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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헤드헌터 통해 채용 내정했다가 일방적 번복했다면 부당해고"
기업이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구인을 해놓고 이후 일방적으로 채용을 번복했다면 부당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근로자를 면접한 후 채용의사를 밝혔다면 근로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I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구합6416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I사는 2018년 2월 모 헤드헌팅업체에 마케팅 업무 담당 사원 구인을 의뢰했다. 헤드헌팅업체는 A씨를 추천했고 I사도 동의해 출근이 예정됐는데 I사는 이후 갑자기 채용의사를 번복했다. A씨는 I사에 해고통지서를 보내라고 요구했지만, I사는 "저희 인사팀에서 노동부에 확인결과 법리적으로 해석시 귀하는 입사완료 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요청하신 해고통지서는 귀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귀하의 입사지원을 불합격 통보하는 바"라는 내용의 이메일만 보냈다. 이에 A씨는 I사가 부당하게 채용을 취소했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노동위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자 I사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I사에 지원해 면접절차를 거쳤고 그 후 I사는 A씨를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외부적·객관적으로 표명해 A씨에게 통지했다"며 "이로써 근로관계의 청약과 승낙이 이뤄져 A씨와 I사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헤드헌팅업체는 I사 대표이사가 결정해 통지한 근로조건을 그대로 A씨에게 전달하고 이를 수락하겠다는 A씨의 답변을 받아 I사에 다시 전달했다"며 "이에 대해 I사가 당시 어떠한 이의를 제기한 바도 없었으므로 헤드헌팅업체가 근로조건을 A씨에게 전달하면서 '최종합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나 오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I사와 A씨 사이에는 근로관계가 성립했음에도 불구하고, I사는 일방적으로 채용을 취소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으므로, I사가 불합격 통보로써 한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박미영 기자
2020-05-18
[판결] 대법원, '국보법 위반 혐의' 노동해방실천연대 간부 "무죄" 확정
사회주의 혁명 등을 목표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혐의로 기소된 노동해방실천연대(해방연대) 간부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해방연대 대표 성모씨 등 간부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1899). 성씨 등은 2005년 해방연대를 조직해 기관지, 선전지 등을 제작·배포하면서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해방연대가 총 6장 22조로 이뤄진 규약을 채택하고 '인간다운 삶의 확보와 야만으로부터의 해방은 자본주의 극복, 사회주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을 진행해온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들이 해방연대에서 주요 직책을 맡으며, 사회주의 정당을 만들기 위한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1심은 "해방연대가 의회제도와 선거제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 국가의 실현을 위해 폭력혁명이나 무장봉기를 주장하고 있다거나 활동과정에서 폭력을 행사·유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해방연대는 모든 활동을 공개해왔고 오히려 구 소련이나 북한에 대해 '범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야만'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며 "해방연대가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구성된 단체이거나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성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성씨 등이 자본주의 극복과 사회주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고 '사유재산제도와 시장경제'와 배치되는 듯한 주장을 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국가변란 선전·선동 목적이 있었는지를 가리기 위해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2020-05-14
[판결] '회삿돈으로 노조 와해 컨설팅' 유성기업 류시영 前 대표, 실형 확정
이른바 '유성기업 노조 파괴 사건' 당시 회삿돈으로 노무법인에 노조 탄압·와해 자문을 의뢰한 혐의로 기소된 류시영 전 유성기업 대표이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류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81). 함께 기소된 이모 유성기업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원이, 최모 전 전무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확정됐다.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 노조 조직력을 약화할 목적으로 노무법인에 회삿돈 13억여원을 지급하고 컨설팅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회사에 우호적인 제2노조 설립을 지원하거나,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류 전 대표 등이 기존 노조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게 한다는 컨설팅 전략을 인지했고 그런 목적 달성을 위해 비용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입게 했다"라며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는 목적이 있다 해도 취지가 부당노동 행위로 사회상규상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류 전 대표 등은 노동조합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해 재판을 받게 된 것"이라며 "개인 과오로 발생한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10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유성기업을 위해 사용한 일부 변호사 비용'은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도 양벌규정으로 기소돼 류 전 대표 등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당사자가 됐다"며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을 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면서 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4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류 전 대표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2020-05-14
[판결](단독) “집행유예 확정 이유 당연면직은 부당해고”
단체협약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를 당연면직 사유로 규정했더라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다는 이유만으로 당연면직을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누6304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07년 KT&G에 입사한 A씨는 2017년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쳐 사망 사고를 냈다가 특수폭행과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에 사측은 '조합원이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 이상 형을 받았을 때는 당연히 면직된다'고 규정한 단체협약 제54를 근거로 2018년 A씨에게 당연면직을 통보했다. 이에 A씨는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돼야 하는데, 집행유예 판결로 업무수행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춰보면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가 무너졌다고 할 수 없다"며 노동위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형사판결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됐으므로 당연면직 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라며 "따라서 당연퇴직 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체협약상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해도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 있어야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또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것이 단체협약상 '당연면직 사유'에 해당한다고 해도 이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로 볼 수 없다"며 "이를 이유로 A씨에게 당연면직을 통보한 것은 성질상 해고로 봐야 하고, 이 사건 당연면직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관련 형사판결로 형을 선고 받아 확정됐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KT&G가 A씨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A씨에게 책임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에 대한 당연면직 사유가 인정되고 그 절차도 적법하나, 이 사건 당연면직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박미영 기자
2020-05-14
[판결] 들은 욕설 재연도 모욕죄 성립한다
다른 사람에게 욕설을 한 이유가 '자신이 욕설을 들은 상황을 그대로 재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모욕죄는 성립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형사9단독 문기선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정490). 경주시 한 재활원의 시설장인 A씨는 재활교사로 일하던 B씨를 해고했다가 다툼이 생겨 2018년 6월 경북지방노동청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참석했다. 이날 A씨는 B씨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조정에 참석한 한 노무사가 "B씨가 다시 재활원에서 근무할 수 없겠냐"고 질문하자, B씨에게 다가가 "xxx야 눈깔이를 빼뿔라"라고 말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노무사의 질문에 과거 B씨의 행동과 발언을 그대로 재연하며 '이렇게 말한 사람과 같이 근무할 수 있겠냐'는 의미로 답변한 것일 뿐 모욕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 판사는 "A씨가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 또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모욕죄의 보호법익에 이미 위험이 발생했다"며 "모욕적 발언과 이 같은 발언이 재연에 불과했다는 말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있었던 이상 이미 성립된 모욕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이런 모욕을 당한 적 있다'고 말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사전설명 없이 돌발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건너편에 앉아 있던 B씨에게 다가가 사람들이 듣도록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이라며 "재연 상황이었다는 설명이 있기 전까지 B씨가 타인 앞에서 모욕당한 감정을 느낄만 했고 A씨에게 모욕의 범의 역시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남가언 기자
2020-05-11
[판결](단독) 허위 기록 2000세대 중 14세대 불과… 수도검침원 해고는 부당
2000개의 담당 세대 중 14개 세대의 검침 수치를 허위로 조작·입력했다는 이유로 수도검침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포항시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9누5713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03년부터 포항시와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상수도 계량기 검침원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포항시는 2017년 A씨가 검침 결과를 허위로 입력해 12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수용가(需用家)에 440만원의 상수도 요금을 초과 부과해 민원을 야기했다며 위탁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이 같은 계약해지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재심신청을 했고, 중노위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반발한 포항시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포항시와 A씨가 맺은 위탁계약은 A씨가 업무를 성실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약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에는 위탁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포항시의 다른 검침원이 A씨와 같이 계량기 검침을 하지 않은 채 검침 단말기 입력코드를 허위로 조작·입력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는 점 등까지 고려하면 A씨의 행위로 포항시와 A씨 사이의 신뢰간계가 어느 정도 훼손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의 검침 소홀 행위가 문제됐던 2016년께에는 약 2000여개에 이르는 검침 건수를 담당하기도 했는데, 그 중 문제가 됐던 것은 14개에 불과하다"며 "이는 그 무렵 다른 지방자치단체 소속 검침원의 평균 검침 건수인 1500~1700개를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포항시 소속 검침원 평균 검침 전수인 1962개보다도 많아 A씨의 검침 업무가 상대적으로 과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항시도 그 무렵 검침원들의 1인당 검침 건수가 과다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검침구역을 개편했다"며 "검침구역 개편 이후에는 A씨의 검침 소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귀책사유로 요금을 초과 부과해 민원을 야기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도 없다"며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A씨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미영 기자
2020-05-11
[판결](단독) 근로복지공단, 고용정보조사원에 일반직보다 적은 수당 지급… “부당한 차별”
근로복지공단이 직원들에게 급식보조비와 가족수당을 지급하면서 일반직 근로자보다 적은 금액을 고용정보조사원에게 준 것은 부당한 차별대우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근로복지공단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차별시정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구합61175)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공단에서 고용정보조사원으로 일하던 A씨는 2018년 5월 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했다. 공단이 일반직 근로자에 비해 상여금, 급식보조비를 적게 지급하고, 가족수당과 자기계발비를 주지 않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노위와 중노위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고, 이에 반발한 공단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단은 고용정보조사원으로 하여금 산재보험 고용정보관리 및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관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게 하되, 피보험 자격취득 신고 업무 중 일부 업무와 비교적 난이도가 높고 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로 평가되는 상실처리, 이직확인 등의 업무는 일반직 근로자가 수행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일반직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A씨와 일반직 근로자가 수행하는 주된 업무는 '피보험 자격관리 업무'"라며 "그 업무의 성격 및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급식보조비와 가족수당, 자기계발비 등은 모두 채용조건, 근무성적, 근속연수, 업무 난이도 등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것으로 고용정보조사원에게만 이를 지급하지 않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공단이 A씨에게 급식보조비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박미영 기자
2020-05-07
[판결]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선천성 질병 아기 출산… 산재 해당"
임신 중인 여성이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선천성 질병이 있는 아이를 낳았다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태아의 건강손상을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최초의 판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9일 변모씨 등 4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 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2016두4107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제주의료원 간호사인 변씨 등 4명은 모두 2009년에 임신해 2010년에 아이를 출산했는데, 아이들이 모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기간 병원에서 근무하다 임신한 간호사는 변씨 등을 비롯해 모두 15명이었는데, 그 중 6명만이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변씨 등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하고, 다른 5명은 유산을 했다. 이에 변씨 등은 알약을 삼키기 힘든 환자를 위해 약을 빻는 과정에서 산모·태아에 치명적인 유해약물에 노출됐다며 2012년 12월 근로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은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 본인의 부상과 질병, 장애 또는 사망 등만을 뜻한다"며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변씨 등은 2014년 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그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태아의 건강손상'은 여성 근로자의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 정도와 관계없이 산재보험법 제5조 1호에서 정한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보험제도와 요양급여제도의 취지, 성격 및 내용 등을 종합하면 여성 근로자와 태아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유해 요소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산재보험법의 해석상 모체와 태아는 '본성상 단일체'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 근로자는 출산 이후에도 모체에서 분리되어 태어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 등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지 않는다"며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그 업무에 기인하여 모체의 일부인 태아의 건강이 손상되는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여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수급관계가 성립하게 되었다면, 이후 출산으로 모체와 단일체를 이루던 태아가 분리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요양급여 수급관계가 소멸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칙적으로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로 태아에게는 독립적 인격이 없으므로 태아에게 미치는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권리·의무는 모체에 귀속된다"면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산재보험 급여를 받으려면 업무상 사유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본인이어야 한다"며 "태아의 건강손상에서 비롯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태아의 건강손상 또는 출산아의 선천성 질환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최초의 판례"라고 설명했다.
손현수 기자
2020-04-29
[판결] 학부모 통해 교사에게 노조탈퇴 권유… "부당노동행위"
어린이집 원장이 원생 학부모 대표에게 소속 어린이집 교사의 노동조합 탈퇴를 권유하도록 부탁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구합6848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2018년 원생들의 학습 분위기가 저해된다며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노조원인 교사 B씨가 노조에서 탈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B씨는 A씨의 이같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노동위에 구제신청을 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B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자,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노조 탈퇴를 권고·요구하는 행위는 노조 조직에 대한 간섭·방해 행위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때 사용자가 제3자를 통해 근로자에게 노조 탈퇴를 권고·요구하거나 근로자들의 노조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의 의사를 전달한 경우도 이를 사용자의 행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는 이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B씨에게 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권해달라'고 부탁한 것은 사용자인 A씨가 직접 노조 탈퇴를 권유할 수 없어 학부모 운영위원장을 통해 B씨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 위해서였다"며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B씨의 노조 탈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입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A씨의 부탁이 없었다면 B씨에게 이같은 말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부탁해 B씨에게 A씨의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하게 한 것은 노조의 조직에 대해 간섭·방해하려는 행위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박미영 기자
2020-04-26
헌재 "교육공무원 '정치단체' 결성 관여 및 가입 금지는 위헌"
초·중등 교육공무원이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관련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다만 헌재는 이들의 정당 가입을 금지한 것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23일 A씨 등 초·중·고등학교 현직 교사 9명이 "국가공무원법 제65조 1항 등은 정당 설립 및 가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2018헌마551)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초·중등학교의 교육공무원이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A씨 등은 "해당 조항은 교원의 정당가입 등을 전면적으로 금지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고 정당가입의 자유 등 정치적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대학 교원과 달리 초·중등학교 교원인들의 정당가입을 금지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 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 부분만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헌재는 "'그 밖의 정치단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해 수범자에 대한 위축 효과와 법 집행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구성원의 모든 사회적 활동은 정치와 관련된다"며 "단체의 목적이나 활동에 관한 어떠한 제한도 없는 상태에서는 정치단체와 비(非)정치단체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도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 헌법재판관은 "부단히 변화하는 정치환경을 고려할 때 입법자가 규율이 필요한 '정치단체'를 구체적으로 미리 열거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며 "교원이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하는 경우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으므로 이는 제한되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다만 국가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등은 정당의 발기인 및 당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정당법 등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공무원의 정치적·교육적 중립성을 보장·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초·중등학교 교원이 당파적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초·중등 교원과 달리 대학 교원에게는 정당가입의 자유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이는 기초적인 지식전달, 연구기능 등 직무의 본질과 내용, 근무 태양이 다른 점을 고려한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정당법 조항 및 국가공무원법 조항 중 '정당'에 관한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들의 정당설립의 자유 및 정당가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대학 교원과 초·중등교원을 달리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교원이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조항 중 '그 밖의 정치단체'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교원이 '정당'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하는 행위를 금지한 정당법 및 국가공무원법 관련 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공무원의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18헌마550). 이 조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공무원의 집단행동이 공무원 집단의 이익을 대변함으로써 국민 전체의 이익 추구에 장애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으로 이어져 공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공무원의 집단적인 정치적 표현 행위가 공익을 표방한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상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의심을 제거하기란 어렵다"며 "공익을 위한 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학생들은 교원의 정치적 표현행위를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다른 이들을 통한 일반화·상대화 과정을 거쳐 의견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주체"라며 "교원의 근무시간 외의 집단행위는 학생들에게 간접적·사실적 영향만 미침에도 이를 이유로 기본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교원으로부터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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