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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교사 교육활동에 보호자 부당 침해-간섭 안 돼" 첫 판단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면서 판단한 교육활동을 부모 등 보호자가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부모 등 보호자는 교육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학부모의 담임 교체 요구라는 의견제시는 비상적인 상황에서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봤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학부모 A 씨가 교장 B 씨를 상대로 낸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 소송(2023두3785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2021년 4월 교사 C 씨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 수업 중 물병으로 장난을 치자 학생의 이름을 칠판 레드카드(일종의 벌점제) 옆에 붙이고 방과 후에 10여 분간 청소하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생의 부모는 바로 교감을 찾아가 쓰레기를 줍게 한 것이 아동학대라며 항의하고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 씨는 다음날부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계속해서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 씨의 항의 직후 C 씨는 갑작스러운 기억상실 증세 등으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찾아 입원했고 약 일주일간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았다. A 씨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C 씨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며 병가를 냈고 A 씨를 상대방으로 '교육활동 침해 사안 신고서'도 제출했다.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 씨의 행위를 교권 침해로 판단한 뒤 '교육활동 침해행위인 반복적 부당한 간섭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는 조치 결과 통지서를 발송했다. A 씨는 학교의 처분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의 행위는 C 씨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로서 교권 침해"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C 씨가 훈육에 따르지 않는 아동의 이름을 친구들에게 공개해 창피를 줌으로써 따돌림의 가능성을 열어 주고, 강제로 청소 노동까지 부과하는 것은 아동의 인간적 존엄성에 대한 침해행위"라며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학급을 담당한 교원의 교육 방법이 부적절해 교체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부모가 인사권자인 교장 등에게 제시할 수 있는 의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기 중에 담임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교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인사상으로도 불이익한 처분이며 담임교사의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먼저 그 방안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가 정당한 사유 및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반복적으로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담임교사로서 온전한 직무수행을 기대할 수 없는 비상적인 상황에 한해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것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갖춘 교사의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에 따른 판단과 교육활동에 대해는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교권보호
교권침해
학교
박수연 기자
2023-09-14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고용휴직 중인 사립학교 교사,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겸직 가능” 첫 판결
사립학교 교사가 고용휴직 상태로 교육 현장을 떠나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력이 적다면 특정 정당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을 겸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엄격히 요구되는 국·공립학교 교원과 달리 사립학교 교원은 기본적으로 사인(私人)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교육 현장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킬 실질적 위험성이 없는 이상 이를 허용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성수제 부장판사)는 2월 17일 하나고등학교 교사 전경원 씨가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명취소처분 취소소송(2021누6120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국회의장이 2020년 10월 전 씨에 대해 한 임명취소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장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공익적 필요를 현저히 해하거나 보좌관으로서의 공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경우라고 보이지 않음에도 전 씨의 보좌관으로서의 지위를 일방적으로 박탈했다”며 “전 씨에 대한 임명취소처분은 적법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휴직을 통해 이미 교육 현장을 떠난 상태여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더 이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중 입법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업무를 분장하게 될 것이 예정된 이른바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되는 경우라면, 사립학교 교원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게 된다는 사정만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헌법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적 상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거나 이와 관련된 공익에 배치되는 위법·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헌법 제31조 제4항 등도 임명취소처분을 정당화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 혹은 합리적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인 국·공립학교 교원의 보좌관 임용 및 활동에 대해선 “신분 자체가 행정부에 소속된 공무원으로서 보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담한다”며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인의 지위에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에는 교육 현장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킬 위험이 없는 이상 이를 허용하는 것이 일정 부분 공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 씨는 2009년 9월부터 하나고 교사로 재직하던 중 2020년 6월 고용휴직 상태에서 당시 열린민주당 소속 강민정 국회의원의 4급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당초 강 의원의 임명요청에 따라 전 씨를 보좌관에 임명한 국회의장은 4개월이 지난 2020년 10월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과 국가공무원법 제65조에 근거해 전 씨의 보좌관 임명을 취소하는 인사명령에 결재했고, 국회사무총장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교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는 보좌직원의 신분을 동시에 보유할 수는 없다”며 보좌관 임명취소 처분을 했다. 이에 전 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임명취소처분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교사
겸직
보좌관
이용경 기자
2023-03-01
행정사건
[판결] "서울교육청, 숭문고·신일고 자사고 지정 취소도 위법"
서울시교육청이 숭문고와 신일고에 대해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달 세화고·배제고에 이어 자사고 지정취소에 불복해 학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교육청이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이정민 부장판사)는 23일 숭문고와 신일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방문화학원과 신일학원이 서울특별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율형 사립고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2019구합75822)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사고는 헌법 제31조 제6항에 따라 법률로 정하고 있는 학교교육제도에 관한 사항 중 일부가 적용되지 않는 학교"라며 "자사고 제도의 운영은 국가의 교육정책과도 긴밀하게 관련되는 등 자사고의 지정 및 취소는 국가의 교육정책과 해당 지역의 실정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학교들은 자사고 제도가 법령에 도입돼 2009년 자사고로 지정된 후 2014년 운영성과 평가를 거쳐 계속해 자사고로 운영돼 왔으므로 이에 대한 자사고 지정취소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자사고의 지정취소가 원고들과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이해 관계인들에 대해 갖는 의미와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지정취소 요건 해당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주요 평가지표를 신설·변경하는 경우 그 변경 내용 등은 사전에 고지돼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건 학교들은 2014년 평가와 2016년 운영 개선계획의 이행 여부에 대한 평가를 받아 2019학년도까지 자사고로 지정돼 있었고, 2019년 평가에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 사건 평가대상기간동안 종전에 받았던 2014년 평가의 평가기준을 참조해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데 2019년 평가계획은 평가지표와 평가기준에 있어 자사고 지정취소 여부를 좌우할 정도로 중대한 변경이 이뤄졌고, 이 사건 평가대상기간의 대부분이 경과한 시점에서 그와 같이 변경됐으며, 이 사건 학교들을 비롯한 평가대상 학교들에 대한 통지는 2018년 12년 27일에 이르러서야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변경된 내용을 소급해 이 사건 평가대상 기간에 대해 적용한 후 이 사건 학교들에 대해 자사고 지정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것은 처분기준 사전공표제도의 입법 취지에 반하고 갱신제의 본질 및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되는 공정한 심사요청에도 반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은 경희고·세화고·배재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서울 자사고를 운영성과 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지정 취소를 결정했고, 교육부도 이를 승인했다. 이에 세화고·배제고 등 8개 학교들은 2곳씩 나눠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 변경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고, 평가항목 기준이 자의적이고 모호해 지정 취소 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앞서 세화고와 배제고는 지난달 18일 승소 판결을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부산 해운대고가 시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현재까지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은 모두 승소했다.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교육청
박미영 기자
2021-03-24
행정사건
[판결] "중간고사 영어시험지 유출 외고교사 파면 정당"
학교 영어 중간고사 시험지를 지인인 학원장에게 유출한 교사를 파면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청결정취소소송(2019구합8823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 영어교사인 A씨는 영어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2017년 11월 학교법인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았다. A씨는 같은해 12월 교원소청심사위에 파면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이를 기각했다. 2019년 8월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된 2017년도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영어시험지 유출만으로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비위행위로 대학입시와 직결된 중요한 절차로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고등학교 내부 정기고사의 절차적 공정성이 침해됨에 따라 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이 학교 소속 교사, 학생 및 학부모들이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지대했을 것"이라며 "고등교육기관 전반에 걸쳐 성적관리절차의 투명성·공정성이 의심받게 됨에 따라 국민의 교육현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으로 평가받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우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중간고사 영어 시험지의 문제 대부분을 인근 학원을 운영하는 B씨에게 그대로 유출했고 이러한 행위는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한 '학생 성적과 관련한 비위'에 해당하고 그 비위의 정도가 심할 뿐 아니라 고의가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국무총리 표창 등을 받은 실적 등을 감안해 파면이 아닌 해임으로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하나, A씨가 시험문제를 유출한 이상 감경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그렇게 보지 않더라도 그와 같이 감경하지 아니한데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파면
외고
시험유출
중간고사
박미영 기자
2020-06-29
행정사건
[판결] "학부모 폭언 등에 시달리다 교사 우울증… 공무상 재해 해당"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 등에 시달리다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이성율 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9구단5692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8년 6월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로 일하던 A씨는 자신의 책상 위에 있던 공책을 가져가려 하는 학생을 제지했다. 그러자 이 학생은 A씨의 팔을 5차례 정도 때렸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A씨는 가정지도를 부탁하려 이 학생의 부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학생의 부모는 오히려 화를 내며 폭언을 했다. 이 일로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불안·우울장애 등 진단을 받은 A씨는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그 부모가 오히려 화를 내는 상황은 교사로서 매우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리라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진료기록상 A씨가 교직생활 외에 다른 요인으로 우울증 등의 증상을 겪고 있었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면서 "A씨의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A씨의 우울증 발병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교사
학부모
폭언
우울증
공무상재해
조문경 기자
2020-06-10
행정사건
[판결] 학부모 통해 교사에게 노조탈퇴 권유… "부당노동행위"
어린이집 원장이 원생 학부모 대표에게 소속 어린이집 교사의 노동조합 탈퇴를 권유하도록 부탁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구합6848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2018년 원생들의 학습 분위기가 저해된다며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노조원인 교사 B씨가 노조에서 탈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B씨는 A씨의 이같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노동위에 구제신청을 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B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자,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노조 탈퇴를 권고·요구하는 행위는 노조 조직에 대한 간섭·방해 행위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때 사용자가 제3자를 통해 근로자에게 노조 탈퇴를 권고·요구하거나 근로자들의 노조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의 의사를 전달한 경우도 이를 사용자의 행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는 이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B씨에게 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권해달라'고 부탁한 것은 사용자인 A씨가 직접 노조 탈퇴를 권유할 수 없어 학부모 운영위원장을 통해 B씨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 위해서였다"며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B씨의 노조 탈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입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A씨의 부탁이 없었다면 B씨에게 이같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부탁해 B씨에게 A씨의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하게 한 것은 노조의 조직에 대해 간섭·방해하려는 행위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어린이집
노동조합
탈퇴
박미영 기자
2020-04-26
행정사건
[판결] "초등학교 '쪽문' 앞 만화카페 금지도 정당"
교육청이 학교 정문이 아닌 쪽문과 137m 가량 떨어진 만화카페도 금지하는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안종화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제외신청에 대한 금지처분 취소소송(2019구합5862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만화카페를 운영해왔다. 만화카페는 학교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하는 교육환경보호구역에 포함되는 곳인데, 만화카페는 상대보호구역에 해당한다. 상대보호구역 안에서는 교육환경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를 얻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A씨는 2018년 6월 서울특별시 남부교육지원청에 만화카페를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에서 제외해줄 것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지난 3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만화카페 건물은 학교의 쪽문으로부터 137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며 "비록 쪽문의 개방시간이 하루 중 2차례로 한정돼 있으나 실제로 학교 학생들 중 58명이 만화카페 건물의 앞 길을 이용해 통학하고 있는 이상 학생들의 만화카페로의 출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6월 만화카페에 대한 단속요청 민원이 제기돼 A씨의 교육환경법 위반 여부가 문제됐다는 점에 비춰 보더라도 그동안 만화카페 영업에 대한 학부모 내지 주민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던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학교장 역시 해당 만화카페에 대해 '공간 구성이 폐쇄적이고 대학생이 주 소비층인 관계로 본교 학생들이 출입시에는 무분별하게 어른들의 문화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지장을 준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화카페는 건물 2,3층의 각 공간으로 나눠져 있고 탁자도 연속성 없이 배치돼 있어 담당 관리자의 인원수가 충분하지 않는 경우에는 구석 등 사각지대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우려가 존재한다"며 "더욱이 성인과 청소년의 독서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단순히 청소년들의 해당 매체물 소재 진열대로의 접근이 금지되고 있더라도 미성년자가 유해 매체물에 노출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며 교육청의 금지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만화카페
교육환경보호구역
금지처분
박미영 기자
2019-09-14
행정사건
[판결] 적법절차 어기고 구성된 ‘학폭위’ 결정은 위법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교장이 내린 전학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B고교에 재학했던 A씨가 B고 교장을 상대로 낸 전학처분취소 청구소송(2018구합8240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8년 B고교 3학년에 재학하던 A씨는 학교내 말다툼·폭력 사건에 연루됐다. 같은해 10월 학교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전학 요청에 따라 교장은 A씨에게 전학 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교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고도 없이 학급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 선출 재판부는 "학교의 장에게 학교폭력에 관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자치위원회로서는 그 구성이 법령에서 정한 절차대로 이뤄져 학교구성원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며 "만일 자치위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성되지 않거나 조치요청결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결정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치는 위법이 개입된 경우에는 자치위의 요청과 그에 따른 학교장의 조치는 위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고 교장은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자치위의 학부모위원 선출을 위한 공고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려는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학부모위원으로 입후보하려는 희망자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폭력사건 등 연루 학생 전학처분 결정 취소해야 이어 "이 사건 자치위의 학부모위원은 각 학년별로 개최된 학급대표회의에서 선출됐을 뿐,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것이라 할 수 없다"며 "자치위의 학부모위원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선출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학처분은 위법하게 구성된 자치위의 조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전학
학폭위
학교폭력
박미영
2019-07-31
행정사건
[판결] ‘학폭’ 회의서 ‘부적절한 발언’ 경찰관 1개월 감봉은 부당
학교폭력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경찰이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측에 다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해서 감봉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이승영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2018누7728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학교전담경찰관을 지낸 A씨는 2015년 10월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열린 학교폭력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 학부모간 화해 및 합의를 위한 사적인 회의에 참석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분란을 조장해 민원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2017년 12월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해당 초등학교를 직접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이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회의에 전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라 주장하지만, 당시 회의는 학폭위 개최 이전에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의 부모들을 모아놓고 합의 및 분쟁해결을 시도했던 회의일 뿐"이라며 "A씨가 학폭위 전문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적법하게 사안처리지원단의 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것이 아님에도 회의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 측 보호자에게 '원하는게 뭐에요. 아주머니 얼마를 원해?'라고 발언했다"며 "회의 이후에도 특정 가해자의 부모들을 포함한 학부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이모가 브로커일지 모른다', '돈이 많아도 이렇게 주면 안된다'는 등의 발언을 해 경찰공무원으로서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가 회의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그 발언으로 경찰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심하게 저해했다거나 국민의 신뢰를 심하게 실추시켰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며 "피해자 측 학부모가 회의 당시에는 발언을 문제 삼지 않다가 회의 이후 1년 이상이 지나서야 A씨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해 징계처분이 이뤄진 점에 비춰볼 때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의도적으로 절차규정을 위반하려 했다거나 불공정하거나 부적절하게 사건처리를 할 의도로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사건 비위행위는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A씨를 감봉 1개월에 처하는 것은 비위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학교폭력
감봉
부적절발언
박미영 기자
2019-07-12
행정사건
[판결](단독) “교과서 가격 부당 여부… 교육부가 증명해야”
교육부의 교과서 가격조정명령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교과서 가격이 사회통념에 비춰 부당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점을 교육부가 입증하지 못하면 가격조정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교과서 출판사 A사가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가격조정명령 취소소송(2016누34167)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4년 한국사 교과용도서를 출판하면서 희망가격을 1권당 1만3800원으로 정했다. 이에 교육부는 A사에 교과서 가격을 1권당 5860원으로 인하할 것을 명령했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33조 2항 제3호는 '교과서 예상 발행부수보다 실제 발행부수가 1000부 이상 많은 경우,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으면 심의회를 거쳐 가격 조정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사는 이의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행정심판을 냈지만 역시 기각됐다. 이에 A사는 "교육부가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는지 판단하지 않은 채 가격조정명령을 내린 것은 위법"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교육부가 검정교과서에 대한 가격조정명령을 하려면 해당 교과서가 '예상 발행부수보다 실제 발행부수가 1000부 이상 많다'는 사정과 더불어 '그로인해 해당 교과서의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음'이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출판사 승소 판결 이어 "교과서 가격 자율화 제도의 보완책으로 '가격조정명령 제도'를 도입한 것은 비록 고등학교 검정 교과서가 공공재적 특성을 지닌다 해도 교과서 가격 결정에 대한 국가의 개입 정도를 최소한에 그치게 하려는 것"이라며 "가격조정명령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학부모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해 시장의 기능을 합리적으로 보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정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기 위해선 단순히 해당 교과서 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비해 높다는 등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상황과 국민소득, 유사 품목의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교과서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결정됐다는 사정이 있어야 가격조정명령을 할 수 있고, 그 사정은 교육부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출판사
교육부
교과서
손현수 기자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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