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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제자 추행 혐의' 학원 여강사, 무죄 확정… “피해자 진술 신빙성 낮다”
13세 미만인 미성년 남학생 제자들을 성추행하거나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보습학원 여성 강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232). 초·중학생 보습학원 강사인 이씨는 2016~2017년 제자였던 A군(당시 11세)과 B군(당시 13세)을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학원과 자동차 안에서 A군에게 입을 맞추고 2회에 걸쳐 성관계를 맺는 등 강간한 혐의를 받았다. 또 B군에게는 4회에 걸쳐 입을 맞춘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이씨가 대체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진술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신빙성이 매우 높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객관적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2심은 "A군은 2016년 9월 학교가 가기 싫어서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결석한 당일 이씨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학교 출결 현황에는 피해자가 9월에 결석한 날은 다리골절을 사유로 한 번이 유일하다"며 "피해자는 또 이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다녀왔는데, 9월 중 학교가 가기 싫어 그냥 결석한 날에 성관계를 당했다는 A군의 진술은 객관적인 사실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증인으로 나와 당시 기억을 살리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거의 모든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며 "이는 시간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손실로 치부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진실로 신고를 한 것이 맞는지 의심을 품게 한다"고 설명했다. 2심은 또 B군을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B군이 이씨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호감을 표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사실과 주변인 진술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행 당시 폭행·협박이나 위력을 행사했는지 미심쩍게 하는 사정들이 존재한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되고, 그 외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미성년자강제추행
성추행
강간
손현수 기자
2020-06-11
형사일반
[판결] '비서 성추행 혐의' 호식이두마리치킨 前 회장, 징역형 확정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492). 최 전 회장은 2017년 6월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A씨와 식사하며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를 호텔로 강제로 끌고 가려 한 혐의도 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호텔에서 도망쳐 나와 택시에 타려 하자 최 전 회장이 뒤쫓아 나왔다가 지나가던 여성에게 제지당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고소를 취하했지만, 목격자 진술과 CCTV자료로 수사가 이뤄졌다. 1심은 "최 전 회장은 업무상 보호·감독관계에 있는 A씨를 주말 저녁식사 자리에 나오게 한 뒤 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여 추행까지 했고, 지속적으로 A씨를 탓하며 본인의 책임은 회피하려고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2심도 "최 전 회장의 범행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고, 증거를 종합하면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수긍이 간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업무상위력
추행
비서
호식이두마리치킨
손현수 기자
2020-05-28
민사일반
[판결](단독) 사전 계약한 호텔과 다른 호텔 예약한 해외 현지 랜드사는…
해외여행 프로그램에서 호텔과 차량 섭외를 맡은 현지 랜드사가 사전에 계약된 호텔과 다른 호텔을 예약하거나 호텔 바우처를 늦게 발송해 여행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여행사가 호텔 확정 지연으로 인해 참가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과 이로 인한 여행프로그램 참가자 수 감소에 따른 손해는 랜드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12-1부(재판장 천대엽 부장판사)는 현지에서 여행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랜드사인 A사가 여행사인 B사를 상대로 낸 매출대금청구소송(2019나2012976)에서 "B사는 A사에 14만6122유로(우리돈 1억9672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7년 4월 B사로부터 두 달에 걸쳐 720명이 참가하는 유럽여행 프로그램의 현지 호텔 및 차량 수배 용역을 의뢰받았다. A사는 1차 견적서를 B사로 송부했고, 프로그램 진행 뒤 추가 호텔 요금과 차량 요금을 더해 계산한 80만8024유로의 용역대금 인보이스(송장)를 보냈다. 이후 B사는 2017년 9월까지 A사에 용역대금으로 합계 60만유로를 지급했고, A사는 인보이스상의 미지급 용역대급인 20만8204유로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감소에 따른 손배책임은 없어 소송과정에서 B사는 "A사가 용역을 수행하면서 호텔 예약 확정을 지연했고, 계약 내용과 다른 호텔을 예약해 우리가 여행 참가자들에게 2만유로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A사는 용역의무 불완전 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므로, 이를 미지급 대금채권과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사는 여행 프로그램 진행 도중 외곽 호텔 제공으로 인해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며 "참가자들 중 일부가 A사에 귀책이 인정되는 외곽 호텔 제공 등으로 여행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해 B사가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환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B사가 지출한 교통비와 환불비용 상당액은 B사의 손해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이어 "A사가 사전통지 없이 호텔을 변경해 참가자들의 호텔 이용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B사는 참가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면서 "A사가 호텔의 바우처를 뒤늦게 발송해 B사는 다른 호텔을 예약하느라 추가금액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여행 프로그램 진행 중 호텔 확정이 지연돼 전체 참가자들에게 보상조로 지급한 3만유로는 호텔 확정 지연으로 참가자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항의를 잠재우기 위해 위로조로 지급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위로금 지급은 참가자들의 항의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B사가 당장의 편의차원에서 독자적 판단 하에 실시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호텔 확정이 지연됐다고 해서 그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또 "B사는 'A사의 호텔 확정 지연 등으로 인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인터넷상에 이 같은 내용의 후기를 작성했고 이를 본 사람들이 여행프로그램 참가를 신청하지 않아 같은 해 겨울 여행 프로그램 참가자가 급감했다'고 주장하지만, 신청자 감소와 A사의 채무 불완전 이행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사는 A사에 이 사건 용역대금 중 상계로 소멸되고 남은 14만6122유로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여행사
호텔
랜드사
손해배상
박미영 기자
2020-05-25
민사일반
[판결] "공유자가 무단으로 토지 독점 사용해도 토지 인도 청구는 불가"
토지 공유자 가운데 일부가 다른 공유자와 상의 없이 공유 토지를 무단으로 독점해 사용하더라도 방해배제청구만 할 수 있을 뿐 해당 토지에 대한 인도 청구까지 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토지 인도 청구를 허용해온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8다28752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 등 7명은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땅 2300여평(7732㎡)을 공동소유하고 있었는데, 모두 과반수 미만의 지분을 가졌다. 그런데 B씨는 A씨 등 다른 공유자와 협의없이 이 토지의 80%에 달하는 1900여평(6432㎡)에 소나무를 심어 점유·사용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나무 등 기타 일체 지상물을 수거하고, 점유한 땅을 인도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B씨가 협의 없이 공유 토지를 독점한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A씨가 토지 전체에 대한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1,2심도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소수지분권자가 보존행위를 이유로 다른 소수지분권자에게 공유 토지를 인도할 것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결해 기존 입장을 바꿨다. 다만 소나무 등 B씨가 설치한 지상물에 대한 제거 등 방해배제는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265조 단서가 공유자 각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보존행위를 할 수 있게 한 것은 그것이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A씨가 B씨를 상대로 공유물 인도를 청구하는 것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보존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공유자는 지분 비율에 따라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고 이는 B씨도 마찬가지"라며 "B씨가 토지를 독점한 것은 위법하지만, 적어도 자기 지분 범위내에서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토지 전체에 대한 인도 청구를 허용하면, B씨의 권리를 전부 빼앗아 그의 지분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까지 박탈하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기존 대법원 판례가 인도 청구를 보존행위로 허용한 것은 소수지분권자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하는 위법한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실효적인 구제수단으로 보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A씨는 방해배제 청구를 통해 이러한 위법 상태를 충분히 시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상옥·민유숙·이동원·김상환·노태악 대법관은 "B씨가 공유물을 독점해 위법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 그 위법한 상태를 시정해 공유물을 공유자 전원이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방해를 제거하거나 공유물을 회수하는 것은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해당한다"며 "A씨는 전체 공유자를 위해 공유물을 인도 받는 것이므로, 인도 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B씨의 사용·수익권을 박탈하거나 그로 인해 A씨가 단독으로 공유물을 점유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또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동점유에 대한 방해금지 등 간접청구는 실효성이 떨어져 권리구제 수단으로 불충분하다"며 "공유물의 보존행위로 토지 인도 청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기택 대법관은 "공유자 중 1인이 공유물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과반수 지분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면, 다른 공유자는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만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며 "토지 인도는 물론 방해배제도 청구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토지공유
무단독점
방해배제청구
토지인도
손현수 기자
2020-05-21
형사일반
[판결] '치유법원' 2호 판결… '4개월 금주' 지킨 60대 감형
재판부와 한 '4개월 금주' 약속 등을 지킨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 남성은 무고한 시민을 자신의 음주운전 신고자로 오인해 커터칼을 휘두르며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았는데,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해 항소심에서 감형 받은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최근 보복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0)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2019노2156). 이와함께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법원의 직권 보석결정 후 이어진 치유법원 프로그램에 따라 부여된 과제를 4개월 이상 성실히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음주를 하지 않아 절제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5월 한 여성을 자신의 음주운전 신고자로 오인해 앙심을 품고 술에 취한 상태로 커터 칼을 휘두르며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는 A씨에게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치유법원 프로그램은 미국이나 영국 등의 치유법원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에 맞춰 도입한 것으로, 처벌이 아닌 문제의 해결에 집중해 피고인이 바람직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데 목적을 두고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매일 오후 10시 이전까지 귀가하도록 하고 금주(禁酒)를 준수하도록 했다. 또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A씨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활동보고서와 동영상 등을 게시하면, 판사와 검사, 변호인 등은 댓글을 통해 A씨에게 피드백을 줬다. 특히 이번 2호 사건에서는 법무부 보호관찰관이 감독관여자로 참여해 수시 음주측정 등도 하면서 보석조건준수를 감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준수사항을 잘 지켰고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해 1심보다 감형했다.
보복협박
음주운전
협박
박미영 기자
2020-05-11
헌법사건
"만성신부전증 환자 외래 혈액투석, 14만원 정액수가 합헌"
만성신부전증 환자에 대한 외래 혈액투석 의료급여수가 기준을 1회당 14만여원의 정액으로 정한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의사 A씨와 만성신부전증환자 B씨가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 제7조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마103)을 최근 재판관 6(합헌)대 3(위헌)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 조항은 '만성신부전증환자가 외래 혈액투석시에는 의료급여기관종별에 불구하고 1회당 14만6120원의 정액수가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씨 등은 "의료환경의 변화와 소비자 물가 상승 등에 따른 비용의 증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사들은 적절한 진료비용을 지급받지 못하고 진료의 자유가 제한되어 직업수행의 자유와 재산권 및 평등권 등을 침해받고, 환자들은 충분한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돼 보건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정액수가제는 혈액투석 진료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해 적합하고 지속가능한 의료급여가 제공될 수 있도록 도입된 수가기준으로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혈액투석 진료는 비교적 정형적이고 대체조제의 가능성, 정액수가에 포함되지 않는 진료비용 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화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급여의 수준이 국가가 실현해야 할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도의 보장에도 이르지 못했다거나, 국가가 국민의 보건권 등을 보호하는데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수급권자인 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내지 보건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조항에 의한 정액수가는 건강보험환자에 대한 평균진료비용의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금액으로 20년 가까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현행 정액수가제는 의사로 하여금 최선의 진료가 아니라 정액수가의 범위 내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료만을 하도록 유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수급권자인 환자도 진료계약의 당사자로서 진료계약에 따른 유효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며 "정액수가제는 재정의 한계를 이유로 외래 혈액투석진료를 받는 수급권자에 대해 정액수가를 벗어나는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만성신부전증
혈액투석
의료급여수가
손현수 기자
2020-05-04
행정사건
[판결](단독) 소방공무원 ‘돌발성 난청’… “공무상 재해 해당”
화재 진압을 위해 107dB(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엔진송풍기를 80분간 직접 작동하다 청력에 이상이 생긴 소방공무원에게 공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이길범 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8구단5469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04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2015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해 불을 끄기 위해 약 80분간 이동식 엔진송풍기를 붙잡고 연기를 제거하는 사투를 벌였다. A씨는 이날 화재진압 이후 이비인후과에서 '돌발성 특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소음성 난청 유발할 수 있는 소음에 장시간 노출“ 이에 A씨는 공무상 요양 승인 신청을 했으나 공무원연금공단은 돌발성 난청과 화재진압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진료기록감정의가 A씨의 증상이 돌발성 난청이 아닌 소음성 난청의 형태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며 기각했다. 이후 A씨는 '돌발성 난청'에 '양쪽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을 이유로 다시 공단에 공무상 요양승인을 신청했지만 또 거절당했다. 이에 A씨는 13년 이상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소음이 유발되는 소방장비가 있는 화재진압 현장에서 근무를 했고, 당시 송풍기에서 107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이 판사는 "A씨가 측정한 이동식 송풍기의 소음 강도는 약 107~108dB에 이르고, 직장 동료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소음이 너무 커 훈련을 받을 때에도 잠시 작동을 하고 끌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소음이 105dB 이상인 경우 소음허용한계는 하루 1시간 이내인데, A씨는 이 사건 사고로 8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송풍기를 직접 작동하며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소음에 노출됐다"며 "A씨는 이 사건 직후 오른쪽 귀의 먹먹함을 호소했고 지속적으로 관련한 치료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증상으로 장기간 치료를 받았으나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이 사건 외에 다른 발병원인으로 난청 및 이명이 발생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며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공무상재해
청력
화재
소방공무원
박미영 기자
2020-04-16
형사일반
[판결] 이정훈 서울강동구청장, 벌금 90만원 확정… 당선무효 피해
미등록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강동구청장에게 벌금 90만원이 확정됐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 구청장은 직위를 유지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구청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7263). 이 구청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강동구청장 후보적합도에 관한 여론조사를 의뢰해 실시하고, 그 결과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지역 인사들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선거사무소 정책팀장과 자원봉사자에게 선거운동의 대가로 각각 300만원과 20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 구청장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구청장이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를 실시하고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선거사무소 정책팀장과 자원봉사자에게 돈을 지급한 행위는 선거운동에 대한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은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는 선거인들로 하여금 예단을 가지게 함으로써 선거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게 되어 선거의 공정을 해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은 이에 관하여 규제조항을 두고 있다"며 "피고인은 그러한 규정을 위반해 자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에서 무죄로 나온 선거운동 관련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다만 여론조사 결과를 표시한 문자메시지를 7명에게 보내거나 1명에게 보여준 정도에 그쳤고, 일부 혐의가 유죄로 바꼈지만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지는 않다"며 벌금 90만원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구청장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공무원
여론조사
벌금
손현수 기자
2020-03-16
가사·상속
[판결] “60년간 친아들처럼 키웠다면 양친자관계 유효”
"내 친아들이 아닙니다.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끊어주십시오." 얼굴에 주름이 완연한 80대 노인 A씨가 원고석에 앉아 재판부를 향해 말했다. 피고석에는 훌쩍 자라 60대가 된 아들 B씨가 앉아 있었다. 60년 동안 아버지와 아들의 인연을 맺고 살아온 두 사람은 어쩌다 법정에 서게 된 걸까. 사건은 1959년 어느 날, B씨의 어머니 C씨가 B씨를 임신한 채로 A씨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C씨는 뱃속의 아이가 A씨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B씨가 C씨를 키우되, A씨는 아버지로서 C씨에게 양육비와 교육비를 꾸준히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다 약 10년이 지난 1969년 A씨는 B씨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고 족보에 장남으로 올렸다. 재산문제 얽힌 80대 부친 “친자관계 끊어 달라” 소송 B씨는 건강히 성장해 새 가정을 꾸릴 때가 됐고 A씨는 B씨의 결혼식에 혼주로 참석했다. 1999년에는 A씨의 아내가 죽자 B씨가 상주 역할을 도맡았다. 약 10년 전부터는 A씨를 대신해 조부모님의 제사를 모셨고 명절 차례도 지내는 등 집안의 대소사를 주관했다. 이 밖에도 B씨는 A씨를 위해 교통사고 합의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차를 사주었고, A씨가 병으로 입원했을 때에도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며 아들로서의 도리를 다했다. A씨도 약 60년간 B씨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친족들에게도 B씨가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러던 둘 사이가 재산문제로 틀어졌다. 여러 차례 다투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결국 A씨는 법원으로 향했다. 본인이 친생자 출생신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 구비 법정에서 A씨는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인 부산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이일주 법원장)는 아버지 A씨가 아들 B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2019르92)에서 최근 1심 판결을 깨고 각하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는 점과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 B씨가 친아들이 아님을 당시에 A씨가 알고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사자가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입양의 실질적 요건도 모두 구비됐다면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한고, 이 경우 파양에 의해서만 양친자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며 "이 때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란 입양의 합의가 있을 것, 15세 미만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낙이 있을 것,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수반될 것 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파양사유 없으면 친생자관계 확인 구할 이익 없다 이어 "A씨와 B씨는 60년 가까이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관계를 맺어왔고 두 사람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부자관계로 인정할 만한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도 갖춰졌다"며 "A씨도 출생신고를 하는 등 B씨와 양친자 관계를 맺으려는 입양의 의사가 있었고, 출생신고 당시 B씨가 15세 미만자였지만 B씨의 법정대리인인 C씨가 B씨를 A씨에게 맡긴 것으로 봤을 때 B씨 어머니에게도 입양에 대한 승낙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 사이에는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돼 있으므로 B씨에 대한 A씨의 출생신고는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고 둘 사이에는 유효한 양친자관계가 성립한다"며 "파양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A씨에게는 친생자관계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판시했다.
양친자관계
재산
친자관계
입양
남가언 기자
2020-03-05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메르스 초기 대응 부실' 국가 책임 싸고 엇갈린 판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된 환자들이 국가의 '초기 대응 부실' 책임 등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심재남 부장판사)는 18일 사망한 메르스 80번 환자 A씨의 유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32797)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5월 27일 림프종 암 추적 관찰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전염됐다. 14번 환자는 앞서 폐렴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맞은편 병실을 사용하던 1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고,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다수에게 메르스를 전염시켰다. A씨는 같은 해 10월 1일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격리해제조치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가 열흘 뒤 다시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이후 메르스 양성 반응과 음성 반응을 반복해 나타낸 그는 격리해제조치를 받지 못한 채 투병 생활을 이어가다 그해 11월 25일 숨졌다. 마지막 메르스 환자였던 A씨기 사망하자 한 달여 뒤인 12월 23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료 선언을 했다. A씨의 유족은 사태 초기 국가와 삼성서울병원의 대응이 부실했다면서 총 3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서울대병원에도 A씨의 감염력이 매우 낮음에도 격리해제를 하지 않아 지병에 해당하는 기저질환을 적기에 치료하지 못하게 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국가의 책임만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림프종이라는 기저 질환과 메르스 사이에서 치료 대상 등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이 이뤄진 것이므로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1번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지연하고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부실했던 점을 인정해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며 "보건당국의 대응에 문제점이 있었고, 사망의 원인을 제공한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앞서 104번 환자의 유족 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 결론과는 엇갈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주현 부장판사)는 앞서 메르스 104번 환자 B씨의 유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1839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던 1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었다. 104번 환자 역시 2015년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재판부는 14번 환자로부터 옮은 2차 감염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역학조사 부실은 인정되지만 1번 환자로부터 14번 환자에게 메르스가 옮은 시점이나 당시 메르스의 전염력에 대한 일반적 인식 등을 고려하면, 1번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 등이 적기에 이뤄졌다고 해도 감염을 막았으리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의 책임 여부를 두고 비슷한 쟁점에 대해 엇갈린 결론이 나온 만큼, 최종적인 판단은 상급심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
초기대응부실
손해배상
박수연 기자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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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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