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부동산·건축
유치권
검색한 결과
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무단임대행위 후 유치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도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대상판결은 유치권자의 무단임대행위 후 유치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도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이와 같이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그러나 민법 제324조 제3항의 해석상 유치권소멸청구권은 유치권자의 무단임대행위 등을 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무단임대행위 등 당시 유치권자와 새로운 소유자 간에는 아무런 권리의무관계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소유자에게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이 타당한 것으로 사료된다. 1. 사안의 요지 A는 부산 부산진구 일대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 분양 사업의 시행자이다. A는 2003. 3.경 B를 시공사로 선정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B는 피고를 포함한 18업체에 공정별로 하도급을 주었다. B는 2005. 10.경 기성고율 92.41% 상태에서 부도가 났다. 피고는 공사비를 직접 부담하며 2006. 7.경 공사를 모두 마쳤고 2006. 12.경부터 위 주상복합 아파트 제1305호(이하 “본건 부동산”)를 포함한 6세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였다. A는 2006. 2. 23.경 본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였다. 이후 2010. 3. 12. C, 2013. 2. 23. D, 2013. 6. 28. F, 2018. 5. 21. 원고 순으로 본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각 이루어졌다. 한편, 피고는 2007. 10. 4.부터 2012. 2. 3.까지 A, C의 동의 없이 G에게 본건 부동산을 무단 임대하였다가 2012. 2. 4.부터 다시 본건 부동산을 직접 점유하였다. 2. 본건의 쟁점 본건의 쟁점은 2018. 5. 21. 본건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2007. 10. 4.부터 2012. 2. 23.까지 이루어진 피고의 무단 임대행위를 이유로, 민법 제324조 제3항에 의한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소송의 경과 가.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피고가 G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임차한 것은 2007. 10. 4.부터 2012. 2. 3.까지이므로, 2018. 5. 21.에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한 원고에게는 위 사유로 인한 유치권소멸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9나46459 판결, 선고일자는 생략하였음, 이하 같음). 나.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원심판결과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324조 제2항을 위반한 임대행위가 있고 난 뒤에 유치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도 유치권소멸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민법 제324조 유치권자의 선관의무 유치권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유치물을 점유하여야 하고,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보존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사용하거나 대여 또는 담보제공을 할 수 없다(민법 제324조 제1, 2항). 유치권자가 제324조 제2항을 위반하여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 대여, 담보제공 등을 한 경우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24조 제3항). 나. 채무자에 유치물 소유자도 포함되는지 민법 제324조는 “채무자”라고만 규정하고 있어서, 유치물 소유자도 위 채무자에 포함되는지를 견해 대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민법 제324조 제2, 3항은 통상 채무자와 소유자가 동일한 경우를 예상하여 규정된 것일 뿐이고, 채무자와 소유자가 다를 경우에는 오히려 사용, 수익, 처분 권한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만이 사용 승낙을 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며 소유자도 민법 제324조의 채무자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다94700 판결 참조). 다. 소유권 변동시 새로운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유치권자가 종전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유치물을 사용, 대여 등을 하였으나 그 이후에 소유권의 변동이 발생하면 새로운 소유자의 승낙을 다시 얻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유치권자가 소유권변동 사실을 알 수 없어 새로운 소유자의 승낙을 받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거나, 유치권자가 소유권변동을 알게 된 후 곧바로 유치물의 사용 등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소유자의 유치권 소멸청구가 신의칙에 위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치권자는 종전 소유자의 승낙을 기초로 새로운 소유자에 대항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며, 원칙적으로 새로운 소유자의 승낙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9나2006117 판결). 라. 유치권소멸청구권의 발생 시기 민법 제324조 제3항은 “유치권자가 전2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에는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리해석하면, 유치권소멸청구권은 유치권자가 같은 조 제2항의 의무를 위반한 때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 마. 유치권소멸청구권의 제척기간 유치권소멸청구권은 채무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형성권(形成權)이다[민법 물권 제3권, 김용덕, 한국사법행정학회(2019. 5.) 제529쪽]. 다만 민법은 유치권소멸청구권의 제척기간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법률에 존속기간의 정함이 없는 민사상 형성권에 관하여 그 존속기간을 10년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88다카25342 판결, 대법원 90다카4409 판결 등 참조). 이에 민사상 유치권소멸청구권의 제척기간은 10년이라 할 것이다. 한편 상사유치권의 경우 민법상 유치권 규정이 준용될 것이므로(상법 제1조) 상사유치권에 대하여도 유치권소멸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은 상법상 형성권은 상법 제64조를 유추적용하여 제척기간을 5년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19다271661 판결). 상법상 유치권소멸청구권의 제척기간은 5년이라 할 것이다. 바. 대상판결에 대한 의견 1)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할 법률상 근거와 논리에 대한 의문점 대상판결에 관하여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다. 먼저 새로운 소유자에게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와 논리가 무엇인가이다. 대상판결은 민법 제324조가 유치물의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새로운 소유자도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치물의 소유자를 보호한다는 것은 민법 제324조의 입법취지가 될 수 있을지라도 이것만으로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모르겠다. 위반행위 당시 유치권자는 새로운 소유자에게 의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률관계’란 법에 의하여 규율되는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물건 사이의 관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법률관계의 핵심은 권리와 의무인데 원칙적으로 권리와 의무는 상응한다. 일반적으로 법률은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는 일방이 이를 위반하였을 시 그 의무의 수혜자인 상대방에게 해제권, 취소권,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권리를 인정한다. 본 사안에서 유치권자인 피고는 무단임대행위를 할 당시 원고에게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도 유치물에 대하여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었다. 앞서 인용한 ‘서울고등법원 2019나2006117 판결’은 소유자의 변경 시 유치권자로 하여금 새로운 소유자의 승낙을 얻도록 하였는데,이는 유치권자와 종전 소유자 사이에 성립되었던 권리의무관계가 새로운 소유자에게 승계되지 않고 소유권 취득시부터 유치권자가 새로운 소유자에 대해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위반행위 당시 피고가 원고와의 관계에서 의무위반을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어떠한 법리에 의해 원고에게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2) 새로운 소유자의 유치권소멸청구권 취득방법과 이에 관련된 의문점 대상판결은 새로운 소유자가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원시취득하는 것인지 아니면 종전 소유자로부터 승계취득이라는 것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판시하지 아니하였다. 대상판결의 정확한 입장을 알 수 없지만, 원시취득으로 본다면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 앞서 기재한 바와 같이, 민법 제324조 제3항의 해석상 유치권소멸청구권은 “유치권자가 민법 제324조 제2항의 의무를 위반한 때” 발생한다. 그럼에도 새로운 소유자가 소유권을 취득한 때 유치권소멸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원시취득)은 민법 제324조 제3항의 문언에도 반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유치권소멸청구권은 형성권으로서 제척기간은 유치권소멸청구권이 발생한 날로부터 10년(민사) 또는 5년(상사)이다. 원시취득으로 본다면, 새로운 소유자는 소유권을 취득한 날에 유치권소멸청구권이 발생하므로 소유권 취득시부터 10년 또는 5년 동안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소유자가 변경될 때마다 유치권소멸청구권의 제척기간이 계속 연장되므로 부당하다. 그런데 승계취득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괄승계와 승계취득으로 나눠서 생각해보자. 포괄승계는 당사자 지위 승계를 위한 유치권자, 채무자(또는 종전 소유자), 새로운 소유자 3인의 합의가 없거나 상속, 합병,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 지위 승계 등과 같은 법률상 근거가 없으면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정승계로 유치권소멸청구권이 새로운 소유자에게 이전된다는 논리를 구성한다면, 먼저 형성권인 유치권소멸청구권이 특정승계 방식으로 양도가능한 지부터가 문제된다. 특정승계가 가능하다고 가정하더라도, 대상판결과 원심판결을 보면 무단임대행위 당시 소유자인 A, C가 양수인 D에게 유치권소멸청구권의 양도의사표시를 하였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종전 소유자가 새로운 소유자에게 양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유치권소멸청구권이 승계된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3) 사견 대상판결은 새로운 소유자에게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하였지만, 민법 제324조 입법취지만 근거로 들고 있을 뿐 이외 다른 이유를 설시하지 아니하여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물론 대법원이 대상판결이 기재하지 아니한 다른 법률적 근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324조 제3항의 해석상 유치권소멸청구권은 유치권자의 무단임대행위 등을 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무단임대행위 등 당시 유치권자와 새로운 소유자 간에는 아무런 권리의무관계가 없다는 점, 위에서 서술한 여러 가지 의문점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소유자에게 유치권소멸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이 타당한 것으로 사료된다. 배상현 변호사(OCI홀딩스 주식회사)
유치물
무단임대
유치권소멸청구
배상현 변호사(OCI홀딩스 주식회사)
2023-11-09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유치권 제도의 불합리성 및 이에 대한 법원의 태도 변화
1. 사실관계 정리 및 원심 판단 피고들은 이 사건 경매절차의 집행법원에 ① 피고 B는 이 사건 부동산 중 4층, 5층 공사와 관련한 2억8000만 원 및 증축 관련하여 2억6000만 원의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신고서를 ② 피고 C는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한 3억5300만 원의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유치권 신고서를 각 제출하였으나,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 중 점유하는 부분이나 유치권의 범위를 특정하는 내용을 기재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유치권을 신고한 것을 전제로 "피고들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라는 청구취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의 등기부와 현황이 일치하지 않아 현황을 기준으로 하면 피고 B가 이 사건 부동산 4층, 5층 전부와 7층, 8층 각 일부를, 피고 C는 이 사건 부동산 중 2층, 3층 각 일부를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원심 역시 피고들이 점유하는 부분을 대체로 일치하게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와 같이 '일부 점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유치권 부존재확인 청구 '전부'를 기각시켰다. 2. 대법원 판단 대법원에서는 위와 같이 분명하게 점유가 구분되고 '일부분에 한'하여 점유하고 있음이 자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피고들이 적법한 유치권자라고 판단한 원심에 관하여 이를 지적하면서 파기 환송 판결을 선고하였다. 즉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의 취지는 유치권자의 일부 점유가 인정된다면 그 일부 인정되는 점유를 특정하여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존재확인 소송이라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3. 평석(유치권과 관련된 대법원의 판결 흐름과 이유) 1) 유치권은 사실상 담보물권의 기본질서를 흔들고 있는 제도이다. 우리 법에서 유치권제도는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그런데 우리 법상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실제 경매절차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상으로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담보물권의 최우선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담보물권의 기본질서가 유치권이라는 물권으로 인하여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2) 결국 이와 같은 이유로 대법원은 유치권의 성립범위를 해석을 통해서 제한하여 왔다. 유치권이라는 제도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실무적으로는 사실상 담보물권의 기본질서를 흔들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은 부득이 해석을 통하여 그 범위를 제한하여 왔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사건에서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이후 발생된 유치권에 관하여는 그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바 대법원은 그 논거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의 처분행위를 가지고 채권자 및 낙찰자에 대항할 수 없다는 조항(민사집행법 제83조 제4항, 제92조 제1항)을 인용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부동산의 점유가 이전되어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 처분금지효에 반하는 처분행위로 해석하여 유치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점유하는데 있어서 채무자의 법률행위 개입은 거의 또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치권 성립을 채무자의 처분행위로 간주하여 낙찰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위 판결은 채무자가 점유를 이전한 경우이지만 실무에서는 채무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유치권자의 점유가 개시되게 된다). 그리고 실무에서 유치권자들은 대부분 경매 개시 이후에 점유를 시작하기 때문에 유치권 사건의 거의 70% 이상이 본 대법원 판례로 유치권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에서는 유치권의 성립요건 중 견련관계에 관하여 건축 공사와 관련된 채권 중에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만이 견련관계가 인정되는 채권으로 한정하여 해석함으로써 유치권의 성립범위를 극단적으로 줄였다. 채권자가 시멘트와 모래 등 건축자재를 공급하여 해당 건축 자재가 사용되어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시멘트와 모래를 납품한 것, 즉 말 그대로 '매매대금 채권(해당 판례에서는 이와 같이 표현)'에 불과하고 건물 자체에 생긴 채권은 아니라고 판단함으로써 결국 견련관계가 인정되는 채권의 범위를 건물 '자체'의 물리적 가치 상승에 일조한 채권으로 한정하여 견련관계의 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판단한 것이다. 3) 이러한 기조에서 대상판결은 대법원 2013다99409 판결과 더불어 유치권 '부존재확인'소송의 불합리성을 해결한 판례로서 대상판결 역시 유치권자에게 불리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 ①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금액' 중 일부가 인정되는 유형 ② '점유'의 일부가 인정되는 유형 두 가지가 있었다. 종래의 법원은 소송물 자체가 유치권이라는 점, 더 나아가 유치권은 불가분성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피담보채무의 범위 또는 점유의 범위에 따라 유치권의 존부나 효력을 미치는 목적물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닌 점 등을 이유로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나 점유의 구체적인 범위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고 유치권을 인정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금액이나 점유 중 일부가 인정되면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를 선고하였는바 극단적으로 유치권자가 주장하는 수억 원의 공사대금채권 중 단 1원이라도 인정된 경우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였고 실제로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이 나오기까지 모두 유치권 부존재 확인청구를 기각시킨 것이다(서울고법 2013. 11. 15. 선고 2013나13421판결 등 다수). 또한 점유 역시 마찬가지로 유치권자가 일부만 점유하고 있더라도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이유로 전부패소 판결을 선고한 것이고 이러한 판단이 대상판결의 원심이었다. 그 이후 유치권자의 일부 '금액'이 인정될 경우와 관련하여 이미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에서 정리하였는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유치권 전부의 부존재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등의 이유로 대법원은 금액이 부정되는 부분에 하여 일부패소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앞에서 언급한 어느 정도의 불합리한 부분은 해소되었다. 결국 유치권 부존재 확인 사건에서 '일부 점유'가 인정될 경우 어떻게 판결 선고를 하여야 하는지 문제가 남아 있었고 대상판결에서 이를 정리하였던 것이다. 4. 결어 대상판결은 '금액'과 관련된 유치권 부존재확인판결(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대법원은 어찌되었든 유치권 부존재확인 소송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일부 인정된 부분만큼만 유치권을 인정하여야 할 뿐 원고의 유치권 부존재확인 청구 전부를 기각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하급심 판례가 들고 있는 법리는 유치권의 불가분성 조항(민법 제321조)이었는 바 유치권 즉 담보물권의 불가분성은 일부 점유를 하더라도 그가 주장하는 유치권 금액 전부에 관하여 주장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서 위 조항이 관련 판결이나 대상판결에는 적용될 여지는 없다. 대상판결로서 유치권부존재확인판결의 불합리성은 모두 정리되었고 그에 더하여 대법원의 유치권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취지 역시 명확해졌다고 보인다.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경매
유치권
일부점유
권형필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20-12-24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