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종북에 관하여 보건대, '주사파(主思派)'는 1980년대 중반에 세력이 확장된 일파로서,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과 행동지침으로 내세우면서 북한의 남한혁명노선이라고 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론’을 추종하며 민족해방(NL)을 내세웠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특정인이 주사파로 지목될 경우 그는 반사회세력으로 몰리고 그에 대한 사회적 명성과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명예가 훼손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2002. 12. 24. 선고 2000다14613 판결 참조).
종북(從北)이란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것으로서 주사파와 같은 계열에 둘 수 있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를 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의미를 갖는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특정인이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한다는 종북으로 지목될 경우 그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서 반사회세력으로 몰리고 그에 대한 사회적 명성과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명예가 훼손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에 대해 앞서 본 게시글을 통하여, 피고는 '원고는 좌익혁명을 부추기는 골수 종북 좌익분자이다', '원고 등 종북문화잔챙이들이 잘 구사하는게 인민대중 혁명론 바로 북괴문화전략입니다', '원고 종북질 제대로 밝혀드릴께요' 라고 표현하고, '원고는 종북의 노예다' 라고 표현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원고를 종북으로 지목하거나 평가하여 그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
당해 표현이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관한 것인 경우, 그 공적인 존재가 가진 국가·사회적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그 존재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국가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그 존재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더욱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은 그 개연성이 있는 한 광범위하게 문제제기가 허용되어야 하고 공개토론을 받아야 한다. 정확한 논증이나 공적인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 하여 그에 대한 의혹의 제기가 공적 존재의 명예보호라는 이름으로 봉쇄되어서는 안되고 찬반토론을 통한 경쟁과정에서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적인데, 사람이나 단체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흔히 위장하는 일이 많을 뿐 아니라 정치적 이념의 성질상 그들이 어떠한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증명해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이에 대한 의혹의 제기나 주관적인 평가가 진실에 부합하는지 혹은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따짐에 있어서는 일반의 경우에 있어서와 같이 엄격하게 입증해 낼 것을 요구해서는 안되고, 그러한 의혹의 제기나 주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는 구체적 정황의 제시로 입증의 부담을 완화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구체적 정황을 입증하는 방법으로는 그들이 해 나온 정치적 주장과 활동 등을 입증함으로써 그들이 가진 정치적 이념을 미루어 판단하도록 할 수 있고, 그들이 해 나온 정치적 주장과 활동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공인된 언론의 보도내용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여기에 공지의 사실이나 법원에 현저한 사실도 활용할 수 있으나, 아무리 공적인 존재의 공적인 관심사에 관한 문제의 제기가 널리 허용되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도 없이 악의적으로 모함하는 일이 허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은 물론 구체적 정황에 근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어휘를 선택하여야 하고, 아무리 비판을 받아야 할 사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멸적인 표현으로 모욕을 가하는 일은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1. 22. 선고 2000다37524 판결 참조).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 B가 종북이고 종북반란활동을 하였다는 의혹의 제기나 주관적인 평가에 관하여 구체적 정황이 충분히 제시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