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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횡령 전과' 종친회장 출마자에게 "사기꾼" 외쳤더라도
횡령 전과만 있고 사기 전력은 없는 종친회장 선거 출마자에게 "사기꾼"이라고 지칭했더라도 발언 내용이 주요 부분에 있어 객관적 사실과 일치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0827). 모 종친회 소속인 A씨 등은 2017년 11월 열린 종친회 자리에서 회장직 선출 관련 발언을 하려던 C씨를 가리켜 "남의 재산을 탈취한 사기꾼이다. 사기꾼은 내려오라"고 말해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경찰서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피해자인 C씨가 횡령, 위증교사, 사문서위조 등으로 1회 형사처벌 받은 전력은 확인되지만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어 A씨 등이 말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설령 A씨 등이 진실로 오인했다고 하더라도 내용에 비춰 피해자의 훼손될 명예의 침해 정도가 가볍지 않고,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이 수백명의 종원들로서 범위가 넓으며, A씨 등이 회장직 선출 인사말을 하려는 피해자의 말을 가로막고 인사말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피해자를 향해 말한 표현방법 등에 비춰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발언의 주된 취지는 피해자가 다른 사람의 재산을 탈취한 전력이 있다는 것으로 피해자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죄의 전과가 있는 이상 (발언) 주요부분에 있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A씨 등이 '사기꾼'이라는 표현도 사용했지만 이는 피해자의 종친회 회장 출마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한 것이거나 다소 과장된 감정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탈취', '사기꾼'이라는 표현은 횡령죄의 범죄사실에 대해 일반인으로서 법률적 평가만을 달리 한 것일 수 있으므로, 원심은 전과의 구체적인 내용을 표현과의 관련성을 심리할 필요가 있었는데도 단순히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발언 내용이 허위의 사실이라고 단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A씨 등은 범죄전력이 있는 피해자가 종친회 회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피해자의 종친회 회장으로서의 적격 여부는 종친회 구성원들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익성이 인정된다"면서 "A씨 등이 다소 감정적이고 과격한 방식으로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피해자를 비방하려는 데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범죄전력과 같은 개인적인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종친회 회장으로 출마함으로써 공공의 이익과 관련성이 발생한 이상, 그러한 사정만으로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형법 제310조는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돼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박수연 기자
2022-02-25
[판결] 보이스피싱 자금 전달책이 은행 ATM으로 송금했더라도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제3자 명의로 은행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했더라도 이를 은행에 대한 업무방해죄로는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최근 업무방해와 사기,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5246). A씨는 2020년 11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건당 3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가명으로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금원을 수령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익금 수치계좌로 송금하는 전달책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피해자들로부터 수거한 현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달하면서 무매체 입금(무통장·무카드 입금) 거래 한도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은행 자동화기기에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받은 제3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송금자 정보로 입력하고 조직원이 지정한 계좌로 1회당 100만원 이하의 현금을 자동화기기에 투입하는 방법으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치 여러 명이 각 은행들의 '1인 1일 100만원' 한도를 준수하면서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것처럼 가장한 것이다. 검찰은 A씨를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해 위계로 은행들의 자동화기기 무매체 입금거래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1,2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과 배상명령 등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정보를 입력하는 등의 행위도 그 입력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킬 목적으로 행해진 경우에는 여기서 말하는 위계에 해당할 수 있으나 이러한 행위로 말미암아 업무와 관련해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킨 상대방이 없었던 경우에는 위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자동화기기에 투입한 현금은 입력된 정보에 따라 수취계좌로 입금됐고 그 거래에 관한 명세서는 자동화기기에서 바로 출력됐다"며 "A씨가 자동화기기에 제3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와 수령계좌를 입력한 후 현금을 투입하고 A씨가 입력한 정보에 따라 수령계좌로 돈이 입금됨으로써 무매체 입금거래가 완결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무매체 입금거래가 완결되는 과정에서 은행 직원 등 다른 사람의 업무가 관여됐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자동화기기를 통한 무매체 입금거래 한도 제한을 피하기 위해 제3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1회 100만 원 이하의 무매체 입금거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있어 위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면서 "원심 판결 중 업무방해 부분은 파기돼야 할 것인데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공소사실은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이 선고됐으므로 원심 판결은 전부 파기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박수연 기자
2022-02-22
[판결]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항소심서 징역 40년
1조원대 옵티머스 펀드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받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0년과 벌금 5억원 등 1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 징역 40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 7500만원을 선고했다(2021노1378). 함께 기소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2대 주주인 이동열씨에게는 징역 20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51억7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옵티머스 이사 윤석호 변호사에게는 징역 15년과 벌금 3억원을, 송상희 이사에게는 징역 8년과 벌금 3억원을, 사건에 가담한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에게는 징역 17년과 벌금 5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3조에서는 불법 행위로 얻은 이익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벌금의 상한액을 5억원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들은 증권 등 전문직 종사자가 직무수행 기회를 이용해 고도의 지능적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러한 범행을 계속하기 위해 장부를 조작하고 문서를 위조하는 등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대부분 재산을 상실하게 하거나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고, 사모펀드 시장의 유통원활성과 공공성 등 사회적 법익을 침해했다"며 "현재까지도 피해가 계속되는 것은 요원하고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이 지대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900여명으로부터 약 1조 1903억여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금융투자업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성실의무와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대규모 사기 및 자본시장 교란 사건"이라며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7500만원을 선고했다(2020고합585).
한수현 기자
2022-02-18
[판결] '결핵예방 백신 담합 혐의' 한국백신, 1심서 "무죄"
국가예방접종(NIP) 사업 대상인 유아용 결핵예방 백신에 대한 입찰담합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백신 법인과 임원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선일 부장판사)는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하모 한국백신판매 대표(전 한국백신 이사)와 한국백신·한국백신판매 법인에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합1085). 다만 최모 전 한국백신 대표는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4억3000만원이 선고됐다. 한국백신은 2016~2018년 NIP 사업 대상인 영·유아용 결핵 예방 BCG 백신 입찰 과정에서 의약품 도매업체를 들러리로 세워 낙찰받는 방식으로 국가 예산 9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부작용 의혹 탓에 매출이 급감한 고가의 경피용(도장형) BCG(Bacille Calmette-Guerin) 백신을 납품하기 위해 독점 수입사로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피내용(주사형) BCG 백신의 국내 공급 물량을 줄여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최 전 대표는 2013~2019년 백신입찰 등을 총괄하며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들에게 21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5월 하 대표 등을 이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한국백신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9000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내용 BCG 백신에 대해 "공정위나 수사기관은 피고인들이 일종의 음모를 품고 해당 백신을 NIP사업의 대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의도적으로 속였다고 전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심리 결과, 피고인들이 음모를 품고 있었다거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이 부당하게 피내용 BCG 백신 출고 수량을 조절했다거나 질병관리본부의 공급을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부당한 재산적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입찰담합 혐의에 대해서도 "형식적으로 들러리를 세우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면서도 "해당 입찰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뤄졌고, 공정한 경쟁이 전제된 입찰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입찰방해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용경 기자
2022-02-16
[판결](단독) 재산 해외도피·은닉 의심할 사정 없으면
추징금 미납자가 외국에 여러차례 드나들었다고 해도 재산의 해외도피 또는 은닉을 위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다면 출국금지기간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단독 이승운 판사는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금지기간 연장처분 취소소송(2021구단5398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08년 4월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6억 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검찰은 2020년 8월 법무부에 "A씨가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고, 2019년 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필리핀 등지로 15차례 출국했는데 여행경비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재산의 국외 도피 및 은닉 가능성이 상당한데 추징금 납부를 담보할 재산이 없다"며 출국금지 처분을 요청했다. 이에 법무부는 A씨에게 추징금 6억 원 중 5억9800여만 원을 납부하지 않았다며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고, 2021년 2월에는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했다. A씨는 법무부가 2021년 8월에도 재차 2022년 2월까지 출국금지기간을 연장하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판결 이 판사는 "A씨가 소유한 부동산 지분에 관해선 국가가 2009년 3월 압류등기를 했고, 추징금의 집행보전을 위한 다른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된 사실은 없다"며 "A씨에게 추징금이 발생한 때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했지만, 압류된 A씨 부동산이 공매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압류 효력이 유지돼 추징금 채권의 시효기간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게는 이전에도 4차례에 걸쳐 출국금지 처분이 있었다 해제돼 기본권으로서 출국의 자유가 제한된 바 있다"며 "당시 국세청은 법무부에 70대의 고령인 A씨가 해외출국을 통한 은닉재산 해외도피 및 국외 장기거주 등의 사유가 없다며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형사판결 이후 2020년 1월까지 필리핀, 마카오, 미국 등으로 총 63차례 출입국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해외체류 기간이 모두 1주일을 넘지 않는 단기간으로 친지 등의 해외여행에 동행했던 것이라는 A씨의 주장처럼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기 위해 출국했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A씨가 일정 금액 이상의 추징금을 미납했다거나 그 신병 확보 또는 심리적 압박을 가해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도록 하기 위해 출국금지를 할 수는 없으므로 출국금지기간 연장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용경 기자
2022-02-10
[판결] '의료법 위반·사기 혐의' 윤석열 장모, 항소심서 무죄
요양병원을 불법으로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A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25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2021노1311). A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해 2013년 2월부터 경기도 파주시 요양병원의 개설·운영에 관여한 혐의와 2015년 5월까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2020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A씨는 지난해 9월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A씨가 병원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고, 동업자 등과 병원을 설립하기로 공모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의료법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데, 의료법 관련 법령에서는 법인을 설립하려는 발기인과 임원 등을 의료인으로 제한하는 근거를 찾을 수 없어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을 설립하는 행위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행위와 구분돼야 한다"며 "A씨가 의료재단 설립 회의록과 설립 발기인회의록에 도장·날인하고 관련 서류를 전달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제출됐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러한 사정만으로 형식적인 의료재단을 설립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요양병원은 내과전문의인 B씨가 운영하던 요양병원의 기존 시설과 장비, 직원을 인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렇게 기존 병원을 인수해 시설과 인력을 충원했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는 시설과 인력이 허위로 확보됐다거나 충분한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실질적으로 개설·운영에 공모했다거나 범행에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사기 혐의에 대한 것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7월 "A씨가 요양병원 개설·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면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한수현 기자
2022-01-25
[판결](단독) 공소장에 일부 간인 없더라도
공소장에 일부 간인이 없더라도 공소장의 형식과 내용이 연속된 것으로 일체성이 인정되고 동일한 검사가 작성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효한 공소제기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6259). A씨는 2018년 8월 자택에서 음란물을 판매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뒤 돈을 받고 동영상을 전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취업제한 명령 등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은 공소장에 간인이 누락돼 있어 위법한 공소제기라며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법원에 제출된 공소장 제1쪽 이면에는 공소를 제기한 검사의 사인 일부가 간인 형식으로 날인돼 있었지만, 제2쪽 표면에는 나머지 부분이 전혀 찍혀 있지 않았고, 제2쪽 이면부터는 별지 범죄일람표2 말미까지 간인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데도, 1심이 이러한 하자를 간과한 채 공판절차를 진행한 뒤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해 위법하다는 것이다. 공소기각 원심 파기 2심은 "공소제기 절차의 하자 추완은 원칙적으로 1심까지만 가능하고, 설령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간인 추완이 가능하더라도 공소제기 검사의 퇴임·휴직·타관 전보 등의 경우까지 추완을 인정할 수는 없는데, 본건 공소제기 검사는 현재 당원 본원 관내는 물론 지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에도 재직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간인 요구 이유는 진정성립에 대한 신용성 확보 수단이기 때문에 이미 교합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간인 추완을 요구할 수 없는데, 이 사건과 같이 이미 간인 일부가 제1쪽 이면에만 남아 있는 경우에는 제2쪽 표면에 나머지 간인을 교합이 되도록 추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우선 "공소를 제기하려면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해야 하고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간인하거나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하는데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검사가 작성하는 공소장이 포함된다"면서 "'간인'은 서류작성자의 간인으로서 1개의 서류가 여러 장으로 되어 있는 경우 그 서류의 각 장 사이에 겹쳐서 날인하는 것인데 이는 서류 작성 후 그 서류의 일부가 누락되거나 교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공소장에 검사의 간인이 없더라도 공소장의 형식과 내용이 연속된 것으로 일체성이 인정되고 동일한 검사가 작성했다고 인정되는 한 공소장을 형사소송법에 위반돼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러한 공소장 제출에 의한 공소제기는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은 본문 3장, 별지 범죄일람표1 1장, 별지 범죄일람표2 3장 등 합계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본문과 별지 범죄일람표는 누락되지 않고 모두 포함되어 있고 본문 우측 하단에도 본문 쪽수가 1/3, 2/3, 3/3으로 연속되어 기재돼 있다"며 "공소장 본문 1쪽에 공소제기 검사의 기명날인과 서명이 돼 있어 동일한 공소제기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다른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공소사실이 죄명, 적용법조에 따른 청소년성보호법(음란물소지죄) 등 구성요건에 부합하게 각 죄별로 일체성 있게 작성됐으며 이어서 첨부돼 있는 별지 범죄일람표1,2에도 연번과 범행일시가 기재돼 있어 별지가 공소장 본문과 일체를 이룬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최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검사가 공소장에 이름만 적고 서명이나 날인을 하지 않았다면 이와 관련된 공소제기는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2019도17150). 대법원은 검사의 서명 또는 날인의 보완 요구는 법원의 의무가 아니므로 재판부가 보완 요구를 하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한 것은 적법하다고 했다.
박수연 기자
2022-01-13
[판결] 검사 서명·날인 없는 공소장은 무효
검사가 공소장에 이름만 적고 서명이나 날인을 하지 않았다면 공소제기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검사의 서명 또는 날인의 보완 요구는 법원의 의무가 아니므로 재판부가 보완 요구를 하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한 것은 적법하다고 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1개월을 선고하면서 A씨의 혐의 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7150). A씨는 굴삭기를 빌려 사용하고도 대여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여러 건의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병합된 A씨 사건 가운데 이 굴삭기 사건 관련 공소장에는 기소한 검사의 이름만 있을 뿐 서명이나 날인이 누락돼 문제가 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병합된 사건 중 한 사건에 대해 제출된 공소장에는 검사의 기명만 있을 뿐 서명 또는 날인이 되어 있지 않은데도, 1심은 A씨에게 공소장 부본을 송달하고 공판기일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심리한 뒤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며 "공소제기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자 추완 요구는 법원의 의무가 아니고 검사의 하자 추완은 원칙적으로 1심에서만 허용함이 마땅하다"며 "현행 형사소송법은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강화한 것인데, 속심이라는 성격을 강조해 항소심에서 공판의 첫 단추인 공소제기상 하자까지 시정을 허용하거나 항소법원이 검사에게 추완을 요구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사후심적 운영을 저해할 뿐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등 여러 소송행위와 달리 검사에게만 항소심 판결 선고 전까지 추완을 허용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굴삭기 사건 관련 부분은 공소기각 판결하고 나머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1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결론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소를 제기하려면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54조 1항),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때에는 작성 연월일과 소속공무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57조 1항)"며 "이때 '공무원이 작성하는 서류'에는 검사가 작성하는 공소장이 포함되므로 검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없는 상태로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57조 1항에 위반되고, 이처럼 법률이 정한 형식을 갖추지 못한 채 공소장을 제출한 경우에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 경우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공소장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추후 보완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소제기가 유효하게 될 수 있다"며 "원심 판결에서 검사의 하자 추완은 원칙적으로 1심에서만 허용된다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지만,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결론은 옳다"고 판시했다.
박수연 기자
2022-01-04
[판결] 모델에게 광고 출연료 속이고 ‘꿀꺽’
광고 출연료 금액 등을 속여 소속 모델의 출연료 상당 부분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매니지먼트업체 대표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21도12685).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던 A씨는 2015년 4월 피해자 B씨와 강연, 광고, 방송 등과 관련한 마케팅과 스케줄 등을 관리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1월 A씨는 B씨에게 "광고주로부터 게임 상품 광고모델 제의가 들어왔는데, 광고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약 1000만원 정도 될 것 같으니 광고 촬영을 하자"고 말했다. A씨는 같은 해 3월 B씨가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하자 '본건 광고와 관련하여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허위 '광고 출연에 관한 계약서'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A씨는 실제로는 광고주의 광고대행사와 광고 출연 대가로 3300만원을 받기로 계약하고 중개 에이전시에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해, A씨가 운영하는 매니지먼트사가 받는 광고 출연료는 3000만원 상당이었다. 원래대로라면 B씨는 이 가운데 수수료 10~20%를 제외한 2400만~2700만원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속여 870여만원만 B씨에게 송금하고 나머지 1530여만원은 자신이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A씨가 광고계약의 대금이 3000만원이라는 것을 B씨에게 고지했다면 A씨가 B씨의 강의 수익금 10~20%를 지급받는 것에 준해 협의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전혀 고지하지 않고 1000만원의 광고계약이라는 것만 고지해 B씨가 적정한 광고료 청구를 하지 못하게 한 것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의한 사기로 볼 수 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박수연 기자
2021-12-23
[판결] “영장심사 때 포토라인에 세우면 초상권 침해”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사업가가 구속영장 집행 과정에서 "검찰이 강제로 포토라인에 서게 해 초상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검찰이 공인이 아닌 사업가에 대해 초상권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21다265119)에서 "국가는 A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지난 2016년 고교 동창인 부장검사에게 금전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이른바 '검사 스폰서'로 알려진 A씨는 같은 해 9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이 집행돼 서울서부지법에 인치됐다. A씨는 호송차량 안에서 검찰수사관들에게 "도착하면 포토라인에 서야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자 이를 거부했고, "얼굴과 수갑을 가릴 수 있는 물품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공받지 못했다.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수건으로 수갑만 가린 채 호송차량에서 내렸고, 얼굴이 노출된 채 취재에 응하는 모습 등이 촬영됐다. 이후 언론에 보도된 일부 사진들은 A씨의 얼굴 윤곽과 이목구비가 대략 식별됐다. 당시 법무부훈령인 '인권보호수사준칙'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는 수사과정의 촬영 등을 금지하고, 사건관계인에 대한 초상권 보호조치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공인 아닌 사업가 신상공개 허용 예외사유 해당 안 돼 이에 A씨는 2019년 2월 "얼굴이 노출된 상태에서 수갑을 찬 채 호송되는 모습을 촬영·보도하게 해 초상권이 침해됐다"고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언론사 기자에게 검찰과의 유착관계를 폭로해 스스로 언론의 관심을 유도했고, 호송차량에서 내린 후 바로 인치장소로 진입하지 않고 기자들 앞에 서서 다수의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며 "당시 수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릴 수도 있었음에도 개호구를 가린 점 등에 비춰 보면, A씨가 초상의 촬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검찰수사관들이 명백하게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은 "원칙적으로 '범죄사실' 자체가 아닌 그 범죄를 저지른 자가 누구인지, 즉 '피의자' 개인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공공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예외는 피의자가 공인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경우, 특정강력 범죄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재범방지와 범죄예방을 위한 경우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어떠한 의미에서도 '공인' 또는 '공적 인물'이라고 볼 수 없고, 이미 구속영장이 집행돼 공개수배 및 검거를 위해 신상을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아니기 때문에 신원공개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신원과 초상 공개를 정당화할 사유가 없으므로 A씨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으로 위법하게 초상권을 침해당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수사기관의 공보행위, 보호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박수연 기자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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