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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투자이민 사기' 유명 재미변호사에 징역 8년 선고
미국 교민사회에서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유명해진 재미변호사가 '투자이민 영주권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미국 영주권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100억원 가까운 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으로 기소된 이문규(58) 미국변호사에 대해 28일 징역 8년을 선고했다(2013고합798). 재판부는 "이 변호사는 돈도 충분치 않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처지에 투자원금을 보장받고 정식 영주권도 받을 수 있다고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홍보했다"며 "변호사에 대한 신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죄질이 좋지 않고 대다수 피해자들에게 아직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본인이 대표로 있는 에너지회사에 투자하면 영주권 취득을 도와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20여명을 상대로 100억원 가까운 돈을 가로챈 혐의로 2013년 8월 구속기소됐다. 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까지 서울 강남과 LA 한인타운에 변호사 사무실를 열고 이민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 변호사는 비슷한 수법을 이용해 94명의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4700만달러 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서도 기소된 상태다.
투자이민사기
유명재미변호사
이문규미국변호사
투자이민
투자이민영주권사기
홍세미 기자
2015-01-28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프로포폴' 장미인애·이승연·박시연씨 실형 면해
향정약품으로 지정된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한 혐의로 기소된 여자 탤런트들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실형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부장판사는 25일 의료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 약물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로 기소된 탤런트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본명 박미선)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3고단1076). 또한 장씨에게는 추징금 550만원, 이씨에게 405만원, 박씨에게 370만원을 선고했다. 장씨 등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안모(46)씨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196만원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산부인과 의사 모모(45)씨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10만원,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성 부장판사는 "장씨 등은 프로포폴을 투약하기 위해 여러 병원에서 비슷하거나 중복된 미용 시술을 여러차례 받았다"며 "횟수나 시술 간격도 통상적이라고 할 수 없어 미용 시술을 위한 프로포폴 투약이 의료 외 목적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 유죄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성 부장판사는 "다만 피고인들이 시술과 병행해 프로포폴을 투여하면서 불법성에 대해 크게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연예인으로서 무형적 손해도 크다"며 "이씨나 박씨는 부양해야할 어린 자식이 있는 것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장씨 등은 미용을 위한 시술을 받으며 수면 마취가 불필요한데도 향정약품으로 지정된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장씨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94회에 걸쳐서 지방분해주사 시술을 명목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 이씨는 보톡스 시술을 명목으로 111회, 박씨는 지방분해주사를 이유로 185회에 걸쳐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혐의를 받았다. 프로포폴이 향정약품으로 지정되기 전에 투약한 횟수까지 합하면 장씨는 410회, 박씨는 400여회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포폴
상습투약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
미용시술
향정신성의약품
마약
홍세미 기자
2013-11-25
행정사건
형사일반
법원 판결에 '비난'… 도(度) 넘었다
<성범죄 등 1심 사형서 2, 3심서 무기선고 안팎> 최근 법원 판결이나 재판 진행에 대한 여론의 비난 수준이 금도(襟度)를 넘어서고 있다는 목소리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법조인들은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여론에 기댄 '비난'은 자칫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법원 판결이나 재판 진행에 대한 여론의 비난 수준이 금도(襟度)를 넘어서고 있다는 목소리가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법조인들은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여론에 기댄 '비난'은 자칫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法理的 문제 아닌 감정적 대응… 일관된 '법 해석' 왜곡 검찰 "국민 법 감정 고려않은 판결" 여론 의식 上告도 보안사건 피고인 지지자에 발언기회 준 것도 정치적 이슈화 ◇사형 피고인 감형은 비난 '0순위'= 최근 사법부에 대한 비난이 거셌던 사례는 '울산자매 살인사건'이다.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승련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결별을 선언한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여동생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모씨의 항소심(2013노94)에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판결이 선고되자 인터넷에서는 '사법부가 극악 범죄인을 봐줬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수원에서 길가던 2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뒤 잔혹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원춘(43)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원춘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하지만 엄격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2003년 판례로 확립됐다. 당시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최모(25)씨에 대한 상고심(2003도924)에서 양형에 관한 심리와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사형 선고는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며 "법원은 양형조건들을 평면적으로만 참작하는 데서 나아가 피고인의 주관적인 양형요소인 성행과 환경, 지능, 재범의 위험성, 개선 교화 가능성 등을 심사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 사형 선택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사형선고 요건을 엄격히 해석한 명판결로 평가받았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2003년에는 사형제 폐지여론이 있어 사형수를 감형한 판결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최근에는 성범죄에 대한 엄벌여론이 강해 거의 유사한 사안에서도 다른 평가가 내려지는 것 같다"고 했다. ◇'비판'아닌 '비난'은 사법부 독립 훼손= 이러한 비난 여론은 의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법원에 대한 압박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오원춘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자 국회는 국정감사에서 여론을 등에 업고 "성범죄자를 법원이 봐주느냐"는 질타했다. "법원의 양형 재량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형사사건에서 확증이 없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판결하는 것은 형사법의 대원칙을 따른 것"이라며 "법원이 처벌을 강하게 해서 문제가 됐다면 몰라도, 감형을 이유로 양형 재량 축소를 이야기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자매 살인사건'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상고를 결정한 검찰의 결정에 대해서도 법원 내에서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다. 검찰은 "항소심의 무기징역형 판결은 사형이라는 엄벌을 바라는 유가족과 국민의 법감정 등을 고려하지 못한 판결"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형사소송법은 대법원이 법률심이기 때문에 양형을 이유로 상고하는 것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서 허용하고 있다. 신동운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이 규정의 도입 취지는 피고인의 보호를 위한 것이므로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하는 것은 피고인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검찰이 상고기각을 당할 것을 알면서도 여론을 이유로 상고를 하는 데 대해 검사에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도록 길을 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국회에는 사형,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의 중범죄에 대해 하급심의 양형이 부당한 경우 검사의 대법원 상고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계류중이다. ◇판결 아닌 소송지휘권도 비난 대상= 이러한 현상은 판결 결과가 아닌 공판과정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민유숙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의 지지자들에게 발언기회를 준 것이 논란이 됐다. 민 부장판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판사들은 "정치와 이념 문제에 사건이 이용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 부장판사는 지난 7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의 선고공판에서 재판장에게 '민족의 반역자'라고 외치며 소동을 벌이고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의 이적 표현물을 제작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최동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편집위원장의 항소심 공판에서 피고인 측 방청인인 윤기하 국가보안법피해자모임 회장과 김규철 서울범민련 고문 등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이들은 "최 위원장이 한 일은 나라를 위한 것이다.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봐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이 민 부장판사가 '법정을 국가보안법 성토장'으로 만들었다고 보도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그 사건이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이 아니었어도 방청인에게 발언기회를 준 것이 논란이 됐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재판장이 당사자가 아닌 방청인에게 발언 기회를 준 적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지만,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 공판에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몰려들자 재판장이 피해자 대표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재판장의 소송지휘권의 적절한 행사에 관한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법에 대한 이념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며 "민 부장판사의 남편인 문병호 민주당 의원까지 거론하면서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논란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방청석이 소란해 재판진행이 어려우면 방청인에게도 발언기회를 줘 재판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면서 "논란이 될만한 사항은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해 양 당사자가 반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 부장판사의 재판진행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해자로서 관련된 자가 법정에서 발언하는 것과 피고인의 지지자가 발언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사건 관련자가 아닌 사람이 발언하려고 하면 제지하고 바로잡는 것이 재판장의 역할이지, 누구에게나 기회를 발언 기회를 주는 건 재판장의 소송지휘권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청인
소송지휘권
울산자매살인사건
오원춘
인권보장
사형선고
정당화
독립성
비난
사법부
좌영길 기자
2013-05-28
형사일반
울산 자매 살해범 김홍일, '사형→무기징역' 감형
결별을 선언한 여자친구 자매를 무참히 살해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홍일(25)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형으로 감형을 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승련 부장판사)는 15일 전 여자친구 박모(27)씨와 박씨의 여동생(23)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씨에 대한 항소심(2013노94)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의 범행은 본인의 열등감, 분노와 적개심으로 비롯된 것이지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범행은 아니었다"며 "다른 범죄전력도 전혀 없고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인데다가 자백하고 있는 이상 교화개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방청석에서 흐느끼던 유족들은 판결이 선고되자 재판부를 향해 거칠게 항의했다. 유족들은 김홍일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2만7천여명의 서명과 탄원서을 받아 재판부에 제출했었다. 김홍일은 지난해 7월 20일 여자친구 박씨가 결별을 선언하자 박씨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박씨의 여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뒤 다시 돌아와 119에 신고하던 여자친구까지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25일 울산지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범행 뒤 부산 기장군 함박산에서 50여일 동안 숨어서 노숙 생활을 하다가 시민의 제보로 붙잡혔다.
울산자매살해
김홍일
여자친구살해
범죄전력
교화여지
무기징역
홍세미 기자
2013-05-15
국가배상
헌법사건
형사일반
긴급조치 법률과 동일 효력… 위헌심사권 헌재에 전속
유신헌법에 대한 비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비상군법회의가 심판하게 한 대통령 긴급조치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긴급조치는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헌재가 전속적으로 위헌판단을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2010년 유신시절 대통령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한 대법원 판결을 겨냥한 것이다. 헌재가 심판 권한 범위를 두고 다시 대법원과 대립각을 세운 셈이다. ◇헌재, "긴급조치는 기본권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헌재는 21일 유신헌법을 비판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해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대통령 긴급조치 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2)씨 등 6명이 유신헌법 제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바70)에서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오씨 등에게 적용된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벌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영장주의나 법원의 권한에 대한 특별한 규정 등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최소한 법률과는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대한 위헌 심사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긴급조치 1·2·9호는 헌법개정을 주장하는 등의 일체의 행위를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태롭게 하는 범죄행위로 판단해 제정된 것이므로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비춰볼 때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기본권 제한에 있어 준수돼야 할 방법의 적절성도 갖추지 못했다"며 "긴급조치 1·2호는 국민의 유신헌법 반대운동을 통제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국가긴급권이 갖는 한계를 일탈했다"고 설명했다. 긴급조치 1호 등은 1972년 제정된 유신헌법에 규정돼 있던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특별조치를 말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천재·지변이나 재정·경제상 위기,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해서 '헌법상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잠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긴급조치 조항을 헌법에 규정하고 9차례에 걸쳐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1974년1월 선포된 긴급조치 제1호는 유신헌법 비방과 유언비어를 날조ㆍ유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2호는 긴급조치 위반사건을 비상군법회의에서 심판하게 하는 내용이었으며, 9호는 대통령 긴급조치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신시절 정부시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고 유신체제의 비민주성에 대해 발언한 혐의로 기소돼 3년1개월을 복역한 오씨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오씨는 이를 근거로 재심을 청구해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2010도5986)을 받자 지난해 7월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2011가합78601)을 냈다. 법원은 오씨의 가족 4명에게 위자료 9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유신시절 긴급조치 피해자에 대한 첫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오씨는 대법원 재심 판결 전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긴급조치 위헌 판단은 헌재만 할 수 있다"=헌재는 대법원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대통령 긴급조치에 대해 각하결정을 내리지 않고 본안판단을 했다. 헌재는 "법률의 위헌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하위 규범인 '명령·규칙 또는 처분' 등의 위헌 또는 위법 여부는 대법원이 심사권한을 갖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0년 오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긴급조치는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아니므로 법원이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재는 위헌법률 심판대상인 '법률'은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이 아니더라도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면 위헌 여부를 헌재가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오씨 등에게 적용된 긴급조치는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벌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영장주의나 법원의 권한에 대한 특별한 규정 등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헌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최소한 법률과는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대한 위헌 심사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전속한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긴급조치 외에도 유신헌법 자체를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았다. 1996년 헌재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심사 대상으로 삼는 규범은 '법률'이고 헌법의 개별규정 자체가 위헌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는 결정(94헌바20)을 내렸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지정재판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헌재가 과연 유신헌법조항에 위헌판단을 할 지도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헌재는 유신헌법 제53조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헌재는 "긴급조치를 발령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일 뿐 오씨의 재판에 직접 적용된 규정이 아니고, 유신헌법 제53조의 위헌을 주장하는 청구인들의 의사도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므로 심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 구제받기 쉬워져=2010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건은 585건이고, 피해자는 모두 1140명이다. 헌재 관계자는 "대법원이 먼저 대통령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재심을 청구하려면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재심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들이 일괄적으로 구제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헌재 결정은 당사자가 누구냐에 관계 없이 긴급조치 자체가 위헌이라는 것이므로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를 따질 필요 없이 헌재 위헌결정을 근거로 피해자들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어 긴급조치 위반으로 처벌받은 많은 사람들이 재심을 통해 일괄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긴급조치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았던 피해자들은 헌재 결정을 근거로 무죄판결을 해달라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재심에서 받은 무죄판결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오씨와 오씨의 가족들은 이미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2011가합78601)을 내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받았다. 당시 오씨는 이미 민주화보상법에 의해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았기 때문에 위자료 청구가 기각됐지만, 오씨의 가족 4명은 위자료로 9500만원을 지급받았다. ◇검찰, 피해자 구제조치 전국 검찰청에 하달= 대검찰청은 21일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업무처리지침을 전국 검찰청에 내려보냈다. 지침 내용은 △향후 긴급조치 위반 사건 관련 재심이 청구될 경우 재판부에 이를 받아들여 달라는 의견을 개진할 것 △관련 사건에 즉시항고하지 않을 것 △이미 즉시항고해 진행 중인 사건은 이를 취하할 것 △이미 재심이 개시돼 계속 중인 경우 재판에서 무죄를 구형하고 상소하지 않을 것 △재심이 무죄를 선고한 후 상소심이 계속 중인 경우 상소 역시 취하할 것 등이다. 검찰은 또 대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대통령긴급조치1호 등 위헌결정에 따른 재심 안내'를 게시해 긴급조치 피해자와 유족들의 재심청구를 돕기로 했다. <좌영길·채영권 기자>
긴급조치
기본권제한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유신헌법
피해자구제
좌영길 기자
2013-03-25
언론사건
형사일반
'광우병 PD수첩' 일부 허위 인정되나 고의 없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보도내용 대부분을 사실이라고 판단한 1심(법률신문 2010년1월25일자 3면 참조)과 달리 △다우너(주저앉는) 소 △미국인 아레사 빈슨씨의 사망원인 △인간광우병에 취약한 한국인의 유전자형 등 주요 보도내용에 대해 허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보도내용이 악의적 공격에 해당되지 않고 공적인 사안에 대한 언론의 자유는 사적영역보다 폭넓게 허용돼야 한다는 이유로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대해 검찰은 "납득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분명히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2일 허위보도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 등의 명예를 훼손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능희 PD 등 MBC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한 항소심(☞2010노380)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PD수첩 보도내용을 △다우너 소 △아레사 빈슨씨의 사망원인 △MM형유전자(한국인의 94.3%가 MM형 유전자를 갖고 있어 광우병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나 된다는 내용) △특정위험물질 수입허용 △미국 도축시스템에 대한 우리 정부 협상단의 실태파악 노력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눈 뒤 이중 앞의 세 부분에 대해 보도내용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 내용 전부에 대해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가 주저앉는 증상의 발생원인에는 광우병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고 미국에서 동물성 사료금지조치가 취해진 지난 97년8월 이후 미국에서 출생한 소 중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휴메인소사이어티가 제작한 동영상 속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면서 "미국인 여성 아레사 빈슨씨의 사망원인도 부검결과 인간 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고 인간광우병 발병에 다양한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한다고 무조건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것도 아니므로 이 부분 보도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을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 민주주의의 토대인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므로 사적인 영역에 대한 심사기준과 달리 언론의 자유가 보다 폭넓게 인정되어야 하고 특히 공직자의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감시와 비판기능은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며 "방송 내용 중 다우너 소, 아레사 빈슨, MM형 유전자 관련 보도가 지나친 과장과 일부 번역오류, 진행자의 잘못된 발언 등에 의해 결과적으로 허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방송의 전체적인 취지 및 내용이 어느 정도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와 정부의 수입협상을 비판하려는 것이어서 피고인들이 방송을 통해 공무원인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PD수첩은 한-미 쇠고기수입협상이 타결된 직후인 2008년4월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하고, 2주 뒤 같은 주제로 2편을 방송했다. 이에 당시 수입협상을 총괄했던 정 전 장관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 등이 각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를 이유로 제작진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조 PD 등 제작진 5명을 지난해 6월 불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보도의 주요내용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돼 허위라고 볼 수 없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행위는 언론 자유의 중요한 내용인 보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2009고단3458).
광우병
PD수첩
미국산쇠고기
공공성
언론의자유
조능희
아레사빈슨
김재홍 기자
2010-12-02
형사일반
멤버십카드, 현금카드는 신용카드로 볼 수 없다
멤버십카드나 현금카드 등이 여신전문금융법에서 정한 '신용카드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신용카드를 위조한 혐의(여신전문금융법위반 등) 등으로 기소된 김모(35)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3409)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규정을 종합해 보면, 법 제70조1항 제1호에서 위조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신용카드 등'은 신용카드업자가 발행한 신용카드·직불카드 또는 선불카드만을 의미할 뿐, 회원권 카드나 현금카드 등은 신용카드 기능을 겸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제1심 판결의 범죄일람표에 의하면 순번 11 기재 카드는 은행이 발행한 현금카드이고 순번 2, 4, 5, 6 기재 카드는 '멤버십카드'라는 명칭에 비춰 일반적인 회원권카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순번 3 기재 카드는 영화관람과 관련된 회원권카드, 순번 14 기재 카드는 면세점 이용과 관련된 회원권 카드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록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등이 위조한 각 카드의 성격 및 기능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와 같은 카드들은 모두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위조행위를 처벌하는 '신용카드 등'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라며 "원심은 이러한 카드가 '신용카드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2009년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해 같은해 6월부터 8월까지 94장의 신용카드를 위조하고 타인의 인터넷뱅킹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1,300여만원을 인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2심은 "신용카드를 대량으로 위조해 사용한 것은 건전한 신용거래질서를 해한다"며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멤버십카드
현금카드
신용카드
여신전문금융법
카드위조
정수정 기자
2010-06-15
기업법무
언론사건
인터넷
정보통신
지식재산권
형사일반
'법조인대관' 무단도용 '로마켓'대표에 징역형
법률신문의 법조인검색 서비스를 무단으로 도용해 야후 등 유명 포탈을 통해 불특정다수인이 검색할 수 있도록 한 법률정보 전문사이트 대표와 임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15일 인터넷법률신문의 법조인명부 데이터베이스를 허락없이 복사하고 전송해 저작권법위반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혐의로 기소된 (주)로마켓아시아 대표 최모(45)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주)한국의 인물 대표 이모(42)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2009고단489). 이들이 운영하는 두 회사는 벌금 500만원씩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데이터베이스 제작자는 그의 데이터베이스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배포·방송 또는 전송할 권리를 가진다”며 “법률신문사가 법조인명부 데이터베이스 저작자로서 가지는 복제 등 권리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권리”라고 밝혔다. 이는 법률신문사가 보유하고 있는 권리는 저작권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배척한 것이다. 또 피고인들은 재판과정에서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공통의 소재를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는 공통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오류론’은 복제여부를 판단하는데 적용될 수 없으므로 복제했다는 법률신문사의 주장은 기각돼야 한다고 하지만,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점만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법률신문사는 지난 82년 국내 최초로 법조인 인물정보를 집대성한 ‘법조인대관’을 제작해 올해 9월 증보9판을 발간하는 등 꾸준한 개정작업을 벌여왔다. 또 지난 99년부터는 인터넷법률신문( www.lawtimes.co.kr)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온라인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로마켓아시아 등이 법조인대관 자료를 무단으로 도용해 유사한 검색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또 야후 등 포탈사이트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도록 해 피해를 입자 법원에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한편 검찰에 정보통신망보호법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그러자 서울중앙지검은 조사를 거쳐 “피고인들은 법조인명부 데이터베이스를 허락없이 복사해 인터넷 인물정보검색시스템을 운영하기로 공모하고 2007년5월과 2008년2월 컴퓨터를 이용, 인터넷법률신문에 접속해 데이터베이스를 복사해가는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침입했을뿐만 아니라, 피고인 최씨는 피고인 이모씨가 2004년1월경부터 2008년7월경까지 법조인명부DB를 수시로 복사해 이를 토대로 작성한 2차적 저작물을 로마켓 인터넷사이트에 제공하는 한편, 야후나 프레시안 등 유명 포탈사이트를 통해 블특정 다수인이 검색할 수 있도록 전송했다”면서 피고인들을 기소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7월 법률신문사가 낸 데이터베이스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데이터베이스를 복제하거나 배포·방송 또는 전송해서는 안 되며, 보관·사용중인 데이터베이스 및 그 복제물을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데이터베이스
법률신문
로마켓아시아
한국의인물
법조인검색서비스
무단도용
저작권법
정보통신망침해
김소영 기자
2009-10-20
헌법사건
형사일반
'야간 옥외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내년 6월까지 적용
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지난 94년 이 법 조항을 ‘합헌’이라고 판단했던 헌재가 15년 만에 ‘헌법불합치’로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헌재가 형벌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내년 6월을 시한으로 국회의 개선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이례적으로 이 법조항을 계속적용을 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헌재가 형벌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면서 ‘적용중지’가 아닌 ‘계속적용’을 허용한 것은 헌법재판제도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도 드문 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법원에서는 국회가 위헌성을 제거해서 만들어야 하는 개정법이 시행될 때까지 야간집회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재판을 진행시켜야 하는 지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 재판관 과반수가 ‘위헌’의견 냈지만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4일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제10조와 이를 어길 경우 벌칙을 규정한 제23조에 대해 재판관 5(위헌) 대 2(헌법불합치) 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2008헌가25). 헌법재판관 9명중 과반수인 5명이 위헌의견을 냈으나 위헌결정에 필요한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해 주문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헌재는 이 법조항을 2010년 6월30일까지 국회가 개정하도록 했으며 개정 전까지는 계속 적용하도록 했다. 만약 이 때까지 개정되지 않으면 이후에는 이 법조항들은 자동으로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강국 소장과 이공현·조대현·김종대·송두환 재판관은 “헌법 제21조2항의 취지는 집회내용을 기준으로 한 허가 뿐만 아니라 집회의 시간·장소를 기준으로 한 허가도 금지된다는 의미이므로 옥내·외의 집회나 주·야간의 집회를 막론하고 집회전반에 걸쳐 허가제는 금지된다는 의미”라며 “집시법 제10조는 야간 옥외집회에 관한 일반적 금지를 규정한 본문과 관할 경찰서장의 사전적 심사에 의한 예외적 허용을 규정한 단서를 포함해 그 전체로서 야간옥외집회에 대한 ‘허가’를 규정한 것이므로 헌법 제21조2항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밝혔다. 특히 조대현·송두환 재판관은 “공공질서나 타인의 법익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예상만으로 집회를 금지할 수 없으며 모든 야간옥외집회가 항상 타인의 법익을 침해할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집시법 제10조 부분은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허가제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나,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야간옥외집회를 제한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위 조항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같은 법률 제23조 제1호 중 ‘제10조 본문의 옥외집회’ 부분 역시 마찬가지로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희옥·이동흡 재판관은 “야간옥외집회금지는 집회 및 시위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의 조화라는 정당한 입법목적 하에 규정된 것”이라며 “야간의 특수성과 옥외집회라는 속성상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수 있는 높은 개연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집시법 제10조는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라며 합헌의견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0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 국민대책위 조직팀장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었다. ◇ 프랑스, 러시아 등 일부국가 시간제한= 해외의 입법사례를 보면 야간 옥외집회에 대한 시간제한을 두고 있는 나라는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다. 헌재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는 밤11시 이후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만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의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집회를 허용하고 있다. 그 외 국가에서는 별도의 야간 옥외집회를 제한하는 규정을 갖고 있지 않는 대신 불법·목력시위를 엄정 처벌해 사회질서를 유지하면서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 앞으로 재판은 어떻게?= 헌재가 형벌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계속적용’을 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비슷한 사례는 헌재가 지난해 7월 태아성감별 금지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2005헌바90 등)을 내리면서 2009년12월을 기한으로 계속적용하도록 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당해 사건은 국회가 법개정을 미루고 있는 바람에 현재 서울고법에 그대로 계류중이다. 이번 헌재 결정취지에 따르면 야간 옥외집회 금지조항을 위반해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내년 6월30일까지는 유죄판결을, 그 이후는 개정법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 일선 판사들로서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사건을 추정으로 처리해 재판을 국회에서 재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미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다른 사건이 병합된 경우는 양형사유에서 고려해서 사실상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피고인이 유학이나 사업 등을 이유로 선고를 빨리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재판부로서는 피고인이 강하게 요구할 경우 선고를 미룰 수도 없고 위헌성이 확인된 형벌조항을 적용해 유죄판결을 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판사들 내에서 형벌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결정과 같이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대법원과 헌재의 판례에 비춰보면 헌법불합치 결정도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이고, 형벌규정에 대한 위헌결정은 소급효가 인정돼 재심이 인정되는 점에 비춰보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형벌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다”며 “헌재결정의 문면에 계속 적용하도록 돼 있지만 이것은 민사나 행정사건에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8일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가 예정돼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한 다양한 해석론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검찰청은 “헌재 결정내용이 현 조항의 적용중지가 아니라 잠정적용을 결정했으므로 검찰은 원칙적으로 현행 규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24일까지 야간집회금지법위반 등으로 재판중인 피고인은 913(단독·합의전체)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반교통방해죄, 공무집행방해죄 등 다른사건과 경합된 것은 878건으로 야간집회금지법조항만으로 기소된 사람은 35명에 불과했다. ◇ “헌재, 평결방식 변경해야” 지적도= 법조항의 적용중지(위헌) 의견이 잠정적용(헌법불합치) 의견보다 훨씬 우세했는데도 헌재가 잠정적용을 한 데에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평결방식을 주문별 평결이 아니라 쟁점별 평결로 변경하든지 아니면 쟁점별 평결방식을 일부 수용해 주문별 평결방식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주문별 평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각하의견을 낸 재판관은 본안판단에서 의견을 내지 않으며 본안에서 위헌, 합헌, 헌법불합치 등 주문의 합계만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단순위헌 의견이 의결정족수 6인에 미달할 경우 헌법불합치의견을 합해 다시 계산을 하는 방식으로 위헌결정의 형식을 정한다. 이번 결정에서도 단순위헌 의견이 5명으로 정족수에 미달하는 바람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그런데 법조항의 효력지속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평결을 하지 않은 탓에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2인의 재판관 의견만으로 계속 적용을 명하는 주문이 나온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5(위헌) 대 1(헌법불합치) 대 3(합헌)인 경우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1명의 재판관의 의견에 따라 법조항의 계속적용 여부가 달라지게 된다. 조대현 재판관은 이번 결정에서 “헌재가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면서 법조항을 계속 적용하도록 결정하려면 그 점에 대한 특별한 평의와 합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헌법불합치의견을 표시한 재판관 2인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 이 법조항들의 계속 적용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노희범 헌재 공보관은 “독일에서는 탄핵심판과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법요건과 본안 사항에 대해 각각 분리해 별도로 평결하고 있다”며 “적법요건에 부적법 의견을 낸 재판관도 본안사항에 대한 평결에 다시 참여하는 방식으로서 적극적으로 기본권 보장과 권리구제를 도모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도 오래전부터 쟁점별 평결방식에 대한 연구·검토를 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본안전과 본안판단을 구분할 때는 쟁점별 합의가 타당할지 몰라도 개별 쟁점이 무엇인지 충분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쟁점별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환춘 기자 hanslee@lawtimes.co.kr
야간
옥외집회
집시법
합헌
시위의보장
질서유지
특수성
촛불집회
미국산쇠고기
류인하 기자
2009-09-28
형사일반
대법원, 친북활동 이적행위 판단
대법원이 친북활동단체에 대해 이적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40여개의 재야 청년운동단체연합인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의장 전상봉(44)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9163)에서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또 정대일(40) 전 사무처장과 이승호(39) 조국통일위원장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1년6월에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민련남측본부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삼았고 실제 활동 또한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며 “한청 의장 전상봉은 범민련남측본부 부의장을 맡고 있고 결성 당시부터 반국가단체인 북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등과 지속적인 접촉과 연락을 취해왔으며, 홈페이지에 대남방송인 ‘구국의소리’소식 등을 게시하고 반미투쟁을 위해 불법적으로 미상공회의소까지 점거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한청은 이적단체이며, 의장 전상봉의 범민련 북측인사 회합행위는 국가보안법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범민련 남측본부 회원 강모(69)씨에 대해서도 일부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전부유죄 취지로 지난달 15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07도8376). 지난 94년부터 국가보안법위반으로 4년여의 옥살이를 해온 강씨는 출소 후에도 대남공작원과 접촉해 ‘통일로 가는 길 25·26호’, ‘의정부 여중생 장갑차사고 관련 사진’,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 해제자료집’, ‘우리민족연방제통일연구회 심의위원 주소록’ 등을 공작원에게 넘겨주고 북한관련 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대남공작원과 접촉해 정보를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 유죄를 인정하되 ‘피바다’, ‘우리민족끼리’,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등의 비디오테이프 배포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해 1심은 징역 1년6월에 자격정지 1년6월을, 2심은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기밀이 사소한 것이더라도 누설될 경우 반국가단체에는 이익이 되고 대한민국에는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성이 명백하다면 국가보안법위반에 해당한다”며 “‘제3차 보안관찰 진술요구에 대한 거부서’, ‘심의의원 주소록’ 등의 사실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각 문건은 북한에 누설될 경우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을 통한 대남적화전략에 악용되거나 선전·선동 자료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바다’ 등 테이프들의 전체적인 내용, 제작동기,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표현행위 당시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단, 전부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또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서총련 중앙집행위원장인 최희정(37) 한국민권연구소 연구위원에 대해서도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해 말 확정했다(2007도11264). 지난 96년부터 서총련 활동을 해온 최씨는 북한의 체제에 동조하며 주로 인터넷을 통해 친북활동을 해왔다. 최씨는 특히 인터넷사이트 ‘구국전선(ndfsk.dyndns. org)’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고 주체사상을 강조하는가하면, 북한체제 및 사상을 인터넷에 끊임없이 게시하거나 메일로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온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또한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등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며,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서는 제한할 수 있다”며 “국가보안법의 입법목적과 적용한계를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우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10년전까지만 해도 남북화해모드를 유지해오면서 이들 단체들에 대해 법적 잣대를 대기 전에 먼저 설득작업을 거쳐 자제하도록 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현 정부 들어서는 설득 이전에 법적 제재를 먼저 가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의 현재 대북접근방식이 사법부의 판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지역의 한 북한학 교수도 “대법원의 판단이 보수정권이 들어선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보법이 폐지되지 않고 현존하는 이상 이들 단체를 이적단체로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친북활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이적단체
전상봉
범민련
서총련
류인하 기자
200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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