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종북(從北) 지방자치단체장이 김일성 사상을 퍼뜨린다'는 취지의 글 등을 올려 논란을 빚었던 고(故)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측이 해당 지자체장에게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5다222586)에서 최근 "정씨는 김 의원에게 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정씨가 상고심 중 사망해 김 의원이 정씨의 상속인을 승계인으로 하는 소송수계신청을 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씨는 지난 2013년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 '국익에 반하는 행동, 헌법에 저촉되는 활동하는 자들,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 혼란을 만드는 자들을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당시 노원구청장이었던 김 의원은 "'종북'이라고 매도되면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침해되고, 정치인의 경우 정치적 생명이 위협 받을 수도 있다"며 정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공인에게 '종북'이라고 표현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김일성 사상을 퍼뜨린다 등의 표현은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행위와 인격권 침해행위로 그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분명하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로 8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정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정씨는 상고심 계속 중인 2018년 7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정씨의 상속인을 승계인으로 하는 소송수계 신청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씨 사망 전 상고심 소송절차가 진행한 이상 상속인들이 소송을 수계할 필요성이 없다"며 "정씨의 상속인들은 변론 종결 뒤 승계인으로 김 구청장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판결을 집행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