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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3시간 넘는 격론 끝 ‘유죄’ 평결… 재판부서 존중
"재판장님, '술집'을 '남성바'라고 지칭하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배심원단에게 편견을 줄 수 있습니다."(검사) "'남성바'가 (호스트바 인지 여부가) 입증이 안됐다고 용어 사용에 제한을 둔다면 변론을 어떻게 하겠습니까?"(변호인) "용어 선정부터 양측이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감정이 포함될 수 있는 표현은 자제해 주시고 배심원단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들으시길 바랍니다."(재판장) 지난 20일과 21일, 인천시 남구에 위치한 인천지법 제413호 대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인천지법 형사12부(재판장 박이규 부장판사)는 1년 동안 사실혼관계로 같이 살던 여성 B(36)씨를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A(37)씨의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했다(2010고합893). 20일 오전 9시 반, '선정기일통지서'를 받은 총 41명의 배심원 후보자가 하나 둘 법정에 모였다. 재판부는 7명의 배심원과 한 명의 예비 배심원을 선정하기로 돼 있었다. 배심원 후보자들은 모두 번호표를 받고 법정으로 들어갔고 배심원 선정절차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배심원 선정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첫 번째 추첨을 통해 선정된 배심원 후보자들에게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배심원을 찾기 위해 여러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은 '가정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부강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물은 반면, 변호인 측은 '우리나라 수사기관의 수사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졌다. 세 차례의 추첨 끝에 비로소 예비배심원을 포함한 8명의 배심원단이 선정됐다. 여성이 3명이었고 남성은 5명이었다. 공판이 시작되자 검찰은 "A씨가 동거녀인 B씨를 안구파열 등이 될 정도로 폭력을 사용했고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강간했다"며 총 7가지의 범죄사실을 들어 A씨를 특수강제추행·흉기휴대폭행·특수강간 등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설명했다. 하지만 곧 변호인은 반박했다. "검찰이 얘기하는 범죄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B씨가 쓴 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B씨는 폭행을 당했다고 한 다음날에도 쇼핑을 하고 남성들이 나오는 술집에 갔습니다. 오히려 B씨는 A씨의 돈을 노리고 A씨와 함께 살았습니다." 유·무죄를 다투는 사건인 만큼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변호인 측의 반박은 강력했다. 먼저 피해자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법대 왼편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 범행 장소로 특정된 방의 깨진 유리창과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해 협박할 때 사용했던 흉기와 드라이버 등을 찍은 증거사진을 제출했다. 이후 검찰이 피해자가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안구가 파열됐다는 공소사실을 이야기하면서 B씨가 병원에서 찍은 당시 얼굴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B씨의 왼쪽 눈 흰자가 피로 붉어진 모습과 심하게 부은 얼굴 사진을 본 배심원단이 술렁였다. "흉기로 위협을 하며 강간을 했다고 들었는데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검사)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피해자) 피해자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제가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도록) 물어봐드릴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배심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가 없어요. 힘드시더라도 본인이 직접 설명하시는 게 낫습니다."(검사) 피해자가 공소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진술은 1시간 가량 이어졌다. 피해자 진술이 끝나자 재판부는 5분 동안 휴정한 뒤 공판을 재개해 변호인 반대신문을 진행시켰다. "증인의 학력은 어떻게 되시나요?"(변호인) "전문대를 졸업했습니다. 전공은… 전공이 이 사건과 상관이 있나요?"(피해자) "네, 있습니다."(변호인)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습니다."(피해자) "고등학교도 예고를 다녔나요?"(변호인) "네."(피해자) 변호인은 이어 피해자가 A씨의 아버지가 준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뽑아 증거로 제출하며 남자 종업원이 나오는 술집에 갔는지를 추궁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던 배심원들도 시간이 지나자 연필을 손에 쥐고 사건 내용을 메모하며 집중했다. 이어진 피고인 신문에서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재판은 치열하게 진행됐다. 이번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사람은 17명이었다. 첫째날은 A씨에게 폭행을 당해 안구가 파열되던 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5명이 증인신문을 다 하고나니 재판은 밤 10시 반이 되어서야 일단락됐다. 이튿날 이어진 증인신문에서도 증인들의 진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등 양측의 공방은 팽팽했다. 이번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기로 하고 검찰과 변호인단은 지난 2월부터 이미 5번의 공판준비기일을 거친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쟁점들을 정리하고 증거도 미리 제출했지만 실제 재판은 예정과 달리 길어졌다. 21일 오후 7시 예정이었던 선고는 이날 11시가 넘어서야 내려졌다. 배심원단은 저녁 7시반부터 11시까지 치열한 토론을 거친 끝에 유죄를 선고했다. 이날 배심원 평의는 3시간이 넘게 진행됐지만 보통 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의 평의는 4시간이 기본이고 5~6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 배심원단의 평의 결과는 7개 공소사실 중 6개에 대해서는 무죄였다. 다만, A씨가 고의로 B씨의 안구를 파열했다는 혐의(상해)에 대해서는 근소한 차이(4대3)로 유죄 의견이 나왔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의결과를 존중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3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과 보호관찰 2년을 선고했다. 48시간 동안 검사와 변호인의 공방을 날카롭게 지켜보던 '국민 재판관들'의 긴 재판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국민참여재판
성폭행
사실혼
동거녀
안구파열
특수강간
특수강제추행
흉기휴대폭행
정수정 기자
2011-06-27
형사일반
"친딸 성폭행범도 신상정보 공개하라"
친딸을 성폭행한 아버지의 신상정보도 공개하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친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아버지에 대해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내리면 범죄수법과 주소 등이 알려져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공개명령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표기하지 않을 수 있어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2세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기소돼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받은 박모(55)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6939)에서 징역 9년과 5년간 신상정보공개, 6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범죄자에 대해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 신체정보, 사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요지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데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공개명령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법령에 의해 공개명령 집행과정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표기하지 않도록 돼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친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성폭력범죄사건과 달리 취급해 피고인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지난해 2~4월 사이 초등학생인 자신의 친딸을 30회 이상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15년에 5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내렸고 신상정보 공개명령은 피해자의 정상적인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개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박씨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고 2심은 박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하고 6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 판결했다. 또 신상정보공개에 대해서는 "공개명령을 집행하면서 범죄사실 중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할 수 있다"며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내렸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는 형이 확정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제도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피고인의 얼굴과 이름, 주소, 나이 등이 여성가족부 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코너인 '성범죄자 알림e' 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
친딸
성폭행
신상정보공개
상습성폭행
전자발찌
성범죄자알림e
정수정 기자
2011-05-19
가사·상속
헌법사건
형사일반
"부모에 대한 고소 제한은 합헌"
자식이 부모를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어릴 적부터 친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하고 고소까지 당했던 서모(50·여)씨가 친어머니를 직접 고소했지만 각하당하자 "부모를 고소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고소권의 과도한 제한이고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08헌바56)에서 24일 재판관 4(합헌)대5(위헌)의 의견으로 형소법 제224조를 합헌으로 결정하고 서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이 합헌의견을 낸 재판관보다 많았지만 위헌정족수인 6명에 미달해 합헌결정이 나왔다. 퇴임한 김희옥 전 재판관이 평의에 참여하고 사건을 종결해 이번 결정에 이름을 올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범죄피해자의 고소권은 그 자체로 헌법상 기본권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형사절차상의 법적인 권리에 불과해 입법자에게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특별법으로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가 제외돼 고소권을 제한하고 있는 분야는 피해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범죄에 국한돼 있고 유교적 전통 측면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규범을 수호하기 위해 비속이 존속을 고소하는 행위의 반윤리성을 억제하고자 이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이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 조항이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제한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친고죄의 경우 고소의 존부와 무관하게 기소될 가능성이 있고 친고죄의 경우에도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특별법으로 직계존속의 경우에도 고소를 할 수 있어 재판절차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이 초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공현·김희옥·김종대·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고소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대상 범죄의 범위나 죄질과 관계없이 재판절차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으로 이어진다"며 "비친고죄의 경우에도 자신의 법익침해에 대해 타인에게 고소 여부를 맡기는 자체가 재판절차진술권의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위헌심사의 기준은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어 "가족제도의 기본질서 유지라는 입법목적에 정당성은 있지만 고소권을 박탈해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방식은 차별의 목적과 정도의 비례성과 관련해 문제점이 있다"며 "고소권을 박탈하는 것만이 가족제도의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하고 불가결한 수단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서씨는 어릴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등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20여년간 따로 살아왔다. 성인이 돼서도 어머니가 계속 직장 등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며, 사망한 아버지와 큰아들의 죽음을 믿지 않고 딸이 재산을 빼돌리려고 꾸민 것이라고 서씨를 고소하기도 했다. 서씨는 무죄판결을 받은 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어머니를 무고 및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이 형소법 규정을 들어 서씨의 고소를 각하하자 2008년6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현행 형소법 제224조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부모
직계존속
고소제한
반윤리성
비친고죄
모해위증
무고
정수정 기자
2011-02-24
가사·상속
형사일반
홧김에 부모 살해… 대학생에 징역 20년 확정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0일 부모와 말다툼을 하다 뺨을 맞자 홧김에 부모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된 김모(26)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4512)에서 징역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09년12월께 전남 영암군 집에서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 화를 못이기고 골프채 등을 이용해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하고 그 사실이 발각될까봐 흉기로 어머니까지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정신분열증 내지 간헐적 폭발성 장애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1·2심은 "김씨의 범행은 지극히 패륜적이고 일반 살인사건과 비교해도 살해방법이 너무 잔혹한데다가 김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현장의 지문을 제거하고 강도가 든 것처럼 위장해 김씨의 죄책은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씨는 아버지와 장애인인 어머니의 불화로 스트레스를 많이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20년을 선고했다.
존속살해
부모살해
대학생
충동조절장애
감면사유
심신장애
심신미약
정수정 기자
2011-02-11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재 '직계존속 고소금지' 위헌여부 공개 변론
자식이 부모를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우리의 전통문화인 '효(孝)'사상을 지키기 위한 제도일까 아니면 개인의 평등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봉건적 유물일까. 헌법재판소는 지난 9일 대심판정에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형소법 제224조에 대한 헌법소원사건(2008헌바56)의 위헌여부를 심리하기 위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날 공개변론에서 청구인측은 해당 조항이 봉건적 가부장제에 기초한 윤리규범에 근거한 것으로 직계비속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측은 효도사상은 우리가 계승·발전시켜야할 할 가치질서일 뿐만 아니라 형소법 조항에 따라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가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신고나 제보, 인지에 의해 수사가 가능하다며 맞섰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서모씨는 어릴적부터 친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등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20여년간 따로 살아왔다. 하지만 어머니는 계속 딸의 집과 직장으로 찾아와 행패를 부렸고, 사망한 아버지와 큰아들의 죽음을 믿지 않고 딸이 재산을 빼돌리려고 꾸민 것이라고 고소하기도 했다. 또 딸이 자신을 때렸다며 존속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해 서씨가 기소되기도 했다. 다행이 서씨는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어머니를 무고 및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했다. 어머니가 기소되면 검찰에서 정신감정을 할 것이고, 나아가 어머니에게 정신과치료도 받게 하겠다는 바람에서였다. 그러나, 검찰은 형소법 규정을 들어 서씨의 고소를 각하했다. 이에 서씨는 2008년6월 위 형소법규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 청구인, '직계존속 고소금지'는 평등권·재판받을 권리침해= 이날 공개변론의 쟁점은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를 금지하는 것이 평등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집중됐다. 청구인측 대리인인 정보건 변호사는 "직계존속에 대해 고소권을 제한한 이 법률조항은 일반국민인 범죄피해자와 직계존속으로부터 범죄를 당한 범죄피해자를 차별대우하는 것으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직계비속이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없게 하는 차별의 목적은 봉건적 가부장제에 기초한 윤리규범에 근거한 것인데 현대사회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차별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고소권의 박탈이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라는 차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피해자가 당한 범죄의 종류나 피해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직계비속의 고소권을 박탈하는 것은 고소권의 과도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청구인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남복현 호원대 교수는 "직계비속의 고소권을 박탈해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충실하려는 것은 개인주의적 가치가 시대를 지배하는 오늘날에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없다"며 "도덕의 영역에 법이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남 교수는 이어 "가족간의 존경과 사랑이라는 목적은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해 이를 위해 고소권을 박탈하는 것은 최소침해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 법무부, "가정내 갈등 확대 막고 인지 등 직계존속 수사 가능해 과도한 제한 아니다"= 법무부측은 형소법 제224조가 가정내 갈등의 확대를 막고 사랑과 화합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입법목적달성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법무부장관을 대리해 공개변론에 출석한 이계한 법무부 국가송무과 검사는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과 사랑에 입각한 효도사상은 우리가 계승·발전시켜야 할 전통문화이자 가치질서로 이에 기초해 직계비속의 고소권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것이어서 자의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직계존속에 대해 국가형벌권을 요구하는 것은 법이 갖고 있는 윤리질서를 어기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 검사는 또 "형소법에 따라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가 제한된다고 해도 신고나 제보, 인지 등의 형태로 수사기관의 수사권 발동을 촉구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재산범죄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돼 고소의 실익이 없고, 예외적으로 직계존속의 범죄가 중대하고 비난가능성이 높은 성폭력범죄의 경우에는 특별법에서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할 때 형소법규정을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검사는 목영준 재판관이 "입법취지가 직계존속에 대한 존경심 등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미 특별법에 의해 고소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 이 조항을 유지시킨다고 해서 입법목적이 유지되느냐"고 질문하자 "법률을 정할 때는 원칙을 정하고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면 예외규정을 둬서 입법을 하는 것이 보편타당한 형식"이라며 "예외가 존재한다고 해서 원칙의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조항이 사라질 경우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가족이 회복불가능한 상태로 붕괴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법무부측 참고인으로 나온 손동권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친고죄의 경우 고소는 소송조건이 아니라 수사의 단서가 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기본권의 중대한 침해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친고죄의 경우에도 형사특별법에 의해 직계존속에 대한 고소가 대폭 허용돼 실제로 고소권이 제한되는 영역이 극히 적은 점을 감안할 때 일부 범죄에 대한 직계비속의 고소를 금지한다고 해서 중대한 기본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직계존속
고소금지
고소권
직계비속
효도사상
평등권
재판받을권리
정수정 기자
2010-09-13
형사일반
부모가 처벌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했다면 미성년자 강간사건 공소기각해야
강간을 당한 미성년자의 부모가 1심 선고 전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경우에도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확인된다면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13세 여아를 강간한 혐의(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강간 등)로 기소된 김모(52)씨에 대한 상고심(☞2009도5658)에서 공소기각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나이 어린 미성년자인 경우 그 법정대리인이 피고인 등에 대해 밝힌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에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포함돼 있는지는 대상사건의 유형 및 내용, 피해자의 나이, 합의의 실질적인 주체 및 내용, 합의전후의 정황, 법정대리인 및 피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인 아버지가 피고인을 강간죄로 고소한 후 제1심 판결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며 "이 사건은 13세 여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구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4항 소정의 청소년대상 성범죄로서 같은 법 제16조에 의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고 합의서의 형식이 피해자를 대리해 법정대리인인 아버지가 작성명의인으로 돼 있기는 하나 합의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었다거나 피해자에게 불이익한 것이라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그 처벌불원 의사표시에는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8년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된 가출 청소년 최모양을 모텔로 데려가 간음한 혐의로 같은해 11월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이 여자청소년을 위력으로 간음해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지만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며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1심 선고 전에 처벌불원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공소기각했다.
미성년자
강간
처벌불원의사
법정대리인
가출청소년
정수정 기자
2010-05-31
가사·상속
형사일반
홧김에 술주정하는 아버지 살해한 아들에 징역7년 확정
대법원 형사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홧김에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된 권모(50)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2023)에서 징역7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 행위로 인해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의 사인이 흉부손상이고 피해자는 74세의 노인으로 위암 판정으로 위 절제수술을 받은 후 거동이 불편했고 아들은 이를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자기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피고인에게 살인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한 1심 판단을 유지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지난해 8월께 평소 매일같이 술주정을 부리던 아버지가 또 술에 취해 어머니와 자신에게 욕을 하자 홧김에 아버지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9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권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고 가족들이 선처를 원한다는 등의 이유로 징역7년을 선고했다. 현행 형법 제250조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존속살해를 저지른 경우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술주정
아버지
폭행
존속살해
우발적
선처
정수정 기자
2010-05-17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한의사 동생이름으로 개명 '사기결혼'… 징역3년 실형
한의대생인 동생 이름으로 개명해 ‘사기결혼’하고 처가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쓴 전과 14범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이재신 판사는 동생이름으로 개명하고 학력을 속여 결혼한 다음 처가살이를 하면서 2억6,600여만원을 뜯어내 탕진하고 임신 중인 아내와 장모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사기, 상해 등)로 기소된 노모(38)씨에게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2008고단7269). 또 아들의 사기행각을 알면서도 결혼을 도운 노씨의 어머니 양모(59)씨도 징역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기결혼, 임신, 상해 등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심각한 것으로 그 피해정도가 매우 중하고, 부인과 그 가족들이 입은 재산피해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씨와 양씨는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들을 탓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실형선고 이유를 밝혔다. 노씨는 2007년 7월 동생과 한자까지 정확히 일치하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어 노씨는 같은 해 9월 결혼정보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4년제 대학중퇴인 자신의 학력을 감추고 ‘A의대(성형외과) 중퇴, B대 한의예과 졸업반 재학중’으로 허위기재해 한달 만에 소개받은 C씨(30)와 12월 결혼했다. 노씨는 결혼식에 어머니만 오게 하고 동생은 부르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가족관계를 숨겼다. 형이 성형외과 의사인 것처럼 말을 흘리기도 했다. 심지어는 “아버지가 대통령 담당 한의사로 일하다가 순직한 국가유공자인데 혼인신고를 하면 국가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처가를 속여 혼인신고도 못하도록 했다. 지난해 1월 노씨는 병원개업 명목으로 처가로부터 2억6,650만원을 받아냈다. 동생이 국가고시에 합격하자 합격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장인·장모에게 보여줘 안심시키는 방법으로 거짓말을 이어갔다. 노씨는 이 돈을 동생의 한의원 개원과 오피스텔 구입, 유흥비 등에 사용했다. 노씨는 이후 수시로 집을 비우는 등 불성실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임신한 아내에게 낙태를 강요했다. 급기야 지난 5월에는 이를 보다 못해 자신을 내쫓으려는 장모의 손가락을 깨물고 몸싸움까지 벌였다. 결국 부인 C씨는 예단비 등 결혼비용반환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노씨측 답변서를 받아 보고서야 동생과 동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기극의 윤곽을 파악하게 됐다.
동생이름
개명
사기결혼
낙태강요
상해
결혼비용반환
김소영 기자
2009-02-24
형사일반
"중국국적 가진 북한 주민, 탈북자 아니다"
북한에서 태어나 장기간 거주했더라도 중국국적을 갖고 있다면 탈북자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강씨는 75년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태어나 20년을 북한에서 자랐지만 아버지가 중국국적을 가지고 있어 만 17세가 되던 92년 자동으로 중국국적을 취득했다. 강씨는 이후 95년께 중국여권을 통해 중국에 들어가 생활하다 2006년2월, 마치 탈북자인 것처럼 꾸며 대한민국 국적을 얻고, 탈북자 정착지원금 1,9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6월에 집행유예2년 및 추징금 1,9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그러나 "북한 국적법상 북한공민이 아닐 뿐 실제로 북한에서 태어나 20년을 살아왔다"며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한다"고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최근 강모(32)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10831)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 뿐만 아니라 북한을 벗어나기 전에 이미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북한을 벗어난 후 그 외국 국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자는 법의 적용대상인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국적
북한출생
탈북자
외국국적
정착지원금
류인하 기자
2009-02-11
가사·상속
형사일반
술취해 의붓딸 가슴만진 아버지… 애정표현 아닌 성추행
술에 취해 초등생 의붓딸의 가슴을 만진 아버지의 행위는 애정표현 수준을 넘어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의붓딸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진 혐의(친족관계에의한강간 등) 등으로 기소된 택시운전사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2007도9487)에서 강제추행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김씨와 피해자인 딸의 관계, 피해자의 연령, 당시의 상황 등을 고려해 보면 김씨의 행위가 단순한 애정표현의 한계를 넘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행해진 유형력의 행사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추행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3월 새벽 집에서 함께 자고있던 의붓딸 A양(11)을 자신의 오른쪽 다리로 누른 뒤 엉덩이를 만지고 상의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평소에도 딸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안고 자다가 엉덩이를 만지기도 했다"며 "이쁘고 귀여워서 그런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성추행 혐의에 유죄를 인정해 징역1년6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양이 당시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김씨의 행위는 '추행'이라기보다는 취중에 딸에게 다소 과한 애정표시를 한 것에 불과하다"며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의붓딸
애정표현
성추행
유형력행사
팔베개
여태경 기자
2008-04-17
6
7
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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