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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셀트리온 합병 ‘한서제약 영업권’ 과세대상 아냐
셀트리온 제약이 2009년 한서제약을 흡수 합병하며 발생한 회계상 영업권 282억원은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회계상 영업권으로 돼 있지만 과세 대상 요건을 갖춘 무형자산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영업권은 부동산 매매 시 발생하는 권리금처럼 기업 인수·합병(M&A)과정에서 발생하는 피인수기업의 유형자산이 아닌 브랜드 가치나 영업상 비밀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말한다. 통상 M&A 시 매입한 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액을 영업권에 대한 대가로 본다. 예컨대 회사의 주식가치가 100억원이고 순자산가치가 70억원이면 차액인 30억원을 유형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에 대한 영업권으로 보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셀트리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이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6구합7718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셀트리온은 2009년 5월 한서제약을 합병하며 회계처리준칙에 따라 282억원을 회계상 영업권으로 계상했다. 셀트리온은 당시 국세청에 282억원을 세무상 익금으로 산입하지 않았다. 과세당국은 "셀트리온은 한서제약을 합병하며 영업상 비밀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로 장차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해 합병대가를 산정했다"면서 "셀트리온이 계상한 영업권 가액은 법인세법상 합병평가차익에 해당해 과세대상"이라며 2015년 3월 100억여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이에 셀트리온은 "한서제약의 무형의 사업상 가치를 승계한 것이 아니라 순자산 공정가액과 합병신주 발행가액의 차이를 회계상 영업권으로 계상한 것에 불과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법인을 합병할 때 발생하는 (차액인) 영업권을 과세대상으로 보기 위해선 합병법인(셀트리온)이 피합병법인(한서제약)의 상호·거래관계 기타 영업상의 비밀 등을 장차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재산적 가치에 대해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셀트리온이 한서제약을 합병할 때 발생한 영업권은 법령에서 정한 영업권의 자산인정 요건에 인정되지 않으므로 셀트리온의 회계상 영업권을 합병평가차익으로 보고 과세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옛 법인세법과 시행령은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으로부터 자산을 평가해 승계한 경우 자산 가액 중 피합병법인의 장부가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합병평가차익으로 과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과세를 하기 위해서는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의 상호 등을 장차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재산적 가치로 인정해 사업상 가치를 평가해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셀트리온이 한서제약을 흡수합병한 것은 회사 규모를 확대하고 보다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한서제약의 매출액 규모와 주가변동내역에 비춰볼 때 셀트리온이 유형적 자산을 뛰어넘는 특별한 초과수익력이 있는 무형의 가치를 기대해 합병에 이르렀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한서제약
합병
과세대상
손현수 기자
2018-09-06
행정사건
[판결](단독) 공무원 배우자와 ‘이혼→재혼→이혼’ 했어도
공무원인 배우자와 재결합해 동거한 기간이 5년 미만이더라도 이혼하기 전 같이 산 기간을 포함해 전체 혼인기간이 5년을 넘는다면 연금수급권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장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원연금 분할청구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7구합8336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장씨는 경찰공무원이던 남편 주씨와 1975년 5월 결혼해 19년을 함께 살다 1994년 5월 이혼했다. 그러다 4년 뒤인 1998년 7월 두 사람은 재결합해 다시 혼인신고를 했지만 2017년 6월 또 이혼했다. 한편 남편 주씨는 1968년부터 2001년까지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했다. 그런데 두번째 이혼을 하면서 연금 분할을 놓고 문제가 생겼다. 공무원연금법은 '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이혼한 배우자에게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을 분할한 일정금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씨는 남편 주씨와의 총 혼인기간이 1차 19년, 2차 19년으로 총 38여년이라며 두번째 이혼 직후인 2017년 6월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원연금 분할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2차 혼인기간 중 남편 주씨가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은 약 3년에 불과한 점을 문제삼았다. 공단은 "두 사람의 1차 혼인기간은 분할연금제도 시행 이전이고, 2차 혼인기간은 분할지급요건인 '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 혼인기간이 5년 미만'이므로 장씨는 수급권자가 아니다"라며 장씨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장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무원 재직기간 중 배우자가 동일인과 혼인한 후 이혼한 다음 재차 혼인·이혼한 경우, 분할연금의 혼인기간을 산정할 때에는 두 기간을 합산해 산정해야 한다"며 "공무원 퇴직연금에는 혼인기간 중 근무에 대해 상대방 배우자의 협력이 인정되는 이상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이 적어도 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부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할연금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공무원과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자가 이혼하고 일정연령이 되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 공무원 배우자와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며 "재직기간 중 동일인과 이혼 후 다시 혼인한 경우라고해서 혼인기간에 부부가 공동으로 공무원연금수급권 형성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법 부칙상 분할연금액 지급 대상 혼인기간은 법 시행 전 배우자 또는 배우자였던 사람이 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 중 혼인기간도 포함되는데, 이 기준과 장씨의 상황을 비교해 볼 때 장씨가 공무원연금수급권 형성에 대한 기여에 차이가 있다거나 혼인기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무원퇴직연금 분할수령에서 기존 혼인기간은 연금수급권 형성에 기여한 기간으로 봐야하므로 공단이 장씨에게 한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공무원
배우자
혼인기간
연금분할
손현수 기자
2018-08-23
행정사건
[판결] 재산도피 우려 없다면 세금 체납자 출국금지는 부당
4억원에 달하는 국세를 체납했더라도 재산을 해외도 빼돌릴 우려가 없다면 출국금지를 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임모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 취소소송(2017구합8758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임씨는 2017년을 기준으로 총 4억여원에 달하는 국세를 체납했다. 국세청은 법무부에 임씨의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2017년 5월부터 6개월간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에도 법무부는 6개월 단위로 임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려 올 11월까지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임씨는 "건물 신축을 위해 돈을 빌렸는데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아 채무를 변제하지 못했고 건물이 헐값에 경매돼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입어 세금을 납부하지 못했다"며 "세금을 내지 못한 것은 경제적 무능력때문이지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등 체납세액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출국의 자유는 헌법이 기본권으로 보장한 거주·이전의 자유이고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조세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미납자가 출국을 이용해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키는 등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 목적이 있는 것이지 조세 미납자의 신병을 확보하거나 출국의 자유를 제한해 심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미납 세금을 자진 납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씨와 임씨의 배우자 및 자녀들이 필리핀에 거주한 사실과 임씨가 2010년부터 출국금지 전까지 18회에 걸쳐 필리핀 등에 5일~1개월간 체류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같은 사실만으로는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체납세액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씨는 2016년 1940여만원, 2017년 2400여만원의 근로소득을, 배우자 최씨는 귀국 후 음식점에서 일하며 일 12만원의 근로소득을 얻었는데 소득 액수에 비춰보면 임시와 최씨는 근로소득을 생계유지와 자녀교육에 전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임씨가 특별히 해외로 도피시킬 만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헌법보장
국세체납
출국금지
손현수 기자
2018-08-20
행정사건
[판결] 시립공원 내 국유림 사용료는 국가에 내야
국유림에 지방자치단체가 공원을 조성한 경우 공원 부지를 점용한 기관은 국가와 지자체 중 어디에 사용료를 내야할까. 한국전력은 배전설비 등의 설치·관리를 위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 중구와 용산구 일대 토지를 점유·사용했다. 이 토지는 국유림법에 따라 국가가 보전관리하는 '보전국유림'이자, 서울특별시장이 공원녹지법에 따라 설치한 도시공원이었다. 한전은 토지를 점유·사용하기 위해 서울시장으로부터 사무위임을 받은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에 점용허가를 받고,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점용료 1900만원을 냈다. 그런데 국가도 뒤늦게 2014년 한전에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국유림 무단점유에 관한 변상금 6500여만원과 2014년 사용료 850만원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한전은 일단 변상금 등을 국가에 납부한 다음 사용료를 이중납부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와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항소심은 원칙적으로 토지 소유권자인 국가에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여상훈 부장판사)는 한전이 국가와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을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7누83647)에서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이 한전에 부과한 점용료 일부인 500여만원을 취소하라"며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도시공원이자 보전국유림의 사용에 관해서는 공원녹지법(서울시)을 국유재산법이나 국유림법(국가)에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토지는 보전국유림이자 도시공원으로 편입돼 있으므로 한전은 국유림법과 공원녹지법에 따라 사용 및 점용허가를 받아야하는데, 각 법에 따라 사용료와 점용료를 모두 부과하는 것은 사용대가 등을 이중으로 부담시켜 헌법상 재산권 보장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토지 소유권자로서 소유권 행사가 제한되지 않는 반면, 서울시는 토지에 관한 아무런 권원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서울시는 국가에 사용료 등을 납부해야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제3자인 한전이 시설을 설치한 경우 국가로부터 사용허가나 관리권한 수여도 없이 한전에 점용료를 부과해 국유림 사용관계에 모순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1심 취소 한전 일부패소 판결 재판부는 다만 서울시 측이 한전에 부과한 점용료를 모두 돌려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토지에 관한 사용허가나 관리권한을 받지 못한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한전에 점용료를 부과할 수 없으므로 점용료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면서도 "하자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하는데, 사업소장의 점용료 부과는 관련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하자가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전에 부과한 점용료 중 소송이 제기된 2016년 3월 이후 부과한 점용료 500여만원에 대해서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앞서 1심은 "국유림이자 도시공원인 토지의 관리와 처분은 국유림법에 앞서 공원녹지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한전에 부과한 변상금 및 사용료 7400여만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해 사용료 부과권한이 서울시 측에 있는 것으로 봤다.
시립공원
국유림
변상금
도시공원법
국유재산법
손현수 기자
2018-08-09
이혼·남녀문제
행정사건
[판결](단독) 한국인과 결혼해 10여년간 생활기반 다져온 외국인… ‘품행 미단정’ 귀화불허 부당
10여년간 국내에 거주하며 생활기반을 다져온 결혼이민자의 귀화신청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선고돼 주목된다. ◇"13년전 위명여권 사용 이유로 결혼이민자 귀화불허는 부당"=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수석부장판사)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10여년 이상 국내에 거주해온 네팔 출신 여성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신청 불허가처분 취소소송(2017구합8931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97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2년 뒤 체류기간 만료로 네팔로 돌아갔다. 장녀였던 A씨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싶어했지만 재입국이 쉽지 않아 2000년 다른 사람 명의의 여권을 이용해 산업연수생 체류 자격을 받아 한국에 다시 들어왔다. 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같은 공장의 관리자로 일하던 B씨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2004년 네팔로 출국해 현지에서 B씨와 결혼한 다음 이듬해인 2005년 한국 국민의 배우자인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거주자격 사증을 받아 다시 입국했다. A씨는 이 때는 본인 이름의 여권을 사용했다. A씨는 이후 2012년 한국에서 영주체류자격을 받았는데, 2013년 출입국관리사무소는 A씨가 과거 위명여권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영주체류자격을 취소하고 출국을 명령했다. 결국 A씨는 그해 네팔로 자진 출국했고, 10년간 한국 재입국 금지 규제도 받았다. 그러나 곧바로 같은 해 혼인관계 유지 및 자녀 양육 등 인도적 사유로 입국규제 유예결정을 받았고 결혼이민 체류자격도 얻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이후 A씨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자녀들을 키우며 생활하는데 제도적 장벽을 느껴 2016년 법무부에 귀화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지난해 '품행미단정'을 이유로 불허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적법은 간이귀화 및 일반귀화의 요건 중 하나로 '품행이 단정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외국인의 성별과 연령·직업·가족·경력·전과관계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할 때 그를 우리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해 주권자인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는데 지장이 없는 품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과거 위명여권을 사용한 전력 외에 아무런 범죄 전력 없이 생활해왔고 기본소양도 갖추고 있다"며 "국내 생활기반이 확고할뿐만 아니라 위명여권을 사용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시점도 귀화 허가를 신청한 때로부터 무려 13년 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A씨는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얻어 장기간 대한민국 법을 준수하며 생활해왔다"며 "비록 A씨의 출입국관리법 위반 행위가 가볍지 않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대한민국에서 가정을 꾸려 범법행위 없이 성실히 생활해 왔음에도 오래전 위명여권 사용 사실만을 근거로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기에 필요한 품성 및 행동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결혼 후 불화로 협의이혼… 진정성 없는 혼인관계 이유로 귀화불허는 부당"= 서울고법 행정8부(재판장 이재영 부장판사)는 2001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국내에 거주중인 중국 국적의 여성 C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신청 불허가처분 취소소송(2017누88703)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C씨는 2001년 한국인 남성 D씨와 혼인신고를 한 후 방문동거 사증을 취득해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C씨는 2002년 혼인거주 사증으로 체류자격을 변경했다. 그러나 남편과 성격 차이로 불화를 겪다가 2013년 협의이혼했다. 이후 C씨는 이듬해인 2014년 법무부에 5년 이상 대한민국에 거주했다면서 일반귀화를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C씨가 진정성 없는 혼인을 기반으로 (과거) 체류자격을 취득해왔고 체류기간 연장을 위해 귀화신청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품행미단정'을 이유로 불허했다. C씨는 "D씨와 실질적인 결혼생활을 했고 이혼 후에도 딸, 손녀와 함께 서울에 거주하며 중국 재산은 모두 정리했다"면서 "한국에서 자원봉사 등으로 넓은 인간관계도 형성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귀화를 불허한 주된 이유는 C씨가 D씨와 가장 혼인을 했다는 것인데, 전 남편인 D씨가 작성한 확인서 내용이나 혼인기간에 비춰보더라도 두 사람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보일 뿐 혼인 자체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C씨가 2001년부터 현재까지 16여년간 국내에 체류하면서 보유한 재산이나 가족관계 및 영위하는 사회활동 등은 C씨의 삶의 기반이 대한민국에 형성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그간 체류지 변경 미신고를 이유로 범칙금을 받은 것 외에 다른 범죄전력도 없이 건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C씨가 D씨와 혼인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동안 중국으로 비교적 자주 출국하는 등 중국에 체류한 기간이 상당히 길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국내에 체류한 기간이 훨씬 길어 C씨가 한국에 거주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정도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민자
귀화
국적신청
손현수 기자
2018-06-07
국가배상
행정사건
[판결] 영덕 '原電부지 매입요구訴' 각하
정부의 脫원전 정책으로 원전부지 매입이 돌연 중단되자 건설 예상 토지 소유자들이 "땅을 매입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부적법 각하됐다. 사법상 계약인 토지매매 거래에서 상대방이 매수청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행정소송을 통해 부작위 위법을 다투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한재봉 부장판사)는 조모씨 등 천지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 주변 땅 소유주 38명이 ㈜한국수력원자력(대표이사 조석)를 상대로 낸 부작위위법확인소송(2017구합182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땅 소유주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매수청구를 받고도 토지를 매입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 부작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매매계약은 사법상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 매수청구에 대한 부작위 위법 확인청구는 현행 행정소송법상 그 위법확인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부작위를 대상으로 삼았다"며 "토지 소유자는 협의취득을 둘러싼 분쟁을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한수원 측에서 보상협의회를 구성해 보상절차를 진행하게 해달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토지보상법 및 그 시행령은 토지 소유자가 지자체장 또는 사업시행자에게 보상협의회 설치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9월 정부는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일대 324만여㎡ 부지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고시하고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땅 소유주들의 재산권 행사를 일부 제한했다. 이후 한수원은 2016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원전부지 매입에 나섰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면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한수원도 지난해 7월경 땅 주인들에게 더 이상 토지를 매입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조씨 등 토지 소유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놓고 돌연 매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계획고시에서 밝힌 대로 토지를 매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수원 측이 난색을 표하자 지난해 7월 "계획대로 토지를 매입하라. 보상협의회를 만들어 보상절차를 진행하라"며 소송을 냈다.
원자력발전소
전원개발촉진법
토지매매
사법
보상
왕성민 기자
2018-05-11
행정사건
[판결](단독) 도로로 지정 안된 공부상 ‘임야’, 실제 도로로 이용됐다면 ‘공공용 재산’
도로법상 도로로 지정돼 있지도 않고 행정관청이 공용 도로로 사용하기로 한 사실이 없는 임야라도 실제 공용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면 공공용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7부(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는 국가가 "수원시는 신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서 무상귀속 처분한 국가 소유 토지에 대한 청산금 2억21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수원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7나204813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시는 2011년 영통구 신동 일대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국가 소유의 임야 221㎡를 환지예정지로 지정했다. 이후 신동지구 토지개발사업에 관한 택지조성공사가 완료된 2015년 수원시장은 이 토지가 도시개발법상 수원시에 무상으로 귀속되는 토지라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재했다. 도시개발법 제66조는 '지방자치단체가 새로 공공시설을 설치하거나 기존 공공시설에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한 경우 종전의 공공시설은 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되고, 새로 설치된 공공시설은 시설관리 행정처에 무상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국가는 "해당 토지는 무상귀속 대상인 '종전의 공공시설'이 아니다"라며 소송을 냈다. 수원시는 "문제의 토지는 공부상 '임야'로 기재돼 있으나 현황은 '도로'로 이용되고 있으므로 도시개발법상 무상귀속 대상인 '종전의 공공시설'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 토지는 신동지구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 인가 이전부터 이미 도로로서 공공이용에 실제로 제공됐다"며 "법령에 의해 지정되거나 행정처분에 의해 공공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없더라도 국유재산법상 행정재산으로서 공공용 재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도시개발법이 규정한 '종전의 공공시설'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1심은 "도로법에 따른 노선의 지정 또는 인정 공고 및 도로구역 결정·고시가 없었고 소정의 행정절차를 거쳐 토지에 도로를 설치하는 등 공공용물로서의 공용개시행위도 없이 토지가 공부상 지목과 달리 도로로 사용됐을 뿐"이라며 "공공용 재산으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도로
도시개발
토지
공공용재산
도로법
손현수 기자
2018-05-03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판결] '성폭행 무고' 세 모자 사건 母에… 법원 "국선변호 비용 환수"
자신과 두 아들이 남편과 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허위로 신고한 '세 모자 사건'의 어머니에 대해 법원이 그동안 지원받은 국선변호인 비용을 물어내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단독 손혜정 판사는 국가가 이모(47)씨와 이씨에게 무고를 교사한 무속인 김모(60)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소7058898)에서 "이씨 등은 공동해 52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14년 9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남편과 시아버지 등 44명에게 성폭행 당했다며 36차례에 걸쳐 수사기관 11곳에 허위 고소했는데, 수사과정에서 국선변호인 5명에게 22차례에 걸친 조사 참여와 상담 등의 도움을 받았다. 국가는 해당 변호사들에게 520여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하지만 수사결과 이씨가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가장해 남편 등을 무고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이씨는 10대인 두 아들에게 반인륜적인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해 수사기관에서 거짓으로 진술하게 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아 의무교육을 받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씨 부부의 재산을 노리고 이씨 등 세 모자를 배후에서 조종해 허위 고소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2003년 자신의 병이 김씨의 주술로 회복된 것으로 알고 김씨를 맹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무고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가 무고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씨도 징역 9년이 확정됐다. 그러자 국가는 지난해 9월 "이씨 등의 불법행위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다.
무고
보수
국선변호인
허위
이순규 기자
2018-03-28
행정사건
[판결] "문화재 보존구역 내 주택단지 조성 불허 정당"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왕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피난처로 지어졌던 '양주 백수현 가옥' 인근에 주택단지 조성를 허가하지 않은 문화재청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박모씨가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낸 현상변경불허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578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박씨는 중요민속문화재 제128호 '양주 백수현 가옥'의 외곽 경계에서 200m 정도 떨어진 보존구역 내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박씨는 2016년 10월 보존구역 내 토지에 높이 7.3m인 2층 단독주택 10세대로 구성된 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신청을 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주택단지는 진입 조망성과 문화재와의 일체성을 훼손해 역사문화환경을 저해한다"며 박씨의 신청을 부결했다. 이에 박씨는 "문화재 인근에 이미 다수의 민가와 펜션, 비닐하우스 등이 존재한다"며 "신축할 주택단지가 녹지로 가려 보이지 않게 되므로 문화재에 대한 진입 조망성도 해치지 않는다"며 지난해 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문화재 보호구역의 외곽지역이라 하더라도 개발행위로 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는 이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며 "개발행위를 제한할 때에는 문화재의 훼손가능성 등 공익적 요소와 개발행위 제한으로 인한 국민 재산권 침해 정도 등 사익적 요소를 비교형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가 신축하고자 하는 주택단지의 규모나 면적을 고려할 때 문화재의 훼손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녹지를 조성하더라도 10채에 이르는 2층 주택단지는 문화재 방문객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재 주변 경관의 보존·유지라는 공익이 박씨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며 "불허처분을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문화재
보존구역
역사문화환경
이순규 기자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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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공인중개사가 ‘권리금계약’하고 돈 받으면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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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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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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