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던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이 구제됐다. 회사는 경영악화로 근로자들이 소속됐던 식음·조리부문을 다른 회사에 양도한다는 이유로 해고 했으나, 법원은 이 같은 양도가 경영악화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부당해고라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장낙원 부장판사)는 모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8구합85204)에서 최근 원고패소판결했다.
A사는 지난해 4월 수익성이 낮은 호텔의 식음·조리부문을 다른 회사에 매각한다며 노조에 가입한 해당 부문 팀원 등 31명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이에 해고된 근로자들은 같은 해 7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A사의 해고는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A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지노위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재심 신청을 냈다. 하지만 기각됐고, 이에 반발한 A사는 지난해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사의 영업양도 계약의 법적 성질과 관계없이 해고가 경영상 이유에 따른 적법한 해고로서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근로기준법 제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ㆍ인수ㆍ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경영구조를 일정 수준 합리화하기 위한 경우가 아니라 기업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될 위험을 위피하기 위해 사업의 양도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A사의 호텔은 영업 시작 후 이듬해인 2017년에는 약 16억5000만원의 영업이익과 약 2억5000만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도 객실부문 매출이 9억원 정도 증가했다"며 "또한 A사의 매출액, 영업이익 및 당기 순이익 등 경영지표가 갈수록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A사가 호텔의 경영 악화를 피하기 위해 영업양도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거나 고용승계를 거부한 근로자들에 대해 해고를 하기에 이를 정도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가 호텔에 노조가 조직된 이후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에게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했다"며 "이후 노조 조직에 적극적인 근로자들이 다수 근무하던 식음·조리부문 영업을 양도하고자 검토하기에 이른 점 등을 보면 이 사건 해고는 근로자들이 노조에 가입했음을 이유로 이뤄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