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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고유정 1심서 무기징역…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무죄'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20일 살인과 사체 손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2019고합116). 재판부는 "전 남편을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한 후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전례 없는 참혹한 방법으로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럼에도 피해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연민이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붓아들의 사망 원인이 비구폐쇄성 질식사로 추정되는데 의붓아들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하다는 점, 감기약의 부작용으로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여러 정황상 의붓아들을 살해했다는 의심이 들 수 있으나 의심 사실이 병존할 경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경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미리 구입한 수면제 졸피뎀을 음식에 타 전 남편 강모씨가 먹게 한 뒤 살인을 저질렀다. 이후 펜션에서 강씨의 사체를 훼손해 인근 바다에 일부를 버리고 친정 소유의 아파트에서 사체를 추가로 훼손해 쓰레기 분리 시설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또 같은 해 3월 1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자택에서 당시 다섯 살이던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고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남가언 기자
2020-02-21
[판결](단독) 지자체가 도로 건설 위해 협의취득한 땅 5년간 방치
지방자치단체가 도로 건설을 위해 협의취득한 땅을 5년간 이용하지 않아 토지 소유주들에게 토지환매권이 발생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가 손해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지자체는 토지 취득 후 착공하기 전까지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에 토지를 이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19부(재판장 견종철 부장판사)는 A씨 등 6명이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2919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제주도는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제주도 서귀포시장은 2007년 4월 도로 개설사업에 착수해 A씨 등으로부터 도로개설을 위한 토지를 협의취득했다. 토지보상법 제91조 2항은 '취득일로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의 전부를 해당 사업에 이용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은 취득일로부터 6년 이내에 그 토지에 대하여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제주도가 토지를 취득한 후 5년 동안 해당 토지를 공익사업에 전혀 이용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환매권이 발생했음에도 토지보상법에서 정한 통지 및 공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필요 절차 진행 등 공익사업에 이용으로 볼 수 없어 재판부는 "제주도가 A씨 등으로부터 토지를 협의취득한 후 실제 공익사업을 위한 공사에 착공하기 전까지 이 사건 공익사업에 편입된 다른 토지의 소유자들과 보상협의 절차를 거치거나 실시설계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익사업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토지보상법 제91조 2항에서 말하는 '이용'이란 해당 공익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진행되는 여러 단계의 절차 중 적어도 실제 공사에 착공하기 위한 조사측량이나 준비공사 단계에 돌입하는 등 편입대상 토지 그 자체를 현실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며 "이에 이르지 않고 단지 토지소유자들과 보상협의를 진행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토지 자체를 해당 공익사업에 이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토지소유자에 환매권 발생 통지·공고의무 위반 그러면서 "제주도는 사업 시행자로서 토지 소유자인 A씨 등에게 환매권 발생 사실에 관해 통지나 공고를 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제주도는 총 2억여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사업상 제반 절차를 위해 소요되는 기간 동안 공사가 현실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환매권이 발생한다고 보게 되면 충실히 협의절차를 진행해 이미 보상비를 지급하고 확보한 토지를 환매하고 다시 동일한 절차를 거쳐 동일한 토지를 취득하도록 하는 것이 되고, 이는 무용한 절차를 반복하도록 할 위험이 있다"며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박미영 기자
2020-01-09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만 대상으로 한 부가금 징수는 위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를 대상으로 징수하는 '부가금'은 헌법상 합리적 이유없이 시설이용자를 차별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 등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서울고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2017헌가2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07년부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회원제 운영 골프장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등에 따라 별도의 부가금을 징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경기 활성화 등을 이유로 부가금 징수 중단을 지시했고, 공단은 해당 연도에 부가금을 수납하지 않았다. 그런데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임의로 부가금 징수를 중단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공단은 다시 부가금 징수 시행을 각 골프장에 통보했다. 이에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던 A씨는 "골프장 시설 이용자의 의사에 따라 부가금을 수납하겠다"며 2014년 부가금 상당액의 일부만을 공단에 납부했다. 그러자 공단은 A씨의 골프장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소송 도중 경영난을 겪던 A씨의 골프장은 회생절차에 돌입했고, A씨는 2016년 6월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 및 제23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제청법원인 서울고법은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제20조 1항 3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와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 시설 입장료에 대한 부가금을 국민체육기금의 재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수많은 체육시설 중 유독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만 국민체육진흥계정 조성에 관해서 조세 외적인 부담을 져야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설치 목적이 국민체육 진흥에 관한 사항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일부에게만 비용부담을 시키는 것은 정당화 요건을 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골프장 부가금은 일반 국민에 비해 특별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들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왕성민 기자
2019-12-27
[판결] 자기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자 돈 받아 전달한 수취인은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줄 모르고 자신의 계좌를 이용해 피해자의 돈을 송금받아 이를 전달한 수취인은 피해자에게 그 돈을 다시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법 민사1단독 김현룡 부장판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이모씨가 계좌 명의자 허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2018가단5606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A씨로부터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자신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과장이라고 거짓말하며 이씨에게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으니 지정해주는 다른 통장으로 돈을 모두 이체하라"고 했다. 이 말에 속은 이씨는 통장에 있던 돈 3000여만원을 A씨가 말한 통장으로 이체했다. 이씨가 돈을 이체한 통장은 허씨 계좌였다. “범죄에 연루된 줄 몰랐고 실질 이득 본 것도 없어” 허씨는 우연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A씨와 대화를 했는데, A씨가 허씨에게 "계좌로 돈을 입금할 테니 그 돈으로 비트코인(가상화폐)을 사서 보내주면 입금액의 1%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제안했고 허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이씨가 3000여만원을 이체하자 A씨 돈으로 착각한 허씨가 이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고,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을 모르고 이를 A씨가 지정한 계좌로 이체했다. 보이스피싱 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씨는 허씨를 상대로 "30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제주지법, 원고패소 판결 김 부장판사는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수취인이 송금의뢰인으로부터 계좌이체를 통해 돈을 받은 경우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면서도 "부당이득제도는 수취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재산상 이득을 가진 경우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해 수취인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수취인이 실질적으로 이득을 받은 것이 없다면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허씨에게 송금한 돈은 모두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돼 A씨에게로 넘어갔고, A씨는 이를 입금받은 후 허씨에게 주겠다고 한 수수료도 주지 않고 잠적했다"며 "이러한 경위를 봤을 때 허씨는 이씨가 송금한 돈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봤다고 보기 어려워 이씨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남가언 기자
2019-09-23
[판결] 유부남이 ‘돌싱’ 속이면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
유부남이 거짓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주며 이혼남이라고 속이고 교제를 했다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정동주 판사는 최근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가단5190232)에서 "B씨는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5월경 남편과 이혼한 지 넉달여 뒤 자신을 이혼남이라고 밝힌 B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A씨는 제주도에 거주하는 동생 부부에게 B씨를 소개했고, B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업무를 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A씨가 B씨에게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달라고 하자 B씨는 6월께 혼인사항에 '기록할 사항이 없다'고 변조돼 있는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줬다. A씨는 이를 보고 '오해해서 미안하다, 확신이 필요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B씨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A씨 회사의 업무도 이어갔다. 하지만 약 한달반가량 후 B씨가 운영하는 회사 업무를 하던 중 A씨는 B씨의 가방에서 배우자가 기재된 지난해 5월 말일자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견하고는 B씨와 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상대로 31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정 판사는 "A씨는 B씨가 이혼하지 않았다면 연인관계로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고, B씨가 자신의 혼인 여부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변조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주면서 혼인관계를 속인 것은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B씨의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고, 이들의 관계나 불법행위의 발생 경위, 2년 10개월이라는 교제기간 등을 고려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1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외의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민법 제751조 1항에서 말하는 '기타 정신상 고통'에는 '상대방을 독신으로 알았으나 사실은 혼인관계가 유지 중에 있어 자기 자신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내연녀나 불륜관계가 됨으로써 입게 되는 정신상 고통'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연 기자
2019-07-25
[판결] ‘특수작업조’ 노조원을 일반작업조로 변경해도 부당 전보 아니다
항운노조가 사전 협의 없이 노조원을 특수작업조에서 일반작업조인 현장작업조로 전직처분을 한 것은 부당한 전보조치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전보조치 전에 사전 협의절차가 없었더라도 전직처분에 따라 근로자가 받는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게 크지 않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노태악 부장판사)는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제주특별자치도항운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전보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7누67461)에서 원고패소한 1심을 뒤집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03년 7월 제주항운노조에 가입해 현장 작업조로 근무하다가 2006년 12월 특수작업조인 크레인 작업조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2016년 6월 A씨는 작업배치반장에게 같은 달 7일부터는 현장 작업조에서 근무하라는 유선상 통보를 받자 같은 해 8월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전직처분이 부당하다며 구제를 신청했다. 제주지노위가 A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자 항운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기각당했다. 이에 반발한 항운노조는 2017년 7월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며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권리남용 해당 안 돼” 1심 뒤집어 그러면서 "특수작업조가 일반작업조보다 작업형태의 여유가 있고 육체적 활동이 덜 필요해 조합원들 사이에 더 선호된다"며 "그러나 일반 작업조에 배치됐다고 하더라도 종전과 작업장이 같아 생활근거지를 옮길 필요가 없고 급여 보수에 차이가 없어 불합리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직처분 전 협의 절차 유무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는데 노조와 A씨 사이의 사전 협의 절차는 없었다"며 "하지만 노조의 규약 등에 근무조 변경 시 사전 협의에 관한 규정이 없었고 근무조 변경을 위한 협의 관행도 없었으며, 전직처분으로 인한 A씨의 생활상 불이익도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이 사건 전직처분이 상당히 이례적인 처분에 해당하고 아무런 협의절차가 없었다며 전직처분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박미영 기자
2019-07-18
[판결] 국내 생활기반 둔 외국인 간 소송… 한국 법원에 관할권
외국 국적을 가진 소송 당사자들이 소송 제기 당시 우리나라에 생활 기반을 두고 있다면, 외국에서 발생한 분쟁을 다투더라도 우리나라 법원이 관할권을 가질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중국인 A씨가 중국인 B씨 부부를 상대로 낸 대여금반환소송(2016다33752)에서 "B씨부부는 A씨에게 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중국국적의 B, C씨 부부는 중국 산둥성에 거주하며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다 사채업자 중국인 A씨로부터 2009년부터 2011년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500만위안(우리돈 8억 6000만여원)을 차용했다. 이후 B씨 부부는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우리나라와 중국을 수시로 오갔고, 그 무렵 제주도에 거주지를 마련했다. B씨는 2013년 제주시에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고, 차량을 구입해 등록했다. C씨도 우리나라 은행 두 곳에 예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또 제주도에 거주하며 자녀를 한국국제학교에 입학시키고 양육했다. 이에 A씨는 2014년 B씨 부부를 상대로 대한민국 제주지법에 차용금을 변제할 것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한편 B씨 부부는 현재 우리나라를 출국해 중국에 거주 중이다. 채무자는 제주 거주 채권자도 訴제기 무렵 한국에 재판에서는 중국 국적의 A씨가 중국 국적의 B씨 부부를 상대로 중국에서 이뤄진 금전대여행위의 대여금 지급 소송을 우리나라 법원에 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2심은 "B씨 부부들이 대한민국에 있는 부동산과 차량을 구입해 소유·사용하고 소송을 제기하던 당시 대한민국에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취득한 부동산에서 실제 거주했다"며 "이들이 중국을 떠나 대한민국에 입국하게 된 이유는 중국 거주 당시 민·형사 사건에 연루돼 더 이상 중국에 거주하기 어렵게 되자, 관련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서 발생한 분쟁이지만 한국법원에 실질 관련성 그러면서 "현재 B씨 부부는 중국에서 거주하지만 이 또한 민·형사 사건과 관련하여 부득이 중국으로 귀국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A씨도 소송이 제기될 무렵 대한민국에 입국했고, 변론까지 상당기간 한국에 거주하며 향후 우리나라에서 영업활동을 수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므로 A씨와 B씨 부부 모두 소송 제기 당시 우리나라에 실질적인 생활 기반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 부부가 대한민국에 부동산과 차량 등 재산을 소유하고 있고, 원고가 이를 가압류한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해 A씨가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실익이 있다"며 "사건 법률관계의 준거법이 중국법이라도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은 서로 다른 이념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소송과 대한민국 법원의 실질적 관련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손현수 기자
2019-06-20
[판결] 로스쿨 편법진학 경찰관, 징계처분은 정당
육아휴직을 하고 편법으로 로스쿨을 다닌 현직 경찰관들의 일탈에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지난 2015년 4월 감사원은 경찰관이 수업을 듣지 않고도 학점을 받거나 엉뚱한 목적의 휴직계를 내고 로스쿨에 진학한 사례가 포함된 '경찰청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후 경찰은 대대적인 내부 감사에 나섰고, 편법으로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감봉·견책 등의 징계를 받은 경찰들이 징계처분에 불복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잇달아 패하면서 경찰들의 '로스쿨 편법 진학 현상'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강재원 부장판사)는 A경감이 제주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소송(2018구합530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경감은 경위로 임관해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중 2015년 3월 로스쿨에 입학했다. 1학기를 마친 뒤 같은해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두 자녀의 양육을 이유로 연속으로 육아휴직을 낸 다음 로스쿨에서 총 4학기 동안 총 68학점(26과목)을 취득했다. 그는 휴직기간 총 8회에 걸쳐 경찰청에 휴직자 복무 상황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로스쿨에 재학 중인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내부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자 A경감은 "감봉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의 휴직제도는 육아 등으로 직무에 오랜기간 종사하지 못하는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그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이후 안정적으로 복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는 점에서 이를 목적 외로 사용했는지 여부는 휴직의 사유, 고의성, 휴직의 목적 외 사용기간, 목적 외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경감은 육아휴직 기간 동안 자녀 양육에 전념하면서 여가시간을 활용해 로스쿨을 다녔다고 주장하나, 이수학점을 봤을 때 학습량이 상당히 많아 육아보다는 로스쿨 수업을 듣는 데 상당한 시간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에서 A경감이 로스쿨에 재학 중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육아휴직을 로스쿨 학점을 이수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신뢰를 부여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제주지법 경감에 패소 판결 지난해에는 경찰대 출신인 B경감이 육아휴직을 내고 2년 3개월 동안 로스쿨에서 총 85학점(30과목)을 취득했다가 들통나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B경감도 감봉처분취소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대구지법 2018구합21165).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에서 그간 경찰관들이 국가공무원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면서 휴직을 이용해 로스쿨에 다니는 사례들이 많았고 문제가 되어 왔다"며 "감사원의 대대적인 감사를 계기로 법원도 이러한 잘못된 사례들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경찰관들의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라며 "보다 강한 징계처분을 명시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가언 기자
2019-06-05
[판결] 금융정보 확인없이 부과한 세금은 '무효'
세무서가 과세 대상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확인하는 등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세금을 부과했다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진영 부장판사)는 하모씨가 제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조세부과처분 무효 및 취소소송(2016구합227)에서 "조세부과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씨는 서귀포항 일대에서 감귤 등을 운송하는 A회사를 운영하다가 경영난으로 2006년 1월 파산했다. 제주세무서는 2009년 3월경 다른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도중 발견한 '화주별 정산집계표'를 근거로 A사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세금 신고를 누락했다며 이듬해 하씨에게 총 4억4000만원의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신용불량자가 된 하씨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2015년 10월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 방문한 농협에서 자신에게 세금이 부과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하씨는 세금 신고를 누락한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항의했지만, 세무서는 국세기본법에 정한 전심절차 기간(9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하씨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하씨는 "세금 부과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타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화주별 정산 집계표'는 그 기재 내용이 진실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없는 일방적인 문서일 뿐"이라며 "제주세무서는 이 내용이 사실인지 객관적인 거래 근거 자료를 요구한다거나 하씨와의 금융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등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세금을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사의 폐업일 등을 살피면 하씨의 사업 기간보다 집계표에 나타난 매출누락 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을 쉽게 알았을 것인데도, 이에 대해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고 별다른 근거없이 세금을 부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세금 부과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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