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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행위의 수단으로 상해행위가 행해진 경우, 공갈죄와 상해죄 죄수판단
Ⅰ. 들어가기 형법 학계는 죄수판단에 있어 의사표준설·행위표준설·구성요건표준설·법익표준설 등 여러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판례 역시 이러한 여러가지 기준을 종합하여 죄수를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죄수판단은 어느 한 가지 기준으로만 판단하기 어렵고 구성요건과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여 결정할 수 밖에 없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죄수판단은 피고인에게 형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므로 그 판단을 소홀히 할 수 없고 형사법이 추구하는 실체진실과 정당한 형벌의 부과라는 관점에서 명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래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상상적 경합과 실체적 경합의 구별은 피고인의 처단형 판단에 있어 큰 차이를 가지고 오므로 그 구별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는 상상적 경합인 경우의 피고인을 실체적 경합범으로 판단하는 경우 뿐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 역시 정당한 형벌의 부과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Ⅱ. 상상적 경합과 실체적 경합의 구별 1. 개념구별 상상적 경합이란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형법 제40조)를 말하며 관념적 경합이라고도 한다. 형법은 상상적 경합의 경우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합범(실체적 경합)의 경우는 1인에 의해 범해진 ①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동시적 경합범) 또는 ②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사후적 경합범)를 말하며(형법 제37조) 사형·무기형이 아닌 동종의 형이면 가장 중한 죄의 장기 또는 다액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2. 구별기준 상상적 경합의 요건 중 실체적 경합과 형식적으로 구별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는 행위가 1개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1개의 행위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한 견해는 법적 평가를 떠나서 사물 자연의 상태에서 사회통념상 행위가 1개인 경우를 의미한다는 견해이고(자연적 행위단일성), 다른 견해는 구성요건적 의미에서 구성요건적 행위가 1개임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취한다(구성요건적 행위단일성). 1개의 행위에는 행위가 완전히 동일한 경우는 물론 행위가 부분적으로 동일한 경우도 포함된다. 판례는 상상적 경합과 (실체적) 경합범은 법적 평가를 떠나서 사물 자연의 상태에서 사회통념상 행위가 1개인가 수개인가에 따라 결정된다(대판 1987. 2. 24)고 판시하고 있다. 3. 기존의 판례를 통한 검토 판례는 피고인이 예금통장을 강취하고 예금자 명의의 예금청구서를 위조한 다음 이를 은행원에게 제출 행사해서 예금 인출금 명목의 금원을 교부받았다면 강도, 사문서위조, 동행사, 사기의 각 범죄가 성립하고 이들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대법원 1991.9.10. 선고 91도1722 판결)고 판시한 바 있는데, 위조된 사문서를 행사하는 행위와 사기의 행위는 법적 평가를 떠나서 사물 자연의 상태에서 사회통념상 행위로 파악해 보면 하나의 행위로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행위의 수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두 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함이 타당하지만 판례는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설은 판례의 입장에 반대하면서 위조된 사문서 행사행위와 기망행위가 하나의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상적 경합이 타당하다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판례가 실체적 경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비록 행위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죄수는 보호법익의 침해에 따른 불법의 평가도 중요한 판단요소이므로 사회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조사문서 행사죄와 개인적 법익인 재산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사기죄는 그 불법의 본질이 다르고 불법 형성의 차원 또한 달라 이를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하는 것은 행위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즉 행위의 동일성이라는 단순한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죄수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형벌의 정당한 부과라는 측면에서 죄수의 관점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본다. Ⅲ. 공갈행위를 수단으로 한 상해행위에 대한 대법원의 죄수판단 이 판례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혼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가가 오른손으로 목을 붙잡아 뒤로 밀어 넘어 뜨리고 발로 등을 밟고 주먹으로 입술을 1회 때려 피해자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치아진탕상 등을 가하고, 위 일시,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겁을 먹게 한 다음 땅에 넘어진 피해자의 바지에서 지갑을 꺼냈다가 피해자가 이를 돌려달라고 하자 돌려 준 후, 피해자로부터 1만원을 교부받아 이를 갈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심은 상해와 공갈의 실체적 경합을 하여 판단을 했지만 대법원은 “공갈죄에 있어서 공갈행위의 수단으로 상해행위가 행하여진 경우에는 공갈죄와 별도로 상해죄가 성립하고, 이들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Ⅳ. 정당한 형벌의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판례비판 1. 정당한 형벌의 적용과 죄수판단 만일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죄가 조세범 처벌법 제9조 제1항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진 경우, 조세포탈죄에 사문서위조와 행사죄를 모두 흡수시키거나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면, 조세범처벌법이 보호하는 법익과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가 보호하는 법익은 차원을 달리하므로 아무리 행위의 부분적 동일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이 중복되어 평가되는 부분을 찾을 수 없고 결국 정당한 형벌을 부과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발생시킨 불법 모두를 평가해서 처벌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판례도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가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 소정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졌다고 하여 그 조세포탈죄에 흡수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9.8.8. 선고 88도2209 판결)고 하면서 실체적 경합으로 처리했음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2. 대상판결의 문제점 대상판결은 상해죄를 수단으로 공갈행위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했다. 상해죄의 법정형은 7년이하의 징역형이고 공갈죄는 10년이하의 징역이다. 결국 상상적 경합을 통해 피고인은 공갈죄의 정한 형으로 처단형이 결정되어 실질적으로는 상해죄에 대한 불법형성 부분은 양형에서 고려되는 정도에 불과하게 되는데 이는 정당한 형벌 부과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상판결 사안에서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하는 것이 왜 정당한 형벌부과가 아닌가 하는 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1) 첫째, 만일 위 사안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공갈이 아닌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불가능하게 할 정도라고 판단되는 경우 피고인은 강도상해죄가 성립될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강도상해죄에서 상해는 강도의 수단이 폭행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 하더라도 강도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하기 때문이고 이에는 다툼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도상해죄는 형법 제337조에서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상판결이 공갈죄와 상해죄의 상상적 경합으로 공갈죄에 정한 형으로만 처벌하는 결론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너무나 크다. 대상판결과 동일한 사안에서 만일 검사가 강도상해죄로 기소를 했다면, 경우에 따라 그 상해로 인해 반항이 억압됐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대법원 역시 강도상해죄로 의율하는 것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본 판결의 죄수판단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2) 둘째, 보호법익의 평가를 너무나 단편적으로 했다는 점이다. 피고인이 상해를 가해서 상대방의 생명신체에 대한 보호법익을 침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공갈로 의사결정의 자유가 침해된 것도 분명하다면 상해가 공갈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점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침해된 법익이 같은 평면적 차원에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차원의 영역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구분하여 실질적 관점으로 죄수를 판단했어야 한다. 상해로 입은 신체에 대한 법익침해는 피해자의 의사결정의 침해를 받은 것과 명확히 구별된다고 봐야 하고 설사 부분적 행위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불법이 각각 다른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앞서 본 조세포탈죄나 위조사문서 행사와 사기죄에 관한 판례처럼 실체적 경합으로 판단함이 옳다고 생각한다. Ⅴ. 결 론 독일형법 제52조 제1항은 “동일한 행위가 수개의 형법법규를 위반하거나 또는 동일한 형법법규를 수회 위반한 경우에는 1개의 형만을 선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형법 제40조 역시 상상적 경합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규정의 취지는 피고인은 하나의 행위를 하였는데 그것이 여러 형벌법규에 해당되는 경우는 가장 중한 형벌법규를 적용한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상판결과 같이 상해를 수단으로 한 공갈행위가 과연 하나의 행위가 수개의 형벌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수개의 행위로 수개의 형벌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것인지를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강간 목적으로 피해자를 차에 태워 감금하고 강간을 한 경우 감금죄와 강간죄가 상상적 경합의 관계(대법원 1983.4.26. 선고 83도323 판결)에 있는 것과 대상판결은 구별된다. 이 판결의 경우는 감금과 강간죄의 두 행위가 시간적, 장소적으로 중복되고 감금행위 그 자체가 강간의 수단인 폭행행위를 이루고 있는 경우로서 중한 형인 강간죄로 처벌을 하는 것이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지만, 상해를 수단으로 한 공갈의 경우를 상상적 경합으로 볼 경우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강도상해죄와 비교해 형벌 부과의 정당성이 없고 상해와 공갈의 법익침해의 결과가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에서 이를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하는 것이 정당한 형벌의 적용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상해가 아무리 공갈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체적 경합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본다.
2008-03-13
구 지방세법 제273조의2 ‘개인간 유상거래’의 의미
1. 서 론 개인이 주택 등을 경매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조세의 부담 또한 경매로 인한 취득·등기시 조세 감경이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특히 지방세법 제273조의2는 수차례 개정되면서 그 해석에 혼란을 겪었으며 대법원의 이번 판례는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구 지방세법 제273조의2 소정 ‘개인간 유상거래’의 의미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2. 지방세법 규정의 변화 과정 구 지방세법(2005. 12. 31 법률 제78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3조의2 (개인간 거래에 대한 등록세 감면) 사실상 취득가격이 입증되지 아니하는 개인간 유상거래로 부동산을 취득해 소유권이전등기(토지는 토지와 건물을 통합평가하는 주택의 부속토지를 등기하는 경우에 한 한다)를 하는 경우에는 등록세의 100분의 25를 경감한다. 구 지방세법(2006. 9. 1. 법률 제79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3조의2(개인간 주택거래에 대한 감면) 개인간에 유상거래를 원인으로 취득·등기하는 주택에 대한 취득세는 제11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세율을 적용해 산출한 세액의 100분의 25를 경감하고, 등록세는 제131조 제1항제3호 (2)목의 규정에 의한 세율을 적용하여 산출한 세액의 100분의 50을 경감한다. 구 지방세법(2006. 9. 27. 법률 제7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3조의2(주택거래에 대한 감면〈개정 2006.9.1〉) 유상거래를 원인으로 취득·등기하는 주택에 대한 취득세는 제11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세율을 적용해 산출한 세액의 100분의 50을 경감하고, 등록세는 제131조 제1항 제3호 (2)목의 규정에 의한 세율을 적용해산출한 세액의 100분의 50을 경감한다. 이 사건에서 해석의 논란이 된 조항은 구 지방세법(2006. 9. 1. 법률 제79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3조의2 규정 중 ‘개인간에 유상거래’에 관한 것이다. 지방세법상 위 규정은 ‘사실상 취득가격이 입증되지 아니하는 개인간의 유상거래’에서 ‘개인간에 유상거래’로, 다시 ‘유상거래’로 계속적으로 법문이 변화됐다. 즉 ‘개인간 유상거래’에 경매를 포함하여 취득세 등을 감경할 수 있는지 문제됐다. 3. 견해의 대립 가. 취득세 등 감면 주장의 논리 서울고등법원(2007. 1. 25. 선고) 2006누21025 판결은 경매로 취득한 주택을 위 감경조항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조세법규의 엄격해석 원칙 및 공평과세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시하면서, ① 경매의 법적 성격은 사법상 매매이고 소유자나 경락인이 모두 개인인 경우 소유권이 개인에서 개인으로 이전하는 것이므로, 법규의 문언상 경매를 위 감경조항에서 정한 ‘개인 간에 유상거래’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고, ② 임의경매를 통하여 부동산을 양도한 사업자에게도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부과되고(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49153 판결 등 참조), ③ 부동산임의경매는 담보권을 실현하는 환가행위로 경락인에게 목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 유상으로 승계되고 소득세법에서 정한 자산의 양도에 해당되어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점(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4604 판결 참조) 등에 비춰볼 때 경매와 일반적인 매매와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나. 취득세 등 감면 불가 주장의 논리 이와 달리 이 사건 원심(서울고등법원 2007. 5. 16.선고 2006누25989 판결)과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을 비롯하여 취득세 등 감면 불가 주장의 논리는 ① 구 지방세법 제273조의2가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 이후에도 세부담의 증가가 없는 경매까지 감면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② 매매의 경우 당사자의 의사 합치가 존재하는 것에 반하여 경매의 경우 소유자의 의사는 반영되지 아니한다는 점, ③ 지방세법에서 경매에 의한 과세 표준은 개인간의 주택에 관한 취득과 달리 규정하고 있다는 점, ④ 법률조항의 입법 목적상 경매를 일반적인 개인간의 매매와 달리 취급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들어 취득세 등을 감면할 수 없다고 하였다. 4. 대법원 판례의 타당성 가. 조세법상 ‘경매’의 의미 조세법상 ‘경매’의 의미에 대하여 이를 ① 사법상의 매매와 동일선상에 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② 공적 처분이라 볼 수 있는 것인지 학설상의 대립이 존재하였으며 각 법원은 물론 같은 법원 각 부마다 판결 결과가 달리 나오는 상황이었다. 나. 취득세 감면 주장의 문제점: 사법상 매매설의 문제점 (1) 조세의 엄격 해석 원칙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이거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특히 감면요건 규정 가운데 명백히 특혜규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조세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537 판결 등). 우선 법문상 구 지방세법은 ‘개인간 유상거래’라는 해석이 불분명한 규정을 하고 있었고 위 내용이 2006년 9월1일 ‘유상거래’라고 변경되었다. 이에 실무상으로는 2006년 9월1일 개정 법률 효력 발생전 경매로 취득한 주택에 대하여는 취득세 등을 감경하지 않았고 2006년 9월1일 개정법률 효력 발생 후에는 취득세를 감경하였다. (2) 경매의 태양과 사법상 매매설의 문제점 경매는 소유권자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단지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결과가 발생하는 바, 사법상의 매매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합치’라는 사인간의 청약과 청약의 승낙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경매는 응찰자들의 매수 의사 경합만 존재할 뿐 소유권자의 매도 의사는 고려되지 아니한다는 점에서 ‘매매’와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3) 부가가치세법시행령의 개정 대법원(2004. 2. 13. 선고) 2003다49153 판결은 임의경매를 통하여 부동산을 양도한 사업자에게도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으나, 부가가치세법시행령(2006. 2. 9. 대통령령 제19330호로 개정된 것)은 제14조 제3항에서 국세징수법 제61조의 규정에 따른 공매(동법 제62조의 규정에 따른 수의계약에 따라 매각하는 것을 포함한다)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에 따른 강제경매에 따라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은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해 위 대법원 판결 이후 공매 또는 강제 경매는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문화하였다. 그렇다면 위 대법원 판결을 매매와 경매를 동일하게 보는 논거로 제시할 수는 없을 것이며 위 시행령의 개정 내용으로 보아도 국세에서는 이미 ‘매매’와 ‘경매’를 달리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소득세법상의 규정 소득세법시행령 제164조(토지 ·건물의 기준시가 산정) ⑨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가액이 법 제99조 제1항 제1호 가목 내지 라목에 의한 가액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차액을 동호 가목 내지 라목의 가액에서 차감하여 양도 당시 기준시가를 계산한다. 1.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한 협의매수·수용 및 그 밖의 법률에 의하여 수용되는 경우의 그 보상금액 2. ‘국세징수법’에 의한 공매와 ‘민사집행법’에 의한 강제경매 또는 저당권실행을 위하여 경매되는 경우의 그 공매 또는 경락가 위 소득세법시행령에서 볼 수 있듯이 수용, 공매, 강제경매 등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매매와는 달리 시가 산정을 달리하고 있으며 이 사건 대법원이 판시한 바와 같이 지방세법 또한 과세표준을 달리하고 있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조세법상 경매를 사법상 매매로 보는 견해는 경매와 매매의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의 의사 합치 문제를 간과하고, 국세에 있어서 경매는 매매와 달리 취급한다는 점, 개정 지방세법과 같이 명문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경매와 매매를 조세법상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조세감면의 엄격해석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매의 법적 성질 및 그에 따른 문언적 해석에 충실한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5. 결 어 대법원의 이 판결로 2006년 이후부터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었던 구 지방세법 제273조의2의 해석론이 종결되었다. 소송 진행과 관련하여 아쉬웠던 점은 원고가 다양하고 처분청도 다양하다 보니 법원에서 출석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장시간이 소요됐으며 법률 해석론이다 보니 동일한 유형의 사건이 수십차례 반복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동일 유형의 사건이 반복되는 경우 고등검찰청에서 신속하게 소송 지휘를 해 동일 소송의 반복적인 출석을 방지하는 것도 소송경제를 위하여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08-02-11
위헌소원 사건을 계기로 본 개발훼손부담금 제도에 관한 소고
1. 위 사건의 개요 개발제한구역 내에 위치한 의정부시 소재 대지 1,107㎡는 제조공장의 부지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그 중 일부(356㎡)가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사업부지로 편입되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1. 3. 15. 협의매수 되었다. 청구인은 레미콘공장을 신축하기 위하여 위 협의매수된 대지 356㎡에 대한 이축권(移築權)과 함께 나머지 토지 및 그 지상 공장건물을 포괄적으로 매수하였다. 그리고 주변 토지를 추가 매입하여 위 토지 중 355㎡를 포함한 합계 2,653㎡에 대하여 공장업종을 레미콘제조업으로, 공장면적을 2,653㎡로 변경하는 공장등록변경승인신청을 하였다. 나아가 위 토지 상에 레미콘공장 및 공장사무실을 건축하기 위한 건축허가신청과 함께 이축권에 근거하여 위 답 355㎡에 대하여 공장부지로 토지형질을 변경하기 위한 토지형질변경허가신청을 하여, 2002. 12. 30. 의정부시장으로부터 위 신청내용대로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허가 및 토지형질변경허가를 받았다. 한편 의정부시장이 2005. 1. 4. 위 답 355㎡가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라는 이유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0조 내지 제24조에 근거하여 청구인에게 개발제한구역훼손부담금 96,870,080원을 부과하자,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의정부지방법원에 위 부담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2005구합1034)함과 동시에 위 부담금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위 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 제22조, 제23조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위 법원은 2005. 5. 4. 청구인의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였고(2005아48), 청구인은 같은 해 6. 9. 위 특별조치법 제22조, 제23조 제1항 및 위 특별조치법 시행령 제34조, 제35조가 자신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 [1] 훼손부담금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입지하는 시설 등의 설치에 따른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구역 내·외의 토지가격 차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부과함으로써 구역 내로의 입지선호를 제거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로 입지를 제한하여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억제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의 성격을 갖는다. [2]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토지형질변경 또는 이를 수반하는 행위허가를 받은 훼손부담금의 납부의무자 집단은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억제와 그 관리라는 특수한 공적 과제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뿐 아니라, 이로써 개발제한구역의 관리를 위한 특별한 재정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토지형질변경을 수반하는 행위허가를 받은 사람에게 훼손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3] 훼손부담금제도 역시 주민의 생존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개발제한구역 내라도 ‘주민의 주거·생활편익·생업을 위한 시설의 설치 및 영농’ 또는 ‘국가안보상 필요한 시설 등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행하는 공공용시설 및 공용시설’의 건축을 위한 토지형질변경의 경우에는 이를 감면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따라서 같은 이축권에 기한 행위허가라고 하더라도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훼손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것과 달리 공장의 경우 이를 전액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에 해당하므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개발제한구역 내의 입지선호가 주로 개발제한구역 내의 저렴한 토지가격에서 비롯되므로 구역 내·외의 지가차액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산정하는 것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침해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청구인 등 납부의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나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아니한다. [ 심판대상조문 : 구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2005. 1. 27. 법률 제73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22조, 제23조 제1항, 구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2001. 9. 6. 대통령령 제17353호로 개정되고, 2005. 3. 8. 대통령령 제187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5조 ] 3. 개발이익 및 개발훼손부담금 제도의 의의 개발이익이란 개발사업을 시행함으로써 정상 지가상승분을 초과하여 개발사업시행자에 귀속되는 토지가액의 증가분과 공공사업의 시행,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기타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하여 정상 지가상승분을 초과하여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는 토지가액의 증가분을 지칭한다. (석종현 신토지공법, 부산지방변호사회 1997년 제14호 회지) 그런데, 개발사업의 시행은 국민의 조세부담으로 시행하면서도 그 개발의 결과인 개발이익은 토지소유자 등이 독점하도록 한 현행 손실보상제도는 형평성 및 공평부담의 원칙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비판되었으며, 그런 연유로 개발이익의 사회 환원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개발훼손부담금은 위 개발이익 중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 등에 의거하여 국가가 부과·징수하는 금액을 말한다. 이러한 개발훼손부담금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입지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 행위에 따른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구역 내·외의 토지가격의 차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행위자에게 부과함으로써 구역 내 입지선호를 제거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로 입지를 제한하여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억제하고, 이를 통하여 개발제한구역의 관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만들어진 제도인 것이다. 4. 개발부담금 내지 개발훼손부담금의 법적 성격 개발부담금 또는 개발훼손부담금의 법적성격과 관련하여 위 부담금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입지하는 시설 등의 설치에 따른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구역 내·외의 토지가격 차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부과함으로써 구역 내 입지선호를 제거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로 입지를 제한하여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를 위한 재원의 확보에 그 주된 목적이 있으므로, 내용상으로는 개발제한구역 훼손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부과하는 원인자 부담금 또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를 통한 쾌적한 생활공간의 확보에서 발생하는 유·무형적 수익에 대한 수익자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기능상으로는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토지형질변경을 초래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 행위를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대신 행위자에게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지움으로써 위와 같은 행위를 간접적·경제적으로 규제하고 억제하려는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는 견해(이는 헌법재판소의 판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건설교통부 도시국 도시관리과 “개발부담금의 산정 및 부과 절차”, 정병윤,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개요”)와 개발부담금은 토지로부터 발생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이를 적정하게 배분함으로써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고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규제수단의 하나로 등장되었으므로 전통적인 공용부담 법리론에 따른 인적공용부담으로 보기 어렵고, 투기방지와 개발이익에 관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개입수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투기방지를 위한 법령상의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의무이행 확보수단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있다(석종현, “개발이익과 개발부담금”). 필자의 사견으로는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이른바, ‘정책실현목적부담금’이 지닌 의미 속에는 위 석종현 교수가 주창한 의무이행 확보수단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부담금의 성격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개발훼손부담금의 법적 성격은 위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억제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은 물론, 개발이익에 관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부동산 투기방지를 위한 국민적 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의무이행 확보수단으로서의 성질을 모두 가진다고 하겠다. 5. 개발부담금 내지 개발훼손부담금의 부과가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결정하는 헌법재판소의 판단 기준 위 헌재판례에서 헌법재판소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헌법상 보장되므로(헌법 제23조 제1항) 국민에게 조세 외의 재산상의 부담을 부과할 경우 이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우리 헌법은 국가의 특별한 공익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입법권한을 입법자에게 포괄적으로 부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헌법 제40조, 제119조, 제120조, 제122조 등), 기본권에 관한 일반적 유보조항을 두고 있으므로(헌법 제37조 제2항)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으며, 이는 부담금 부과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에도 적용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법률에 의한 부담금제도의 설정은 헌법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은 헌법적 근거에 의하여 부담금제도의 설정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부담금의 종류에 따라 구체적인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헌재 2005. 3. 31. 2003헌가20, 판례집 17-1, 294, 301-302 참조). 정책 실현목적 부담금은 개별행위에 대한 명령·금지와 같은 직접적인 규제수단을 사용하는 대신 부담금이라는 금전적 부담의 부과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국민의 행위를 유도하고 조정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 정책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담금을 사회적·경제적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1998. 12. 24. 98헌가1, 판례집 10-2, 819, 830). 그러나 적어도 정책실현목적의 부담금이 사회적·정책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법 앞의 평등원칙에서 파생되는 공과금 부담의 형평성을 벗어나서도 안 될 것이다.”라고 설시하고 있는바, 생각건대, 개발부담금 내지 개발훼손부담금의 부과의 경우에도, 헌법상 일반 기본권제한 및 그 한계와 관련된 심사원칙이 일응 적용된다고 보되 다만, 위 부담금의 부과목적이 특수 공익실현에 있다는 점에서 그 심사기준을 다른 기본권제한 및 침해의 경우보다 다소 완화하여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6. 개발(훼손)부담금 제도에 관한 몇 가지 제언 지가급등에 따른 토지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한 개발부담금 및 훼손부담금제도가 시행이 되면서 정부가 의도했던 부동산투기는 어느 정도 근절되었다고 보여지나, 헌법상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국민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등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면서 개발사업시행자를 포함한 관련 국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개발부담금제도가 당면한 문제 및 향후 방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개발부담금제도의 평가와 향후 개선방향, 서희열, 김상철 공저) 첫째, 개발부담금의 산정방식과 관련하여 착수 및 완료시점의 지가산정에 있어서 평가의 오류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인바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 둘째,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토지소유자, 개발사업자, APT 분양당첨자 정부 등 여러 계층의 경제주체들에게 귀속되고 있음에도 개발사업시행자들에게만 개발부담금을 부과함으로서 발생하는 불공정성은 개발이익 향유자와 개발부담금 납부자간의 불공평 문제로 확대되는바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 셋째, 현대의 개발사업은 점선적 개발에서 면적개발로 광범위하게 이행됨에 따라 개발이익과 개발손실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개발손실에 따른 보상 도입 등이 필요하다. 넷째, 공시지가제도 등 개발부담금제도를 지원하는 기술적인 문제들의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토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도소득세제의 보완 및 강화와 종합토지세, 종합부동산세 및 토지관련 각종 공개념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새로운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의욕과 눈앞의 성과를 앞세워 제도의 신설이나 법률의 제정을 통해서만 그 해결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 원인이 있었다. 앞으로 형평의 원리가 중요시되면서도 민간의 자율이 존중되는 가운데 좁은 우리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좀 더 깊이 고민하는 이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2007-10-25
부가가치세 포탈에 있어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I. 사실관계 및 사건경과 1.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1999. 4. 수출계약서를 위조하여 외화획득용 원료구매승인서를 발급받고 이를 기화로 영세율로 금지금(순도가 1000분의 995이상 금괴)을 매입하고 이를 가공?수출하지 아니한 채 매입 즉시 전량 구입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 업체에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라 함)를 부과, 판매하여 부가세 63억원을 징수하자마자 그 즉시 법인계좌에서 전액 인출하여 사용한 후 이중 15억원에 대하여는 부가세 신고조차 하지 않고, 나머지 48억원에 대하여는 신고만 한 채 제1기분 63억원 상당을 납부하지 아니하고, 이어 1999. 7. 동일한 수법으로 징수한 부가세 5억원 역시 임의 소비하고서도 신고는 하고 곧바로 폐업신고를 하는 등으로 제2기분 부가세 5억원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2. 사건경과 가. 공소 제기(신고?미신고 불문 미납부 전액 조세포탈로 의율, 기소) 검찰은 2004. 9. 7.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미납부한 부가세 68억원 전액에 대하여 조세범처벌법 제9조제1항의 조세포탈행위로 의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나. 1심 판단(신고부분 무죄, 무죄이유는 조세포탈이 아닌 조세체납 문제라는 취지) 1심 법원은 2004. 11. 18. 미신고분인 제1기분 15억원에 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나머지 신고분 53억원에 대하여는 부가세의 조세채권 확정에 관하여 신고납부방식을 취하고 있는 현행 조세법체계하에서 부가세는 납세의무자의 신고로 일응 그 조세채권이 확정되는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부가세액을 신고한 이상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즉 신고한 이상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조세체납의 문제일 뿐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다. 원심 판단(원심파기, 신고부분도 조세포탈에 해당한다고 전부 유죄 선고) 검찰은 2004. 11. 20. 무죄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원심(서울고등법원)은 2005. 11. 23. 정상적으로 신고한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영업활동을 통하여 이득을 얻을 목적이 없고 부가세를 납부할 의사 없이 사위적인 방법으로 영세율의 적용을 받아 금괴를 구입한 다음 이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여 부가세액이 포함된 판매대금에서 구입가격(부가세가 포함되지 않는 가격)을 제한 나머지 금액을 이득으로 취하려 한 것이므로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조세범처벌법규가 예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고, 비록 피고인들이 신고절차를 마쳤다 하더라도 조세포탈행위 성립에 장애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1심 일부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신고한 53억원을 포함, 68억원 전액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II. 법적 쟁점 이건의 주요 쟁점은 위와 같이 수출계약서를 위조, 영세율인양 가장하여 영세율로 금지금을 매입하고, 부가세의 거래징수 제도를 악용, 구입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업체에 부가세를 부과, 판매하여 마치 징수한 부가세액을 납부할 것처럼 가장, 공급을 받는 자를 기망, 징수한 부가세액 전액을 그 즉시 임의사용한 다음 세무관서를 기망, 신고한 경우 조세포탈죄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임 즉 이건처럼 기망징수하여 기망신고한 경우 설령 신고는 하였더라도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임 Ⅲ. 대법원 판결요지(전원합의체 판결) 1. 다수의견 (8인의 대법관, 원심판단 정당) 대법원은 2007. 2. 15. 전원합의체 판결로 조세범처벌법 제9조 제1항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의 확정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경우뿐만 아니라 비록 과세표준을 제대로 신고하는 등으로 조세의 확정에는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지만 조세범처벌법 제9조의3이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의 기수시기에 그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고 그것이 조세의 징수를 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결과인 경우에도 조세포탈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시하면서, 다만,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조세의 징수를 회피할 목적으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그 재산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은닉 또는 탈루시킨 채 과세표준만을 신고하여 조세의 정상적인 확정은 가능하게 하면서도 그 전부나 거의 대부분을 징수불가능하게 하는 등으로 과세표준의 신고가 조세를 납부할 의사는 전혀 없이 오로지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의도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질에 있어서는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아니한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위와 같은 거래방식은 처음부터 정당한 세액의 납부를 전제로 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거래징수하는 한편 과세관청에 대하여는 책임재산의 의도적인 산일과 그에 이은 폐업신고에 의하여 그 지급을 면하는 부가세 상당액이 위 거래의 유일한 이윤의 원천이자 거래의 동기이었음을 알 수 있는바, 본 사안은 전체적으로 고찰할 때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부가세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의도로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징수한 부가세액 상당 전부를 유보하지 아니한 채 형식적으로만 부가세를 신고한 것에 불과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 부가세를 신고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할 것이어서 조세포탈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신고한 부분까지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2. 소수의견 (5인의 대법관) 이에 대하여 5인의 대법관은 별개의견을 제시하였는데, 별개의견은 부가세와 같은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에 있어서는 납세의무자의 신고에 의하여 조세채무가 확정되므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실제 그대로 신고하여 조세채권 확정에 어떤 방해나 지장도 초래하지 않았다면 설사 납세의무자가 조세체납의 의도로 과세표준 신고 이전에 재산을 은닉?처분하였다 하더라도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의하여 조세포탈의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한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수의견과 같이 본다면 조세징수만을 불가능 또는 곤란하게 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도 조세포탈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이럴 경우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에 있어서 조세포탈범의 구성요건에 책임재산 은닉행위와 무납부 또는 과소납부행위를 포함시키고 징수권의 침해 여부에 따라 구성요건해당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되어 신고납세방식 조세의 본질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둘째, 대법원은 그동안 사전소득은닉행위를 과세표준 자체를 은닉하는 행위로 보아왔는데 다수의견에 의하면 책임재산 일반을 감소시키는 부정행위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게 되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다. 셋째, 다수의견과 같이 납세의무자의 책임재산을 은닉?탈루시키는 행위가 있으면 신고여부와 상관없이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는 것이라면 조세범처벌법 제9조의3에서 신고?납부기한이라는 기수시기를 따로 두고 있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넷째, 다수 의견에 따를 때 과연 어떠한 경우가 납세의무자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는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아니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인지 알기 어렵다. 다섯째, 다수의견에 의하면 부과과세방식의 조세에 있어서도 확정과는 상관없이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는 적극적인 부정행위와 징수불능이 있으면 조세포탈범이 성립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바, 종래에는 납세의무자가 기망행위를 하였으나 과세관청이 이에 속지 않고 정당한 상속세액을 부과한 경우 조세포탈범이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으나 앞으로는 납세의무자가 부과된 세액을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 조세포탈범이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조세포탈범의 구성요건적 행위를 종전보다 확장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여섯째, 우리 세법은 조세채무의 확정과 징수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고 일단 조세채권이 확정되면 그 조세채권에 대하여는 일반채권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바, 조세포탈죄는 정당한 조세채권의 확정을 방해하거나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이해하여야 하고, 다수의견과 같이 정당한 조세채권의 확정에는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더라도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 경우까지 처벌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Ⅳ. 판례 평석(이건은 기망징수에 기한 기망신고이므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전형임에도 다수의견 이유란에 이에 대한 판시가 누락된 점) 1. 다수의견 의의 조세범처벌법 제9조제1항의 조세포탈범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조세를 포탈’함으로써 성립한다. 대법원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대하여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케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라고 일관되게 판시하여 왔다. 또한 적극적 행위가 수반되지 아니한 단순한 미신고 또는 과소신고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여 왔다. 그리하여 이번 판례는 기한 내에 신고하되 납부만 하지 아니하면 포탈이 아니고 체납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1심 판단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고, 또한 단순 무신고나 허위 신고만으로 조세포탈죄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종전 판례(대법원 1998. 6. 23. 선고 98도869, 2000. 4. 21. 선고 99도5355 판결)가 있음에도 부가세 포탈에 관한 한 비록 확정 신고를 하였다 하더라도 거래 실질에 있어 징수불능 의도로 거래징수한 부가세를 유보하지 아니한 채 형식적으로 신고하여 조세채권이 정당하게 확정되는 경우 이는 실질에 있어 부가세를 신고하지 아니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조세포탈에 해당한다는 판시로 부가세 포탈에 있어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새로운 전기를 만들었다. 신고납세방식에서 신고는 조세채권을 확정시키는 준법률행위이고, 부과과세방식에서 신고는 단순한 세액결정자료 제출에 불과하므로 신고납세방식 세목(법인세, 소득세, 부가세 등)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범위가 부과과세방식 세목(상속세, 증여세 등)보다 넓고, 일본 역시 우리의 부가세법에 해당하는 소비세법 제64조에서 조세포탈행위를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 규정하고 판례도 부정행위를 “포탈의 의도로써 세금의 부과?징수를 불능 혹은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것 같은 어떤 위계 그 밖의 공작을 행한 것”(최고재판소 1968. 11. 8. 선고)이라고 우리 대법원과 같은 취지로 판시하고 있는바, 이 점에서 이번 대법원 판례는 향후 자기부과조세제도의 확립 등과 괘를 같이하여 신고납세방식 세목의 경우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범위에 대해 종전보다 넓게 해석하겠다는 경향을 밝힌 획기적인 판례다. 여하튼 위 다수의견에 의해 2003. 7. 1. 이전에는 영세율제도, 그 이후에는 면세금제도를 악용하여 금지금 변칙거래를 통해 2조원 이상의 부가세를 포탈하여 국고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조직적, 지능적 조세포탈사범에 대한 법리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이들을 하나같이 조세포탈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구축되었다. 2. 다수의견 평석 다만 다수의견 유죄이유 판시내용과 관련, 아쉬운 점은 크게 네 가지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다수의견 판시 미흡에 기인하여 소수의견이 있었기에 이하 내용을 다수의견에 추가하여 판단하였으면 소수의견도 불식하고 세법엄격해석 원칙에 맞는 판시였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법해석 판시와 관련하여 일부 간과한 부분이 있다. 대법원 판례는 하나같이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라고 판시하는데 그치고 있는 바, 사기는 부정한 행위의 주요 태양으로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고, 여기서 기망이라 함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행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를 해석함에 있어 이건처럼 세무행정당국이나 공급을 받는 자를 기망하여 납세의 의무(헌법 제38조)를 감면받거나 공제받고, 징수한 부가세액마저 위 거래의 유일한 이윤의 원천이기에 징수불능케 하여 납세의무 이행을 면탈하여 세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단계에 이르는 행위 즉 기망신고, 기망징수 행위는 당연히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해석에 포함하여 판시해야 함에도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서조차 이러한 기망신고, 기망징수 행위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대표사례로 포함시켜 판시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종전 판시에만 그친 아쉬움이 있다. 참고로 헌법상 납세의무를 침해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와 유사한 병역법 제86조에 정한 ’사해행위‘의 의미 및 그 실행의 착수시기와 관련되어 대법원 판례(2005. 9. 28. 선고 2005도3065판결)는 ’사위행위‘라 함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러한 신체적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고 시도하는 행위를 가리키고 다른 행위 태양과 상응할 정도로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고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에 비로소 사위행위의 실행을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점에서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해석과 관련하여 기망신고, 기망징수 부분까지 포함하여 판시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둘은 이건에서 피고인들은 조세부과측면에서 수출계약서를 위조하여 영세율인양 기망신고하여 조세부과를 불가능하게 하였기에 전형적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사전소득은닉행위)임에도 이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다는 점이다. 기망신고인 이유는 첫째 수출계약서를 위조하여 영세율로 지금을 양수한 사실이다. 둘째 영세율제도를 악용하여 영세율로 양수받은 지금을 하나같이 국내에 과세판매하여 거래를 위장한 사실이다. 셋째 그럼에도 마치 적법하게 영세율로 지금을 양수받은 양 매입세액을 영세율로 기망신고하여 공제받은 사실이다. 넷째 일부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고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다. 그리하여 위 네 가지 측면에서 피고인들은 영세율 적용대상이 아님에도 영세율로 매입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 영세율인양 기망신고하여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아 조세 부과를 불가능하게 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건 신고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태양인 기망신고에 해당함에도 위 다수의견에서 이에 대한 판시가 누락되었다. 사단법인 한국세무학회의 원심법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수출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출할 것처럼 수출계약서를 위조하여 영세율로 부가세 신고를 함으로써 납부세액을 축소시키거나 환급받았다면 그와 같은 행위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조세포탈범으로 처벌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참고로 일본의 통설이나 판례(최고재판소 1973. 3. 20. 선고)에 의하면 기망신고 일종인 허위신고 자체만으로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셋은 피고인들은 조세징수측면에서 마치 부가세를 지급할 것처럼 공급을 받는 자를 기망, 징수하고 이를 전액 임의사용하여 조세징수를 불가능하게 하였기에 전형적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징수불능)임에도 이에 대한 판시내용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기망징수하여 징수불능인 이유는 첫째 현금과 같고, 당일 매입하여 바로 매출하므로 시세변동이 없는 영세율 지금을 하나같이 매입가보다 저가로 과세매출하여 마치 징수한 부가세를 납부할 듯한 태도로 기망징수하는 등 구조적으로 부가세를 납부할 수 없는 거래를 한 사실이다. 둘째 징수한 부가세 전액을 사적으로 임의로 사용, 횡령하여 징수를 불가능하게 한 사실이다. 셋째 궁극적으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수출업체의 부정한 환급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 위해 수입가격보다 저가수출을 하여야 하고 저가수출을 위해 반드시 저가 과세매출할 수밖에 없는 거래를 통해 징수를 불가능하게 한 사실이다. 넷째 납부능력이 없는 자를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주범은 해외로 도주하고 사무실을 폐업하여 영업을 중단한 사실이다. 그리하여 설령 견해를 달리하여 신고를 하였기에 조세부과측면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가 없다 하더라도 종전 대법원 판례 즉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조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케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 행위”라는 판시에 의하더라도 이건에서 피고인들은 거래징수제도를 악용하여 처음부터 조세징수가 불가능한 거래를 하였기에 그 행위 자체만으로 신고여부와 무관하게 조세징수 측면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즉 기망징수에 해당함에도 위 다수의견에서 이에 대한 이유 설시가 분명하지 않은 점이다. 넷은 기망신고, 기망징수인 경우 부가세 신고가 본건 조세포탈범 성립을 배제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누락된 점이다. ‘사기 기타 부정행위’는 단순한 하나의 행위일 수도 있지만 일련의 행위가 복합적으로 해당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행위만으로는 적극적인 침해의사를 인정할 수 없더라도 여러 개의 행위를 종합하여 조세포탈의사에 의한 적극적인 행위인 부정행위를 인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1심 판결과 같이 부가세 신고를 한 부분과 신고를 하지 않은 부분을 나누어 피고인들이 부가세 신고를 한 부분은 조세채무가 확정되었으므로 단지 조세 확정 이후의 체납의 문제라고 보는 것은 범행의 전체적 기망과정을 도외시한 것이다. 본건에서 피고인들의 신고는 조세의 확정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당국의 즉각적인 세무조사를 피하여 제1기분 부가세 포탈에 그치지 아니하고 제2기분까지 이어가기 위해 시간을 확보하거나 조세포탈 의도를 은폐하기 위한 기망신고로 대표적인 위계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서 살핀대로 기망신고, 기망징수 의도하에서 행해진 신고는 본건 부가세 포탈 성립을 방해하는데 하등의 지장이 없음에도 다수의견에서 이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다. 그리하여 이건 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조세체납 문제로 판단한 1심은 어떠한 적극적 부정행위, 즉 기망신고, 기망징수가 없는 단순 체납과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3. 소수의견 비판 소수의견은 여러 가지 논거를 들어 다수의견을 비판하고 있는데, 결국 그 핵심은 다수의견과 같이 볼 경우에 조세포탈범의 구성요건에 책임재산은닉 후 무납부 또는 과소납부한 행위까지 포함시키게 되는데 이는 구성요건이 확장되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신고납세방식 조세의 본질에도 어긋나며, 조세가 확정된 이상 조세포탈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조세채권 징수의 문제만 남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의견은 정상적인 영업활동 후 체납을 위해 책임재산을 은닉하고 무납부한 경우를 상정하여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정상적으로 신고까지 마친 후 단지 세금을 면하기 위하여 책임재산을 은닉하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까지 조세포탈범으로 보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있었던 경우와는 다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영업활동이 아닌 조세포탈 일련의 과정이었을 뿐이다. 다수의견은 애초부터 세금을 낼 의도없는 형식적인 부가세 신고는 비록 금액에 있어서 허위, 과소신고가 아니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보아 허위, 과소신고와 마찬가지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책임재산은닉행위를 구성요건의 하나로 추가한 것이 아니라 이 역시 형식적 신고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단서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일 뿐이다. 부가세 신고가 있었다 하더라도 사실상 신고가 없는 경우나 다를 바 없는 경우에 신고가 있었음을 이유로 조세포탈범의 성립을 부정한다면 무신고를 통해 1회성 거래를 통하여 단기간에 걸쳐 조세를 포탈하려고 기도하는 자보다 이건처럼 계획적?지능적 범의 하에 신고를 하면서 마치 징수한 부가세를 납부할 듯한 태도로 세무관서를 기망, 현실적으로 세무조사를 받지 아니한 채 최대한 시간을 확보하여 더 많은 조세를 포탈하려고 하는 자가 더 유리하게 되는 결과가 되는바 이를 막기 위하여 실질적으로 신고가 없는 경우와 같이 보겠다는 것이고 소수의견이 말하는 것처럼 조세포탈범의 행위 정형성이 무너질 만큼 구성요건을 확장한 것은 아니다. 이는 추상적인 법률을 해석하여 구체화된 기준을 제시하는 법관의 법률 해석의 권한 내에 있는 것이지 명문의 규정을 넘어서 가벌성을 확장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다수의견 평석에서 밝힌 대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기망신고, 기망징수를 포함하여 해석, 판시하였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소수의견 없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여 신고납세방식 세목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해석을 보다 넓고 명확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이에 대한 해석의 엄격성을 유지하는 등 헌법상 원칙인 조세법률주의도 한 차원 더 구현하는 기념비적인 판례가 되었으리라고 확신한다. Ⅴ. 결 론 대상판결은 피고인들과 같이 부가세의 영세율제도, 거래징수제도를 악용하여 징수한 부가세를 횡령하고 저가매출로 구조적으로 조세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고 기망신고한 경우에는 과세표준 신고여부와 무관하게 조세포탈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검찰측 주장을 전면 수용한 것으로서 부가세 포탈에 있어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의 범위를 확대한 획기적인 판례라 할 것이다. 다만 오랜만에 조세포탈행위 해석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인 만큼 이번 다수의견에서 종전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해석에 기망신고, 기망징수까지 추가하여 포함됨을 명확하게 판시하였다면 세법 엄격해석에도 부합되면서 부가세 포탈에 관한 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범위와 관련하여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시금석과 같은 판례가 되었을 것이 확실함에도 이를 포함하여 판시하지 않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건은 검찰에서 종로일대 금시장 부가세포탈 수법을 포착, 서울고검 주재로 특별대책본부를 편성하고 국세청과 공조수사를 착수하고, 공판까지 직관하여 사단법인 한국세무학회 의견조회, 국세청 유권해석(각 조세포탈에 해당한다는 취지), 의견서를 통한 적극적인 의견개진 등을 통해, ① 포탈규모 2조원 이상의 사상최대 탈세범죄를 적발하고, 연간 5천억원대 부가세 부정환급, 금지금 수출입 과정에서 수입가보다 저가 수출을 통해 590억원 상당에 이르는 국부해외유출을 차단하게 되었고, ② 이건 수사 이전 금 수입물량이 정상보다 6배나 상회하는 등 금시장이 조세포탈의 온상이었으나 수사착수이후 금 수입물량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등 금시장내 조세포탈사범을 발본색원하여 금 수출입질서를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③ 단순한 수사에만 그치지 아니하고 공판에 이르기까지 검찰, 국세청 등 유관기관간에 실질적인 공조체제가 이루어낸 대표적인 수사, 공판성공사례로 새로운 판례를 개척하여 탈세사범에 대한 수사를 보다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조세포탈범은 국가의 조세행정을 부정하게 저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건의 경우 국고의 해외유출을 야기하는 등 반사회적인 범죄로 지탄을 받고 있으며 그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 국제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더욱이 경제의 발전, 정책 및 세제변화 등에 따라 불확정개념인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해석에 대한 판례 축적 등을 통해 이러한 범죄의 추세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법률이 제 역할을 못하도록 방치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향후 조세사범 수사실무에 있어서 갖는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2007-08-06
분식회계에 따른 과납세금의 환급청구와 관련된 법률관계
Ⅰ.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및 판결요지 1. 사실관계 소외 주식회사 코오롱티엔에스는 2002. 8. 21.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았고 원고는 위 정리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이하 소외 회사, 정리회사 및 관리인을 모두 ‘원고’라 함) 서울지방국세청은 2001년경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장부에 누락된 부외부채를 적발하여 과세자료를 통보하였고 피고 종로세무서장은 이를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2002. 10. 2. 1997년도부터 2001년까지의(2000년도 제외) 각 귀속법인세를 부과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1998년도부터 2001년도까지 당초 법인세 신고 당시 지급이자, 임직원 상여, 기타비용 합계 23,433,179,508원 상당을 장부에 계상하지 않는 한편, 합계 13,700,000,000원 상당의 매출을 과다 계상 하였는바, 위와 같이 비용을 장부에 계상하지 않거나 매출을 과다 계상한 부분에 대하여 이를 해당 사업연도 소득을 계산함에 있어 손금산입 또는 익금불산입 하여야 하므로 이에 해당하는 법인세 부과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인세부과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2002. 12. 14. 피고의 2002. 10. 2.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심판청구를 하여 국세심판원이 원고의 분식회계 관련부분에 대한 법인세 취소 심판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채 부외부채가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재조사를 명하는 심판을 하였고 피고는 재조사를 실시하여 1998, 1999, 2001년도 귀속법인세 부과분에 대하여 추가경정처분을 하고 별도로 2000년도 귀속법인세를 부과, 고지하였다. 원고가 이에 대하여 본소를 제기하였는데, 일정한 기간을 과세단위로 하는 세목에 있어서 과세기간을 달리 하는 과세처분은 각기 독립한 별개의 처분이고 따라서 기존에 국세심판을 청구한 바 없는 2000년도 귀속법인세에 대하여 바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국세기본법 제 56조의 필요적 전심절차 규정을 위반하여 부적법하다는 점도 논점이 되었고 대법원은 이에 대하여 원심과 같이 2000년도 귀속법인세 증액경정처분의 기초된 사실관계와 법률상 쟁점에 대하여 이미 다른 사업년도 귀속법인세에 대한 국세심판시 필요한 심리가 마쳐졌다는 이유로 2000년도 귀속법인세 부분에 대한 취소청구도 적법하다고 판시하였으나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하여 별도로 논하지 않는다.) 2. 대법원 판결요지 가. 실질과세의 원칙에 비추어 법인세의 과세소득을 계산함에 있어서 구체적인 세법적용이 기준이 되는 과세사실의 판단은 당해 법인의 기장내용, 계정과목, 거래명의에 불구하고 그 거래의 실질내용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부상 누락된 비용과 가공매출을 기초로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은 모두 손금산입되거나 익금불산입되어야 할 부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아니한 채 산정된 소득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나. 법인이 분식결산에 터 잡아 법인세를 과다하게 신고·납부한 행위를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고 있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납세의무자가 자산을 과대계상하거나 부채를 과소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분식 결산을 하고 이에 따라 과다하게 법인세를 신고, 납부하였다가 그 과다 납부한 세액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다툰다는 것만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될 정도로 심한 배신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고, 과세관청이 분식결산에 따른 법인세 신고만을 보고 이를 그대로 믿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할 수도 없다. Ⅱ. 판례의 검토 1. 실질과세의 원칙의 적용여부 조세법상 실질과세의 원칙은 조세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자주 원용되지만 실질적으로 조세법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 어떤 구체화원리로 작용하는지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국세기본법은 이와 관련하여 제14조에서 귀속에 관한 실질주의를 규정하고 있고, 법인세법도 제4조에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위와 같은 실질과세의 원칙을 해석하는데 있어 종래 거래 등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그 경제적 효과에 기초한 과세를 하여야 한다는 경제적 실질설과 과세관계 역시 사법상의 거래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인 이상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거래에서의 법 형식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상정한 법 형식에 따라 과세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법적 실질설이 대립하여 왔다. 그러나 국세기본법 또는 법인세법의 위 규정이 해석과 관련해서는 위와 같은 경제적 실질설과 법적 실질설의 전통적인 논의의 대립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국세기본법의 규정은 거래형식이나 소득의 귀속을 단순한 명의나 형식이 아닌 법적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겠다는 사법상 당연한 원리를 세법적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동견해에 의하면 실질과세의 원칙이 법의 해석원리인가 아니면 적용원리인가에 관한 논의도 있지만 그보다는 실질과세의 원칙이 법적 실질과 그 외관의 불일치가 있는 경우 그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법적 형식과 경제적 실질이 괴리된 상황에서 어느 정도 경제적 실질을 중시하여 법률을 해석·적용할 것인가의 문제를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인가를 구별하는데 있다고 하는데 실질과세의 원칙의 작용에 관한 유용한 틀을 제시한 타당한 견해라고 생각된다. 가공의 매상을 계상하고 비용을 누락하여 분식회계를 하는 행위는 위와 같은 기준에서 본다면 실제 존재하지 않는 회사의 수익을 장부상으로만 허위로 기재하였다는 점에서 장부상의 외관과 법적 실질이 불일치하는 경우라 할 것이다. 있지도 않은 회사의 수익을 장부상으로만 계상하였다고 해서 장부상 회사의 수익을 기준으로 과세할 수 없고 실제의 회사의 수익을 기초로 과세하여야 한다는 것은 세법상의 당연한 기본원리라는 점에서 대법원이 장부상 누락된 비용과 가공매출을 기초로 한 이 사건 부과처분이 실질과세의 원칙에 비추어 위법이라고 판시한 것은 결론적으로는 타당하다고 하겠다. 2. 납세자에 대한 신의성실원칙의 검토 신의성실의 원칙은 공평의 관념에 근거한 일반법원칙이라는 점에서 납세자에 대하여도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된다. 국세기본법 제15조가 ‘납세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선언적 규정이지만 같은 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적용긍정설 중 납세자의 배신행위가 선행되고 그 후 관세관청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한하여 납세자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을 긍정하는 견해가 상정하는 상황은 과세관청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으로 규율하면 될 것이므로 그러한 제한없이 납세자에게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다만, 조세관계에서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지위를 동등하게 볼 수는 없으므로 납세자의 배신행위가 심히 부당한 경우에 한하여 납세자에게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생각건대, 과세관청이 법인의 과세신고만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분식회계의 사회적 폐단과 분식회계를 한 법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인정된다 할지라도 그것만으로 명문의 규정도 없이 분식회계에 따라 과다하게 납부한 세금의 반환을 부정하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가공의 소득에 대하여 납부한 세금을 우연한 사정에 따라 국가 보유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인이 분식회계에 따라 과다한 세액을 신고, 납부하였다가 이를 사후에 반환청구(경정 청구, 취소 심판 및 소송 포함)하는 사정만으로 이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논지는 타당하다고 본다. 3. 분식회계에 대한 개정법상 신설조항의 평가 2003. 12. 30. 개정된 법인세법은 분식회계에 따라 초과하여 납부한 법인세에 대하여 법정기한 내에는 경정청구를 인정하지만, 특례규정을 두어 경정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개시일로부터 5년간 각 사업연도마다 납부하여야 할 법인세액에서 순차적으로 공제하도록 하며, 5년이 지나도 돌려 받을 금액이 남아 있는 경우 이를 일시에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분식회계에 따른 과납세액의 환급을 제한함으로써 분식회계 관행을 억제하려는 한편, 분식회계에 걸쳐 수년간에 걸쳐 과다하게 납부한 다액의 세금을 한꺼번에 환급하여야 함에 따른 재정의 불안정을 고려한 입법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분식회계에 따라 과다하게 납부된 세금은 애당초 국가가 보유할 권한이 없었던 금액이고 우연한 사정에 따라 국가가 보유하게 된 것일 뿐이라는 점, 재정의 주체인 국가가 정당한 세액에 초과하여 납부 받은 세액을 환급하면서 재정의 불안정을 원용할 여지는 없다는 점, 분식회계의 사회·경제적 폐단은 후술하는 민·형사상 책임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분식회계에 따라 과다하게 납부한 법인세에 대한 감액경정액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일시에 환급하지 않고 5년간에 걸쳐 납부해야 할 법인세에서 공제하고 남는 잔액에 한하여 환급하는 것은 분식회계에 대한 규제필요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국세환급금에 비하여 지나친 차별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감액 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감액경정액을 일시에 환급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일시에 환급하는 경우 국세환급가산금은 분식회계에 따라 세금을 과다하게 납부한 날부터가 아니라 감액경정처분이 있는 날부터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균형에 맞을 것이다.
2006-11-30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의 위헌성
I. 문제의 제기 명의신탁재산을 증여로 의제하는 규정은 1974.12.21.에 최초로 신설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다만,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 1995. 7. 1.부터 시행됨에 따라 부동산(토지, 건물)은 증여의제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지금은 주식을 타인명의로 주주명부에 등재한 경우에 이를 증여의제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동안에 명의신탁재산을 증여로 의제하는 규정이 위헌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어 4차례에 걸쳐서 헌법재판이 이루어졌으나 위헌 결정은 나지 아니하였다(헌법재판소 1989.7.21. 선고 89헌마38 결정; 헌법재판소 1998.4.30. 선고 96헌바87, 97헌바5·29(병합) 결정; 헌법재판소 2004.11.25. 선고 2002헌바66 결정; 헌법재판소 2005.6.30. 선고 2004헌바40, 2005헌바24(병합) 결정). 과세당국은 위헌논란이 일 때마다 법률규정을 강화 내지 보완하였고, 대법원 또한 거의 모든 경우에 증여세 과세가 정당하다고 해석하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지금에 이르러서는 주식 등에 대하여 명의신탁이 이루어지면 증여세 과세를 피할 길이 없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대한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명의신탁이 있게 되면 무차별적으로 조세회피목적이 있다고 보아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계속되었다. 연구대상결정도 구 상속세및증여세법(1998. 12. 28. 법률 제5582호로 개정된 후 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의2 제1항 본문과 단서 제1호, 제2항, 제5항은 비례의 원칙, 평등원칙 및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체계정당성에도 반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였다.(반대의견 있음) 아래에서는 연구대상결정을 소재로 하여 명의신탁증여의제 규정의 위헌성을 검토하여 본다. II.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 규정의 위헌성 1. 실질과세원칙의 위배 여부 연구대상 결정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은 실질과세 원칙의 예외로서 헌법상 허용된다고 하나 수긍할 수 없다.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은 본질적으로 증여가 아닌 경제적 거래를 세법상으로는 증여로 보아서 증여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그 핵심이므로, 이것은 조세의 이름을 빌려서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과세소득 내지 담세력이 있는 경제적 거래 자체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누구에게 귀속되는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 원칙적 귀속자인 실질소유자가 아니라 명의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과세하기 위하여 실질과세원칙의 예외가 허용된 경우는 있지만(예컨대 1994.12.21. 개정전의 구소득세법 제7조), 과세소득 내지 담세력이 일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세소득 내지 담세력을 법률규정으로 발생시켜서 조세를 부과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과세소득 내지 담세력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의 규정으로 담세력을 창출시켜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을 가리켜 실질과세원칙의 예외라는 논리를 내세워 합리화할 수는 없고,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2. 조세평등주의의 위배 여부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 내지 이익이 아니라 단순히 권리의 외양만을 취득하여 담세능력이 없는 명의수탁자를 재산을 실질적으로 증여받은 자와 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여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명의수탁자를 자의적으로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으로서 조세가 담세능력 내지 경제적 급부능력에 따라 배분되어야 한다는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한다.(반대의견 참조) 한편,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의 본질은 조세가 아니라 형벌 내지 행정벌이다. 그렇다면 명의신탁을 주도하여 위법성의 정도가 심한 명의신탁자에게 제재로서의 증여세를 부과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벌성의 정도가 훨씬 약한 종범 내지 방조범에 불과한 명의수탁자에게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행위의 위법성에 상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를 근거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이런 점에서도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은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아야 한다. 3. 비례원칙 위반 여부 가. 수단의 적합성 내지 피해의 최소성 여부에 대하여 (1) 연구대상결정은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명의신탁은 물론이고 증여세 이외의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명의신탁에 대하여서까지 증여세를 부과하더라도 입법목적의 달성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이나 과징금에 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수긍할 수 없다. (2) 조세는 주기능 내지 본래적 기능인 재정수입의 확보 이외에도 경기조절, 특정 경제활동의 조장 또는 억제, 소득재분배를 통한 사회적 형평의 추구 등 여러 가지 부차적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어느 경우이든 간에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인 형벌·벌금·과료·과태료 등과는 본질을 달리한다. 그런데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은 실질적 담세력이 전혀 없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본질은 형사벌 내지 행정적 제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형사처벌 내지 행정적 제재의 조세화」인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은 조세의 본질에 위반되는 것이고 그 입법목적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 (3) 증여세가 형사처벌 내지 과징금에 비하여 납세자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수단인지도 의문이다. 부동산의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경우는 드물 뿐만 아니라 가령 처벌이 된다고 하더라도 대개는 벌금형을 받는 데에 그친다. 한편,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을 한 자에 대하여는 당해 부동산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부동산가액, 위반 기간,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하였는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징금이 유연하게 부과된다. 이에 비하여 세무조사 과정에서 주식의 명의신탁 사실이 밝혀져서 세금을 부과받는 경우가 부동산의 명의신탁으로 인한 형사처벌 또는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는 예보다 현실적으로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증여세는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서 최고 50%의 세율로 중과세되게 된다. 이와 같은 현실을 생각한다면, 증여세 부담이 형사처벌 또는 과징금보다 수증자의 피해를 최소화시켜 주는 수단이라는 견해는 피상적 고찰이라고 할 것이다. 나. 법익의 비례성에 대하여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를 회피하는 경우에 대하여서까지 지나치게 고율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정의와 납세의 공평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공익을 감안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담세능력이 전혀 없는 명의수탁자에게 막중한 금전적인 부담을 지우게 되는 과중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법익간의 균형성을 잃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이 건 결정의 반대의견) 4. 체계정당성의 위반 문제 가령 어느 주주가 그 소유의 주식 중 일부를 타인(명의수탁자) 명의로 등재하여 둠으로써 배당소득세를 수십만원 회피하였다고 하여, 아무런 재산상 이득도 얻은 바 없는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를 수천만원 내지 때에 따라서 수억원을 과세하는 것을 가리켜 입법재량의 범위 내이고 체계정합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회피하려는 조세와는 그 세목이 전혀 다르고 세율도 가장 높은 증여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입법재량의 한계를 훨씬 넘은 것이고 체계정당성에도 위배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III. 증여의제 규정의 문제점의 해결방안 1. 근본적 해결방안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 2)은 실질과세의 원칙 및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고, 법체계의 정당성에도 어긋나며 최소침해 및 비례의 원칙 등에 어긋나는 위헌적인 규정이므로 폐지하여야 한다. 2. 입법적 해결방안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규정을 전체적으로 폐지하기가 어렵다면 우선 “조세회피의 목적”을 “증여세회피의 목적”으로 고쳐서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을 이용한 경우에만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아울러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의 본질이 조세의 외형을 빌린 제재 내지 처벌이라고 본다면, 수증자를 제2차납세의무자로 함은 모르되 주된 납세의무자로 하는 것은 부당하고 반사회성이 두드러진 증여자를 납세의무자로 하도록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3. 합리적 해석방안 (1) 종전까지의 대법원의 주류적 태도는, 현실적으로 조세회피가 이루어지지 아니 하였더라도 추상적인 조세회피 가능성이 있는 이상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있다고 보아서 증여로 의제할 수 있다고 해석함으로써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명의신탁은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두2192 판결; 대법원 2004. 12. 23. 선고 2003두13649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4300 판결 등). (2) 대법원의 경직된 태도와 달리 학설 및 일부 하급심판례는, 조세회피와 관련 없는 명의신탁행위의 중요한 의도가 따로 있고 부수적으로 조세부담의 경감이 있는데 불과한 경우에는 조세회피의 목적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든가, 조세회피의 의도가 현실화되지 않고 나아가 조만간 그러한 결과가 분명하게 예상되지도 않는 상황이라면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등과 같이, 조세회피목적의 범위를 축소해석함으로써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의 문제점을 줄여 보려는 노력을 하였다. (3) 그런데,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2006.5.12. 선고 2004두7733판결은, 주식의 명의신탁이 상법상 요구되는 발기인 수의 충족 등을 위한 것으로서 단지 장래 조세경감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막연한 사정만이 있는 경우에는 위 명의신탁에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취지에 따른다면, 명의신탁을 하게 된 주된 이유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거나 장래의 조세경감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증여의제 과세요건인 조세회피목적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매우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은, 현실적으로 조세회피가 이루어지지 아니 하였더라도 잠재적인 조세회피 가능성이 있는 이상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있다고 보아서 증여로 의제할 수 있다고 해석하여 온 종전 판례의 주류적 흐름과 모순된다고 여겨지는데 이 부분에 대하여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요컨대, 위 판결은 그 사건에 나타난 유별난 사실관계 하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아니면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의 광범위한 적용에 대한 그간의 비판을 받아들여서, 명의신탁을 하게 되는 주된 이유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장래의 조세경감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증여의제 과세요건인 조세회피목적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설시인지가 분명하지 아니하다. 이 점에 대하여 대법원은 하루빨리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IV. 결론 상속세 또는 증여세가 다른 세목에 비하여 조세정책적인 성격을 강하게 가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여 전혀 담세력이 없는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조세의 내재적 한계를 넘어선 것이고, 증여세가 아닌 다른 종류의 조세를 사소하게 회피하였거나 심지어 잠재적 회피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그 수십배 내지 수백배에 달하는 과도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도 잘못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는 조세가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보복 내지 제재수단으로 쓰이거나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처벌 내지 경고 수단으로 오·남용된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에는 그와 같은 예는 드물다고 보이나 그 대신에 조세를 정책수단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정책적 목적으로 조세의 기능을 남용하게 되면 국민들의 조세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고 저항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입법자가 원래 의도하였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조세 본연의 모습만 잃어버리게 될 우려가 크다. 하루라도 빨리 조세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입법되고 운영되기 바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에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5조의 2의 규정은 조만간에 폐지되거나 개정되어야 한다. 만약 위 규정이 그대로 존속된다면 해석론을 통하여 불합리를 제거할 수밖에 없는바, 대법원은 하루빨리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보다 분명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바란다.
2006-08-14
주식 명의신탁에 관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요건
1. 序說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법’) 제41조의2(이하 ‘擬制規定’)는 조세회피목적(이하 ‘회피목적’)에 기하여 행하여진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여 名義受託者에게 증여세를 부과한다. 무심코 명의사용을 승낙한 개인들에게 거액의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에 관하여는 오랜 논란이 있었고, 그 심각성은 이 규정의 違憲與否가 이례적으로 累次에 걸쳐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았다는 것과 그 때마다 小數意見이 존재하였다는 것으로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이 회피목적 없음을 이유로 증여세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들을 잇따라 선고한 것이 주목되는데, 아래에서는 이들 판결의 내용과 의의에 관하여 살펴 보고자 한다. 2. 各 事件의 事實關係 및 原審 判決의 要旨 가.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두7733 판결 (1) A사 설립 당시 창업주 B는 상법상 발기인의 수를 채우고 갓 입사한 원고의 입지도 강화시켜 줄 의도에서 30% 상당 주식을 원고 명의로 인수. A사 增資時 신규발행 주식 역시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되었고, 피고는 이를 증여로 의제, 원고에게 약 16억 원의 증여세 부과. (2) 원심은 B가 명의신탁으로, (i) 세법상 각종 불이익을 받는 寡占株主의 지위를 면한 점, (ii) 배당 관련 종합소득세 회피의 가능성이 있었던 점, (iii)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매도로 가장하면 증여세와 양도차익 과세를 회피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회피목적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판단. 나.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두13936 판결 (1) 회사를 설립하여 함께 사업을 하던 원고 甲과 남편 乙의 협의이혼 과정에서 甲은 100% 주주인 乙로부터 50%의 주식을 이전 받고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기로 합의. 브라질 영주권자인 甲의 대표이사 등기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친언니인 원고 丙을 대표이사로 대신 등기하면서, 회사 실무자의 착각으로 50% 주식도 丙 앞으로 명의개서. 피고는 원고들에 약 20억 원의 증여세 부과(甲은 연대납세의무자). (2) 원심은 등기절차상 불편을 피할 의도로 명의신탁한 것이고, 甲은 寡占株主도 아니며, 회사설립 후 이익배당한 바 없는 점으로 볼 때 소득세회피의 의도 역시 없었다고 하여, 회피목적이 없다고 봄. 3. 이 事件 大法院 判決들의 要旨 가. 抽象的 法律論: 의제규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해 조세정의를 실현한다는 취지에서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데에 있으므로, 명의신탁이 회피목적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고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具體的 判斷: 상법상 發起人數 충족 또는 등기절차상 불편의 회피라는 목적이 따로 있었고, 피고가 문제삼고 있는 세부담감소는 미미하거나 실제 발생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회피목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고, ‘장래 조세경감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막연한 사정’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취지(2004두7733 판결의 원심을 파기, 2004두13936 판결의 원심을 그대로 확정). 4. 評釋 (1) 贈與擬制 規定에 관한 法令 및 判例의 變遷過程 명의신탁은 증여가 아니므로 원래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니지만, 과세당국은 명의신탁을 통하여 각종 조세회피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974년말 이래 의제규정을 두어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관한 논란은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헌재의 限定合憲 결정(헌재 1989. 7. 21. 89헌마38 등) 후에는 주로 회피목적이 ‘증여세회피목적’을 말하느냐 ‘어떠한 조세라도 회피할 목적’을 말하느냐의 형태로 나타났는데, 대법원은 이에 관해 전자의 입장을 취하였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누8329 판결). 그 결과 名義者는 등기원인이 증여가 아니라 명의신탁이라는 점만 입증하면 증여세 납세의무를 벗게 돼(증여가 아니므로 증여세를 회피할 여지가 없다), 의제규정은 사실상 명의신탁을 증여로 推定하는 의미만을 갖게 되었다. 이에 과세당국은 1993년말 상속세법 개정을 통하여 ‘조세회피목적’의 ‘조세’란 모든 조세를 말한다는 취지의 규정(현행 상증법 제45조의2 제6항)을 두었고, 이러한 내용의 의제규정은 合憲으로 선언되었다(헌재 1998. 4. 30. 96헌바87 등). (2) 贈與擬制 規定의 本質 회피목적이 이와 같이 ‘어떠한 조세라도 회피할 목적’을 가리킨다고 보면, 진정한 명의신탁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될 수 있다. 그리하여, 의제규정은 無償의 財産移轉을 擔稅力으로 보아 과세한다는 증여세 본래의 취지에 벗어나, 부정적 가치판단을 받는 행위(즉 ‘조세회피’)에 대한 ‘제재’의 수단으로 쓰이게 된다. 대법원이 의제규정은 실질과세원칙의 예외라고 한 데서도 보듯이(대법원 1995. 11. 14. 선고 94누11729 판결), 의제규정에 의한 증여세는 이처럼 통상의 ‘조세’와 다르며 課徵金 등과 유사하다. 따라서 의제규정과 관련해서 稅法的 원리보다는 행정법상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에 통상 적용되는 法理들, 특히 ‘비례의 원칙’ 또는 ‘과잉금지의 원칙’과 같은 헌법원리들이 온전히 적용돼야 한다. (3) 贈與擬制 規定의 立法論的 問題點 이러한 이해 하에서 볼 때 의제규정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가) 조세회피에 대한 제재에 있어 상식적인 방법은 회피되는 조세의 크기에 비례해 제재의 정도를 정하는 것이다. 세법상 대표적인 제재수단인 加算稅는 통상 이와 같은 방법으로 산정된다. 그러나, 의제규정은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결과, 회피되는 稅額이 아니라 회피행위에 동원된 재산의 가액을 기준으로 삼게 되는데,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 (나) 명의와 實質의 불일치가 있을 때 세법이 실질을 존중한다는 점은 상식에 속한다. 즉 명의신탁에 의하여 실제로 회피된 조세가 있을 경우, 과세관청은 여전히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다. 명의신탁에 대한 특별한 제재의 필요성을 고려한다 해도, 보다 高率의 가산세를 부과하면 족하다. (다) 명의신탁에 의해 회피되는 조세는 名義信託者의 조세이나 증여세는 名義受託者에게 부과된다. 그 결과 (실제 회피된 조세가 없음에도) 명의를 빌려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것도 받은 것이 없는 사람에게 수십억 원의 증여세가 부과되는 기이한 일이 생기게 된다. (라) 의제규정의 주된 적용대상은 부동산과 주식이었지만, 不動産實名制 실시로 부동산은 여기서 제외되었고, 현재 부동산 명의신탁에 대하여 부과되는 과징금은 한 차례 違憲決定(헌재 2002. 5. 31. 99헌가18 등)을 거친 끝에, 명의신탁의 기간·목적·부동산가액 등에 따라 5%~30%의 탄력적 賦課率을 적용 받는다. 그러나 명의신탁에 부과되는 증여세에는 1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이러한 차별적 취급에 관한 합리적인 이유는 사실 생각하기 어렵다. (따라서 필자는 評釋對象 判決들에서 제시된 대법원의 새 解釋論과도 別個로, 헌재의 합헌결정들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本稿에서 더 다루지는 않는다). (4) 租稅回避目的에 관한 旣存 判例의 問題點 사실 의제규정의 심각한 立法論的 문제점에 그 동안 一助를 해 왔던 것은 회피목적 존부 판단에 있어 대법원이 취해 왔던 경직된 解釋論이었다. 상증법상 회피목적은 推定된다(제45조의2 제2항). 따라서 명의신탁이라는 과세요건이 충족된 경우 회피목적 不存在에 관한 입증책임은 납세자가 진다. 그러나, 評釋對象 判決들 이전에 이러한 反證이 성공한 사례는 적어도 대법원 판례상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왜일까? 사실 명의신탁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극히 다양할 수 있지만(評釋對象 判決들의 사실관계를 보라), 일단 명의신탁이 있으면 세법상 법률관계는 일정한 영향을 받게 되고 그 결과 稅負擔 감소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헌재가 제시한 몇몇 예를 보자(2005. 6. 30. 2004헌바40). (가) 實質株主의 배당소득이 외관상 감소함으로써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가능성(累進稅 관련) (나) ‘寡占株主’(51% 이상 保有株主)의 법인 滯納時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가능성 (다) 과점주주의 ‘看做取得稅’(주식취득시 법인의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 부담의 회피 (라) 실질주주 사망시 주식이 외관상 상속재산에서 제외되어 상속세를 줄일 가능성 이에 관한 대법원의 종래 입장은 납세자가 모든 조세에 관하여 어떠한 回避可能性도 없다는 점을 입증하여야만 회피목적 推定을 번복(이하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컨대 법인이 설립 후 계속 缺損狀態이어서 이익배당이 불가능하였음에도 명의신탁 당시에는 누진세율 적용회피의 가능성이 여전히 있었다거나(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4300, 1999. 7. 23. 선고 99두2192 판결), 주식보유는 항상 배당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제 배당 여부에 관계 없이 소득세감경의 가능성이 있었다(대법원 2004. 12. 23. 선고 2003두13649 판결)고 하여,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한 판결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납세자들은 대부분 조세회피 아닌 다른 목적에 기한 명의신탁이었다는 취지로 다투었지만 법원은 이 점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명의신탁이 있으면 추상적인 의미에서는 거의 항상 세부담의 감소가능성이 생기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이상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조세회피의 ‘가능성’을 ‘목적’과 동일시하는 것이 되고 그 결과 사실상 모든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게 되는 것으로서, 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상증법의 문언이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5) 새로운 解釋論의 檢討 이와 같이 의제규정이 사소한 조세부담 감소나 추상적 조세회피 가능성만이 있는 경우에도 무차별적으로 적용된 것과 관련하여 實務界에서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 결과 대법원은 評釋對象 判決들에서 회피목적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방향전환을 하였다. (가) 租稅回避目的 외의 다른 目的 종래 회피목적 외에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고려되지 않았지만, 이 판결들에서는 이러한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추정의 번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주관적 요건인 ‘목적’이 객관적 요건인 ‘가능성’으로 사실상 대체돼 운영된 것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세법상 납세자의 주관적 의사를 따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의제규정에 따른 증여세가 ‘조세’가 아닌 ‘제재’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때에는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나) 실제 輕減된 租稅負擔의 사소함 그 다음으로 대법원은 비록 현실적인 조세경감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교적 사소한 경우에는 역시 추정 번복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評釋對象 判決들에서 이러한 ‘사소함’의 예로 공히 들어진 것이 하필 그 간 대법원이 ‘傳家의 寶刀’처럼 사용하여 온 배당소득에 대한 누진세율 적용회피인 점은 이채로운데, 여기에는 부과된 증여세액에 비하여, 누진세율 적용회피로 감소되는 소득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미미(실제 계산하여 보면 연 2천만 원 이하)하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다) 막연한 將來 租稅輕減의 可能性 끝으로 대법원은 명의신탁 당시 어떤 구체적 조세회피를 의도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租稅輕減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은 추정 번복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명의신탁이 있으면 理論的으로는 항상 세부담 감소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상적 가능성의 존재만으로 추정 번복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기존 판례에서와 같이 거의 항상 회피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추가된 說示로 보인다. 사실 ‘목적’을 과세요건으로 삼는 이상, 실제 납세자가 명의신탁 시점에서 어떠한 주관적 意圖를 가졌는지를 탐구하는 것이 법률에 충실한 해석이다. 그렇다면 납세자가 명의신탁을 하면서 현실적·구체적 조세경감을 염두에 두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회피목적을 인정함이 옳고, 반대로 조세경감의 추상적 가능성만이 있는 경우에는 추정의 번복을 인정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이 점에서도 대법원 판결들의 설시는 매우 타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5. 結語 명의신탁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으나, 그렇다고 이를 증여로 의제하는 것은 종종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며 方法論上으로도 찬성하기 어렵다. 종래 헌재와 대법원은 회피목적이라는 장치를 통하여 이를 견제하였으나, 과세당국이 아예 입법의 방법으로 회피목적의 개념 및 법률상 추정에 관한 규정을 둔 후로는 유감스럽게도 효과적 대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필자는 2003년 韓國稅法學會에서 의제규정의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입법·해석의 양면에서의 개선을 촉구한 바 있는데(拙稿, ‘株式名義信託에 대한 贈與稅 課稅에 있어서의 몇 가지 問題點에 관한 小考’, 租稅法硏究 9-2권 수록),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로 그 동안 납세자들이 부당하게 겪어 왔던 고통이 상당 부분 해소될 듯하여 개인적으로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미 ‘조세’에서 ‘제재’로 변질된 증여세의 부과요건에 있어서, ‘조세회피목적’의 원래 말뜻에 충실한 해석을 함으로써, 의제규정의 적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를 계기로 향후 立法側面에서도 의제규정이 보다 합리적인 내용으로 정비되기를 바란다.
2006-06-26
보험료 등의 징수순위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의 시적(時的)적용범위
1. 관계법령 국민건강보험법[1999. 02. 08. 법률 제5854호로 제정] 제73조 (보험료 등의 징수순위) 보험료 등은 국세 및 지방세를 제외한 기타의 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한다. 다만, 보험료 등의 납부기한 전에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의 설정을 등기 또는 등록한 사실이 증명되는 재산의 매각에 있어서 그 매각대금 중에서 보험료 등을 징수하는 경우의 그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부칙 제1조 (시행일) 이 법은 2000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부칙 제4조 및 제5조의 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1999. 12. 31. 개정) 제9조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취득 등에 관한 경과조치) ③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의료보험법 및 국민의료보험법에 의하여 납부기한이 경과된 보험료 등의 징수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 제13조 (다른 법령과의 관계) ① 이 법 시행 당시 다른 법령에서 종전의 의료보험법 또는 국민의료보험법을 인용하고 있는 경우에 이 법 중 그에 해당하는 규정이 있는 때에는 종전의 규정에 갈음하여 이 법 또는 이 법의 해당 규정을 인용한 것으로 본다. 의료보험법[1999.02.08 법률 제585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8조 (보험료의 징수우선순위) 보험료의 징수순위는 국세 및 지방세를 제외한 다른 채권에 우선한다. 구 국민연금법[2000. 12. 23. 법률 제62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연금보험료의 징수의 우선순위) 연금보험료 기타 이 법에 의한 징수금의 징수의 순위는 의료보험법에 의한 보험료와 동순위로 한다. 2. 사안의 개요 가. 원고(중소기업은행, 이하 원고라고 한다)는 소외 주식회사 와이이통상(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회사의 소유이던 부동산에 관하여 2001. 9. 7. 채권최고액을 2억 8,000만원으로 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고, 피고(국민연금관리공단, 이하 피고라고 한다)는 2002. 9. 30. 소외 회사가 1998. 10.분 이래로 계속하여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위 부동산에 관하여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른 압류등기를 마쳤다. 나. 원고는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위 부동산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03타경5026호로 부동산임의경매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위 법원은 임의경매절차를 진행하여 2004. 4. 30. 배당기일에 매각대금 등에서 집행비용을 공제한 실제 배당할 금액 99,422,952원 중 1순위로 교부권자인 피고에게 위 저당권 설정일 이전에 납부기한이 도래한 것으로서 소외 회사가 체납한 1998. 10.분부터 2001. 7.분(납부기한은 매 익월 10일)까지의 국민연금보험료 및 연체금 합계 28,203,590원을, 홍성군에게 805,180원을 각 배당하고, 2순위로 원고에 대하여 70,414,182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는 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에 대한 위 배당액 중 1998. 10.분부터 2000. 5. 분까지의 체납 국민연금보험료 및 연체금 합계 15,676,735원에 관하여 이의를 진술하고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3.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심판결(대전지방법원 2005. 4. 14. 선고 2004나10051 판결)의 요지 국민건강보험법이 시행된 2000. 7. 1.부터는 국민연금법상의 연금보험료 등의 징수의 순위는 국세 및 지방세에는 우선하지 못하지만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단서에 의하여 이미 납부기한이 도래한 경우에는 그 이후에 설정된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에 대하여 우선하는 반면(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 참조), 위 시행일 이전에 설정된 전세권·질권 또는 저당권에 대하여는 위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에서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의료보험법 및 국민의료보험법에 의하여 납부기한이 경과된 보험료 등의 징수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하고 있고 구 국민연금법 제81조, 의료보험법 제58조에 의하면 국세 및 지방세를 제외한 다른 채권에 우선한다고 되어 있을 뿐 달리 국세우선에 관한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등을 준용할 수 있는 근거는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조세채권,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보다는 후순위로, 일반채권보다는 우선한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배당기일에 이의한 피고의 국민연금보험료 및 연체금 합계 15,676,735원의 납부기한이 국민건강보험법의 시행일 이후인 2001. 9. 7. 설정된 원고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일자보다 앞서는 이상, 피고의 위 보험료 및 연체금 채권이 원고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대상판결(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24394 판결)의 요지 - 파기환송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는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의료보험법 및 국민의료보험법에 의하여 납부기한이 경과된 보험료 등의 징수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구 국민연금법 제81조, 의료보험법 제58조(이하 ‘구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국세 및 지방세를 제외한 다른 채권에 우선한다고 되어 있을 뿐 달리 국세우선에 관한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등을 준용할 수 있는 근거는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법률 시행 당시에는 납부기한이 경과된 연금보험료라 하더라도 일반채권에는 우선하나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에 우선하지는 않는다고 해석된다. 구법에 의한 연금보험료 등의 징수우선순위가 위 해석과 같고,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가 위 법 시행 당시 이미 납부기한이 경과된 보험료 등의 징수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의 시행일인 2000. 7. 1. 전에 납부기한이 도래한 연금보험료 등은 저당권 등에 의해 담보되는 채권에 우선할 수 없는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그 저당권 등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일 이후에 설정된 경우에도 동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국민건강보험법 시행일 전에 납부기한이 도래한 연금보험료 등은 저당권 등의 등기, 등록일자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일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권보다 후순위에 선다. 4. 평석 가. 문제의 소재 (1)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동법 부칙 제1조, 제13조 제1항, 구 국민연금법 제81조를 종합하면, 납부기한이 2000. 7. 1. 이후인 국민연금법상의 연금보험료(이하 ‘국민연금법상의 연금보험료’를 편의상 ‘보험료’라고만 한다)가 납부기한 전에 설정된 저당권, 전세권 등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이하 ‘저당권, 전세권 등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을 편의상 ‘저당권 등’이라고만 한다)에 대하여는 우선하지 못하나, 그 납부기한 이후에 설정된 저당권 등과 기타 일반채권에 우선하게 됨은 의문이 없다. 예를 들면 납부기한이 2000. 8. 10.인 보험료는 2000. 9. 1. 설정된 저당권 등에 대하여는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있으나, 설정일이 2000. 8. 1.인 저당권 등에 대하여는 후순위 권리자로 배당받아야 한다. (2)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가 2000. 7. 1.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우선하는지에 대해서는, 구 국민연금법 제81조, 의료보험법 58조 등이 위 각 법에 의하여 징수하여야 할 보험료 및 징수금의 순위에 관하여 국세 및 지방세의 다음으로 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징수절차는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달리 국세우선에 관한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등을 준용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실무상 저당권 등이 보험료에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고(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Ⅱ 496쪽, 497쪽), 판례의 입장도 동일하다(대법원 1988. 9. 27. 선고 87다카428판결). 따라서 납부기한이 2000. 4. 10.인 보험료는 2000. 3. 1. 설정된 저당권 등은 물론, 설정일이 2000. 5. 1.인 저당권 등에 대하여도 우선하여 배당받을 수 없다. (3) 문제는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가 설정일이 2000. 7. 1. 이후인 저당권 등에 우선하는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창원지방법원 2003. 4. 11. 선고 2002나4263 판결은 “보험료 기타 국민연금법에 의한 징수금의 징수의 순위는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13조가 시행된 2000. 7. 1.부터는 그 이후에 설정된 저당권에 대한 관계에서 그 납부기한이 저당권설정등기일자보다 앞서는 경우에는, 그 납부기한이 2000. 7. 1. 이전에 도래하였는지에 관계없이, 이에 우선한다.”고 판시하였고(위 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납부기한이 2000. 3. 10. - 6. 10.인 보험료가 2000. 10. 14.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우선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은 위 2002나4263 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위 2003다27481 판결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 제3항과 조화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편에는 이 부분에 관한 기재가 없어 실무례는 여전히 통일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었다. 원심판결은 위 2003다27481 판결을 근거로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가 설정일이 2000. 7. 1. 이후인 근저당권에 우선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으나, 대상판결은 종전의 판결을 사실상 변경하였다. 나. 검토 (1) 원심판결과 원심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및 창원지방법원 2003. 4. 11. 선고 2002나4263 판결)의 내용에 의하면, 원심판결이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가 2000. 7. 1. 이후 설정된 저당권 등에 우선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다음과 같은 사고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 국민건강보험범 시행 전에는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가 저당권 등에 우선하지 못하였으나(의료보험법 제58조, 구 국민연금법 제81조 등),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및 동법 부칙 제1조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법이 시행된 2000. 7. 1.부터 보험료는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지 후인지에 관계없이(창원지방법원 2003. 4. 11. 선고 2002나4263 판결 중 밑줄 그은 부분 참조) 납부기한 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우선한다(이를 편의상 ‘제1논거’라고 한다). ?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 제3항은 2000. 7. 1.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관한 규정으로(원심판결 중 밑줄 그은 부분 참조) 이에 의하면, 보험료는 설정일이 2000. 7. 1. 전인 저당권 등에 대해서는 우선할 수 없다(이를 편의상 제2논거‘라고 한다). ? 따라서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는 2000. 7. 1.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대하여는 우선하지 못하나, 2000. 7. 1. 이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대하여는 우선한다. (2) 원심판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법이 시행될 경우 그 법이 시행일 이후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므로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및 동법 부칙 제1조를 근거로 납부기한이 2000. 7. 1. 이후인 보험료가 그 납부기한 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우선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는 보험료의 징수순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시적 적용범위에 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고, 동법 부칙 제1조는 동법의 시행일이 2000. 7. 1.이라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및 동법 부칙 제1조가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의 효력에 대하여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규정으로부터 곧바로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가 2000. 7. 1. 이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대하여는 우선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일종의 논리의 비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떠한 법이 그 시행일 이전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 보통이고, 경과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목적론적, 역사적 해석의 도움을 받아 문언의 흠결을 보충하여야 할 것인데,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 제3항은 바로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의 효력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과규정에 해당한다. 원심판결이 제시한 ‘제1논거’는 국민건강보험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법률관계를 경과규정인 동법 부칙 제9조 제3항을 고려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원심판결의 ‘제2논거’는 무엇보다도 법 문언에 반하는 해석이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원심판결은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 3항이 2000. 7. 1.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대한 규정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위 조항에는 저당권 등에 대한 기재가 전혀 없고 2000. 7. 1. 전에 납부기한이 도래한 보험료의 징수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제2논거’와 같이 해석할 여지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및 창원지방법원 2003. 4. 11. 선고 2002나4263 판결)이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 3항과 관계없이 원심판결과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 것에 비추어 보면 위 ‘제2논거’는 원심판결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불가결의 근거라기보다는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동법 부칙 제1조와 동법 부칙 제9조 제3항을 분리하여 해석한 것으로 인한 일종의 논리적 부산물이라 할 것이다. (3)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볼 때,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동법 부칙 제1조, 부칙 제9조 제3항은 상호 연관 하에 해석되어야 한다. 이에 따르면, ?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는 2000. 7. 1.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우선하지 못하고(의료보험법 제58조, 구 국민연금법 제81조 등), ? 납부기한이 2000. 7. 1. 이후인 보험료는 그 납부기한 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우선하며(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동법 부칙 제1조), ? 납부기한이 2000. 7. 1. 전인 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 이후에도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의료보험법 제58조가 적용되므로(동법 부칙 제9조 제3항) 2000. 7. 1. 이후에 설정된 저당권에 대하여도 우선하지 못한다. (4) 이와 관련하여 원심판결과 원심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및 창원지방법원 2003. 4. 11. 선고 2002나4263 판결)이 어떠한 이유로 대상판결과 다른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원심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 및 창원지방법원 2003. 4. 11. 선고 2002나4263 판결에서는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9조 제3항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사건에서는 당사자들이 위 부칙 제9조 제3항을 주장내용에 포함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재판부도 그 존재를 간과하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원심 재판과정에서는 원고가 위 부칙 제9조 제3항을 언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원고의 청구원인은 대상판결의 내용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이와 같이 원심 재판과정에서는 위 부칙 제9조 제3항에 관한 당사자의 실질적인 공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 판결이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과 동일한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은 대법원 판결이 하급심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영향력이 제3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위 2003다27481 판결과 같이 확립된 원칙이 존재하지 아니하던 영역에 관하여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경우, 그 판결이 전원합의체 판결이 아니고, 법원공보에 수록되지도 않은 판결이라 하여도 하급심의 입장에서 그와 반대되는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추측에 불과하지만, 만약 위 2003다27481 판결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아니하였다고 가정한다면, 원심판결의 결론은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5. 마치며 민법은 저당권 등에 대하여 설정일 이후의 담보권이나 일반 채권에 우선하여 배당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나, 개별법에서는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액임차보증금채권과 최종 3개월분의 임금채권, 최종 3년간의 퇴직금채권은 저당권 등에 우선하고, 당해세는 소액임차보증금채권과 최종 3개월분의 임금채권, 최종 3년간의 퇴직금채권에 대해서는 후순위이나 역시 저당권 등에 대해서는 우선한다. 이러한 특별규정은 경제적 약자인 소액임차인, 임금채권자의 보호, 조세징수의 편의 등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기는 하나 담보권의 본질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적용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경매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최선순위의 근저당권에 기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거나 담보권이 설정되지 않은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도 다액의 임금채권이나 조세채권의 존재로 인하여 신청채권자가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명백히 경매신청인에게 가혹하다 할 것이다. 의료보험법 제58조가 보험료의 징수순위는 조세를 제외한 다른 채권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문언에 의하면 보험료가 저당권 등에 우선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종래 보험료가 저당권 등에 우선하지 못한다고 해석되어 왔던 것은 이와 같은 담보권자 보호의 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 역시 담보권의 효력에 대한 예외를 규정한 것이므로 그 적용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담보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해석이 바람직하고, 그 규정내용이 불분명할 경우 보험료가 담보권에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대상판결은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27481 판결을 둘러싼 실무상 혼란을 정리하고 보험료의 징수순위 및 국민건강보험법 제73조의 적용범위를 명확히 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2005. 12.경부터는 경매업무의 대부분이 사법보좌관에게 이전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그 전에 그에 관한 논란이 해소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2005-11-21
저가양도에 대한 소득세와 증여세의 중복과세
I. 爭點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거래행위를 함에 있어서 소유자가 어떠한 법률행위방식에 의해 누구를 계약상대방으로 하여 (거래가격을 포함한) 어떤 구체적인 거래조건하에 거래를 하는 지 여부는 私法領域에서는 원칙적으로 私的自治原理에 의해 당사자의 몫으로 되어 있다. 그러한 사법상 보장된 사적자치원리에 의해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해 공법인 세법이 어떠한 평가를 하는지는 원칙적으로 사적자치보장이라는 사법의 이념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한 세금분배라는 세법의 이념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참고로 사법상 거래행위의 세법적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졸저, 私法秩序의 稅法에서의 意味, 공법연구 제31집 제2호, 2002. 12., 한국공법학회, 461면 이하). 아래의 사건에서는 특수관계인간 비상장주식의 저가양도가 문제되었다. 주식과 같은 자산의 저가양도가 특수관계인간에 이루어지는 경우 세법은 당사자간의 사법상거래내용(구체적으로는 매매가격)을 부인하고 세법이 예정하는 적정가격(=시가)기준으로 과세를 한다. 원론적으로 이러한 과세는 위에서 설명한 세법원리에 의해 정당화되어질 수 있다. 문제는 현행 세법이 그러한 거래행위를 부인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현행 세법은 특수관계인간에 자산저가양도행위가 있는 경우 한편으로는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법”이라 한다.) 제35조에 의거하여 저가양수인에게 실제 자신이 지불한 가격(=저가)과 공정한 시장가격과의 차액상당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해두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에 의해 동일금액에 대해 저가양도인에게 소득과세를 할 수 있게 해 두고 있다. 이러한 현행세법에 대해 문언에 충실하여 동일금액에 대해 양수인과 양도인에게 이중으로 과세할 수 있다고 이해할 것인가, 아니면 이중과세가 배제되도록 적어도 한쪽이 과세되면 다른 한쪽은 과세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쟁점이다. 이 쟁점에 대해 우리 대법원이 1999. 09. 21. 선고 98두11830 판결을 통해 처음으로 의견을 표명한 이래 다시 이번 평석대상판결(대법원 2003. 05. 13. 선고 2002두12458)을 통해 종전 대법원판례의 입장을 승계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의 원심판결에서는 대법원과 다른 견해가 피력되어 세법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아래에서는 이 쟁점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 입장을 살펴보고 이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 판 결 요 지 -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납세의무의 성립요건과 시기 및 납세의무자를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이 각각의 과세요건에 따라 실질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과세요건에 모두 해당할 경우 중복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어느 한 쪽의 과세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II. 사건의 개요 최호엽(원고)은 1996. 7. 19. 동생인 최호목에게 소외 주식회사 대도화성의 비상장주식 45,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넘겨주기로 약정한 다음 1996. 12. 10. 그 대금명목으로 225,000,000원을 지급받고 1996.12.31. 이전에 그 명의를 이전해 주었다. 그리고 원고는 1999. 2. 12. 동작세무서장(피고)에게 자신이 위 주식을 주당 5,000원(액면가액)에 취득하여 그 가격에 최호목에게 양도하였으므로 양도차익이 없다고 신고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현저히 저렴한 가액으로 특수관계에 있는 자인 최호목에게 양도함으로써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면서, 소득세법 제101조에 의해 이를 부인하고, 기준시가에 의해 취득가액을 주당 5,000원으로 양도가액을 주당 28,136원으로 각 평가하여 그 양도차익을 산정한 다음 1999. 4. 1. 원고에게 그에 따른 1996년 귀속 양도소득세 124,364,400원을 결정·고지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국세불복절차를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였다. 참고로 양도인에 대한 위 양도소득세부과처분에 앞서 양수인에게 행정청은 상증법 제35조에 의거하여 증여세부과처분을 해둔 상태였다. - 평 석 요 지 - 주식을 저가매매한 경우 시가와 저가와의 차액에 대해 한번은 매도인에게 소득세를 또 한번은 매수인에게 증여세를 과세 할 수 있다면 이는 이중과세를 허용하는 것이 되므로 문제가 있다. 대법원은 단순히 그 책임을 입법자에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법해석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적극적인 해석을 모색해야 한다. 이 경우 저가 양수인에게 증여세부과처분만 할 수 있는 것이 옳다고 본다 III. 당사자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 원고(최호목)는 피고가 원고 자신이 신고한 이 사건주식의 양도가액(1주당 금 5,000원)과 피고가 산정한 이 사건주식의 적정평가액(1주당 28,163원)과의 차액에 대해 한편으로는 원고(=주식양도인)에게 위 주식거래를 유상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식의 양수인인 최호목에게 위 주식양도를 무상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이중과세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법원인 서울고등법원(2002누6585)에서는 “비록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납세의무의 성립요건과 시기 및 납세의무자를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이 각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서 각각의 과세요건에 따라 실질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이 경우에도 중복과세가 허용되는 것은 어느 한쪽이 적법한 과세대상이 아닌데도 잘못 부과된 경우 그 잘못 부과된 과세처분을 취소하지 아니하고 바로 다른 과세처분을 하거나 과세대상에 대한 의견이 달라 어느 한쪽의 부과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로 중복하여 다른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지만, 이 사안에서처럼 동일한 주식거래에 관하여 한편으로는 그 거래행위의 실질을 자산의 유상이전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행위의 실질을 자산의 무상이전인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이나 공평과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라고 판시하였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납세의무의 성립요건과 시기 및 납세의무자를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이 각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각각의 과세요건에 따라 실질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위 규정들의 요건에 모두 해당할 경우 양자의 중복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어느 한 쪽의 과세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IV. 사안에 대한 연구 1. 주식의 저가매매와 세법 1) 양도인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의 적용 양도인이 사업자가 아니고 또 주식양도가 비과세되는 경우가 아니면 일단 양도인의 주식양도에 따른 소득은 양도소득세과세대상이 될 것이며 양도소득자가 법소정의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저가로 매매하여 자신의 세부담을 감소시킨 경우에는 소득세법 제101조 제1항에 의해 양도차익계산에 있어서 양도가액을 실제매매가격인 시가가 아니라 부당행위계산부인에 의해 “의제된 시가”에 기초하여 계산받게 된다. 실제 양도인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가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식의 매매가격이 시가보다 저가인가 하는 점이다. 저가여부판단기준이 되는 시가에 대해서는 소득세법시행령 제167조 제5항이 규정하고 있다. 동법령은 “제3항 및 제4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시가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0조 내지 제64조와 동법시행령 제49조 내지 제59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평가한 가액에 의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우선 상증법상 시가가 주식의 시가가 될 것이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충적 방법에 의해 평가한 가액이 될 것이다. 다만 단순히 객관적으로 실제매매가격이 이러한 시가와 차이가 난다고 하여 모두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가 적용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법문구에 치우친 해석에 의하게 되면 단순히 가격요소만을 고려했을 때 저가가 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저가매매행위가 부당행위로 세법상 부인되는가 하는 것은 이와 같이 단순히 가격요소만을 고려할 것은 아니고 다른 거래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2) 양수인에게 증여의제과세 주식을 법소정의 특수관계자로부터 저가 양수한 자에게는 상증법 제35조에 의해 시가와 실제양수가액과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의제하여 증여세과세를 한다. 양수인에 대한 증여의제과세를 위한 전제조건이 되는 “저가”부분에 대해서는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경우와 다른 점이 발견된다. 먼저 저가판단의 기준이 되는 시가에 대해 상증법 제60조 乃至 제66조규정에 의해 평가한 가액으로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다만 증여의제가 되기 위한 저가판단과 관련해서는 상증법시행령 제26조 제1항에 의해 상장주식·협회등록주식의 장내매매를 제외한 주식거래에 있어서 시가와 실제매수가격인 저가와의 차액이 시가의 30/100이상이거나 그 차액이 1억원이상인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차액이 30%미만이고 동시에 1억원미만인 경우에는 비록 저가라 하더라도 증여의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저가양수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다시 증여의제되는 금액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경우와는 달리 시가와 저가와의 차액 전액이 아니고 그 차액에서 시가의 30/100 또는 1억원중 적은 금액을 차감한 가액이 된다. 2. 소득세와 증여세의 조정필요성과 그 방법 1) 개요 하나의 저가양도에 대해 양도인에게 양도가액을 시가기준으로 하여 소득세를 부과하고 동시에 양수인에게 시가와 저가거래가액과의 차액상당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이는 적어도 과세물건을 기준으로 파악했을 때는 (시가와 저가거래가액과의 차액상당액에 대해서는)이중과세가 되기 때문에 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이러한 과세에 대해 납세의무자중심으로 파악하게 되면 전혀 이중과세가 아닌 것이 되어질 수도 있다. 또 이에 대해 이를 이중과세라고 하더라도 이를 그러면 세법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2) 법원의 입장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에 있어서 이처럼 하나의 저가양도에 대해 한번은 양도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고 한번은 양수인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하나의 거래가 한번은 유상거래로 인식되고 한번은 무상거래로 인식되는 모순점이 있으며 이는 실질과세원칙이나 공평과세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조정방법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소득세든 증여세든 한쪽이 과세되면 다른 한쪽은 과세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아닌가 추측된다(이 사건에서는 최호목에 대한 증여세부과처분이 이미 적법하게 이루어져 유지되고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양도소득세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반면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1999년 9월 21일 선고 98두11830판결이후 다시 이번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양자의 과세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 양자의 중복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어느 한쪽만의 과세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 대법원의 입장에 의할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별도의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된다. 3) 사견 우리 세법은 기본적으로 자산이전이 유상거래인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소득세를 과세하고 무상거래의 경우에는 수증자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주식거래가 정상적인 시장가격에 의해 양도된 경우에는 양도인에게 양도소득세만 부과하고, 반대로 주식을 “0원”에(=완전하게 무상으로) 이전하게 되면 수증자에게 증여세만 과세하게 된다. 그런데 주식을 완전한 시장가격도 아니고 완전한 무상이전도 아닌 중간형태, 즉 저가로 매매한 경우에 대해 시가와 저가와의 차액에 대해 한번은 매도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고 또 한번은 매수인에게 증여세로 과세할 수 있다면 이는 소득세와 증여세를 나누어둔 세법의 시스템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가양수인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 법제라면 적어도 시가와 실제거래가액인 저가와의 차액에 대해 행정청은 한번은 과세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런 경우에는 저가양도인에게 소득과세를 통해 과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의 법제는 이미 설명한 것처럼 그런 법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 혹자는 저가양도에 의해 소득세 부담을 줄이려 하는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저가양수인에 대한 증여세와 관계없이 저가양도인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에 의한 소득과세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소득을 이전했다면 굳이 조세회피행위로 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우리 세법이 증여를 한 자에게 왜 소득을 발생시키지 않았느냐고 해서 소득과세를 하지 않는 이상 저가양도인에게만 다시 소득과세를 통해 책임추궁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VI. 결론 현재 대법원의 입장에 의하게 되면 분명 이중과세를 허용하는 것이 되므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법원은 그 책임을 단순히 입법자에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법해석방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바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러면 이러한 경우 소득세와 증여세중 어떤 과세를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데 원심법원의 입장처럼 어느 것이든 한쪽이 과세되면 다른 쪽은 과세할 수 없다는 입장은 소득세부담과 증여세부담규모가 현실적으로 다르고, 또 납세자도 전혀 달라지는 상황하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입장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경우에 저가양수인에게 증여세부과처분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러한 결론은 전체 세법의 체계적 해석을 통해서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것이 조금 무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적어도 법개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이 문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론적 설명에 대해서는 참조 졸저,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과 상속세및증여세법상 증여의제의 관계, 조세법연구 VIII-2, 한국세법연구회, 2002. 11., 71면 이하).
2004-03-04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상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I. 머리말 최근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및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이 신탁재산에 귀속되는지 여부 등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었다(대상판결 1 -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0다33034 판결, 대상판결 2 - 대법원 2003. 4. 25. 선고 99다59290 판결). 이들 판례는 자익신탁인 토지개발신탁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위탁자이고(대상판결 1), 타익신탁인 담보신탁의 경우 납세의무자는 수익자라고 판시하면서(대상판결 2), 이를 전제로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의 귀속 등에 대하여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세법상 실질과세의 원칙과 신탁법상의 법리를 오해하고, 몇 가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면관계상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논문에서 보기로 하고, 우선 대상판결 들의 전제가 된 대상판결 1의 판시내용 중에서 납세의무자부분만 검토하겠다(이하 판시 내용에서도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이 신탁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 및 기타 논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 판 결 요 지 - 신탁법에 의한 신탁은 부가가치세법 제6조제5항 소정의 위탁매매와 같이 자기명의로 타인의 계산에 의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등의 신탁업무를 처리하고 보수를 받는것이어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세 납세 의무자는 원칙적으로 위탁자라고 봐야 II. 사안의 개요 및 소송의 진행관계 1. 사안의 개요 H신탁은 1995. 6.29 J사 소유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341대 27,36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함) 지상에 철골철근 콘크리트조 지하 5층, 지상 5층 연면적 200,019.90㎡의 건물을 건설하고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이를 임대, 관리. 운용하는 것을 신탁목적으로 하고, 이 사건 토지는 건물의 건축 및 그 소유를 위한 부지로서 관리한다는 내용의 신탁부동산 관리. 운용방법 등을 정하여 위 J사와 토지개발신탁계약(이하“이 사건 신탁계약”이라함)을 체결하였다. 이후 H신탁은 신탁재산인 이 사건 토지의 신탁목적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를 시행하였고, 그 건물신축공사를 진행하기위하여 직접 건설회사 및 감리회사 등과 공사도급계약 등을 체결하였으며, 그 회사들로부터 건설 및 감리용역 등을 제공받고 매입부가가치세액과 함께 공사대금 등 그 대가를 지급하였다. H신탁은 위와 같이 직접 위 각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토지위에 건물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성에 따라 공사도금금액을 지급하고, 건설회사 등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다. 다만, “세금계산서”에는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공급받는 자가 원고로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는 비고란에 수탁자로 기재된 채 위탁자인 위 J사가 공급받는 자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J사가 신고한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많이 신고되자, 서초세무서장은 J사에게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이 J사에게 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위 환급금 중 J사의 체납세 금 39,090,920원을 공제한 금 211,796,900원을 공탁하였다. - 연 구 요 지 - 신탁계약에 있어서 부가세 납세의무를 위탁자로 본 것은 위탁매매가 지니고 있는 외연의 범위를 넘어 세법적 사실을 포섭한 조세법상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되는 문제가 있고, 거래의 귀속주체와 이익 등의 귀속주체를 혼동하여 거래세라는 부가세 본질을 외면한 잘못된 해석기준을 낳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위탁매매와 신탁계약은 서로 본질적으로 다른것이므로 신탁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봄이 타당하다 2. 공탁금출급청구권확인 소송의 진행관계 이에 H신탁은 서울지방법원에 공탁금수령권자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심판결에서 H신탁은 패소하였고, 이에 상고하였다. 3. 판시사항 신탁법상 신탁재산의 개발.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위탁자) -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함에 있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게 되는 경우 수탁자자신이 계약당사자가 되어 신탁업무를 처리하게 되는 것이나 그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으로 발생한 이익과 비용은 최종적으로 위탁자에게 귀속하게 되어 실질적으로 위탁자의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신탁법에 의한 신탁 역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 소정의 위탁매매와 같이 자기(수탁자) 명의로 타인(위탁자)의 계산에 의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또는 공급받는 등의 신탁업무를 처리하고 그 보수를 받는 것이어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의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원칙적으로 위탁자라고 보아야 한다. III.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있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1. 부가가치세의 의의 부가가치세(Valued Added Tax)는 재화나 용역이 생산.제공되거나 유통되는 모든 거래단계에서 생성되는 부가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과세하는 조세이다.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을 생산.공급하거나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가가치에 대하여 모든 거래단계마다 과세하는 多段階 去來稅로서, 그 조세의 부담은 거래상대방에게 전가되어 종국적으로는 최종소비자가 그 부담을 지도록 하는 한다. 즉 재화와 용역에 부과된 세액은 전가되어 소비자의 부담으로 귀착될 것이 예상되어 있는바, 擔稅者가 소비자일 것을 예상하는 一般消費稅이자 間接稅이다. 그러나 납세의무자는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事業者가 법률상 납세의무를 부담한다. 2. 납세의무자 부가가치세법상 “부가가치를 납부할 의무자(납세의무자)”는 「영리목적의 유무에 불구하고,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사업자)」이며, 여기서 과세의 대상이 되는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을 일컫는다(동법 제6조 제1항)」, 다만 「“위탁매매 또는 대리인에 의한 매매”에 있어서는 위탁자 또는 본인이 직접 재화를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동법 제6조 제5항).」위탁매매 또는 대리관계에서 납세의무자는 위탁자 또는 본인이 된다. 그런데 납세의무자의 확정은 외관이 아닌 법적실질에 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경우 누가 납세의무자인지는 신탁계약의 법적실질과 신탁계약에서 누가 실질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당해 대상판결은 같은 전제아래 신탁법상의 신탁계약의 실질을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 소정의 위탁매매로 보고, 신탁계약에서도 위탁계약과 같이 위탁자가 실질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자라고 본 것이다. 3. 위탁매매제도와 신탁제도의 異同 신탁제도나 위탁매매제도 모두 수탁자의 명의로 법률관계가 형성된다는 점과 종국적으로는 그 수익과 비용이 위탁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하지만 신탁제도에 있어서는 수탁자가 사망해도 신탁관계가 종료하지 않는 반면(신탁법 제11조 제2항), 위탁매매는 수탁자가 사망하면 계약관계가 종료하며(상법 제112조, 민법 690조), 또한 신탁에서는 신탁재산을 구속함에 반해 수익자나 위탁자에게 그 법률효과가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위탁매매의 경우에는 위탁매매인이 위탁매매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유가증권 또는 채권은 위탁자와 위탁매매인의 채권자사이에서는 위탁매매인의 이전행위없이 당연히 위탁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간주된다(상법 제103조). 뿐만 아니라, 신탁계약에 있어서, 위탁자는 수탁자를 지시할 수는 있어도 직접 신탁재산을 관리처분을 할 수 없고, 수탁자가 행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거나 수탁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으나, 위탁매매의 경우에는 위탁자는 위탁매매인에게 일정한 가격에 매수 또는 매도할 것을 정할 수 있고, 위탁매매인이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위탁자가 이를 인수하지 않아도 무방하다(상법 제106조). 이와 같이 신탁제도는 위탁매매제도와는 달리 위탁자와의 관계에서도 독립성이 강화되어 있으며,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완전히 독립된 거래관계인 것이다. 4. 신탁계약을 위탁매매와 같게 평가한 대상판결 들의 문제점 가.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 따라서 신탁계약을 위탁매매의 외연의 범위내에 일률적으로 포섭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거래세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할 때도 신탁제도 고유의 특성에 따라 신탁계약의 체결경위, 목적, 취지, 거래대상, 거래당시 비용지출의 당사자, 거래사업의 실질담당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부가가치의 귀속주체 즉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지, 단지 법률상 명의는 수탁자에게 귀속하고, 그 경제적 이익과 비용은 위탁자 내지 수익자에게 귀속한다는 구조상의 유사성만가지고 일률적으로 위탁매매와 유사하다하여 신탁계약에 있어서도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라고 본 대상판결 1, 2는 신탁제도와 위탁매매제도를 혼동하여 신탁계약에 포섭시킨바, 이는 위탁매매가 지니고 있는 외연의 범위를 넘어 세법적 사실을 포섭한 조세법상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 “신탁수익의 귀속”과 “과세물건인 부가가치의 귀속”을 혼동 게다가 대상판결 들은 “신탁수익의 귀속”과 “과세물건인 부가가치의 귀속”을 혼동하여 이 사건 거래내용을 위탁매매라고 본 잘못이 있는 것이다. 즉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과세물건인 이건 거래로 발생한 부가가치가 누구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실질적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 여부)여부에 대해 신탁법의 내용, 신탁계약을 체결한 과정, 취지, 목적, 당사자의 의사, 일반인의 법의식 및 법감정 등을 좀더 면밀히 검토?종합하여 판단한 후, 이건 신탁계약을 위탁매매로 볼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하는데, 신탁관계의 본질을 간과하고, 실질적으로 법적인 과세물건의 귀속을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IV. 대상판결 1의 검토 가. 토지개발신탁에선 수탁자(부동산신탁회사)가 신탁사업수행을 위하여 금웅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고, 건설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며, 수분양자(임차인)들과 분양계약(임대차)을 체결한다. 이와 같은 경우 수탁자는 계약상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예컨대 대출금융기관에 대하여는 대여금반환채무를, 시공회사에 대하여는 공사비지급채무를, 수분양자에 대하여는 분양목적물을 이전해주거나, 분양계약해제시 분양대금반환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수탁자(신탁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는 신탁계약이 종료할 때, 우선 신탁재산으로 지급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신탁법 제42조 제2항에 따라 수탁자는 수익자에게 그 비용을 부담하게 할 수 있으나, 수익자가 수익권을 포기할 경우에는 수탁자가 부담할 수 밖에 없다(동조 제3항). 결국 수탁자는 수익자에 대하여 신탁재산을 한도로 유한책임을 부담하지만, 제3자에 대하여는 무한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수탁자의 채무는 신탁재산과 부담부분이 없는 연대채무에 유사한 채무를 부담한다. 결국 토지개발신탁의 경우에는 수탁자가 모든 계약상 채무를 부담하며, 그 명의로 모든 법률행위를 하는 것이다. 나. 게다가 이건과 같은 토지개발신탁의 경우, 수익자가 받은 수익은 수탁자가 행한 법률행위의 효력에 따른 것도 아니며, 그 경제적 효과가 미치는 것도 아니다. 그 실질은 단지 신탁사업의 목적수행에 따라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얻은 수익을 배당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대상판결에 따르면 배당이익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한 경우가 된다. 다. 또한 신탁법상 수익자가 가지는 법적인 권리는 수탁자에 대한 일정한 급부청구권일 뿐, 신탁재산에 대하여 아무런 물권적 권리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상판결처럼 신탁재산의 처분이익을 향수한다는 근거로 위탁자를 사업자로 보는 것은 경제적실질에 따라 과세하는 것으로 실질과세원칙에 대해 법률상 실질설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종전 판례의 태도와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본다. 라. 결국 재화를 인도.양도할 있는 자는 당해 재화의 소유자 혹은 재화를 처분할 수 있는 대외적 처분권자라고 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토지개발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가 재화의 공급자 내지 공급받는 사업자로서 납세의무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V. 결론 그러나 이건 대상판결 들은 신탁재산의 관리처분거래를 그 실질에 따라 파악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의 위탁매매로 본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있어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판단할 때, 사법상 거래에서 실제로 행하여진 신탁계약의 설정취지, 목적, 거래대상, 거래당시 비용지출의 당사자, 일반인의 관념, 거래사업의 실질담당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부가가치의 귀속주체 즉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지, 단지 세금계산서상 ‘공급받는 자’ 내지 ‘공급하는 자’를 위탁자로 하였다는 점과, 법률상 명의는 수탁자에게 귀속하고, 그 경제적 이익과 비용은 위탁자 내지 수익자에게 귀속한다는 구조상의 유사성만가지고 일률적으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의 위탁매매라 보고, 신탁계약에 있어서도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라고 본 대상판결 1, 2는 신탁제도와 위탁매매제도를 혼동하여 신탁계약 포섭시킨바, 이는 위탁매매가 지니고 있는 외연의 범위를 넘어 세법적 사실을 포섭한 조세법상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건 대상판결 1은 거래의 귀속주체와 이익 등의 귀속주체를 혼동하여 거래세라는 부가가치세의 본질을 외면한바 잘못된 해석기준을 낳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위탁매매와 신탁계약은 서로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므로, 신탁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적어도 토지개발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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