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유치장에서 알몸수색을 하는 등 신체에 대해 과잉수색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宋寅準 재판관)는 18일 2000년3월 민주노총 소식지를 조합간부들에게 전달하려다 경찰에 체포돼 알몸상태의 신체검사를 받았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박모씨 등 여성 3명이 “경찰관에 의한 알몸 신체검사는 헌법상의 인격권 및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사건(2000헌마327)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재 결정은 경찰서 유치장 내에서 흉기 등 위험물이나 반입금지물품의 소지·은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하여 정밀신체검사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인정되고 그에 따른 기본권 제한이 어느정도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그 절차와 방법 등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앞으로 경찰서 유치장 수용자에 대한 신체검사 관련법령이 체계적으로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경찰서 유치장의 수용자에 대하여 실시하는 신체수색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9조 등에 의하여 실시되는 것으로 흉기 등 위험물이나 반입금지물품의 소지·은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어느정도 필요성과 타당성이 인정되나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서 수용자의 명예나 수치심을 포함한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경찰서 유치장 수용자에 대한 정밀 신체수색은 수용자가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흉기 등 위험물 및 반입금지물품을 소지·은닉한 채 입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기본권 침해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수단과 방법으로 실시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박씨 등은 2000년3월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배포가 금지된 인쇄물을 배포한 혐의를 받고 현행범으로 체포, 성남 남부경찰서에서 경찰관에게 등을 보인 채 스스로 상의를 속옷과 함께 겨드랑이까지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정밀신체수색을 받자 모욕감과 수치심만을 안겨주는 과도한 신체수색에 의해 인격권 및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 당했다며 같은해 5월 헌법소원을 청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