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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자 사법사상 첫 성별정정 심리
성 전환 수술을 받은 트렌스젠더의 호적상 성별의 변경을 대법원이 허용할지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은 오는 18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이용훈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가운데 전문가를 초청해 사법사상 처음으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심리를 열 예정이다. 비공개로 열리는 이날 심리에는 이무상 교수(연세대 의과대학 비뇨기과)와 박영률 목사(국가발전기독연구원장)가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특히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서는 일체 심리를 하지 않고 이들로부터 성전환자와 호적정정에 관한 경험과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현재 대법원에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해 다른 여성과 동거하고 있는 50대 여성과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30대 남성 등 모두 세 건의 사건이 계류 중이다. ◇성전환자 규모와 실태= 현재 우리나라 성전환자는 1,000명 정도지만 실제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2002년 12월 가수 하리수씨의 성별 정정이 허가된 이후 매년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2004년 서울가정법원 등 전국 법원에 22건이 접수돼 10건이 허가됐고 지난해에는 26건 중 15건이 받아들여졌다. 연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건수 2 23 10 15 성전환자증 환자들은 1,000~3,00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용을 들여 성전환수술을 받더라도 호적상의 성별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정상적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혼인신고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영업이나 연예계가 아니면 취업이 곤란한 형편이다. ◇성 정정사건의 쟁점= 현행 민법이나 호적법에는 성의 개념을 정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로 학설에 의존해 왔다. 과거에는 성염색체 ‘XY’가 남성, ‘XX’는 여성이라는 전제에서 성은 출생과 더불어 결정되고 불변하는 것이라는 성염색체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의학 발달로 성 결정은 성염색체와 신체 외관은 물론 심리적 및 정신적 성, 사회생활에서 수행하는 주관적·개인적 성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사회통념설이 지배적 학설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성전환자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가와 현행 법령상으로도 성별정이 가능한가 여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다. ◇외국 입법례= 유럽에서는 스웨덴이 지난 72년 최초로 ‘성별의 확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데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이 각각 성전환법을 제정해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을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각 주별로 다른 입법과 판결이 존재하고 있으며, 일본은 2004년 호적정정을 허용하지 않던 종래의 입장을 변경, 특례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국내 동향= 하리수씨가 호적정정을 허가받은 2002년 김홍신 전 의원이 ‘성전환자 성별변경 등에 관한 특례법’을 대표발의 했으나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입법에 난항을 겪다가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하급심 판례로는 지난 89년 청주지법에서 성별정정을 허가해준 사례가 있으나 이는 염색체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여서 엄격한 의미의 ‘성전환자 성별정정’로 볼 수 없다. 따라서 90년 천안지원 허가결정이 첫 사례로 보고 되고 있다. 2003년 정읍지원은 김모씨에 대한 호적정정사건에서 “별도의 입법조치가 없더라도 헌법 제9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 헌법 제34조1항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으로부터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청구권을 도출할 수 있다”며 “성전환수술에 의해 최종적 성이 확정된 시점에서는 당초의 호적부상 성별기재는 착오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시 매우 진보적인 이론을 구성해 인용결정을 내려 큰 관심을 끌었다. ◇영향 및 의미=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성전환자의 호적 변경에 대해 명확한 법률적 잣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사법적극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녀의 구별을 전제로 하고 있는 병역법과 민법상 약혼연령, 행형법상 격리수용, 근로기준법상 야간·유해작업 등 금지조항 등 우리 법질서에도 상당히 큰 영향이 예상된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자는 강간죄의 객체가 아니다’라는 지난 96년 대법원판결(96도791)을 변경하는 계기가 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성전환증을 “해부학적인 성과 정신적 성에서 성적 주체성의 불일치를 주 증상으로 하는 성정체성장애를 말하는 것으로, 선천적인 해부학적인 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편감과 부적절감을 느끼며, 최소 2년 이상 반대되는 성의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하며 1,2차적 성징을 제거하고 상대 성징을 얻으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성전환자는 이러한 성전환증을 치료하기 위해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이는 성염색체가 정상인과 다르게 태어나는 경우 양성의 생식기나 성기를 갖고 태어나는 경우와 다를 뿐만 아니라 동성에게 성적 지향을 느끼는 동성에나 성도착증과도 다른 개념이다.
트렌스젠더
성별정정
성전환수술
하리수
호적법
정성윤 기자
2006-05-17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국가유공자 가족 공무원시험 10% 가산점 헌법불합치 결정
국가유공자의 가족에게 공무원 임용시험 등에서 만점의 10%를 가산해 주는 것은 다른 일반 응시자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京一 재판관)는 23일 주모씨 등 7·9급 공무원 시험 응시 준비자들이 "국가유공자 가족에게까지 10%의 가산을 부여하는 관련 규정으로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31조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2004헌마675 등)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유공자 가족에 대한 가산점 수치를 낮추고 수혜대상자의 범위를 조정'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대신 가산점 수혜대상자의 법적 혼란 방지를 위해 2007년 6월30일까지 잠정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헌재가 지난 2001년 2월 관련사건에서 가산점 부여의 근거규정인 헌법 제32조6항 중 '국가유공자·상이군경 및 전몰군경의 유가족' 부분을 "국가유공자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가산점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던 것을 수혜대상자의 확대에 따른 불평등 초래를 이유로 "국가유공자, 상이군경, 전몰군경의 유가족"으로 축소, 변경 해석한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2002년~2004년까지 공무원시험에서 가산특전자의 평균합격률이 15.3%에 이르고 2004년도 7급 국가공무원시험의 경우 국가유공자 가산점을 받은 합격자가 전체 합격자의 30%를 넘고 있는 것은 입법목적을 감안하더라도 일반 응시자들의 공무담임권에 대한 차별효과가 지나친 것"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헌법 제32조 6항은 '국가유공자 본인'에 대해 우선적 근로기회 차원의 가산점을 용인하지만 '국가유공자의 가족'에 까지 가산점 부여는 헌법이 직접 요청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 조항은 명시적인 헌법적 근거없이 그 가족들에게 10%라는 가산점을 부여해 헌법상의 공정경쟁 원리와 기회균등의 원칙을 훼손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은 가산점 제도 자체가 입법정책상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차별의 효과가 지나치다는 것인 만큼 입법자는 국가유공자의 가족에게 주는 가산점의 수치를 낮추고 수혜대상자의 범위를 재조정 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위헌성을 치유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 제거는 입법부가 행해야 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영철·권성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유공자의 희생과 고난은 불가피하게 그 가족에게도 연결되는 만큼 헌법 제32조6항은 국가유공자의 가족에게도 가산점을 부여하는 근거규정이 된다"며 합헌의견을 밝혔다. 지난 84년 종전 원호대상 관련 법률이 국가유공자예우등에관한법률로 통합되면서 수혜대상자가 확대됐으며 2002년에는 광주민주유공자예우법(현행 5·18민주유공자예우법), 2004년에는 특수임무수행자지원법이 제정돼 국가 보훈대상자 수가 2000년부터 대폭 증가했다. 국가공무원직 7급 합격자 중 가산점 수혜자는 2002년 30.3%(189명), 2003년 25.1%(159명), 2004년 34.2%(163명)를 차지 했으며 9급은 2002년 26.9%(784명), 2003년 17.6%(331명), 2004년 15.7%(282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유공자
가산점제도
공무원시험
공무담임권
근거규정
홍성규 기자
2006-02-24
행정사건
헌법사건
헌재, " NEIS에 졸업생 성명, 생년월일, 졸업일자 수록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周善會 재판관)는 서울 영등포고를 졸업한 문모씨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감이 2003년1월부터 개통한 교육정보시스템(NEIS)에 본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졸업일자를 수록하고 있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03헌마282·425)에서 재판관 7대 1로 "졸업생의 성명, 생년월일, 졸업일자를 시스템에 수록한 행위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결정을 내렸다. 또 교육부장관이 2003년6월1일 발표한 NEIS관련 시행지침에 대해서는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각하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교육당국에서 졸업증명서 발급 등 소관 민원업무를 위해 개인의 인격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졸업생의 성명, 생년월일 및 졸업일자 등을 NEIS에 보유하는 것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교육부 등이 보유목적을 벗어나 개인정보를 무단 사용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한 NEIS라는 자동화된 전산시스템으로 그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피청구인들의 적법한 보유행위 자체의 정당성마저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權誠 재판관은 "피청구인들이 보유하는 정보는 신상정보뿐 아니라 학력에 관한 정보도 알려주는데 우리나라 같이 학력이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그 정보주체의 인격상 추출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자신의 동의없이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민감한 정보가 될 수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제도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코 가벼이 취급할 수 없는 개인정보를 피청구인들이 NEIS에 보유하고 있는 행위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위헌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NEIS에 청구인들에 관한 일체의 개인정보를 보유하는 행위가 심판대상이 된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중 졸업생의 성명, 생년월일, 졸업일자 정보를 보유한 행위만이 심판대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전자정부구현 추진사업으로 학생과 교원관련 정보, 인사, 예산, 회계 등 교육관련 업무를 시·도교육청에 DB로 구축하고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NEIS를 추진하려다 찬반논쟁이 과열되자 2003년6월1일 '고교 2년생 이하에 대해 정보화위원회 최종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교무·학사, 입(진)학, 보건 등 3개 영역에 대해 일선 교사가 수기로 하되 학교실정에 따라 C/S(학교단위별 분산연계시스템), NEIS 등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시행지침을 내렸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구로을지구당 정종권 위원장 등 1천9백84명은 같은 해 "NEIS 자체에 개인정보가 수록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었다.
교육정보시스템
NEIS
졸업생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전자정부
홍성규 기자
2005-07-2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과로·스트레스 간질환 발병.악화 원인 아니다"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간질환의 악화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간질환 환자가 과로로 사망하는 등 재해를 당한 경우 근로자가 간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와 다르거나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됐을 개연성을 입증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업무상재해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朴在允 대법관)는 건축사무소 간부로 근무하다 간암으로 숨진 이모씨의 부인 장모씨(46)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소송 상고심(☞2004두14441)에서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13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학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와 대한간학회의 '간질환관련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은 다수의 임상적 실험결과와 의학적 연구결과를 기초로 해 과로와 스트레스가 B형 간염, 간경변 및 간세포암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다는 의학적·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라며 "망인에게 있어서 B형 간염에서 간경변과 간세포암까지의 진행경과가 B형 간염의 자연적인 진행경과와 다른 진행경과를 거쳤다거나 B형 간염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것이라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망인의 B형 만성간염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켜 간경변과 간세포암을 발생케 해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어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지난 84년 B형 간염 진단을 받고 건축사무소 설계부장으로 계속 근무하던 남편 이씨가 2002년 간암으로 사망하자 "육체적인 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간암으로 악화돼 사망했는데도 업무상재해로 인정해주지 않는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었다.
만성간염
과로
스트레스
간질환
진행경과
정성윤 기자
2005-05-20
형사일반
[검사작성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진술과 다르다" 피고인 법정부인 땐 검사작성 신문조서 증거능력 없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라도 피고인이 부인하면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변경에 대해 법원과 검찰이 입장을 달리하면서 '법리공방'을 벌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지금까지의 형사재판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공판중심주의 이념을 강화한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반면 검찰은 이번 판결에 따라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도로 큰 의미를 두지 않고있다. 법원과 검찰이 이처럼 입장 차이를 보이고있는 이유는 이번 판결이 형사소송법 제312조1항 본문에 대해서만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단서에서 규정한 '특신상태'(특별히 신뢰할만한 상태)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이 구체적인 사건에서 검사작성의 피신조서가 '특신상태'에서 이뤄졌더라도 실질적 진정성립이 결여한 경우에 증거능력을 배척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최종판단을 내릴 때까지 이같은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金龍潭 대법관)는 "검사가 작성한 조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1·2심에서의 유죄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한 주모씨(49)와 이모씨(42) 등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상고심(☞2002도537) 선고공판에서 16일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피고인이 검찰조사 때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서명날인을 했더라도 법정에서 그 조서 내용이 자신의 진술과 다르다고 부인하는 경우에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과거 서명날인이 진정한 것이 입증되면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된다고 본 종래의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서명, 날인 인정 여부 실질적 진정성립 인정여부 특신상황 입증 여부 결론:증거능력이 인정되는지 여부 ○ × ○ 인정되지 않음 ○ × × 인정되지 않음 ○ ○ ○ 인정됨 이같은 판례변경에 따라 앞으로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자백했더라도 법정에서 이를 부인하면 검찰 신문조서는 증거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돼 피의자의 자백에 주력해왔던 그동안의 검찰 수사관행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형식적 진정성립뿐만 아니라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인정된 때에 한해 비로소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같이 해석하는 것이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 및 구두변론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와 달리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을 인정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거기에 기재된 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하여 그 실질적 진정성립을 다투더라도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2항과 3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것으로 본 84도748판결 등 종전 대법원견해는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병원원장) 최모씨와 (보험회사 직원) 오모씨가 제1심 법정에서 검사가 작성한 조서들의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의 기재들은 자신들의 진술과 달리 기재됐다고 진술했고, 피고인 주씨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이들에 대한 검사의 조서들은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들 조서들에 관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됨을 전제로 증거능력을 인정해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설시했다. 주씨는 지난 99년4월 교통사고를 당하자 이씨와 공모해 주씨의 기존 질병인 허리디스크를 교통사고 후유장애인 것처럼 속여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 3백9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사기와 허위진단서작성 및 동행사) 등으로 기소돼 1,2심에서 주씨는 징역 8월과 벌금 3백만원, 이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우리 형사사법제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9월 형사사건으로는 처음으로 공개변론까지 열었었다<법률신문 9월9일자 2면 보도> 이번 판결에 대해 법원행정처 송무국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본문과 단서의 해석에 관해서는 본문과 단서의 요건이 모두 있어야 비로소 증거능력이 있다는 이른바 가중요건설이 옳다"며 "특신상태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로서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신상태도 추정된다는 기존의 3단계 추정론이 깨진 이상 이를 입증할 책임은 피고인이 아닌 검사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송무국은 이러한 근거로 대법원 ☞84도378 판결 등과 헌법재판소의 93헌바45 결정을 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형식적 진정성립과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고, 특신상황이 입증될 때만 검찰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에 증거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형소법 제312조1항 단서의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황하에서 행하여진 때에는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에 비춰볼 때 법원의 증거심사가 좀 더 엄격해졌다는 의미이지 피고인이 부인하면 곧바로 검사작성 조서가 증거로 쓸 수 없게 된다는 뜻은 아니며, 검사작성 조서가 경찰작성 조서와 증거법상 같이 취급된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趙垠奭 대검 공판송무과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취지에 부응해 법정에서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능력이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피의자들이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장려하고, 조사과정의 녹음·녹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검찰조사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金甲培 변협 법제이사는 "자백 위주의 수사관행이 개선되고 공판중심주의로 재판진행이 바뀔 수 있는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다"며 "수사와 공판이 선진제도로 가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환영했다.
검사작성
신문조서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부인
서명날인
정성윤 기자
2004-12-17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대법원, 이혼 '유책주의' 재확인
부부의 혼인생활이 이미 극심한 파탄에 이르렀더라도 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부 일방이 집을 나와 중혼자와 20년 동안이나 동거하며 자식까지 양육하는 등 원래 부부의 재결합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사안에까지 대법원이 엄격한 유책주의를 적용함에 따라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高鉉哲 대법관)는 주부 홍모씨(54)가 남편 임모씨(56)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상고심(☞2004므1033)에서 4일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해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사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고, 다만 상대방이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심이 원?피고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 부부로서의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저버린 원고의 잘못이 피고보다 더 크고, 피고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원?피고의 별거기간이 약 28년에 이르고 원고가 박모씨와 실질적인 중혼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들까지 두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유책배우자인 원고의 이혼청구를 인용해야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해 원고의 이혼청구를 인용한 것은 필경 혼인관계의 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는 당사자도 이혼청구를 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돼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씨는 지난 70년 남편 임씨와 결혼한 뒤 2남1녀를 두었으나 시부모와의 심한 갈등으로 77년경 집을 나와서 혼자 생활하다 84년 박모씨와 사이에 아들을 출산하고 지금까지 동거해 오고 있으며, 지난해 남편 임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 1,2심에서는 모두 승소했었다.
혼인파탄
유책주의
이혼
유책배우자
파탄책임
정성윤 기자
2004-10-05
금융·보험
민사일반
이자노린 자산관리공사 행위는 탈법
부실금융사의 영업정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뒤 만기가 안된 예금이자를 원금과 함께 재예치해 이자까지 받아내려한 자산관리공사의 행위는 원금만을 보호하는 예금자보호법을 소극적으로 이용하는 수준이 아닌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朴東英 부장판사)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예금보호공사를 상대로 낸 예금청구소송(2003가합85970)에서 "만기전 인출한 이자만큼은 지급하지 않아도 되므로 피고는 총 청구금액에서 이자 5억6천만원을 제외한 46억1천1백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3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98년부터 나라종금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던 자산관리공사가 나라종금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직후 만기가 안된 7개의 예금계좌 전부에서 원금과 이자를 인출해 이를 다시 재예치한 사실을 보면 인위적으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보험금을 부풀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같은 자산관리공사의 행위는 예금자보호법을 소극적으로 이용하거나 회피하는 수준이 아닌 법의 취지를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서 탈법행위에 해당, 무효이며 건전한 상식에 반하는 반사회적인 행위"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자산관리공사가 나라종금의 영업정지 이후 발생할 이자채권의 담보를 위해 나라종금이 증권예탁원에 예탁해 뒀던 국고채권 등을 담보로 취득한 것은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원고 입장에서 효과적인 이자확보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공정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부분은 지급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98년부터 나라종금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던 자산관리공사는 2000년1월21일 업무마감시간 이후에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나라종금의 계좌에서 원금 2천4백65억여원과 이자 5억6천만여원을 인출한뒤 이를 합산해 재예치했다. 그 다음날 나라종금은 영업정지를 당해 예금지급이 전면 정지됐고, 자산관리공사는 예금보호공사에 예치금 총 2천4백84억5천여만원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예금보호공사는 총 청구금액 가운데 자산관리공사가 나라종금 소유 국고채권의 이자 46억1천1백여만원과 만기전에 인출하여 원금에 합산해 예치한 자금의 이자를 제외한 2천4백32억8천5백여만원만 보험금으로 지급하자 당초 청구한 모든 금액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었다.
부실금융사
영업정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예금자보호법
김백기 기자
2004-09-17
금융·보험
형사일반
대법원, 형사사건 첫 공개변론
대법원은 오는 16일 崔鍾泳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주모씨(49)와 이모씨(42) 등 2명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고 변호인과 검사로부터 공개변론을 듣기로 했다. 공개변론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중요 사건에 대해 해당분야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여성들도 종중원으로 인정해 달라며 낸 ‘딸들의 반란’ 사건에 대해 사법사상 첫 공개변론을 개최한 데 이어 두번째이며, 형사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개변론 사건은 폭력조직 두목인 주씨와 행동대원인 이씨가 짜고 주씨의 기존 질병인 허리 디스크를 교통사고 후유장애인 것처럼 속여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사기와 허위진단서작성 및 동행사) 등으로 기소된 사건으로 1,2심에서 주씨는 징역 8월과 벌금 3백만원, 이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었다. 대법원은 공개변론 개최 이유에 대해 “이 사건에는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312조1항의 해석과 관련한 중대한 헌법 및 법률적 쟁점이 있어 그동안의 서면심리에 이어 검사와 변호인들의 변론을 직접 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고인들은 상고이유로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병원의사 최모씨와 보험회사 직원 오모씨에 대한 검사 작성의 신문조서 또는 진술조서 등에 대해 최씨와 오씨가 법정에서 조서내용이 자신들의 진술과 다르다고 주장해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고 있으므로 증거능력이 부정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실질적 진정성립도 추정되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신상태도 추정된다는 이른바 ‘3단계 추정론’을 취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84도748 등)와는 다른 입장이다. 이날 공개변론은 피고인들의 변호인인 李容勳 변호사와 金鎬喆 변호사의 변론과 검사의 답변 및 반박 변론에 이어 재판부의 질문에 대한 양측의 답변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개변론
폭력조직
두목
행동대원
보험사기
정성윤 기자
2004-09-07
부동산·건축
조세·부담금
주택·상가임대차
행정사건
주택임대사업자가 거주하는 주택양도 경우 '1가구 1주택'으로 볼 수 없다
임대주택도 주거용 주택에 해당, 주택임대사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양도할 경우 '1가구 1주택 양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吳世彬 부장판사)는 2일 주택임대사업자 정모씨(53)가 "임대용 주택을 거주용 주택으로 봐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 항소심(2003누16862)에서 원고항소를 기각하는 한편 구소득세법(2002년12월 개정되기 전 법률) 제89조 제3호에 대해 낸 위헌제청신청(2004아96)도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세대가 2개 이상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1개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임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나머지 주택들은 소유자의 주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어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1개 주택의 양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더라도 주거생활의 안정이나 거주이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모든 임대사업자의 임대용 주택을 소유주택에서 제외할 경우 임대주택이 부동산투기에 이용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며 "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에도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이나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에 반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2001년7월 안양시에 있는 아파트를 양도하면서 양도소득세 2천여만원을 납부했다가 다음해 이 주택이 '1가구 1주택'에 해당돼 비과세 대상이라며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고 주장했지만 세무서가 "임대용 주택을 포함, 1가구 3주택"이라며 환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했었다.
주택임대사업자
주택양도
1가구1주택
임대용주택
거주용주택
양도소득세
오이석 기자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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