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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항고소송에 있어서 국가기관의 원고적격에 관한 비판적 고찰
- 대상판결 :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4두35379 판결 - Ⅰ. 사실관계 및 소송경과 전라북도 B기관장 丁은 2011년 7월 22일 A기관장에 취임한 丙의 인사비리 등을 기재한 문서를 작성하여 감사원 등에 제보하였다. 이에 원고인 소방청장 甲(변경 전 명칭: 소방방재청장)은 이러한 제보행위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2012년 11월 9일 위 丁을 직위해제하고, 이어 2012년 12월 27일 해임처분을 하였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 한다)는 감사원으로부터 A기관장에 취임한 丙이 인사와 관련하여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그 후 이 사건 위원회는 2012년 2월 20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권익위법’이라 하다) 제62조 제7항에 따라 원고(甲)에 대하여 丁에 대한 신분보장조치로서 丁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처분의 취소를 요구하기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乙)은 이 사건 위원회를 대표하여 2012년 2월 22일 원고에게 위 의결내용을 통지하였다. 제1심 법원은 부적법 각하하였으나,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제1심 법원의 판결을 취소하고 제1심으로 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원심과 동일한 입장에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제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국가의 행정기관에 불과하여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이 없는 원고가 제기한 것으로 보아 부적법 각하를 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3. 8. 14. 선고 2013구합7384 판결).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원고가 국가기관에 불과하더라도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가진다고 보아 제1심 판결을 취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3. 12. 13. 선고 2013누47254 판결). 이에 대해 상고심인 대법원은 국가기관의 원고적격을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즉 “제재적 조치를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을 통하여 다툴 수 없다면, 제재적 조치는 그 성격상 단순히 행정기관 등 내부의 권한 행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공권력 행사로서 항고소송을 통한 주관적 구제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기관소송 법정주의를 취하면서 제한적으로만 이를 인정하고 있는 현행 법령의 체계에 비추어 보면, 이 경우 항고소송을 통한 구제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법치국가 원리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이러한 권리구제나 권리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예외적으로 그 제재적 조치의 상대방인 행정기관 등에게 항고소송 원고로서의 당사자능력과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있다.” Ⅲ. 평 석 1. 문제의 제기·국가기관의 원고적격은 허용되는가? 대상판례는 국가기관인 소방청장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피고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치요구에 따라야 할 의무의 주체는 ‘소속기관 등의 장’임이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 행정기관도 예외적으로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 판례의 입장은 타당한가? 대상판례는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원고적격을 인정한 선행판례(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214 판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즉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의 조치요구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국가기관으로 파악하고, 그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법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법률 해석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국가기관이 국가기관(국가)을 피고로 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소송으로서 그 자체가 모순이다. 독일에서는 동일한 행정주체 내부의 기관 사이의 쟁송을 내부기관소송(Insichprozess)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부기관소송은 행정의 통일성을 저해할 수 있고, 법인격 내부의 소송이자 자기 자신에 소송이라고 보고 있다(Hufen, Verwaltungsprozessrecht, 7. Aufl., § 12 Rn. 2).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선행판례의 문제점을 이미 지적한 바 있다{졸고, ‘항고소송에 있어서 국가기관의 당사자능력 및 원고적격: 특히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214 판결의 평석을 겸하여’, 저스티스 통권 제140호(2014. 2), 334면 이하 참조}. 이하에서는 대상판례의 문제점을 개별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2. 자연인으로서 공무원 甲의 원고적격의 인정가능성 상고심인 대법원은 행정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다른) 행정기관의 장인 소방청장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를 공무원의 지위를 가지는 자연인 甲으로 해석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무리한 해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비록 원고는 행정기관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를 가지지만, 그 제재적 조치는 일신전속적 성격을 가질 뿐만 아니라 대체할 수 없다. 甲이 사임하거나 전직한 후 K가 소방청장으로 새로 임명된다고 하여, K에게 甲의 과태료 부과처분이나 벌금형 등이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원고를 행정기관으로 해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제재적 처분이 ‘소속기관 등의 장’에게 부과된 것으로 보아 행정기관(국가기관)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이는 그러한 행정기관의 책임자인 공무원 甲에 대한 제재적 처분일 뿐이다. 이 사건의 근거법인 부패방지권익위법 제62조에는 부패행위의 신고자에 대한 신분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신고자는 신고 등으로 인해 소속기관·단체·기업 등으로부터 징계조치 등 일정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당하였거나 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불이익처분의 원상회복·전직·징계의 보류 등 일정한 신분보장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동조 제2항).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조사에 착수하여 그 결과 요구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러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자에 대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로조건상의 차별을 한 자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분보호 조치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제재적 조치에는 ‘징역’과 같은 자유형도 포함된다. 대법원의 논리대로 과태료뿐만 아니라 ‘징역형’과 같은 자유형을 국가기관에 대해 부과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 밖에 대법원은 이러한 소송이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으로 다투어야 할 사항이나 현행법상 기관소송이나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고소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관계 법령에서 허용하지 않는 권리구제수단을 법원이 해석론으로 허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나아가 대법원은 현행 행정소송법에서 행정청에 피고의 지위를 인정한 것이 당사자능력의 인정을 당연히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행정청에 피고적격을 인정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며, 이는 소송수행의 편의를 인정한 것이지 행정청에 당연히 당사자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3. 결론 이 사안에서 행정기관의 장을 맡고 있는 소방청장을 자연인으로 파악할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甲에 대해서는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이 쉽게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에서는 소위 내부기관소송에서 시장의 해임이나 지방의원의 제명 등에서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다. 행정기관의 책임자도 개인의 권리와 관련된 경우에 예외적으로 독일 행정법원법 제61조 제1호의 ‘자연인’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Schmidt Glaeser/Horn, Verwaltungsprozeßrecht, 15. Aufl., Rn. 91 참조). 대상판결에서도 원고를 국가기관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공무원으로서의 甲의 원고적격을 인정하면 충분하다. 또한 이 사건 위원회의 ‘조치요구’나 ‘통지’도 국가 내부의 행위로서 행정처분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원고를 행정기관의 책임자로서 공무원 甲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해당 ‘조치요구’를 행정처분으로 판단하기가 보다 용이해 진다. 근래에 들어와서 대법원은 예외적 성격의 판례를 확대하거나 은연중에 이를 일반화하는 사례도 있다. 향후 행정법학과 행정소송의 이론적 기초 위에서 보다 신중하고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정남철 교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국가기관
원고적격
국민권익위원회
신분보호
정남철 교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2018-10-22
행정사건
행정청의 재량과 판단여지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 Ⅰ. 사실관계 및 소송경과 원고는 서울에서 OOO안과를 운영하면서 눈미백수술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2010년 3월 23일 눈미백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민원제기 등을 함에 따라 그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신의료기술평가를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안과, 성형외과, 연구방법론 전문가 등 총 7인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술의 안정성·유효성을 평가하도록 하고, 2011년 2월 25일 위 평가결과를 토대로 최종심의를 하였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2011년 3월 3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눈미백수술이 안정성이 미흡한 의료기술이고,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원고에게 눈미백수술의 중단을 명하였다. 원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중단명령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판결(서울행정법원 2012. 2. 22, 2011구합17233)을 받았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서울고법 2013. 8. 30, 2012누921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고하였으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대법원 2016. 1. 28, 2013두21120). Ⅱ.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2항, 제59조 제1항의 문언과 체제, 형식,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목적 등을 종합하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는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서 정한 지도와 명령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행정청이 어떠한 종류와 내용의 지도나 명령을 할 것인지의 판단에 관해서는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나 신의료기술의 시술로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고도의 의료·보건상의 전문성을 요하므로, 행정청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목적에서 의료법 등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에 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행정청이 전문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등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닌 이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Ⅲ. 평석 의료법 제53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54조에 따른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의료법 제59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법률요건에 “안전성·유효성” 및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라는 불확정법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지 또는 이와 구별되는 개념인 ‘판단여지’가 인정되는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특히 독일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행정재량은 법률효과에 가능규정이 사용된 경우뿐만 아니라(효과재량),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인정되었다(요건재량). 그러나 전후(戰後) 실질적 법치국가의 구축과정에서 판례와 학설은 행정재량을 축소시키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시도는 특히 법률요건 부분에서 행정재량을 부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재량이란 법률효과 부분에 가능규정을 두어 2개 이상의 동가치적인 행위사이에 선택권을 부여한 경우에 주어지며, 법률요건 부분에서 사용되는 불확정법개념은 하나의 올바른 해석과 적용만을 허용하고, 이것은 완전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관철되었다. 법률요건에 부여되는 요건재량은 불확정법개념의 구체화 과정이며 이는 단순한 인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인식의 영역에서는 법률효과의 영역과는 달리 어떠한 선택이 있을 수 없으며, 단지 하나의 올바른 판단만이 존재한다. 불확정법개념의 적용에 있어서 법적·사실적 문제는 그 시대의 사회, 경제, 문화, 기술분야의 평균적이고 지배적인 견해에 따라 충분하게 특정화된 내용으로 구체화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행정청에게 판단여지가 부여될 수 있는바, 이는 행정재량과 상이한 논리적 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여지이론은 전후 독일의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 발전 되었는바(이에 대하여 상세히는 정하중, 행정법의 이론과 실제, 191면 이하), 오늘날 다수설인 판단수권설에 따르면 행정청의 판단여지는 불확정법개념의 포섭과정에서 주어진다. 확인된 사실관계가 법률요건을 충족시키는지 여부는 인식작용으로서 하나의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경우에 ‘안정성·유효성의 인정’과 ‘안정성·유효성의 부정’의 두 가지 판단이 동시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둘 중에 하나의 판단만이 옳으며 또한 허용되는 것이다. 포섭에 있어서 하나의 올바른 판단에 대한 최종적 인식의 권한은 일반적으로 법원에게 주어지나,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는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 경험, 행정조직의 구성 등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행정청에게 마지막 인식의 권한이 부여된다는 것이 판단여지의 이론의 핵심이다. 행정청은 유일하게 적법하다고 판단되는 결정에 도달하기 위하여 주어진 법률요건의 의미를 철저히 파악하여야 하나 한계적인 상황에서는 의심이 발생할 수 있다. 판단여지란 그 의심이 근거가 있고, 행정청에 의하여 내려진 결정이 타당하다면 법원이 행정청의 판단을 적법하다고 수인하는데 있다. 독일의 실무에서 판단여지가 인정되는 대표적인 경우들로 ① 비대체적 결정, ② 합의제 행정기관의 구속적 가치평가, ③ 예측결정, ④ 행정정책적인 결정 등이 있다. 판단여지가 인정되어 사법심사가 제한되는 경우에 있어도 법원은 ① 합의제 행정기관이 적법하게 구성되었는지 여부, ② 법에서 규정된 절차의 준수여부, ③ 일반적으로 인정된 평가기준이 준수되었는지 여부, ④ 사안과 무관한 고려 내지는 자의성 개입 여부에 대하여 심사를 하여야 하며, 이러한 한계를 넘는 경우에는 행정청의 결정은 위법하게 된다(정하중, 행정법개론, 11판, 176면) 우리 판례는 지금까지 법률효과에 가능규정이 사용된 경우뿐만 아니라(대판 1994.10.11, 93누22678 ;2002. 11. 8, 2001두1512), 대상판결과 같이 법률요건에 불확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행정재량을 인정하고(대판 2000. 10. 27, 99누264 ; 2005. 7. 14, 2004두6181) 재량의 일탈·남용의 법리에 의하여 사법통제를 하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법이론적 관점에서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재량의 일탈·남용 법리는 법률효과의 선택과 관련하여 발전된 재량의 하자이론으로서, 법률요건의 포섭과 관련하여 적합한 통제기준이 될 수 없다. 법률요건에 포섭은 하나의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하는 인식작용으로서, 여기서는 재량의 일탈·남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의 판단이 판단여지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심사대상이 되는 것이다. 법률요건에 행정재량을 부인하고 아주 한계적인 상황에서만 판단여지를 인정하게 된 배경은 재량이 광범위하게 행사되어 행정권한이 남용되었던 시대에 대한 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독일에서 부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판단여지설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정치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지 않은 사법부가 지나치게 행정을 통제함으로써 행정이 활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주된 논거로 하고 있으나,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그나마 위에서 언급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된 판단여지를 기본권보호의 관점에서 더욱 제한하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법률효과뿐만 아니라 법률요건에도 재량을 인정하는 법리는 결과적으로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하게 되어,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도’를 발생시킨 원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판례는 대상판결과 같이 재량의 일탈과 남용을 개념적 구별 없이 함께 나열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련 처분이 재량의 일탈에 해당하는지 남용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재량의 일탈, 남용 및 해태는 재량의 하자의 별개 유형으로서 향후 엄격하게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정하중(서강대 로스쿨 명예교수)
눈미백수술
신의료기술
행정재량
정하중 명예교수 (서강대 로스쿨)
2017-08-29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이익소각 대가가 의제배당이고 소득금액 계산시 소각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는지 여부
- 서울고법 2016. 10. 5. 선고 2015누67474 판결, 대법원 2017. 2. 23.자 2016두56998 판결 - 1. 사실관계 원고 설립 당시 甲외국법인은 1531억5947만5978원을 출자하여 보통주 100만1주(지분율 50%, 1주당 취득가액 15만3159원)를 취득하였고, 원고는 2008년 12월 23일, 2009년 4월 13일, 10월 7일 보통주 176만4000주를 균등 이익소각하면서 甲외국법인에게 그 중 50% 지분인 88만2000주(이하 ‘쟁점주식’)의 소각대가(1주당 소각가액 15만원, 15만2400원, 15만2200원)로 합계 1336억1500만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쟁점주식의 소각대가로 甲외국법인에게 지급한 금액이 그 취득가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구 소득세법(2009. 12. 31. 법률 제98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3호의 의제배당소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가 쟁점주식의 소각과정에서 자본감소 없이 주식 수만 감소시켰고, 이익잉여금을 원천으로 소각대가를 지급함으로써 사실상 배당소득이 발생하였다고 보아 구 법인세법(2009. 12. 31. 법률 제98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3조 제2호 및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원고에게 법인세를 경정·고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가. 제1심 서울행정법원 2015. 10. 29. 선고 2015구합61580 판결 제1심은 자본감소를 수반하지 않는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법’) 제343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이익소각의 경우 주식소각 전후의 자본과 주주의 주식소유비율 등 잔존주식의 실질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甲외국법인은 잔존주식을 통해 투자원본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의제배당 소득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이하 ‘쟁점조항’)의 당해주식 취득을 위해 소요된 금액 또한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쟁점주식의 소각대가는 그 전부를 의제배당소득으로 볼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나.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6. 10. 5. 선고 2015누67474 판결 및 상고심 대법원 2017. 2. 23.자 2016두56998 판결 항소심은 이익소각의 방법으로 쟁점주식을 소각하고 그 대가로 지급한 금원은 의제배당에 관한 쟁점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하고, 쟁점주식의 소각대가 중 주주가 당해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소요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의제배당소득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하였다. 3. 평석 가. 이익소각 대가가 의제배당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익소각의 방법으로 쟁점주식을 소각하고 그 대가로 지급한 금원은 의제배당에 관한 쟁점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익소각이 자본감소(정확하게는 자본금 감소)를 동반하지 않더라도 구 상법이 이를 주식소각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고, 쟁점조항이 ‘주식의 소각이나 자본의 감소’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주식의 소각에 이익소각이 포함됨은 규정의 문언상 명백하다. 만일 입법자가 이익소각을 의제배당이 아닌 현금배당과 동일하게 취급하고자 하였다면 쟁점조항 중 주식의 소각이란 문언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주식소각과 자본감소는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구 상법상 자본감소 없는 주식소각이 가능하고 주식소각 없는 자본감소도 가능한데, 위와 같이 주식의 소각이나 자본의 감소라고 규정한 것은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익소각과 자본감소는 그 재원이 잉여금과 자본금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회사의 순자산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고, 특히 소득자인 주주 입장에서 소유하던 주식이 소각되는 대신 그 대가를 받는 것으로서 경제적 효과가 동일하다. 나. 소각되는 당해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 쟁점주식의 소각대가 중 주주가 당해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소요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만을 의제배당소득으로 봄이 타당하다. 쟁점조항은 주식소각의 대가 전액을 의제배당으로 보지 않고 여기에서 소각되는 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본감소가 동반되지 않는 이익소각의 경우에도 쟁점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이상 소각되는 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익소각의 경우 다른 취급을 할 특별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익소각의 경우 자본금은 감소하지 않지만 회사의 현금자산(이익잉여금)이 외부로 유출됨으로써 전체 주식의 순자산가치는 감소하고, 주주도 소각되는 보유주식만큼의 순자산가치를 상실하게 되므로, 주주의 입장에서 이익소각 전후로 보유하는 주식의 실질에 변동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불균등소각이 아닌 균등소각이기 때문에 그 주식소유비율이 유지된다는 이유만으로 달리 볼 수도 없다. 피고는 이익소각의 경제적인 실질이 현금배당과 동일하다고 주장하나, 이익소각의 경우 그로 인하여 주주의 보유주식이 절대적으로 소멸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소멸이 없는 현금배당의 경우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 현금배당의 경우 주식의 취득가액이 공제되지 않지만 현금배당 이후 주주가 보유주식을 양도하면 그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전체 보유주식의 취득가액이 공제되게 된다. 한편, 이익소각의 경우 이익소각 당시 소각되는 주식의 취득가액을 공제하더라도 이익소각 이후 주주가 나머지 보유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소멸한 주식에 관한 취득가액은 공제될 여지가 없다. 구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가 ‘법인의 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함으로써 취득하는 주식의 가액’을 의제배당으로 보면서 이때에는 취득가액을 공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의 경우 주주가 새로이 무상으로 신주를 교부받게 되므로(구 상법 제461조) 이를 의제배당으로 본다는 것이어서 여기에 취득가액의 공제를 고려할 여지는 없다. 판례 역시 자산재평가적립금 등의 전입으로 무상으로 교부받은 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 쟁점조항의 의제배당 소득금액 계산에 관하여 ‘소각 등에 의하여 감소된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실제로 지출된 금액’을 소각대가 등에서 차감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1992. 2. 28. 선고 90누2154 판결,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7두10211 판결 등 참조). 다. 검토 이 사건은 원고가 다른 자산을 보유한 예를 들면 오히려 답은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원고가 전 세계에 2장밖에 없는 우표를 각 1억원씩 2억원에 취득하여 보유하다가 그 중 1장을 9000만원에 매각함과 동시에 소멸된 경우를 예를 들면, 피고는 이때 잔존우표의 가격이 2억원으로 상승하여 투입원본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므로 9000만원 전부가 이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매각·소멸된 우표만으로 볼 때 1억원에 구입하여 9000만 원에 매각하였으니 1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고,향후 잔존우표를 2억원에 매각하게 된다면 그때 1억원의 이익에 대하여 과세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의제배당과 관련하여 보면 우표의 매각·소멸시를 기준으로 경제적 실질에 따라 잔존우표의 가치상승을 고려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여기서 우선 잔존우표의 가치상승이 2억원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는 점, 투입원본이란 근거가 없는데다가 매입과 매각이 반복되는 경우 투입원본의 특정이 어렵고, 세법상 자산인 각 우표 개별적으로 그 손익판단을 하여야 하는 점, 만약 잔존우표를 1억원에 매각한다면 원고로서는 결국 우표를 2억원에 취득하여 1억9000만원에 처분함으로써 1000만원의 손해를 입었음에도 수익을 얻은 것처럼 과세되는 점, 반면 잔존우표를 2억원에 매각하더라도 세법상으로는 최초 매각·소멸된 우표의 취득가액을 반영해줄 방법이 없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대상판결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대상판결은 주주총회의 이익소각 결의에 따른 이익소각은 구 소득세법상 주식소각으로서 이익소각의 대가는 의제배당에 해당할 뿐 현금배당 결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나아가 그 이익소각에 따른 의제배당 계산 시 소각된 당해주식의 취득가액은 공제되어야 한다고 최초로 판시함으로써, 특히 단체법 관계에 있어서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을 제한하고 엄격해석원칙을 적용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주주총회
이익소각
의제배당
소득세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7-08-08
행정사건
평생교육원 설치 신고에 대한 행정청의 실질적 심사권의 인정 여부
Ⅰ. 사안의 개요 침구사 K가 설립한 비법인사단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통침뜸평생교육원’을 설치하고 2012년 12월 27일 관할청인 서울특별시 동부교육지원청에 ‘침·뜸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 신고를 하였다. 위 교육지원청 교육장인 피고는 2013년 1월 31일 ‘침, 뜸 등의 교육과정은 대학의 정규 의료 관련 교육과정으로 평생교육법의 취지와 맞지 않고, 고등교육법에 의한 교육기관에서 다뤄지는 의학 관련 학습이 평생교육시설에서의 교습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사유로 원고의 신고를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평생교육시설 신규 신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Ⅱ. 판결 요지 1. 1심 및 원심 판결의 요지 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 이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신고서 기재 내용이나 운영 규칙에서 정하도록 강제하는 내용, 실질적 심사권한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평생교육시설 신고를 통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점,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은 원격평생교육시설과 달리 설립 주체의 제한이 있고, 신고 내용을 검토할 필요성이 크며, 탈법적인 형태의 교육시설이 설립될 경우 그로 인한 폐해가 큰 점을 고려 할 때, 신고를 받는 행정청에게 실질적 심사권한이 있다. 그리고 침·뜸 교육과정은 고등교육법 등 다른 법령에 따라 제한되는 점, 수강생의 의료법 위반 행위를 전제하고 있어서 설립목적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하지 않은 점, 강의 과정에서 실습을 예정하고 있어 강사의 실습행위 자체가 의료법 위반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침·뜸 교육과정을 평생교육시설에서 교육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반려 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이었다.’(서울행정법원 2013. 11. 21. 선고 2013구합53158 판결) 이에 대해 항소심인 원심은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1심의 판시이유에 덧붙여 원고가 제출한 강사들의 학력 및 경력 등에 비춰 볼 때 이 사건 평생교육시설에서 의료법 위반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 이 사건 교육과정의 내용상 의료법 위반에 이를 소지가 있는 점이 이유로 추가되어 있다(서울고등법원 2014. 9. 5. 선고 2013누52294 판결). 2.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두42179 판결; 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의 요지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 환송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원격평생교육을 실시하고자 하는 자의 신고는 실체적 사유를 들어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5두1178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구 평생교육법 및 동법 시행령에 의하면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을 설치·운영하려는 자의 구체적 신고 절차 등 또한 원격평생교육시설을 설치·운영하려는 자의 신고절차를 준용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의 신고와 원격평생교육시설의 신고를 다르게 볼 특별한 규정도 없으므로 피고는 신고의 형식적 요건이 구비된 이상 신고를 수리해야 하고, 실체적 사유를 들어서 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이유로서는 보기 드문 가정판단이 추가되어 있다. 무면허 의료 행위를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침·뜸의 원리와 시술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 자체가 평생교육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으며, 침·뜸에 대한 교육과 학습 기회 제공을 일률적·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행정청에게 실질적 심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신고에 실체적 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반려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Ⅲ. 대상판결의 평석 본 사안의 핵심 쟁점은 이 사건 신고에 대하여 행정청에게 실질적인 심사권이 있는지 여부이다. 대상판결은 원격평생교육시설에서의 신고에 대해 행정청이 형식적 심사권만을 갖는다는 점(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5두11784 판결)을 전제로,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에서의 신고 또한 행정청에게 형식적 심사권만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원격평생교육시설에 관한 판결에 근거하여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에 관한 사안을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비록 평생교육법 등 관계법령에 원격평생교육시설과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을 다르게 보아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을지라도, 두 시설은 그 성격과 평생교육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동일하게 볼 수 없는 시설임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평생교육시설은 정보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원격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에 일방향적 교육만 이루어지는 반면에,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은 특정한 시설 내에 교육생들을 모아 교육하는 것으로서 단순한 강의 외에도 토론, 실험, 실습 등 다양한 방식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의 경우에는 시설, 실험·실습 장비의 안전 관리, 교육생에 대한 보호 등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평생교육법 제36조 제1항은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에 관하여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공공시설 및 민간시설 등 유휴시설을 활용하여 해당 시민사회단체의 목적에 부합하는 평생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시민사회단체의 목적에 부합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원격평생교육시설은 이러한 목적이나 취지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결국 대상판결은 원격평생교육시설과 시민사회단체 부설 평생교육시설이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가정판단을 하는 오류를 범하였다고 본다. 그리고 원격평생교육시설 신고에 대해 행정청이 형식적 심사권만을 갖는다는 대상판결의 전제 자체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5두11784 판결은 원격평생교육과정 중 신고를 요하는 경우와 요하지 않는 경우를 비교할 때 ‘학습비’의 수수 외에는 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평생교육과정이 유상으로 실시될 경우 위법 또는 부정한 행태로 진행되거나 평생교육의 취지가 퇴색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유상 교육과 무상 교육은 심사에 있어서 전혀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 평생교육법도 이러한 취지에서‘학습비’를 받는 경우만을 신고대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위 판결에서 판단기준으로 삼은 구 평생교육법(2007. 10. 17. 법률 제86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는 평생교육시설의 범주에서 ‘학교교과교습학원’을 배제하고 있지 않았으나, 2007년 12월 14일 개정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평생교육법 제2조 제2호 나목은 평생교육기관의 범주에서 ‘학교교과교습학원’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 위와 같이 평생교육법 규정이 개정된 이유는 학교교과교습학원의 설립 시 평생교육시설로 신고함으로써 행정청의 인가 제한을 우회적으로 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신고인이 설립하고자 하는 평생교육시설이 학교교과교습학원에 이를 정도라면 단순히 신고 대상이 아니라 관계 규정에 의하여 인가를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고 평생교육시설로 신고할 경우 해당 관계법규 위반이 되므로 행정청은 평생교육시설의 신고에 대하여 거부 처분을 내려야 한다. 결국 신고인의 관계 법령의 인가 제한에 대한 회피·잠탈 시도를 행정청이 적발하여 제재하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시설 신고에 대하여 실질적 심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대법원이 “행정청이 원격평생교육시설 신고에 대해 형식적 심사권만 갖는다”고 판시할 당시 평생교육법의 관련 규정이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은 5년 전의 판단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평생교육법의 이 부분이 개정편 교육환경의 사회적 배경을 간과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이 실질적 심사권의 존부에 관하여 부정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실질적 심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 건의 경우에는 실체적 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가정적인 판단을 해 놓은 부분도 아쉬운 면이 있다. 대법원의 명백한 입장천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고 옹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면관계로 이 부분은 이 정도로 줄인다. Ⅳ. 결 어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대상판결에는 잘못된 가정판단과 법률 개정의 교육환경적 문제를 간과한 아쉬움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의 판단은 최고법원의 판결로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원격평생교육시설
시민사회단체
평생교육
2017-01-16
행정사건
대형마트 영업제한
대법원 2015. 11. 19. 선고 2015두295 Ⅰ. 대상 판결 1. 사실관계 피고 동대문구청장은 2012. 11. 14. 원고 롯데쇼핑, 이마트 등에 대하여 그들이 운영하는 동대문구 내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정하고,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 처분은 2012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 2 유통산업발전법(2013. 1. 23. 법률 제116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2조의 2 ①시장· 군수·구청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영업시간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 ②영업시간 제한은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범위에서 할 수 있으며, ③의무휴업일 지정은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할 수 있고, ④위와 같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에 필요한 사항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에 기한 것이다. 1심 서울행정법원은 위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하여 원고들이 항소하였고, 2심 서울고등법원은 위 영업제한이 위법한 처분이라며 1심을 취소하여 피고 측이 다시 상고한 사건이다. 2.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12.12. 선고 2013누29294 사건 판결 요지 원심은, 원고들 운영 대규모점포는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점원이 제품의 양을 덜거나 계량하여 포장해주고 있고, 제품을 즉석에서 가공?손질하여 제공하고 있는 등의 영업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 대규모점포 내에 임대매장이 입점 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병원, 미용실, 식당 등 서비스 용역을 제공하는 매장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토대로,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이 되는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에 해당하려면 대규모점포가 형식상 대형마트로 등록되어 있음은 물론, 점포의 실질이 법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하여야 함을 전제로, 원고 대규모점포는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의 집단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용역제공 장소 부분은 그 성격상 용역의 제공 장소일 뿐 상품을 소매하는 대규모점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대규모점포 내에 입점 된 임대매장들에 대해 피고가 처분사전통지, 청문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행정처분 절차상 하자가 있다. 마지막으로, 피고가 처분을 함에 있어서, 공?사익의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함으로써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해태하였고,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 침해 등 불이익이 처분에 의해 달성되는 공익보다 중대하여 비례원칙을 위반하였으며,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S) 및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의 시장접근 제한금지 조항을 위반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3. 대법원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요지 대규모 점포가 그 형식상 대형마트로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는 이상, 대규모점포에 속한 임대매장 등 개별 점포의 실질을 따로 살필 것 없이 대규모점포는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인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에 해당하고, 그에 따라 원고들이 직영하는 준대규모점포도 그 처분요건에 해당하게 된다. 또한, 대규모점포 중 임대매장이 존재하더라도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의 상대방은 오로지 대규모점포 개설자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절차도 원고들을 상대로 거치면 충분하고, 임차인을 상대로 별도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나아가, 비례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조항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의 규제가 일반적?통상적 시장상황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공익 목적 달성에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 규제입법에 해당하고, 행정청에게는 매우 제한된 범위 내에서 규제 수단의 선택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청은 대체로 유사한 내용의 규제에 이를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들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해태한 위법, 이익 형량에 관한 비례원칙 위반 등의 위법,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및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등을 위반한 위법이 없다. (2) 소수의견 요지 대형마트 개설 등록의 범위와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의 범위를 반드시 일치시킬 필요는 없고,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는 대규모점포 개설자 등의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침익적 처분이므로 그 근거 규정을 엄격히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대형마트 내 용역제공 장소는 대형마트 개설자가 아닌 중소상인들에 의해 임대매장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형마트 개설자와는 달리 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은 '대형마트로 등록된 대규모점포'의 매장 중 상품판매 장소라고 봄이 타당하고, 용역제공 장소에 대하여는 그 실질이 상품판매 장소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이를 상품판매 장소와 마찬가지로 규제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그 규제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행정청이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상품판매 장소와 함께 용역제공 장소까지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의 대상으로 모두 삼았다면, 이를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처분은 규제의 대상 내지 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Ⅱ. 대상 판결에 대한 평석 1. 쟁점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법률적 쟁점은 처분대상의 오인 여부, 절차상 하자,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 등 3가지이다. 그 중 처분대상의 오인여부와 절차상 하자 문제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와 관련하여 내부에 입점한 임대점포도 대형마트와 동일하게 영업규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즉, 대형마트의 개설자가 아닌 임대점포는 영업규제를 통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중소유통업자로서 그 규제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임대점포 측과 그 배후의 대형마트의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서는 임대점포 역시 대형마트에 입점하여 있는 이상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소상공 사이에서 고민하던 지자체가 결국 이들을 포함하여 규제하기에 이르렀고, 원심은 이를 위법하다고 보았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당한 것이다. 2. 검토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논거에서 영업제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다. 먼저, 임대점포 제외 여부와 관련하여, 법상 지자체장에게 부여된 재량의 범위는 영업시간 범위와 의무휴업일 지정에 관한 것일 뿐, 대형마트는 그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그 제한대상을 임의로 구분할 할 수 없다고 보아 법규에 '대형마트의 전부나 그 일부에 대하여'라고 규정하지 아니한 이상,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 영업제한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리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다. 만약 임대점포를 제외하면 대기업으로서는 임대점포 형식을 취하여 실질적으로 영업규제를 회피할 수 있으며, 임대점포주가 중소유통업자라고 하더라도 대형마트에 입점하여 있는 이상 그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재량권의 일탈·남용여부와 관련하여, 대형마트에 대해 밤 12시 이후에는 영업하지 말고, 한 달에 이틀을 쉬라는 정도의 제한만으로는 비례원칙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이는 외국과 다른 우리나라의 특이한 사정을 감안한 것으로서, 자영업자 비율이 미국은 6.8%, 독일과 일본도 각 11%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8%나 되고, 생활밀착형 업종의 인구 천 명 당 업체수도 미국의 10배 이상으로 이미 과도한 경쟁 중인 상황에서 몇몇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SSM은 이들 자영업자에게 생존의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대형마트가 창출하는 고용이나 창업효과는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통시장과 주변 상권 파괴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감안하면 고용 측면에서 대형마트 진출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곧 빈곤층의 증가를 의미하여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의 근원이 되는 세금은 줄고, 의료·실업 등 복지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결국, 다수의견이 설시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으로서 이익형량이란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다. Ⅲ. 결론 이상의 엇갈린 판결은 대형마트의 임대점포를 둘러싼 법해석에 관한 것으로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등 중소유통업의 보호라는 정책을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 방식으로 실현함으로써, 보호받는 업자와 보호받지 못하는 업자가 나뉘게 되고, 이는 곧 영업규제의 범위로 이어져 그에 관해 원심과 대법원 상호간에 서로 다른 법해석을 한 것에 기인한다. 이와 같이 서로 다른 법해석을 한 이유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체계적이지 못한 업태 분류와 그 기초가 되는 매장의 정의 등 기본적으로 고민하여야 할 부분이 여전히 정리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란 의견이 많은바, 다시 한 번 체계적인 매장의 정의를 비롯하여 소매업태의 분류 등의 정비작업이 조속히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동지; 김천수, '대형마트의 임대점포가 영업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유통법연구, 2014. 8, 70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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