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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일조방해와 공동불법행위의 성부
Ⅰ. 연구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들은 부산 사하구 장림2동 소재 J빌라의 소유자 또는 임차인들이다. 피고 S건설 주식회사는 1996. 6. 7. J빌라의 남서쪽에 인접한 토지 위에 지상 25층, 7개동 규모의 S아파트를 신축하기 시작하여 2002. 12. 31. 골조공사를 마쳤다. 피고 주식회사 G는 2000. 12. 15.경 J빌라의 동남쪽에 인접한 곳에 지상 20층, 1개동 규모의 G아파트를 신축하기 시작하여 2002. 11. 22.경 완공하였다. J빌라는 위 각 아파트의 신축 전에는 동짓날을 기준으로 08:00부터 16:00까지의 8시간 중 4시간 이상의 총 일조, 09:00부터 15:00까지의 6시간 중 2시간 이상의 연속일조를 누리고 있었다. 신축된 G아파트는 주로 10:30 이전에 J빌라에의 일조를 단독으로는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 정도(주로 50~70분)로 방해하였고, S아파트는 주로 10:30 이후에 일조방해를 가했는데, 위 각 일조방해를 합한 전체일조방해는 수인한도를 넘었다. 원고들은 피고들에 대하여 J빌라에 가해진 전체일조방해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그 손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가. 공동불법행위에 있어서는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공동되어 있으면 족하며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이의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동시에 또는 거의 같은 시기에 건축된 가해건물들이 피해건물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일조침해의 결과를 야기한 경우 각 가해건물들이 함께 피해건물의 소유자 등이 종래 향유하던 일조를 침해하게 된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가해건물의 건축자 등은 일조침해로 피해건물의 소유자 등이 입은 손해전부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한다. 나. 일조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어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는 그 재산상 손해 중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더라면 청구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Ⅱ. 연구 1. 이 사건의 쟁점 피해건물에 복수의 가해건물에 의한 복합일조방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건물에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가 발생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전체일조방해를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개별가해자별로 그로 인한 일조방해부분만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가 문제된다(쟁점1). 수인한도초과여부를 전체일조방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는, 전체일조방해에 기여한 개별가해행위 사이에 관련공동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쟁점2). 대상판결은 이를 긍정하여 예견가능성이 있는 한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는데, 복합일조방해는 특정할 수 있는 개별적 침해의 산술적 합에 불과하므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수인한도 내의 일조방해는 당초 피해자가 감수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한 배상청구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쟁점3). 2. 복합일조방해에 관한 학설의 전개 가. 각 가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를 일체적으로 평가하는 학설 이 학설은, 피해건물이 각 가해건물에 의하여 입게 된 전체일조방해를 일체적 피해로 파악하고, 전체일조방해를 기준으로 수인한도의 초과여부를 판단한다. 가해자들의 책임부담은 가해건물들의 건축시점을 기준으로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로 나누어 정한다. (1) 가해건물들이 시간적 관련성을 갖고 건축된 경우 가해건물들이 같거나 비슷한 시기에 건축되었다면 그로 인한 복합일조방해의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각 가해행위 사이에 객관적 행위관련성뿐만 아니라 주관적 공동성까지 인정할 수 있어서 각 가해자들은 전체일조방해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져야한다고 한다. (2) 가해건물들이 시간적 관련성을 갖지 아니하고 건축된 경우 기존건물이 건축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새로운 건물이 건축되어 피해건물에 대한 일조방해를 가중하는 경우이다. 이때에는 기존건물의 건축행위와 새로운 건물의 건축행위 사이에 행위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각 가해행위 사이에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각 가해자는 다른 가해자와 무관하게 각자의 행위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한다. 이 학설에서는 기존가해자는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지 아니한 이상 전체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부분에 대하여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한다. 기존가해자는 자신의 건축행위 이후에 생긴 새로운 건물의 건축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발생한 결과에 대하여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든다. 새로운 가해자의 책임에 대하여는 다시 견해가 갈린다. 우선 새로운 가해자는 전체일조방해로 인한 손해전부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하여는 새로운 가해자로 하여금 자신과 무관한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인수하게 함으로써 기존건물에 인접한 토지소유자의 소유권을 부당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와는 달리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상태를 지역성의 한 요소로 평가하여 전체손해를 피해자와 새로운 가해자에게 적절하게 분담시키자는 견해도 주장된다. 구체적 분담방법에 관하여는 전체일조방해에 대한 새로운 건물의 기여도를 측정하여 그에 따른 책임을 새로운 가해자에게 부담시키되, 새로운 건물의 기여도를 측정함에 있어서 새로운 건물에 의한 일조방해 중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와 중복되는 부분은 새로운 건물과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이를 제외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에 의하면, 기존건물과 새로운 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각 3시간으로서 중복부분이 없어 피해건물에 대하여 총 6시간의 일조방해를 가하고 있다고 할 때, 전체일조방해 6시간 중 수인한도를 넘는 2시간에 대하여 전체일조방해 6시간에서 새로운 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한 1시간의 일조방해를 새로운 가해자의 책임으로 하고, 나머지 일조방해는 지역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아 피해자에게 인수시키게 된다. 나. 각 가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학설 이 학설에서는 기존건물과 새로운 건물에 의한 각 일조방해를 별개의 피해로 파악하고, 개별적으로 수인한도초과 여부를 판단한다. 이 견해는 다시 새로운 건물로 인한 일조방해(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와 중복되는 부분을 포함)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다면 전체일조방해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초과하더라도 새로운 가해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견해와 가해자 사이에 공모가 있다든가 연대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가해자들은 전체일조방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는 때에는 전체일조방해 중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만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개별책임을 부담할 뿐이라는 견해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견해에 대하여는 각 가해자들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만을 부담하므로 둘 사이에서는 공평하지만 피해자로서는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를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없어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다. 두 번째 견해에 의하면, 수인한도 내로 취급되는 일조방해를 4시간, 기존건물과 새로운 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각 3시간으로서 중복부분이 없어 총 6시간의 일조방해를 가하고 있다고 할 때, 수인한도 내로서 허용되는 일조방해는 기존건물과 새로운 건물에 각 2시간이 되고, 따라서 새로운 건물의 가해자는 자신의 건물로 인한 일조방해 3시간 중 위와 같이 허용되는 2시간을 공제한 나머지 1시간의 일조방해에 대하여만 책임을 부담하며,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기존건물에 의한 기존의 수인한도 내의 일조방해 3시간과 새로운 건물에 허용되는 일조방해 2시간을 더한 5시간의 일조방해를 수인해야 한다. 2. 검토(쟁점1, 2) 가. 수인한도판단의 대상이 되는 일조방해 수인한도는 그 문언으로 알 수 있듯이 피해자가 얼마만큼의 피해를 수인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므로, 피해자에게 발생하는 전체피해를 대상으로 수인한도의 초과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얼마만큼 가해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보아 개별불법행위의 문제니만큼 개별적 불법행위에 있어서의 수인한도 내의 피해만큼 개별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거나 개별가해자는 수인한도 내로 인정되는 피해를 가해자수로 나눈 만큼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견해는 주객이 전도된 관점에 터 잡은 이론이라 생각한다. 피해자는 자신의 건물에 발생한 일조방해가 단일건물에 의하였는지, 아니면 복수건물에 의해 발생하였는지에 무관하게 오로지 일조방해의 총량을 기준으로 수인여부를 결정하는 것이고 이는 당연한 이치라 할 것이다. 나. 복합일조방해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의 성부(행위관련성의 유무) 생각건대, 복합일조방해의 경우 각 가해건물에 의한 개별적 피해는 서로 구별되어 특정될 수 있고, 하나의 가해건물은 다른 가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와는 아무런 인과관계를 갖지 아니한데, 다만 피해건물에 발생한 개별일조방해의 총량이 피해자의 수인한도를 넘는 것에 불과하다. 한편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각 가해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손해발생의 공동원인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甲의 행위가 A라는 피해를 일으키고, 乙의 행위가 B라는 피해를 일으켰을 뿐이고, 甲의 행위와 乙의 행위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A와 B를 서로 구별하여 특정할 수 있는데도, 우연히 같거나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행하여졌다는 사정만으로 甲의 행위와 乙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동일한 피해자에게 발생한 피해라고 하더라도 A, B를 산술적으로 더한 총량을 일체적 손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피해건물에 대하여 각각 별개의 침해를 가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복수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는 통상 공동불법행위와는 관련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해자의 수인한도를 정함에 있어서 앞서 살핀 것처럼 일조방해의 총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데, 이 때 수인의 가해자들이 개별적으로는 수인한도 안의 일조방해를 가하고 있을 뿐이나 전체적으로는 피해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를 가하는 경우에 대한 피해구제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겉보기에 공동불법행위문제와 유사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소개한 일부학설이 각 가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까닭은 복수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불법행위가 아닌 일반불법행위의 문제로 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 점에 한해서는 견해를 같이한다. 굳이 공동불법행위로 구성하고자 하는 견해에서는 개별일조방해가 서로 합하여져 비로소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법적 의미에서는 일체적 손해로 볼 수 있다고 반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목적을 정한 후 근거를 찾는 주객이 전도된 법리구성으로 명확한 논리적 근거가 박약할 뿐만 아니라, 어떤 행위의 위법여부를 고정불변의 추상적 명제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로 한정시킨 결과라 생각한다. 즉, 4시간미만의 일조방해는 단독으로는 항상 적법하다는 틀을 벗지 아니한 상태에서 예컨대 개별적으로는 적법한 각 3시간씩의 일조방해로 6시간의 전체일조방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하여도 피해자를 구제하여야 한다는 목적을 위해서, 전체일조방해를 일체적 손해로 의제한 다음, 그 결과 전체일조방해에 기여한 개별행위 사이에 행위관련성을 인정하여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을 긍정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일체적 손해로 의제하는 경우에는 전체일조방해에 관여한 모든 행위자에게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가해건물들이 동시 또는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경우에만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그 외의 경우에는 면책하고 있는 점도 역시 목적을 위한 의제로 해석된다. 즉 기존건물소유자는 과거에 건축할 당시 이미 도시토지이용현황으로 보아 장래 언젠가는 인접한 토지 위에 새로운 건물이 건축되어 자신의 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와 결합하여 피해건물에 대한 일조방해를 가중할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 전에 건축을 마친 건물소유자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우지 않기 위하여 동시 또는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경우에만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의제한다. 위 논리대로라면, 대상판결의 사안만하더라도 S아파트가 착공된 후 무려 4년이 지나 G아파트가 착공된 것이어서 만약 S아파트의 건축주는 예정공정대로 공사를 마쳤더라면 전체일조방해의 예견가능성이 없었을 터인데 여러 사정으로 공기가 늦춰지게 되었고 그 와중에 G아파트가 착공되어 결과적으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되는바, 이러한 결론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생각건대 후술하는 바와 같이 어떤 행위의 위법여부는 그 행위가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상황 위에서 판단되는 것이므로, 통상의 경우 개별적으로는 수인한도 내의 일조방해라도 구체적인 행위상황여하에 따라서는 위법한 침해로서 그로 인한 책임을 져야하고, 이로써 굳이 위와 같은 이중의 의제를 거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피해자구제라는 법 정책적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점, 일조방해분쟁은 인접토지소유자 사이의 이해관계조정이 주목적인데 극히 소량의 일조방해만을 가한 가해자도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전체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은 법 목적적으로 적절하지 않는 점, 손해의 개념이 아무리 법적 판단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자연적 의미와 전혀 무관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의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개별일조방해만으로도 자연적, 법률적 의미에서의 손해는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수인한도의 법리를 받아들인 까닭에 이를 피해자에게 인수시킬 뿐이다. 그런데 일조방해로 인한 손해가 수인한도를 넘음으로써 비로소 배상의 대상이 된다고 해서 손해의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전체일조방해로 비로소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이를 일체적 손해라고 하기는 어렵다.)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반론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다. 개별일조방해의 위법성과 책임범위 어떤 행위가 적법한가, 위법한가의 문제는 책임귀속을 위한 법적 가치판단문제로 그 행위가 행해진 구체적인 행위상황과 결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피해건물에 발생한 전체일조방해가 피해자의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그에 기여한 모든 개별가해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해야 한다. 이 경우 2시간의 일조방해가 단독으로만 이루어진 경우에는 적법하지만, 다른 3시간의 일조방해와 함께 이루어진 경우에는 위법하게 되어, 동일한 정도의 일조방해가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다른 일조방해와 함께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위법여부가 다르게 되어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행위의 위법여부는 그로 인한 결과와 관련지어 판단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발생한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오히려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결국, 복합일조방해에 있어서 개별가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불법행위자가 아닌 일반불법행위자로서 그 행위기여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라. 구체적 사례에 대한 검토 (1)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 수인의 가해자들이 각 개별가해건물을 건축함에 있어서 서로 공모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의 태양으로 공동행위주체가 되어 피해건물에 대하여 일조방해를 가한 경우에는 각 가해자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전체일조방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예컨대 각 가해자들이 자신의 건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가해건물들을 종합적으로 관련성을 갖고 설계?건축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이 때 각 가해건물이 시간적으로 관련되어 건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인의 가해자들이 전체적인 개발계획을 공유한 채 시간적 간격을 두고 각각 가해건물을 건축한 경우에는 비록 시간적 관련성이 없지만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함에 아무런 의문이 없다. 더구나 재산적 손해와는 달리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침해행위는 건축행위가 끝난 시점에서 곧 종료되는 것이 아니고, 해당가해건물이 철거되지 아니하여 일조방해가 계속되는 한 끝나지 않았다고 할 것이어서 기존건물이 건축되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새로운 가해건물이 건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두 건물의 건축행위 사이에 행위관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복수의 가해건물이 같거나 비슷한 시기에 건축되어 각 건축행위 사이에 시간적 관련성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가해자들이 공동행위주체로서 기능하지 아니한 이상 가해자들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이 개별적인 일조방해만을 일으키는 것이어서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하겠다. (2)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복수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는 위와 같이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개별불법행위의 경합에 불과하다. 따라서 각 가해자들은 원칙적으로 다른 가해자와 무관하게 각자의 행위에 따른 책임만을 부담한다. 다만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었는지의 여부는 피해자의 건물에 발생한 전체일조방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가) 가해건물들이 시간적 관련성을 갖고 건축된 경우 가해건물들이 동시에 건축되거나, 기존건물에 의한 토지이용상황이 지역성을 인정할 정도로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신축건물이 건축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 가해자들은 전체일조방해 중 수인한도를 넘는 부분에 대하여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을 진다. 따라서 각 가해자의 책임범위는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 × 자신의 일조방해/전체일조방해”의 산식으로 정해진다. 중복일조방해부분에 대하여는 각 가해행위와 일조방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경합적으로 존재하고, 각 가해자는 다른 가해행위를 원용하여 자기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다만, 중복일조방해부분에 대하여는 가해자 중 한명이 그 손해를 배상하면 다른 가해자들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그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될 것이다. 가해자들은 내부적으로는 공평의 원칙상 안분하여 책임을 분담한다고 할 것이다. (나) 가해건물들이 시간적 관련성을 갖지 아니하고 건축된 경우 기존의 가해자는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지 아니한 이상 새로운 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를 합한 전체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다만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부분에 대하여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즉, 기존의 가해자는 새로운 건물이 신축됨으로 인하여 새로이 증가한 일조방해부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다만 그 이유는 기존건물건축행위 이후에 생긴 새로운 건물의 건축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발생한 결과에 대하여 책임질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위법성이 단절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기존건물에 의한 일조방해는 이미 고정된 토지이용현황에 해당하고(이 점에서는 기존의 일조방해를 지역성의 한 요소로 파악하는 학설과 궤를 같이 한다), 새로운 가해자는 새로운 건물을 건축함에 있어서 이를 고려하여 피해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일반적 금지는 지켜질 것으로 기대되고, 이로써 기존의 가해행위에 대한 위법성판단은 그 시점에서 고정되며, 그 후 가해행위가 개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가해자는 전체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는 이상 자신의 일조방해정도에 불문하고 불법행위자로 평가받게 되고,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 중 새로운 건물의 건축으로 새로이 증가한 일조방해전부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대하여 새로운 가해자는 자신과 무관한 기존건물의 기여부분 때문에 불법행위자로 평가받는 것이어서 부당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데, 행위의 위법성이나 그에 따른 책임은 구체적 행위상황 위에서 결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미 고정된 토지이용현황을 토대로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방해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일반적 금지를 위반하여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를 발생케 하였으므로, 반드시 부당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일조방해를 수인할 수 있는가는 관념상의 문제라 할 것이어서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일반인이 수인할 수 있는 일조방해의 한도를 실제로 정하는 일은 다분히 정책적이고, 의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수인하여야 할 일조방해의 정도는 단일 건물에 의한 침해나 서로 시간적 관련성을 갖는 복수건물에 의한 침해경우보다는 서로 시간적 관련성이 없는 복수건물에 의한 일조방해의 경우에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건물과 기존건물에 의한 각 일조방해 중 중복되는 부분에 한하여서는 새로운 건물의 건축 전후에 아무런 상황변화가 없어서 새로운 건물에 의하여 일조방해가 가중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새로운 가해행위자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3. 쟁점3에 관한 검토 대상판결은 ‘수인한도를 넘지 않았더라면 청구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원심판결이 설시한 일조방해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일조방해시간과 비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고, 수인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수인한도를 초과함으로써 비로소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사고에 입각하여 판단한 결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왜냐면 일조방해로 인한 침해는 그 시간과 정비례관계는 아니더라도 비례성을 갖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하급심실무에서는 재산상 손해를 일단 일조방해시간과 연관하여 평가하고 있는 점(주택가격은 교육여건, 교통요건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되는데, 현실에 있어서 주택가격이 일조방해만으로 하락하는 일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감정인은 주택가격에서 일조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정하여 온전한 일조이익을 누리는 상태의 주택가격을 상정한 다음, 일조방해시간비율로 주택가격하락금액을 산출해내는 방법을 주로 취하고 있다.), 수인한도 내의 일조방해에 대하여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상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동생활상 불가피하다는 정책적 이유에서 피해자가 감수하여야 할 손해로 취급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수인한도를 초과함으로써 비로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는 원심판결의 논리대로라면, 수인한도를 정하는 작업이 곧 손해발생사실을 확인하는 의미도 갖게 되는데, 수인한도를 정하는 일은 법 정책적 판단이 개입되는 법 적용의 영역에 속하고, 손해발생의 확인은 증거에 의한 사실인정의 영역에 속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혼돈이 발생하게 된다. 더구나 손해배상사건에서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 수인한도를 정하는 작업은 불필요한 일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일조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는 수인한도를 정하고, 그 초과여부를 심리하기에 앞서 손해발생유무를 먼저 심리해야 한다고 할 것인데, 이는 수인한도법리에 모순된다. 요컨대 소량의 일조방해만으로도 손해는 발생하였지만, 이는 그 성격상 사회공동생활의 유지를 위하여 일정정도까지는 참아야 하는 법익침해에 해당한다는 수인한도의 법리를 받아들여, 수인한도 내의 손해를 피해자에게 인수시키고, 그 결과 침해행위를 적법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어차피 일조방해로 인한 재산상 손해를 정함에 있어서는 정책적 평가를 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수인한도 내로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을 공제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전혀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일조이익을 보호해주게 되어 인접토지소유자 사이의 이해관계조정에 있어서 선행토지이용자의 이익만을 고려한 꼴이 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부분에 대하여는 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대상판결의 1심판결이 원칙상 전체일조방해 중 수인한도를 넘는 부분만을 평가요인으로 하여 시가하락금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위와 같은 취지로 보인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가해자는 “가해건물이 존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상정한 피해건물의 시가 중 일조이익이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 금액 × (1-수인한도 내의 일조방해/전체일조방해- 기존건물의 일조방해 중 수인한도 초과부분/전체일조방해)”의 산식으로 계산한 금액에 대하여만 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주택가격은 여러 가지 종합적 요소에 의하여 형성되고, 수인한도 역시 일조방해정도 외에 다른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해지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는 재산상 손해를 정확하게 평가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재판실무상 사실상 취하기 어려워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수인한도 내로 평가되는 일조방해시간 및 다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시가하락금액을 적절하게 감액한 나머지를 재산상 손해로 봄이 상당할 것이다. 4. 대상판결의 검토(결론) 대상판결이 복합일조방해에 있어서 전체일조방해를 대상으로 수인한도를 정한 것은 타당하나, 가해자들에게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운 것은 복합일조방해의 특성, 즉 서로 관련성이 없어 특정하여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일체적 손해라 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라 생각한다. 일조방해가 수인한도를 넘더라도, 그 수인한도 내의 일조방해에 상응하는 재산상 손해는 당초 선행토지이용자가 감수하던 것이므로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2006-04-10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법적 지위
[판결요지] 아파트入住者代表會議는 공동주택의 공유부분에 대한 관리권만을 가질 뿐이므로, 區分所有者들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권리인 공유부분의 불법점유자에 대한 방해배제청구권 등은 행사할 수 없다. 1. 사건의 개요, 組織體와 그 內部機關 현재 전국에는 數千個의 단지에 數十萬棟의 아파트가 건립되어 있고, 여기에 數百萬名이 입주하여 생활하고 있다. 그 입주자들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약칭; 代表會議)를 통하여 단지를 관리한다. 이 사건은 A대표회의(원고)가 S도시가스주식회사(피고)를 상대로 단지내 시설의 철거 등을 청구한 사건이다. 원판결이 위 판결요지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請求를 기각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支持하였다. 代表會議의 法的 地位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그 법적 지위를 살펴보기 위하여 먼저 조직체와 그 내부기관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한다. 우리 사회에는 UN, APEC, IOC, 국가, 지방자치단체, 정당, 회사, 社團, 財團 등 수많은 국제적, 국내적 조직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하 社團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민주적 조직체는 거의 모두 그 내부기관으로 最高意思決定機關(약칭; 最高機關), 執行機關 등을 두고 있다. 국가의 국회, 대통령과 국무회의가, 社團의 총회, 會長과 理事會가 각 그런 기관에 해당된다. 민주적 조직체는 그 중 최고기관을 會議體(a deliberative assembly)의 형태로 설치하고 있다. 회의체란 다수의 구성원으로 구성되고 이들이 회의를 열어 회의진행법에 따라 단체의사를 결정하는 기관이다 (Robert’ Rules of Order 1-2p, 金敎昌, 표준회의진행법(법률신문사) 16-17면). 조직체내에는 최고기관 이외에 理事會, 委員會 등 회의체가 더 설치되어 있다. 2. 集合建物管理團 集合建物의 區分所有者들은 집합건물의 소유와 관리에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이들 전원으로 管理團이라는 명칭의 社團이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된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약칭 集合建物法)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다(제23조 제1항). (대법원 1995.3.10. 선고 94다49687, 49694 판결, 吳玟錫 ‘입주자대표회의, 관리단, 재건축조합의 법률관계’ 법률신문 2004.10.24 字) 아파트는 집합건물 중 하나이므로 아파트 1棟마다 이 법에 의하여 관리단이 설립된다. 우리 민법은 社團을 法人인 社團과 非法人 社團으로 구분한다. 위 관리단은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되는 社團이므로 필자는 이를 法人인 社團으로 분류한다. 관리단의 最高機關은 管理團集會이고, 집행기관은 관리인이다. 團地內 全體 棟의 아파트 구분소유자들은 그 전원으로 구성되는 團地管理團을 설립할 수 있다. 團地管理團의 설립 여부는 구분소유자들의 의사결정에 맡겨져 있다. 各 棟의 관리단은 법정의 社團임에 비하여, 단지관리단은 임의의 社團인 것이다. 3. 入住者社團과 代表會議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하나로서 집합건물법과 아울러 주택법(2003.5.29. 주택건설촉진법이 全文개정됨)의 규제를 받는다. 아파트 단지의 관리에 관하여는 동법시행령에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2003.11.29. 개정시까지는 공동주택관리령이 따로 시행되었었는데, 위 개정시에 위 관리령이 시행령에 흡수됨). 주택법령 중 대표회의에 관한 규정들은 위 개정 전후에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따라서 개정전 대표회의에 대한 本稿는 그대로 현행의 대표회의에 대한 설명도 된다. 아파트에 관하여는 집합건물법이 기본법이고, 주택법이 특별법이다. 집합건물 중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특별법인 것이다. 따라서 구분소유자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주택법이 아파트에 적용된다(본 대상판결, 吳玟錫 전게, 文永基·方京植 공동주택관리론 144-145면). 아파트의 소유자들은 團地內 全體 棟의 공용부분(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포함, 주택법시행령 제46조 제1항)의 관리에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이들 전원으로 入住者社團이 주택법에 의하여 당연히 設立된다. 주택법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필자는 그렇게 해석한다. 入住者社團은 위 棟別 또는 團地管理團과는 별개의 社團이다. 入住者社團도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되는 社團이므로 위 관리단과 마찬가지로 필자는 이를 法人인 社團으로 분류한다. 주택법은 그런 社團이 설립되는 것을 전제로 그 내부기관들로서 대표기관인 대표회의, 집행기관인 회장, 이사 등의 설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대표회의의 구성원인 대표들은 棟別로 세대수에 비례하여 입주자들에 의하여 선출된다. 주택법은 공동주택의 입주자수가 다수이므로 그들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총회 대신에 그들의 대표들로 구성되는 代表會議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를 선출하는 입주자는 ‘주택의 소유자 또는 그 소유자를 대리하는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다(주택법 제2조 제10호). 주택법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을 아파트의 관리에 관하여 소유자의 대리권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함이 있을 뿐, 결국 대표를 선출하는 입주자는 집합건물법의 구분소유자와 같다. 따라서 대표회의는 단지내 전체 동의 소유자 전원으로 설립된 入住者社團의 내부기관이다. 그 대표기관인 것이다. 그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李洙哲 “입주자대표회의의 소송수행권” 釜山判例硏究會 判例硏究 第16輯 575면 이하). 일찍이 대표회의가 원고로서 提訴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이 대표회의를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입주자사단의 내부기관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그의 당사자능력을 부정하면서 訴却下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1990.12.20. 선고 90나25784 판결). 그런데 대법원이 대표회의를 獨自的 組織體로 인정한다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하였다(1991.4.23. 선고 91다4478 판결). 대표회의에 대표자가 선임되어 있고, 자체로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의에 따라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社團法人의 總會, 株式會社의 株主總會에도 대표자로서의 의장이 선임되어 있고, 자체로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 총회들을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단지의 관리업무는 대표회의가 아니라 입주자사단의 집행기관인 대표회의회장과 이사가 수행한다. 대법원이 조직체와 그 내부기관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어떻든 이 대법원판결 이후 판례와 학설이 대표회의를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는 쪽으로 굳어졌다(대법원 1997.11.28. 96다22365 판결, 동 2001.1.5. 선고 2000두2686 판결, 고준기 ‘사용자의 개념-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성’ 노동법학 제14호(노동법학회, 2002.6.), 윤성철 ‘아파트위탁관리제에 있어서의 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 여부’ 노동판례평석모음집(중앙노동위원회, 2005). 이 대상판결도 그 예의 하나이다. 4. 대표회의의 管理權, 結語 대상판결은 집합건물의 공유부분을 제3자가 불법으로 점유하는 경우에, 그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배제를 청구할 권한은 區分所有者가 각각 행사하거나 그 전원이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을 뿐, 대표회의는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한다. 관리란 보수, 교체 및 개량을 말한다(주택법시행령 제51조 제1항 제5호). 공유부분에 대한 방해배제를 청구하는 것은 단지의 관리에 속한다. 대표회의가 독자적 조직체라면, 구분소유자 전원으로부터 단지의 관리에 관한 권한을 수여받은 조직체일 것이다. 그리고 집합건물법이 棟別 管理團 이외에 團地管理團의 설립을 대비하고 있지만, 단지관리단이 설립되는 예는 거의없고 입주자사단과 대표회의가 실제로 단지관리단과 그 최고기관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吳玟錫 전게). 그런 실정이므로 대표회의가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구분소유자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대법원이 대표회의를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면서, 구분소유자가 각각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조차도 그 조직체가 행사할 수 없다고 判示한 것은 법리에도 어긋나고 一貫性도 잃은 것이다. 대법원이 조직체의 내부기관에 불과한 것을 독자적 조직체라고 잘못 인정한 餘波로 이런 判示를 내놓기에 이르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대법원은 이제라도 입주자사단이 원고로서 提訴한 것인데 그 표시를 잘못한 것이 아닌지를 原審더러 밝히라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어야 한다. 그러면 환송심이 원고로 하여금 그 표시를 “A아파트입주자사단 대표자 대표회의회장 ○○○”로 訂正하도록 명하고, 本案의 판단에 들어가 피고가 단지내 일부를 점유할 權原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가려 원고의 청구를 認容 또는 棄却할 것이다. 대표회의의 법적 지위를 바로 잡도록, 앞으로 주택법에도 집합건물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입주자사단이 당연히 설립된다는 규정을 정부가 신설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두 법의 一元化도 검토하기를 바란다.
2006-03-13
조망이익의 보호 요건 및 시공사의 책임
1. 대법원 판결의 요지 가. 건물의 신축으로 인하여 그 이웃 토지상의 거주자가 직사광선이 차단되는 불이익을 받은 경우에 그 신축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일조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어야 하고, 건축법 등 관계법령에 일조방해에 관한 직접적인 단속법규가 있다면 그 법규에 적합한지 여부가 사법상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것이지만, 이러한 공법적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고자 하는 일조는 원래 사법상 보호되는 일조권을 공법적인 면에서도 가능한 한 보장하려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조권보호를 위한 최소한도의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바, 이러한 조망이익은 원칙적으로 특정의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다. 재건축아파트를 신축함에 있어 수급인인 시공사가 단순한 수급인으로서 이를 시공한 것이 아니라 신축자금의 비용부담과 그 투입자금의 회수방법 등에 비추어 재건축조합과 사실상 공동 사업주체로서 그 이해관계를 같이 하면서 재건축아파트를 신축하였다면, 건축주가 아닌 시공사도 재건축아파트의 신축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사실관계 가. ‘갑’재건축조합(이하 소외조합이라 한다)은 기존의 아파트를 철거하고 그 지상에 아파트(이하 이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건축하기 위하여 1995년경 피고에게 아파트 신축공사를 도급주어, 피고가 1998년 말경 이 사건 아파트를 완공하였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보다 13 - 15m 정도 낮은 북쪽 저지대에 위치한 토지 및 지상의 주택 소유자들이다. 다. 이 사건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원고들 소유 각 주택의 일조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는데, 이 사건 아파트가 완공된 후 원고들 소유의 주택들은 동지일 기준으로 하여 원고 ‘병’ 외 9명의 원고들(이하 원고 병 등이라 한다)의 경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하여 2시간 이상 확보되지 아니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 4시간 이상 확보되지 아니할 정도로 일사량이 감소되었고, 원고 병 등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나머지 원고들이라 한다)은 위 2가지 경우에 해당할 만큼 일사량이 감소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일사량과 조망의 정도(거실 중간 부분에 서서 창문을 통하여 외부를 바라 볼 때 보이는 하늘의 면적이 창문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천공률의 정도)가 감소되었다. 3. 사건의 경과 가. 제1심 판결 제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사건번호: 99가합59608호)은, 아파트 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사는 도급인인 시행자와 타인의 일조나 조망침해를 통모하였거나 재건축의 시공이 관계법령을 위반하여 ‘명백히’ 타인의 일조권을 침해하는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한 일조나 조망침해에 의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데, 이 사건에서는 시공사인 피고에게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나. 제2심 판결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사건번호: 2002나22016호)은, 원고 병 등의 청구에 대하여는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침해가 있다고 인정함은 물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도 일조에 대하여는 수인한도를 넘는 일조침해가 없지만 천공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을 들어 감소한 일조와 조망을 종합 감안하여 위법한 일조 및 조망침해가 있다고 인정하고, 시공사인 피고는 위 재건축사업의 사실상 공동주체로서 일조 및 조망의 침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여 제1심판결의 원고들 패소부분 중 일부를 파기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각 일부 인용하였다. 다.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제2심 판결 중 원고 병 등의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부분에 대하여는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4. 평석 가. 일조침해 (1) 법률적 성격 건물 등의 축조로 인하여 그 주변의 건물이나 토지에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일조침해의 법률적인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따라서 기판력의 범위가 특정되는바, 이에 관하여는 토지나 건물 또는 사람이 일조를 향유하는 것을 법률상 권리(물권설, 인격권설, 환경권설 등으로 나누어 짐), 생활에 따른 이익(단순한 반사적 이익이라는 견해와 법률상 보호되는 생활이익이라는 견해가 있음)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견해가 나누어 진다. 필자는, 직사광선을 향유하는 것에 대한 법률적인 성격을 독립된 권리로 보기에는 현행법상 이르고, 생활이익 가운데 법률상 보호되는 생활이익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사법적 판단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사항에 해당하고, 법적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현행법상 어렵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행법 아래에서 일조는 건물이나 토지의 소유권의 한 내용(권능)으로 보호되고, 자연인이 향유하는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보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일조침해는 일정한 정도를 넘으면 그로 인하여 타인의 소유권을 침해되거나 인격권을 침해하여 불법행위가 성립되고, 그 침해를 야기한 자는 불법행위자로서 그로 인한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법률구성이 된다 할 것이다. (2) 일조침해의 불법행위 성립요건 건물 또는 구조물의 축조로 인한 일조침해가 타인의 토지나 건물의 소유권 또는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축조행위로 인한 일조침해가 일반적인 불법행위 요건인 위법한 고의나 과실행위에 해당하여야 하고,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여야 한다. 일조침해를 야기하는 건물이나 구조물의 축조행위는 그 일조침해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으면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수인한도론이 통설, 판례이다(구성을 약간 달리하는 신수인한도론도 있다). 나아가 일조침해의 수인한도를 정하는 요소로서는 피해의 정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 공법적인 규제 등이 있고, 그 중 피해의 정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며, 공법적인 규제는 일응의 기준이 된다 할 것이며, 현재 서울과 경기지역에 있는 일반 주거지역의 경우 일응의 기준은 보호대상이 소유권이거나 인격권이거나 구별하지 아니하고 09:00부터 15:00까지 사이의 일조가 연속 2시간 확보가 되거나 08:00부터 16:00까지 사이의 일조가 합계 4시간 확보되면 수인한도의 범위에 있다고 하는 것이 하급심 및 대법원의 수인한도기준으로 보인다. 나. 조망침해 (1) 법률적 성격 건물 또는 구조물의 축조로 인하여 그 주변의 건물이나 토지의 소유자나 거주자가 종전부터 향유하던 경관이나 조망이 차단되는 조망침해의 법률적인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관하여도 일조침해와 동일하게 그 견해가 나누어 진다. 이러한 견해의 대립은 일조침해에서와 같이 판결의 기판력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논쟁이나, 아래에서는 필자의 사견만을 소개하기로 한다. 즉 현행법 아래에서는 조망도 일조와 같이 건물이나 토지의 소유권의 한 내용(권능)으로 보호되고, 자연인이 향유하는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보호될 수 있다고 생각되므로, 조망침해도 일조침해와 같이 일정한 정도를 넘으면 그로 인하여 타인의 소유권을 침해되거나 인격권을 침해하여 불법행위가 성립되고, 그 침해를 야기한 자는 불법행위자로서 그로 인한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일정한 토지나 건물이 종전부터 법률상 보호되는 조망가치나 이익(권리설의 입장에서는 소유권의 한 내용가치이고 생활이익설의 입장에서는 이익이 됨)을 가질 것을 요한다. (2) 불법행위 성립요건 건물 또는 구조물의 축조로 인한 조망침해가 타인이 종전부터 가지던 토지나 건물의 소유권의 조망가치나 거주자의 인격권의 일부인 법률상 보호되는 생활이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성립하기 위하여는 먼저 그 토지나 건물에 종전부터 법률상 보호되는 조망가치나 이익이 존재하여야 하고, 다음으로 축조행위로 인한 조망침해가 일반적인 불법행위 요건인 위법한 고의나 과실행위에 해당하여야 하며,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여야 한다. 따라서 먼저, 일정한 토지나 건물에 종전부터 법률상 보호되는 조망가치나 이익이 있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특정의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가치나 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가치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일정한 건물이나 토지에 존재하는 위와 같은 조망가치나 이익을침해하는 건물이나 구조물의 축조행위라도 그 축조행위가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기 위하여는 그 조망침해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어야 한다는 수인한도론이 통설, 판례이고, 그 수인한도를 정함에있어서는 일조침해와 같이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조망침해가 수인한도인지는 대법원판례나 학설도 그 기준을 제시한 일이 없다(일부 하급심판결에서 천공률 정도만을 기준으로 판결한 것이 있지만, 사견으로는 별로 참고할 것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 일조 및 조망침해에 관한 시공사의 책임 일조 및 조망침해에 있어서 가해건물의 소유자인 건축주가 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별다른 의문이 없으나, 가해건물의 시공자도 건축주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또는 독자적인 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이 있는가에 관하여는 시공자만이 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견해, 건축주만이 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견해, 시공자와 건축주가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견해, 원칙적으로 건축주만이 불법행위책임이 있고 시공자는 가해건물의 신축에 관하여 주도적 또는 건축주와 공동으로 관여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견해(일본 하급심에 이 견해가 보인다)가 있다. 공사장의 소음, 분진과 달리 일조 및 조망침해는 공사에 따른 적극적인 환경침해가 아니라 완성된 건축물에 의한 소극적인 환경침해라는 관점에서, 공법상 적법하게 허가된 공사를 단순히 도급받아 시공하는 시공자에게 불법행위법상의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그 침해를 방지할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할 것이므로, 위 마지막 견해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이 온당하다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대법원판결의 의의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종래 대법원에서 인정해 오던 서울 경기지역의 주거지역에 대한 일조침해에 관하여 그 수인한도기준과 그 기준을 정하는 요소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고, 법률상 보호되는 조망요건에 관하여 종래 하급심이 불분명하게 적시한 요건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규정하여 그 요건을 분명히 하였으며, 일조 및 조망침해에 대한 가해건물의 시공자가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처음으로 구체적 사정을 판시하여 대법원판결로서 선도적인 매우 의미 깊은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로서 더 욕심을 부리자면, 판결의 전체적인 취지로서는 일조 및 조망침해의 법률적인 성격을 소유권침해의 견해에서 판시한 것으로 보이나, 판시내용에 일조권, 조망권이라는 용어를 씀으로서 혹시 일조나 조망을 독립된 권리(환경권 등)로 인정한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되고, 일조나 조망침해의 법률적 성격을 사람의 생활이익을 침해하여 심적 고통을 야기하는 소위 인격권 침해도 인정하는지(원고가 거주자나 조망을 위한 방문자도 인정될 수 있는지), 그 경우에 소유권 침해와 동일한 수인한도가 요구되는지 등에 관하여는 본 판결의 판시 만으로는 명백하지 않다고 생각되므로, 다음 대법원판결에서는 이에 대한 판단도 기대해 본다.
2004-12-27
공동주택의 하자담보책임기간
Ⅰ. 판결의 요지 구 주택건설촉진법(1997. 12. 13. 법률 제54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공동주택관리령(1997. 7. 10. 대통령령 제154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공동주택관리규칙(1999. 12. 7. 건설교통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공동주택의 입주자?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는 공사의 내용과 하자의 종류 등에 따라 1년 내지 3년(다만, 내력구조부의 결함으로 인하여 공동주택이 무너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5년 또는 10년)의 범위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사업주체에게 하자의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바, 이는 행정적인 차원에서 공동주택의 하자보수 절차?방법 및 기간 등을 정하고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정한 것으로서 위 법령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입주자 뿐만 아니라 사업주체와 별다른 법률관계를 맺지 않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도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아울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가 집합건물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구 주택건설촉진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하여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점까지 고려할 때 구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련 규정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의 제척기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 Ⅱ. 하자보수기간에 대한 각종 법률의 규정 1. 민법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하여는 인도 후 5년간의 담보책임이 있고, 그 목적물이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것인 때에는 10년간의 담보책임이 있다.(제671조) 2.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집합건물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는 민법 제671조를 준용하되, 민법의 규정보다 매수인을 불리하게 한 특약은 효력이 없다.(제9조) 3. 건설산업기본법 수급인은 발주자에 대하여 건설공사의 목적물이 벽돌쌓기식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철골구조?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 기타 이와 유사한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10년의 범위내에서, 기타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5년의 범위내에서 공사의 종류별로 대통령령(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30조 및 별표4)이 정하는 기간 이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이 있으며, 건설공사에 관한 하자담보책임기간에 관하여 다른 법령(민법 제670조, 제671조 제외)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도급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는 그 법령이나 도급계약이 정한 바에 따른다.(제28조) 4. 주택법시행령 내력구조부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은 기둥?내력벽(힘을 받지 않는 조적벽 등은 제외한다)은 10년, 보?바닥 및 지붕은 5년으로 규정되어 있고(주택법시행령 제62조제1항, 별표7) 그 이외에는 주택법시행령 제59조 제1항에 의한 별표 6에 의하여 시설구분에 따라 1년, 2년, 3년의 하자보수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Ⅲ. 주택법시행령(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의 효력에 대한 논의 1. 무효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 “집합주택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이 법에 저촉하여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주택법시행령(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각종 하자보수기간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 준용하는 민법 제671조의 5년 또는 10년 보다 단기간이므로 입주자에게 불리하여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의하면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한 규정은 무효이며, 민법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하급심판결 중 부산고등법원 2002나2157 손해배상(기) 사건에서 재판부는 무효설을 따랐다. 2. 유효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 ‘집합주택의 관리방법과 기준’에는 하자보수청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주택법과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을 비교할 수 없으므로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은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하급심판결 중 서울지방법원 2002가합21931 하자보수금 사건에서 재판부는 유효설을 따랐다. 3. 절충설 민법 제671조 제1항의 ‘건물 기타 공작물의 하자’는 건물 중 물리적인 분리나 교체, 개별적인 보수가 불가능한 부분의 하자를 뜻하고 이는 결국 건물의 ‘주요 부분에 발생한 하자’를 뜻하며, 그 이외에 분리나 교체, 개별적인 보수가 가능한 부분, 즉 건물의 주요부분 이외에서 발생한 하자는 도급계약상 일반적인 물건의 하자로 보아 제670조 제1항의 1년의 담보기간에 해당된다고 보아 민법상 제척기간은 부위별로 달리 보아야 하고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 기간은 대부분 유효하고 이를 발생기간 및 제척기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4. 사견 민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분인 기둥, 벽, 지붕 등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주요 구조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현대의 건축물에 있어서의 각종 설비와 인테리어 등에 대하여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대의 건축물과 관련지어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먼저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한 규정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고, 민법상의 10년 또는 5년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본다. 주택법시행령 별표6에서 분류된 시설공사의 구분에는 민법상의 건물 기타 공작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다수 존재하므로(예: 도배공사, 식재공사 등의 조경공사, TV공청설비공사) 주택법시행령상의 시설공사의 하자보수기간 전부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며 각 시설공사의 성질에 따라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분일 경우에는 민법상의 규정에 따른 10년 또는 5년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고, 주요 구조부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670조에 의하여 1년간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여야 하나,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위 민법 제670조의 규정 보다 불리하지 않으므로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Ⅳ. 종전 대법원판례 종전의 대법원판례 중에는 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한지에 대하여 정면으로 다룬 것은 없었으나, 구 공동주택관리령에서 규정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유효인 것을 전제로 한 판례는 다수 있었다. 대법원 2002. 2. 8. 선고 99다69662 판결에서는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위 공동주택관리령 제16조 및 구 공동주택관리규칙(1999. 12. 7. 건설교통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별표 3]에서 규정하고 있는 하자이어야 하는바, 위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에서는 하자보수대상인 시설공사의 구분 및 하자의 범위와 그 하자보수책임기간을 규정하면서, 하자보수대상 시설공사를 대지조성공사, 옥외급수위생관련공사, 지정 및 기초공사, 철근콘크리트공사 등 17개 항목으로 구분한 후, 하자보수책임기간을 1년에서 3년까지로 정하면서 기둥, 내력벽의 하자보수기간을 10년으로, 보, 바닥, 지붕의 하자보수기간을 5년으로 따로 규정하였고, ……… (중략) ……… 그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위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 소정의 하자보수의무기간을 도과하기 전에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라고 판시하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인 것을 전제로 판결하였다. 또한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2다4290 판결도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하였다. 다만, 이와 같은 대법원 판결들에서는 당사자들이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하여 유?무효를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의 유?무효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Ⅴ. 본 판결의 의의 본 대법원 판례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하자보수기간은 행정적인 차원에서 입주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체와 별다른 법률관계를 맺지 않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도 하자보수기간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는 사업주체가 예치한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힌 데 의의가 있다. 또한 구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련 규정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의 제척기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에 관하여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규정이 민법의 규정에 우선하는 제척기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는 집합건물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구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시설공사 중 도배공사, 식재공사 등의 조경공사와 같이 민법 제671조에서 규정한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목적물이라 볼 수 없어 이에 관하여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규정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각 시설공사에 대한 하자보수기간은 모두 무효이고 이에 대하여 전부 10년 또는 5년의 제척기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는 볼 수는 없고, 그 시설공사에 따라 성질상 민법의 규정 보다 구분소유자에게 불리한 경우에만 무효라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주택법시행령상의 각 시설공사에 따른 하자보수기간이 유효인지, 아니면 민법의 규정에 저촉되어 무효인지를 가려줄 판결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2004-11-25
입주자대표회의, 관리단, 재건축조합의 법률관계
Ⅰ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대법원 판결로부터 파악되는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 피고는 1993. 4. 1.경부터 1995. 3. 31.경까지 00아파트 동별 대표자를 구성원으로 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입주자들로부터 징수한 특별수선충당금을 개인명의 계좌에 예치하고 있다. 원고는 위 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을 위하여 설립된 조합으로 재건축공사를 완공하여 2002. 10. 18. 아파트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1994. 12. 3. 조합 창립총회, 1995. 3. 4. 임시조합원 총회, 1997. 12. 21. 조합총회를 각 개최하여 조합규약·재건축사업시행 등 재건축사항을 결의하였고 거의 모든 구분소유자들이 위 사항에 동의하였다. 이에 원고는 특별수선충당금을 재건축조합이 승계하였다며 피고에게 특별수선충당금이 적립된 예금채권의 양도를 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서울고법 2004. 1. 16.선고 2003나 52274판결)은 “재건축사업으로 인하여 종전의 관리단이 해체되고 재건축조합이 결성되면서도 특별수선충당금의 처분에 관한 특별한 결의가 없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별수선충당금은 재건축조합에 승계되고”, “한편 00아파트의 주민들은 재건축결의를 위한 관리단의 집회와 사실상 동시에 개최된 재건축조합의 창립총회와 그 후 임시조합원 총회, 조합총회 등을 거쳐 원고에게 전유부분을 거의 모두 신탁하였으므로 위 주민들 내지 이들로 구성된 관리단은 특별수선 충당금에 대한 모든 권리를 원고에게 승계시키는 결의를 한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 3. 대법원의 판단 재건축조합과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별개의 단체로서 그 구성원을 달리할 뿐 아니라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하여 관리단이 당연히 해체되는 것도 아니므로 특별수선충당금이 관리단의 규약이나 그 처분에 관한 유효한 결의없이 재건축조합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각 조합원 총회 당시 관리단 집회를 가졌다거나 관리단으로서 이 사건 특별수선충당금에 대한 권리를 원고에게 승계시키기로 하는 유효한 결의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환송. Ⅱ 공동주택 관리단, 입주자대표회의 1.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상의 관리단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23조 제1항은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는 전원으로써 건물 및 그 대지와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을 구성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러한 관리단은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는 건물이 있는 경우 당연히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성립되는 단체(대법원 1995. 3. 10.선고 94다49687, 94다49694판결)이다. 2. 구주택건설촉진법령상의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주택의 입주자들은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한 때 동별대표자를 선출하여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여야 하여야 하고(구주택건설촉진법 제38조 제6 내지 7항) 입주자대표회의는 구주택건설촉진법령(현재는 주택법령) 및 관리규약이 정한 바에 따라 공동주택과 그 대지, 복리 및 부대시설의 유지 관리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고 이를 관리주체를 통하여 집행한다(공동주택관리령 제3조, 제9 내지 10조).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의사결정기관과 대표자가 있을 뿐 아니라, 또 현실적으로도 자치관리기구를 지휘?감독하는 등 공동주택의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인 아닌 사단으로 당사자 능력을 가진다(대법원 1991. 4. 23.선고 91다4478판결). 다만 구분소유자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공용부분 등의 불법점유자에 대한 방해배제청구 등의 권리를 재판상 행사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3. 6. 24.선고 2003다17774판결) 사법인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과는 구분되는 공법상의 단체이다. Ⅲ 특별수선충당금 1. 특별수선충당금의 규정 특별수선충당금은 공동주택건물의 효용과 교환가치를 보전한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구분소유자들로부터 관리비와 별도로 강제적으로 적립되고(구주택건설촉진법 제38조의 2),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금융기관의 계좌에 예치하여 관리되며,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관리규약이 정한 바에 의하여 사용되는데(공동주택관리령 제23조 제6 내지 7항), 일반적으로 관리규약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동의절차를 거쳐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수선공사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 용도와 사용절차를 엄격히 하고 있다. 따라서 특별수선충당금은 구분소유권의 변동 등에 따라 환급되거나 처분될 수 없고 일단 납부, 적립된 후에는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에 총유의 형태로 귀속된다. 또한 법령이 정하는 용도로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관리단 규약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처분하여야 한다. 2. 특별수선충당금의 귀속관계 특별수선충당금제도의 취지와 용도, 관리방법 및 사용절차 등 법령의 규정을 살펴보면 구분소유자들의 공유라 볼 수는 없고, 구주택건설촉진법령상 특별수선충당금을 입주자대표회의 명의 계좌에 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사법상의 귀속관계를 정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특별수선충당금의 징수는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이루어질 뿐 특별히 관리단 집회의 결의나 구분소유자들의 동의에 의하여 그 귀속관계를 정하지도 않는다. 결국 특별한 근거 없이 관리단과 구분되는 입주자대표회의에 특별수선충당금이 총유의 형태로 귀속된다고 판단한 원심 및 대법원 판결은 그 논리상 비약이 있다. Ⅳ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의 관계 1. 양자의 차이 및 공동주택의 현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은 공동주택 이외의 집합건물까지도 대상으로 하여 사법적 측면에서 구분소유자들간의 권리의무를 규율함에 반하여 구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은 공법적 측면에서 2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만을 규율함으로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근거법률의 취지와 목적에서부터 확연히 구분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별대표자가 그 구성원임에 반하여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부가 구성원이고,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여 시행할 권한이 있을 뿐이나 관리단은 관리단 집회의 결의에 따라서는 공용부분의 방해배제청구·전유부분의 사용금지청구 등 구분소유자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권리까지도 행사할 수 있는 점(집합건물법 제25조, 제43내지 44조), 입주자대표회의 경우 구분소유자 뿐 아니라 사용자도 동별대표자의 선출이나 관리규약 개정 등에 의결권을 행사함에 반하여 관리단은 구분소유자만이 의결권을 가지는 점 등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단은 여러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별개로 구성되어 존립되어야 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공동주택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만이 구성되어 있다. 물론 관리단이 당연성립주의를 채택하고 있기는 하나 규약제정, 대표자의 선출 등 조직행위가 없다면 그 권한행사가 불가능하므로 조직행위가 불필요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다만 우리 판례는 “구분소유자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로서 법 제23조 제1항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면 그 존립형식이나 명칭에 불구하고 관리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구분소유자와 구분소유자가 아닌 자로 구성된 단체라 하더라도 구분소유자만으로 구성된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할 수도 있다”(대법원 1996. 8. 23.선고 94다27199판결)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2. 관리단의 실제로서의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주택 중 특별한 이유로 관리단이 입주자대표회의와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한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하나의 단체인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법상의 표현이고 사법상으로는 관념적 단체인 관리단의 구체적 실현형태인 것이다. 따라서 공법상의 공동주택 관리권한을 행사할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로서, 사법상의 권한을 행사할 경우에는 관리단(물론 이 경우에도 그 명칭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될 것이다)으로서 각 권한을 행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미 본 바와 같이 판례 또한 그 명칭이나 구성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의 성격을 겸유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동별대표자를 선출하고 관리규약 개정에 대한 동의를 하는 등의 권한행사는 구분소유자를 대리하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묵시적 위임 등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도출할 수도 있고, 주택법령상의 법정 대리관계로 파악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나 이 부분은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관리단 집회에서 그 대표자인 관리인을 선임하는 것 또한 구분소유자들의 대표자인 동별대표들이 입주자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공동주택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청구사건의 하급심에서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판시하는 사례(부산고등법원 2002. 12. 27.선고 2002나2157판결, 청주지방법원 2004. 7. 23.선고 2002가합1366판결)는 이와 같은 공동주택의 현실에 착안한 법리구성으로서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Ⅴ 관리단과 재건축조합의 관계 1. 재건축사업진행에 따른 관리단의 소멸 재건축조합의 조합원들은 재건축 아파트 착공에 즈음하여 조합에 자신의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을 신탁등기하고 있고, 재건축 미동의 구분소유자들의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에 대하여도 재건축조합이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임의 매수하므로 늦어도 사용검사 이전에는 집합건물 구분소유권을 100%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구분소유권자들의 100%가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것이므로 집합건물 관리단과 재건축조합간의 구성원 차이는 없어지게 된다. 또한 이 때가 되면 집합건물은 이미 철거가 완료되므로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은 소멸하게 되어 건물 및 대지와 부속시설의 관리라는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의 목적도 상실된다. 2. 관리단 소멸과 특별수선충당금의 귀속 재건축 아파트 공사의 착공에 즈음하여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은 그 목적달성의 불능으로 해체되었다고 봄이 옳다.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이 특별수선충당금의 귀속관계를 명확히 하는 결의 없이 자연적으로 해체되게 되면 이는 구분소유권자 전부를 구성원으로 하게 되는 재건축조합에 승계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집합건물법상의 재건축결의는 “건물의 가격에 비하여 과다한 수선, 복구비나 관리비용이 소요되고, 건물을 재건축하게 되면 그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하여 현저한 효용의 증가가 있게 되는 경우”에 가능한 것이고, 재건축결의사항에는 “건물의 철거 및 신건물의 건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산액과 그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므로 구분소유자 전부가 재건축조합에 가입하고 재건축결의에 동의하여 구분소유권 및 대지권을 신탁한 시점에서는 이미 특별수선충당금 또한 재건축사업에 제공하기로 하는 결의가 전제되거나 묵시적으로 동의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Ⅵ 대상판결의 검토 1. 대법원이 재건축조합과 관리단을 원칙적으로 구분하여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었다 하여 관리단이 해체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점은 정당하나 이미 해체되어 재구성될 수 없는 관리단의 결의를 통하여 특별수선충당금을 처분하도록 한 결론은 매우 부당하다(이 사건에서 특별수선충당금이 입주자대표회의 명의가 아닌 대표회장 개인명의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2. 결론에 있어서는 원심의 판단이 올바르다고 보인다. 다만, 원심도 재건축조합의 창립총회 등을 관리단 집회로 단정한 점은 소집권자나 소집절차 등에서 의문이 있다. 차라리 재건축조합이 100% 구분소유자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시점에서 관리단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거나 건물철거와 함께 관리단은 해체되고 재건축결의로서 특별수선충당금은 재건축조합에 승계되었다고 판단함이 더욱 자연스럽지 않은가 한다. 3.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관리규약으로 재건축 당시의 구분소유자들에게 특별수선충당금을 분배한다는 규정을 두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특정시점의 구분소유자들에게 예상치 않은 이익을 주는 것이어서 형평에 어긋나고,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전제하지 않는 한 법리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4. 문제의 근본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관리단을 각 공사법상의 단체로 구분하고 있는 입법체계로부터 근원한다. 입법론으로는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을 폐지하고 입주자대표회의로 일원화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의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판결요지- 재건축 조합고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별개의 단체로서 그 구성원을 달리할 뿐 아니라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하여 관리단이 당연히 해체되는것도 아니므로 특별수선충당금이 관리단 규약이나 그 처분에 관한 유효한 결의없이 재건축조합에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 -평석요지-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었다 하여 관리단이 해체된 것도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나 이미 소멸해 재구성될 수 없는 관리단의 결의를 통해 특별수선충당금을 처분토록 한 결론은 매우 부당한다. 입법론으로는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을 폐지하고 입주자대표회의로 일원화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으로 의제하는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2004-10-28
채무자 소유 아닌 부동산에 대한 경매와 담보책임
[事實關係] 대법원판결로부터 파악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건물 및 그 대지는 A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는데, 그 회사에 대한 채권자의 신청으로 이들에 대하여 강제경매가 실시되었다. 원고는 거기서 이들을 경락받아 경락대금을 완납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피고는 이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로서 9억원을 배당받을 것이었지만, 그에 관한 이의가 제기됨에 따라 그 금액은 공탁되었다. 그런데 그 후 제3자 甲이 이 사건 건물은 애초 A 회사가 아니라 甲의 소유로서 A 회사의 소유권보존등기는 물론 원고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甲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위 공탁된 배당금에 대한 피고의 출급청구권은 피고가 원인 없이 이득한 것이라고 하여 그 양도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그 후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원고승계참가인에게 양도하였다. 原審(大邱高判 2003.9.25, 2002나9203)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 이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절차는 그 개시 당시부터 채무자 소유가 아닌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강제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은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공탁된 배당금 중 이 사건 건물에 관한 8억9천여만원의 청구권을 양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判決趣旨] “경락인이 강제경매절차를 통하여 부동산을 경락받아 대금을 완납하고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나, 그 후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어서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와 같은 강제경매는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경락인은 경매 채권자에게 경매대금 중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민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에 따른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640 판결, 1993. 5. 25. 선고 92다15574 판결 등 참조).” [評釋] 對象判決은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명문에 반하고, 또한 종전의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여겨지므로, 찬성할 수 없다. 1. 이 사건은 채무자 앞으로 소유권등기가 된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가 행하여져서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납부하고 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으나 원래 그 경매목적물이 채무자가 아닌 제3자의 소유이어서 경락인이 그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된 事案에 대한 것이다. 즉 이 사건은 원심판결이 정면에서 설시하는 대로 경매의 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타인에게 속한 경우로서 채무자가 이를 취득하여 경락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 우선 위의 사실관계가 경매의 목적물이 애초 채무자 아닌 타인에게 속하는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아가 大判 76.4.27, 75다2322(要集 민 I-2, 940); 大判 82.12.28, 80다2750(集 30-4, 171) 등 판례는 타인 소유의 부동산이 매매된 경우에 진정한 소유자가 매수인 또는 매도인을 상대로 그 명의의 소유권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그 승소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민법 제570조에서 정하는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태도를 취하여 왔다(우선 民法注解[IX], 282면 이하(梁彰洙 집필) 참조). 다른 한편 민법 제578조 제1항은 “競賣와 賣渡人의 擔保責任”이라는 표제 아래 “競賣의 境遇에는 競落人은 前8條의 規定에 의하여 債務者에게 契約의 解除 또는 代金減額의 請求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거기서 정하는 ?전8조의 규정? 중에 제570조가 포함됨은 그야말로 계산상으로도 명백하다. 따라서 위의 사실관계에서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이 문제되어야 함은 논의의 여지가 없다. 대상판결이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어서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라고 설시하고 있다고 해서, 이것이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타인의 소유에 속한 경우와는 별개임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2. 對象判決이 들고 있는 두 개의 참조판결은 대상판결과 사실관계를 달리하여서, 구속력 있는 선례가 될 수 없다. (1) 우선 大判 91.10.11, 91다21640(集 39-4, 27)은, 강제경매의 채무명의가 된 약속어음공정증서가 위조된 것이어서 그 절차에서의 경락인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유가 있으면 경락인이 경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음은 물론인데, 이러한 경우는 제578조 및 제570조 내지 제577조에서 정하고 있는 담보책임의 발생요건의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 원고를 위한 구제수단은 담보책임 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한편 대상판결과의 관련에서 의미 있는 것은, 그 판결이 “민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에서의 담보책임은 매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매절차는 유효하게 이루어졌으나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등의 하자로 경락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이를 잃게 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이고,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인 경우에는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설시하여서, 명확하게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하자로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에서 정하는 담보책임이 발생한다는 태도를 밝히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 판시도 경매의 무효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으나, 역시 경매목적물이 타인에게 속하는 경우를 보다 구체적으로 지칭하여 그 경우에는 담보책임이 인정된다고 설시하는 것을 중시하여야 할 것이다. 또 그렇게 보면 이 판결에서 '경매절차 자체'의 무효를 운운하는 것은, 그 사실관계에서 문제된 대로 그 절차를 시동시키는 출발점이 되는 채무명의가 무효인 경우와 같이 경매의 절차적 추행과 관련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관련된 것이고,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제3자에게 속하는 것과 같이 말하자면 경매에 '공신적 효과'가 없다는 그 실체적 효력과 관련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되지 못할 바 없다. (2) 또한 大判 93.5.25, 92다15574(공보 1386)은, 근저당권의 설정자가 목적물인 건물을 헐고 새로 건물을 지었는데 이에 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지 않고 있던 중 원래의 근저당권자인 피고가 그에 기하여 新建物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그 경매절차에서 원고가 목적물을 경락받고 경락대금을 납부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이 경우 피고의 근저당권은 동일성을 상실한 신건물에는 효력이 없고, 무효인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경락인은 물론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도 민법의 규정 어디를 보아도 그로부터 담보책임이 발생한다는 정함을 찾을 수 없다. 한편 이 大判 93.5.25.도 앞의 (1)에서 인용한 大判 91.10.11.의 설시를 그대로 반복하여,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하자로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의 담보책임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확인하고 있다. 3. 이와 같이 대상판결이 참조판결로 인용하는 종전의 재판례들은 오히려 대상판결과는 반대로 경매목적물이 강제경매의 채무자 아닌 제3자에게 속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의 담보책임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밝혔다고 보는 것이 솔직한 이해일 것이다. 이들 외에도 위와 같은 경우에 담보책임을 긍정한다고 보아야 할 재판례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大判 88.4.12, 87다카2641(集 36-1, 153)이 중요하다. 이 판결은, 甲 소유의 부동산이 甲 앞으로 등기되어 있었는데 乙이 서류를 위조하여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하고 다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피고가 丙을 위하여 원고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바,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행하여진 임의경매에서 원고가 경락을 받은 사안에 대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결국 경매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한 원고는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에 기하여 피고를 상대로 계약해제에 따르는 원상회복으로서 경락대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쟁점은 오히려, 피고와 같은 物上保證人이 민법 제578조 제1항에서 1차적으로 담보책임을 진다고 정하여진 '채무자'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물상보증인이 동조상의 채무자에 해당함을 긍정하고, “경락인이 그에게 계약해제권을 행사하였으면 물상보증인은 경락인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진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이에 대한 찬성평석으로 梁彰洙, “他人 所有 物件의 競賣와 物上保證人의 擔保責任”, 판례월보 216호(1988.9), 38면 이하(同, 民法硏究, 제2권(1991), 231면 이하에 再錄) 참조). 만일 對象判決과 같이 언필칭 “경매가 무효”라고 하여서 경락인은 경매채권자에 대하여 그가 배당받은 금액의 반환을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서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민법 제578조에 따른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면, 위의 大判 88.4.12.와 같이 물상보증인, 즉 민법 제578조 제1항의 법문으로 말하면 ?경매채무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은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4.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제3자의 소유에 속하는 경우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인정하더라도 실제 사건의 해결로서는 대상판결의 결론과 같이 배당채권자에 대하여 일반부당이득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1차적인 담보책임자로서의 '채무자'는 특히 그에 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된 상황이라면 이미 무자력할 것이고, 따라서 결국은 제578조 제2항에 의하여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로부터 그가 배당받은 금전의 반환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욱이나 對象判決과 같은 태도에 찬성하기 어렵다. 혹 문제의 핵심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착잡하게 뒤엉키는 '경매의 무효'(사실 그 의미도 명확한 것은 아니다)의 다양한 경우들에 있어서 이를 간명하고 형평에 맡게 처리할 방도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에 있다고 한다면, 이는 보다 근원적인 論究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하여 절차의 안정성을 중시하여 경매절차의 효력을 가능한 한 유지하려는 입장(최근의 예를 들면 閔日榮, “競賣와 擔保責任의 法理 ―임차주택의 경매를 중심으로”, 法曹 568호(2004.1), 5면 이하)에서도 경매목적물이 타인에게 속하는 경우에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이 아예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한 일이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든 명문의 규정에 반하는 해석은 쉽사리 취할 것이 아니며, 또 민법 제578조가 立法論的으로 크게 문제가 있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다(그 法意에 대하여는 우선 위의 梁彰洙, 民法硏究, 제2권, 238면 이하 참조).
2004-09-06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상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I. 머리말 최근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및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이 신탁재산에 귀속되는지 여부 등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었다(대상판결 1 -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0다33034 판결, 대상판결 2 - 대법원 2003. 4. 25. 선고 99다59290 판결). 이들 판례는 자익신탁인 토지개발신탁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위탁자이고(대상판결 1), 타익신탁인 담보신탁의 경우 납세의무자는 수익자라고 판시하면서(대상판결 2), 이를 전제로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의 귀속 등에 대하여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세법상 실질과세의 원칙과 신탁법상의 법리를 오해하고, 몇 가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면관계상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논문에서 보기로 하고, 우선 대상판결 들의 전제가 된 대상판결 1의 판시내용 중에서 납세의무자부분만 검토하겠다(이하 판시 내용에서도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이 신탁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 및 기타 논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 판 결 요 지 - 신탁법에 의한 신탁은 부가가치세법 제6조제5항 소정의 위탁매매와 같이 자기명의로 타인의 계산에 의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등의 신탁업무를 처리하고 보수를 받는것이어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세 납세 의무자는 원칙적으로 위탁자라고 봐야 II. 사안의 개요 및 소송의 진행관계 1. 사안의 개요 H신탁은 1995. 6.29 J사 소유의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341대 27,360㎡(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함) 지상에 철골철근 콘크리트조 지하 5층, 지상 5층 연면적 200,019.90㎡의 건물을 건설하고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이를 임대, 관리. 운용하는 것을 신탁목적으로 하고, 이 사건 토지는 건물의 건축 및 그 소유를 위한 부지로서 관리한다는 내용의 신탁부동산 관리. 운용방법 등을 정하여 위 J사와 토지개발신탁계약(이하“이 사건 신탁계약”이라함)을 체결하였다. 이후 H신탁은 신탁재산인 이 사건 토지의 신탁목적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를 시행하였고, 그 건물신축공사를 진행하기위하여 직접 건설회사 및 감리회사 등과 공사도급계약 등을 체결하였으며, 그 회사들로부터 건설 및 감리용역 등을 제공받고 매입부가가치세액과 함께 공사대금 등 그 대가를 지급하였다. H신탁은 위와 같이 직접 위 각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토지위에 건물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성에 따라 공사도금금액을 지급하고, 건설회사 등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다. 다만, “세금계산서”에는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공급받는 자가 원고로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는 비고란에 수탁자로 기재된 채 위탁자인 위 J사가 공급받는 자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J사가 신고한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많이 신고되자, 서초세무서장은 J사에게 부가가치세 환급청구권이 J사에게 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위 환급금 중 J사의 체납세 금 39,090,920원을 공제한 금 211,796,900원을 공탁하였다. - 연 구 요 지 - 신탁계약에 있어서 부가세 납세의무를 위탁자로 본 것은 위탁매매가 지니고 있는 외연의 범위를 넘어 세법적 사실을 포섭한 조세법상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되는 문제가 있고, 거래의 귀속주체와 이익 등의 귀속주체를 혼동하여 거래세라는 부가세 본질을 외면한 잘못된 해석기준을 낳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위탁매매와 신탁계약은 서로 본질적으로 다른것이므로 신탁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봄이 타당하다 2. 공탁금출급청구권확인 소송의 진행관계 이에 H신탁은 서울지방법원에 공탁금수령권자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심판결에서 H신탁은 패소하였고, 이에 상고하였다. 3. 판시사항 신탁법상 신탁재산의 개발.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위탁자) -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관리.처분함에 있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게 되는 경우 수탁자자신이 계약당사자가 되어 신탁업무를 처리하게 되는 것이나 그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으로 발생한 이익과 비용은 최종적으로 위탁자에게 귀속하게 되어 실질적으로 위탁자의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신탁법에 의한 신탁 역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 소정의 위탁매매와 같이 자기(수탁자) 명의로 타인(위탁자)의 계산에 의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또는 공급받는 등의 신탁업무를 처리하고 그 보수를 받는 것이어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 신탁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의 사업자 및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원칙적으로 위탁자라고 보아야 한다. III.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있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1. 부가가치세의 의의 부가가치세(Valued Added Tax)는 재화나 용역이 생산.제공되거나 유통되는 모든 거래단계에서 생성되는 부가가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과세하는 조세이다.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을 생산.공급하거나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가가치에 대하여 모든 거래단계마다 과세하는 多段階 去來稅로서, 그 조세의 부담은 거래상대방에게 전가되어 종국적으로는 최종소비자가 그 부담을 지도록 하는 한다. 즉 재화와 용역에 부과된 세액은 전가되어 소비자의 부담으로 귀착될 것이 예상되어 있는바, 擔稅者가 소비자일 것을 예상하는 一般消費稅이자 間接稅이다. 그러나 납세의무자는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事業者가 법률상 납세의무를 부담한다. 2. 납세의무자 부가가치세법상 “부가가치를 납부할 의무자(납세의무자)”는 「영리목적의 유무에 불구하고,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사업자)」이며, 여기서 과세의 대상이 되는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을 일컫는다(동법 제6조 제1항)」, 다만 「“위탁매매 또는 대리인에 의한 매매”에 있어서는 위탁자 또는 본인이 직접 재화를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동법 제6조 제5항).」위탁매매 또는 대리관계에서 납세의무자는 위탁자 또는 본인이 된다. 그런데 납세의무자의 확정은 외관이 아닌 법적실질에 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경우 누가 납세의무자인지는 신탁계약의 법적실질과 신탁계약에서 누가 실질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당해 대상판결은 같은 전제아래 신탁법상의 신탁계약의 실질을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 소정의 위탁매매로 보고, 신탁계약에서도 위탁계약과 같이 위탁자가 실질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자라고 본 것이다. 3. 위탁매매제도와 신탁제도의 異同 신탁제도나 위탁매매제도 모두 수탁자의 명의로 법률관계가 형성된다는 점과 종국적으로는 그 수익과 비용이 위탁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하지만 신탁제도에 있어서는 수탁자가 사망해도 신탁관계가 종료하지 않는 반면(신탁법 제11조 제2항), 위탁매매는 수탁자가 사망하면 계약관계가 종료하며(상법 제112조, 민법 690조), 또한 신탁에서는 신탁재산을 구속함에 반해 수익자나 위탁자에게 그 법률효과가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위탁매매의 경우에는 위탁매매인이 위탁매매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유가증권 또는 채권은 위탁자와 위탁매매인의 채권자사이에서는 위탁매매인의 이전행위없이 당연히 위탁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간주된다(상법 제103조). 뿐만 아니라, 신탁계약에 있어서, 위탁자는 수탁자를 지시할 수는 있어도 직접 신탁재산을 관리처분을 할 수 없고, 수탁자가 행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거나 수탁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으나, 위탁매매의 경우에는 위탁자는 위탁매매인에게 일정한 가격에 매수 또는 매도할 것을 정할 수 있고, 위탁매매인이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위탁자가 이를 인수하지 않아도 무방하다(상법 제106조). 이와 같이 신탁제도는 위탁매매제도와는 달리 위탁자와의 관계에서도 독립성이 강화되어 있으며,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완전히 독립된 거래관계인 것이다. 4. 신탁계약을 위탁매매와 같게 평가한 대상판결 들의 문제점 가.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 따라서 신탁계약을 위탁매매의 외연의 범위내에 일률적으로 포섭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거래세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할 때도 신탁제도 고유의 특성에 따라 신탁계약의 체결경위, 목적, 취지, 거래대상, 거래당시 비용지출의 당사자, 거래사업의 실질담당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부가가치의 귀속주체 즉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지, 단지 법률상 명의는 수탁자에게 귀속하고, 그 경제적 이익과 비용은 위탁자 내지 수익자에게 귀속한다는 구조상의 유사성만가지고 일률적으로 위탁매매와 유사하다하여 신탁계약에 있어서도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라고 본 대상판결 1, 2는 신탁제도와 위탁매매제도를 혼동하여 신탁계약에 포섭시킨바, 이는 위탁매매가 지니고 있는 외연의 범위를 넘어 세법적 사실을 포섭한 조세법상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 “신탁수익의 귀속”과 “과세물건인 부가가치의 귀속”을 혼동 게다가 대상판결 들은 “신탁수익의 귀속”과 “과세물건인 부가가치의 귀속”을 혼동하여 이 사건 거래내용을 위탁매매라고 본 잘못이 있는 것이다. 즉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과세물건인 이건 거래로 발생한 부가가치가 누구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실질적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 여부)여부에 대해 신탁법의 내용, 신탁계약을 체결한 과정, 취지, 목적, 당사자의 의사, 일반인의 법의식 및 법감정 등을 좀더 면밀히 검토?종합하여 판단한 후, 이건 신탁계약을 위탁매매로 볼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하는데, 신탁관계의 본질을 간과하고, 실질적으로 법적인 과세물건의 귀속을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IV. 대상판결 1의 검토 가. 토지개발신탁에선 수탁자(부동산신탁회사)가 신탁사업수행을 위하여 금웅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고, 건설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며, 수분양자(임차인)들과 분양계약(임대차)을 체결한다. 이와 같은 경우 수탁자는 계약상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예컨대 대출금융기관에 대하여는 대여금반환채무를, 시공회사에 대하여는 공사비지급채무를, 수분양자에 대하여는 분양목적물을 이전해주거나, 분양계약해제시 분양대금반환채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수탁자(신탁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는 신탁계약이 종료할 때, 우선 신탁재산으로 지급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신탁법 제42조 제2항에 따라 수탁자는 수익자에게 그 비용을 부담하게 할 수 있으나, 수익자가 수익권을 포기할 경우에는 수탁자가 부담할 수 밖에 없다(동조 제3항). 결국 수탁자는 수익자에 대하여 신탁재산을 한도로 유한책임을 부담하지만, 제3자에 대하여는 무한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수탁자의 채무는 신탁재산과 부담부분이 없는 연대채무에 유사한 채무를 부담한다. 결국 토지개발신탁의 경우에는 수탁자가 모든 계약상 채무를 부담하며, 그 명의로 모든 법률행위를 하는 것이다. 나. 게다가 이건과 같은 토지개발신탁의 경우, 수익자가 받은 수익은 수탁자가 행한 법률행위의 효력에 따른 것도 아니며, 그 경제적 효과가 미치는 것도 아니다. 그 실질은 단지 신탁사업의 목적수행에 따라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얻은 수익을 배당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대상판결에 따르면 배당이익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한 경우가 된다. 다. 또한 신탁법상 수익자가 가지는 법적인 권리는 수탁자에 대한 일정한 급부청구권일 뿐, 신탁재산에 대하여 아무런 물권적 권리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상판결처럼 신탁재산의 처분이익을 향수한다는 근거로 위탁자를 사업자로 보는 것은 경제적실질에 따라 과세하는 것으로 실질과세원칙에 대해 법률상 실질설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종전 판례의 태도와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본다. 라. 결국 재화를 인도.양도할 있는 자는 당해 재화의 소유자 혹은 재화를 처분할 수 있는 대외적 처분권자라고 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토지개발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가 재화의 공급자 내지 공급받는 사업자로서 납세의무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V. 결론 그러나 이건 대상판결 들은 신탁재산의 관리처분거래를 그 실질에 따라 파악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의 위탁매매로 본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신탁재산의 관리.처분에 있어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판단할 때, 사법상 거래에서 실제로 행하여진 신탁계약의 설정취지, 목적, 거래대상, 거래당시 비용지출의 당사자, 일반인의 관념, 거래사업의 실질담당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부가가치의 귀속주체 즉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지, 단지 세금계산서상 ‘공급받는 자’ 내지 ‘공급하는 자’를 위탁자로 하였다는 점과, 법률상 명의는 수탁자에게 귀속하고, 그 경제적 이익과 비용은 위탁자 내지 수익자에게 귀속한다는 구조상의 유사성만가지고 일률적으로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5항의 위탁매매라 보고, 신탁계약에 있어서도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라고 본 대상판결 1, 2는 신탁제도와 위탁매매제도를 혼동하여 신탁계약 포섭시킨바, 이는 위탁매매가 지니고 있는 외연의 범위를 넘어 세법적 사실을 포섭한 조세법상 엄격해석의 원칙에 위배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건 대상판결 1은 거래의 귀속주체와 이익 등의 귀속주체를 혼동하여 거래세라는 부가가치세의 본질을 외면한바 잘못된 해석기준을 낳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위탁매매와 신탁계약은 서로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므로, 신탁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적어도 토지개발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를 납세의무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본다.
2004-01-19
차임감액확인청구사건
최근 우리들의 생활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물건에 대한 권리관념은 소유권이 아니라 그 실질적 사용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주택은 물론, 사무실, 자동차 등등 임대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일본은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있어 우리나라보다 한발 더 앞서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도 서민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종래부터 주택임대차와 관련한 차지차가법을 실시하고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차지차가법 32조에서는 차임이 ‘불상당하게 되었을 때’는 당사자는 차임증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보호법 7조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11조에는 차임이 ‘상당하게 되지 아니한 때’는 당사자는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어 그 내용이 동일하다. 그런데, 위 규정들은 임차인을 보호하는 기능이 강하다. 최근 일본에는 임차인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어 각 임차인에 적합한 사양으로 건축된 주택들이 널리 보급되어지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임차인 선택사양 주택을 흔히 order-lease, order-made 임대라 하는데, 위와 관련한 주택임대차의 경우에도 위 차지차가법 32조가 그대로 적용되는지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 이와 관련된 차임감액확인청구사건이 있어 소개한다. 이 건은 임차인인 원고(X)가 임대인인 피고(Y)의 소유지상에서 건강센터(공중욕장)를 영업하기 위하여 X가 지정하는 사양으로 Y가 건축한 욕장용 건물을 임차한 사례이다. 임대차 계약서에는 차임과 관련하여, ‘차임이 토지 또는 건물에 대한 공과금, 토지 또는 건물의 가격, 기타의 경제사정의 변동에 의해, 또는 주위 동종 건물의 차임에 비교하여 현저하게 불상당한 것으로 되었을 때’ 차임의 개정에 대하여 협의하는 것으로 하여, 차임의 감액을 현저하게 불상당한 것으로 되었을 때에 한정하는 약정이 있었다. X는 임차후 차지차가법 32조에 근거하여 차임의 감액청구권을 행사하고, 당초의 약정차임이 감액되었다는 내용의 확인을 구하였다. 본 판결은 차임감액을 제한하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의 효력을 긍정하면서, 이건에서는 차임이 아직 현저하게 불상당한 것으로 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하여 X의 항소를 기각하였다(1심에서도 X의 청구가 기각되었다). 본 판결은 그 이유로서 ‘소위 order-lease, 또는 order-made 임대에 있어서 당해 건물의 범용성이 한정되어 있을 때에는 임대인이 그 건물을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 임대차계약이 기간의 도중에서 종료한 경우, 임대인이 건축비 등의 투하자본을 회수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그 차임이 예정된 계약기간의 도중에 빈번하게 혹은 대폭으로 감액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와 같이 범용성이 한정되어 있는 건물을 다액의 자금을 투자하여 건축하고, 그 자금을 회수하는 리스크를 임대인이 지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생각하면, 그 경우의 차임의 감액청구권을 통상의 건물을 전제로 하는 임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정하는 것은 공평에 반한다. 차지차가법 32조에는 계약의 조건에 구애됨 없이 차임의 증감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통상의 범용성 있는 건물의 임대이고, 임대인이 다른 임차인에게도 임대할 수 있어 그 투하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당사자간의 공평을 꾀한 것이다. 범용성이 한정된 order-lease, 또는 order-made 임대에서 당사자간의 공평을 꾀하기 위해서는 차임액의 감액을 제한하는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과 판시하였다. order-lease, 또는 order-made 임대는 임차인의 영업에 적합한 건물을 임대인의 쪽에서 건축하여 하는 임대차이다. 건물의 범용성을 희생으로 하여 임차인 영업의 이익을 꾀하는 것이므로 그 투하자금의 회수리스크를 임대인에게만 지우는 상태에서는 계약은 성립하지 않고, 그 리스크를 임차인의 쪽에서 지도록 여러 가지 약정이 오고간다. 이 건의 약정도 그 하나의 예이다. 그 외에도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다액의 보증금, 위탁금을 보관시켜 두고, 임차인이 계약기간 도중에 임대차를 해약할 때에는 건축자금으로 아직 상각되지 않은 금액에 대응하는 보증금 등의 반환채무를 소멸시킨다고 하는 약정도 있다. 이것들은 투하자금의 회수 리스크를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일본재판실무에서는 위 임대차 계약기간 도중의 해약시에 보증금, 위탁금 등의 반환청구권을 소멸시키는 특약을 유효한 것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계약기간중의 전 차임과 임대차 목적물의 대가 및 기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볼 때 그 차임이 적정하고 합리적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일본의 차지차가법 또는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의 실정법에 구애됨 없이 차임의 감액을 제한하는 당사자 사이의 특약을 유효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정법을 적용할 것인지, 또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을 존중할 것인지는 모두 법이 추구해야만 하는 공평의 관점에서 판단할 일이기 때문이다.
2004-01-08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의미
Ⅰ. 사안 및 판결의 검토 1. 사안의 요약 원고는 보험회사로서 오토바이 소유자인 소외 J와 그 오토바이에 대하여 자동차책임보험(대인보험 Ⅰ)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기간 중인 2001. 8. 초순경 J는 오토바이를 자신의 주거지 앞 골목길 맞은편 건물 담벼락에 세워 놓은 뒤 더 이상 운행을 하지 아니하였고 그러던 중 오토바이 앞·뒤 바퀴가 모두 터져 바람이 빠졌고 J는 이를 알고도 그대로 방치하였다. 한편 위 골목길은 승용차 한대가 빠져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었다. 같은 달 19. 저녁 위 골목길에서 놀던 세살된 여자아이 H가 위 오토바이에 올라타다가 오토바이가 넘어지면서 이에 깔려 H가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함).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자동차책임보험에서 보상책임을 부담하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므로 보험금지급채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H의 아버지인 피고는 반소로서 원고에게 책임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2. 제1심 및 항소심의 판단 본 사안에 대하여 제1심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의 의미는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자동차 고유의 각종 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자동차가 반드시 주행상태에 있지 아니하더라도 자동차의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과 관련하여 자동차에 의하여 작출된 위험성이 종료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상태가 자동차의 사용 또는 관리에 해당된다고 보아 이를 자동차의 운행이라 볼 수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오토바이의 앞·뒤 바퀴가 터진 상태로 지면에 거의 수직으로 주차되어 있어서 작은 충격에도 넘어질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그곳은 주택가로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곳이므로 주차된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등의 경우에 근처에 있던 아이들이 다칠 가능성이 있는 곳이므로 위와 같이 오토바이를 주차하여 놓은 것은 오토바이의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과 관련한 위험이 종료하지 아니한 것으로 볼 것이어서 운행에 해당된다”라고 판시하면서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편 이에 대하여 항소심은 “J가 오토바이를 주택가 골목길에 열흘 이상 주차하여 두었다고 하여 H가 주차중인 오토바이에 올라가려다가 오토바이가 쓰러지면서 다치게 된 이 사건 사고를 오토바이의 운행으로 인한 사고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 3. 대법원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원고의 책임보험 약관에 의하면 원고는 피보험자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조에서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에서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여부와 관계없이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에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J가 위 오토바이의 앞·뒤 바퀴에 바람이 빠지는 바람에 외발이 받침대에 비하여 오토바이의 차체가 상대적으로 낮아져서 거의 수직으로 세워진 탓으로 오토바이가 쓰러질 위험성이 높아졌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서 매일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어주기만 하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사건 사고는 J가 오토바이를 소유, 사용, 관리함에 있어서 주차시킬 때에 지켜야 할 주의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원고가 보험계약에 따라 보상책임을 부담하는 ‘이 사건 오토바이의 소유, 사용, 관리로 인한 사고’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Ⅱ. ‘운행’이란 개념의 해석 1. 운행의 개념에 관한 학설 등에 관하여 자동차의 ‘운행’의 개념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하여는 다음 네 가지 학설이 있는 데 ① 당해장치인 원동기에 의하여 육상을 이동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원동기설 ② 당해장치를 반드시 원동기에 한하지 아니하고 조향, 제동, 기관, 기타 주행과 관련된 주행장치를 포함한다는 주행장치설 ③ 당해장치를 고정장치로 보는 것으로 원동기 및 주행장치 이외에 자동차의 고정장치인 문이나 화물자동차의 적재함의 측문 혹은 후문, 크레인차의 크레인 등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도 운행이라고 보는 고유장치설 ④ 주·정차라 하더라도 자동차가 차고를 출발하여 다시 차고에 들어갈 때까지의 일련의 운전행위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차고출입설 등이 있다. 위 학설중 ④번으로 갈수록 사고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확대되게 된다. 이러한 학설 모두 차량의 외부적·객관적 상황을 중시한 것은 사실이나 이와 함께 차량운행자의 주관적 운행의사 또한 운행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참작하고 있다. 2. 운행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검토 먼저 운행과 관련된 대법원의 입장은 대체적으로 ③번 고유장치설에 입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대법원은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여부와 관계없이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바 당해 장치란 운전자나 동승자의 화물과는 구별되는 당해 자동차 고유의 장치를 말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각종장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각각의 사용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에는 운행 중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8101호 판결, 1988. 9. 27. 선고 86다카2270판결, 1980. 8. 12. 선고 80다904 판결 등 다수)라는 취지로 해석하면서 “화물하차작업 중 화물고정용 밧줄에 오토바이가 걸려 넘어져 사고가 발생한 경우, 화물고정용 밧줄은 물건을 운송할 때 일반적·계속적으로 사용되는 장치가 아니고 적재함과 일체가 되어 설비된 고유장치라고도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다19232 판결), “트레일러로 견인되는 적재함에 부착되어 있는 쇠파이프를 철거하는 수리작업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자동차의 운행중 일어난 사고로 볼 수 없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6다7359 판결), “인부가 통나무를 화물차량에 내려놓는 충격으로 지면과 적재함 후미 사이에 걸쳐 설치된 발판이 떨어지는 바람에 발판을 딛고 적재함으로 올라가던 다른 인부가 땅에 떨어져 입은 상해를 입은 경우 위 발판은 자동차에 계속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장치가 아니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8101호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였는데 이러한 판례들은 대법원의 기본적 시각이 고유장치설에 의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 판결에서는 차고출입설에 입각한 듯한 판결도 보이는데 “자동차는 운전사가 이를 교통에 쓰기 위하여 도로에 두어 그것에 의하여 작출되는 위험한 상태가 계속되는 한 운행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도로로부터 끌어내어 차고 내지는 도로 이외의 장소에 둘 때 비로서 운행은 차단된다고 하여야 할 것인 바…레미콘트럭으로 시멘트를 운반하다가 이를 일시 도로변에 주차하였고 위 트럭의 주차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하여도 이는 트럭의 운행 중에 생긴 사고로 보아야 할 것”(대법원 1984. 5. 16. 선고 83가합4449 판결)이라는 취지는 차고출입설에 의하여 설명하는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주차와 관련된 사례에 있어서는 “트럭이 미등 및 차폭등을 켜지 않은 채 도로가에 주차하여 둠으로써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트럭운전사의 트럭운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것”(대법원 1993. 2. 9. 92다31101 판결)이라고 판시함으로써 차량이 일반의 교통에 제공되는 도로에 주차된 경우에는 대체로 운행상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Ⅲ. 본 사안에 있어 ‘운행’의 해당여부 앞에서 살핀 이 사건 사고가 자동차의 ‘운행’ 중 사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하여는 위 학설 및 판례 외에 오토바이의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점들이 추가적으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1. 일시적 주차, 차량의 방기 또는 차고지 해당여부 먼저 이 사건 사고에 있어서 위 오토바이가 운행상태에 있었는지 아니면 운행을 종료한 상태인지가 의문이다. J는 오토바이를 차량통행이 적은 골목길의 건물 맞은 편에 세워 놓은 뒤 보름가까이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일상적인 차량관리를 하지 아니하여 앞·뒤 바퀴가 모두 터져서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기까지 방치하였다. 그렇다면 비록 J가 정기적으로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위 오토바이는 운행을 종료한 상태가 아닌지 또 추후 운행할 의사도 없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 나아가 위 오토바이가 차고지에 입고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 오토바이의 속성상 특별한 차고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오토바이는 자신의 집안에 여유가 있다면 집안에 또는 집 주변의 공터에 오토바이를 주차하여 놓으면 결국 차고지에 입고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J의 주거지를 좀 더 정밀히 조사하여 오토바이를 세워 놓은 곳을 일응 차고지로 볼 수 있다면 자동차의 운행은 종료한 것으로 보았어야 할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 2. 정상적인 운행가능여부와 운행의사의 존재여부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오토바이는 차량의 앞·뒤 바퀴가 모두 터져서 정상적인 운행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즉 J가 오토바이를 다시 운행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자체적으로 수리하거나 근처의 오토바이 수리업자에게 끌고 가거나 수리업자를 불러 위 오토바이의 양 바퀴의 구멍난 곳을 모두 때우고 바람을 채운 후에야 정상적인 운행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J의 주관적 의사나 객관적인 상황 모두 오토바이의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결론-사고에 대한 가치평가 본 사안에 있어 위 오토바이는 사고 당시 정상적인 운행이 종료되었고 또한 장래 정상적인 운행도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사고는 마치 골목길에 세운 가구나 전자제품이 쓰러져서 근처에 있는 아이들이 다치거나 사망한 사고와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면 이는 책임보험에서 예정하고 있는 자동차로 인한 고유의 위험에서 발생하는 보험사고로 볼 수는 없고 결국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할 책임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03-12-22
Toxic mold소송
얼마전 TV 뉴스시간에 무너져 내린 오래된 초등학교 교실천정속에 곰팡이가 가득 슬어져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방영된 적이 있다. 이와 같이 건물의 벽, 천정, 환기Duct 등에 생긴 곰팡이를 Mold라고 한다. 집안 곰팡이 때문에 질병 ... 보험사에게 3천2백만불 배상 평결 미 환경청은 학교 및 상업용 건물에 대한 mold제거지침 제정.. Mold는 10만여종이 있는데 이중 Stachybotrys라는 곰팡이의 포자는 mycotoxin이라는 독성물질을 뿜어내서 이를 흡입한 사람에게 발열, 두통, 복통, 피부병, 천식, 만성피로 등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에는 급성폐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까지 한다. 이와 같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Stachybotrys와 Memnoniell라는 곰팡이를 Toxic Mold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별한 원인 없이 시름시름 아픈 경우에 의사들은 환자에게 집안에 Mold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하며, 환자가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당장 이사하라고 권고한다. 이와 같이 Toxic Mold의 위험성에 대하여 미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게 된 것은 Toxic Mold 때문에 질병을 얻게된 사람들이 제기한 소송들이 승소판결을 받게 되면서부터였다. 가장 유명한 Toxic Mold 소송은 75만불 상당의 저택 소유자가 Fire Insurance Exchange보험사를 상대로 주택보험증권상 수리의무위반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주택소유자인 Ballard부부는 동파된 파이프에 의한 누수 피해로 여러차례 집을 수리하고 주택손해배상에 기하여 보상청구를 하고 있었는데 여행중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만난 실내공기질컨설턴트(indoor air quality consultant)인 Holder씨로부터 주택에 Mold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공기샘플을 취하여 세균검사를 받도록 권유받고 이를 실시한 결과 Stachbotrys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Holder씨는 Ballard부부에게 즉시 이사할 것을 권고하였고 이에 Ballard부부는 세간을 몽땅 그대로 놔둔채 집을 나와 새로이 임대한 집으로 이사한 후 소송을 제기 하였다. 2001. 5. 7. 배심원들은 주택교체비용 등 실제손해배상으로 620만불, 위자료로 500만불,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1,200만불, 변호사 비용으로 890만불을 평결하였다. (Ballard v. Fire Insurance Exchange, No.99-05252 Travis Co., Texas, Dist. Ct.) 이에 FIE보험사는 항소하였고 텍사스주 항소법원은 실제손해액 400만불정도만을 인정하고 징벌적손해배상과 위자료는 파기하였다.(Ronald Allison/Fire Insurance Exchange v. Fire Insurance Exchange/Mary Melinda Ballard and Ronald Allison, 98S.W.3d 227) 판결액이 3,200만불에 달하는 위 Ballard평결이후 거의 만여건에 달하는 Toxic Mold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상당수의 원고 승소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Delaware주 대법원은 아파트 임차인이 누수 및 Mold로 인하여 천식 등 질병을 얻게 된 경우에 내려진 104만불 손해배상판결을 확정하였고(New Haverford Partnership v. Stroot, 772 A.2d 792), 미연방지방법원 캘리포니아주 동부지원은 Mold로 인한 피해를 수리해 주지 않은 보험회사에 대하여 1,800만불을 인정한 배심원 평결을 감액하여 300만불을 선고하였다.(Anderson v. Allstate Insurance Co., 2000 U.S. Dist. Lexis 22171, 20848) 화해사례로는 쟈니카슨쇼의 공동진행자였던 Ed McMahon이 파이프 파열수리를 게을리한 보험사로부터 700만불의 보상금을 받은 사실이 최근 공개되었다. 미 환경청은 학교 및 상업용건물의 Mold제거지침(Mold Remediation in Schools and Commercial Buildings)을 제정하였고, 나아가 환풍Duct를 청소하도록 권고하는 지침(Should You Have The Air Ducts in Your Home Cleaned)을 배포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이를 본받아 속히 Toxic Mold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기질 검사와 Mold제거공사를 실시하도록 하여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을 높여주기 바란다.
200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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