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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13)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 과징금의 합법성 조건
대상 판결은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위반할 때 부과되는 과징금은 법 위반행위에 따르는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기 위한 부당이득 환수의 성격과 함께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확인하고 구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 보호법)상 의무위반을 이유로 하는 과징금의 부과 시 재량권 행사의 한계와 과징금 산정 시 관련 매출액의 기준이 되는 서비스의 범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설시한 최초의 판결이다. Ⅰ. 사실관계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원고는 2018. 11. 1. 이벤트 대상 상품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권을 선착순으로 배포하는 이벤트(이하 ‘이 사건 이벤트’)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위해 쇼핑몰의 PC용 웹사이트와 모바일용 웹사이트에 각각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고 다수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하여 연결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접속하는 경우 사용하는 웹서버를 별도로 분리하였다. 또한 쇼핑몰 홈페이지에 적용되는 캐시 정책과 별도로 모바일 웹을 통해 접속 가능한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에만 적용되는 별도의 캐시 정책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직원의 실수로 모바일 웹을 통해 접속 가능한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의 캐시 정책을 잘못 설정하였고, 그 결과 원고 쇼핑몰 이용자 20명의 개인정보(이름, 이메일, 휴대폰번호, 배송지 주소 등)가 열람권한이 없는 다른 이용자 29명에게 노출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원고가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28조 제1항 제2호(개인정보에 대한 불법적인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침입차단시스템 등 접근 통제장치의 설치·운영)의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쇼핑몰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2019. 12. 27. 각 시정명령, 과태료 및 과징금 18억 5200만 원 등을 부과하였다(이 사건 처분 이후 2020.8.5.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사무 중 개인정보보호에 해당하는 사무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기능 이관되어 이 사건 피고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다). Ⅱ. 대상판결 요지 구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박탈하고자 하는 이득은 문제된 위반행위로 인해 증가한 매출액에 따른 이득이 아니라, 오히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자신의 영업을 위해 보유함으로써 얻은 이득이라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위 과징금 부과를 위한 관련 매출액을 산정할 때 위반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서비스의 범위는 유출사고가 발생한 개인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 서비스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구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에 따른 과징금은 법 위반행위에 따르는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기 위한 부당이득 환수의 성격과 함께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같은 조 제3항은 과징금을 부과할 때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과 횟수 외에 위반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에 대해 부과되는 과징금의 액수는 보호조치 위반행위의 원인과 유형, 위반행위로 인해 유출된 개인정보의 규모,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조치의무의 이행 정도, 유사 사례에서의 과징금 액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 그리고 과징금의 액수가 위반행위의 내용에 비해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라면 그러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Ⅲ. 판례평석 1.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 과징금의 법적 구조 구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 제6호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 또는 훼손한 경우로서 제28조 제1항 제2호부터 제5호(2. 개인정보에 대한 불법적인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침입차단시스템 등 접근 통제장치의 설치·운영, 3. 접속기록의 위조·변조 방지를 위한 조치, 4.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저장·전송할 수 있는 암호화기술 등을 이용한 보안조치, 5. 백신 소프트웨어의 설치·운영 등 컴퓨터바이러스에 의한 침해 방지조치)까지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에게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같은 조에서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위반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이익의 규모를 고려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면서, 구체적인 산정기준과 산정절차는 시행령에 위임하였다(제3항, 제4항). 그 위임에 따른 구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제69조의2는 ‘법 제64조의3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본문에서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이란 해당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의 위반행위와 관련된 정보통신서비스의 직전 3개 사업연도의 연평균 매출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1항), 같은 조에서 과징금의 산정기준과 산정절차는 [별표 8] ‘과징금 산정기준과 산정절차’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면서 세부기준 및 부과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고시에 위임하였다(제4항). 한편 위 구 정보통신망법의 규정 이관된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제29조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안전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제64조의2 제9호에서 과징금 부과 근거를 두고 있어 이 사건 판결에서 대법원이 설시하고 있는 과징금 부과의 합법성 조건은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할 것이다. 2. 매출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위반행위 ‘관련성’의 의미 과징금 부과 시 금액 산정의 1차적 기준이 되는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의 범위와 관련하여, 원심은 이 사건 쇼핑몰 홈페이지의 웹서버와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의 웹서버가 서로 분리 운영되어 개인정보가 보관된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경로에도 차이가 있고, 캐시 설정의 오류도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에서만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쇼핑몰 전체의 연매출액이 아닌 ‘이 사건 이벤트로 인한 매출액’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먼저 과징금이 부당이득의 환수뿐만 아니라 제재를 통하여 위반행위를 억지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이 사건 과징금 처분으로 박탈하고자 하는 이득은 문제된 위반행위로 인해 증가한 매출액에 따른 이득이 아니라, 오히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자신의 영업을 위해 보유함으로써 얻은 이득이라고 보았다. 위반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서비스의 범위도 “유출사고가 발생한 개인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 서비스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 사건 쇼핑몰 서비스의 전체적인 운영을 위해 수집·관리되는 정보이고,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만을 위한 목적으로 수집·관리된 정보가 아니라고 보았다. 즉, 원고에 대한 과징금을 산정하기 위한 관련 매출액은 해당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보유·관리하는 서비스인 이 사건 쇼핑몰 서비스 전체의 매출액으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로부터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이 사건 쇼핑몰 웹사이트에서의 접근경로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관련 매출액이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에서 발생한 매출액으로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과징금 부과시 재량권 행사의 기준 대법원은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에 대해 부과되는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행위에 해당하며, 이 사건 과징금액은 보호조치 의무 위반행위의 원인과 유형, 위반행위로 인해 유출된 개인정보의 규모,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조치의무의 이행 정도, 유사 사례에서의 과징금 액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의 액수가 위반행위의 내용에 비해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평가하였다. 법원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본 주된 지점은 이 사건 사고가 담당 직원의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로 인한 것이지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며, 문제된 캐시 정책이 단 하루만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에 적용되었으며 다음날 원고가 바로 자진 신고한 점, 유출된 정보주체의 수가 20명으로 비교적 적은 수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 정도 경미한 경우에 대해 이 사건 과징금과 같이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점, 주민등록번호·비밀번호 등은 노출되지 않았고 추가 피해 우려도 비교적 작았던 점 등이다. 4. 대상 판결의 의미 대법원은 관련 매출액을 산정함에 있어 위반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서비스의 범위에 대한 판단은 원심과 달리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과징금의 액수가 위반행위의 내용에 비해 과중하게 산정되어 과징금 처분이 비례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을 견지하였다.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과 관련하여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는 과징금액은 물론 과징금의 적법성을 가르는 핵심 이슈가 된다. 그간 법원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서비스의 매출액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서비스의 매출액도 포함하여도 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며(서울고등법원 2019.11.1. 선고 2018누56291), 본 대상 판결에서는 그 서비스의 범위도 유출사고가 발생한 개인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 서비스’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매출액도 ‘이 사건 이벤트로 인한 매출액’으로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쇼핑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와 관련하여 독립된 접근경로를 가진 웹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이 사건 쇼핑몰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외견상 구분되는 독자적인 서비스인 경우에는 해당 서비스에서 발생한 매출액만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할 여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는데, 본 사건 사고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쇼핑몰 서비스의 전체적인 운영을 위해 수집·관리되는 정보이지 이 사건 이벤트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만을 위한 목적으로 수립·관리된 것은 아니므로 과징금을 산정하기 위한 관련 매출액도 이 사건 쇼핑몰 서비스 전체의 매출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은 위반행위 관련 서비스에서 발생한 매출로 이해하여야 하고, 위반행위 관련 서비스의 범위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관련 매출액에 관한 법원의 판단은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실효적 제재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아울러 과징금 부과 시 매출액 산정을 위한 서비스 범위 획정의 실무적인 어려움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징금의 제재적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감안하더라도 경제적 이익의 박탈과 관련성이 인정되지 못 하는 과징금은 제도의 기본적 속성에 반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2023.3.14.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으로 기존 형사처벌 대상이던 행위가 대폭 과징금 부과대상으로 편입되었으며, 과징금 산정을 위한 매출액 기준도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이 아닌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되 ‘위반행위와 관련이 없는 매출액’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강화되었다(제64조의2 제2항). 또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매출액 산정자료의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의 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는 해당 개인정보처리자의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관련 매출액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실상 수범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본 대상판결에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독립된 접근경로를 가진 웹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른 서비스와 외견상 구분되는 독자적인 서비스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매출액 산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이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서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거나 최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발전을 역행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광범위하고 막대한 과징금 부과권한을 보유하게 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법원이 제시한 기준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예측가능하고 합리적인 과징금 산정 기준을 지속적으로 정립하여 데이터 산업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김도승 교수(국립목포대학교 법경찰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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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승 교수(국립목포대학교 법경찰학부)
2024-05-18
기업법무
정보통신
행정사건
메타의 접속경로 변경 관련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판결
작년 12월 대법원은 메타와 방통위 간 분쟁에서 메타의 국내 트래픽 접속 변경이‘이용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에 다소간의 지연이나 불편을 초래하게 하는 행위는 이용 제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분쟁 이후 CP에게도 망 품질 관리책임을 부여하는 법이 시행되어 CP에게 인터넷 생태계에서의 의무와 책임이 부여되었다. I. 사안의 개요 메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은 지능정보사회의 핵심 플랫폼의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생태계 구축을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콘텐츠제공자(Contents Provider: CP)들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터넷서비스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 ISP)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데, 이 과정에서 망 이용대가 부담 주체, 적정규모 등에 관한 분쟁이 빈번하다. 이와 관련 메타(구 페이스북)가 SKT와 LGU+ 가입자가 자사에 접속하는 인터넷 트래픽의 일부의 접속경로를 국내 서버에서 홍콩 등 해외 서버 등으로 변경하여 국내 이용자들의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동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등의 장애, 불편, 지연 등이 발생하자, 방송통신위원회 이러한 임의의 접속경로 변경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 제한에 해당하고 이용자 이익의 저해 정도가 현저하다는 이유로 시정조치와 과징금(3억 9,600만 원) 납부 등을 명하였다. 이에 불복한 메타는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처분 등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은 방통위의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0두50348 판결). 메타는 방통위의 예정 처분에 대해서 1) 콘텐츠 제공사업자로서 인터넷 접속 품질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수 없으며, 2) 응답속도가 느려졌더라도 이용자가 체감할 수준은 아니며, 3) 이용약관에 서비스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명시하였으므로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방통위는 1) 메타가 콘텐츠 제공사업자라 하더라도 직접 접속경로를 변경한 행위 주체로서 책임이 있으며, 2) 응답속도는 전반적인 네트워크 관리지표로서 2.4배 또는 4.5배 응답속도가 저하된 것은 접속 품질이 과거 수준에서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3) 이용약관에서 정한 무조건적인 면책조항은 부당한 점 등을 고려하여 페이스북의 소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접속경로 변경행위가 이 사건 쟁점 조항의 ‘이용 제한’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다. 이 사건 쟁점 조항이 정한 금지행위를 이유로 하는 과징금 부과 등은 침익적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쟁점조항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적용하여서는 안 된다. ‘제한’의 사전적 의미와 ‘제한’이 ‘중단’과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용의 제한’은 이용의 시기나 방법, 범위 등에 한도나 한계를 정하여 이용을 못 하게 막거나 실질적으로 그에 준하는 정도로 이용을 못 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이용자 편의 도모나 이용자의 보호를 이유로 이용의 ‘제한’을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에 다소간의 지연이나 불편을 초래하게 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므로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 CP가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로의 과다 접속에 따른 다량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전송, 처리하기 위하여 접속경로 변경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결코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합리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영업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을 여지도 다분하다. 전기통신사업법은 2020. 6. 9. 법률 제17352호로 개정되면서 제22조의7이 신설되었는데, 위 조항은 이용자 수, 트래픽 양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30조의8 제2항은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를 위한 구체적 조치사항으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트래픽의 과도한 집중, 기술적 오류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와 트래픽 양 변동 추이를 고려한 서버 용량, 인터넷 연결의 원활성 확보 및 트래픽 경로의 최적화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법이 개정된 이유는 이용자의 보호를 위한 것인데,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7이 신설되기 이전에는 CP의 일방적인 접속경로 변경행위에 대한 규제 또는 규율의 법적 공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Ⅲ. 평석 1. 이용 제한 해당 여부 2018. 3. 21. 방통위 처분으로 시작된 접속경로 변경 분쟁은 5년 7개월 만에 마무리되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메타의 접속경로 변경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령에서 금지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의 가입, 이용을 제한 또는 중단하는 행위’ 중 ‘이용의 제한’에 해당하는지와 전기통신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해 1심은 메타의 접속경로 변경이 이용 제한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지연하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 행위에 해당할 뿐, 이용 제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인터넷 이용은 가능하나, 인터넷 이용이 지연되거나 불편할 수는 있으나 이용은 가능했기 때문에 ‘제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접속경로를 ‘우회’하도록 한 것은 이용 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용 제한이란 ‘이용은 가능하지만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를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다만, 다른 요건인 이용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상고심은 ‘이용의 ‘제한’을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에 다소간의 지연이나 불편을 초래하게 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1심은 이용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2심은 이용 제한에 해당하나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이 아니라고 보았으며, 상고심은 1심의 결론을 지지했다. 이처럼 ‘이용 제한’의 개념에 대한 심급별 판단이 달랐다. 그러나 2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제한은 금지에 이르지 않지만 곤란, 불편, 장애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본건 인터넷 응답속도 저하는 제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현저성에 관한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명백히 전기통신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저성의 요건은 정도나 수준의 문제라기보다 방식, 수단, 형태에 관한 판단이 필요한데, 1심과 2심 모두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에서 판단한 것처럼 ‘CP인 원고로서는 접속경로 변경으로 인하여 서비스 품질이 어느 정도까지 저하될 것인지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거대 CP인 메타는 접속경로를 스스로 설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 특정 접속경로를 통해 흐르는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따라서 접속경로를 일시에 다량 변경하는 경우, 병목현상 등으로 인해 접속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접속경로를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방식이나 형태의 현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현저성을 수준이나 정도로 본다고 하여도 이용자 이익 저해 현저성은 상대적 개념으로 특정 국제기준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해외의 낮은 기준으로 국내 이용자가 겪은 접속지연이 현저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은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기대를 고려하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2. 시사점 위 판결에서 법원은 인터넷 응답속도 등 인터넷 접속서비스의 품질은 기본적으로 ISP가 관리,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지, 원고와 같은 CP가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보았다. 다만, 법원도 CP의 접속경로 변경 등으로 접속속도가 저하되어 전기통신서비스 이용을 지연하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명문의 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입법 필요성을 강조한 점을 보면, CP의 망 품질 제어 가능성은 인정하였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2019년 말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망 이용자의 지위에 불과했던 CP들에게 트래픽 관리를 포함한 이용자 보호책임을 인정하였다. 이후 정부는 상고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CP에게도 망 품질 관리책임을 인정하는 입법을 하게 된다. 이 법 적용 대상은 직전년도 3개월간 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이면서 국내 발생 트래픽 총량의 1% 이상을 차지한 사업자인데, 구글, 넷플릭스, 메타, 네이버, 카카오가 대상이 되었다. 결국 이 사건 판결로 인해 인터넷 응답속도 등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품질은 ISP가 관리,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지, CP가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보았던 관점이 변경되었다. 또한 부가통신사업자에 불과하였던 CP에게도 인터넷 생태계에서 책임과 의무를 인정하는 입법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이 판결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성엽 교수(고려대)·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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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교수(고려대)·법학박사
2024-02-24
행정사건
[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10) 복수의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에 적용될 법리
대상판결은 관할 행정청이 인지한 복수의 위반행위 중 일부를 쪼개어 우선 과징금을 부과한 후 나머지 위반행위에 대해 차후에 별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는 없고, 다만 종전 과징금 부과처분 후에야 그 부과 이전에 이루어진 다른 위반행위를 비로소 인지한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과징금의 별도·추가 부과를 허용하되 그 양정상 한도액에는 사후적 경합범에 관한 형사법리와 유사한 법리를 적용할 것을 선언한 최초 판례이다. Ⅰ. 사실관계 1. 원고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이고, 피고(안성시장)는 경기도지사로부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상 과징금 부과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행정청이다. 2. 피고는, 원고가 2008. 1. 1.부터 2017. 5. 31.까지 구 여객자동차법에 따른 인가받지 않은 노선을 운행한 점, 2016. 9. 1.부터 2017. 5. 31.까지 인가받지 않은 정류소에 정차한 점을 이유로 2018. 2. 28. 원고에게 과징금 5,000만 원을 부과하였다. 3. 한편 경기도지사는 2017. 9. 12. 피고에게, 원고가 2016. 3. 1.부터 2017. 9. 11.까지 종점과 정차지 변경 신고 없이 연장 운행을 한 점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8. 4. 19. 원고에게 위 위반행위를 이유로 구 여객자동차법령을 적용하여 과징금 5,000만 원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Ⅱ. 대법원판결 요지 1. 위반행위가 여러 가지인 경우에 행정처분의 방식과 한계를 정한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취지에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자가 범한 여러 가지 위반행위에 대하여 관할 행정청이 구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12호에 근거하여 사업정지처분을 하기로 선택한 이상 각 위반행위의 종류와 위반 정도를 불문하고 사업정지처분의 기간은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관할 행정청이 사업정지처분을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 처분을 하기로 선택하는 경우에도 사업정지처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위반행위에 대하여 1회에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총액의 최고한도액은 5,000만 원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관할 행정청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의 여러 가지 위반행위를 인지하였다면 전부에 대하여 일괄하여 5,000만 원의 최고한도 내에서 하나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인지한 여러 가지 위반행위 중 일부에 대해서만 우선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차후에 별도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행정청이 여러 가지 위반행위를 인지하여 그 전부에 대하여 일괄하여 하나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는 것이 가능하였음에도 임의로 몇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 별도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게 되면, 행정청이 여러 가지 위반행위에 대하여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의 최고한도액을 정한 구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제46조 제2항의 적용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관할 행정청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가 범한 여러 가지 위반행위 중 일부만 인지하여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는데 그 후 과징금 부과처분 시점 이전에 이루어진 다른 위반행위를 인지하여 이에 대하여 별도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종전 과징금 부과처분의 대상이 된 위반행위와 추가 과징금 부과처분의 대상이 된 위반행위에 대하여 일괄하여 하나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는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추가 과징금 부과처분의 처분양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행정청이 전체 위반행위에 대하여 하나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할 경우에 산정되었을 정당한 과징금액에서 이미 부과된 과징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한도로 하여서만 추가 과징금 부과처분을 할 수 있다. 행정청이 여러 가지 위반행위를 언제 인지하였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처분상대방에게 부과되는 과징금의 총액이 달라지는 것은 그 자체로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Ⅲ. 대상 판결에 대한 평석 1. 복수의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일괄 부과 시 최고 한도액 먼저 1회 부과 가능한 과징금 총액의 최고한도액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위반행위가 여러 가지인 경우에 행정처분의 방식과 한계를 정한 구 여객자동차법령의 내용과 취지와 함께 여러 가지 위반행위에 대한 사업정지처분 기간의 상한은 6개월인 점 등을 종합하여, 여러 가지 위반행위에 대하여 1회에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총액의 최고한도액은 5,000만 원이라고 판시하였다. 과징금 부과처분이 사업정지처분을 대체·갈음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사업정지처분의 상한과 마찬가지로 과징금에 관해서도 부과 가능한 총액의 최고한도가 정해져 있다고 볼 것인 점, 구 여객자동차법 제88조 제1항, 구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제46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여러 위반행위를 전제로 한) 과징금 ‘총액’의 최고한도액을 5,000만 원으로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1회 부과 가능한 과징금 총액의 최고한도액에 관한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은 타당하다. 2. 복수의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별도 부과의 허용성과 양정 다음으로 관할 행정청이 인지한 여러 가지 위반행위 중 일부를 쪼개어 우선 과징금 부과처분을 한 후 나머지 위반행위에 대해 차후에 별도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관할 행정청이 이미 인지한 여러 위반행위 모두에 대해 과징금을 일괄하여 부과할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위반행위를 쪼개어 과징금을 별도·분리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최고한도액 규정을 잠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한꺼번에 제재처분(과징금 부과처분)을 받고 조기에 불이익 처분 절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처분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할 수도 있어서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제시한 ‘이미 인지한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일괄 부과 원칙’은 타당하다. 마지막으로 대상판결에서는 종전 과징금 부과처분을 한 후에야 부과처분 시점 이전에 이루어진 다른 위반행위를 비로소 인지하여 별도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할 경우에는 그 추가 과징금 부과처분의 금액은 ‘전체 위반행위에 대하여 하나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할 경우에 산정되었을 정당한 과징금액 - 이미 부과된 과징금액’을 한도로 하여 부과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관할 행정청이 다른 위반행위를 인지한 시점상 과징금의 일괄 부과는 애초에 불가능했을 것이므로 일괄 부과 원칙의 예외는 인정하되, 일괄 부과되었을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처분 상대방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추가 과징금 부과처분의 처분양정의 한계를 위와 같이 선언한 대상판결은 역시 타당하다. 예를 들어 A위반행위에 대하여 과징금 2,000만 원이 부과된 후 관할 행정청이 A위반행위 무렵의 다른 B위반행위를 비로소 인지하여 이에 대해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려면, A, B위반행위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과징금을 부과하였을 경우를 가정할 때의 정당한 과징금 3,000만 원을 산출한 후, 거기서 이미 A위반행위에 대하여 부과된 과징금 2,000만 원을 뺀 과징금 1,000만 원을 한도로 B위반행위에 대한 추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을 뿐이다. 3. 대상 판결의 의미 구 여객자동차법령에 의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사업(영업)정지처분에 갈음하여 부과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결정재량과 과징금액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재량이 부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재량적인 과징금 부과처분에 있어서 과징금을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부과할 것인지에 관한 재량에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대상판결은 선언하고 있다. 즉, 대상판결은 과징금 부과처분에 관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세부 척도로서, ① 관할 행정청이 이미 여러 가지 위반행위를 인지한 이상 일부 위반행위별로 쪼개어 편의적으로 과징금을 별도로 분리하여 부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② 이미 이루어진 과징금 부과처분을 기준으로 관할 행정청이 그 부과처분 이전에 발생한 다른 위반행위를 그 부과처분 이후에 인지하여 불가피하게 과징금의 별도·분리 부과처분이 이루어지게 되더라도, 모든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일괄 부과처분이 이루어질 경우에 준수해야 할 (가정적인) 정당한 부과 금액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위 ①의 원칙은, 검사가 범죄사실의 전부를 알면서도 수사 기법상 사후에 누락된 사건을 기소하였다면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공소권 남용이론과 유사한 면이 있다. 또한 위 ②의 원칙은 형사재판에서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사후적 경합범(「형법」 제37조 후단)에 대한 형의 양정을 하는 법리와 유사하다. 다만, 행정제재처분에 관하여 형사법리를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는 향후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대상판결은 수회 경합된 위반행위에 대하여 1회 부과 가능한 과징금 최고한도액에 관한 종전 판례(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누6888 판결)의 태도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관할 행정청이 인지한 복수의 위반행위 중 일부를 쪼개어 우선 과징금을 부과한 후 나머지 위반행위에 대해 차후에 별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는 없고, 다만 종전 과징금 부과처분 후에야 그 부과 이전에 이루어진 다른 위반행위를 비로소 인지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과징금의 별도·추가 부과를 허용하되, 그 양정상 한도액에는 사후적 경합범에 관한 형사법리와 유사한 법리를 적용할 것을 선언한 최초 판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은상 교수(서울대 로스쿨)
과징금
사업정지처분
복수의위반행위
여객자동차법
이은상 교수(서울대 로스쿨)
2023-12-17
행정사건
[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5)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기술적인 판단의 신뢰성에 관한 증명책임
대상판결은 행정청이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 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유지하면서도, 그 판단을 신뢰할 수 없게 하는 특별한 사정의 부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을 행정청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기존의 법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Ⅰ. 사안의 개요 1. 원고는 인쇄회로기판 등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피고(안산시장)는 2019. 11. 14. 원고의 공장 안에 설치된 폐수배출시설 및 수질오염방지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에서 수질오염물질의 시료(이하 ‘이 사건 시료’라 한다)를 채취하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다. 2.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2019. 11. 20. 피고에게 이 사건 시료에서 구 물환경보전법(2019. 11. 26. 법률 제166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물환경보전법’이라고 한다) 제32조에 따른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아연(Zn) 5mg/L 이하]을 초과하는 111.3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오염도검사 결과’라 한다). 3. 피고는 2019. 11. 28. 원고에게 원고가 배출한 수질오염물질이 물환경보전법 제32조에 따른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물환경보전법 제41조 제1항 제2호 (가)목,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45조에 따라 219,464,690원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을 하였다. 또한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이유로 물환경보전법 제43조 제1항 제4호, 제42조, 같은 법 시행령 제46조의2 제1항에 근거하여 5일의 조업정지처분을 갈음하는 10,500,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오염도검사 결과의 기초가 된 시료의 채취 및 보존 절차와 방법이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2019. 12. 24. 국립환경과학원고시 제20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시험기준’이라 한다)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위 오염도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아연을 배출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위 초과배출부담금 부과처분과 과징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1. 행정청이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환경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이 법령에 정량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행정청이 채취한 시료를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하여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다는 검사결과를 회신받아 제재처분을 한 경우, 이 역시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으로서 그 전제가 되는 실험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2. 수질오염물질을 측정하는 경우 시료채취의 방법, 오염물질 측정의 방법 등을 정한 이 사건 시험기준은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위 고시에서 정한 절차에 위반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절차상 하자가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다만 이때에도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은 행정청이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Ⅲ.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1. 종전 판례의 경향 대법원은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행정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점은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누861 판결 등 확립된 판례이다). 또한 행정처분의 근거 법령에 불확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재량권 일탈·남용(강학상 판단여지가 인정되는 경우이다)을 주장하는 원고로 하여금 증명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최근의 판례로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두43474 판결 참조). 여기에 더하여 최근 대법원은 행정처분에 이르는 과정에 행정청의 전문적이고 정성적인 평가가 개입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판단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에 대하여 특정한 시술의 중단을 명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처분의 근거 법령인 의료법 제59조 제1항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는 요건은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인 의료·보건상의 판단이 필요한 불확정개념으로서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판결). 이후 대법원은 이러한 입장을 효과재량이 인정되는 사안에서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에 관한 판단에도 확장하여 행정청의 전문적인 정성적 평가 결과는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그 판단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이 당부를 심사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므로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고, 여기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은 증명책임분배의 일반원칙에 따라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두39785 판결 등 다수). 2. 종전 판례의 문제점 위와 같이 종전의 대법원 판례는 효과재량이 인정되는 사안은 물론 불확정개념에 대한 판단여지가 인정되는 사안에서도 처분사유의 부존재와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증명책임을 원고에게 부담시키고 있고, 여기서 나아가 행정처분에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평가가 개입되는 경우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판례가 사용하는 ‘존중’이라는 의미는 그 자체로 대단히 불분명하지만 이러한 용어를 사용한 여러 판례들에 비추어 볼 때, 처분사유 및 재량권 행사의 고려요소가 되는 사실 또는 사정들이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인 경우 법원이 전면적인 사법심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관점에서 가급적 전문성을 갖춘 행정기관의 판단을 번복하지 말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판례가 증명책임을 원고에게 부담시키는 동시에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판단을 번복하기 위한 증명도를 현저하게 높게 설정함으로써 행정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지위가 형성되었다. 판례가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그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아두기는 했지만 처분의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를 증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자칫 행정청의 판단이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위험은 특히 환경소송 영역에서 다음과 같이 현실화되었다. 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이 법령에 정량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행정관청은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기관에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여 그 검사 결과에 따라 배출허용기준 초과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검사 결과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된 경우 행정청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배출되었다고 보아 제재처분을 하게 된다. 종전의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 경우 역시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반면 제재처분의 상대방이 오염도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기껏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오염도검사 결과의 기초가 된 시료의 채취 및 보존 절차와 방법이 이 사건 시험기준에 위반된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위 시험기준의 대외적 구속력이 부정됨에 따라(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57042 판결)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와 같은 판례의 태도는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판단이 개입되는 환경소송 영역에서 처분사유는 물론 재량권 행사의 기준을 오염도검사 결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행정청은 오염도검사 결과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기만 하면 처분사유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거나 적정한 재량권 행사의 요소가 되는 사실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위와 같은 판례 법리를 근거로 사실상 처분의 적법성 내지 정당성이 추정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었다. 3. 대상판결의 의미 대상판결은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을 신뢰할 수 없게 하는 특별한 사정, 즉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을 행정청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 오염도검사 결과의 기초가 된 시료에서는 배출허용기준을 현저히 초과하는 오염물질(아연 111.3mg/L)이 검출되었으나 위 시료의 채취일부터 불과 12일 후에 채취된 시료에서는 반대로 배출허용기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오염물질(아연 0.317mg/L)이 검출된 점, 원고가 위 기간에 이 사건 시설에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가하였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은 점, 이 사건 오염도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 중 오로지 아연만 기준치를 현저하게 초과하고 다른 금속 물질은 기준치 미만으로 검출되었는데, 피고가 그 원인에 관하여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고 있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위 오염도검사 결과의 신빙성이 증명되지 못하였다고 보아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대상판결은 오염도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 또는 사정을 행정청이 증명하도록 하였다. 이는 행정청의 판단이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판단이 존중받기 위한 전제가 되는 사실 또는 사정들을 행정청 스스로 증명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대상판결에 의하면 향후 처분의 상대방이 오염도검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 행정청은 오염도검사의 기초가 되는 시료의 채취와 보존이 적법하게 이루어져 그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오염물질 검출실험이 적법하고 적절하게 설계·수행되었다는 점 등을 직접 증명하여야 한다. 결국 대상판결은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유지하면서도, 그러한 판단을 신뢰할 수 없게 하는 특별한 사실 또는 사정의 부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을 행정청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기존의 판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대법원이 환경소송 실무에서 양 당사자 사이의 공평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이승훈 교수(고려대 로스쿨)
증명책임
과징금
초과배출부담금
수질오염물질
이승훈 교수(고려대 로스쿨)
2023-07-02
공정거래
행정사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의 부당성 요건
[사건의 경과]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업집단 H에 속하는 회사들이다. 원고2와 원고3은 모두 기업집단 H의 특수관계인이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다. 피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1월 10일 원고들에 대하여 ①원고1이 국제선 기내면세품 인터넷 사전예약 주문접수 및 결제 사이트인 '싸이버스카이숍'의 인터넷 광고수입 전액을 원고2에게 귀속시킨 행위, ②원고1이 원고2에 대하여 제동목장상품, 제주워터에 대한 통신판매수수료를 면제해준 행위, ③원고1이 원고2로부터 판촉물을 구매하여 오면서 두 차례에 걸쳐 판촉물 구입가격을 인상해줌으로써 원고2의 마진율을 기존 4.3% 수준에서 2013년 5월 9.7%, 2013년 9월 12.3% 수준으로 높여 준 행위, ④원고1이 원고3과 체결한 대한항공 국내선 콜센터 등 업무대행 도급계약에 따라 콜센터 관련 시스템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지급하면서 SK브로드밴드가 무상으로 제공한 시스템 장비에 대해서도 비용을 지급한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로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2(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 개정된 법 제47조, 이하 전부 개정 전 조문에 따라 표기한다) 제1항 제1호 및 제3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2. 원심의 판단과 피고의 상고이유 원심은,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에서 금지하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려면, ①행위 요건(‘정상적인 거래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과 ② 부당성 요건(‘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킬 것’)이 각각 별도로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각 행위는 위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들 전부 승소로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에 별도의 ‘부당성’요건에 관한 규범적 평가가 필요 없고, ‘행위주체’, ‘행위객체’, ‘행위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일응 ‘부당한 이익의 귀속’에 해당하며, 다만, 같은 조 제2항, 시행령 제38조 제3항 [별표 1의3]에 규정된 정당화 사유를 원고가 입증하면 부당성이 부정된다고 주장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규정 내용, 입법 경위 및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에서 금지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려면, 제1호의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그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이 ‘부당’한지에 대한 규범적 평가가 아울러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부당성'이란, 이익제공행위를 통하여 그 행위객체가 속한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되거나 경제력이 집중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을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행위주체와 행위객체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의 경위와 그 당시 행위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거래의 규모,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이익제공행위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하여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이익이 '부당'하다는 점은 시정명령 등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판결요지] 대상판결은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각호에서 금지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에 해당하려면, 각호의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그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이 ‘부당’한지에 대한 규범적 평가가 아울러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여 부당성이 별도의 요건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해당조항의 문언체계나 입법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한 판단이다. [평석요지] 여기에서 말하는 ‘부당성’이란, 행위 주체와 행위 객체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의 경위와 그 당시 행위 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거래의 규모,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이익제공행위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하여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 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평석] 1. 부당성 요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은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총액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경우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면서, '1.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2.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하여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3. 특수관계인과 현금, 그 밖의 금융상품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4.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즉,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각호에서 정한 행위의 결과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이 귀속되어야 하고, 그것이 부당하여야 한다. 여기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귀속되는 이익의 부당성인데, ‘부당성’이 독자적 요건으로서의 지위를 가지는지, 가진다면 그 의미와 판단기준은 무엇인지 문제된다. 2.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신설 경위 종래 부당지원행위를 금지하는 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는, 사업자가 아닌 특수관계인 개인을 지원하는 경우 공정거래저해성을 입증하기 곤란하여, 총수 일가의 부당한 사익편취행위까지 규제하기는 곤란한 한계가 있었다. 대법원은 2001두6364 판결에서 "제3장에서 대규모기업집단의 일반집중을 규제하면서도 부당지원행위는 제5장의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의 한 유형으로서 따로 다루고 있으며, 변칙적인 부의 세대간 이전 등을 통한 소유집중의 직접적인 규제는 법의 목적이 아니"고, "원고의 이 사건 행위로 인하여 부의 세대간 이전이 가능해지고 특수관계인들을 중심으로 경제력이 집중될 기반이나 여건이 조성될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8월 13일 법률 제12095호로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면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를 신설하였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는 공정한 거래를 저해하는지 여부가 아닌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3. 별도의 요건으로서 부당성 당초 개정법률안 발의시에는 해당 조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제상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로 규정했었다. 그런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위 조항이 내부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총수일가에게 부당하게 귀속된 이익만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며, 그러한 사항에 대한 증명책임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있다는 점 등을 나타내기 위해서, '부당한 이익'이라는 표현으로 수정되었다. 또한 제23조의2 제1항 각호에 해당하면 부당성이 당연히 인정된다는 견해에 의하면 각호의 행위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제23조 제1항 제7호와 제23조의2에 모두 해당한다는 결론에 이르러 이를 구별하여 신설한 입법취지에 반하는바, 입법취지를 살리려면, 제23조 제1항 제7호는 ‘공정거래저해성’을 기준으로, 제23조의2는 ‘경제력 집중’을 기준으로 각각 위법성 판단을 하도록 함이 합리적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입법경위, 입법취지, 규정내용 등을 고려하여 부당성을 별도의 요건으로 판단하였다. 4.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부당성의 의미 및 판단기준 부당성을 별개의 요건으로 보는 경우에 그 의미는, 공정거래법의 목적이 경제력집중 억제에 있는 점,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의 입법경위 및 입법취지가 변칙적인 부의 세대간 이전 등을 통하여 소유집중의 우려가 있더라도 사실상 공정거래저해성을 입증하는 것이 곤란하여 규제가 어려웠던 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신설된 점 등을 참고하여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부당성이란, 이익제공행위를 통하여 그 행위객체가 속한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되거나 경제력이 집중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을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행위주체와 행위객체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의 경위와 그 당시 행위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거래의 규모,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이익제공행위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하여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여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각호에서 금지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에 해당하려면, 각호의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그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이 ‘부당’한지에 대한 규범적 평가가 아울러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여 부당성이 별도의 요건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해당조항의 문언체계나 입법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한 판단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당성의 의미와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상판결에서 제시한 개개의 판단 기준들이 실제 사안에 어떻게 포섭, 적용 될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에서 관련 사례가 축적되면서 구체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인석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공정거래법제23조의2
특수관계인
부당한이익
이인석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2022-07-14
공정거래
행정사건
시장지배력 남용으로서 약탈적 가격인하와 이윤압착 문제
[사건경위] 1. 사실관계 2000년대 초 인포뱅크가 이동통신 3사의 문자 전송서비스를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처음 출시하였고, 이후 수요가 폭증하자, 다른 중소기업들 뿐 아니라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원고 엘지유플러스(LGU+), 원고 케이티(KT) 등 대기업들도 기업메시징서비스 생산공급자 또는 재판매업자로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 신규 진입하였다. 다음카카오는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2014년부터 출시하였다. 기업메시징서비스 대량 수요처는 입찰 방식 등을 통하여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하였고, 원고 엘지유플러스와 원고 케이티는 각자 대형 고객 유치를 위해 개별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을 부가통신사업자들보다 낮게 설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가격설정'), 이로 인해 원고들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영업 부진을 겪었다. 2.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2015년 2월 공정위는 이 사건 관련상품시장을 이동통신 3사의 문자 전송서비스를 이용한 기업메시징서비스로만 정하고, 원고들 각자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는 전제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 사건 가격설정은 이동통신 3사의 전송서비스 가중평균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의한 부당한 경쟁자 배제(즉, 부가통신사업자 배제)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과징금납부명령과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3. 원심판결 2018년 1월 서울고등법원은 통상거래가격은 '효율적인 경쟁자가 당해 거래 당시의 경제 및 경영상황과 해당 시장의 구조, 장래 예측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선택하였을 때 시장에서 형성되는 현실적인 가격'이라고 하고, 공정위가 통상거래가격이라고 주장한 가격이 통상거래가격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없고, 예비적으로 보더라도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다. 4. 대상판결 2021년 6월 대법원은 독점규제법 시행령 제5조 제5항 제1호의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라는 등의 이유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이른바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가격설정은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이윤압착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효과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 판결요지 ] 대법원은 통상거래가격은 비용과는 구별되는 가격의 일종이라는 등의 이유로 ‘통상거래가격에 비하여 낮은 대가로 공급하는 행위’에는 이른바 ‘이윤압착행위’도 포함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인 이윤압착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의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 효과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 평석요지 ] 대상판결의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법리적 혼란만 초래하고 있고, 수직통합사업자의 가격우산 아래 하방시장 경쟁자들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와 이동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적법한 가격경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평석]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에는 시장지배력 존부 및 경쟁제한성 존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련시장 획정 단계에서부터 카카오톡 기업메시징서비스가 제외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설령 관련시장에서 카카오톡 기업메시징서비스가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엘지유플러스에게는 케이티가 유력 경쟁자이고, 케이티에게는 엘지유플러스가 유력 경쟁자이고, 원고들 모두에게 카카오가 유력 경쟁자이고 에스케이텔레콤이 잠재적 경쟁자인 상황에서, 원고들이 각자 단독으로 어떻게 시장지배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인지부터 납득하기 어렵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하나의 관련시장에서 복수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이 각자 단독으로 시장지배력을 형성하여 각자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비교법적 사례는 물론이고 경제학 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히 독창적인 내용이다. 한편 경쟁법상 약탈적 가격인하(predatory pricing) 문제와 가격·이윤압착(price/margin squeeze) 문제는 서로 구별된다. 시장지배력 남용으로서 가격압착은 1940년대 미국에서 처음 문제되었고, 유럽에서는 2000년대부터 이윤압착이라는 용어로 문제되었다. 약탈적 가격인하는 미국에서 1911년 Standard Oil 판결, 이윤압착은 1945년 Aloca 판결에서 최초로 인정된 이래 오늘날까지 양자의 경쟁법상 쟁점이 다르기 때문에 판례와 학설 모두 양자를 구별해왔다. 원래 의미의 이윤압착은 상방시장의 높은 가격설정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고, 하방시장의 낮은 가격만 문제되는 경우는 이윤압착이 아니라 약탈적 가격인하가 문제된다. 이 사건 가격설정은 상방시장에서 높은 가격설정이 아니므로(엘지유플러스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전송서비스 판매가격을 인상시킨 적이 없고, 케이티는 오히려 전송서비스 판매가격을 인하시켰다), 이윤압착으로 볼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가격설정을 이윤압착으로 잘못 전제하였고, 대상판결이 제시한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경쟁법 기본 원리에 비추어볼 때 극히 이해하기 어렵다. 2.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해석론 시장지배력 남용의 하위 유형인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은 약탈적 가격인하로서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될 수는 있으나, 어떤 경우에도 '상방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해석될 수 없으므로 이윤압착으로 해석될 수 없다. 첫째, 가격(이윤)압착이란 '상방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진 수직통합사업자가 (i) 상방시장에서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거나 또는 (ⅱ) 상방시장에서는 가격을 너무 높게 설정하고 하방시장에서는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함으로써 경쟁자가 하방시장에서 존속하는데 필요한 이윤을 없애거나 감소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가격(이윤)압착 문제에서 '너무 높은 가격 또는 너무 낮은 가격'이란 관념은 미국과 유럽에서 소송 목적에서 주장된 것일 뿐, 높은 또는 낮은 가격의 기준에 관한 엄밀한 경제이론이나 객관적 판단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압착 문제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처럼 상방시장에서 거래의무 존부와 하방시장에서 약탈적 가격인하 문제로 나누어 접근해야 가격경쟁이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오판되는 위험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 연방법무부도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link Line 사건 정부 의견서에서 종전 Aloca 판결이 이윤압착의 근거로 제시했던 공정가격과 생존이윤 개념은 너무 모호하고 측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시장경쟁과 소비자후생과 관련성이 없다고 비판하였다. EU법원은 미국과 달리 이윤압착을 독자적인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경쟁제한 오판 위험성을 지적하는 유럽 학자들도 있다. 둘째,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가격으로 계속 판매하고 있다면, 외견상 가격인하 경쟁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경쟁자를 퇴출시키고 신규진입을 봉쇄하여 관련시장을 독점한 뒤 경쟁이 제한된 상태에서 추후에 가격을 대폭 인상시켜 독점이익을 얻기 위한 약탈적 전략의 일환이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를 약탈적 가격인하 시나리오라고 하는데, '손실을 초래하는 가격'을 일반적으로 '비용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하므로,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독점규제법에는 배타조건부거래처럼 동일한 행위 유형이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와 제3조의2 제1항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모두 규정된 경우도 있으므로, '비용보다 낮은 가격'이 불공정거래행위의 하위 유형인 부당염매 조항(독점규제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관련 [별표 1의2] 제3호 (가) 목에 규정되어 있다고 해서, '통상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 3. 부당성(경쟁제한성) 판단기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인한 중장기적 경쟁제한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경쟁제한성 증명 책임을 부담하는 공정위는 애당초 중장기적 경쟁제한효과를 증명한 바 없다. 이 사건 처분 의결서에서 공정위는 "단기적으로는 피심인의 저가 판매행위로 인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됨에 따라 가격인상, 서비스 품질 저하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 우려된다"거나 "피심인은 이 사건 행위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배제된 이후에 기업메시징서비스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이 사건 행위 과정에서 직면했던 손실을 보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제한성을 막연히 주장했을 뿐이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중장기적 가격상승 등 경쟁제한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들이 약탈적 가격인하 담합으로 부가통신사업자를 모두를 퇴출시키고, 카카오는 물론이고 에스케이텔레콤 등과 같은 잠재적 경쟁자의 신규진입을 완전히 봉쇄한 다음에, 가격인상 담합까지 성공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의 성공 가능성은 공동행위에서도 극히 희박하고 단독행위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의 독창적 이윤압착론은 법리적 혼란만 초래하고 있고, 수직통합사업자의 가격우산 아래 하방시장 경쟁자들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여하튼 201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특히 카카오와 이동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고, 이 사건 가격설정으로 경쟁이 제한되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격설정은 적법한 가격경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주진열 교수(부산대 로스쿨)
공정거래
시장지배
독점
기업메시징서비스
주진열 교수(부산대 로스쿨)
2022-06-20
공정거래
행정사건
공정거래법위반행위 종료 전에 조사가 개시된 경우 처분시효 기산점
1. 사안의 개요 공정거래위원회는 2000년 7월부터 2014년 1월까지 기간 중 9개 일본 콘덴서 제조·판매사들이 한국과 다른 나라에 공급하는 알루미늄·탄탈 콘덴서의 공급가격을 공동으로 인상·유지하기로 합의한 행위를 적발하여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이 회사들 중 A사는 공정위의 위 각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와 관련해서 담합회사 중 B사는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하기 전인 2013년 10월 4일 자진신고를 하였고 공정위는 자진신고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8월 11일 30일에 위 처분을 하였다. 한편 위 처분은 공동행위 종료일(2014년 1월경)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에 이루어졌다. 2. 원심판결의 요지 2012년 3월 21일 법률 제11406호 개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은 처분시한에 관해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조사를 개시한 경우에는 조사개시일로부터 5년, 조사를 개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7년"으로 규정하였다{참고로 2020. 5. 19. 법률 제17290호(2021. 5. 20. 시행)로 일부개정된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해당 위반행위의 종료일부터 7년이 지난 경우에는 이 법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제5항은 "제4항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난 경우 이 법에 따른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 1.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위반행위에 대하여 조사를 개시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사개시일부터 5년, 2.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위반행위에 대하여 조사를 개시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위반행위의 종료일부터 7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B사가 자진신고를 한 2013년 10월 4일 이 사건에 관한 조사가 개시되었다고 보고 공정위의 위 처분은 이 조사개시일로부터 5년(처분시한)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종료하지도 않았는데도 처분시한이 진행하여 경과한다는 것은 처분시한 제도의 본질에 반한다", "처분시한 규정의 입법연혁과 개정취지, 처분시한 제도의 본질 등을 종합하면 처분시한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종료한 때에 진행하기 시작하고 이는 위반행위 종료 전에 피고의 조사개시가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시한은 조사개시일이 아닌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5년이므로 공정위의 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상고이유의 요지 원고는 "원심판결은 공정거래법 제49조 제1항 제1호와 제2호의 각 문언과 달리 위반행위 종료 전에 조사개시가 있는 경우의 처분시한을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서 적법한 근거 없이 새로운 법률을 창안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부당하다"는 이유로 상고를 제기하였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에서 정한 처분시효 기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척기간을 의미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두68103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처분시효 제도의 도입 취지 및 법적 성격에 비추어 보면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에서 정한 처분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종료되어야 비로소 진행하기 시작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한 경우의 처분시효를 정한 제49조 제4항 제1호가 적용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 조사를 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조사 개시일을 기준으로 종료되지 아니하고 그 후에도 계속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조사개시 시점 이후에 행해진 법 위반행위 부분은 아직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조사의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한 시점에 조사개시 시점 이후 종료된 부당한 공동행위 전체에 대해서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제재처분의 권한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처분시효의 취지 및 성질에 비추어 보아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개시한 시점을 처분시효의 기산점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와 같이 조사개시 이전부터 계속되어 오다가 조사개시 시점 이후에 종료된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그 위반행위가 종료된 이후에야 공정거래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처분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확정지을 수 있는 사실관계가 갖추어져 비로소 객관적인 조사의 대상에 포함되고 제재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위반행위에 대하여 조사를 개시하여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가 적용되는 경우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한 시점 전후에 걸쳐 계속된 부당한 공동행위가 조사개시 시점 이후에 종료된 경우에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종료일'을 처분시효의 기산점인 '조사 개시일'로 보아야 하고 그 처분시효의 기간은 위 조항에서 정한 5년이 된다. 5. 판결에 대한 검토 본 판결은 '처분시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와 제2호의 관계가 문제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조사개시 이전부터 계속되어 오다가 조사개시 시점 이후에 종료된 부당한 공동행위'의 처분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로 볼 수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특히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하기 전이라도 조사를 개시할 수 있는데 조사가 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반행위가 중단되지 아니한 채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부당한 공동행위자 중 1인의 자진신고가 있는 경우에 그러하다. 그런데 이 경우 공정거래법 제49조 제5항 제1호의 문언대로 '조사개시일로부터 5년'으로 처분시한을 계산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조사개시일로부터 5년'이라는 문언만 강조하여 공정위의 조사개시 이후 위반행위가 종료되지 않았더라도 처분시한 기산점을 조사개시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① 처분시효는 위반행위가 종료한 때에 비로소 진행하기 시작하고 그 위반행위 종료 전에 공정위의 조사개시가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위반행위의 종료 전에 조사가 개시된 경우에도 문언 그대로 '조사개시일'을 처분시효 기산점으로 보아야 한다면 조사개시 이후의 위반행위는 아직 조사가 개시되지 아니한 것이므로 조사개시 이후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사실상 처분시효가 단축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예컨대, 2020년 10월 1일 조사가 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반행위가 2020년 11월 30일까지 계속 유지된 경우 2020년 11월 1일 시점의 위반행위는 2020 년 10월 1일에 조사가 개시되었다고 볼 수 없는데 만약 2020년 10월 1일부터 처분시한이 진행된다고 하면 2020년 11월 1일 시점의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시효는 사실상 단축되는 결과에 이르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대법원 판결도 이러한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는 적어도 2020년 11월 30일 위반행위가 종료되어서야 비로소 조사가 개시되었다고 보는 것이 위 규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② 부당 공동행위자 중 1인의 자진신고가 공동행위 종료 전에 있는 경우 처분시효 기산점을 자진신고일로 보아야 한다면 자진신고를 하지 아니한 다른 공동행위자들에 대한 처분시효는 부당하게 단축되는 불합리가 발생할 수 있다. 대법원 판결도 "(공동행위자 중 1인인) B사가 자진신고 이후 자료를 제출한 2013년 10월 21일을 피고의 조사개시일로 보더라도 그 당시에는 원고의 공동행위가 계속 중이었으므로 그 처분시효가 진행될 여지가 없었다"는 원심판결을 지지하였다. 원고는 '원심판결의 해석이 적법한 근거 없이 새로운 법률을 창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였는데 대법원 판결은 새로운 법률을 창안한 것이 아니라 조사가 먼저 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반행위가 종료되지 아니한 우연한 사정 때문에 조사개시일을 '위반행위 종료일'로 해석한 것뿐이므로 이는 입법취지를 고려한 논리적 법률해석일 뿐이다. 즉 '조사개시일부터 5년'이라는 규정을 판결에 의해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5년'으로 입법 없이 개정한 것이 아니라 조사가 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반행위가 종료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조리상 또는 논리상 '위반행위가 종료된 때에 조사가 개시된 것'으로 해석한 것 뿐이다. 이러한 제반사정을 종합해 볼 때 본 판례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특히 부당한 공동행위 종료 전에 조사가 개시된 경우 '조사개시일 이후의 위반행위에 대한 처분시효'에 관하여 중요한 판단기준을 정립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전부개정된 공정거래법에 의할 경우에도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위 판례가 계속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공정거래
담합
처분시효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2021-03-29
행정사건
행정법규위반에 대한 행정제재의 법리
Ⅰ. 사안의 개요 A법인은 주식회사로서 용인시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공중위생영업자(숙박업자)이다. 위 모텔 508호에서 2018. 11. 25.경 여자 청소년 2명과 남자 청소년 1명이 혼숙하였다. 용인동부경찰서장은 이를 적발하여 2018. 12. 20. 용인시장에게 통보하였다. 위 사건 당시 현장근무자이던 종업원 B와 현장에 있지 않았던 A법인의 대표자 C는 2018. 12. 26. 위 청소년 남녀혼숙을 이유로 한 청소년보호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각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용인시장은 2019. 2. 8. A법인에 대하여 「청소년 보호법」 제30조 제8호에서 금지하는 ‘청소년을 남녀혼숙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 제 1항 제8호, 제11조의 2 제1항에 따라 영업정지 1개월에 갈음하여 과징금 189만 원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Ⅱ. 쟁점 이 사건 위반행위를 이유로 A법인에 대하여 위 법조항을 적용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청소년을 남녀혼숙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숙박업자나 그 종업원이 투숙객이 청소년임을 알면서도 혼숙하게 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이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처분은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할 수 있다(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4두877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8호, 제11조의2 제1항에 따라 공중위생영업자에 대하여 ‘청소년 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 처분을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두1226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숙박업소에서 청소년인 이 사건 투숙객들이 남녀 혼숙한 이상 공중위생영업자인 원고가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8호에서 금지하는 ‘청소년을 남녀혼숙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의 대표자나 그 종업원 등이 이 사건 투숙객들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Ⅳ. 대상판결의 법리오해 대상판결이 원용한, 기존 대법원판례의 판시취지 즉,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중략-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고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ㆍ과실을 요하지 아니하나」 라고 한 판시에서 “위반자”는 행정처분의 대상자인 법령상 책임자를 말하는 것이지 현장에 있던 종업원 즉, 현실적인 행위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님에도, 대상판결은 “위반자”를 현실적인 행위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오해하였다. 대상판결이, 「이 사건 숙박업소에서 -중략- ‘청소년을 남녀혼숙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A법인의 대표자나 그 종업원 B 등이 이 사건 투숙객들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라고 설시한 점에서 이는 명백하다. 기존 대법원판례의 판시취지는, 현실적인 행위자 즉, 종업원이 청소년 남녀혼숙을 (적어도 미필적 고의로) 시킨 경우에, 현장에는 없어서 그 사실을 몰랐던 사업자 즉, 법령상 책임자에게 고의, 과실이 없더라도 행정상 제재 즉 행정처분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대상판결은, 사업자와 종업원이 청소년 남녀혼숙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경우에도 즉, 청소년 남녀혼숙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었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려면 최소한 인식을 전제로 함), 청소년 남녀혼숙 사실 자체만 존재하면 사업자에게 행정처분을 가할 수 있다고 크게 오해하였다. 대상판결은, 청소년보호법 제30조 제8호의 범죄행위의 주체는 “누구든지”이고, 청소년 남녀혼숙에 대하여 행정제재를 가할 때의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8호의 적용 대상은 “공중위생영업자”인 점에 유의하지 않았다. 위 청소년보호법위반의 범죄행위가 성립하려면 법령상 책임자(공중위생영업자)이든 종업원이든 누구든지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고(고의, 과실 등 주관적 불법요소가 없는 행위로 형사처벌받지 않는 것은 췌언을 요하지 않음), 위 범죄행위가 성립하면 “공중위생영업자”는 본인의 고의, 과실이 없더라도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법 규정의 형식,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누군가의 청소년보호법위반(형사책임)이 있음이 전제되어야 공중위생영업자에 대한 행정제재가 가능함은 명백하다. 이것이 기존의 확립된 대법원판례이다. 실질적으로 사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행정제재(영업정지처분, 과징금 부과처분)보다 훨씬 약한 행정질서벌(과태료) 부과에 대하여까지 고의, 과실을 요구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7조). Ⅴ. 기존 대법원판결들의 분석 (1) 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누22173 판결 이 사안은 사업자와 현실적인 행위자가 동일인인 사안으로 보인다. 고의 내지는 인식이 있어야 함을 명백하게 설시하고 있다. 대상판결의 판시취지대로라면, 이 판결 사안에서, 숙박업자가 공중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되어 행정처분을 받거나, 공중위생영업자의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어야 할 것이다. (2)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2223 판결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 제4호에 규정된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행위'위반으로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사업자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되어야 함을 명백하게 설시하고 있다. 이 사안도 사업자와 현실적인 행위자가 동일인인 사안으로 보인다. (3)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4069 판결,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도6032 판결은, 고의(인식)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음식점 운영자가 식품위생법 제31조 제2항 제4호에 규정된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의 형사판결이다. (4)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두5005 판결의 사안은, 현실적인 행위자는 근로자들(버스기사들)이나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2. 2. 1. 법률 제112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위반(임의결행)의 주체로 사업자만 규정되어 있으므로 현실적인 행위자들에게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명백하나 행정법규위반은 되지 아니하고, 사업자는 고의 과실이 없더라도 위 법 제10조 위반이 된다는 취지이다. 어쨌든 현실적인 행위자의 고의에 의한 행위가 존재한다. (5)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두6700 판결의 사안도, 현실적인 행위자는 갑 주식회사의 임직원이고 입찰참가시 임직원이 고의로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 위반의 주체를 사업자(부정당업자)로 한정하였고, 현실적인 행위자를 위반의 주체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한 점에서 대법원 2013두5005 판결의 사안과 구조가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6)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4두8773 판결은, 대부업등록을 한 법인인 당해 사건의 원고회사의 직원이 현실적인 행위자로서 고의가 인정되는 사안이다. (7)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두46175 판결은, 현실적인 행위자인 소외인이, 할부거래법이 필수적인 등록취소사유로 규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요건에 관하여 사전에 고의 내지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되는 사안이다. (8)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두63515판결은, 현실적인 행위자인 농심원 영농조합법인의 임직원의 고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파기환송판결을 하고 있는 사안이다. (9) 대상판결이 원용한 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두12264 판결이 유일하게 대상판결과 유사한 취지의 판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 대법원판결은 대법원이 제공하는 대법원종합법률정보에도 게시하지 아니한 판결이고, 그 이전·이후의 확립된 대법원판례의 판시취지와 상반된 판결로서 전원합의체판결도 아니므로 판례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할 것이다. Ⅵ. 결어 대상판결이, 논란의 여지가 전무한 기본적인 법리를 오해하여, 제대로 적법하게 판시한 고등법원 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은, 법률신문 2020. 4. 2.자 사설에서 지적한 사례 즉, 군형법 제60조의 6의 '군인등에 대한 폭행죄의 특례'를 간과하여 적법하게 판결한 군사법원의 판결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것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이 적극적인 오류를 범한 것이다. 불과 석달만에 대법원의 이러한 잘못이 반복되는 것은 대단히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임호영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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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영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경원)
2020-07-23
정보통신
행정사건
해킹과 인과관계 없는 취약점도 과징금 부과 대상인가
2016년 2,500만 건의 고객정보를 유출 당한 인터파크에게 방통위는 44억 8,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정부가 부과한 과징금액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참고로 민사에서 최대 배상금액을 기록한 소송은 단연 신용카드 3사 개인정보유출 사건이다). 인터파크는 방통위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서울행정법원 및 항소심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했다. 소송에서는 인터파크의 법위반행위와 해킹 간 인과관계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다. 법원은 방통위 처분을 지지하면서 “유출사고가 난 이상 이것과 법위반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본고에서는 이 쟁점에 대해 살펴본다. 인터파크가 당한 해킹의 유형은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공격이다. 이는 해커가 특정 목표 대상을 정한 후 그 허점을 집요하게 노려 침입하는 기법이다. 해커는 인터파크 직원 A의 가족사진을 가지고 화면보호기(SCR 파일)를 만들고 여기에 악성코드를 심어 A에게 이메일로 전송하면서, 마치 A의 친동생이 보내는 것처럼 발신 이메일 주소를 위장하고 동생의 어투까지 흉내냈다. A는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 화면보호기의 확장자가 EXE가 아니라 SCR이라서 A는 별 의심을 하지 않고 첨부파일을 열었을 것이나, SCR 파일도 악성코드 유포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특정 공격을 위해 특별 제작된 악성코드는 백신에도 탐지되지 않는다. 해커는 악성코드를 감염시킨 A의 PC를 거점으로 삼아 DB 관리자 직원 B의 PC에 원격 데스크탑 접속했다. 당시 B가 퇴근한 시간이었는데, 그때까지 DB 서버와의 접속이 유지된 터미널이 B의 PC에 그대로 떠 있었다고 한다. 자동 로그아웃(이하 ‘idle timeout’) 설정이 제대로 안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커는 DB 서버에 손쉽게 침입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 인터파크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바로 이번 사고이다. 정보통신망법의 위임을 받아 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의 내용을 정한 방통위 고시는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idle timeout 설정을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한 법상 의무를 위반하면 그 자체로 과태료, 개인정보 유출까지 되면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부수적으로, A의 PC를 손에 넣은 해커가 인터파크 사내 네트워크를 스캔했더니 업무용 파일서버가 발견되었다. 거기에는 패스워드 장부 엑셀파일이 있었다. 직원들이 수많은 인터파크 서버들의 접속계정을 외우기 어려워 이를 메모해둔 것이었다. 다만, 개인정보가 유출된 DB 서버의 접속 패스워드는 여기에 없었다고 한다. 즉, 패스워드 장부 노출이라는 법위반행위와 개인정보 유출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음이 분명했다. 그런데 방통위는 idle timeout 미설정은 물론 및 패스워드 장부 노출까지 모두 처분원인사실로 삼아 과징금을 부과했다. 인터파크는 행정소송에서 idle timeout 미설정은 APT 해킹의 핵심 원인이 아니다, 나아가 패스워드 장부 노출과 개인정보 유출은 인과관계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인터파크를 패소시킨 1심 및 항소심 법원은 인과관계 자체가 과징금 부과 요건이 아니라고 근거법률을 해석했다. 개정 전 법조문은 “법상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구조로서 '미조치'가 '유출'의 원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명확했다. 이와 달리 2014년 개정된 법조문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 한 경우로서 법상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를 근거로 법원은 '유출'이라는 결과와 '미조치' 행위가 인정되기만 하면 둘 사이의 인과관계는 요구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해킹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즉 ‘인과관계’ 없는 사업자의 위반행위까지 과징금 처분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본 법해석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사료된다. 민사와 형사의 영역에서는 자신의 행위와 인과관계 없는 결과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형법 제17조(인과관계) 및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모두 ‘인과관계’를 법적 책임의 성립요건으로 요구한다. 이것이 법의 대원칙이다. 행정상의 제재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마찬가지이다. 행정상 금전제재는 크게 과징금과 과태료로 나뉜다. 일반론적으로, 단지 절차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질서벌의 일종인 과태료(가벼운 제재)가 부과되는데 그치는 반면, 행정목적을 침해하는 결과까지 야기한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벌의 일종인 과징금(무거운 제재)이 부과된다. 정보통신망법 또한 이 체계에 따라 과태료와 과징금의 각 구성요건이 차등되어 있다. 사업자가 단지 idle timeout과 같은 법상 조치를 불이행한데 그쳤다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받지만(제76조 제1항 제3호), 더 나아가 개인정보 유출(해킹)이라는 결과까지 야기했다면 관련매출액에 비례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제64조의3 제1항 제6호). 해킹을 당했다는 결과에 대해 사업자에게 과징금이라는 법적 책임을 지우려면, 마땅히 사업자의 행위와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이것이 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사료된다(만약 해킹과의 인과관계를 불문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꾼다면 굳이 행정질서벌을 운영할 필요가 없으니 과태료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균형에 맞을 것이다). 이러한 원칙에 부합하도록 개정 전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 제6호는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누출’이라는 형식으로 규정함으로써 미조치가 해킹의 원인을 제공했어야 한다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3. 11. 21. 방통위가 입법예고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에서 “현재 대규모 개인정보 누출 등 침해사고 발생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위반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움” 이라는 이유를 들어 과징금 부과요건 중 ‘인과관계’ 요건을 삭제할 것이 제안되었다. 참고로 이때까지는 개인정보 유출(해킹) 사고에 대해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전력이 없었다(2014. 6. 26. 비로소 첫 과징금 사건인 KT 마이올레 사건의 방통위 처분이 내려졌다). 위 방통위가 제안한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제64조의3 제1항 제6호 개정안은 독자적인 법안으로 국회에 발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대신 2014. 5. 2.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안법안의 일부로서 반영되었다. 그런데 정작 그 대안법안의 의안원문 및 이에 관한 국회 검토보고서, 소관위 회의록 등 가운데 ‘인과관계’ 입증 없이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기재는 어디에도 없다. 즉, ‘인과관계’ 요건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라도 되었는지 의문이다. 참고로 그 당시는 신용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 사실이 2014. 1. 8.자 검찰 발표에 의해 알려진 이래 국회에서 앞 다투어 개인정보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된 시점이어서, 위 대안법안에는 무려 18건의 발의안이 통합되어 있었다(예컨대 300만 원 이하 법정손해배상 규정도 이 때 신설된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의 의도에 ‘인과관계’ 요건 삭제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는 불명확한 측면이 있으며, 만약 진정한 입법의도가 그러했다면 위헌 소지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과징금 부과요건에서 ‘인과관계’를 뺄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요건과 균형이 맞지 않게 된다. 정작 본인의 정보를 유출 당한 이용자는 사업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사업자의 과실과 해킹 간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 행정청은 피해자인 일반 국민들보다 현저히 강력한 조사권한을 가졌음에도 ‘인과관계’ 요건 입증을 생략하고 과징금이라는 공법적 제재를 손쉽게 부과할 수 있어야 하는지, 응보와 억지가 피해배상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가치인지는 심히 의문스럽다. 향후 만약 행정청이 ‘인과관계’ 요건 입증을 생략하고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이번 판결이 해석한 입법의도와는 오히려 반대로,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별도로 인과관계 요건을 입증하는데 곤란을 겪어 이용자 구제에 흠결을 낳을 수도 있다. 한편, 만약 본고의 주장에 따라 ‘인과관계’를 여전히 현행법상 과징금 부과요건으로 해석할 경우, 인터파크 사건에서 두 처분사유와 해킹 사이의 인과관계는 존재하는가. 제1처분사유와 해킹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는 곧 “Idle timeout 조치를 취했을 때 인터파크가 당한 유형의 APT 해킹을 통상 막을 수 있는가”의 문제로 점철된다. 이는 세부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 여지가 있는 문제이다. 인터파크 사건의 경우, 해커가 DB 관리자 B의 PC(관리용 단말기)에 원격 데스크탑으로 접속해보니 마침 B가 퇴근하여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망분리 프로그램 및 DB 서버 접속 터미널이 로그아웃 되지 않고 그대로 떠 있었다. 이와 달리, 위 망분리 프로그램 및 DB 서버 접속 터미널에 최대접속시간이 설정되어 있었고 해커가 B의 PC에 접속했을 때 위 터미널이 로그아웃 된 상태였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해커가 DB 서버에 침입할 수 있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만약 예컨대 해커가 B의 PC에 키로거 등을 용이하게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커로서는 수고스럽더라도 위 PC에 키로거를 심어 내부망 ID·PW 및 DB 서버 ID·PW를 도청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이 경우 idle timeout 조치를 했었더라도 해킹은 막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싸이월드 판결은 DB 서버 계정 ID·PW가 해커에게 이미 도청당한 상태에서 idle timeout 설정은 무용지물이라는 이유로 그 미설정과 해킹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바 있었다. 달리 가정하여, 만약 해커가 B의 PC 제어권한을 완전히 탈취하지 못했거나, 또는 해커의 관점에서 우연히 접속해 본 B의 PC가 DB 관리자의 것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DB 서버 접속 터미널이 idle timeout 되지 않고 그대로 떠 있었던 것이 해킹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셈이므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적어도 두 번째 처분사유와 해킹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DB 서버의 관리자 비밀번호는 문제된 패스워드 장부 엑셀파일에 쓰여 있지 않았고, 해커는 다른 경로로 DB 서버에 침입했으므로, 위 패스워드 장부 엑셀파일이 노출된 것은 DB 서버 해킹의 원인과 무관하다. 해킹과 인과관계 없는 위반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인터파크의 입장에서는 다른 경로로 해킹을 당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해킹의 원인이 아닌 행위에 대해서까지 경한 과태료 대신 중한 과징금을 부과 받게 된 셈이다. 요컨대, 정부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이것을 과징금 부과요건에서 뺀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정부의 역할은 침해사고 원인조사의 실효성을 높임으로써 해킹과 ‘인과관계’ 있는 취약점이 무엇이었는지를 현장에서 밝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고시는, idle timeout과 같은 지엽적인 의무를 나열할 것이 아니라, 로그(Log) 보존 등 사고조사에 꼭 필요한 조치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향후 개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승재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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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전승재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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