상 판결의 문제점 대상 판결이 들고 있는 세 가지 이유는 아래와 같이 부당하다. 이유①에 대하여 보면, 조세 관련 형사소송은 그 목적이 국가 형벌권의 존부 및 적정한 처벌범위를 확정하는 데에 있다고 하더라도 조세채무와 관련한 납세자와 과세관청을 포함한 정부(국가)와 사이에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해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이다. 또한 사법상 거래의 무효 또는 취소는 판결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법상의 행위를 함으로써, 예를 들면, 계약 해제 통지, 취소 통지 등 민법 제103조, 제104조, 제107조 내지 제110조, 제543조 내지 제546조 등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고, 판결은 이를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이유②에 대하여 보면, 목적과 절차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형사소송절차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당초 과세 당시와 다르게 확정되었다면 이러한 내용을 사후적으로 과세에 반영하는 것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관한 판례의 법리에 부합한다. 또한 조세 관련 형사소송절차도 피고인(납세자)과 국가라는 대립 당사자 사이에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한 분쟁을 확정하는 절차(현행 형사소송법은 당사자주의 입장. 대법원 2013. 8. 14. 선고 2012도13665 판결 등)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유③에 대하여 보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의 법문상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인 판결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유죄 판결이냐 무죄 판결이냐가 아니라, 그 판결의 확정으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법률효과 등이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된 것이냐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유③도 타당하지 않다. 또한 무죄 판결의 경우에도 행위의 존부가 아니라 법령의 해석으로 무죄가 되는 경우도 있고(대상 판결의 경우 납세의무자가 달라짐), 이러한 경우 법률효과가 달라지게 되므로 이에 따라 당초 과세를 경정할 필요가 있다. 다. 대상 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후발적 경정청구에 관한 세법 규정의 문언과 달리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를 넓게 인정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의 판결에 대해서는 그 범위를 좁게 해석해 오고 있다. 대상 판결은 형사판결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판결로서는 의미가 있으나, 관련 형사판결에서 원고가 납세의무자가 아니라고 확정되었음에도 처분을 유지하는 등 문제가 있는 판결이므로 조속히 변경될 필요가 있다.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관세법
경정청구
과세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20-07-16
조세·부담금
형사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될 수 있는가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처인 소외인과 영국 런던에 소외인의 명의로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이하 '이 사건 쇼핑몰'이라 한다)을 개설하였다. ○ 국내 소비자들이 이 사건 쇼핑몰에 접속하여 그곳에 게시된 영국산 물품을 주문하면 원고가 영국 현지에서 이를 구입하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쇼핑몰을 운영하였다. ○ 원고는 배송한 물품(이하 '이 사건 물품'이라 한다)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을 납세의무자로 하여 소액물품 감면대상에 해당한다고 수입신고를 하였다. ○ 피고는 원고가 영국에서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하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관세 등을 부과·고지하였다. ○ 한편 검사는 '원고가 관세 부과 대상인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 거주자에게 판매하였으면서도 세관에는 국내 거주자가 자가사용물품으로 수입하는 것처럼 신고하여 해당 물품에 부과될 관세를 부정한 방법으로 감면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따라 원고를 관세법 위반죄로 기소하였다. ○ 제1심은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은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는 피고인이 아닌 국내 소비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 대법원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위 무죄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 원고는 피고에게 관련 형사판결을 근거로 당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어 납부한 세액이 과다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주장 사유는 경정청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 형사사건의 재판절차에서 납세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판단을 기초로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세법 제38조의3 제3항 및 관세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에서 말하는 '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관세법 제38조의3 제3항 및 관세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는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를 규정하면서 소송의 유형을 특정하지 않은 채 '판결'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은 국가 형벌권의 존부 및 적정한 처벌범위를 확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해 발생한 분쟁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이라고 보기 어렵고 형사사건의 확정판결만으로는 사법상 거래 또는 행위가 무효로 되거나 취소되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형사사건의 판결은 그에 의하여 '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부나 그 법률효과 등이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 과세절차는 실질과세의 원칙 등에 따라 적정하고 공정한 과세를 위하여 과세표준 및 세액을 확정하는 것인데 반하여 형사소송절차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 기소된 공소사실을 심판대상으로 하여 국가 형벌권의 존부 및 범위를 확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설사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 및 범칙소득금액을 확정하기 위한 형사소송절차라고 하더라도 과세절차와는 그 목적이 다르고 그 확정을 위한 절차도 별도로 규정되어 서로 상이하다. 형사소송절차에서는 대립 당사자 사이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의 취소 또는 무효 여부에 관하여 항변, 재항변 등 공격·방어방법의 제출을 통하여 이를 확정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 더욱이 형사소송절차에는 엄격한 증거법칙하에서 증거능력이 제한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만 유죄의 인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에서의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참고로 일본 최고재판소도 '형사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最高裁 昭和 60. 5. 17. 昭59(行ツ)321]. 3. 평석 가. 관련 규정 세법에서 규정하는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규정은 '판결'에 관한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 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2항 제1호, 관세법 제38조의3 제3항는 각각 "납세의무자는 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는 등 사유가 발생하여 납부한 세액이 과다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일정 기간 내에 세액의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소송에 대한 판결'에 '형사판결'도 포함되는지 여부(대상판결의 쟁점) (1) 논의의 출발점 법문은 '소송에 대한 판결'로만 규정할 뿐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모든 판결이 '소송에 대한 판결'에 포함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가령 법인 내 임직원의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이 문제되어 형사재판에서 해당 법인의 회계장부와 거래상대방 등과의 거래내역이 드러나고 그 판결에서 범죄의 사실관계에 따라 임직원에게 유죄가 선고되는 경우 형사판결이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문제될 것이다. (2) 아래와 같은 이유로 대상판결에는 찬성하기 어렵다. ○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될 때'는 거래 또는 행위 등에 대하여 분쟁이 생겨 그에 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된 때를 의미한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6두10023판결 참조). 여기서 '거래 또는 행위 등'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과세요건이 되는 사실관계나 권리관계'는 물론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련이 있는 사실'도 포함된다. 따라서 '판결'은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에 관련이 있는 사실관계나 권리관계 등을 당해 계산의 근거가 된 것과 다르게 확정 또는 확인하는 판결'을 의미한다. ○ 형사판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는 '판결'이 '민사판결'이라는 전제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반드시 '민사판결'과 '형사판결'이라는 외형에 따라 판단하기 보다는 과세표준과 세액 등 과세계산의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면 경정청구를 인정하는 것이 납세자의 권리구제라는 본래의 취지에도 부합된다. 조세포탈이 문제된 사건에서 후발적 경정청구 자체를 일률적으로 막기 보다는 판결의 내용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상판결에서도 제1심, 원심은 "이 사건에서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이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① 최초의 신고 등이 이루어진 후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였고 ② 그에 관한 소송에서 판결에 의하여 그 거래 또는 행위 등의 존재여부나 그 법률효과 등이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됨으로써 ③ 최초의 신고 등이 정당하게 유지될 수 없게 된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라는 일반론을 설시한 후 구체적으로 판단하였다. ○ 특히 조세포탈범과 관련된 형사사건의 쟁점은 범죄사실의 존재여부와 범칙소득금액이다. 이 중 범칙소득금액의 존부 및 범위는 '계산의 기초가 된 사실'에 관한 다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결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 대상판결처럼 '형사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접근하기 보다는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의 규정에 부합하는지를 하나씩 검토하는 것이 법률해석의 방법에도 맞다고 생각한다. 김철 변호사 (법무법인 이강)
관세법
경정청구
과세
납세
김철 변호사 (법무법인 이강)
2020-07-13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의 이익
1. 사실관계 피고는 일본에 본점을 둔 외국법인으로 2006년 10월부터 2007년 4월까지 3회에 걸쳐 국내에서 골프장업을 하는 회사의 주식 3만2000주를 양도하였고 위 주식의 양수회사는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원천징수분 법인세 및 증권거래세 등을 신고·납부하였다. 원고(대한민국) 산하 지방국세청장은 피고가 법인세 신고·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주식의 취득가액도 적정하지 않다고 보았고 관할 세무서장은 2010년 11월 직권으로 피고를 외국법인 국내지점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후 2011년 3월 납부기한을 2011년 3월 31일로 하여 2006년과 2007년의 법인세를 결정·고지하였다. 이에 불복한 피고가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2년 7월경 실제 취득가액의 확인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시가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결국 피고의 체납액은 가산금을 포함하여 2015년 5월 약 331억 원에 이르게 되었는데 피고는 국내재산이 없는 한편 일본에서 계속 골프장 사업을 하고 있다. 원고 산하 국세청장은 2015년 6월까지도 일본과의 2010년 이전 과세연도에 대하여 부과한 조세의 위탁징수에 관한 상호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반면, 피고에 대한 국세징수권 소멸시효는 2011년 3월의 납세고지로 중단되었다가 납부기한인 2011년 3월 31일의 다음날부터 다시 진행하게 되었다. 원고는 고액체납자인 피고에 대한 국세징수권 확보를 위해 2014년 12월 일본 소재 피고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납부최고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피고가 수령하지 않자 국제등기우편을 통해 송달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조세는 국가존립의 기초인 재정의 근간으로서 세법은 과세관청에 부과권이나 우선권 및 자력집행권 등 세액의 납부와 징수를 위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여 그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조세채권자는 세법이 부여한 부과권 및 자력집행권 등에 기하여 조세채권을 실현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체납처분 등의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이 규정한 사유들에 의해서는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채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취하여 왔음에도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국가 등 과세주체가 당해 확정된 조세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의 소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3. 평석 가. 확인의 소의 보충성 원칙 위반 여부 각종의 소에서 요구하는 제소의 이익(권리보호이익)은 다른데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소의 이익에 관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판례상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고(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14420 판결), 민사상 채권에 대해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그 확정된 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와 청구권 확인의 소 이외에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확인의 소도 허용하였다(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그러나 조세채권의 경우 민사상 채권과 달리 법률에 규정된 과세요건이 충족될 때에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고 국세징수법 절차에 따라 자력집행력이 인정되고 있어(헌법재판소 2007. 5. 31. 선고 2005헌바60 결정), 국세징수법은 집행권원 획득을 위한 이행청구의 소 제기와 같은 집행절차는 예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소의 형식이 이행청구가 아니라 확인의 소라고 하더라도 이는 자력집행력을 가지고 있는 조세채권의 본래적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사정에 의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면 소송요건을 갖추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 확인의 이익의 존재 여부 확정된 채권을 소멸시효 완성 직전까지 강제집행하지 못한 경우 판례는 강제집행실시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다면 그 이전에 강제집행실시가 가능하였는지에 관계없이 시효중단을 위한 동일 내용의 재판상 청구가 불가피하므로 확정판결이 있었더라도 시효중단을 위한 동일 내용의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761 판결)고 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에 소의 이익을 비교적 넓게 인정하고 있다. 확정된 채권은 판결에 의해 집행권원이 부여된 채권인데 조세채권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청구 이의의 소, 제3자 이의의 소와 같이 징수처분에 대하여 불복절차를 마련하고 있고 자력집행권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판결에 집행문을 부여받은 확정된 채권과 법률상 효력이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세징수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제기된 소에 대해서도 소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28조는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 ① 납세고지, ② 독촉 또는 납부최고, ③ 교부청구, ④ 압류를 규정하면서 소멸시효에 관하여 제17조 제2항은 이 법이나 세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납부기한까지 체납액을 완납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납부최고서를 송달한 상황이나 이러한 최고 내지 재독촉은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되는 독촉이 아니어서(대법원 1999. 7. 13. 선고 97누119 판결), ①과 ②의 방법에 따른 소멸시효 중단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또한 국내에 소재한 피고의 재산이 없고 한·일간 조세징수 위탁을 통한 징수방법 역시 상호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③과 ④의 방법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국세기본법 제28조에서 열거한 방법을 통한 소멸시효 중단은 불가능하여 소멸시효 완성에 따라 대한민국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다. 당사자소송의 해당 여부 당사자소송은 행정청의 처분 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이나 그 밖에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으로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이다. 과세처분의 무효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의 성격은 처분자체의 무효나 부존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로 생긴 조세채무(납세의무)의 부존재확인이고(대법원 1982. 3. 23. 선고 80누476 판결), 납세의무 부존재확인의 소는 공법상의 법률관계 그 자체를 다투는 소송으로서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9. 8. 선고 99두2765 판결). 조세채권(부과징수권) 존재확인의 소는 납세의무라는 공법상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이를 다투는 소 역시 당사자소송에 해당할 것이다. 이 사건 소는 국가의 부과처분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 납세의무 또는 징수권한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으로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라. 당사자 적격의 인정 여부 당사자 적격이란 특정 소송에서 소송을 수행하고 본안판결을 받기에 적합한 자격인데 당사자소송에서 원고와 피고가 될 수 있는 자는 공법상 법률관계의 권리주체이다. 당사자소송의 원고 적격에 관하여 행정소송법에 규정된바 없어 항고소송과 같은 제한 없이 민사소송법이 준용되고 확인의 소에 있어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하고 있거나 초래할 염려가 있는 자가 피고 적격을 가진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4두7924 판결). 이 사건에서 대한민국은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이 열거한 방법을 통한 소멸시효 중단은 불가능하여 대한민국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원고 적격이 있으며 납세의무자는 그 확인에 대한 반대이익을 가지고 있어 피고 적격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대상판결은 국가가 확보한 국세징수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세기본법상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채권 실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취하였으나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납세의무자를 상대로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조세채권존재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최초로 판단하였다. 이로써 국가가 더 이상 조세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경우 재판상 청구를 통해 조세징수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민법
조세징수권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20-05-2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형평에 반하는 과세처분의 취소가능성
Ⅰ. 들어가며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은 '세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과세의 형평과 해당 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국세기본법이 1974년 12년 21일 제정될 당시부터 있어 왔는데, 그 구체적 의미와 세법상 기능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단지 조세법 해석에 관한 훈시적 규정 내지 일반적인 법해석방법을 선언한 규정 정도로 이해되어 왔다. 그런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0두3138 판결(이하 '대상판결')은 과세처분을 취소하면서 그 처분의 위법성 판단 근거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을 제시했다.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의미를 살펴보고, 향후 그 적용의 확대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해 본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곽태훈,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재판규범성', 조세법연구 25-1권, 한국세법학회, 2019. 참조). Ⅱ. 대상판결의 요지 및 의의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부산시 강서구 소재 문화재로 지정된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다. 이 사건 토지는 2005·2006년 현재 상업용 부동산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행정자치부장관은 2003년경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문화재로 지정된 상업용 부동산도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감면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지방세 감면조례표준안'을 시달했다. 이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위 표준안에 따라 조례를 개정했으나, 부산시 강서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2005·2006년분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신고·납부했다가, 위 신고·납부가 조세평등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피고(서부산세무서장)에게 경정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거부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참고로, 2005년 1월 5일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기존의 종합토지세가 폐지되었고, 동시에 종부세법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보유세제는 1단계로 지방세인 재산세, 2단계로 국세인 종부세라는 이원적 과세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구 국세기본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국세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 및 공통적인 사항과 위법 또는 부당한 국세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규정함으로써 국세에 관한 법률관계를 확실하게 하고, 과세의 공정을 도모하며, 국민의 납세의무의 원활한 이행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3조 제1항에서 '이 법은 세법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정하며, 제18조 제1항에서 '세법의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과세의 형평과 당해 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히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체계 및 ① 종부세는 과세기준일을 지방세법에 규정된 재산세의 과세기준일로, 납세의무자를 과세기준일 현재 주택분 재산세 및 토지분 재산세의 납세의무자로 각기 정하고 있는 등 그 과세요건에서 지방세인 재산세와 공통되는 측면이 있으나, 국세로서 국세기본법이 우선하여 적용되는 이상 종부세의 과세표준과 세율 및 감면 여부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그 납세의무자들 사이에 과세의 형평이 이루어져야 하는 점, …(중략)…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등에 위반하여 종부세의 과세대상인 부동산의 소재지에 따라 그 감면 여부를 달리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한 처분이다. 3. 대상판결의 의의 원고는 문화재 지정 토지의 소유자인데, 결과적으로 오로지 그 토지가 부산시 강서구에 소재한다는 이유 때문에 종부세를 부담하게 되었다. 종부세가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 형평성 제고를 위해 전국에 소재한 부동산을 합산하여 부과하는 국세임을 고려하면, 원고는 다른 지역에 소재한 문화재 지정 토지 소유자와 차별적으로 취급될 이유가 없음에도 차별적으로 종부세를 부담한 셈이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조세평등주의 침해임에는 큰 의문이 없어 보이고 대상판결의 결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종부세를 면제해 줄 수 있는 종부세법상의 명시적 근거는 없다. 즉, 종부세법 제6조 제2항에 따르면, 원고에게 종부세를 감면해 주기 위해서는 지방세법에 근거한 지방자치단체의 감면조례가 있어야 하는데 부산시 강서구는 관련 감면조례를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입법 불비 내지 부진정입법부작위). 따라서 피고의 거부처분은 종부세법만 놓고 보면 문제될 것이 없다. 일견 '법대로' 과세처분이 조세평등주의 침해 결과를 발생시킨 상황이 된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답답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형평에 반하는 과세처분의 취소가능성을 제시했다. 국세기본법은 실질과세원칙(제14조), 신의성실원칙(제15조), 조세법령 불소급의 원칙(제18조 제2항), 비과세관행에 반하는 소급과세 금지의 원칙(같은 조 제3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들 원칙에 대하여 실질적인 재판규범성을 인정하여 개별 세법규정에 따른 과세요건이 충족된 처분, 즉 일응 '법대로' 과세처분으로 보이는 처분이라도 위 각 규정에 위반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해 왔다. 그러나 조세평등주의 등을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에 위반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과세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다시 말해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직접적인 재판규범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처분이 과세의 형평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그 위법성 판단의 근거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을 정면으로 언급했다.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직접적인 재판규범성을 최초로 인정한 것이다. 특히 전통적 견해에 따르면, 대법원은 종부세법 제6조 제2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개선입법이 이루어진 후에야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상판결은 굳이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이 사건 처분의 결과가 과세의 형평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향후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이 과세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적극 활용되어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Ⅲ. 남은 과제 1.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확대 적용 가능성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은 조세평등주의를 세법적으로 확인하는 규정이다(헌법재판소 1991. 11. 25. 선고 91헌가6 결정). 한편, 조세평등주의는 수평적 공평과 수직적 공평을 포함하는 의미로 이해되고 있다. 수평적 공평이란 국가가 과세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은 같게, 다른 상황에 있는 것은 그 상황에 맞추어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요구를 의미하고, 수직적 공평이란 세금 부담이 담세력에 맞게 적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의미한다. 대상판결은 조세평등주의 중 수평적 공평이 문제된 사안에 관한 것이다. 법원이 향후 수직적 공평이 문제된 경우에도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을 적용하여 과세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지 지켜볼 일이다. 논리적으로는 이러한 확대적용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 만약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적용범위가 수직적 공평 사안까지 넓혀진다면, 담세력에 맞지 않는 과세처분 내지 비례원칙에 반하는 과세처분도 그 적용 대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독일법상 형평면제판결 제도가 도입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이 이른바 '한국형 형평면제판결'의 근거 규범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고로, 형평면제판결이란 합헌적 법률을 적법하게 적용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불형평한 과세 결과가 초래된 경우 조세형평을 이유로 과세처분을 면제하는 판결을 말한다. 2.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적용의 한계 과세처분의 위법성 판단 근거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이 남용되면 자칫 헌법재판소의 세법규정에 대한 위헌법률 심사 권한이 형해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과세처분을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위반으로 취소하는 경우는 과세근거 규정의 개선입법이 필수적이지 않은 경우에 한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적용 영역은, 입법자가 예정한 통상적 상황에서는 과세근거 법률의 위헌성이 문제되지 않아 그 위헌성 여부 자체가 불분명하고 개선입법의 필요성도 크지 않지만, 해당 사안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과세처분이 형평에 심히 반하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대상판결 사안을 예로 들면, 만약 부산시 강서구 이외에 감면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가 1군데 더 있어서 원고와 마찬가지로 종부세를 부담하게 된 납세자가 더 있었다고 가정하면 대상판결의 결론은 여전히 타당할까? 2군데, 3군데, 그 이상이라면 또 어떨까? 형평에 심히 반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판례가 집적되면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의 적용요건이 보다 구체적이고 정치하게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곽태훈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종합부동산세
문화재
조세평등주의
곽태훈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2020-02-24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외국납부세액공제
1. 쟁점의 정리 지방세법 제103조의19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은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인세법 제13조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 대한 과세표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각 사업연도의 소득'이라는 말의 의미는 법인세법 제14조제1항에서, '각 사업연도에 속하는 익금 총액에서 손금 총액을 뺀 금액'으로 규정한다. 법인세법 제15조에서, '익금'이라는 말의 의미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한 수입을 익금으로 보되 몇 가지 경우를 특별히 익금가산 항목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익금가산 항목 중에서 법인세법 제15조제3항제2호는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은 세액공제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익금에 넣는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의 적용으로 내국법인의 해외자회사가 그 소득의 원천지국에 납부한 외국법인세액에 대하여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의 규정에 따라 내국법인이 법인세 세액공제(이른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을 경우 법인세 과세표준에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 부분이 가산된다. 이렇게 계산된 법인세 과세표준이 바로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된 금액'으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이다. 여기에다가 법인지방소득세의 세율(지방세법 제103조의20제1항)을 곱하여 법인지방소득세액이 산출된다. 여기서 납세자들은 지방세법상 법인지방소득세 단계에서 법인세법 제57조제4항과 같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주지도 않으면서도 법인세법상 과세표준을 동일하게 가져와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내국법인의 해외자회사의 외국법인세액이 가산되도록 함은 이중과세 등의 문제가 있어 부당하다고 지적하면서 법인지방소득세 감액경정을 구하였고 이를 거부한 과세관청의 처분에 불복하여 다투는 사건이 여러 건 진행중이다. 대상판결의 사안도 그러하다. 2. 대상판결의 판단 이에 대하여 1심 법원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조세법규의 해석은 법문대로 해석할 것인데 지방세법 제103조의19의 문언상 법인세법에 따른 의제익금을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수원지법 2017. 12. 20. 선고 2017구합68067 판결). 반면, 대상판결은 1심과 달리 아래 요지의 이유를 제시하면서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시 익금산입된 외국납부세액을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배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고 이 판결은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50000 심리불속행 기각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다. ① 외국법인세액을 법인세액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세법 제57조는 동일한 소득에 대한 국가 간의 중복과세를 방지하여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감경하려는 취지가 있고, 법인세법 제15조제2항제2호는 이러한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규정인바 법인세법 제57조제4항에 따른 외국법인세액을 익금으로 보는 데에는 이에 대한 세액공제가 뒤따름이 당연히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② 만일 법인지방소득세에서 외국법인세액이 세액공제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익금에 포함시킨다면 오히려 법인세법 제57조의 규정 취지에 반하여 내국법인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세액공제를 전제로 의제되는 익금에 대하여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응능부담의 원칙에도 반하게 된다. ③ 지방세법 제103조의19의 문언은 그 과세표준 계산방법을 법인세법에 따르라는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④ 원고는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에는 이 사건 외국법인세액을 법인세액에서 공제받을지 손금에 산입할지 선택할 수 있었으나,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신고할 때에는 위와 같은 선택 권한이 없었다. 3. 평석 가.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의 문언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이를 '과세표준 계산방법을 법인세법에 따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법인세 과세표준과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위 규정의 문언은 그 자체 의미가 분명한 것으로, 법인세법 제13조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으로 그대로 가져온다는 것이지 법인세법 제13조의 '방법에 따라서'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별도로 계산하라는 뜻이 아니다. 설령 후자에 의한다 해도, 법인세법상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가 적용되었다면, 법인세법 제13조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란 공제된 간접외국납부세액이 과세표준에 가산되는 금액이라고 보아야 한다(대상판결의 해석은 이 지점에서 여전히 논란을 남긴다). 결국 대상판결의 해석론이란 법문언의 자연스런 문언해석이라고 보기 어렵고 '특정 방향의 결론을 바라고서'문언에도 없는 의미를 부가해야만 나오는 소위 '목적론적' 해석일 뿐이다. 당초 법문언의 의미가 애매하지 않은데도 목적론적 해석을 동원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와 조화되기 어렵다. 나.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의 입법의도 대상판결도 법규정의 문언상 의미가 대상판결의 결론과 조화되지 않음을 의식한 듯, '입법취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정작 처분 근거법령인 지방세법 규정의 입법취지를 외면하고 법인세법 규정의 입법취지만 강조하고 있어 문제이다. 처분의 근거규정인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은 2014년 1월 1일 법률 제12153호로 개정되어 들어왔다. 당시 입법자료와 정부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법개정의 배경과 취지를 알 수 있다(상세한 내용은 拙稿, '법인지방소득세에 대한 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 가부', 조세법연구, 25-2, 2019.8.,143쪽 이하). 쟁점 관련 부분만 요약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정부의 전월세 대책에 의한 취득세율 인하로 초래되는 지방세수 감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② 그래서 개인지방소득세와 법인지방소득세를 종전의 부가세에서 독립세로 전환시키되 과세표준은 소득세, 법인세의 과세표준을 그대로 공유한다. ③ 개인지방소득세의 경우 종래 소득세법 단계에서 적용되던 공제, 감면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되, 법인지방소득세의 경우 이러한 공제, 감면 규정을 폐지하여 지방세수 확보를 도모한다. 근거규정의 입법의도는, 법인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적용받더라도 지방세법상 이를 고려하지 않고 법인세 과세표준을 그대로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으로 가져오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상판결의 해석은 입법자의 입법의도와 어긋난다. 다. 대상판결은 왜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을까 대상판결은 판결이유에서 응능부담의 원칙, 국제적 이중과세방지의 문제, 납세자의 선택권 침해를 거론한다. 이로 보건대 법원은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문언 그대로 해석할 때 초래될지 모를 불합리를 우려하여 그런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법인세에 대하여도 정책상 필요에 따라 순자산 증감과 무관한 익금산입, 익금불산입, 손금산입, 손금불산입이 적용된다. 예컨대 접대비, 기부금, 부당행위계산부인 등이 그것이다. 순자산의 증감과 과세표준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 등은 법인세법상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은 경우를 전제로 하여 법인지방소득세에서의 과세표준을 실제 소득보다도 늘려 잡겠다는 것이어서 반드시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을 늘려 잡는데 아무런 정당성의 근거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법인세의 세율(과세표준의 10% 내지 25%, 법인세법 제55조)이 법인지방소득세의 세율(과세표준의 1% 내지 2.5%, 지방세법 제103조의20)보다도 훨씬 높으므로,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법인지방소득세에서 과세표준이 증가되더라도 법인세에서 받은 세액공제 혜택에 비할 것이 아니다. 그리고 외국납부세액공제제도의 혜택이 법인세법과 지방세법의 개별법 단위에서 각각 관철되어야만 한다는 헌법적 근거가 없고, 입법재량이 그러한 한계 내에 묶여 있다고 볼 근거도 없다. 오히려 납세자는 법인세법 제13조의 규정과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법인세 및 지방세의 궁극적 부담을 고려하여 법인세 단계에서 세액공제와 손금산입 중 최종 세부담의 차원에서 유리한 선택을 할 기회가 있다. 지방세법 개정은 납세자가 종래부터 가지고 있던 선택권의 의미를 변경하여 최종적 외국납부세액공제의 혜택을 줄인 것일 뿐이다. 납세자의 선택권 축소를 문제시하면서 지방세법 제103조의19 규정을 문언과 달리 해석하는 것은 법논리로서는 설득력이 없다. 그런 논리를 연장하면 세부담이 증대되는 모든 법개정은 일단 잘못이라고 보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설령 법문언에 따른 결론이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있더라도 이는 법개정이나 위헌법률심판 절차에서 논의될 내용이지 근거 규정의 문언을 함부로 어의와 달리 해석해서는 아니된다. 기본적으로 조세부담 증대 혹은 감소의 입법이 정당한지 여부는 정책의 문제이고 이는 입법부가 담당할 영역이지 사법부의 영역이 아니다. 대상판결의 결론에 반대한다. 이창 변호사 (법무법인 남산)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이창 변호사 (법무법인 남산)
2019-10-3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외화표시 전환사채를 현물출자 한 경우 사채상환 손실의 손금산입 여부
- 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5두46239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는 2006년 9월 26일 및 2007년 3월 30일 전환가액을 ‘1주당 13만 원’, 전환청구기간을 ‘사채발행일에서 35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사채의 상환일 전날까지’로 정하여 2, 3차 외화표시 전환사채(이하 ’이 사건 전환사채’)를 발행하였고, 원고의 특수관계자가 아닌 일본법인 A홀딩스(이하 ’소외 회사’)가 이를 모두 인수하였다. 원고는 2008년 8월 29일 현물출자에 관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이 사건 전환사채의 가액 등에 대한 감정인의 감정을 거친 후 소외 회사와 사이에,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전환사채를 당시 기준환율에 따른 188억2900만원으로 평가하여 현물출자하고, 원고의 주식 14만4838주(1주당 액면가액 5000원, 1주당 발행가액 13만원)를 교부받기로 하는 현물출자 계약(이하 ‘이 사건 현물출자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2008년 9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이에 대한 인가를 받고, 2008년 9월 23일 증자등기를 마쳤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현물출자 계약과 관련하여 부채로 계상된 전환사채가 소멸하고 자본항목인 자본금 및 주식발행초과금이 증가하는 것으로 회계처리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전환사채의 현물출자가액 188억2900만원과 장부가액 135억2600만2338원(= 액면가액 152억3040만원 - 전환권조정잔액 9억3427만7983원 - 사채할인발행차금 7억7011만9679원)의 차액인 53억299만7662원(이하 ’쟁점 금원’)을 2008 사업연도 법인세와 관련된 손금에 산입하여야 한다고 경정청구하였다. 피고는 이를 받아들여 쟁점 금원을 손금산입하고, 2010년 8월 10일 원고에게 2008 사업연도 법인세 약 13억원 및 환급가산금 약 4860만원의 지급을 통지하였다. 그런데 감사원은 2011년 6월경 쟁점 금원을 세무상 손금으로 인정하여 법인세를 환급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피고에게 환급결정된 법인세를 징수하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1년 7월 1일 원고에게 위 2008 사업연도 법인세 및 환급가산금을 다시 부과하였다. 2. 제1심 및 원심판결의 요지 원고가 현물출자 계약과 관련하여 전환사채의 전환과 같이 회계처리를 한 점, 당초 전환조건에서 정한 행사가격을 기준으로 주식 수를 산정하였고 전환권의 행사시기만 앞당겼을 뿐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내용과 차이가 없다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현물출자 계약은 그 실질이 사채권자의 전환권 행사와 동일하여 세무조정을 통하여 손익을 인식할 수 없다. 3. 대상판결의 요지 위 사실관계와 더불어 기록상 알 수 있는 거래의 내용이나 형식, 당사자의 의사, 현물출자의 목적과 경위 등 거래의 전체 과정을 법령 규정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전환사채를 현물출자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쟁점 금원은 전부가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다. 4. 평석 가. 관련규정 구 법인세법 시행령(2009. 2. 4. 대통령령 제21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조 제5항은 ‘내국법인이 상환받거나 상환하는 외환채권·채무의 원화금액과 원화기장액의 차익 또는 차손은 당해 사업연도의 익금 또는 손금에 이를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2조 제1항 제3호는 ‘현물출자에 의하여 취득한 자산은 장부에 계상한 출자가액 또는 승계가액’을 ‘자산의 취득가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 실질과세원칙의 취지 및 적용요건 구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2항이 규정한 실질과세원칙은 헌법상의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을 조세법률관계에 구현하기 위한 실천적 원리로서, 조세의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요건사실에 관하여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는 경우에 그 형식이나 외관에 불구하고 실질에 따라 담세력이 있는 곳에 과세함으로써 부당한 조세회피행위를 규제하고 과세의 형평을 제고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다만 납세의무자는 경제활동을 할 때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963 판결 등). 다. 이 사건 전환사채를 전환권 행사기간 전에 현물출자한 경우 전환권행사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 여부 이 사건 전환사채는 외화표시 전환사채로서 원/엔 환율변동에 따라 전환으로 인하여 발행될 주식 수나 전환사채의 원화상환액이 변동되는 특징이 있는데, 전환사채 발행 당시 환율은 약 800원 정도였지만 현물출자 당시 약 990원에 달했다. 현물출자는 금전 이외의 재산으로 하는 출자로서 전환사채도 그 목적물이 될 수 있어, 원고와 소외 회사로서는 아직 전환권 행사기간이 도래하지 않아 전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이 사건 전환사채를 원고에게 현물출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사건 현물출자 계약은 특수관계 없는 원고와 소외 회사 간에 체결된 것으로서, 특히 원고로서는 당시 엔화의 환율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향후 이 사건 전환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그로 인한 손실이 확대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위 전환사채를 조기에 현물출자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전환사채의 현물출자에 관한 이사회 결의 등을 거치고, 그 가액 등에 관하여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대하여 법원의 심사를 받는 등 상법에서 정한 절차를 모두 갖추었다. 이 사건 전환사채에 앞서 원고가 소외 회사에게 발행한 1차 외화표시 전환사채는 현금으로 조기 상환되는 등 전환권 행사없이 변제되었고, 이 사건 전환사채 역시 당시의 경영상황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거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비록 이 사건 현물출자 계약에서 정한 주식의 발행가액이 당초 전환가액과 동일하다거나 원고가 현물출자 당시 회계처리를 제대로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시기만을 앞당긴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라. 이 사건 전환사채의 현물출자가액과 장부가액의 차액을 전부 손금산입할 수 있는지 여부 현물출자 방식의 채무의 출자전환은 주식의 발행으로 자본이 증가한다는 측면에서 자본거래이나 기존채무가 상환된다는 측면에서 손익거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법인세법 기본통칙 19-19… 38 제2항은 매입소각할 목적으로 자기사채를 취득하는 경우 발행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액(사채할인발행차금 미상각액 포함)은 취득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손금에 산입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71조 제3항은 사채할인발행차금은 손금항목에 해당된다. 원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전환사채를 현물출자받음으로써 위 전환사채를 취득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한 이상 위 전환사채의 현물출자가액(취득가액)과 장부가액(발행가액)의 차액인 쟁점 금원은 전부가 순자산 감소액으로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다. 쟁점 금원(53억299만7662원) 중 이미 세무조정을 통해 손금산입이 이루어진 전환권조정잔액(9억3427만7983원)을 제외한 나머지 43억6871만9679원과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엔 환율상승으로 소멸한 부채에 비해 더 많은 자본이 증가하여 원고의 순자산은 그 차액 상당액이 감소함으로써 사채상환손실이 발생하였다. 즉, 위 43억6871만9679원은 발행일과 현물출자일의 환율변동에 따른 외환차손(△35억9860만원), 사채할인발행차금(7억7011만9679원)이고, 이는 모두 손금항목으로서 회계상 이를 손금으로 인식하였는지에 상관없이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5. 결론 대상판결은 외화표시 전환사채를 환율상승에 따른 손해방지를 위해 전환권 행사기간 전에 현물출자 받은 경우 그 거래의 내용이나 형식, 당사자의 의사, 현물출자의 목적과 경위 등 거래의 전체 과정에 비추어 이를 전환권 행사가 아니라 현물출자로 인정함으로써 단체법 관계에 있어서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을 쉽게 허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고, 또한 외화표시 전환사채를 현물출자 받은 경우 사채상환손실은 손금인정이 가능하다고 처음으로 밝혔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환사채
법인세
현물출자
손금산입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8-11-19
조세·부담금
세법상 증여의 개념과 증여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Ⅰ. 판례의 소개 1. 사실관계의 요지 본 건은 주식회사의 최대주주가 주식회사가 3차례에 걸쳐 발행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였다가 주식으로 전환 내지 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된 사안으로서 총 3회의 증여세 부과 처분이 있었으나, 지면 관계상 그 중 하나만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갑 주식회사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회사이고, 원고 을은 갑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임. 갑은 2005년 12월 6일 A 주식회사와 전환사채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 12월 9일 A에게 전환사채를 발행(사채이율, 전환가격 등 인수계약의 내용은 상당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고, 갑·을 모두 A에게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임). 을은 2006년 12월 29일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A로부터 위 전환사채 중 권면총액 3억5000만원 상당을 3억5000만원에 양수하였고, 2008년 11월 18일 3억5000만원 전부에 관한 전환권을 행사하여 11만2903주의 우선주를 수령하였으며, 2008년 11월 20일에는 이를 보통주 29만1289주로 전환·취득함. 피고는 ‘을이 2008년 11월 20일 취득한 위 보통주 중 을의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취득한 부분에 대하여 당시 주가 1675원과 전환가액 1201원의 차액 상당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을에게 증여세 3459만8920원을 결정·고지하는 처분을 함. 2. 관련 법조항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에 의하여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실질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제3항의 규정을 적용한다.” 3. 대상판결의 요지 “갑은 제품생산과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거래 은행 등 금융기관과 투자업체들에 대출을 요청하였으나 그때까지 매출액 규모가 미미한 중소기업이고 사업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거절당하였고, 결국 그 전에 갑에게 투자하였던 A만이 전환사채 인수계약의 조건과 계약서 초안 작성을 모두 자신이 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의사를 밝혀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은 그 자체로 사업상 목적이 있는 거래이다. 이 사건 전환사채 인수계약의 조기상환권은 다른 계약 내용과 마찬가지로 A의 주도로 정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투자 상황 등 제반 여건과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부여될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A로서는 조기상환권 부여를 통하여 연 복리 10%의 이자수익을 확보하면서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갑, 을로서도 시설 투자를 위한 단기자금을 확보하고 전환사채 인수계약에 따른 경영상의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실제로 갑은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 시점부터 조기상환권 행사 시점까지 1년 남짓 동안 A의 자금을 회사 운영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아도 조세회피목적 외에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환사채의 발행부터 원고의 조기상환권 및 전환권 행사에 따른 갑 신주취득까지 약 2년 11개월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일련의 행위들이 별다른 사업상 목적이 없이 증여세를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하여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실질이 갑의 대주주인 원고에게 그 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신주를 저가로 인수하도록 하여 시가와 전환가액의 차액 상당을 증여한 것과 동일한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이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Ⅱ. 문제의 제기 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원고의 주관적 의도(조세회피목적외의 사업상 목적) 존재 여부에 불구하고, 원고에게 실현된 이익에 관한 증여세가 부과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원심 역시 이와 유사한 취지의 판시를 한바 있는데, 대상 판결은 상증세법과 민법의 상이한 증여 개념을 간과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한편 대상판결의 적용 법조인 구 상증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은 후술한 바와 같이 제4조의 2로 조항의 위치가 변경된 후 2015년 12월 15일의 개정으로 삭제되었으나,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고 하여 위 구 상증세법 제4조의 2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대상판결의 검토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하겠다. Ⅲ. 세법상 증여의 개념 및 증여에 관한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1. 민법상 증여와 상증세법상 증여의 개념의 차이 민법상의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민법 제554조 참조), 무상·편무·낙성·불요식의 계약’이나, 상증세법상의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移轉)(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서 ‘유증과 사인증여는 제외한다’(상증세법 제2조 제6호 참조). 사법(私法)에서 증여에 해당하는지 즉, 일정한 급부가 무상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를 기준으로 무상성에 관한 당사자간의 의사합치가 있어야 하나, 상증세법상의 증여 개념은 당사자의 주관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 여부 즉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양 개념은 차이가 있다. 2. 관련 상증세법 조항의 주요 개정 경위 2013년 12월 30일의 상증세법 개정 이전엔 증여세는 이른바 유형별 포괄주의를 따랐고, 상증세법상 ‘증여’에 관한 개념 정의가 없어 민법상 증여 개념을 차용하였다. 동 개정으로 증여세에 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가 도입되고, 그 취지에 부합하는 상증세법의 ‘증여’에 관한 정의 조항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종전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은 일반적인 증여와 증여로 의제하는 14개 증여의제유형이 있었으나 증여의제규정으로 열거되지 아니하는 사항은 과세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으므로, 앞으로는 종전의 증여의제규정의 내용을 보완하여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예시규정으로 전환하고 예시되지 아니한 재산의 무상이전이나 가치증가분 등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포괄규정을 마련되었다(법 제32조 내지 제42조). Ⅳ. 완전포괄주의와 상증세법상의 증여 개념에 입각한 원심 판결의 소개 위 규정은 ‘최대주주 등이 전환사채 등을 자기소유주식비율을 초과하여 인수·취득하는 목적이나 원인’을 묻지 않고 과세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환사채 발행 당시 갑이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 있었고, 원고에게 갑의 주가변동을 예상하고 전환차익을 얻을 목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상증세법 제2조 제4항의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에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A로부터 이 사건 전환사채를 취득한 2006년 12월 29일 당시, 갑이 현금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차용한 금원이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될 것을 고려해 보더라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전환사채 중 70%를 취득하는 비용이 액면금 3억5000만원과 이에 대한 조기상환 이자 상당액인 반면에 2006년 12월 31일 기준 갑의 현금 보유액이 약 55억원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갑이 조기상환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갑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갑은 2006년 12월 29일 당시 조기상환권의 행사를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단독으로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전환사채 중 70%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Ⅴ. 결론 원심의 판단이 상당하다 생각한다. 상증세법이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고 증여의 개념에서 당사자의 주관적 요소를 배제한 이상, 경제적 실질에서 수증자의 직·간접적인 이익이 있다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고, 조세회피목적 유·무는 문제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사업상 목적' 이 있는 경우에 대한 배려는 상증세법상 비과세규정 신설 등을 통하여 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 조장곤 변호사(포에스 법률사무소)
세법
전환사채
조기상환권
조장곤 변호사(포에스 법률사무소)
2018-10-15
조세·부담금
한·중 조세조약상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규정의 해석
- 대법원 2017. 3. 13. 선고 2017두59727 판결 - Ⅰ.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요지와 처분 경위 원고는 2010 사업연도에 100% 지분을 보유한 중국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한·중 조세조약(이하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이하 ‘쟁점 조약규정’)의 5%의 제한세율에 따른 원천징수세액을 납부하고, 이를 법인세법 제57조 제1항 제1호의 직접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위 배당금에 대해 위 5%의 세율 외에 한중조약 제2의정서(이하 ‘한중의정서’) 제5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 후문에 따라 추가로 5%가 간주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법인세 경정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중국 국내세법이 변경되어 2010 사업연도에는 위 5% 제한세율보다 낮은 조세감면조치를 시행하지 않아 공제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거부하였다. 2. 판결요지 이 사건 조항 후문은 한시적으로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 등의 경우에는 세액공제 대상인 외국납부세액을 배당 등 총액의 10%로 간주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조약 자체에서 체약당사국에서 납부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액을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다. 즉, 쟁점 조약규정은 배당의 수취자가 25% 이상을 직접 소유하는 경우 이중과세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아 일반적 제한세율인 10%보다 낮은 5%의 한도 내에서만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지국 과세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조항 후문은 그와 같은 경우 실질적으로 투자유치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2014년까지 일률적으로 10%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외국납부세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공제세율을 간주하여 특별한 조세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은 한중조약 체약국의 의사에 따라 적용대상과 시한이 명확히 한정되어 있는 만큼, 원천지국의 국내법률에서 거주지국 투자회사가 받는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이 변경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조항 후문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쟁점 조약규정에 의하여 원천지국에서 5%의 제한세율로 배당소득에 대한 조세를 납부하였더라도, 이 사건 조항 후문에 따라 원천지국에 납부한 것으로 간주되는 세액은 총배당액의 10%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Ⅱ. 대상판결의 평석 1. 문제의 소재 및 이 사건 쟁점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은 25% 이상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경우 배당소득의 제한세율을 5%, 기타의 경우에는 10%로 규정하고 제23조 제3항은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위 제23조 제3항을 대체하여 전문에서 ‘조세경감, 면제 또는 경제발전 촉진을 위한 그 밖에 조세유인조치 관련 법률규정’(이하 ‘쟁점 법률규정’)이 없었더라면 납부하여야 할 조세는 외국납부세액에 포함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하고, 그 후문에서 ‘이 항의 목적상 제10조 제2항 등의 경우에는 세액은 배당 등 총액의 10%인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적용시한을 2005년 1월 1일 이후 10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중국세법은 2008년 1월 1일 이전까지는 외국투자자가 투자기업으로부터 취득한 배당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10%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는 당연시 되었으나 그 이후부터는 적용세율을 10%로 하면서 중국자회사의 지분을 25% 이상 보유하고 있는 한국 모회사의 경우 5% 제한세율에 따른 직접 외국납부세액공제 외에 5%의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의 적용이 가능한지가 문제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쟁점 법률규정은 제한세율을 넘는 혜택을 주는 중국세법상의 감면규정만을 의미하고 이 사건 조항 후문의 ‘이 항의 목적상’이란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적용을 전제하는 것이어서 중국세법상 쟁점 조약규정의 제한세율보다 혜택을 주는 감면규정이 없어진 이상 이 사건 조항 후문이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은 쟁점 조약규정이 쟁점 법률규정에 포함되는지 및 이 사건 조항 후문이 전문과는 무관하게 공제를 허용하는 규정인지 여부이다. 2. 법인세법과 조세조약의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규정 법인세법 제57조 제1항은 내국법인의 과세표준에 국외원천소득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납부하였거나 납부할 외국법인세액이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공제한도 내에서 외국법인세액을 당해 사업연도의 법인세액에서 공제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제3항은 내국법인이 외국에서 당해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받은 세액 상당액은 조세조약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세액공제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를 정하고 있다. OECD 모델조세조약 주석은 간주외국납부세액 공제를 Tax Sparing 방식과 Matching Credit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전자는 원천지국에서의 조세유인조치에 따라 포기된 세액을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고, 후자는 조세유인조치와 무관하게 특정한 세율로 세금이 납부된 것으로 간주하여 공제하는 방식이다. 간주외국납부세액규정은 외국에서 실제로 납부하지 않고 감면받은 조세를 조세조약이 정하는 범위에서 외국납부세액으로 국내에서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외국의 조세감면혜택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3.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충족 여부 쟁점 조약규정이 쟁점 법률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부정설은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는 원천지국이 투자유치 목적으로 과세권을 양보한 경우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쟁점 법률규정은 원천지국의 국내세법만을 의미한다고 본다. 긍정설은 쟁점 법률규정의 문언이 조세유인조치 관련 법률규정이라고 하여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이 제외된다고 볼 수 없고 제한세율 규정은 투자촉진의 기능을 가지므로 쟁점 조약규정도 쟁점 법률규정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조세조약의 해석에서는 영문본이 우선하는데 쟁점 법률규정의 영문은 ‘legal provisions’으로 그 국제법상 의미는 국내법률만을 지칭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법률적 효력을 가지는 규정을 의미한다는 점, 실제 제한세율이 0%여서 그 이상으로 감면하는 국내법률상의 조세유인조치를 상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에도 Matching Credit 방식의 공제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설이 보다 타당하다. 4. 이 사건 조항 후문의 충족 여부 이 사건 조항 후문이 전문의 충족을 전제로 하는 규정인지 여부에 대해, 긍정설은 모두에서 ‘이 항의 목적상’이라고 하여 후문이 전문의 적용을 조건으로 하고 있고 한중조약은 한국 모회사 수취배당에 대해 중국이 조세조약상 제한세율보다 낮게 과세한다는 전제에서 체결된 것으로 추정되며, 2008년 중국세법의 개정으로 Tax Sparing 방식의 전문의 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Matching Credit 방식의 후문만이 독자적으로 적용된다는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부정설은 이 사건 조항 모두에서 ‘이항의 목적상’이라는 문언을 ‘이 사건 조항 전문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라고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나고 이 사건 조항의 한시적 성격에 비추어 그 기간 동안에는 체약국 일방의 조세유인조치의 변동과 상관없이 일률적인 간주납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체약국의 의사라는 것이다. ‘이 항의 목적상’이라는 문언이 긍정설과 같이 해석되려면, ‘전문 적용을 조건으로’라는 식으로 문언 자체에서 한정적 취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제한문구가 없다. 실제로 한중조약 제7조 제2항, 제15조 제1항 등은 그러한 의미를 나타낼 때 ‘~에 따를 것을 조건으로(subject to~)’라는 문언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조항 전문은 쟁점 법률규정을 포함한다고 하여 개방적 형태로 규정되어 있어 이를 전제규정으로 삼기는 어렵다. 또한 긍정설과 같이 해석한다면 중국에 투자를 25% 이상 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 세후소득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투자를 많이 한 회사가 불리한 취급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 후문은 한중조약 제10조 제2항이 적용된 배당의 경우 세액공제의 대상인 외국납부세액을 배당 총액의 10%로 간주하는 규정으로, 그 자체에서 독립된 요건과 효과를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상판결도 이 사건 조항 후문은 실질적으로 투자유치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일률적으로 10%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외국납부세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판시하였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이 사건 조항 전문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조항 후문의 해석에 대해서는 그 문언, 취지 및 체약국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견이 있었던 그 의미를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록 이 사건 조항은 2014년까지 한시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향후 직접 적용이 문제되는 사례는 찾기 힘들겠지만, 대상판결이 제시한 간주외국납부세액공제에 관한 해석론은 향후 유사한 조세조약 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중조약
중국
조세조약
조세혜택
공제세율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8-09-17
조세·부담금
파산·회생
세법상 가산금의 파산절차 내에서의 지위
- 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5다216444 판결 - Ⅰ. 판례의 소개 1. 사실관계의 요지 피고인 대한민국은 A회사가 국세를 체납하자 2010년 9월 10일 A회사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를 하였다. A회사는 2010년 11월 23일 파산선고를 받았다. 같은 날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원고는 2012년 7월 2일 원고보조참가인에게 위 부동산을 매도한 다음 2013년 4월 2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같은 날 피고는 원고에게 체납세액에 관한 교부청구를 하였다. 원고는 2013년 4월 15일 체납세액 중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세금을 모두 변제한 다음 이를 이유로 위 압류를 해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체납액이 남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가 원고가 2013년 12월 5일 나머지 세금을 모두 납부하자 위 압류를 해제하였다. 원고는 뒤에 납부한 세금 중 일부는 파산선고일 이후에 발생한 가산금으로서 재단채권이 아닌 후순위파산채권이므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나머지 세금에 대한 주장은 본 평석의 범위에서 제외되므로 생략한다) 피고를 상대로 뒤에 납부한 세금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직무상 재단채권에 해당하는 파산 선고일 이전에 발생한 세금을 수시로 변제할 의무를 파산선고 후에 지체하여 생긴 위 세금에 대한 가산금채권 역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4호의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본문의 입법 취지, 국세징수법상 가산금의 법적 성질,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제4호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인한 국세나 지방세에 기하여 파산선고 후에 발생한 가산금은 후순위파산채권인 채무자회생법 제446조 제1항 제2호의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본문 괄호 안에 있는 규정에 따라 재단채권에서 제외된다고 하면서 원심을 파기하였다(파기 후 환송심은 화해권고결정으로 확정되었다). II. 쟁점 및 논의의 실익 기본적으로 파산선고 후에 파산채권자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파산절차 수행 과정에서 생기는 채권인 재단채권은 파산재단 전체로부터 파산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고,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다. 그런데 재단채권의 범위에 관한 규정인 채무자회생법 제473조에는 공익적 목적 등 정책적 이유에서 파산선고 전에 발생한 채권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특히 같은 조 제2호는 조세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기본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하는 것을 포함하며, 제446조의 규정에 의한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한다). 다만,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은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인한 조세채권도 재단채권에 포함된다. 파산절차는 청산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적 채권추심절차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회생절차 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조세채권을 원칙적으로 회생채권으로 취급하는 회생절차보다 조세채권의 확보라는 이념이 강하게 관철된다. 이에 반하여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인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여서만 그리고 다른 채권자와 평등하게 배당받아야 한다. 파산채권은 배당순위에 따라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 일반 파산채권, 후순위파산채권으로 나뉜다. 채무자회생법 제446조는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및 위약금 등을 후순위파산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과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파산채권들은 모두 일반 파산채권이 된다. 이 중 후순위파산채권은 일반 파산채권에 대하여 배당을 통한 변제가 모두 이루어진 후에야 비로소 배당을 받을 수 있으므로, 후순위파산채권까지 배당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리하면 그 성립이 파산선고 전후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조세채권은 재단채권에 해당한다. 가산금도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인한 조세채권에 대한 파산선고 전까지의 가산금은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본문에 따라,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조세채권 중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대한 가산금은 제2호 단서에 따라,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가산금은 제3호 또는 제4호에 따라 각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인한 조세채권에 대한 파산선고 이후의 가산금 역시 재단채권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후순위파산채권으로 볼 것인가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어왔고, 대상판결은 이에 관하여 판단하였다. III. 그동안의 논의 1. 견해의 대립 이에 관해서는 후순위파산채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와 재단채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의 대립이 있었고, 헌법재판소는 구 파산법 제2호 본문 후단에 따른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의 연체료 채권과 관련하여 이를 재단채권으로 보는 범위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본 반면(2003헌가6 결정), 구 파산법 제2호 본문 전단과 관련하여서는 가산금을 재단채권에 포함하는 것이 합헌이라고 보았다(2006헌가6 결정). 2. 실무의 태도 구 파산법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가산금이 재단채권이라는 입장을 취하였고(2009다95539), 당시 실무례는 엇갈리기도 하였으나, 채무자회생법 시행 이후에는 후순위파산채권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실무연구회, 법인파산실무, 제4판, 박영사, 제349~350면). IV. 검토 1. 가산금의 성격 가산금은 본세가 납부기한까지 납부되지 않는 경우 미납분에 관한 지연배상금의 의미로 부과되는 부대세의 일종이다(90누2833 판결 등). 2.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제4호의 관계 조문의 괄호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파산선고 이전의 원인으로 생긴 조세채권에 대한 파산선고 이후의 가산금도 일단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의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같은 조 제4호의 ‘파산재단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이 한 행위’에는 파산관재인이 직무와 관련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불이행도 포함되므로(2013다64908 전원합의체 판결) 가산금 채권은 여기의 재단채권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구 파산법과 달리 제2호에서는 같은 호의 재단채권에서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함을 명문화한 반면, 제4호에는 그러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양자를 구분할 실익이 생긴다. 제2호는 공익적 성격의 채권인 조세채권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이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재단채권으로 규정한 것이므로,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고 본래적 의미의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제4호보다는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가산금은 제2호의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 본문의 분석 채무자회생법 제446조 제1항이 ‘가산금’을 후순위파산채권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고, 가산금이 지연손해금과 완전히 동일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채무자회생법 입법 당시 가산금을 후순위파산채권으로 열거하려다가 실패하였고, 후순위파산채권을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2호의 재단채권의 범위에서 제외하게 된 것이 주로 과태료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구 파산법 조문과 달리 채무자회생법 제473조의 재단채권 중 제2호의 재단채권에 대하여만 후순위파산채권으로서의 성격을 우선시하여 이를 제외한다는 규정을 도입함으로써 양자의 관계를 규율하는 별도의 규정을 삽입한 입법자의 의사는 위 제2호의 재단채권에 대하여는 그것이 후순위파산채권에도 해당할 수 있다면 이를 재단채권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손해배상액의 성질을 띠고 있는 가산금은 위 제2호 본문 괄호에 따라 재단채권이 아닌 채무자회생법 제446조 제1항 제2호의 후순위파산채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미국의 경우 가산금의 개념을 따로 인정하지 않고 이자(interest)의 개념 속에 넣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고율인 지연이자에 불과함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가산금’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다른 지연이자와 분리하여 도산절차 내에서도 별도로 취급하여 우대함은 부당하다(국제적으로는 조세채권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이 많았고 실제 이를 폐지 내지 축소한 입법례도 상당수 있다). 또한, 본래 후순위파산채권에서 ‘후순위’라 함은 파산채권 간의 우선 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재단채권과의 관계를 규율하려는 것이 아닌데 위와 같이 후순위파산채권을 재단채권에서 제외한다는 명문규정을 두었다면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에 비추어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V. 결론 결론적으로 위 가산금 채권을 후순위파산채권으로 해석한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하다. 입법론으로는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가산금’을 후순위파산채권으로 명시하는 것이 옳다. 이주헌 판사 (서울회생법원)
파산채권
재단채권
회생
세금
이주헌 판사 (서울회생법원)
2018-06-04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를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2차 과점주주)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6899, 서울고등법원 2017누64578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사건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2008년경 업무시설신축·분양사업을 시행하는 A사에 금원을 대여하면서 그 담보로 A사 발행주식 전부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하였다. A사는 사업부지 내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토지소유자 B사의 주주들과 B사 발행주식 중 약82%를 매수하기로 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다. B사는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하여 B사 소유 토지 및 건물(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신탁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기관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원고는 2010년 5월경 A사가 위 대여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위 근질권을 실행하여 A사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A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였다. 한편, 2010년 6월경 대출만기일까지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시공사가 금융기관에 변제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피고는 2014년 12월 1일 B사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시공사에 이전됨에 따라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2010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 그런데 B사가 납부기한인 2015년 1월 14일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피고는 위 법인세의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A사가 B사의 지분 약 82%를 보유한 과점주주라고 보아 A사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년 2월 2일 위 체납세액 중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하도록 통지하였다. 피고는 A사 마저 납부기한까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A사의 지분100%를 보유하고 있던 원고를 A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2015년 3월 10일 원고에게 법인세 납부통지를 하였다. 2. 이 사건 제1, 2심 판결의 내용 이 사건 제1, 2심 판결은 [①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 제39조 제1항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의 발생요건으로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에 충당하여도 부족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1차)과점주주가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의무에 해당할 뿐 위 ‘국세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②이 사건의 경우 과점주주가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법인의 재산을 은닉·분산·이동하는 등에 해당한다거나 제2차 납세의무의 입법취지상 자력이 있는 과점주주가 체납법인의 인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2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과세관청이 어느 시점에 납부기한을 정하여 법인세 경정·고지를 하였는지에 따라 누가 2차 과점주주가 되는지가 달라지고, 주된 납세의무자의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로부터 2차 과점주주 결정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생겨 법률관계가 장기간 불안정하게 된다. ④ 단계적 2차 납세의무를 인정하게 되면 부과제척기간을 단계적으로 늘어나게 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와 조세법률 관계를 신속하게 확정 짖고자 마련된 부과제척기간규정을 몰각시키게 된다]는 점 등을 논거로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과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에 대한 과점주주까지만 적용되고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원래의 납세의무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제3자에 대하여 원래의 납세의무자로부터 징수할 수 없는 액을 한도로 하여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케 하는 것을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한다. 법은 청산인 등의 제2차 납세의무(제38조),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제39조), 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제40조),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제41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제2차 납세의무자인 법인의 과점주주인가의 여부는 법인의 납세의무 성립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1985. 12. 10. 선고 85누405 판결), 제2차 납세의무의 성립시기는 적어도 ‘주된 납세의무의 납부기한’이 경과한 이후라고 할 것이며, 부과제척기간은 주된 납세의무와 별도로 진행하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한 날로부터 5년간이라고 한 바 있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두13234 판결). 이에 따르면 이 사건의 경우 주된 납세의무자인 B사의 2010사업연도 법인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2010년 12월 31일이고, 부과제척기간은 신고기한의 다음날인 2011년 4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5년간이 된다. B사의 위 납세의무 성립일인 2010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과점주주는 A사가 된다. 피고는 2014년 12월 1일 B사에 납부기한을 2015년 1월 14일로 정하여 2010사업연도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으므로 과점주주 A사의 제2차 납세의무는 B사의 납부기한 다음날인 2015년 1월 15일 성립하게 되고 그 부과제척기간은 2015년 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4일까지 5년간이 된다. 그런데 이 사건 제1, 2심 판결과 같이 이 사건을 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접근하게 되면, A사(1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 성립일 2015년 1월 15일을 기준으로 원고(2차 과점주주)가 A사의 과점주주가 된다. 또한 원고의 제2차 납세의무는 A사의 2차 납세의무 납부기한이 경과한 날 성립하고 부과제척기간은 그로부터 다시 5년간이 된다. 이 사건 제1, 2심 법원이 위 ①논거에서 (1차)과점주주가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위 규정에 따른 ‘의무’에 해당할 뿐 ‘국세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법 제39조 제1항 소정의 제2차 납세의무 발생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은 위와 같이 이 사건을 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법원은 “법인이 사업양수인으로서 법 제41조에 따라 사업양도인에게 부과된 당해 사업에 관한 국세·가산금에 대하여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때에는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가산금도 법인의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그 법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에 포함된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누10210 판결)”고 판시한 바 있어, 대법원이 이 사건의 경우를 이 사건 제1, 2심 판결과 같이 단계적 제2차 납세의무 문제로 풀어갈지는 의문스럽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제2심 법원은 위 판례는 양도인으로부터 사업을 양수한 사업양수인의 제2차 납세의무에 대해 사업양수인의 과점주주가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 문제된 사안으로 과점주주의 과점주주가 거듭하여 과점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지 여부가 문제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위 판례가 ‘사업양수인’이 지게 된 ‘제2차 납세의무’를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국세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의 문제(단계적 2차 납세의무 문제)로 풀어가지 않고 주된 납세의무자인 ‘양도인’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곧바로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국세 등’으로 보고 있는 점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규정의 거듭 적용이 문제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이와 같이 ‘주된 납세의무자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법 제39조 제1항의 ‘국세 등’에 포함된다고 본다면 위 규정에서 ‘그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과점주주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과점주주인지 여부는 이 사건 주된 납세의무자 B사의 납세의무성립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주된 납세의무자에게 부과된 국세 등’을 법 제39조 제1항의 ‘국세 등’에 포함된다고 하면 원고의 제2차 납세의무 역시 A사(1차 과점주주)의 경우와 같이 B사의 납부기한 다음날인 2015년 1월 15일 성립하게 되고 부과제척기간은 2015년 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14일까지 5년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볼 경우 3, 4차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로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기준은 언제나 주된 납세의무자가 되므로 과점주주의 법적불안정이나 부과제척기간 규정의 몰각 우려는 없게 된다. 대법원 판례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2차 납세의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편, 제2차 납세의무 규정의 취지상 근질권을 실행하여 과점주주가 된 것에 불과한 원고에게 제2차 납세의무를 지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2010년 5월경 근질권을 실행하여 A사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A사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 임원을 선임하는 등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1 이상의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제1, 2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6두19105 판결 등)할 여지는 높아 보인다.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국세기본법
납세
과점
김용주 변호사 (법무법인 조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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