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에서 채무자가 영업양도의 부인을 청구한 상대방으로부터 양도의 반대급부로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급부에 의해 생긴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부인행위 상대방은 공익채권자로서 그 현존이익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A 사가 B 사(채무자 회사) 측을 상대로 낸 부인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2022다21192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
설령 채무자가 그 금전을 사용하여
기존 채권자 일부에게 편파 변제를 하였더라도
그 변제가 다시 부인권의 대상이 될 뿐
반대급부로 인한 이익 현존하지 않는다고 못봐
A 사는 2015년 5월 B 사에 버스 35대와 시내버스 노선, 부대시설, 근로자 고용승계 등을 포함한 영업권을 양도한 뒤 같은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 관리인은 이러한 양도가 회생 채권자 등을 해하는 행위로 고의부인의 대상이 된다며 양도를 부인하는 청구를 했고, 법원이 2016년 6월 이러한 청구를 받아들이자 A 사는 이 사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채무자가 부인행위 상대방으로부터 취득한 반대급부가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급부에 의해 생긴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설령 채무자가 그 금전을 사용하여 기존 채권자 중 일부에게 편파변제를 하였더라도 그 편파변제가 다시 부인권의 대상이 될 뿐 이 사건 양도의 반대급부로 인한 이익이 현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이어 "A 사만 항소했기에 2심이 1심 인정 금액보다 적은 공익채권을 인정해 이를 공제한 가액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인인 A 사에 불이익하게 1심 판결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며 "동시이행 주장을 한 당사자(A 사)만 항소했는데도 2심이 1심에서 인정된 금전채권에 기한 동시이행 주장을 공제 또는 상계 주장으로 바꿔 인정하면서 금전채권의 내용을 항소인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고, 채무자 회사의 가액배상청구권과 부인행위 상대방의 공익채권은 당연히 공제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상계 가능한 관계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회생채권은 원칙적으로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으면 변제할 수 없음에 반해,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로 변제할 수 있고 일반재산으로부터 변제받을 경우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우선해 변제하므로, 반대급부의 이익 현존 여부는 상대방의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그동안 민법상 금전이득 현존 추정 법리가 적용되는지에 대해 하급심 법원 판단이 통일되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은 채무자가 부인행위 상대방으로부터 취득한 반대급부가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대급부에 의해 생긴 이익이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공익채권자로서 그 현존이익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