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가 누범기간인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할 경우에는 누범 또는 경합범가중을 하지 못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40대 약사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기소된 신모(29)씨와 공범 이모(29)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8060)에서 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공범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의 잔혹성과 범행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한 치밀함 등을 따지면 그 죄책이 지극히 무겁고 신씨는 특정강력범죄인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복역한 바 있음에도 누범기간에 특정강력범죄인 강도살인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양형은 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 제3조는 특정강력범죄로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대해 정해진 형의 장기 및 단기의 2배까지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일반적으로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그 형기를 정할 수 없어 무기징역형에 다시 누범가중이나 경합범가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어서 특강법 제3조에 의한 누범가중도 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던 신씨와 이씨는 2010년7월께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약사 한모씨를 납치해 100여만원을 강탈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서해안 고속도로 광명역 나들목 부근에 버리고 한씨의 차를 불태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이씨에게는 징역15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같은 형량을 선고했지만, "1심에서 신씨가 2009년 형을 종료한 전과가 있다며 특강법 제3조에 의한 누범가중을 했지만 일반적으로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그 형기를 정할 수 없어 무기징역형에 다시 누범가중이나 경합범가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어서 특례법 제3조에 의한 누범가중을 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을 파기하고 직권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