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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회사상품 투자 권유했어도 손배책임
금융중개업자가 다른 금융투자업자의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면 직접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더라도 높은 설명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를 위반해 손실이 났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0부(재판장 김인욱 부장판사)는 최근 장모씨가 NH농협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3나37892)에서 "NH농협증권은 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장씨는 2010년 NH농협증권 지점 직원 조모씨로부터 세이프에셋투자자문 회사가 운용하는 투자 상품을 소개받았다. 이후 장씨는 세이프에셋과 12억원의 계약자산을 NH농협증권 지점에 개설한 선물·옵션계좌로 거래하는 내용의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투자일임계약이 안전하다는 조씨의 설명과 달리 3억7000여만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NH농협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융중개업자가 투자자에게 선물·옵션계좌 개설과 같이 투자중개행위를 하면서 다른 금융투자업자의 금융투자상품 또는 투자일임계약을 단순히 소개하는 정도를 넘어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투자권유'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이 같은 행위가 투자자의 투자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면 직접 취급하거나 판매하는 상품·계약이 아니더라도 높은 정도의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투자자로서는 금융투자업자들 사이의 관계를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금융중개업자가 다른 금융투자업자와 일정한 법률관계를 맺고 투자를 권유한 것과 같은 외관을 보였다면 더욱 그렇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에서 투자금 중 6%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원고가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으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과 상당인과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제외해야 한다"면서 "장씨 역시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알아보지 않은 채 계약을 체결한 잘못이 있는 점, 장씨의 손해가 크게 확대된 직접적인 원인은 세이프에셋이 투자계약에서 설정한 손실 한도를 준수하지 않은 데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부담하는 손해배상 책임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3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금융중개업자
설명의무
손해배상
투자중개행위
자본시장법
투자권유
상당인과관계
NH농협증권
장혜진 기자
2014-06-30
민사일반
'택시기사' 가동연한은 '몇 세'까지?
개인택시 운전기사의 가동연한을 만 68세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대폭 늘린 것이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가동연한을 60세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는 다른 것이어서 상급심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동연한이란 사람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할 경우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어 소득을 발생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시점의 나이를 말한다.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또는 장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지영난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택시기사인 A씨 유가족이 A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21685)에서 "일실수입 2500여만원과 병원비 등 모두 9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시 A씨의 나이가 만 66세로 개인택시 운전자의 통상적인 가동연한 60세를 상당히 초과했으나, 정상적으로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 개인택시운송하업조합에 등록돼 운행하고 있는 개인택시 사업자 중 70세 이상은 9%이고 60세 이상은 41%를 차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가동연한을 만 68세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고 당시 A씨에게 당뇨병 등의 기왕증이 있었던 점, B씨의 폭행을 피하려고 뒷걸음치다 넘어져 상해를 입게 된 점 등을 고려해 B씨의 손해배상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택시기사 A씨는 2011년 9월 만취 상태인 B씨를 태웠다가 폭행을 당했다. B씨가 택시에서 내린 뒤에도 실랑이를 벌이던 A씨는 B씨의 손을 피하려고 뒷걸음질을 치다 넘어져 머리를 다쳤고 이후 1년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했다. B씨는 중상해죄로 기소돼 징역 8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는데, A씨가 2012년 9월 사망하면서 상해치사죄가 인정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가동연한을 산정할 때 동종업계 종사자의 평균연령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정년퇴직 연령이 상향되거나 은퇴 후 재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경제활동 인구의 가동연한이 대체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된다면 다른 직군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장인 지영난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2기)는 "예전에는 60세를 가동연한의 마지노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 사건처럼 사고를 당한 시점에 이미 60세를 훌쩍 넘긴 경우가 많다"며 "고령이어도 충분히 일을 더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삼아 일률적으로 60세 가동연한을 적용하기보다는 사안별로 일일이 판단하는 것이 현실에 맞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의 가동연한을 산정하며 개인택시와 회사택시 운전기사의 평균연령 통계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손해배상을 전담으로 하는 마은혁(51·29기) 판사는 "가동연한을 산정하면서 최근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동종업계 종사자의 연령"이라며 "비슷한 나이를 가진 동종업계 종사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가동연한
폭행
손해배상
사망
동종업계종사자
홍세미 기자
2014-06-12
민사일반
엔터테인먼트
전시회 개막 1주일 앞두고 취소했다면
미술전시회 기획사가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전시회가 개막 1주일을 앞두고 취소됐다면 기획사는 미술관의 위상 손실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2012년 한국의 브라질 이민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열기로 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다. 특별전은 기획부터 자금 조달까지 대부분 외부 기획사인 A사 주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전시회가 무산됐다. A사와 공동투자하기로 한 지상파 방송이 파업 등으로 투자를 포기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별전이 불가능해지자 서울시립미술관은 서둘러 대체 전시를 꾸리고 전시 취소를 공지했지만 시민과 언론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A사를 상대로 전시 취소에 대한 책임을 물어 3억 96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박평균 부장판사)는 22일 서울시가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534160)에서 "대관 지체에 따른 손해와 위자료를 포함해 2억 3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사는 전시에 대한 투자자나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전시를 준비하다가 개최 불과 1주일 전에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해 전시를 무산시킨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서울시립미술관이 A사와 대관료 약정에 대한 세부약정서에 서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지속적으로 대관료 등을 상의해왔으므로 대관료와 대체전시로 인한 안내서 수정비용 등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개막을 1주일 남겨둔 시점에 전시가 취소되면서 공공미술관으로서 대외적인 위상과 신뢰도가 하락했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자료는 1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미술전시회
개막전취소
위상손실
서울시립미술관
손해배상
홍세미 기자
2014-05-30
민사일반
아파트 승강기 안 공지문, 입주민이 훼손해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승강기 안에 붙여놓은 공지문을 입주민이 멋대로 떼어 버렸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L아파트는 2005년 대형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하면서 건물 관리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질 않았다. 2011년에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전 부녀회 임원들간에 공금횡령 시비가 붙었다. 양측은 매일같이 엘리베이터에 자신들의 주장을 적은 알림문을 붙였다. 어느날 전 부녀회 측이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가 붙여놓은 알림문을 모두 떼어 버리자 화가 난 입주자대표회의는 전 부녀회 측을 문서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하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단독 심창섭 판사는 최근 L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민 부녀회 전 임원 조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소5710369)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심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파트에 문서를 게시하는 장소로 게시판이 있고 승강기(엘리베이터)는 문서를 게시할 수 있는 적법한 장소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승강기 안에 게시된 문서를 떼어냈다고 해서 아파트대표회의가 아파트를 운영하는 데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아야 할 정도의 침해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아파트승강기
엘리베이터
공지문훼손
입주자대표회의
문서손괴
손해배상
홍세미 기자
2014-05-16
민사일반
시각장애인 선로 추락 철도공사도 책임
한국철도공사는 시각장애인이 전철역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선로에 추락한 시각장애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급 시각장애자인 김모(23)씨는 2012년 9월,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에서 인천행 전철을 타기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평소 외출할 때는 보조견을 동반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날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시각장애인용 지팡이에 의지해 역에 도착했다. 김씨는 인천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승강장 앞에 섰고, 열차가 도착하는 소리에 이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 순간 김씨는 허공을 가로질러 선로 위에 떨어져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열차가 있어야 할 선로에 열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들었던 열차 도착 소리는 반대편 승강장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바로 그 때 김씨 쪽 승강장으로 인천행 열차도 들어오고 있었지만 기관사가 김씨를 발견하고 급정거해 다행히 더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김씨는 "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도착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방송도 없었다"며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사고가 김씨의 부주의로 발생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부(재판장 박관근 부장판사)는 최근 김씨가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3982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공사는 김씨에게 손해액의 30%인 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각장애인이 덕정역을 이용하는 빈도가 비교적 높고, 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도 시각장애인이 같은 추락사고를 겪었던 점 등에 비춰보면, 덕정역은 승강장에 안전요원을 상시 배치해 추락사고에 대비하도록 할 의무가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사고 발생 당시 안전요원도 없고 안내방송도 전혀 없어 덕정역이 여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철은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인데 그 승강장에서 여객이 선로로 떨어지는 사고로 상해를 입을 개연성이 크고, 그 사고가 사망 또는 중상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철도공사는 스크린도어 등을 설치해 신체장애인의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열차의 도착 여부를 지팡이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선로 쪽으로 발을 내디뎠고 보조견 등을 동반하지 않은 과실도 있다"며 "철도공사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시각장애인
선로추락
전철역
한국철도공사
손해배상
사고방지의무
홍세미 기자
2014-05-12
민사일반
성폭행 혐의 피해자 고소에 근거 있었다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이후 무죄가 확정됐더라도 당시 피해자의 고소에 근거가 있었다면 피해자에게 무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의 유명 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A(53)씨는 2009년 4월, 자신의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후배 B씨를 자신의 집에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면서 밤늦게까지 어울렸다. 그러다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이튿날 "간밤에 선배가 집으로 간 뒤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를 한 것이다. 겁이 난 A씨는 고소 당일 일본으로 출국해 10개월 간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A씨의 어머니가 B씨를 만나 합의를 제안했다. B씨 측 태도가 강경해 합의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A씨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형사 재판이 3년이나 이어지면서 A씨는 재직하던 대학으로부터는 해임처분을 받았고 변호사비용도 1억 4000여만원이나 지출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부당 고소로 인한 일실수입 등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조규현 부장판사)는 A씨가 B씨와 그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7085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의 고소로 성폭행 혐의를 받던 A씨가 무죄가 확정됐더라도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면 B씨의 고소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소 당일 A씨가 일본으로 출국해 장기간 해외에 머무는 동안 A씨의 어머니가 B씨의 부모에게 보상을 조건으로 한 형사합의를 제의하는 등의 사정을 보면, B씨가 터무니없는 허위의 사실을 주장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성적 접촉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A씨를 상대로 낸 반소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B씨가 사건 당시 몸을 못가눌 정도로 취하지는 않았고 A씨가 B씨의 그런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며 "B씨가 사건 당시 항거불능이 아니었던 이상, 당시 대학교 1학년생인 B씨와 성적인 접촉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성폭행혐의
무죄확정
무고
손해배상
불법행위
홍세미 기자
2014-05-08
민사일반
'업무 매뉴얼 위반'에 법원 첫 손해배상책임 인정
공공기관이 장애인을 돕기 위해 업무 매뉴얼을 만들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장애인이 피해를 봤다면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장애인을 위한 업무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 판결이 처음이다.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1급 지체장애인인 이모씨는 2012년 11월 저녁 서울역에서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KTX에 탑승, 천안·아산역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서울역 역무원은 천안·아산역 역무원에게 이씨가 출발했다고 통보를 하지 않았다. 코레일서비스 역업무 매뉴얼에는 승차역 역무원은 도착역의 역무원이 휠체어 장애인이 탄 열차 도착 시간에 맞춰 승강장에서 대기할 수 있게 도착역에 장애인의 승차위치 등을 미리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차는 오후 10시께 천안·아산역에 도착했지만 역 직원들이 나와있지 않아 열차 승무원들이 이씨를 승강장에 내려놓고 역무원에 도착 사실을 알리고 바로 출발했다. 이씨는 역무원이 도착하기까지 5분 간 홀로 승강장에 남겨졌다. 이씨는 "열차에서 내린 뒤 추위와 어둠 속에서 공포에 떨었다"며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공사는 "장애인을 위해 승하차시 도움을 주는 것은 서비스 제공 차원이므로 이를 어겼다 해도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사는 1심 재판부가 "이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하자 항소했다. 대전지법 민사3부(재판장 송인혁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한국철도공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오히려 "손해배상금이 적다"는 이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공사는 이씨에게 10만원을 추가해 6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3나10169).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매뉴얼에 장애인이 열차에 승하차할 때 도우미 활동을 규정한 취지는 휠체어 장애인의 원활한 승하차로 열차의 적정한 운행을 돕기 위하는 것뿐 아니라 장애인에게도 자신 때문에 열차 운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심적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인 점 등을 볼 때 도우미 활동이 단순히 은혜적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차에 탄 장애인이 승하차를 하려면 리프트 등의 설치가 필요하는 등 혼자서는 승하차가 사실상 불가능해 역무원이 미리 승강장에 대기해 장애인의 승하차를 도울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서울역 역무원이 도착역인 천안·아산역에 이씨를 위해 안내 도우미 요청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은 과실이 있는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홀로 있던 시간이 약 5분 정도에 불과하기는 하나 당시는 동절기 야간이었던 점, 휠체어 장애인이 홀로 승강장에 남겨진 경우 짧은 시간이더라도 그 고통은 클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공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이씨가 정신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장애인도우미
불법행위
업무매뉴얼
손해배상
한국철도공사
주의의무위반
이장호 기자
2014-04-28
국가배상
민사일반
행정사건
정부의 '신제품 구매의무' 위반 손배대상 될까
공공기관이 신기술 인증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법령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신기술 인증제품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지를 두고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고 있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산업기술혁신 촉진법과 시행령은 '공공기관은 구매하고자 하는 품목에 인증신제품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품목의 구매액 중 100분의 20 이상을 인증신제품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도로반사체 고정장치 제조사 ㈜길라씨엔아이가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2나10127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공기관의 구매의무에 관한 규정은 공공기관에 공법상 구매의무를 부담시켰을 뿐, 신제품 인증을 받은 국민 개인으로 하여금 공공기관에 대해 구매의무 이행을 요청하거나 구매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고 해석할만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법령의 취지가)산업기술혁신을 촉진해 산업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전체적이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을 뿐, 직접 국민 개개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로안전시설물 등을 제조하는 ㈜길라씨엔아이는 도로반사체 고정장치를 개발해 2003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제품으로 지정받았다. 회사는 2011년 경기도건설본부에 신제품을 건설공사에 반영하고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같은 해 4월 소송을 냈다. 반면 부산고법 창원원외재판부(재판장 진성철 부장판사)는 최근 알루미늄 펜스 제조사 ㈜스탈휀스개발이 경상북도와 포항시 등 6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1나3001)에서 "2억3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은 산업기술혁신을 통해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제조업자가 가지는 인증신제품 판매촉진이라는 개별적인 사적 이익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며 "법령에 따라 구매액 중 20%를 인증신제품으로 구매해야 할 법령상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는 사업시행에 예산상 제약을 받는 데다가, 신제품을 구매하면서 경제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지자체의 책임을 20%로 한정한다"고 덧붙였다.
스탈휀스개발
신제품구매의무
산업기술혁신촉진법
길라씨엔아이
공법상구매의무
손해배상
공공기관구매의무
신소영 기자
2013-10-21
민사일반
인터넷
'바지사장'도 인터넷 쇼핑몰 사기 책임져야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에 대해 실제 사업자가 아닌 명의만 빌려준 속칭 '바지사장'도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인터넷 쇼핑몰 '그루빗' 사기사건 피해자 최모(43)씨가 사업자에게 명의를 빌려준 빈모(34)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363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빈씨는 실제 사업을 운영한 김모씨에게 그루빗이라는 상호의 사업자등록을 대신 해주고 대금 결제에 필요한 예금계좌의 명의도 제공했다"며 "빈씨는 김씨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가전제품 판매업을 할 것을 허락했기 때문에 빈씨를 영업주로 오인한 최씨에 대해 김씨와 연대해 매매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빈씨에 대해 상법상의 명의 대여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빈씨가 대금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은 명의 대여자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2011년 12월 '가전제품 최저가'를 표방한 인터넷 쇼핑몰 그루빗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6500여만원을 빈씨 명의의 계좌로 송금했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 김씨는 최씨를 비롯한 구매객들이 송금한 40억여원을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를 통해 받은 뒤 잠적했고, 수사결과 빈씨는 명의만을 대여한 속칭 '바지사장'이었을 뿐, 사기범행은 김씨가 혼자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빈씨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지만, 최씨는 "빈씨가 사업자등록과 계좌명의를 빌려준 책임이 있으니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빈씨는 명의만을 빌려줬을 뿐, 김씨가 돈을 빼돌린 부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실제 사업자에게 명의를 빌려준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법리를 인터넷 쇼핑몰의 사업자 명의 대여자에게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바지사장
명의대여
그루빗
사기
그루빗사기
인터넷쇼핑몰사기
손해배상
좌영길 기자
2013-10-07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상표권침해자가 상표권자와 같은 영업하고 있다면
상표권 침해자가 상표권자와 같은 종류의 영업을 하고 있다면 침해기간에 비례한 상표권 사용료 합계액이 손해액으로 추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남선알미늄(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위더스)이 ㈜피엔에스알미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21666)에서 "피고는 4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표권이 침해당한 경우 손해 발생에 관한 주장이나 증명의 정도는 손해 발생의 염려 내지 개연성의 존재를 주장·증명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상표권자가 침해자와 같은 종류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증명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표권 침해에 의해 영업상의 손해를 입었음이 사실상 추정된다"며 "피엔에스알미늄은 남선알미늄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남성알미늄'을 사용해 같은 제품을 제작·판매함으로써 상표권을 침해했으므로, 피엔에스알미늄은 남선알미늄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남선알미늄은 1990년부터 회사이름과 동일한 상표를 등록하고 금속제 난간, 문, 창문틀 등을 지정상품으로 등록해 영업을 해왔다. 피엔에스알미늄은 2004년 10월부터 '남성알미늄' 상표를 이용해 남선알미늄과 같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했다. 남선알미늄은 2006년 '남성알미늄'이 유사상표이므로 상표등록을 취소해달라는 심결취소소송을 내 특허법원과 대법원에서 승소하자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남선알미늄'의 통상 사용료 4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민사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남선알미늄
㈜피엔에스알미늄
상표권
손해배상
상표권침해
남성알미늄
유사상표
좌영길 기자
201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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