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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전원일치로 이상민 장관 탄핵 기각… “헌법상 의무 위반 없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책임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아 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심판 청구가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됐다. 국회가 올해 2월 8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의결한 날로부터 167일 만이며,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9일 만이다. 헌법재판소(소장 유남석)는 25일 오후 2시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2023헌나1)을 재판관 9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탄핵은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된다. 이번 탄핵 심판 사건은 헌정사 최초로 국무위원인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첫 탄핵 심판 청구 사건이었다. 탄핵 심판은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직무 정지 상태였던 이 장관은 즉시 장관 직무에 복귀했다. 헌재, "탄핵 사유 안 된다" 이 장관은 다중밀집으로 인한 인명피해 사고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전 재난예방 조치와 △사후 재난대응 조치 의무를 위반했고, △참사 발생 이후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 하지만 헌재는 이 3가지 사유 모두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사건 참사는 어느 하나의 원인이나 특정인에 의해 발생하고 확대된 것이 아니라, 종래 재난안전법령상 주최자 없는 축제의 안전관리 및 매뉴얼의 명확한 근거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고, 각 정부기관이 대규모 재난에 대한 통합 대응역량을 기르지 못했으며, 재난상황에서의 행동요령 등에 관한 충분한 홍보나 교육, 안내가 부족했던 점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여서 규범적 측면에서 그 책임을 피청구인에게 돌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탄핵심판 절차는 공직자의 직무수행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데 본래의 목적과 기능이 있으므로, 피청구인이 재난관리 주무부처의 장인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재난대응의 미흡함을 이유로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규범적 심판절차인 탄핵심판절차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의 관점에서 피청구인이 재난대응기구의 설치, 운영 및 재난관리 총괄, 조정 등에 관한 재난안전법과 공무원의 성실의무 등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행안부장관의 재난대응 역량 강화 노력 필요성 강조 다만 헌재는 "피청구인은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정책의 수립, 총괄, 조정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의 장이므로 국민이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일상적이고 개방된 공간에서 발생한 사회재난과 그에 따른 인명 피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피청구인은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 대규모 재난의 대응과 관련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 사건 참사의 예방 및 대비, 사후 대응 과정에서의 미흡함을 반성해 정부의 재난대응 역량을 보다 강화하고 전반적인 재난대응 체제의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책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참사로 피해자와 유족이 겪는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진정한 회복을 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 우리 헌법 전문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의 재해 예방 및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34조 제1항, 제6항에 따른 국가기관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별개의견도 반면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피청구인의 사후대응이 헌법상 기본권보호 의무와 재난안전법상 개별적, 구체적인 의무 위반에 이르지 않은 점에는 동의하지만, 피청구인의 사후대응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에는 해당한다"며 "피청구인의 참사원인, 골든타임에 관한 발언과 재난관리주관기관에 관한 일부 발언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별개의견을 냈다. 다만 이들 재판관은 "피청구인의 법률 위반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나 해악의 정도가 중대하여 피청구인에게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정미 헌법재판관도 "피청구인의 사후 발언 중 이 사건 참사원인, 골든타임에 관한 발언과 재난관리주관기관에 관한 일부 발언 부분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만, 품위유지의무 위반만으로는 그 법 위반행위가 중대해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상민장관
탄핵
이태원
이용경 기자
2023-07-25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합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0일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허경영 국민혁명당 명예 대표, 일반 유권자 등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443 등)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의석 배분 조항에 대해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므로, 입법형성권을 갖고 있는 입법자는 우리나라 선거제도와 정당의 역사성, 우리나라 선거 및 정치문화의 특수성 등을 종합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합리적으로 입법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헌법에 명시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과 자유선거 등 국민의 선거권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의석 배분 조항이 개정 전 공직선거법상의 병립형 선거제도보다 선거의 비례성을 향상시키고 있고, 이러한 방법이 헌법상 선거원칙에 명백히 위반된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정당의 투표전략으로 인해 실제 선거에서 양당 체제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만으로 의석 배분 조항이 투표 가치를 왜곡하거나 선거의 대표성의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현저히 비합리적인 입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평등선거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선거권자의 정당투표 결과가 비례대표의원의 의석으로 전환되는 방법을 확정하고 있고, 선거권자의 투표 이후에 의석 배분 방법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사후개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의석 배분 조항은 직접선거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다만 헌재는 의원정수 조항과 특례조항에 대해서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각하했다.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나누는 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청구 기간을 넘겨 부적법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규정 중 21대 총선에 한정적으로 적용됐던 공직선거법 부칙에 대해서는 선거가 이미 종료해 당선자도 결정됐으므로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권리가 구제되기 어려워 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국회는 2020년 1월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서 국회의원 정수를 기존과 같이 지역구의원 253명, 비례대표의원 47명으로 유지하되,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의석과 연동해 배분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했다. 단 제21대 총선에서는 30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기존의 병립형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2항은 비례대표 국회 의원석을 각 의석 할당 정당에 배분하는 계산식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정당이 받은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산출한 후 그 의석수의 50%를 각 정당 의석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100% 배분이 아닌 50%이기 때문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불린다. 전체 의석이 아닌 비례대표 의석에 대해서만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배분하는 기존 병립형으로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도입됐지만, '위성정당'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허경영 명예 대표, 일반 유권자 등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평등·직접선거 원칙에 위배돼 유권자의 선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직선거법제189조제2항
박수연 기자
2023-07-20
금융·보험
부동산·건축
헌법사건
‘15억 초과’ 초고가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합헌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조치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 씨가 기획재정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분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399)을 재판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3월 23일 기각했다. 헌재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언제든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을 개정해 이 사건 조치와 동일한 내용의 규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에 근거한 주택담보대출의 규제에는 은행법 제34조와 은행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등 법률적 근거가 있다"며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해당 권한을 행사해 조치를 하여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을 개정할 것임을 예고하고 개정될 때까지 당분간 개정될 내용을 준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고, 조치에 불응하더라도 불이익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이 명시적으로 고지됐기에 해당 조치로 인한 기본권 제한의 정도는 은행업감독규정의 기본권 제한 정도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정지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 조치는 금융위원회에 적법하게 부여된 규제권한을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헌재는 "이 사건 조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수요 억제를 통해 주택 가격 상승 완화에 기여할 것이므로 수단이 적합하다"며 "2018년 이후 계속되어 온 고가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일환에서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등 주택시장 안정화 및 금융시장의 건전성 관리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이 조치를 통해 일시적으로 이를 한 단계 강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그 적용 '장소'를 한정하고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로 '대상'을 한정했으며 △초고가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구입목적의 주택담보대출로 '목적'을 구체적으로 한정한 것을 고려하면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면서 "따라서 이 사건 조치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반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2019년 12월 17일 당시 금융위원회고시인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금지'에 관한 내용은 물론, '초고가 아파트(시가 15억 원 초과)'에 대한 정의규정조차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사건 조치로부터 1년 후인 2020년 12월 3일에 이르러서야 관련 내용이 '은행업감독규정 <별표6>'에 신설된 것이 확인된다"며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주장하는 법령은 권력적 사실행위인 이 사건 조치의 시행일(2019년 12월 17일) 당시 그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었음이 명백하므로, 결국 이 사건 조치는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반대의견을 냈다. 문 재판관은 "이 사건 조치는 법령에서 요구되는 본래의 목적인 '은행 경영의 건전성' 유지 확보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그 본래의 목적에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수적 목적만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
투기과열지구
초고가아파트
박수연 기자
2023-04-02
산재·연금
헌법사건
"퇴직공제금 지급 유족 대상에서 외국 거주 외국인 유족 제외한 구 건설근로자법 위헌"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 범위에서 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족을 제외한 구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A 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이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사건(2020헌바47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한국에서 건설근로자로 일하다 사망한 B 씨의 아내로, 베트남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의 A 씨는 B 씨가 한국에서 일하며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B 씨는 2019년 9월 터널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 씨는 건설근로자공제회를 상대로 퇴직공제금 지급을 구했지만 공제회는 A 씨가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에 따른 '외국국적의 외국거주 유족'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결국 A 씨는 공제회를 상대로 퇴직공제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소송 중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퇴직공제금 청구의 소를 기각하는 한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하자 2020년 9월 헌법소원을 냈다. 구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와 그 순위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 및 제65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3조 제 1항은 '유족보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그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그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자로서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던 유족은 제외한다) 중 배우자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 한다. 이 경우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의 판단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제도는 사업주가 납부한 공제부금만을 재원으로 하여 마련된 퇴직공제금을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근로자 혹은 그 유족에게 지급하는 것이어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에게 퇴직공제금을 지급하더라도 국가의 재정에 영향을 미칠 일이 없고, 사업주의 추가적 재정 부담이나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재원 확보가 문제될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건설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은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공신력 있는 문서로서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자격'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어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금 지급 업무에 특별한 어려움이 초래될 일도 없다는 점에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을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퇴직공제금은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것이어서 '건설근로자의 사망 당시 유족인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므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이 '외국인'이라는 사정 또는 '외국에 거주'한다는 사정이 '대한민국 국민인 유족' 혹은 '국내거주 외국인유족'과 달리 취급받을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어 해당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2019년 11월 개정된 건설근로자법 제14조 제2항은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유족의 범위를 정하며 더 이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규정을 준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규정하면서 '외국거주 외국인유족 제외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아, 개정법 시행 이후에 퇴직공제금 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외국거주 외국인유족'도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근로자법제14조제2항
퇴직공제금
외국인유족
박수연 기자
2023-03-26
헌법사건
헌재 "검수완박 입법 무효로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의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지만 법안 통과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또 법무부와 검찰이 검수완박법 입법을 무효로 해달라며 낸 권한쟁의심판에 대해서는 당사자 적격이 없고, 권한침해가능성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권한쟁의 심판은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 등과 달리 헌법재판관 9명 중 과반수인 5명 이상의 찬성으로 인용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에 헌재가 선고한 권한쟁의심판 사건 2건 모두 재판관 5대 4로 의견이 갈렸다. ◇ 국회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 간의 권한쟁의 사건은 = 헌재는 23일 국민의힘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사건(2022헌라2)에서 재판관 5(인용)대 4(기각) 의견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022년 4월 27일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선포한 행위는 청구인(국민의힘 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의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의 권한침해 확인청구는 재판관 5(기각)대 4(인용)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각 가결선포행위에 관한 '무효확인 청구'도 5(기각) 대 4(인용) 의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해 인용의견을 낸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법사위 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회법 제57조의2 제4항 및 제6항, 제58조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와 실질적 토론을 전제로 하는 헌법상 다수결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9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역시 인용의견을 낸 이미선 재판관은 "법사위원장은 미리 가결의 조건이 충족되도록 조정위원을 선임하여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심사보고와 토론 등의 절차를 생략했다"며 "이로 인해 조정위원회 조정안 의결에는 국회법 제57조의2 제4항 및 제6항, 제57조의2 제10항, 제57조 제8항 및 제58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고, 법사위 전체회의 표결절차에는 국회법 제58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원장에 대한 무효확인청구'에 대해 기각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법사위원장의 가결선포행위에 헌법 및 국회법 위반이 없어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전제로 한다"며 "권한침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고 했다. 기각의견을 낸 이미선 재판관도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 침해 인정되나, 그 정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전면 차단되어 의회주의 이념에 입각한 국회의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국회의 형성권 존중하여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다"고 했다. 한편 '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 및 무효확인청구'에 대해 기각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헌법과 국회법에 회기의 하한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짧은 회기라고 하여 위헌·위법한 회기로 볼 수 없고, 적법하게 결정된 회기가 종료되어 무제한토론이 종결되었으므로 무제한토론권한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수정안은 법사위에서 실제 논의되었던 사항이 포함된 것이므로 원안과의 직접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적법한 수정동의여서 국회의장의 가결선포행위에 헌법 및 국회법 위반이 없어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권한침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기각의견을 낸 이미선 재판관도 "위 전부기각의견과 동일한 이유로 권한침해청구 및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다"면서도 "다만, 법사위에서 청구인들이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 하더라도 본회의에서 적법하게 의사절차가 진행된 이상 법사위에서의 절차상 하자만으로 본회의에서도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 법무부장관 등과 국회 간의 권한쟁의 사건은 = 법무부와 검찰도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2022헌라4)을 청구했지만 재판관 5(각하)대 4(인용) 의견으로 각하됐다. 각하 의견을 낸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법무부장관에 대해 "법안은 검사의 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므로 수사권·소추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법무부 장관은 청구인 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에 대해서도 "법률개정행위는 국회가 입법사항인 수사권·소추권의 일부를 행정부에 속하는 국가기관 사이에서 조정·배분하도록 법률을 개정한 것"이라며 "검사들의 헌법상 권한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적법하다"며 "법률개정행위는 검사들의 헌법상 소추권과 수사권, 법무부 장관의 검사에 관한 관장 사무에 대한 권한을 각각 침해했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 이른바 '검수완박'은 =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은 지난해 4~5월 국회를 통과해 지난해 9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6대 중요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2대 중요범죄'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범위도 크게 제한했다. 한 장관과 검사 6명은 지난해 6월 검수완박 법안 내용은 물론 입법절차가 모두 위헌이라며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냈다. 같은해 4월엔 유상범·전주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 및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원 선임, 법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자신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권한쟁의를 청구했다. ◇ 선고 후 반응은 =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양측 대리인 등의 반응도 엇갈렸다. 국회 측을 대리한 노희범(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는 "소송 수행 대리인으로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헌재 결정은 결정 그 자체로서 효력이 발생하므로 소송행위 이후에 어떤 행위를 한다거나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혜(57·21기)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 결정에 대해 저희가 더 다툴 방법은 없다"라며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은 목적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국회에서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헌재 결정에 대해 한동훈(50·27기) 법무부장관은 "법무부장관으로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위헌·위법이지만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각하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헌법적 질문에 대해 실질적 답을 듣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4명의 재판관들이 위헌성을 인정해서 검수완박의 필요성을 전적으로 부정한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입장을 내 "국회 입법행위의 절차에 있어 위헌, 위법성이 있음을 헌재에서 확인해 준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직결된 법률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실질적 본안판단 없이 형식적으로 판단하여 5대 4로 각하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 검찰은 어떠한 법률과 제도 아래에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연·이용경 기자 sypark·yklee@lawtimes.co.kr
검수완박
검찰청법
검찰
박수연 기자
2023-03-24
선거·정치
헌법사건
헌재, 종교시설서 명함 돌린 총선 예비후보자 기소유예 처분 취소 결정
헌법재판소가 신용협동조합 총회가 열린 성당 앞에서 명함을 돌린 총선 예비후보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기소유예 처분 이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종교시설이라도 대관 등으로 다른 용도로 쓰였을 때에는 명함을 주는 등 직접 유세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행위자에게 유리한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지난달 23일 제21대 총선 예비후보였던 A 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데 불복해 낸 헌법소원(2020헌마1739)을 재판관 8(인용) 대 1(기각) 의견으로 인용 결정했다. 제21대 총선 예비후보자였던 A 씨는 2020년 2월 신협이 총회를 위해 대관한 한 성당에서 보좌관과 함께 총회 참석자들에게 명함을 주고 지지를 호소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같은 해 10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A 씨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당시의 공직선거법 제60조의3 제1항 제2호는 예비후보자가 종교시설 등에서 명함을 주는 등의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기소유예 두 달여 후인 2020년 12월 법이 개정되면서 이 조항에 '대관 등으로 해당 시설이 본래 용도 외로 이용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씨는 "법이 개정돼 종교행사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종교시설이나 그 시설 밖에서 예비후보자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허용됐다"며 "이 사건도 개정법 취지대로 해석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형벌법규가 행위자에게 유리하게 바뀌었을 때에는 수사, 형사재판에서 새로운 법에 따라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2020도16420)가 있고, 기소유예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은 형사재판과 유사한 성격의 절차로 운용되어 왔다"며 "헌법소원심판 절차에서도 형법 제1조 제2항의 명문규정을 따르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해석이고 같은 법률을 위반해 기소된 사람들은 유리한 신법을 적용받는 것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할 때 기소유예처분 후 형벌법규가 행위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됐다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 결정 당시 시행 중인 신법을 기준으로 기소유예처분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소유예 처분 후 공직선거법이 개정돼 대관 등으로 본래의 용도 외의 용도로 이용되는 종교시설의 옥외에서 명함을 주고 지지를 호소한 청구인의 행위는 범죄로 구성하지 않게 됐다"며 "개정 전 공직선거법을 적용해 내린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헌법소원은 법원의 형사재판을 대체하는 절차가 아니다"라며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된 공권력 행사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공권력 행사가 이루어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선거운동
종교시설
공직선거법제60조의3
박수연 기자
2023-03-06
헌법사건
"적십자사에 국가·지자체가 세대주 이름 ·주소 정보 제공… 적십자법 합헌"
회비모금 목적으로 대한적십자사의 요청을 받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세대주의 이름과 주소 자료를 제공하도록 한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3일 A 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적십자법 제8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1404)을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기각했다. 적십자법 제8조 제1항과 제3항은 적십자사가 국가와 지자체에 적십자사의 회비모금 등을 위해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자료제공 요청을 받은 국가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자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 제8조 제2항은 적십자사가 요청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를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호는 그 자료의 범위에 세대주의 성명 및 주소를 포함시키고 있다. 적십자사는 2020년도 적십자회비 모금을 위해 행정안전부에 전국 만 25~75세 세대주 성명과 주소를 요청했다. 행안부는 적십자사에 자료를 제공했고 적십자사는 이를 바탕으로 적십자회비 지로통지서를 발송했다. 지로통지서를 받은 A 씨 등은 적십자법 제8조, 국가의 자료제공행위, 적십자사의 지로통지서 발송행위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자료제공조항에 대해 "국가가 적십자사에 제공하는 자료 범위를 미리 법률에 상세하게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어렵고 구체적 내용은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법령을 종합해보면 세대주 인적사항이 포함된다고 예측할 수 있어 자료제공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해 A 씨 등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자료제공 목적은 회비모금으로 한정되고 정보 범위는 세대주 성명과 주소로 한정된다"며 "주소는 지로통지서 발송을 위해 필수적인 정보이며 성명은 사회생활 영역에서 노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정보로서 그 자체로 언제나 엄격한 보호 대상이 된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선애,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자료제공조항의 '특별한 사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특별한 사유를 개인정보보호법 문구에 준하는 것으로 막연히 해석하기도 어렵다"며 "시행령 조항이 회비모금의 목적으로 세대주 이름까지 적십자사에 제공하도록 한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대한민국의 적십자사에 대한 자료제공행위, 적십자사의 적십자회비 지로통지서 발송행위에 대한 A 씨 등의 청구는 각하했다. 헌재 관계자는 "적십자사 지로통지서가 전국의 세대주에게 발송될 수 있었던 근거규정인 적십자법 및 그 시행령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라고 말했다.
적십자
개인정보
적십자법제8조
박수연 기자
2023-03-03
헌법사건
"피해자보호명령에 '우편 이용 접근 금지' 규정 두지 않은 가정폭력처벌법 합헌"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명령' 제도에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 규정을 따로 두지 않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A 씨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구 가정폭력처벌법 제55조의2 제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43)에서 재판관 4(합헌)대 5(헌법불합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 6명에 1명이 모자라 가까스로 합헌 결정이 났다. A 씨는 아버지로부터 폭언과 욕설, 협박 등의 가정폭력범죄를 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 아버지로부터 △A 씨의 직장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접근금지 △우편에 의한 접근금지 등의 피해자보호명령을 해줄 것을 청구했다. 법원은 A 씨의 아버지에게 6개월 동안 A 씨의 주거와 직장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명하는 취지의 피해자보호명령을 했다. 구 가정폭력처벌법 제55조의2 제1항은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또는 점유하는 방실로부터의 퇴거 등 격리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친권자인 가정폭력행위자의 피해자에 대한 친권행사의 제한을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한 피해자보호명령의 내용으로 규정하고, 우편을 이용한 접근 금지 규정을 따로 두지 않았다. A 씨는 아버지가 자신을 협박하고 비난하는 내용의 우편이나 소포를 직장과 주거에 보내는 방법으로 협박하고 있어 피해자보호명령에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항고했다. A 씨는 항고심 중 이 같은 내용이 없는 가정폭력처벌법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1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피해자보호명령제도는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와 시간적·공간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즉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을 때 법원의 신속한 권리보호명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입법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인데,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행위의 피해자와 우편을 이용한 접근행위의 피해자는 피해의 긴급성, 광범성,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 등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우편을 이용한 접근행위에 대해서는 법원의 가처분결정과 간접강제결정을 통해 비교적 신속하게 우편을 이용한 접근의 금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해당 조항에서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피해자보호명령의 종류로 정하지 않았더라도 입법자의 재량을 벗어난 자의적인 입법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석태,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헌법불합치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과 비교할 때 우편을 이용한 접근이 피해자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거나 심리적 압박을 덜 받는다거나 그러한 접근금지가 피해자 보호에 실효성이 없다거나 하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합헌의견은 피해자가 가처분을 통해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지만 피해자보호명령의 경우 법원이 이행실태를 수시로 조사하게 할 수 있고 위반한 자에 대하여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간접강제만 가능한 가처분과는 구별되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도 가처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와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이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에 대하여 규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면서 "다만 해당 조항의 위헌성은 피해자보호명령 자체가 아니라 우편을 이용한 접근금지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것에 있으므로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법적 공백으로 인해 피해자보호명령을 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사라지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가정폭력처벌법상 피해자보호명령 제도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라고 말했다.
가정폭력
가정폭력처벌법제55조의2
접근금지
박수연 기자
2023-02-28
헌법사건
“아동 성학대 전과자, 공무원 임용 영구제한은 헌법불합치”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공무원이나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한 국가공무원법과 군인사법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4일 A 씨가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4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1181)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다만 이들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4년 5월 31일까지 적용된다. A 씨는 2019년 11월 아동인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4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신상정보의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은 면제받았다. A 씨는 2020년 9월 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저질러 형이 확정된 경우를 일반직공무원과 부사관 임용의 결격사유로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등이 자신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은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되지만, 아동과 관련이 없는 직무를 포함해 모든 일반직공무원 및 부사관에 임용될 수 없도록 한다"며 "영구적으로 임용을 제한하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결격사유가 해소될 수 있는 어떠한 가능성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아동 성적 학대행위로 형을 선고받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범죄의 종류나 죄질 등은 다양하다"며 "개별 범죄의 비난가능성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상당 기간 임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바로 위헌으로 결정하지 않고, 2024년 5월 31일을 시한으로 법이 개정될 때까지는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고도의 윤리적 의무를 부담하는 공무원의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하고, 원활한 공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아동학대관련범죄의 재범 위험성이 높은 점, 시간의 경과만으로 피해아동의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거나 공무수행을 맡기기에 충분할 만큼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기 어려운 범죄인 점을 고려할 때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고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공무를 수행할 경우 공직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돼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공무담임권
국가공무원법제33조
아동학대
박수연 기자
2022-11-26
선거·정치
헌법사건
"지방의원은 후원회 금지… 정치자금법, 헌법불합치"
지방의회의원의 후원회 조직을 금지한 현행 정치자금법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 씨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치자금법 제6조 제2호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528 등)에서 재판관 7(헌법불합치)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의원과 시의원으로 당선된 A 씨 등은 지방의회의원을 후원회 지정권자의 범위에서 제외한 정치자금법 제6조 등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정치자금법 제6조는 정치활동을 위한 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대상으로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 후보자와 예비후보자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와 예비후보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방의회의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헌재는 "지방의회의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원들에게도 후원회를 허용해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며 "현재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의정활동비 등은 의정활동에 전념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지방의회는 유능한 신인 정치인의 유입 통로가 되므로 지방의회의원에게 후원회를 지정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의 정치입문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이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회의원을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로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다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상실시키게 되면 국회의원 역시 후원회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다"면서 개정 시한을 2024년 5월 31일로 못박았다. 이에 따라 종전 헌재가 이 조항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개정 전 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2000년 6월 결정(99헌마576) 결정은 이번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변경됐다. 이에 대해 이선애,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지방의회의원은 소요되는 정치자금이 국회의원보다 적고 의정활동비, 여비, 월정수당 등을 지급받고 있으므로 후원회의 설치·운영을 허용할 필요는 크지 않고, 만약 지방의회의원에게 후원회의 설치 및 운영을 허용하게 된다면 대가성 후원으로 인한 비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후원회 난립으로 인한 지역적 혼란이 야기되거나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며 "이 조항이 A 씨 등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후원회가 정치에 대한 참여와 신뢰를 높이고 정치자금의 투명성 제고와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의 정치입문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광역자치단체의 '도'의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의 '시'의회의원들에게도 후원회의 설치 및 운영을 허용할 필요를 인정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후원회
지방의회의원
정치자금법제6조
박수연 기자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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