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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판결] 개별적 징계혐의사실로 해고사유 안돼도
근로자에 대한 개별 징계혐의사실이 해고를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여러 징계혐의사실 전부를 놓고 봤을 때 근로계약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회사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김우진 부장판사)는 최근 택시기사 조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 항소심(2013나4675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에 대해 인정되는 각각의 개별적인 해고사유만으로는 해고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이 주장하는 해고 사유는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인정돼도 해고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징계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 여부는 그 사유를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 사유만 갖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의 사유에 비춰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해고는 회사 측과 노조 측 징계위원이 3명씩 참여한 징계위원회에서 다수결로 의결됐으며 조씨는 당시 노동조합 대의원이었음에도 도박이나 미터기 조작 등을 한 것 등을 봤을 때 의무위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회사로부터 근로시간 중 도박, 미터기 조작, 무단결근, 교양교육 불참, 단체협약을 부정하는 행위 등을 하면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운전자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자 소송을 냈다.
해고무효확인소송
해고사유
징계혐의사실
근로시간중도박
택시미터기조작
무단결근
장혜진 기자
2014-11-11
노동·근로
[판결] 택시기사 퇴직금 감액 못해
퇴직금제도는 강행규정이므로 2010년 7월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 이후 택시기사가 회사를 퇴직하게 돼 이전 퇴직자보다 퇴직금을 더 많이 받게 됐더라도 퇴직금을 함부로 감액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개정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이후 퇴직한 택시기사의 퇴직금을 산정할 때 개정법에 따라 산정된 평균임금을 감액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그동안 엇갈려 온 하급심 판결이 통일되게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윤모씨가 ㈜구미오성운수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7038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2007년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일반택시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택시회사는 기사들에게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해야 했고 2010년 7월 개정법이 시행되자 택시기사의 고정급과 평균임금, 그리고 이에 따른 퇴직금은 법개정 전에 비해 대폭 상승하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저임금법은 사용자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규정했고, 근로기준법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규정해 퇴직금제도는 강행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는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일 이후 퇴직한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당연히 지급돼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않은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는 윤씨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으로 해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를 함부로 감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1998년 10월 택시운전사로 입사해 근무하다 2010년 11월 퇴직했다. 개정 최저임금법이 2010년 7월부터 시행됐지만 윤씨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종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 22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윤씨는 개정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이후 퇴직했으므로 개정법에 따라 퇴직금 1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윤씨의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여 1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도 원칙적으로는 최저임금을 반영한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며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 전후에 퇴직한 근로자들 사이의 퇴직금 액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윤씨가 받을 퇴직금 액수를 65%로 제한해 74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퇴직금제도
강행규정
최저임금법시행
퇴직금감액
구미오성운수
택시기사퇴직금
신소영 기자
2014-11-10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부서원 일부만 참석 2차 노래방 술자리도 강제성 있었다면
부서원 가운데 일부만 참석한 노래방 술자리도 강제성이 있었다면 사적 모임이 아닌 공무의 연장으로 봐야 하므로 회식 도중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민중기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경찰청 홍보담당관실에서 경위로 근무하다 사망한 A씨 부인 김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급결정 취소소송 항소심(2014누4044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회식의 성격이 공무의 연장인지, 아니면 사적 모임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회식에 대한 사전 계획이나 예고 여부 △전체 직원 중 회식에 참석한 사람의 수 △참석에 강제성이 있었는지 여부 △비용을 공금으로 결제했는지 여부 △회식을 개최한 목적 △1, 2차 회식자리의 연결성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식이 사전에 계획되거나 예고된 바 없이 이뤄지긴 했지만 회식 주관자인 홍보담당관의 업무 특성상 회식 일정을 사전에 조정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당일 오전에 정해질 수 밖에 없었다"며 "같은 계에서 근무하던 다른 직원들이 당직 근무, 새벽 근무 담당자, 출산휴가 상태였거나 아이가 있는 여성들이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직원들이 참석하지 않고 2명만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 회식의 성격이 사적 모임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차 회식이 택시를 타고 자리를 옮겨 노래주점에서 이뤄졌고 상관인 B씨의 개인카드로 결제되긴 했지만 노래주점은 정부 카드를 사용할 수 없던 장소라서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이후 매월 지급받는 직책수행경비로 보전했다"며 "상명하복 관계가 확실한 경찰조직 특성상 상관이 참석한 2차 회식에 불참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회식 참석자인 경정 C씨가 또 다른 1차 회식을 마치고 사무실로 잠시 복귀했다가 2차 회식에 다시 합류한 것을 보면 2차 회식 역시 참석에 강제성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1차 회식의 연장선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공단
회식
유족보상금부지급결정취소소송
업무상재해
경찰청
공무
강제성
장혜진 기자
2014-10-23
인터넷
정보통신
형사일반
'아이유 택시' 기사, 파기환송심서 '무죄'
차량 안에서 승객과 나눈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인터넷을 통해 방송한 택시 기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보호하도록 규정한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대화자 중 한 사람이 상대방의 발언을 녹음·청취하는 것까지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2013도16404)에 따른 것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홍승철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임모(43)씨에 대한 파기환송심(2014노569)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씨는 승객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지속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이어나간 뒤 이를 공개했다"며 "따라서 임씨도 대화의 한 당사자이고, 이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씨는 2009년부터 자신의 택시 안에 웹캠과 무선인터넷 장치를 설치하고 승객들에게 고민상담을 해주거나 신청곡을 받아 즉석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상황을 인터넷 방송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했다. 2010년 7월에는 인기가수 아이유가 우연히 이 택시를 타면서 '아이유 택시'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임씨 택시에 탔던 승객 2명은 2012년 12월 임씨가 동의 없이 대화내용을 방송했고, 택시에서 내리기 직전에야 실시간 방송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그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1·2심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동의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했다며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6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의도하지 않게 대화 내용이 공개된 승객들이 임씨에게 초상권 등의 부당한 침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어도 임씨를 형사처벌할 수는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아이유택시
대화당사자
대화내용방송
동의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4-09-30
노동·근로
행정사건
택시업계 노·사간 사납금제 운용 합의했더라도
택시업체 노사가 사납금제를 운용하기로 합의했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강제하는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하지만 다른 법원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사안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려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사납금제도는 택시기사가 회사에 일정액의 사납금만 내면 나머지 운행 수익은 운전자 몫으로 돌아가게 하는 제도다. 전액관리제에서는 운전자가 운행 수입 전부를 회사로 입금한 뒤 회사로부터 고정된 월급과 성과급을 받는다. 사업주들은 인건비와 세금 증가 등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대부분 사납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공공운수노조 등은 "전액관리제가 택시기사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다"며 전액관리제 안착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청주시는 노사 간 협의로 사납금제를 운용하고 있는 청주택시운송에 전액관리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청주택시운송은 과태료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약식재판이 열렸다. 법원은 청주시의 처분을 인정했고, 청주택시운송은 약식재판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이 기각하자 항고했다. 청주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이의신청항고심(2014라41)에서 항고 기각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운송업자가 택시기사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받은 이후에 수입금의 배분하는 것은 근로조건에 해당하므로 노사 간에 자율적 협의로 결정할 수 있지만, 법이 정한 전액관리제의 시행 여부 자체까지 노사 협의로 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액관리제 도입은 운송사업자들에게 투명한 사업 경영을 유도하고, 택시기사들에게는 안정적인 근로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택시업계의 현실과 운행정보 관리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은 것은 전액관리제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 돼 오히려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주지법 제천지원(2014과53)과 춘천지법 영월지원(2014과79)은 지난 5일과 지난달 22일 같은 사안에 대해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 청주지법 제천지원 민사신청 권기백 판사는 결정문에서 "'전액관리제'의 도입 취지, 위반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등을 참작하면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택시
사납금제
노사합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운송수익금전액관리제
과태료
청주택시운송
이장호
2014-08-25
형사일반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 조모씨 무기징역 확정
귀가 중이던 여대생을 성폭행 하려다 반항하자 살해한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의 피고인 조모(28)씨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최근 강간등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상고심(2014도4736)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 동기나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검토해 보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해 5월 25일 새벽 4시께 대구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한 여대생 A씨(당시 22세)가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것을 보고 성폭행 하기로 마음 먹고 다른 택시를 타고 뒤따라갔다. 조씨는 택시가 신호대기에 걸려 정차하자 A씨가 타고 있던 택시에 올라타 남자친구 행세를 하고 자신의 집으로 A씨를 데려갔다. 조씨는 자신의 집에서 A씨를 성폭행 하려고 했지만 A씨가 깨어나 반항하자 수 차례 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 또 시신을 경주시의 저수지에 버려 유기했다. 조씨는 이 범행에 앞서 같은해 2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된 B(19)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조씨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 평생동안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함이 상당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체유기
살인
강간
무기징역
대구여대생살인사건
신소영 기자
2014-07-24
형사일반
성추행 목격자가 범행 20분 뒤 용의자 지목했더라도
성추행 현장 목격자가 범행 발생 20분 뒤 범행 장소 근처에서 경찰이 발견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했더라도 범인식별절차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신빙성이 낮아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판례는 범인식별절차에서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범인의 인상착의 등에 관한 진술과 묘사를 상세히 기록화한 다음, 용의자를 포함해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을 동시에 목격자와 대면시켜 지목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2012년 2월 29일 오후 11시 20분경 청주시 도로에서 한 남자가 길을 가던 여성의 입을 막고 성추행했다. 이를 본 택시기사가 "범인 잡아라"라고 소리치자 앞서 가던 A씨가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 범인은 도로를 건너 반대편 인도로 도주하고 있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에게서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수색에 나섰다. 20분 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굴다리 부근을 지나가는 범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B(20)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를 굴다리 부근으로 불러 B씨와 대면시킨 뒤 "범인이 맞느냐"라고 물었고, A씨는 "범인이 맞다"고 진술해 B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강제추행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가까운 거리에서 사건을 목격하고, 사건 뒤 20분 뒤 기억이 생생할 때 B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점을 볼 때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B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청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도형 부장판사)는 지난달 13일 B씨에 대한 항소심(2012노1052)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목격자인 A씨가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진술한 증언이 사건 직후의 진술보다 더 구체적이면서도 B씨 인상착의와 일치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보아 범인식별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B씨가 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암시를 받아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더욱이 당시 범행 현장 주변에 가로등이 별로 없어 어두웠던 점, A씨가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서 도망가는 범인을 보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A씨가 당시 범인의 얼굴을 정확히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충분이 있으므로 A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낮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인이라면 사건 직후 추격을 받고 도망했다가 불과 20분 만에 다시 돌아와 범행현장을 지나 집을 갔다는 것인데, 이같은 행동은 범행 후 통상적으로 취하는 행동으로 보기에는 선뜻 납뜩하기 어렵다"며 "또 B씨가 그날 술을 3병 정도 마셨는데 피해자는 성추행을 당하면서 실랑이를 벌인 범인에게서는 술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볼 때 B씨를 범인으로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성추행
목격자
범인식별절차
진술신빙성
용의자지목
유죄증거
2014-07-17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출퇴근 교통수단 없어 사용자 권유한 자전거로 통근
대중 교통수단이 없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자전거로 출퇴근할 것을 권유했다면 근로자가 출근 중에 당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적장애 3급인 이모씨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작업을 하는 회사에 보조원으로 취직했다. 근무시간이 새벽 4시부터 오후 3시까지여서 이씨는 새벽에 출근을 해야했다. 그러나 새벽에는 시내버스나 별도의 통근버스도 없어 대부분의 근로자가 자전거나 승용차 등을 이용해야 했다. 회사는 운전면허가 없는 이씨에게 자전거 헬맷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고 자전거로 출퇴근 할 것을 권유했고 이씨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다. 같은해 6월 이씨가 회사에 늦게 도착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원들이 이유를 물었다. 이씨가 비틀거리며 어눌하게 말을 하자 직원들은 술에 취한 것으로 오해했고, 회사는 이씨를 귀가시켰다. 이씨는 귀가 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상태가 됐다. 병원은 "이씨가 회사 도착 전에 머리에 충격을 받은 것 같다"는 소견을 냈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출퇴근 중 사고를 당했다"며 요양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재해 경위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출퇴근 중 재해로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불승인 처분했다. 창원지법 행정단독 최문수 판사는 지난달 24일 이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신청 불승인처분 취소청구소송(2013구단704)에서 "공단의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최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출근하는 시각에 시내버스도, 회사 통근버스도 운행하지 않고 부친과 형이 장애인인 이씨의 가정 형편에 이씨가 택시나 승용차 등 많은 비용이 드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길 기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회사도 자전거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씨의 출근 과정은 회사의 객관적 지배·관리 아래 있었고, 사고와 업무 사이에도 직접적이고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판사는 "이씨가 원래 지적장애가 있었고 사고로 언어장애가 발생한 직후여서 회사 동료에게 사고 발생 사실과 경위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였고, 이후 의식불명상태라 정확한 사고경위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씨의 상태가 일반적으로 추락이나 보행자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외상에 의해 발병한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고, 이씨가 출근 중 제3자의 범죄 등 다른 원인으로 이 사건 재해가 발생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이씨가 자전거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출퇴근
업무상재해
출퇴근사고
객관적지배
내적관련성
2014-07-10
민사일반
'택시기사' 가동연한은 '몇 세'까지?
개인택시 운전기사의 가동연한을 만 68세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대폭 늘린 것이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가동연한을 60세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는 다른 것이어서 상급심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동연한이란 사람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할 경우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어 소득을 발생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시점의 나이를 말한다.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또는 장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지영난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택시기사인 A씨 유가족이 A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21685)에서 "일실수입 2500여만원과 병원비 등 모두 9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시 A씨의 나이가 만 66세로 개인택시 운전자의 통상적인 가동연한 60세를 상당히 초과했으나, 정상적으로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 개인택시운송하업조합에 등록돼 운행하고 있는 개인택시 사업자 중 70세 이상은 9%이고 60세 이상은 41%를 차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가동연한을 만 68세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고 당시 A씨에게 당뇨병 등의 기왕증이 있었던 점, B씨의 폭행을 피하려고 뒷걸음치다 넘어져 상해를 입게 된 점 등을 고려해 B씨의 손해배상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택시기사 A씨는 2011년 9월 만취 상태인 B씨를 태웠다가 폭행을 당했다. B씨가 택시에서 내린 뒤에도 실랑이를 벌이던 A씨는 B씨의 손을 피하려고 뒷걸음질을 치다 넘어져 머리를 다쳤고 이후 1년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했다. B씨는 중상해죄로 기소돼 징역 8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는데, A씨가 2012년 9월 사망하면서 상해치사죄가 인정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가동연한을 산정할 때 동종업계 종사자의 평균연령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정년퇴직 연령이 상향되거나 은퇴 후 재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경제활동 인구의 가동연한이 대체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된다면 다른 직군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장인 지영난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2기)는 "예전에는 60세를 가동연한의 마지노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 사건처럼 사고를 당한 시점에 이미 60세를 훌쩍 넘긴 경우가 많다"며 "고령이어도 충분히 일을 더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삼아 일률적으로 60세 가동연한을 적용하기보다는 사안별로 일일이 판단하는 것이 현실에 맞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의 가동연한을 산정하며 개인택시와 회사택시 운전기사의 평균연령 통계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손해배상을 전담으로 하는 마은혁(51·29기) 판사는 "가동연한을 산정하면서 최근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동종업계 종사자의 연령"이라며 "비슷한 나이를 가진 동종업계 종사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가동연한
폭행
손해배상
사망
동종업계종사자
홍세미 기자
2014-06-12
형사일반
'배심원 만장일치 평결' 1심 존중해야
증인 진술의 신빙성이 주된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다면 재판부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무죄평결을 한 경우 재판부가 수용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첫 판결이다. (자료사진)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황병하 부장판사)는 최근 택시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13노2133).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은 배심원 평결의 효력에 대해 권고적 효력만을 부여하고 있지만 법원은 가급적 배심원의 평결의 효력을 존중해 나가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평결을 한 경우 법원은 배심원의 평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등이 주된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다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비춰 명백하게 잘못됐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평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들고 있는 사정들은 배심원들이 증인 이모씨의 진술의 신빙성 등을 판단함에 있어 이미 고려했던 여러 사정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배심원의 만장일치 평결 결과가 명백하게 잘못됐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그러한 평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증인 진술 이외의 다른 증거들이 애매한 상태에서 건전한 양식이 있는 배심원 전원이 무죄평결을 했다면 법원 역시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한 평결 결과를 받아들여 무죄로 선고한 사건을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할 때에는 매우 엄격히 해야 한다고 판결(2009도14065)한 적은 있지만,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이 무죄로 만장일치 평결을 내렸음에도 1심 법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경우와 관련해서는 판결한 적이 없다. 김모씨는 2012년 술에 취한 상태로 수원시 팔달구에서 택시를 탄 뒤 "너 우리 집도 모르냐"라면서 손바닥으로 택시기사 이모씨의 얼굴을 때린 뒤 운전석으로 넘어와 주먹으로 얼굴을 다시 2차례 때린 혐의와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됐다. 택시기사는 김씨가 운전석으로 넘어와 자신을 폭행하는 바람에 갓길에 주차돼 있던 다른 승용차의 뒷범퍼를 들이받아 100만원가량의 수리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는 "택시에 탑승해 행선지를 말한 직후 며칠간 수면부족으로 바로 깊이 잠들어 이 사건 추돌사고가 난 것을 전혀 몰랐다"며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 전원은 만장일치로 김씨에게 무죄평결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피고인이 만취해 있었다는 것과 택시의 진행 과정, 피고인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맞은 행위 등에 대해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배심원
만장일치
증인진술
신빙성
특가법
무죄평결
국민참여재판
장혜진 기자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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