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중 생활비가 부족해 칼라복사기로 5만원권을 위조한 러시아 국적 20대 동포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권희 부장판사)는 최근 통화위조, 통화위조미수, 위조통화행사,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9고합165).
국내 명문대에 재학 중인 러시아 국적 동포 A씨는 학비와 생활비 부족 등으로 칼라복사기를 이용해 한국은행 발행 5만원권 지폐를 위조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위조지폐로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기로 마음 먹고 올 1월 말부터 10여일 간 서울 주거지에서 5만원권 지폐 4장을 A4용지 한장에 테이프로 고정한 후 앞·뒷면을 칼라복사기로 복사한 다음 칼로 자르고, 복사된 홀로그램 부분을 연필로 칠해 5만원권 12장을 위조했다. A씨는 5만원권 27장도 위조하려고 했지만 양면 복사면이 맞지 않는 등 진폐와 유사한 모양을 만드는 데 실패해 미수에 그쳤다.
이후 A씨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편의점에서 시가 5000여원 상당의 담배와 생수를 구입하면서 위조지폐 5만원권 1장을 냈고 거스름돈으로 4만4000여원을 받았다. 그는 약 20여일 동안 7회에 걸쳐 위조지폐를 쓰면서 피해자들로부터 35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5만원권 지폐를 위조·행사해 통화에 대한 공공의 신용과 화폐의 유통에 대한 거래 안전을 해했고, 피고인이 위조하거나 위조하려고 했던 지폐가 39장으로 그 수가 적지 않아 A씨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전문적이지는 않은 점, 행사된 통화의 금액이 크지 않은 점, 사기범행의 피해자들 중 6명이 피고인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