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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회복무요원 근무 거부, 특별한 사정 없는 한 양심적 병역거부 정당한 사유 안돼
[대법원 판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복무요원 근무 거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 2020도15554(2023년 3월 16일 선고) [판결 결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환송. [쟁점]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에 근거하여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 복무이탈한 것이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등]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 씨는 우울장애 등의 기분장애 4급의 징병신체검사결과에 따라 군사훈련을 면제받고 2014년 6월 경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하여 1년 6개월 정도 복무를 했다. A 씨는 "국방부 산하 병무청장 관할의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복무한다는 것이 군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워 양심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소집해제예정일을 6개월 정도 남겨둔 2015년 12월 중순 경부터 출근하지 않아,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10912)의 법리는 사회복무요원 등의 복무이탈에 관한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사회복무요원에게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지 않는 복무의 이행을 강제하더라도 그것이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거부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조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병무청장이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볼 수도 없어 병무청장의 관리·감독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도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고 조항] -병역법 제88조 제1항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 사회복무요원 또는 예술·체육요원으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대법원 관계자]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거부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병역법 제89조의2 제1호가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다."
사회복무요원
양심적병역거부
여호와의증인
박수연 기자
2023-03-26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동성 군인 간 합의한 성관계 처벌 못해"
부대 밖 사적 공간에서 합의에 따라 이뤄진 동성 군인 간 성관계는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변경해 이 같은 행위는 더 이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대법원은 '일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거나,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하는 다른 사정이 있어 실질적인 법익 침해가 있는 경우'에만 동성 군인 간 성관계를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군형법 제92조의6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군 간부 A씨와 B씨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선고유예를 각각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9도3047).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은 '제1조 1항부터 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군인 등)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성 군인인 A씨 등은 2016년 근무시간 외에 영외에 있는 독신자 숙소에서 서로 합의 하에 성행위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동성 간 성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며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전통적인 보호법익과 함께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된다고 봐야할 뿐 아니라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른 성행위를 한 경우와 같이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두 가지 보호법익 중 어떤 것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대상으로 삼는 해석은 허용될 수 없고 이를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과도한 제한으로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뤄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제92조의6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업군인인 A씨 등은 같은 부대 소속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이이고 영외 독신자 숙소에서 근무시간 이후에 합의에 따라 성행위를 했다"며 "의사에 반하는 행위인지 문제가 되거나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했다는 다른 사정도 없으므로 군형법 제92조의6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남성 군인 간 항문성교를 비롯한 성행위가 그 자체만으로 '추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적 공간에서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따지지 않고 군형법상 추행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기존 대법원 판결(2008도2222 등)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철상·이흥구 대법관은 "현행 규정은 적전, 전시 등 상황에서 적용되고 평시에는 군사훈련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큰 상황에서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해 피고인들의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 찬성하지만,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에 성적 자기결정권이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고, 상호 합의 여부를 현행 규정 적용의 소극적 요소 중 하나로 파악하는 것은 법률해석을 넘어서는 실질적 입법행위에 해당해 찬성하기 어렵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김선수 대법관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항문성교 그 밖의 성행위를 한 행위자만을 처벌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므로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두 사람이 상호 합의해 성적 행위를 한 경우에도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한다는 이유만으로 현행 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조재연·이동원 대법관은 "현행 규정은 행위의 강제성이나 시간과 장소 등에 관한 제한 없이 남성 군인들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봐야 하고, 구성요건을 (다수의견과 같이) 제한해석 할 수 없다"며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성행위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를 한 사람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구성원인 이상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은 침해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어 대법원의 종전 해석이 타당하므로 상고를 기각함이 타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군인
동성
성행위
박수연 기자
2022-04-21
군사·병역
[판결] 대법원 전합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정당한 사유' 해당"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군입대를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첫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데 이어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 할 수 없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존 입장을 변경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가 공식 인정되게 됐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2004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종교적 이유 등으로 병역을 거부한 자도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지만, 14년만에 이를 바꿔 '비(非)범죄화'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다가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10912).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거부도 병역법 제88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병역법 제88조 1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병역법의 목적과 기능, 병역의무의 이행이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서 가지는 위치, 사회적 현실과 시대적 상황의 변화 등은 물론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도 고려할 수 있다"며 "병역의무자가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이 병역의 이행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고, 그 사정이 대다수의 다른 이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기본조건이자 민주주의 존립의 불가결한 전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양심은 개인의 소신에 따른 다양성이 보장돼야 하고 그 형성과 변경에 외부적 개입과 억압에 의한 강요가 있어서는 안 되는 윤리적 내심영역이며 양심에 따라 결정을 하는 내심의 자유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형성된 양심에 따른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자유도 포함된다"면서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양심을 적극적으로 표출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그 사람의 양심에 반하는 작위의무를 부과한 것에 대해 소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경우, 국가가 그 사람에게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가함으로써 의무이행을 강제하는 소극적 양심실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기본권에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것인지는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 규정과 헌법 제39조 국방의 의무 규범 사이의 충돌과 조정의 문제로서,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라는 문언의 해석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양심적 병역거부는 소극적 양심실현의 한 모습으로서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는 법률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으로 정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이행을 거부할 뿐"이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형사처벌 등 제재를 통해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지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인정해야만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다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존재를 국가가 언제까지나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신념에 선뜻 동의할 수 없더라도 이제 이들을 관용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그러한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며 "신념이 '깊다'는 것은 그것이 사람의 내면 깊이 자리잡은 것으로서 그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하고,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그 신념의 영향력 아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념이 '확고'하다는 것은 그것이 유동적이거나 가변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데, 반드시 고정불변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실체를 가진 것으로서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신념이 '진실'하다는 것은 거짓이 없고, 상황에 따라 타협적이거나 전략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데, 설령 거부자가 깊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신념과 관련한 문제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러한 신념은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실은 범죄구성요건이므로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피고인이 자신의 병역거부가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며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하면, 검사는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이때 병역거부자가 제시해야 할 소명자료는 적어도 검사가 그에 기초해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구체성을 갖춰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대체복무제 도입 문제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헌재는 지난 6월 28일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데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 조항인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4(일부위헌)대 1(각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것인지는 대체복무제의 존부와 논리필연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며 "대체복무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을 때 제기될 수 있는 병역의무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거나 향후 도입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병역법 제88조 1항 위반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면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동원 대법관은 "국가의 안전보장에 우려가 없는 상황을 전제로 진정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경우에 한해 정당한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다수의견과 같이 파기환송이라는 결론을 같지만 이유를 달리하는 것이다. 이 대법관은 별개의견에서 "국방의 의무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보다 더 우선되는 의무"라면서도 "다만 우리나라의 병력 규모,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수와 현실적으로 그들을 병력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한다고 해서 국가의 안전보장이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 결정에 따라 조만간 대체복무제도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하는 병역거부자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에 있어 최소 침해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체복무의 허용은 국가의 안전보장에 우려가 없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며 "따라서 향후 국가안전보장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면 다시 그들을 현역병 입영대상자 등으로 하는 병역처분을 하는 것도 허용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 등 4명은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기존 대법원 판례와 같이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대법관들은 "기존 법리를 변경해야 할 명백한 규범적·현실적 변화가 없음에도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갈등과 혼란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당한 사유'는 특정한 입영기일에 입영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 즉 당사자의 질병이나 재난의 발생 등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사정에 한정되기 때문에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이 개인적인 신념이나 가치관, 세계관 등과 같은 주관적 사정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대법원과 헌재는 양심의 자유를 내면적 자유와 외부적 자유로 구분하고, 내면적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호되지만 외부적 자유는 다른 헌법적 가치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고 이같은 법리는 유지돼야 한다"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소극적 부작위이기는 하지만 역시 자신의 양심을 외부로 실현하는 행위이므로, 국가안전보장과 국방의 의무 실현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역의무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이 사건 처벌규정 등 제재가 갖는 규범적 타당성에 비춰볼 때 다수의견이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 자체를 마치 위헌·위법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병역거부와 관련된 진정한 양심의 존재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발견에 부합하도록 충분하고 완전한 기준이 될 수도 없으며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엄중한 안보상황과 병역의무의 형평성에 관한 강력한 사회적 요청 등을 감안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 변경에 따라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227건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전에 이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구제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급효가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대한 해석론을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은 양심의 자유 본질의 관점에서 보호되는 경우를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41050255907_143055.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양심적병역거부
병역법
종교적신념
박수연 기자
2018-11-01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불온서적 지정은 위헌' 헌법소원 낸 법무관 강제전역은 위법
이명박정부 시절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강제전역을 당한 전직 군법무관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군인이라도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재판청구권을 당연히 행사할 수 있으며 이를 복종의무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2일 전직 군법무관 지모씨가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소송(2012두2640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군인복무규율 등이 규정하고 있는 사전 건의 제도의 취지는 위법 또는 오류의 의심이 있는 명령을 받은 부하가 명령 이행 전에 상관에게 명령권자의 과오나 오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명령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일 뿐 그것이 군인의 재판청구권 행사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내 사전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상명하복에 의한 지휘통솔 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인 군의 특수성에 비춰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할 복종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이것이 외견상 복종의무와 충돌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상관의 지시나 명령 그 자체를 따르지 않는 행위와 상관의 지시나 명령은 준수하면서도 그것이 위법·위헌이라는 이유로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군인이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것이 위법·위헌인 지시와 명령을 시정하려는데 목적이 있을뿐 군 내부의 상명하복 관계를 파괴하고 명령 불복종 수단으로서 재판청구권의 외형만을 빌리거나 그밖에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다면 정당한 기본권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군인의 복종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판결문 보기 그러면서 "이 사건 불온서적 지정 지시는 정신적 자유의 핵심인 학문과 사상의 자유의 기초가 되는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그 지시의 위헌성에 대한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지씨가 복종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원이나 헌재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직접 위반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종국적으로 사법적 판단에 의해 위법·위헌 여부가 결정되므로 재판청구권 행사가 곧바로 군에 심각한 위해나 혼란을 야기하지도 않는다"면서 "지씨 등 군법무관들이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이 군 복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그 본분에 배치되는 등 군무의 본질을 해치는 특정목적을 위한 집단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고영한·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지씨 등 군법무관들은 이 사건 헌법소원 이전에도 군법무관의 보수와 처우에 관한 다수의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사전적·사후적 제재가 없었다"며 "이 사건 징계처분은 군 내부적인 시정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채 다른 법무관들을 규합해 집단으로 지시에 불복종하려는 수단으로 헌법소원 제도를 이용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므로 정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들은 또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단을 이룬 군인들이 재판청구권의 행사라는 명목을 빌려 불순한 의도의 군무 외 집단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제재하기 어려워져 국가 안전보장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군인의 재판청구권 행사가 복종의무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며 "또 법령의 규정에 없는 사전건의 절차를 거치치 않은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군인이라 하더라도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법률유보원칙이 준수돼야 함을 확인했다"며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국방부가 2008년 7월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서적이라며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지씨 등 군법무관 7명은 같은 해 10월 이 조치가 장병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육군참모총장은 2009년 3월 지씨를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했지만, 지씨가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파면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육군참모총장은 2011년 10월 다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고, 국방부는 이 징계를 근거로 2012년 1월 지씨를 강제 전역시켰다. 여기에 불복해 지씨는 두번째 소송을 2012년에 냈다. 헌법소원을 냈다고 해서 군 지휘계통이나 기강을 문란하게 했다고 볼 수 없고, 의견과 주장을 직접 대외에 공표해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한 사실도 없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1,2심은 "지씨가 상관의 지시,명령에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지휘계통을 통해 건의하는 등 군 내부절차를 거쳐야했는데도, 곧바로 군 외부인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군기 및 건의제도에 관한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했으므로 징계가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21699770617_152250.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군인
불온서적
명령
복종의무
이세현 기자
2018-03-22
군사·병역
[판결] 대법원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 기존 입장 재확인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하급심의 유무죄 판결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법원은 병역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훈련소 입소 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며 소집에 응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2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실형을 확정한 것은 올 들어 13번째다. 재판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 1항에서 처벌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이 정한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중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제18조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되지 않고,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지 말라는 유엔(UN)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신씨는 2015년 11월 31일 "12월 22일까지 훈련소로 입소하라"는 소집통지서를 확인하고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소집일로부터 3일이 지날때까지 입소하지 않아 기소됐다. 앞서 1심은 "극단적 비폭력주의자에게 군대 입영을 강제하는 것은 그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허물어버리는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병역 이행자에게 혜택을 주거나 미이행자에게 어떠한 대체복무를 하게 할 것인지 등은 입법자가 해결해야할 사항이지, '정당한 사유'를 축소해석함으로써 해결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신씨의 양심의 자유 등이 국가 공동체의 존립을 위해 가장 기초적으로 요구되는 병역의무 등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며 실형형을 선고했다.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기일부터 정해진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하급심 법원에서는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2004년과 2011년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과는 반대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판결이 종종 나오고 있다.
양심적병역거부자
종교
병역거부자
병무청
이세현 기자
2017-06-26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군사범죄와 함께 기소된 일반범죄, 군사법원이 재판할 수 없다
특별법원인 군사법원은 군형법상 범죄와 함께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일반 범죄에 대해서는 재판할 수 없다는 첫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이 나왔다. 군형법상의 범죄는 군사법원이, 일반 범죄는 일반 법원이 각각 재판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금까지 이 같은 경우 일반 범죄까지도 군사법원이 한꺼번에 재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번 결정을 통해 판례(2003도8253 판결 등)를 변경했다. 이번 결정은 군사법원의 재판 관할권이 일반 국민에게 무분별하게 확장되는 것을 막아 헌법상 국민의 '법률에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를 한층 더 두텁게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6일 군용물 절도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예비역 대령 김모(66)씨가 자신에 대한 재판권이 일반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 관할 보통군사법원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 가려달라며 낸 재판권 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사건(2016초기318)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재판권이 있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헌법 제27조 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고, 같은 조 2항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고 함으로써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선언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군사법원법은 일반 국민에 대하여 중대한 군사범죄로서 군의 조직과 기능을 보존하는 데에 구체적인 위험을 야기하는 초병이나 군용물에 관한 죄 등 특정 군사범죄에 한해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신분적 재판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헌법 취지를 고려할 때 군사법원이 예외적으로 일반 국민에 대해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권의 범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은 확장해석하거나 유추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군사법원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 대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일반 국민이 범한 특정 군사범죄 외의 다른 죄까지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않고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창설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일반 국민이 군형법상의 범죄를 범해 군사법원이 그 범죄에 대한 재판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군형법상의 범죄와 경합범으로 공소제기 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며 "특정 군사범죄는 군사법원이, 이 밖의 일반 범죄에 대해서는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갖는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김용덕·박상옥 대법관은 "특정 군사범죄의 재판권은 군사법원에 전속되나, 일반 범죄는 군사법원 또는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될 수도 있으므로 대법원이 여러 사정을 검토하여 재정결정에 의해 일반 범죄의 재판권이 어느 법원에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반면 박병대·김창석·김신 대법관은 "일반 범죄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 정신을 고려할 때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가 경합범으로 기소돼 함께 재판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일반 법원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한 재판권을 갖는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기택 대법관은 "사람에 대한 재판권은 사건별로 분리될 수 없고, 헌법과 군사법원법 등이 일반 법원의 재판권에 대한 특별규정으로서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신분적 재판권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일반 범죄에 대해서도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씨는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육사에서 쓰는 실탄 300여발을 외부업체로 반출(군용물 절도)하고, 2009년 12월에는 한 방위사업체가 만든 방탄유리의 성능을 시험한 사실이 없음에도 다른 업체의 시험 결과를 도용해 허위 시험평가서를 작성해 발급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이미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라 군사법원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김씨를 기소했다. 그러자 군사법원은 "군형법에 따라 군용물절도죄는 민간인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특정 군사범죄에 해당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재판권을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대법원에 "어느 법원에 재판권이 있는지를 가려달라"며 재정신청을 냈다.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라 김씨는 결국 군용물 절도죄에 대해서는 군사법원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미국 연방대법원도 '일반 법원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을 군사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은 위법하며 모든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이번 결정은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확장되는 것을 제한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으로부터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군사법원
군형법
재판관할권
법률에정한법관에의한재판받을권리
재판권쟁의에대한재정신청
기본권
신지민 기자
2016-06-20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GOP 총기난사' 임병장, 사형 확정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 General Outpost)에서 총기를 난사해 상관과 동료 등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임모(24) 병장에게 사형이 확정됐다. 임 병장에게 사형이 확정되면서 사형집행을 대기하며 수감중인 사형수는 61명으로 늘어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9일 상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병장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12980).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결과의 중대성, 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의 정도,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 유사한 유형의 범죄 발생을 예방하여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회를 방위할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에 대한 법정 최고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임 병장은 2014년 6월 21일 강원 고성군의 육군 22사단 GOP에서 동료 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뒤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범행 직후 무장 탈영한 임 병장은 군 병력에 포위된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가 실패하고 체포됐다. 임 병장은 부대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 분노로 범행했다며 정상 참작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제1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무고한 전우에 총구를 댄 잔혹한 범죄에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사형을 선고했고, 2심인 국방부 고등군사법원도 임 병장의 범행을 '극도의 인명 경시 범죄'라고 지적하며 항소를 기각했다. 법무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판결이 확정된 사형수는 민간인 57명, 군인은 임 병장까지 4명이다. 정부는 김영삼정권 말인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후 18년 넘게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총기난사
사형
임병장
육군
군내따돌림
왕따
집단따돌림
상관살해
국방부
군사법원
이장호 기자
2016-02-19
군사·병역
산재·연금
행정사건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 군인도 국가유공자
군인이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때문에 자살한 경우라도 업무와 자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국가유공자 등록을 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지난 6월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2010두27363)을 통해 '군인의 자살이 직무수행과 관련이 있다면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다'며 자살자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지 않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 행정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7일 군복무 중 자살한 함모씨의 아버지가 춘천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유족 비해당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2두8762)에서 원고패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유공자법상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이라 함은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이는 군인의 사망이 자해행위인 자살로 인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망자를 국가유공자에서 제외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함씨의 직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심리·판단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함씨는 2010년 4월 해양전투경찰에 입대해 취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전경 인원 감축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왔다. 같은해 8월 함씨가 근무하던 함정이 합동훈련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로 출항하면서 승조원 27명이 더 탑승하게 되자 함씨는 업무는 가중됐고, 결국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목을 매 자살했다. 함씨의 아버지는 춘천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신청을 했으나 "함씨가 자해행위로 사망했으므로 국가유공자로 등록할 수 없다"며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국가유공자
상당인과관계
자살
업무스트레스
군인
춘천보훈지청
좌영길 기자
2012-08-29
군사·병역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대법원,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합법"
사업실시계획 승인 전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업실시계획 전에는 사업지역을 지정하는 단계일 뿐이므로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의 구체적 단계인 기본설계 승인 전까지 거치면 된다는 취지다. 사업 승인에 일부 위법성을 인정했던 원심과 달리 대법원이 합법성을 인정함에 따라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5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 강모씨 등 438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국방·군사시설사업실시계획승인처분 무효확인소송 상고심(☞2011두19239)에서 원고일부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환경정책기본법 등 관계법령은 사전 환경성 검토협의는 실시계획 승인 전에, 환경영향평가서는 기본설계의 승인 전에 각각 요청·제출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사전 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가 갖는 고유한 목적과 기능을 고려해 그 이행시기를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구 국방사업법상의 '실시계획 승인'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업인정과 극히 제한적인 인·허가 의제의 효력만 인정될 뿐 사업시행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의제의 효력이 포괄적으로 인정되지 않아 사업시행자는 실시계획의 승인을 받은 후 다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사업시행절차를 추진하게 된다"며 "결국 실시계획의 승인은 사업지역의 지정단계일 뿐이고 그 단계에서는 환경영향평가의 취지를 달성하기도 어려우므로 국방·군사시설사업에서 국방사업법상 '실시계획승인' 전에는 사전환경성 검토를, '기본설계 승인' 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구 환경영양평가법 시행령상의 기본설계의 승인이 실시계획의 승인을 의미한다는 전제하에 승인처분 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바 없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수안·이상훈 대법관은 "구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의 기본설계의 승인 전은 구 국방사업법상 실시계획의 승인 전을 의미한다고 봐야 하므로 무효이고, 무효인 시행령 규정에 따라 행해진 국방부의 승인처분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무효다"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2006년 5월 국방부는 제주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 등을 목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방침을 발표했다. 2007년 서귀포시 대천동 강정마을 회장은 제주도지사에게 해군기지 유치건의를 했고, 도지사는 이를 받아들여 강정마을을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지로 발표했다. 1·2심은 2009년 1월 승인된 해군기지 설립기본계획이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존재해 무효이지만, 해군본부가 계획승인 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고 도지사와의 협의를 거친 뒤 변경승인을 받은 이상 변경된 해군기지 설립계획까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한편 이 사건 이후 국방사업법은 이번 판결 다수의견과 같은 취지로 사업계획과 실시계획을 구별해 사업계획 단계에서는 사전환경성검토를, 실시계획단계에서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개정됐다.
환경영향평가
국방사업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사업실시계획
좌영길 기자
2012-07-05
국가배상
군사·병역
행정사건
"자살 군인도 직무상 관련있으면 국가유공자 인정"
자살한 군인도 자살이 직무수행과 관련이 있다면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국가유공자법)은 군인이나 경찰이 자해행위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경우에는 국가유공자 등록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8일 공군에 입대했다 자살한 장모씨의 어머니 엄모(59)씨가 대구지방보훈청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27363)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유공자법은 국가유공자 제외사유로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를 들고 있으나, 이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등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를 예시한 것으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자해행위의 경우에는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된다는 취지를 주의적·확인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군인이 군복무중 자살로 인해 사망하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고,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그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로 '군인의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더라도 그 자살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이라거나 또는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삶을 포기할 정도에 이른 상태에서의 자살이 아닌 한 국가유공자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의 종전 대법원 판결(2003두2205)은 변경됐다. 하지만 안대희·양창수·민일영 대법관은 "국가유공자법의 목적이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자살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른 것으로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면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된다고 봐야 한다"며 기존 판례 입장을 지지하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주심인 전수안 대법관은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군대라는 특수한 여건 때문에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거나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으면서도 이를 호소하거나 이러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고, 군대 내 자살에 대해 일반 사회에서의 자살과 마찬가지로 자살자 개인의 의지박약이나 나약함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성숙한 사회의 모습이 아니며,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위로와 보상은 국가의 책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1998년 공군에 입대한 장씨는 업무처리 미숙 등으로 인해 선임병들로부터 질책과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1999년 4월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장씨의 어머니 엄씨는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냈으나 대구지방보훈청이 장씨의 사망이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라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한편 다음달부터는 자해행위로 인해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경우에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게 한 개정 국가유공자법이 실시된다.
군인
자살
직무수행
국가유공자
상당인과관계
정신착란
좌영길 기자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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