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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경비원 갑질 폭행' 입주민에게 징역 5년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등 집요하게 괴롭힌 혐의로 기소된 입주민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심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7113). 심씨는 지난해 4~5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인 최씨를 수차례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심씨는 아파트 단지에 주차해둔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옮겼다는 이유로 최씨에게 "야, 이 자식아. 경비 주제에 너 우리가 돈 주는 걸로 먹고 살면서 왜 하지 말라는 짓을 하냐"고 소리치며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심씨는 최씨가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최씨를 경비원 화장실에 가둔 채 폭행해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최씨는 심씨의 이 같은 폭행·협박 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같은 해 5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1심은 "최씨는 심씨의 집요한 괴롭힘에 못이겨 사직을 하고 싶어도 생계유지를 위해 사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폭언·폭력 등이 계속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결국 일부 입주민 등에 감사의 뜻과 함께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결백을 밝혀달라는 취지의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그럼에도 심씨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도 "심씨는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자기 합리화만 꾀하는 자세를 보여 수차례 낸 반성문에서도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심씨는 현 상황의 책임을 피해자 탓, 사건을 과대포장한 언론 탓, 일부 입주민 말만 믿는 수사기관과 법원 탓 등 오로지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심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박수연 기자
2021-08-30
[판결] 변호사인 父 명의로 거액 빌리고 갚을 길 없자…
변호사인 아버지 명의로 차용증을 위조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111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지 못하게 되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30대 아들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2부(정총령·조은래·김용하 부장판사)는 25일 존속살해미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2021노1215). A씨는 2020년 6월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에 탑승한 아버지의 머리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내려쳐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같은 해 7월 기소됐다. A씨는 범행 당시 아버지가 저항하자 교통사고로 위장해 재차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고속도로 외곽으로 차를 몰았으나, "신고를 하지 않을 테니 내려달라"는 아버지의 말에 근처에 아버지를 내려주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인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1년 10개월 동안 변호사인 아버지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유흥비 등으로 사용하다 더 이상 빚을 갚지 못하게 되자 아버지를 살해해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했고, 준비한 둔기로 아버지의 뒷머리를 수차례 내려쳤다"며 "범행의 경위와 방법, 범행의 지속성과 반복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 액수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특히나 아버지의 생명을 빼앗으려 한 행위는 그 자체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사기 범행의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해자들 중 일부는 현재까지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일부 편취금액을 다투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편취금 중 일부를 피해금 변제에 사용해 현재 남은 피해금액은 총 16억원"이라며 "존속살해 범행이 미수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아버지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여러 양형조건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용경 기자
2021-08-27
[판결] '정치자금법 위반' 김대근 부산 사상구청장, 징역형 확정
허위 진단서로 지방선거 토론회에 불참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대근 부산 사상구청장에게 징역형이 확정돼 직위를 상실하게 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9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구청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5008).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이 무효되며,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상실한다. 김 구청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정치자금을 받아 선거운동원 식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병원 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아 선거방송토로위원회의 토론회에 고의로 불참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김 구청장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50만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피고인은 질병을 가장해 토론회에 불참하고, 불참 사유로 의사의 허위 소견서를 제출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 같은 행위는 사전에 준비해 이뤄져 범행이 치밀하고, 토론회를 사실상 무력화시켜 책임 또한 무겁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김 구청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박수연 기자
2021-08-19
[판결] 경찰이 성인게임장 손님으로 위장 잠입해 환전 요구
경찰이 성인게임장에 손님으로 위장 잠입해 적극적으로 게임머니를 환전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다만 이미 이루어지고 있던 게임장 업주의 다른 범행을 경찰이 함정수사 과정에서 적발한 경우 이에 관한 공소제기는 함정수사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사행행위를 조장해 게임산업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6810). 인천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던 A씨는 2016년 9월 손님으로 위장한 경찰 B씨로부터 게임물을 이용해 적립한 게임 점수를 환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가 수차례 거절했지만 B씨가 계속 환전을 요구하자 A씨는 13만원을 환전해줬다. 이 게임장은 2014년 2월부터 2년여 간 환전 영업을 한다는 신고가 꾸준히 들어온 곳이었다. 1심은 "A씨가 경찰 B씨의 지속적인 환전 요구에 따라 게임머니를 환전해준 측면은 있지만 이는 B씨를 경찰로 의심하던 상황에서 단속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범행에 대한 범의가 수사기관의 함정에 의해 비로소 유발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 5700여만원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잠복근무 중인 B씨의 환전 요구를 거절했음에도 지속적인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게임점수를 현금으로 환전해 준 것은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계략으로 범의를 유발하게 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전체가 일체를 이뤄 이러한 위법한 함정수사의 영향을 직접 받으므로, 이 사건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공소기각 원심확정 대법원도 "이 사건 수사는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A씨의 범의를 유발하게 한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행행위 조장으로 인한 게임산업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원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B씨는 불법 환전 신고를 받고 잠입수사를 하다가 한 남성으로부터 게임장에서 발급해주는 회원카드에 적립한 점수를 다른 손님으로부터 매입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게임장 내에서 게임점수 거래 등 사행행위가 이뤄지는 정황을 포착했고, 잠입수사 과정에서 다른 손님과 점수 거래를 시도하거나 A씨에게 회원카드 발급 및 게임점수 적립 등을 통한 사행행위의 조장을 요구하거나 종용한 사실은 없다"며 "검사는 게임장 종업원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A씨가 게임장 이용 손님들 사이에 회원카드에 적립한 게임점수의 현금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거래당사자들 사이에 게임점수를 이전해주는 방법으로 사행행위를 조장 내지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이 부분 공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 범행은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피고인의 범의를 유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지고 있던 범행을 적발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에 관한 공소제기가 함정수사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기에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를 기각한 원심 판단에는 함정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박수연
2021-08-19
[판결] ‘성희롱 피해직원에 2차 가해’ 르노삼성차에 벌금형 확정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여직원을 부당 징계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자동차와 임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최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자동차 법인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6858).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회사 임원 A씨도 벌금 800만원이 확정됐다. A씨 등은 2013년 3월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신고한 여직원 B씨가 자신의 성희롱 피해사실과 관련한 증언을 수집하기 위해 다른 동료에게 강제로 설문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8월 오히려 B씨를 견책 처분하고 업무에서 배제한 뒤 대기발령 하는 등 부당한 징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B씨가 성희롱 피해를 신고한 이후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의무가 있는 회사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가해자인 상사와 함께 회사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자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A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성희롱 피해자로서 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 등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가 피해를 감내하고 문제를 덮어버리도록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며 르노 삼성에 벌금 2000만원을, A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박수연
2021-08-17
[판결] '재판 중에도 불법 투자 유치' 이철 前 VIK대표, 징역 2년 6개월 확정
금융당국 인가 없이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도중 또 수백억원대의 불법투자를 유치한 혐의로 기소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8420). 이 전 대표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투자중개인을 통해 총 5400여명으로부터 약 620억원을 불법 모집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5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금융당국 인가 없이 비상장사였던 신라젠 주식 약 1000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이 전 대표는 7000억원대 불법투자유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1,2심은 "이 전 대표가 수감 중인 상태에서 신모씨 등에게 새 사업 모델을 통한 VIK 운영자금 확보를 지시했고 증권신고서 제출없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범행을 공모했다"며 "이 대표의 역할을 볼 때 일부 범행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해도 공소사실 범행의 암묵적 공동정범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2011년 9월부터 4년간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금융당국 인가 없이 3만여명으로부터 불법으로 7000억여원을 끌어모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9월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이 전 대표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취재원 강요미수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박수연 기자
2021-08-12
[판결] 시위대와 함께 도로 행진하며 교통방해 했더라도
집회 참가자가 다른 시위대와 함께 도로 행진을 하며 교통을 방해했더라도 단순 참가했을 뿐이고 이 같은 행진이 집회 주최 측이 사전신고한 내용에 배치되는 것이라는 점을 몰랐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일반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1349).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인 A씨는 2015년 3월 서울 영등포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 시위에 참석했다. A씨는 참가자 5000여명과 사전신고된 경로를 이탈한 채 약 30여분가량 전차로를 행진하고 연좌하는 등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밖에도 2015년 5월 또 다른 집회의 해산 명령에 불응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사전신고에 배치되는 것을 알았다고 보기 어려워 2심은 A씨의 집시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일반교통방해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집회의 다른 참가자들과 암묵적·순차적으로 공모해 도로교통을 방해해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했다"며 유죄를 인정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A씨의 일반교통방해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벌금선고 원심파기 재판부는 "A씨는 집회에 단순 참가한 것으로 보일 뿐 집회의 신고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데 가담해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했다거나 일반교통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집회는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없는 상태에서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다만 여의대로는 왕복 10차로의 넓은 도로인 데다 당시 50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외치는 구호나 집회 주최 측의 방송 등으로 인해 현장은 매우 소란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A씨가 교통방해 상황이나 경찰 측 경고방송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 사전신고내용에 배치되는 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정을 인식했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수연
2021-08-09
[판결] 술값 안내고 나가려다 제지하는 주점 여주인 폭행했어도
술값을 계산하지 않은 채 나가려다 이를 막는 주점 주인을 폭행했다고 무조건 강도상해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주점 주인을 폭행해 실신시켰음에도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던 점 등을 볼 때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4539). A씨는 2019년 5월 새벽 2시께 B씨(여)가 운영하는 주점에서 16만원어치의 술을 마셨다. B씨와 종업원 C씨(여)가 술값 계산을 요구하자 A씨는 2만2000원만 낸 뒤 나가려고 했다. B씨는 A씨를 붙잡고 나머지 술값을 내라고 요구했고, 서로 삿대질과 말다툼이 이어졌다. 이후 A씨는 체크카드를 건넸지만 잔액 부족으로 결제가 되지 않았다. 이에 B씨는 계좌이체를 요구했지만 A씨는 할 줄 모른다며 버텼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가 손전등으로 얼굴을 비추고 몸을 꾹꾹 누르자 이를 뿌리쳤고, 다시 술집을 나가려던 A씨의 옷을 B씨가 잡아당기자 갑자기 B씨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린 다음 폭행해 실신시켰다. A씨는 옆에서 말리던 C씨도 폭행했다. C씨는 술집에서 도망나와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이 일로 B씨는 전치 4주, C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A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1,2심은 A씨의 강도상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술값을 면하는 것이 A씨가 피해자들을 폭행한 주된 목적은 아니었더라도 B씨를 폭행함으로써 술값을 면하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A씨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 강도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2심은 형을 감경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영득 또는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채권자를 폭행·협박해 채무를 면탈함으로써 성립하는 강도죄에서 불법이득의사는 단순 폭력범죄와 구별되는 중요한 구성요건 표지인 만큼 폭행·협박 당시 피고인에게 불법이득 의사가 있었는지는 신중하고 면밀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술값 채무를 면탈하려고 했다면 C씨가 술집 밖으로 도망치고 B씨가 바닥에 쓰러져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울 텐데, A씨는 C씨를 쫓아 나갔다가 다시 술집으로 들어와 B씨를 폭행했고, 이후 경찰이 도착했을 때 주점 바닥에 누워있었다"며 "또 술집에 오기 전 노래방이나 다른 주점에서 여러 번 별 문제 없이 술값을 결제한 것을 볼 때 A씨에게 폭행 당시 채무면탈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수연
2021-07-19
[판결] 매장문화재 발견 후 신고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매장문화재를 발견한 뒤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옮긴 박물관 관장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고 매장문화재인 전돌 5개를 몰수하도록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4155). 선고유예란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2년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전돌은 성곽의 옹성·여장·성문·돈대 등을 축조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벽돌을 말한다. 모 지역 문화재사업소장이자 역사박물관장으로 별정직 5급 공무원인 A씨는 1980년대부터 문화재를 연구해왔다. 1993년부터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서 근무해온 A씨는 2019년 1월 인천의 한 매장문화재 유존 지역을 시찰하다가 매장문화재인 전돌 5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A씨는 문화재청에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전돌을 옮긴 혐의로 기소됐다. 박물관장 유죄원심 확정 매장문화재법 등은 매장문화재 발견 시에는 현상을 변경하지 말고 7일 이내에 방문이나 전화 등으로 발견 사실을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A씨의 학력과 경력, 문화재사업소장이자 전쟁박물관 관장으로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주변을 시찰하고 있던 점을 봤을 때 매장문화재를 은닉할 범의가 인정된다. 또 A씨가 문화재청장에게 신고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하더라도 범죄 성립에는 장애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지역 문화재사업소장으로서 업무를 위해 전돌을 옮긴 것이라고 해도 그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아무 전과가 없는 데다 전돌을 연구하기 위해 사무실로 옮긴 것으로 보이며,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고 전돌만 몰수하도록 했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박수연
2021-07-14
[판결] 스킨스쿠버 강습 중 사망 사고… '업무상 과실치상' 강사 기소됐지만
스킨스쿠버 강습 중 사망 사고가 발생해 강사가 기소됐지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강습을 받는 회원들에게 하강로프를 잡도록 지시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3394). 스킨스쿠버 강사인 A씨는 2018년 7월 강원도에서 동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스킨스쿠버 강습을 진행했다. 강습을 받던 B씨는 이날 공기통과 잠수복을 연결하는 호스로 잠수복 내부 부력을 조절하는 드라이슈트 잠수 훈련을 처음 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로 숨졌다. 검찰은 강사인 A씨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A씨에게는 사전에 해양경찰서장에게 연안체험활동 안전관리 계획서를 작성해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A씨는 피해자가 바다에 입수해 하강하는 과정에서 하강로프를 이용해 안전하게 하강하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B씨가 자유하강하도록 내버려 둔 것은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는 입수하기 전 B씨를 비롯한 9명의 동호회 회원들에게 미리 설치된 하강로프를 잡고 하강하도록 지시했다"면서 "A씨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거나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B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A씨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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