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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이명박정부 비판 민간인 불법사찰' 前 국정원 방첩국장, 실형 확정
이명박정부 시절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가정보원 방첩국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국정원 방첩국장에게 징역 7개월과 자격정지 7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3596). 김씨는 2010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지시로 국정원 내 공작팀인 '포청천'을 꾸리고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포청천 공작팀은 당시 야당 정치인들과 민간인 등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상대로 불법사찰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김씨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합리적 이유 없이 수집했다"며 "국정원 직원의 직권을 남용해 국가안전 보장 등 국정원 직무와 관련 없는 불법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서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국정원법상 국정원 직원도 직권남용 대상에 포함된다"며 "김씨는 국정원 방첩국장으로서 방첩국 소속 직원을 지휘할 권한과 감독권이 있었고, 김씨는 국내 보안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를 하급자에 대해 수집하라고 지시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국정원이 적법한 권한 범위 내에서 활동하고 정권이 이해 관계에 따라 활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법한 행위를 단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김씨도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비자발적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나 적어도 민간인에 대한 위법한 정보수집을 인식하고, 특명팀을 조직해서 정보수집을 지시했다"며 "다만 김씨는 상급자의 지시를 하급자에게 전달하고 재보고하는 역할을 했을 뿐, 대상자를 선별하고 정보수집 내용을 결정하거나 활용하는 등 강력한 위법행위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면서 1심보다 낮은 징역 7개월과 자격정지 7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2021-03-23
[판결] 대법원, "원세훈 '직권남용' 일부 무죄 판단한 원심 잘못"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임하며 정치개입 및 특수활동비 불법사용,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심 판결을 다시 받게됐다. 대법원은 원 전 원장의 일부 직권남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항소심 판결을 유죄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2583). 원 전 원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불법 사찰을 위해 국정원 내 공작팀을 운영하고 야권의 유력 정치인 및 민간인 등을 상대로 사찰과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민간인 댓글부대에 국정원 예산 65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 2억원 및 현금 10만달러를 전달한 혐의 △안보교육 명분으로 정치에 관여한 혐의 △MBC 인사에 불법 관여한 혐의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관련 사업 혐의 △호화 사저 마련을 위해 횡령한 혐의 △제3노총 설립 자금으로 국정원 활동비를 위법하게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혐의 중 국정원 직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행·감시하도록 지시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미행 등 지시는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실무자들에게 법률상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며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2심에서 면소판결을 내린 승려 명진에 대한 사찰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앞서 원심은 승려 명진 사찰 관련 직권남용죄가 원 전 원장 등에게 보고된 시점인 2010년 7월이므로 공소가 제기된 2018년 6월에는 공소시효 7년이 도과됐다며 면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 전 원장에게 보고된 이후에도 명진에 대한 사찰 혐의가 계속 진행됐기 때문에, 이를 포괄일죄로 보고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국정원 직원이 동일한 사안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저지른 직권남용행위에 대하여는 설령 그 상대방이 수인이라고 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원 전 원장과 공범들의 다수 사찰행위는 모두 명진이라는 동일한 정보수집대상에 대한 것으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기간 계속 행해진 것이므로, 포괄해 하나의 직권남용으로 국정원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봐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국정원 직원의 직권남용 혐의는 국정원법에서 별도로 직권남용죄를 처벌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법상 직권남용죄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사실상의 영향력, 직무 및 직무수행 방식의 특수성 등으로 권한이 남용될 경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생활영역 전반에 걸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크다"며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정원법 위반죄 성립 여부는 직권남용죄 일반에 적용되는 법리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처벌 조항의 입법 경위와 취지,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영향력,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권양숙 여사 및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미행·감시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손현수 기자
2021-03-11
[판결] '뇌물·횡령 혐의' 전병헌 前 정무수석, 집행유예 확정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 당시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수석에게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0만원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는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0795).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및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던 2013년 10월~2016년 5월 대기업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KT는 전 전 수석의 요구에 따라 각각 3억 원과 1억5000만 원, 1억 원 등 총 5억5000만원을 e스포츠협회에 기부·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또 e스포츠 방송업체 대표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와 관련해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와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e스포츠협회에 약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게 한 혐의(직권남용), 의원실 허위급여 지급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횡령)도 받았다. 1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과 벌금 3억5000만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에서 방송 재승인 청탁과 함께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명목으로 3억원을 전달하게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또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협회에 약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게 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도 무죄로 판단해 업무상횡령 등 다른 혐의의 형량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줄였다. 대법원도 이날 전 전 수석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2021-03-11
[판결]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부분, 1심 판결 전 합의했다면 "공소기각해야"
여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1심 판결 선고 전 해당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법원은 그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따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특히 이같은 사실은 재판부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어도 항소심 재판부가 처벌 불원 합의서 제출 여부를 조사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하는데,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소제기를 할 수는 있지만, 이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는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7조 6호). 다만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1심 판결 전까지만 가능하고, 한번 철회하면 이를 번복할 수 없다(형소법 제232조 3항).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6460). A씨는 2019년 6월 충북의 한 테마파크에서 직원 B씨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옆에서 말리는 다른 직원 C씨도 폭행했다. A씨는 이 밖에도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은 A씨 사건을 모두 병합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A씨는 1심 판결 선고 전 C씨와 합의하고, 변호인을 통해 C씨 명의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상고심에서는 C씨가 1심 판결 전 합의서를 제출했음에도, 1심과 2심이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 정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 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원심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판단해야 한다"며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형소법은 반의사불벌죄 사건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C씨는 1심 판결 선고 전 A씨에 대한 처벌 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했으므로, 원심은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며 "A씨의 폭행 혐의와 나머지 혐의는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됐으므로, 원심을 모두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손현수 기자
2021-02-22
[판결] '세월호 구조 실패 혐의' 김석균 前 해양경찰청장, 1심서 "무죄"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대응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대부분의 전·현직 해경 관계자들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 등 해경 관계자 9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합128).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별건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이재두 전 목포해양경찰서 3009함 함장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우선 김 전 청장 등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살펴보기에 앞서 구조인력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후 피고인들의 임무 위배 여부를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각급 구조본부는 각자 사용가능한 통신수단으로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하는 등 조치를 취했고, 피고인들로서는 사고 당시 123정이 교신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거나 세월호의 호출에 응답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예상해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판단된다"며 "사고 초기 각급 상황실, 123정, 511호 헬기 등의 TRS(주파수공용통신) 교신내용에 비춰볼 때 피고인들은 항공 구조세력이 세월호 사고에 관한 기본적 정보를 확인했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이고, 각급 상황실과 항공 구조세력 사이에 기술적 문제 등으로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구체적 구조임무와 관련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진도VTS(진도 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교신내용 등에 비춰 피고인들로서는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이 구조의무를 방기하고 탈출하거나 세월호 승객들이 퇴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선내방송에 따라 선내에 잔류하고 있는 상황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설령 피고인들이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과 직접 교신해 퇴선 준비 등을 지시했더라도, 이들은 그 지시를 묵살하거나 탈출방송을 했다는 대답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당시 현장 구조세력들은 영상송출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511호 헬기, 123정의 도착보고 내용에 비춰 피고인들이 세월호 승객들의 상황, 침몰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구조세력의 현장 도착 전 세월호와 교신해 상황을 파악·전파하거나 구조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승객들을 퇴선시키지 못한 점과 현장 도착 후 세월호의 선장 및 선원, 현장 구조세력들로 하여금 선내에 잔류하고 있던 승객들을 퇴선시키도록 하지 못한 점 모두 업무상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사고 발생 초기에 퇴선유도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한 것처럼 내부 문건을 수정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 전 함장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서장 등의 범행은 해양경찰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피고인이 30년 가까이 성실하게 해경으로 근무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 직후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선고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워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청장 등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304명이 숨지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 현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휘·통제해 즉각적인 퇴선유도와 선체진입 지휘 등을 통해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해 2월 이들을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해경청장이자 중앙구조본부장으로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책임이 막중한데도 책임을 회피했고, 그 결과 해경의 구조를 기다리며 배에 있던 학생을 비롯한 승객 304명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었다.
이용경 기자
2021-02-15
[판결] 1심 유죄판단 부분 무죄로 바꾸면서 판결경정으로 항소 기각은 위법
항소심이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부분을 무죄로 바꾸면서, 1심을 취소하지 않은 채 판결 경정의 방법으로 항소를 기각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판결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경정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8536). A씨는 B씨와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경로 문제로 택시기사 C씨와 시비가 붙었다. 이후 B씨는 택시기사 C씨를 택시 내·외부에서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5월 재판을 받았는데, A씨는 B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했다. A씨는 재판에서 '택시 외부에서 B씨가 C씨를 폭행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폭행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 '택시 내부에서 폭행이나 신체적 접촉이 있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도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택시 내부와 외부에서의 폭행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이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폭행 장면을 모두 목격하고도 사실과 다른 증언을 했다며 A씨를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 내용 실질적으로 변경 경정범위 벗어나 2심은 "A씨는 택시 내부에서의 폭행은 이를 목격했음에도 허위의 증언을 했지만, 택시 외부에서의 폭행에 대해서는 위증을 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택시 외부에서의 폭행에 대한 위증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판결 이유에 '1심 판결문 범죄사실란에서 택시 외부에서의 폭행에 대한 위증 혐의를 삭제하되, 이에 대한 이유무죄 판단을 추가하는 것으로 직권 경정한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원은 '재판서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잘못이 있음이 분명한 때'에는 경정결정을 통해 재판서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지만, 이미 선고된 판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경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경정 결정은 주문에 기재해야 하고 판결이유에만 기재한 경우 경정 결정이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택시 내·외부에서의 폭행에 대한 위증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고, 2심은 택시 내부 폭행에 대한 위증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며 "항소심이 택시 외부에서의 폭행에 대한 위증 혐의를 삭제하고 이유무죄 판단을 추가하는 것은 이미 선고된 1심 판결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이 직권으로 경정 결정을 했더라도, 주문에 이를 기재하지 않으면 경정 결정의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며 "항소심이 주문에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라고만 기재한 것은 판결 이유와 주문이 서로 저촉·모순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손현수 기자
2021-02-15
[판결] 대법원 '낙태시술' 산부인과 의사 무죄 확정
임산부로부터 부탁을 받고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낙태죄 관련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개선 입법시한을 2020년 12월 31일로 정했는데, 국회가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해당 조항이 실효된 상태에서 대법원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업무상 촉탁 낙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직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2017도18271, 파기자판). A씨는 2013년 9월 임산부 B씨로부터 낙태수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5주된 태아를 낙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2017년 2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2심은 2017년 10월 A씨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후 헌재는 2019년 4월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1항 자기낙태죄와 낙태시술을 한 의료진을 처벌하는 같은 법 제270조 1항 의사낙태죄에 대해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개선 입법시한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다. 하지만 국회는 기한을 넘겨 지금까지 관련 법률조항을 개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헌법불합치 결정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라며 "헌법재판소법 제47조 3항에 따라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므로 법원은 해당 조항이 적용돼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 충분하므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손현수 기자
2021-02-13
[판결]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김은경 前 장관, 1심서 징역 2년 6개월 법정구속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김선희, 임정엽, 권성수)는 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19고합350).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2018년 말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하며 불거졌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환경부 공무원을 시켜 박근혜정부 당시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하고 공모직 채용 과정에서 청와대 추천 후보자가 임명되도록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 대해 "피고인은 청와대와 협의해 원하는 사람을 산하 공공기관 임원으로 임명하기 위해 일괄 사표를 징구했고, 그 과정에서 사표 제출을 거부하는 임원에 대해 표적감사를 실시해 사표를 제출 받았다"며 "신 전 비서관과 공모해 공석이 되거나 공석이 될 산하 공공기관 임원 직위에 청와대와 환경부 몫을 정한 다음 내정자를 정하고, 그 내정자를 임원추천위원회 심사에서 최종 후보자에 포함되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정자들이 각 임원추천위에서 최종 후보자에 들게 하는 과정에서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 내정자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자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임원추천위 면접심사에서 서류심사 합격자 7명을 모두 불합격처리 하도록 하고, 당시 임원추천위원이었던 환경부 국장을 부당하게 전보조치까지 했다"며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오로지 청와대 또는 환경부가 정한 내정자들을 공공기관 임원 직위에 임명하고, 내정자들이 공정한 절차와 심사를 거쳐 공공기관 임원으로 선임됐다는 외관을 가장하기 위한 것으로 공공기관운영법 등 관계 법령이 정하는 임원추천위원회의 공정한 심사업무를 방해해 공공기관 임원 임명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해쳤을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운영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행위로 12명의 공공기관 임원이 정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했거나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었고, 정상적으로 심사됐을 경우 최종 후보자로 선정될 수 없었던 일부 내정자들이 공공기관 임원에 임명될 수 있었는데, 이는 지원자들에게 유·무형의 경제적 손실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심한 박탈감을 안겨줘 지원자 및 국민들에게 공공기관 임원 채용과정에 깊은 불신을 야기했다"며 "그럼에도 수사 및 전 재판과정에서 청와대와 환경부가 공공기관 임원 내정자를 나눠 정한 적이 없고, 사표 징구 계획이나 내정자들에 대한 지원행위는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환경부 공무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표적감사 및 보복성 인사 등은 실행한 적이 없다는 등 일체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자신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그 모든 책임을 자신을 보좌했던 환경부 공무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신 전 비서관에 대해 "개인적인 이익을 얻을 목적이 아님은 분명하고,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피고인의 지위에 비춰 내정자를 확정하고, 그에 대한 지원 결정을 하는 것은 피고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점 등 이 사건 각 범행 가담 경위 및 정도에서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용경 기자
2021-02-09
[판결] '대법원 문건 유출 등 혐의' 유해용 前 수석재판연구관, 항소심도 "무죄"
대법원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재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54·사법연수원 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132). 유 전 수석은 대법원에서 근무하던 지난 2016년 임종헌(62·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병원장의 특허소송 처리 계획과 진행 경과 등을 문건으로 작성하도록 휘하 재판연구관에게 지시한 뒤 이를 청와대에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수석은 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수석·선임 재판연구관 시절 작성된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및 의견서 등을 퇴임 당시 무단으로 들고 나간 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파기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유 전 수석이 변호사 개업 후 해당 문건 등을 사건 수임과 변론에 활용하기 위해 무단 반출한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유 전 수석은 대법원 재직 시절 취급했던 사건을 변호사 개업 후에 수임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유 전 수석에 적용된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유 전 수석이 재판연구관에게 문서 작성을 지시해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 전 수석이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란 것을 임 전 차장으로부터 전해듣고 초안을 전달 받아 편집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면, 유 전 수석으로서는 코트넷 등 법원 내부 검색시스템에 접속해 관련 사건의 진행경과를 직접 확인하고 검토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사결과 유 전 수석이 검색한 내용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 전 수석의 대법원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된 증거만으로는 유 전 수석이 파일을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고, 재판 업무의 보조를 위해 사실관계 쟁점 등이 검토된 연구보고서에 불과해 공공기록물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1심도 "유 전 수석이 이 사건 문건 작성을 지시해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다거나 이를 임 전 차장이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제공하도록 공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직권남용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판결에 따라 유 전 수석은 지난달 29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신광렬(56·사법연수원 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조의연(55·24기), 성창호(49·25기)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들에 이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 중 두번째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은 인물이 됐다.
이용경 기자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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