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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배서와 인적항변 및 숨은 추심위임피배서인의 소송대위
【사실】 ‘원고는 소외 A가 피고로부터 발행받은 이 사건 약속어음을 자신과 사돈간인 B의 부탁으로 할인하여 주고 A로부터 이를 배서·양도받은 후, 위 어음에 피배서인을 백지로 하여 자신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모라동지점의 받을어음추심수탁통장에 보관하여 두었으나 그 지급기일에 지급이 거절된 사실, 이에 원고는 어음금을 받아주겠다는 B에게 이 사건 약속어음을 피배서인이 백지인 배서가 되어 있는 상태로 교부하였고 B는 이를 다시 A에게 교부하였는바, A는 피고를 상대로 약속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약속어음의 원인관계인 재동업계약이 해제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A의 청구가 기각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원고는 A가 피고를 상대로 한 위 약속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이후 A로부터 이 사건 약속어음을 교부받아’ 스스로 어음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판결요지】 ‘약속어음 발행인으로부터 인적항변의 대항을 받는 어음소지인은 당해 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양도한 후 환배서에 의하여 이를 다시 취득하여 소지하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발행인으로부터 여전히 위 항변의 대항을 받는다고 할 것이고, 한편 기한후배서는 보통의 배서와는 달리 지명채권양도의 효력밖에 없어 그것에 의하여 이전되는 권리는 배서인이 배서 당시 가지고 있던 범위의 권리라 할 것이므로 어음채무자는 그 배서 당시 이미 발생한 배서인에 대한 모든 항변사실을 피배서인에 대하여도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인데, 이러한 이치는 환배서인 기한후배서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원고는 지급기일에 이미 부도가 된 약속어음을 A로부터 교부받은 것인데 피고는 A에 대하여 원인관계 해제의 항변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는 위 항변으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해설】 1. 緖論 대법원은 본 사안에서 숨은 추심위임배서 피배서인의 소송대위에 관한 문제를 회피하고 환배서와 기한후배서에서의 인적항변 절단여부의 문제로 쉽게 해결하였다. 이러한 해결이 허용된다면 대법원의 태도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이 허용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하여, 먼저 어음발행인(피고)은 원고에게 환배서와 기한후배서의 피배서인이라는 이유로 수치인(이○○)에 대한 인적항변을 제기할 수 있는지 검토한 다음, 이 숨은 추심위임배서 피배서인(A)이 어음발행인(피고)에게 제기한 어음금 지급청구소송에서 어음발행인(피고)은 숨은 추심위임배서 피배서인(A) 자신에 대한 인적항변을 제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숨은 추심위임배서 피배서인(A)에 대한 판결의 기판력이 추심위임인(원고)에게도 미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2. 還背書와 期限後背書의 被背書人에 대한 人的抗辯 우선 첫째로 본 판결이 첫머리에 선언한 바와 같이 ‘약속어음 발행인으로부터 인적항변의 대항을 받는 어음소지인은 당해 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양도한 후 환배서에 의하여 이를 다시 취득하여 소지하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발행인으로부터 여전히 위 항변의 대항을 받는다’. 인적항변은 특정인 사이에 어음관계 외의 사유로 인하여 제기할 수 있는 항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 사안에서는 피고가 A에게 발행한 어음은 원고에게 배서되었다가 원고의 백지식배서에 의하여 A에게 교부된 후 다시 원고에게 반환되었다. 그러므로 백지식배서가 된 어음이 이미 소지인이었던 자에게 교부된 환배서는 두 번 있었다. 그중 ‘약속어음 발행인으로부터 인적항변의 대항을 받는 어음소지인’에 대한 환배서는 A에 대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원고는 ‘약속어음 발행인으로부터 인적항변의 대항을 받는 어음소지인’이 아니었으므로 그가 ‘당해 어음을 제3자에게 배서·양도한 후 환배서에 의하여 이를 다시 취득하여 소지하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위의 법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본 판결은 우선 이 점에서 착각을 한 듯하다. 둘째로 ‘기한후배서는 보통의 배서와는 달리 지명채권양도의 효력밖에 없어 그것에 의하여 이전되는 권리는 배서인이 배서 당시 가지고 있던 범위의 권리라 할 것이므로 어음채무자는 그 배서 당시 이미 발생한 배서인에 대한 모든 항변사실을 피배서인에 대하여도 대항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적항변을 인정한 것도 수긍하기 어렵다. 원고는 이 어음을 먼저 수취인 A로부터 기한 전에 배서양도 받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모라동지점에 맡겨두었다가 만기에 이 지점을 통하여 피고에게 제시하였으나 지급이 거절된 사실을 이 판결은 간과하고 있다. 이 판결은 원고가 지급이 거절되자 자기에 대한 배서인인 A에게 추심을 의뢰하였다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여 어음을 다시 회수한 사실만을 염두에 두고 기한후배서라는 이유로 A에 대한 인적항변을 원고에게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A에게 어음을 교부하였다가 회수한 것은 피고가 지급기일에 지급을 거절했기 때문에 어음금을 추심하기 위한 조치였다. 피고가 원고의 적법한 지급제시에 대하여 거절하지 않았다면 원고는 A에게 어음금추심을 의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급기일에 피고가 원고의 지급청구를 거절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이다. 즉 원고가 A로부터 지급기일 전에 배서를 받았을 때 피고는 A에 대한 항변을 원고에게 제기할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그런데 원고가 이 배서를 받을 때 害意가 있었다는 입증이 없으면 항변은 절단된다(어음법 제17조). 그러므로 피고가 A에 대한 인적항변을 원고에게도 제기할 수 있다고 인정한 본 판결은 부당하다. 3. 숨은 推尋委任背書 被背書人 自身에 대한 人的抗辯 ‘A는 피고를 상대로 약속어음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약속어음의 원인관계인 재동업계약이 해제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A의 청구가 기각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A는 원고를 위하여 어음금을 추심 해줄 의사로 이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원고가 백지식배서를 한 어음을 A에게 교부한 것은 숨은 추심위임배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송에서 어음채무자인 피고가 피배서인인 A 자신에 대한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信託背書說(우리나라의 통설·판례)에서는 이를 긍정하고(예 : 정찬형, 어음·수표법강의 제3개정판, 홍문사 1999, 428면) 資格授與說(富山康吉, ‘取立委任裏書’, 「手形法小切手法講座 3」, 有斐閣 1965, 250면·254면)에서는 부정한다. 신탁배서설도 채무자가 배서인에 대한 항변으로 숨은 추심위임배서의 피배서인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논리에는 맞겠지만 주로 이 피배서인에게는 독자적인 경제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피배서인에 대한 이 항변의 제기를 인정한다(대판 1994. 11. 22, 94다30201 ; 대판 1990. 4. 13, 89다카1084). 그렇다면 같은 이유로 피배서인 자신에 대한 항변은 제기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일관된 태도일 것이다. 鈴木竹雄 교수는 자격수여설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선의의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양도배서의 형식대로 법률관계를 처리해야 한다고 인정한다면 어음채무자도 선의의 제3자로서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隱れた取立委任裏書と人的抗辯’, 「商法演習 III」, 有斐閣 1963, 239면), 채무자 측에는 양도배서의 외관에 대한 신뢰이익에 견줄 만한 것은 없다. 어음에 있어서 표시나 형식을 존중하는 것은 어음거래의 안전을 위한 것인데, 채무자가 배서인에 대한 항변뿐 아니라 피배서인에 대한 항변도 대항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어음거래의 안전을 위한 제3자 보호의 요청을 넘어서는 것이다(富山康吉, 전게서 250면, 254면). 어떻든 A의 피고에 대한 패소판결이 이미 확정되었으므로, 본 사안에서는 어쩔 수 없게 되었다. 본 판결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A가 받은 패소판결의 기판력이 숨은 추심 위임자인 원고에게도 미치는지 이다. 4. 숨은 推尋委任背書 被背書人에 대한 判決의 旣判力 1) 辯護士代理 또는 訴訟信託禁止의 原則 권리 또는 이익의 실질적 귀속주체를 대신하여 또는 예외적으로 이와 함께 제3자가 자기의 명의로 당사자로서 소송을 추행하는 권능(訴訟追行權) 또는 자격이 인정되어 소송하는 것을 訴訟代位라고 하는데, Prozessstandschaft의 번역으로서 보통 소송신탁 또는 제3자의 소송담당이라고 한다. 소송대위에서는 권리 또는 이익의 실질적 주체가 소송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대리와 다르다. 그러나 임의적 소송담당자는 본인의 의사에 기하여 본인을 대신하여 소송행위를 하는 점에서 소송대리인과 성질이 같은 점이 있다. 그래서 변호사대리(민사소송법 제80조) 또는 소송신탁금지(신탁법 제7조)의 원칙을 잠탈할 염려가 있다. 이 원칙에 위반한 행위는 무효이다(대판 1982.3.23, 81다540). 공연한 추심위임배서는 제3자에 의한 임의적 소송담당을 법(어음법 제18조)이 명시적으로 인정한 예이다(新堂幸司, ‘訴訟代位’, 民事法辭典, 有斐閣 1960, 1248면). 그러나 숨은 추심위임배서 피배서인의 소송담당에는 문제가 있으며 합리적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허용된다. 다만 원고가 피고로부터 어음금 지급을 받지 아니하면 A는 소구의무를 부담하므로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법률상의 이해관계(自己固有의 利益)가 있으므로 A의 원고를 위한 소송담당에는 합리적 필요성이 인정되어 위의 원칙을 잠탈할 염려는 없다고 인정된다(伊藤 眞, ‘任意的訴訟擔當とその限界’, 「民事訴訟法の爭點」[新版], 有斐閣 1988, 109면 2단). A의 소송담당이 이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였으면 다음에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대위소송 판결의 기판력을 받지 않고 본 소송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었을 뻔했다. 2) 代位訴訟 判決의 旣判力 이러한 소송추행권이 있는 資格當事者가 받은 판결의 기판력은 본래의 자격자인 권리 또는 이익의 주체에 대하여 그가 스스로 판결을 받은 것처럼 효력을 미친다(민사소송법 제204조 제3항).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대한 판결의 효력이 채무자에게 미치는지에 관하여 학설에서는 적극설(방순원, 전정개판 민사소송법(상), 한국사법행정학회 1987, 616면 ; 이영섭, 신민사소송법(상) 제7개정판, 박영사1972, 198면 ; 곽윤직, 채권총론 신정판, 박영사 1996, 264면 - 송상현, 민사소송법 신정이판, 박영사 1999, 479면에서 재인용함)이 우세하고 판례에서도 大全判 1975. 5. 13, 74다1664는 종래의 소극설을 버리고 채권자가 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대위소송 판결의 기판력이 채무자에게 미친다는 절충설을 취하였다. 본 사안에서 원고가 A의 피고에 대한 소송제기를 알았다면 판례의 절충설에 의해서도 그 판결의 기판력은 원고에게도 미칠 것이다. 5. 結語 본 판결이 이 사안에 대하여 환배서와 기한후배서의 인적항변에 대한 관계에 관한 법리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지만, 본 판결에서는 검토되지 않았지만 숨은 추심위임배서와 임의적 소송담당에 관하여 상술한 바에 따르면 결론에는 수긍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에 있어서도 원고는 A에게 어음을 사돈간인 B의 부탁으로 할인하여 주었고 A는 원고를 위하여 어음금 추심소송을 스스로 담당한 점에 미루어 원고는 양수할 때에 인적항변사유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판결의 결론은 더욱 타당하다. 그러나 법관은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하여 국민도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내려주었으면 한다.
2002-10-17
발행일 백지수표 보충권의 소멸시효
【사실】 발행인을 피고(대백물산 주식회사)로 하고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이 사건 당좌수표를 소외 김대율이 1992년 6월경 교부받아 1992년 10월경 소외 안영모에게 교부하였고 원고(이항구)는 1992년 12월경 위 안영모로부터 부동산 매매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교부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위 1992년 12월경부터 발행일의 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부터 6개월 내에 보충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다가 1997. 1. 7.에서야 발행일의 보충권을 행사하고 피고에게 상환을 청구하였다. 【판지】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수표발행의 원인관계에 비추어 발행 당사자 사이에 수표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한다. 그리고 백지수표의 보충권 행사에 의하여 생기는 채권은 수표금 채권이고, 수표법 제51조에 의하면 수표의 발행인에 대한 소구권은 제시기간 경과 후 6개월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발행일을 백지로 하여 발행된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6개월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발행일 백지인 수표의 취득자가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 경과 후에 백지를 보충한 경우에 있어서도 수표법 제13조가 유추적용되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 경과 후의 백지보충의 항변으로써 대항받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나, 이 경우에도 그 수표취득자가 스스로 수표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로부터 새로이 6개월이 경과할 때까지 발행일을 보충하지 않았다면 그 보충권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해설】 본 판결은 발행일백지수표 보충권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시효기간, 기산일, 시효소멸항변의 성질 모두에 대하여 판시하고 있다. 1. 基本的 立場의 對立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에 관하여는 기본적으로 이 보충권의 행사에 의하여 발생하는 어음·수표상 권리의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보충권 자체의 소멸시효기간을 정하는 입장과 이 보충권의 행사로 발생하는 어음·수표상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에 의하여 제약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전자의 입장에서는 어음·수표상 권리를 발생시키는 보충권도 재산권으로서 독자적인 소멸시효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후자에서는 보충권은 어음·수표상 권리를 발생시키는 수단에 불과한데, 어음·수표상 권리는 단기소멸시효에 의하여 소멸하는데도 보충권이 더 오래 존속한다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리고 백지어음도 완성된 어음과 같이 유통되며 그 유효성이 인정되어 여기에 어음·수표법이 적용되는데, 소멸시효기간이 다르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2. 補充權의 時效期間이 어음·手票上 權利의 消滅時效期間에 의하여 制約된다는 立場의 問題點 그런데 이 후자의 입장에 따르려 해도,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로부터 진행’하므로(민법 제166조 제1항), 만기가 백지인 어음 또는 발행일백지인 일람출급어음·수표의 경우에는 백지어음·수표상 권리(조건부 권리)는 행사할 수 없고 따라서 소멸시효도 진행하지 않는다(그런데 실은 만기 이외의 기재사항이 백지인 경우에도 어음요건이 구비되지 않았으므로 어음·수표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만기백지어음 또는 발행일백지인 일랍출급어음·수표는 교부를 받은 때로부터 이를 보충하여 어음·수표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만기가 도래한 완성어음·수표와 마찬가지로 수취인이 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발행·교부일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형성권의 소멸시효를 부인하는 견해(곽윤직, 민법총칙 전정증보판, 박영사 1980, 515면 ; 김증한, 민법총칙, 박영사 1981, 446면 ; 정찬형, 어음·수표법강의 제3개정판, 홍문사 1999, 200면 ; 我妻 榮, 新訂民法總則, 岩波書店 1965, 439면 ; 日本最高裁判所 平成5[1993]. 7. 20. 第三小法廷 判決, 平成3年(オ)第1715號 約束手形金請求事件)에서는 소멸시효기간(어음에서는 주채무자에 대한 채권은 3년이며 수표에서는 소구의무자에 대한 채권은 6월) 내에 백지를 보충해야 할 뿐 아니라 어음·수표상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竹田 省, 手形法小切手法, 有斐閣 1956, 96면 ; 大隅健一郞, 新手形法小切手法講義, 有斐閣 1989, 104면 ; 大森忠夫, 手形法小切手法, 三和書房 1950, 99면 ; 上柳克郞, 白地手形補充權の消滅時效, 商法學論集[小町谷先生古稀記念], 有斐閣1964, 238면). 그러나 이 견해에 따르면, 만기백지어음을 주고받은 당사자가 만기일을 예를 들면 4년 후로 기재하도록 합의한 경우에 3년의 시효기간 만료 전에 백지를 보충했더라도, 발행시에 만기백지인 이상, 이 만기일에는 어음상 채권은 이미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 후가 될 것이다(鈴木竹雄/前田 庸, 手形法小切手法 新版, 有斐閣 1992, 224면). 이러한 결과는 부당하다. 그리고 본 판결이 인용하고 있는 대판 1997. 5. 28, 96다25050의 사안에 있어서와 같이 만기백지어음을 물품대금채무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발행한지 13년여가 경과한 후에 물품거래가 종료하여 물품대금잔액을 추심하기 위하여 백지를 보충하더라도 이 어음상 권리는 이미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 상태일 것이다. 이 대판 1997. 5. 28, 96다25050에 있어서와 같이, 본 판결의 사안에서도, 어음만기일 또는 수표발행일을 백지로 발행한 것은 당사자가 발행당시 원인관계상 이를 확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어음·수표를 교부 받은 수취인은 위의 견해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물리적으로는 당장 백지를 보충할 수 있겠지만 이 백지어음·수표를 발행한 당사자의 원인관계상 약속을 어기고 보충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어음·수표발행 당사자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백지의 보충은 원인관계상 이 백지를 보충할 수 있게 된 때에나 가능할 것이고, 백지보충권 자체의 소멸시효를 인정한다면 이 때가 그 기산일이 될 것이다. 본 판결도 그 원심(大邱地判 1999. 10. 1, 99나3608 판결)과 함께, 위의 대판 1997. 5. 28, 96다25050과 같이 이에 따르고 있다. 日本 大阪高判 平成10[1998]. 3. 13. (平成9年(ネ)第2773號 約束手形金請求控訴事件)도 같은 취지이다(같은 취지의 학설로서 谷川 久, 白地手形の補充權の消滅時效, 新商法演習 第3卷, 124면). 3. 補充權의 消滅時效期間 그러면 이 백지보충권 자체의 소멸시효기간은 얼마나 될까. 일본의 新3年說에 의하면, 백지를 보충하여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백지어음수수의 당사자간의 실질관계상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시기로부터 3년 이내에 보충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東京地判 昭和9[1934]. 6. 30.은 어음발행 시로부터 5년이 경과하였으나 보충권행사의 시기인 채무자의 이행지체 시로부터 5년 이내의 보충권행사를 인정하였다. 上柳克郞, 전게서 235면은 이 판결을 흥미 있는 견해라고 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소멸시효는 원인관계상 약속에 의하여 보충권이 부여되고 이를 행사할 시기도 이 약속에 의하여 결정된다면 보충권은 어음·수표상 권리를 발생시키는 권리이긴 하지만 아직 이 어음·수표상 권리가 발생하기 전의 어음·수표 외적인 권리이며, 그 소멸시효기간이 어음·수표상 권리의 소멸시효기간과 같아야 할 이유는 없다. 이 보충권의 행사 후에 이에 의하여 발생하는 어음의 主채무자에 대한 채권은 이 발생 시로부터 다시 3년, 그리고 수표소구의무자에 대한 권리는 6월의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본 판결이 발행일백지수표 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을 6월이라고 판시한 것(위의 大阪高判도 같은 견해)은 이론적 근거가 없다. 백지보충권 자체의 소멸시효를 부정한다면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본 판결의 견해를 수긍할 수 있을까. 이 부정설에 따른다면 상술한 바와 같이 시효기간 내에 백지를 보충해야 할뿐 아니라 어음·수표상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데, 전술한 바와 같이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 전술한 日本 最高裁判所 平成5[1993]. 7. 20. 第三小法廷 判決에서도, 만기백지를 시효기간만료 전에 보충한 경우에는, 발행인欄과 수취인欄의 백지는 백지어음채권이 이 만기일로부터 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소멸할 때까지 보충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最大判 昭和45[1970]. 11. 11. 昭和43年(オ)第753號 이래 일본 판례이다). 청구권에만 소멸시효를 규정하는 독일민법 하에서는 형성권인 백지보충권은 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上柳, 전게서 242면). 3年說은 전술한 바와 같이 이론적 근거가 없으며, 어음·수표발행의 당사자가 원인관계상의 합의에 의하여 보충권의 행사기간을 정한 때에는 이에 의하겠지만 이러한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보충권 자체의 소멸시효기간을 인정한다면, 보충권의 내용이 원인관계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이 원인관계가 민사인지 상사인지에 따라 10년(민법 제162조 제1항) 또는 5년(상법 제64조)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Rene Roblot, Les Effets de Commerce, Sirey 1975, n°517). 보충권은 형성권에 속하며, 민법 제162조 제2항은 ‘채권 및 소유권이외의 재산권은 2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한다. 일본의 대심원판례는 20年說을 취했었다(日本 大判 昭和8[1933]11. 7 ; 同 昭和12[1937]. 4. 16). 그러나 보충권이 형성권이기 때문에 ‘채권 및 소유권이외의 재산권’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형식적이고(鈴木/前田, 전게서 223면), 보충권은 특정인에 대한 권리이므로 채권과 같이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견해도 있으나(東京地判 昭和10[1935].10. 7. 6.), 일본에서는 ‘어음 기타 상업증권에 관한 행위’가 절대적 상행위이므로(일본상법 제501조 제4호), 상사시효(일본상법 제522조)를 적용하는 5年說이 현재 일본의 최고재판소 판례(昭和36[1951]. 11. 24.판결 ; 昭和38[1953]. 7. 16.판결 ; 昭和42[1967]. 4. 28.판결 ; 昭和44[1969]. 2. 20.판결 등)이며, 유력한 학설(鈴木/前田, 전게서 224면 ; 石井/鴻, 手形法小切手法 增補版, 勁草書房 1956, 202면 ; 伊澤孝平, 手形法小切手法, 有斐閣 1949, 365면)이 이를 지지한다. 4. 時效消滅의 抗辯 어음·수표상 권리의 시효소멸은 물적항변사유이다(정찬형, 전게서 513면 ; 정동윤, 어음·수표법 제4정판, 법문사 1996, 238면 ; 대판 1962. 10. 11, 62다446). 시효의 완성은 어음·수표면상 명백하므로 절단불능의 항변으로 인정해도 어음유통을 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만기백지어음이나 발행일백지의 일람출급어음·수표의 보충권이 시효에 의하여 소멸했는지는 증권상의 기재만으로 알 수 없다. 이 보충권의 내용은 원인관계상의 합의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러므로 보충권의 시효소멸은 인적항변사유로서, 어음의 선의의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본 판결은 여기에 부당보충에 관한 수표법 제13조를 유추적용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백지보충권 소멸시효 경과 후의 백지보충의 항변으로써 대항받지 아니한다’고 설시하였다(上柳, 전게서 238면도 같은 취지이지만, 상술한 바와 같이 만기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를 어음상 권리의 소멸시효의 문제로 해소시키는 上柳교수의 입장과 조화될지 의문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미리 한 합의와 다른 보충을 한 경우’에 적용되므로, 보충권 시효소멸 후의 보충이므로 어음상 권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항변에는 수표법 제22조가 적용되지 않을까. 여하튼 본 판결의 사안에서는 원고가 발행일백지수표를 양수한 후에 백지를 보충할 수 있었음에도 그 때부터 6월내에 보충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관한 설시는 방논에 불과하다. 5. 結 語 대법원은 1997년 판결에 있어서와 같이 본 판결에서도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정하는데 있어서는 만기일 또는 발행일을 백지로 남겨둔 당사자의 필요성에 배려를 하였다. 그러나 그 시효기간을 완성어음에 있어서와 같이 정한 것은 이론적 근거가 없는 감각에 의한 판단이다. 상술한 私見에 따른다면, 발행인이 회사이므로 상사시효를 적용하더라도 수표를 1991년 6월경에 발행·교부하였으므로, 실제도 백지를 보충한 1997. 1. 7.은 시효기간이 만료하기 전이고 원고의 청구는 인용되었을 것이다.
2002-01-21
수취인·발행일 기재 없는 어음의 효력
1. 사실관계 청구인 K는 J1이 발행한 액면금 1,500만원, 지급일 1995.10.10. 지급지 서울, 지급장소 한일은행 퇴계로지점, 발행지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1가 69, 발행일란 및 수취인란이 각 백지로된 약속어음 1매를 J2로부터 지급거절증서작성의무가 면제된 채로 배서양도받았다. K는 이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으로서 지급기일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당하자 약속어음의 발행인인 J1과 배서인인 J2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약속어음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96가단 11576). 이에 대해 배서인인 J2는 이 약속어음이 필요적 기재사항인 발행일란과 수취인란이 백지인 채 지급제시되어 무효이므로 약속어음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항변을 하였다. 이에 K는 같은 법원에 약속어음의 효력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어음법 제76조 제1항 전문, 제75조 제5호 및 제75조 제6호중 ‘발행일’부분이, 발행일과 수취인 기재가 누락된 어음소지인의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을 상실하게 하는 것은 과잉입법으로서 위헌이라고 주장하여, 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97카기157)을 하였으나, 동법원이 이를 1997.6.11. 기각하자 1997.6.30. 그 기각결정정본을 송달받고 1997.7.7. 위 어음법규정들이 헌법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보장과 헌법 제37조 제2항 및 헌법 제103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쟁 점 어음법 제75조 제5호에서 “지급을 받을 자 또는 지급을 받을 자를 지시할 자의 명칭”(수취인)을, 그리고 제75조 제6호에서 “발행일”을 각각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제76조 제1항에서 이를 기재하지 않은 증권은 약속어음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실제의 어음거래에 있어서는 발행일 및 수취인이 기재되지 아니한 어음도 어음요건을 갖춘 완전한 어음과 마찬가지로 당사자간에 발행되어 널리 유통되고 있으며, 어음교환소와 은행 등을 통한 결제과정에서도 발행일 및 수취인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거절됨이 없이 발행일 및 수취인이 기재된 어음과 마찬가지로 지급·결제되고 있다. 사정이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부도가 되어 법률상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어음소지인이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여야 하며(어음법 제38조 제1항, 제77조 제1항 제3호), 적법한 지급제시는 원칙으로 제시기간내에 완성된 어음을 제시하는 것이고, 완성된 어음이란 어음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는 어음의 필요적 기재사항을 흠결없이 모두 갖춘 자를 말한다. 그 중 하나라도 흠결하면 완성된 어음이 아니며, 그런 어음을 제시하는 것은 적법한 제시가 아니다. 특히 배서인에 대해 소구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만기일 또는 만기일에 이은 2거래일 이내에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여야 한다(어음법 제53조 제1항, 제38조 제1항). 그런데 이 기간은 매우 짧아서 수취인 및 발행일이 흠결된 어음이 부도처리되어 반환된 경우에는 이미 이 기간을 경과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법률상의 쟁점은 실제에는 약속어음소지인이 수취인이나 발행일의 기재가 흠결된 어음을 지급제시할 경우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이 상실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이다. 3. 외국의 입법례 제네바에서 체결한 1930년의 어음법통일조약의 내용에 따라 제정된 통일법계어음법들에서는 발행일 및 수취인은 어음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미국법은 발행일을 어음의 필요적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미국통일상법전 제3장 제114조 제1항). 미국법은 종전에는 수취인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하여 그 기재가 없는 증권은 흠결증권으로 하여 증권상의 권리가 상실되는 것으로 하였으나, 1994년 법개정을 하여 수취인을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하여 그 기재가 누락된 경우에는 소지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미국통일상법전 제3장 제109조(a)(2)항). 영국법은 발행일을 임의적 기재요건으로 규정(영국환어음법 제3조(4)(a)항)하고 있는 반면에 수취인은 필요적 기재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영국환어음법 제6조(1)항). 그 밖에 198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국제환어음, 국제약속어음에 관한 UN협약’안에서는 발행일은 필요적 기재요건으로 규정하였으나, 수취인은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였다. 4. 헌법재판소의 판단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입법자는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다. 그렇지만 입법형성권을 통하여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되고 사회적 기속성을 함께 고려하여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는 등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입법자가 어음법을 입법하고 이 사건의 법률조항들을 형성함에 있어서 수취인과 발행일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한 입법목적과 의미는 다음과 같다. (가) 입법자는 어음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어음면상에 기재할 어음요건들을 특히 엄격하고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거래의 안전과 원활한 유통을 보장해야 하며, 이러한 입법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취인과 발행일 역시 다른 어음요건과 함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하여 어음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국제간의 어음거래의 편의를 위하여 독일 등 국가와 보조를 맞추어 제네바 통일조약의 내용들을 수용하여 수취인과 발행일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였다. (나) 발행일은 발행일자후 정기출급어음의 만기를 정하는 표준이 되고(어음법 제36조, 제77조 제1항 제2호), 원칙으로 일람출급어음의 지급을 위한 제시기간을 정하는 표준이 된다(어음법 제34조 제1항). (다) 수취인을 기재하지 아니한 어음은 ‘소지인출급식 어음’이 되어 수표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입법자가 입법목적에 비추어 어음관계자의 이해와 공익적 필요 등을 비교형량하고 조정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 발행일과 수취인을 어음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함과 동시에 그 기재를 흠결하는 경우 어음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더라도 그것은 입법형성권의 범위내이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문제된 법률조항들은 헌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위반되지 않는다. 어음제도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포함한 어음법은 사유재산권을 부인한 것이 아니며, 헌법 제23조 제1항 제2문에 의거 어음상의 권리의 득실·변경·행사 등에 관한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서 정하여 형성한 것이다. 그결과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 규정한 수취인과 발행일의 기재를 누락하여 소지인이 어음요건흠결로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을 상실한다하더라도 이는 기본권의 제한을 정한 규정이라 할 수 없다. 5. 평 석 종래 대법원은 어음요건으로서의 발행지(대법원 전원합의체 1998.4.23. 선고, 95다36466판결)(이 판결에 대하여 반대하는 평석으로는 이기수, 어음요건으로서의 발행지, 법률신문 1998년 5월 18일, 14쪽; 최기원, 발행지기재의 흠결과 어음의 효력, 법률신문 1998년 6월 1일, 14, 15쪽이 있고, 찬성하는 평석으로는 정찬형, 발행지의 기재없는 약속어음의 지급제시의 효력, 법률신문 1998년 5월 11일(제2692호), 14, 15면이 있다) 및 발행지기재 없는 수표의 효력(대법원 전원합의체 1999.8.19. 선고, 99다23383 판결)에 대한 판결에서 어음과 수표에서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발행지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도 어음·수표로서의 효력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 이전의 판단을 번복한 바가 있다. 어음은 엄격한 요식증권으로서 법에서 규정하는 요건을 다 구비하여야 하고 그 요건가운데 일부라도 흠결되면 특히 법에서 구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한 증권으로서 효력이 없다(이기수, 어음법·수표법학, 제4판, 1998, 95쪽 아래). 그런데 어음(수표)요건으로서 발행지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수취인(수표의 경우에는 수취인의 기재는 필요적 사항이 아니다), 발행일을 차별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는 특히 환영하여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의 어음법·수표법은 제네바 어음법통일조약, 수표법통일조약에 근거하여 제정되었고 어음은 엄격한 요식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실정법의 오해에서 비롯된 일부 실무계에서의 관행을 고려하여 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이 법률의 명문규정에 반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이나 국민의 법준수의식 등에 비추어 문제가 심각하다. 종래 발행일, 수취인(발행지도 마찬가지이다) 미기재의 어음·수표(수표에서 수취인의 기재는 예외)에 대하여 일부 지급이 이루어졌던 것은 은행실무가들의 법의 규정의 취지의 무지로 요건흠결의 증권에 대하여 지급을 하였던 것이고 그것은 결코 현행법하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위의 대법원판례는 그러한 잘못된 법위반행위를 도와주는 격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발행일과 수취인에 대하여 어음의 엄격한 요식성을 들어 그 기재없는 어음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결정을 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대법원보다는 한 수 위임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하면서 크게 환영한다. 종래 우리의 법제도의 정비·운용의 실상을 보면 입법부는 지키기 어려운 법을 치밀한 준비없이 제정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행정기관이나 사법부가 위법을 초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사법부의 최고의 위치에 있는 대법원이 실정법을 저버리고 판례의 법형성(Rechtsfortbildung)의 한계를 일탈하는 판단을 내렸었는데 이번에 헌법재판소는 그래도 명백한 실정법을 준수하는 쪽으로 판단을 하여 많은 지지를 보낸다.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는 정확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한 법개정을 통하여 합리적인 내용의 법률규정을 마련하고 그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관건이다. 이 때에도 우리의 어음법·수표법이 서 있는 토양 내지 뿌리의 인식과 제외국 가운데 특히 그러한 같은 토양위에 서 있는 국가들의 논의 및 법개정과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망각하여서는 안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현단계에서는 발행지, 수취인(수표의 경우 예외), 발행일은 명백한 어음요건으로서 이를 기재하지 않은 채 지급제시한 경우는 소구요건을 흠결하여 배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결국 어음·수표의 엄격한 요식성, 우리법의 성립토양, 근대국가의 삼권분립의 원리 및 국민의 실정법파악과 그의 준수의식 등에 비추어 이번의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2000-03-20
어음요건으로서의 발행지
1. 사실관계 주식회사 유성경금속은 1993.7.15. 약속어음 5매(액면 합계 금 220,000,000원)를 박재헌에게 발행하였다. 박재헌은 이를 윤진호(피고)에게 배서·양도하였는데, 피고는 그 중 4매를 박상근(원심공동피고)에게, 나머지 1매를 서석재(원고)에게 배서·양도하였다. 박상근은 다시 4매의 어음을 원고에게 배서·양도하였다. 원고가 이러한 어음의 최종소지인으로 발행지 기재를 보충하지 아니한 채 1993.10.30. 지급장소에 지급제시하였으나 무거래를 이유로 지급거절되었다. 2. 쟁 점 어음의 발행지를 보충하지 아니한 채 지급제시한 경우 그 지급제시가 부적법하여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을 상실하는가 하는 점이 쟁점이다. 3. 법원의 판단 1) 판결내용 『어음의 발행지란 실제로 발행행위를 한 장소가 아니라 어음상의 효과를 발생시킬 것을 의욕하는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서, 어음의 발행지에 관련된 어음법 제37조, 제77조 제1항 제2호, 제41조 제4항, 제77조 제1항 제3호, 제76조 제3항 등과 섭외사법의 관련규정 들을 살펴보면, 어음에 있어서의 발행지의 기재는 발행지와 지급지가 국토를 달리하거나 세력(歲曆)을 달리하는 어음 기타 국제어음에 있어서는 어음행위의 중요한 해석기준의 되는 것이지만,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이른바 국내어음에 있어서는 어음행위의 중요한 해석기준이 되는 것이지만,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이른바 국내어음에 있어서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어음이란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어음을 말하는 것이므로 국내어음인지여부는 어음면상의 발행지와 지급지가 국내인지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지만, 어음면상에 발행지의 기재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어음면에 기재된 지급지와 지급장소, 발행인과 수취인, 지급할 어음금액을 표시하는 화폐, 어음문구를 표기한 문자, 어음교환소의 명칭 등에 의하여 그 어음이 국내에서 어음상의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하여 발행된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발행지를 백지로 발행한 것인지 여부에 불구하고 국내어음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일반의 어음거래에 있어서 발행지가 기재되지 아니한 국내어음도 어음요건을 갖춘 완전한 어음과 마찬가지로 당사자간에 발행·양도 등의 유통이 널리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음교환소와 은행 등을 통한 결제과정에서도 발행지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거절됨이 없이 발행지가 기재된 어음과 마찬가지로 취급되고 있음은 관행에 이른 정도이고, 나아가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아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의 유통에 관여한 당사자들은 완전한 어음에 의한 것과 같은 유효한 어음행위를 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음면의 기재 자체로 보아 국내어음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발행지의 기재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이고,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도 완전한 어음과 마찬가지로 유통. 결제되고 있는 거래의 실정 등에 비추어, 그 어음면상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이를 무효의 어음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국내 금융기관인 부산은행이 교부한 용지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지급지는 양산군, 지급장소는 부산은행 양산지점으로 되어 있으며, 그 발행인과 수취인은 국내의 법인과 자연인이고, 어음금액은 원화로 표시되어 있으며, 어음문구 등 어음면상의 문자가 국한문 혼용으로 표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어음 표면 우측 상단에 어음용지를 교부한 은행점포를 관할하는 어음교환소명으로 「부산」이라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국내어음임이 명백하고, 따라서 그 어음면상 발행지의 기재가 없다고 하여 이를 무효의 어음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각 어음에 대한 지급제시가 비록 발행지의 기재없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하게 지급제시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이돈희, 신성택, 이용훈 대법관의 보충의견이 있다. 2) 반대의견 위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윤관, 최종영, 천경송, 정귀호, 김형선, 이임수 대법관의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다.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어음법에 명문의 규정이 있고 그 의미내용 역시 명확하여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하여야 한다는 정의의 요청 또는 합헌해석의 요청에 의하여 그 법규의 적용범위를 예외적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수의견과 같이 명문의 규정이 거래의 관행과 조화되지 아니하는 점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서는 모름지기 국회의 입법작용에 의한 개정을 기다려야 할 것이지 명문의 효력규정의 적용범위를 무리하게 벗어나거나 제한하는 해석을 하는 것은 법원의 법률해석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다. 4. 평 석 1) 약속어음요건 어음은 당연히 서면형식을 요한다. 그리고 법률은 기본적으로 약속어음의 경우 다음과 같은 형식요건을 요구한다(어음법 제75조) i) 어음임을 표시하는 문자(어음문구) ii) 일정한 금액을 지급할 뜻의 무조건의 약속 iii) 만기의 표시 iv) 지급지 v) 수취인 vi) 발행일, 발행지 vii) 발행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 이상의 법정기재사항이 기재된 어음을 기본어음이라 하지만, 이 중에서 다음의 사항은 기재하지 않아도 무효로 되지 않는다. 즉 만기의 기재가 없으면 그 어음은 일람출급어음으로 본다(어음법 제76조 제2항). 또한 장소에 관한 사항은 경우에 따라서는 대체될 수 있다. 즉 지급지나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때에는 지급인에 부기된 장소를 지급지, 발행인에 부기된 장소를 발행지로 본다(어음법 제76조 제4항)(이기수, 어음법·수표법학, 제4판, 1998, 96, 406∼407쪽). 2) 학 설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견해가 나뉘어진다. (1) 무효로 보는 견해 어음법상 발행지를 어음요건으로 규정하고 이의 흠결시에는 어음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규정(어음법 제2조 제1항, 제76조 제1항, 수표법 제2조 제1항)에서 보면 「발행지」및 「발행인의 명칭에 부기한 地」(어음법 제2조 제4항, 제76조 제4항)의 기재없는 어음은 당연히 무효가 되고 설사 백지어음으로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이의 보충없이 한 지급 제시는 위의 경우와 같이 효력이 없다(최기원, 어음·수표법, 신정증보판, 1993, 252쪽; 강위두, 어음·수표법, 1996, 308쪽; 이철송, 어음·수표법, 1995, 221쪽)(이에 대하여 발행지를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로는 정동윤, 어음·수표법, 제4정판, 1996, 378∼379쪽 참조). (2) 유효로 보는 견해 발행지는 어음상의 권리와는 거의 관련이 없고 다만 준거법을 정하는데 일응 추정력을 가지는 데 불과한 점에 비추어 보아 발행지의 기재없는 어음을 유효어음으로 보아 이의 효력을 긍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는 견해가 있다(양승규, 어음법·수표법, 1994, 258쪽; 김교창, 발행지의 기재없는 어음, 사법행정 1986.7., 22쪽 아래; 정찬형, 어음·수표법강의, 제2개정판, 1998, 320쪽). 3) 은행의 발행지백지어음의 보충촉구의무 백지어음이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경우 중에는 발행일백지의 확정일출급어음 및 수취인백지의 어음이 많다. 이러한 백지어음은 타점권이고 미보충인 채로도 보통예금구좌, 당좌예금구좌에 입금되기도 하고, 은행이 대금추심을 인수하기도 하며, 그대로 어음교환소에 교부된 경우에도 지급은행은 백지어음에 대하여 지급한다. 대금추심거래의 경우나 어음에 의한 예금구좌에의 입금이 있을 때에는 은행과 고객사이에 어음의 추심위임계약이 성립한다고 해석한다(이기수, 어음법·수표법학, 제4판, 1998, 128쪽). 당좌예금약관 제3조 제2항에 의하면 "증권 중 백지의 보충, 배서 또는 영수란의 기재가 필요한 것은 꼭 그 절차를 밟아주십시오, 저희은행은 백지보충의 의무를 아니 집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당좌예금약관 제3조 제2항과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것은 동약관 제11조 제1항인데 이에는 『수표·어음을 발행하거나 환어음을 인수하실 때에는 수표요건·어음요건을되도록 빠짐없이 기재하여 주십시오. 만일 수표 또는 만기의 기재가 있는 어음으로서 발행일의 기재없는 것 또는 어음으로서 수취인의 기재가 없는 것이 지급제시된 때에는 연락을 아니하고 지급할 수 있기로 합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바로 이 규정이 은행실무에서 백지어음을 보충하지 않고도 지급을 받을 수 있다는 근거로서 제시되고 있다. 또한 『제1항의 처리로 말미암아 손해가 생겨도 저희 은행은 책임을 아니 지기로 합니다』(제11조 제2항)라고 하여 은행의 면책까지 규정하고 있다. 만기일 기재있는 어음의 발행일과 어음의 수취인의 기재가 어음의 요건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백지어음은 미완성인 어음이며, 백지미보충인 채로는 유통에 관한 취득자의 보호(어음법 제10조)의 측면을 제외하고는 본래 어음상의 효력을 결하여, 백지어음으로서는 어음상의 주채무자에 대하여 청구할 수 없고 또 이 백지어음에 의한 지급제시는 무효이며, 백지어음에 의해서는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을 보전할 수 없다(이기수, 어음법·수표법학, 제4판, 1998, 128쪽). 은행 자신의 직접적인 백지보충의무는 인정하기 어렵다. 이는 은행에 있어 불측의 손실을 부담시킬 위험성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은행은 항상 고객이 추심을 위임한 어음에 관하여 백지를 보충하여 형식상 완전어음을 만들도록 재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보며, 이 의무를 위의 약관조항에 의해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의무의 배제는 은행의 어음법 거래전반에 관한 고도의 전문지식을 전제로 하는 이상 은행과 고객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거래관계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위의 의무에 위반하고서 백지인채로 교환제시하여 고객이 손해를 입었다면 은행은 고객에 대하여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또 은행이 백지보충을 재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스스로 보충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충불요의 의사가 표명되어 있지 않은 한에서 은행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백지보충의 위임이 행하여져 은행은 추심의 인수에 의하여 백지보충도 인수한 것으로 보게 된다(이기수, 어음법·수표법학, 제4판,1998, 134쪽). 4) 사 견 우리나라는 실정법을 중시하는 대륙법계의 국가에 속한다. 그런데 영미법과는 달리 발행지의 기재를 실정법에서 명시적으로 어음요건으로 요구하고 있고 또 발행지를 기재하지 않은 증권은 발행인의 명칭에 부기한 지가 없는 한 「약속어음의 효력이 없다」(어음법 제2조, 제76조)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같이 법률의 명문규정이 있고 그 의미 내용도 명확하여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이에 대하여는 Zollner, Wertpapierrecht, 14.Aufl., 1987, S.73; Hueck/Canaris, Recht der Wertpapiere, 12.Aufl., 1986, S.66; Baumbach/Hefermehl, Wechselgesetz und Scheckgesetz, 17.Aufl., 1990, S.106; Muller-Christmann/Schnauder, Wertpapierrecht, 1992, S.50 참조) 이 판결은 명문의 규정이 거래의 관행과 조화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효력규정의 적용범위를 무리하게 제한 해석한 것으로서 타당하지 않다. 유추해석이나 목적론적 해석이 인정되더라도 법률의 문리해석에 명백하게 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다. 이 판결의 다수의견은 법률의 명문의 규정이 거래의 관행과 조화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어음요건에서 발행지의 기재를 제외할 만한 경제적·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은행으로서도 발행지미보충의 어음을 받은 경우 그의 보충을 촉구하여야 하며 백지인 채로 지급하는 것을 수긍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국내어음」에 한하여 그러한 해석을 한다는 것은 우리 어음법이 1930년 어음법통일조약에 의거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수긍할 수 없다. 어음·수표는 국제성이 강한 유가증권으로서 국내증권과 국제증권을 달리 취급하여서는 아니된다. 즉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지가 국내인 어음이라도 국외에서도 유통되는 경우를 예정할 수 있다. 따라서 발행지가 단순히 준거법의 표준이 되는 이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이 판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번의 대법원판결은 우리법이 서 있는 토양에 근본적으로 반하는 것이며 어음의 절대적 요식증권성에 반하여 부당하다. 또한 성문법주의 국가에서 강행법규이며 효력규정인 명문의 규정을 무시함으로써 사법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입법론으로서 어음법을 개정하여 발행지를 어음요건에서 배제하자는 논의는 별개의 문제이다.
1998-05-18
담보배서인에 대한 소구권
法律新聞 2485호 법률신문사 擔保背書人에 대한 遡求權 일자:1995.9.29 번호:94다58377 崔基元 서울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事實關係】 株式會社 S개발(제1심의 공동피고)은 1988년4월24일 경기도지사로부터 공유수면매립허가를 받아 인천강화군전상면초지리 산 66일대 공유수면에 대한 매립공사를 하던 중 위 매립지에 같은 리 95 국유지 지상에 H라는 상호로 횟집을 경영하고 있던 原告와 횟집철거문제를 협의하다가 1992년3월17일 原告가 횟집을 자진철거하는 대가로 原告에게 철거보상비로 금 3천만원과 새로 횟집을 건축하는 비용 및 영업피해보상비로 금 1억3천만원을 지급하고 횟집 지을 대지로 매립지 중 2백평을 주기로 原告와 합의하였다. S개발은 합의와 동시에 原告에게 위 금 1억3천만원의 지급을 위하여 액면 금 1억3천만원의 約束어음 公正證書를 작성하여 주었는데, 그 후 S개발의 공동대표이사로 있던 망 K(被告들의 被相續人)는 1992년6월19일 다시 原告에게 위 금 1억3천만원의 지급을 위하여 액면 6천만원 약속어음 1매와 액면 7천만원 약속어음 1매를 S개발 명으로 각 발행하고 망 K자신은 위 어음들의 제1배서인란에 개인명의로 背書를 하여 原告에게 교부하였다. 망 K가 회사명의로 발행한 위 2매의 약속어음에는 발행인은 S 개발, 수취인은 原告, 제1背書人은 망 K로 기재되어 있었다. 原告는 액면 6천만원의 약속어음은 지급기일인 1992년7월30일에, 액면 7천만원의 약속어음은 지급기일인 1992년8월30일에 이은 2거래일내인 같은 해 9월1일에 각 지급장소에 지급제시하였으나 모두 印鑑署名相異를 이유로 支給拒絶되었다. 한편, K는 1992년11월27일 사망하여 그의 처와 자녀들은 피고들의 공동재산상속인이 되었다. 이에 原告는 背書人인 망 K의 공동재산상속인들인 피고를 상대로 原告에게 背書에 따른 소구책임으로서 위 각 어음액면 합계 금 1억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原審은 위 약속어음 2매가 그 수취인란에 原告 이름이 기재되어 있어 수취인으로부터 제1背書人인 망 K를 거쳐 原告에게로 형식상 背書連續이 되어 있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어음상 권리가 위 망인을 거쳐 原告에게 이전되었고 또한 어음상 권리자인 原告가 각 지급기일 또는 지급기일에 이은 2거래일 내에 위 약속어음 2매를 적법히 제시하였으므로 背書人인 위 K의 공동재산상속인들인 피고들은 어음상 권리자인 原告에게 背書에 따른 소구책임으로서 위 각 어음액면 합계 금 1억3천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大法院 判旨】 原審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中略)...이 사건 약속어음의 背書가 연속되어 있지 아니하나, 이들 어음은 S개발이 原告에게 발행한 것인데 原告의 背書없이 망 K가 그냥 담보를 위한 背書를 한 채로 原告가 취득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어음상의 권리가 수취인으로 표시된 原告로부터 제1背書人인 위 망 K에게로 이전되었다가 다시 原告에게로 승계된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어음의 최종소지인인 原告를 수취인으로 표시하여 발행한 어음에 소외 망인이 그냥 담보의 목적으로 背書를 한 나머지 背書가 단절된 것에 불과하므로 그 실질적 권리가 어음에 표시된 바와 같은 경로를 거쳐 이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原告가 위 어음에 관한 실질적인 권리자임은 이미 증명되었다 할 것이며, 이와 같이 原告가 어음의 실질적인 권리자임이 증명되고 위 망인의 背書가 背書로서의 유효요건을 구비하고 있는 이상 背書의 담보적 효력은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背書가 단절된 채로 지급제시를 하여 지급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지급제시는 적법한 것으로 보아 어음소지인은 背書人에 대하여 溯求權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評 釋】 이 判例는 어음에 擔保만을 목적으로 背書한 者의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判例의 結論에는 찬성하나 그 이유에는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어음에 讓渡背書를 하면 背書의 權利移轉的 效力에 의하여 어음상의 모든 권리는 被背書人에게 이전한다(어음법 14조 1항). 背書의 권리이전적 효력은 背書의 본질적 효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어음의 背書人은 배서에 의하여 어음관계에서 떠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被背書人 및 그 後者 全員에 대하여 인수 및 지급의 담보책임을 지게 되는데 (어음법 15조 1항) 이는 讓渡背書에는 擔保的 效力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背書人의 담보책임은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법률의 규정에 의한 책임인 것이다. 즉 담보적 효력은 어음의 유통보호와 대가관계를 고려하여 정책적으로 인정한 법정의 특별책임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이러한 책임은 유효한 讓渡背書를 한 경우에 背書의 본질적 효력에 종되는 제2차적인 효력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이다. 이 판례에서 「위 K의 背書가 背書로서의 유효요건을 구비하고 있는 이상 背書의 담보적 효력은 인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한 것은 背書가 讓渡背書로서의 유효요건을 구비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의 背書가 背書로서의 유효요건을 구비하였다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K는 어음상으로 볼 때 背書를 할 권한이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背書를 할 수 없는 자가 한 背書를 背書의 유효요건을 구비하였다고 본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판례의 경우 K의 책임은 K의 背書가 背書로서의 유효요건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K가 담보를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그 의사표시에 의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책임은 讓渡背書를 한 경우에 背書人이 지는 法定의 特別責任과 다르다. 또한 수표법에 의하여 소지인출급식수표의 경우에 권리의 이전을 위하여 背書는 필요가 없으나 소지인출급식수표에 背書를 한 자는 법정의 담보책임을 지는 것(제20조)과도 다르다. 어음의 인수지급의 담보책임만을 지기 위하여 하는 背書를 독일에서는 순수한 擔保背書(reine Garantieindossament)라고 하며 이러한 背書에 의한 擔保責任을 인정하는 것이 判例와 學說의 입장이다(BGH 13, 87; BGH WM(1977), 839 / 840; Jacobi, § 77, S,692f; Reinicke, BB(1956), 387/388; Liesecke, WM(1967), 946; Baumbach-Hefermehl, § 15, Rdn 3). 그 이유는 어음상의 權利의 이전이 擔保責任의 발생을 위하여 반드시 그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Hueck-canaris, Recht der Wertpapiere, 12 Aufl, S.92). 순수한 擔保背書를 한 자는 어음의 인수 또는 지급이 거절된 경우에 擔保責任을 진다는 점에서 擔保背書는 보증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종래에는 순수한 擔保背書의 효력을 부정하고 保證의 의미만 있다고 하는 설도 있었다(Hirsch, NJW(1954), 1568 f). 그러나 보증은 어음법 제31조 2항과 3항에 의하면 어음의 이면에 한 단순한 기명날인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보증으로 볼 수 없고 보증은 被保證人의 표시가 없는 때에는 發行人을 위한 보증으로 보기 때문에 전의 背書人들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칠 수 있으나(어음법 32조 1항, 31조 4항 2문) 擔保背書에는 자기의 후자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양자는 다르다. 어음단체에 속하지 않는 자가 어음의 이면에 한 단순한 署名은 어음상의 의무를 지는 背書로 볼 수 없다는 설(Stranz, NJW(1954), 1917; Reinic-ke, BB(1956), 387)과 다만 보증의 의미가 있다는 설(Hirsch, NJW(1954), 1958; Kniestedt, BB(1962), 695, 696)의 근거는 背書는 이미 어음단체에 속하는 자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의 判例와 多數說은 단순히 담보의 효력만이 있는 서명을 인정하고 있다. 이 경우에 署名은 서명자가 어음상의 의무를 짐으로써 어음상의 의무자를 증가시키려는 의사로 한 것으로 본다. 즉 署名의 목적은 어음의 流通性을 제고하여 어음의 換價性을 높이는 데 있다고 한다. 이 判例에서 背書人 K에 대하여 어음所持人은 溯求權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것은 K의 의사표시에 의한 책임을 인정한 것인지 법률의 규정에 의한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K의 背書가 배서의 有效要件을 구비하고 있는 이상 背書의 擔保的 效力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한 점에서 보아 後者의 책임으로 보는 입장으로 짐작될 뿐이다. 그러나 K가 담보의 목적으로 배서를 하였으므로 擔保責任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意思表示에 의한 책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점차 讓渡背書의 경우에 배서인의 책임도 意思表示에 의한 책임이라는 설이 유력하고(鈴木竹雄; 前田 庸; 小橋一郞)이는 獨逸의 通說이기도 하다. 이 판례의 경우 K가 담보책임을 지는 것은 의사표시에 의한 것이고 유효한 양도배서를 한 결과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K는 어음단체에 속하지 않는 제3자이므로 유효한 양도배서를 할 수 없는 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도배서의 형식에 의하지 않고 단순히 어음의 이면에 제3자가 記名捺印 또는 署名한 때에 행위자의 담보책임을 인정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이 判例는 K의 배서가 배서로서의 유효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음단체에 속하지 않는 제3자가 담보의 목적으로 한 행위가 배서의 요건을 구비하였는가 하는 것보다 擔保의 意思가 있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요건이라고 하면 어음의 이면에 단순한 記名捺印 또는 署名을 한 자의 擔保責任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음에 문제가 되는 것은 擔保만을 위하여 背書를 한 背書人도 담보책임을 이행한 경우에 前者에 대하여 어음법 제47조 3항, 제49조에 의한 소구권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어음보증인과 참가지급인의 溯求權을 인정하는 어음법 제32조 3항이나 제63조 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인정된다고 본다(Hueck-Canaris, S.93; Reinicke, BB(1956), 388). 擔保背書人의 溯求權을 부정하는 설에 의하면 (BGH 13, 87; Zollner, S 117) 이 경우에 背書人은 어음법 제49조에서 말하는 前者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前者는 반드시 전에 어음상의 권리를 취득하였던 자라고 볼 필요는 없고 어음을 환수한 자의 전자로서 어음에 기재된 자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어음보증인이나 참가지급인도 결코 전에는 어음상의 권리자가 아니였다는 점에서 擔保背書人과 다를 바 없으므로 어음법 제32조 3항이나 제63조 1항의 유추적용은 무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1996-03-11
준거외국법 불명의 경우
法律新聞 第1792號 法律新聞社 準據外國法 不明의 경우 姜渭斗 〈釜山大法大敎授〉 ============ 11면 ============ 大法院제2부 1988年2月9日宣告 87다카 1427判決 原審=서울民地法1987年5月13日宣告85나 2410判決 Ⅰ, 事件槪要 被告 주식회사 국제상사는 被告 세화진흥주식회사의 化纖織物의 輸出業務를 代行하기로 하고 訴外 이집트人인 하싼 사도(Waffaa Eid Hassan Sado)로부터 1982년12월10일경 이件 手票1매를 交付받고 그 이듬해인 1983년5월14일경에 위 輸出物品을 인도하였다. 위 手票는 額面 美貨5만달러, 支給地·發行地 이집트領 포트사이드, 支給場所 아랍國際銀行, 受 取人 국제상사로 기재되어 있고 發行日欄은 白地로 되어있었다. 被告 국제상사는 1983년3월경에 위手票를 被告 세화진흥에 背書讓渡하였고, 또 被告 세화진흥 은 1983년3월22일에 이를 原告 한일은행에 背書讓渡하였다. 原告 한일은행은 1983년3월24일에 위 手票를 白地補充을 하지 아니하고 아랍國際銀行에 支給提 示하였으나 發行日字가 기재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支給拒絶되었다. 그후 原告 한일은행은 위 수표의 發行日字를 1983년7월28일字로 補充하여 동년 10월6일에 아랍 國際銀行에 다시 支給提示하였으나 同年10월18일에 預金殘高不足을 이유로 支給拒絶되었다. 이에 原告 한일은행은 主位的 請求로서 背書人 각 被告들이 遡求義務者로서 手票金支給의 合同 責任이 있다고 주장하고, 또 豫備的 請求로서 被告 세화진흥이 이件 手票의 買入代金返還責任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Ⅱ, 判決要旨 (1) 原審判決 (가) 主位的 請求 涉外私法上 手票行爲의 效力은 署名地法에 의하므로 (<<涉私37조>><법령:섭외사법|제37조>), 被告들이 原告 한일은행에 대 하여 遡求義務를 부담하는가는 背書地인 大韓民國의 手票法에 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涉外私法上수표상의 權利의 行使또는 保存에 필요한 行爲의 方式은 行爲地法에 의하고 (<<涉私 40조>><법령:섭외사법|제40조>) 또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은 手票의 支給地法에 의하므로(<<涉私 43조 2호>><법령:섭외사법|제43조>) 手票所持人이 그 背書人에 대하여 溯求權을 행사하기 위하여는 手票要件이 구비된 手票에 의하여 支給提示期間내에 支給提示를 하여야 하는가와 그 支給提示期間은 언제인가는 그 行爲地및 支給地法인 이집트法에 의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件 手票의 行爲地와 支給地인 이집트에는 手票에 관한 法律이 없고 判例法에서 手票 를 換어음의 一種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또 換어음에 관하여는 이집트의 商法에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件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에 관하여는 이집트商法의 換어음에 관한 法律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나 이집트商法의 換어음에 관한 法律에는 發行地와 支給地가 이집트 國內로되어 있는 換어음의 支給提示期間에 관하여 아무 規定이 없고, 또 이에 관한 이집트法의 存在에 관하여 아무 證明도 없으므로 이件手票의 溯求權行使要件의 具備여부는 涉外的 私法爭訟關係에 일반적으로 適用되는 法原則에 따라 法廷地法인 大韓民國의 手票法에 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手票法에 의하면 國內에서 發行되고 支給할 手票는 發行日로 부터 10일이내에 支給 提示를 하여야 하므로(<<手29조1항>><법령:수표법|제29조>) 이件 手票의 發行日字로 補充된 1983년7월28일로 부터 10일내에支給提示를 하여야 하는데도 原告는 위 支給提示期間인 10일이 훨씬 경과된 후인 10월6일에 支給提示를 하였으므로 이는 適法한 支給提示라 볼수없고 따라서 原告의 주장은 理由없다. 그리고 被告 국제상사가 被告 세화진흥의 化纖織物의 輸出業務를 代行하기로 하고 1982년10월 경 訴外 이집트인 하싼 사도로부터 이件 手票를 受取한 후 1983년5월14일경 위 手票金상당의 輸出物品을 위 訴外人에게 引渡해 주었으므로 被告 국제상사로서는 이件 手票의 支給拒絶로 利得한것이 없다. 그러므로 被告 국제상사가 被告 세화진흥에게 위 手票를 背書讓渡해 주고 그로부터 위 手票金상당의 物品을 인도받아 利得을 보았다고 하여 原告에게 그 利得償還의 義務가 있다고 하는 原告主張은 理由없다. (나)豫備的 請求 被告 세화진흥이 1983년3월22일에 原告 한일은행에게 이件 手票의 推尋買入依賴를 하고 그 代 金으로 原告로부터 3천7백82만9천원을 支給받으면서 被告 세화진흥이 만일 이件 手票가 支給拒絶 되면 위 買入代金을 즉시 返還하기로 約定하였으므로, 被告 세화진흥은 위 約定에따라 原告에게 이件 手票의 買入代金 3천7백82만9천원과 訴狀送達日인 1984년1월28일부터 그 完濟日까지 訴訟促 進등에 관한 特例法소정의 年2할5푼의 비율에 의한 遲延損害金을 支給할 義務가 있다. (다) 結 論 原告 한일은행의 被告 국제상사와 被告세화진흥에 대한 主位的請求는 모두 理由없으므로 棄却 하고, 原告의 被告 세화진흥에 대한 豫備的 請求는 理由가 있으므로 이를 認容한다. (2) 大法院判決 이件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은 支給地法인 이집트法에 의하여야 할 것이나 이집트에는 手票에 관 한 法律이 없고 判例法에서 手票를 換어음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또 換어음에 관하여는 商法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手票는 이집트商法의 換어음에 관한 法律에 의하여야 한다. 이집트商法 제160조는 大陸國家·地中海沿岸國家 또는 터키共和國屬領에서 발행되고 이집트에 서 支給될 換어음은 그 日字로부터 6월, 유럽大陸國家가 아닌 때에는 8월, 더 먼 國家에서 발행 된 때에는 1년내에 支給이나 引受를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있고, 또한 同法제166조는 이집 트에서 발행되고 外國에서 支給할 어음의 이집트에 居住하는 發行人및 背書人에 대한 請求는 터 키共和國이나 유럽大陸國家, 프랑스, 이태리, 오스트리아인 때에는 3월, 地中海沿岸國家나 기타 유 럽國家인 때에는 4월, 기타 國家인 때에는 1년내에 提示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집트商法의 規定은 이집트외의 國家에서 發行되고 이집트에서 支給될 어음 또 는 이집트에서 發行되고 이집트외의 國家에서 支給될 어음의 提示期間을 규정한 것이고, 이집트 에서 발행되고 이집트에서 支給될 어음의 所持人이 이집트외의 國家에 있는 경우의 支給提示期間 까지 규정한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집트 商法 제160조, 제166조, 제169조에서 어음所持人의 背書人에 대한 權利가 위 提 示期間의 經過로 排除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것을 이집트에서 발행되고 이집트에서 支 給될 어음의 所持人이 이집트 외의 國家에 있는 경우에까지 類推解釋할수 없는 것이다. 原審이 이러한 趣旨에서 이件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에 관하여 이집트商法의 규정을 適用하지 아 니한 것은 正當하고 法理誤解의 違法이 없으므로 上告를 棄却한다. Ⅲ, 評 釋 (1)序 說 이件은 原告 한일은행이 被告 국제상사와 被告 세화진흥에 대하여 遡求權을 가지는가하는 問題 이다. 手票의 遡求權을 행사하기 위하여는 適法한 支給提示期間 내에 完成된 手票에 의하여 支給提示 를 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되는데 이것은 溯求權의 行使에 필요한 行爲의 方式의 問題로서 그 行爲 地法인 이집트의 手票法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다(<<涉私 40조>><법령:섭외사법|제40조>). 또한 이件 手票의 法定支給提示期間 이 언제인가 하는 問題도 手票의 支給地法인 이집트의 手票法에 의하여야 한다(<<涉私 43조2호>><<법령:섭외사법|제43조>). 그러나 이집트에는 手票에 관한 法律이 따로 없어 判例法에서 手票를 換어음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있고, 또 換어음에 관하여는 이집트의 商法에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件 수표의 溯求權行使의 要件과 支給提示期間은 이집트商法의 換어음에 관한 法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件에서 原告 한일은행이 1983년3월24일에 아랍國際銀行에 發行日란의 白地를 보충하지 아니 하고 支給提示를 한때에 아랍國際銀行이 白地補充을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支給拒絶을 한것으 로 보아 이집트의 商法에서도 完成된 어음의 提示를 換어음의 溯求權行使의 要件으로하고 있고, 따라서 이件에서 原告가 위 手票의 발행일난의 白地를 보충하여 다시 위 支給銀行에 支給提示한 것은 이집트의 商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집트의 商法에는 發行地와 支給地가 모두 이집트로 되어 있는 換어음의 支給提示期間 에 관하여아무 規定이 없으므로 이件 手票의 支給提示가 適法한 支給提示期間에 한 것인지 즉 이 件手票의 支給提示期間이 언제인가에 대하여 어느 나라의 法을 그 準據法으로 適用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여기에서는 이件에서 주요한 문제인 準據外國法 不明의 경우에 있어서 法院의 措置와 準據外國法의 確定의 責任에 관하여 고찰하기로 한다. (2) 準據外國法의 確定의 責任 (가) 學說의 槪要 涉外私法事件에 適用하여야 할 準據法이 外國法인 경우에 그 準據外國法의 내용이 不明한 때에 는 이것을 누가 確定하여야 할 것인가에 관하여 當事者證明說과 法院職務說이대립해 있다. 當事者證明說에서는準據外國法의 證明은 事實證明이라는 이유로 또는 準據外國法의 適用에 의하여 利益을 받는 者는 當事者라는 理由로, 準據外國法의 內容은 당사자가 證明하여야 한다고 한다(<<跡部次郞, 法學論叢 제5권3호, 15·23頁>><기사:|跡部次郞|法學論叢|제5권3호|15>). 그러나 法院職務說에서는 準據外國法의 證明은 法規證明이라는理由로 또는 準據外國法의 適用 은 法院의 職務라는 이유로, 準據外國法의 內容은 法院이 調査하여야 한다고 한다(<<黃山德·金容漢, 國際私法, 博英社, 1972>><단행:국제사법|황산덕>). (나) 檢 討 準據外國法이 不明한 경우에 누가 그 內容을 確定하여야 할것인가는 準據外國法의 性質이 事實 이냐 法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問題가 아니고 이것은證據節次法에 있어서 편의에 기한 政策上의 問題로서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각국의 學說·判例에서는 當事者가 準據外國法의 內容을 증明할 責任이 있다 고 하면서 동시에 이것은 法院이 調査하여야 하는 職務라고 본다. (3)準據外國法 不明의 경우의 措置 (가) 學說의 槪要 準據外國法은 適用하여야할 경우에 당사자가 그 準據外國法의 內容을 證明하지 못하고 또 法院 도 그 內容을 調査하지 못한 경우에 이를 어떻게 解決하여야할 것인가에 관하여 內國法適用說· 請求棄却說및 條理說등이 대립해 있다. 內國法適用說은 「疑心스러운 때에는 法廷地法에 의한다」(in dubio let fori)는 思想에 기하여 準據外國法이 不明한 경우에는 內國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한다(<<currie, p175="" essays,="" selected="">><단행:Selected Essays|Currie|175>). 그 根據는 外國法의 內容이 內國法의 內容과 符合하는 것으로 推定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內國法이 客觀的인 條理가 되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또는 裁判拒否를 피하기 위한 非常手段으로 內國法을 적용하여야 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한 請求棄却說은 準據外國法이 不明한 경우에는 마치 당사자가 訴訟上 공격방어의 사실을 證明하지 못한 경우와 같이 原告의 訴이건 被告의 抗辯이건 불문하고 이것을 棄却하여야 한다고 한다(<<川又良也, 法學論叢 제62권5호, 30頁>><기사:|川又良也|法學論叢|제62권5호|30>). 그리고 條理說은 準據外國法이 不明한 경우에는 條理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한다고 하고, 여기 에서 條理는 當核 準據外國法秩序에 있어서 妥當하다고 인정되는 바로서 이것은 당해 準據外國法秩序내에서 判斷하고 擴張解釋·類推解釋을 하여 해결하여야 하고, 당해 準據外國法秩序 내에서 알 수없거나 擴張解釋·類推解釋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당해 準據外國法秩序와 同一 또는 類似한 法系에 속하는 나라의 法에 의하여 解決하여야 한다고 한다(日本 名古屋地方裁判所1954년5월29일판결 下級審裁判所民事裁判例集제5권5호, 788頁). (나) 檢 討 內國法適用說에 있어서 이른바 「疑心스러운때에는 法廷地法에 의한다」는 것은 內國法優位의 思想에 기한 것으로서 國際私法의 本 ============ 9면 ============ 質에 배치되며, 또 內國法적용설에서 들고있는 근거 는 모두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서 충분한 근거로 되지못한다. 그리고 內國法適用說에 의하면 法院이 이것을 구실로 準據外國法調査의 職務를 태만히 하여 모든 涉外私法事件에 內國法을 적용하게될 우려가 없지아니하므로 부당하다. 그리고 請求棄却說은 準據外國法의 內容이 不明한 경우에는 原告의 訴이건 被告의 抗辯이건 이를 기각하여야한다는 것으로서 이것은 事實上 裁判의 拒否이므로 부당하고, 또한 訴訟上 공격방어의, 事實은 당사자의 證明事項이고 外國法의 調査는 당사자의 證明事項임과 동시에 法院본래의 職務事項으로서 兩者는 다른 데도 이를 同一視하고 있으므로 부당하다. 생각컨대 國際私法은 내용이 각각 다른 여러나라의 私法이 倂存하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중에서 문제된 涉外私法사건의 해결에 가장 적합한 法을 선택하여 適用하는 것이므로 準據外國法의 내용 이 不明한 경우에는 法廷地法(內國法)을 적용할 것이 아니고, 당해 準據外國法秩序 내에서 擴張解釋 또는 類推解釋을 하여 해결하여야하고, 또 당해 準據外國法秩序내에서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을 하여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와 동일 또는 유사한 法系에 속하는 나라의 法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한다고 보는것이 타당하다. (4) 結 論 원고 한일은행이 이件 手票의 發行日난의 白地를 보충하여 完成된 手票로 아랍國際銀行에 支給 提示를 한것은 그 準據法인 이집트 商法上의 換어음의 遡求要件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支給提示가 法定의 支給提示期間내에 한것인가 즉 이件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은 언제인가에 관 하여 이집트의 商法에 規定이 없으므로 이件에서는 準據外國法 不明의 경우의 措置가 그 中心問 題로 된다. 原審判決과 大法院判決에서는 이집트商法上의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에 관하여 당사자의 證明이 없다는 이유로 이것은 우리나라의 <<手票法(29조1항)>><법령:수표법|제29조>에 의하여 한다고 하고, 따라서 이件 手票의 支給提示는 발행일(1983년7월28일)로부터 10일이 훨씬 경과하여(동년10월6일) 支給提示를 하였으므로 原告의 溯求權은 消滅된것이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前述한 바와같이 準據外國法이 不明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그 準據外國法의 內容을 證明 할 責任이 있으나 또한 이것은 法院이 調査하여 適用하여야할 職務이기도 한것이다. 그런데도 法 院이 당사자의 準據外國法의 내용에 관한 證明이 없다고 하여 準據外國法 調査·適用의 職務를 抛棄하고 이에 바로 內國法인 우리나라의 手票法을 適用한 것은 不當하다. 그리고 準據外國法의 내용을 당사자가 證明하지 못하고 또 法院이 조사해 보아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內國法을 適用하여야 한다는 學說은 國際私法의 本質에 배치될 뿐만아니라 內國法의 내용이 반드시 보편적인 것이라고 볼 수없으므로 不當하다. 國際私法은 內容이 各各 다른 여러 나라의 私法의 倂存을 인정하면서 그중에서 문제된 涉外私法事件의 解決에 가장 適合한 法을 準據法으로 선택하여 적용하는 法則인 것이다. 이러한 趣旨에서 보면 準據外國法의 내용이 不明한 경우에는 바로內國法의 規定을 適用할 것이 아니고 당해 準據外國法秩序내에서 擴張解釋 또는 類似解釋을 하여 해결하여야하고, 또 당해 準據外國法秩序내에서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을 하여 해결할수 없는 경우에는 그와 동일 또는類似한 法系에 속하는 나라의 法에 의하여 解決하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手票法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發行되고 우리나라에서 支給될 手票의 支給提示期間 은 10일이고(<<同法29조1항>><법령:수표법|제29조>) 유럽洲의 1國에서 발행되고 地中海沿岸의 1國에서 발행되고 유럽洲의 1國에서 支給될 手票의 支給提示期間은 20일이다(<<同法29조3항>><법령:수표법|제29조>). 이件 手票의 準據法인 이집트商法에는 이집트에서 발행되고 이집트에서 支給될 換어음의 提示 期間에 관하여는 規定이 없다. 그러나 이집트의 商法제160조에 유럽大陸國家·地中海沿岸國家· 터키共和國屬領등에서 발행되고 이집트에서 支給될 換어음의 인수·지급의 提示期間은 6월(180 일)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이집트 商法 제166조의 규정을우리나라의 <<手票法제29조1항·3항>><법령:수표법|제29조>의 규정및 換어음의 信用證券性등을 감안하여 類推解釋하면 이집트 商法의 換어음에 관한 法의 秩序내에서 이집트發行·이집트支給의 換어음의 引受·支給의 提示期間을 능히 確定할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類推解釋의 노력을 포기하고 당사자의 證明이 없다고 하여 바로 이에 우리나 라의 手票法을 適用한 것은 準據外國法의 適用을 그릇친 것으로서 不當하다. </currie,>
1988-10-27
신용카드의 도난분실에 의한 책임
法律新聞 1674호 법률신문사 信用카드의 盜難紛失에 依한 責任 일자:1986.10.28 번호:85다카739 崔基元 서울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4면 ============ 原審=서울高法1985年 2月 28日 判決, 84나2165 1. 事實關係 A(被告)는 1982년 6월 29일 B(原告)銀行과 銀行信用카드 利用契約을 체결하고 信用카드를 교부받았던바 그 카드會員規約에는 카드의 盜難·紛失등으로 인한 모든 責任은 會員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A는 위 카드를 盜難당하여 같은해 5월 31일 위 盜難事實을 B銀行에 신고하였으나 이미 위 카드를 竊取한 자가 5월 23일부터 5월 30일까지 사이에 위 信用카드를 이용하여 賣出表에 A의 署名을 僞造하여 카드加盟店들로부터 합계 7백42만8천5백92원 상당의 각종물건을 신용으로 買受하였음이 밝혀졌다. 이에 B銀行은 A에게 위카드使用代金의 지급을 청구한바 A는 첫째 위카드의 紛失 또는 盜難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한 모든 責任은 A가 부담하기로한 위 會員規約部分은 A에게 현저하게 不利한 不當한 約款으로서 信義誠實의 原則에 위배되고 公序良俗을 해치는 것이므로 無效이고, 둘째 原告銀行을 代理하여 카드代金決濟業務를 처리하고 있는 銀行信用카드協會와 加盟店鋪사이에 맺어진 加盟店規約에 의하면 加盟店鋪는 信用販賣를 要請하는 顧客이 있는 경우 그가 정당한 會員이고, 카드상의 署名과 賣出表上의 署名이 同一한가의 여부를 확인하여 이상이 있으면 去來를 거부하여야 하고, 銀行信用카드協會 역시 위 賣出表가 정당한 것인지를 확인한 후에 그 代金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와같은 注意義務를 게을리하여 그 代金을 지급하였으므로 그와같은 信用去來를 하지 아니한 A로서는 그 지급에 대한 責任을 질수 없다고 抗辯하였다. 原審(서울高等法院 1985년 2월 28일 선고 84나2165 판결)은 A의 첫번째 抗辯에 관하여 위 會員規約은 이를 無效事由로 할만큼 被告에게 현저하게 不利한 約款이라고 볼수 없다고 하고, 두 번째 抗辯에 관하여도 설사 加盟店 내지 銀行信用카드協會에 A의 주장과 같은 過失이 있었다하더라도 위 約定이 有效한 이상 위 求償債務를 면할 수는 없다고 하여 A의 위 두 抗辯을 모두 배척하였다. 2. 大法院判決(1986년 10월 28일 선고 85다카739판결) 이에대하여 大法院은 「信用카드 發行會社와 加盟店 및 加入會員의 카드利用에 따른 去來에 있어서 發行會社와 加盟店은 이윤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會員은 현금없이 물품을 구입하고 現金을 貸出받는외에 일정기간 그 支給猶豫까지 받는다는 측면에서 다같이 利害關係가 있는 것이고, 그 關係는 會員加入規約과 會員規約 또는 加盟店規約에 의하여 규율할 수밖에 없다 할것이며, 그 會員으로 加入하는 것은 오로지 加入하려는 사람의 自由意思에 맡겨져 있고, 일단 加入한 會員은 그 카드를 紛失하거나 盜難을 당하면 다른 사람이 이를 쉽게 不正使用할 가능성이 있어 적어도 현금과 같은 정도의 注意를 기울여 保管해야할 責任이 있음과 아울러 盜難·紛失된 카드는 그 不正使用者가 카드상의 署名을 연습하여 本人의 것과 흡사하게 만들기가 쉬워서 署名의 대조가 무의미하게 되는 결과 發行會社 또는 加盟店에게 뜻하지 않는 損害를 줄 염려가 있으므로 위와같은 사정을 두루 고려하면 설사 카드發行會社와 會員사이의 去來約款인 會員規約에 카드의 盜難·紛失등으로 인한 모든 責任이 會員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會員에게만 현저한 不利益하여 信義誠實의 原則이나 公序良俗에 위반되는 無效의 것이라고 할수 없다 할것이」며 「그 去來約款이 위와같은 경우에 會員에게 그 責任을 지우고 있는 것은 카드利用에 따른 去來의 特殊性에 비추어 카드發行會社와 會員사이의 約定에 의한 損害의 부담이라고 이해하여야 할것」이므로 위와같은 約款이 있다고 하더라도 「會員이 카드의 盜難·紛失등을 發行會社에 통지하고 정해진 양식에 따라 지체없이 그 내용을 書面으로 申告하였는데도 發行會社가 加盟店에 대한 통지를 게을리하였다거나 加盟店이 그와 같은 通知를 받고서도 盜難·紛失된 카드의 확인을 게을리하여 去來가 이루어진 경우 또는 위와같은 盜難·紛失의 申告와 加盟店에 대한 通知가 있기전에 이루어진 去來라 하더라도 加盟店이 카드상의 寫眞이나 署名의 대조 등으로 카드所持人이 정당한 會員인지를 확인하지 않았거나 賣出表上의 署名이 카드상의 그것과 현저하게 다른 것이어서 의심이 가는데도 그 확인을 게을리하여 카드의 不正使用者와의 去來가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去來의 安全에 따른 信義誠實의 原則上 그 責任을 會員에게만 물을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것」이나, 기록을 살펴보면 加盟店이나 發行會社측에 위와같은 過失이 있었음을 인정할 資料가 없다고 判示하여 결과에 있어서 原審의 判斷은 正當하다고 하였다. 3. 序 說 信用카드는 手票카드와 더불어 現金없는 去來를 조장하기 위하여 契約自由의 原則을 기초로한 普通去來約款에 의하여 형성된 제도이다. 信用카드에는 百貨店카드와 같이 百貨店이 會員의 信用去來를 위하여 발행한 단순한 雙方당사자카드와 카드發行會社와 物件의 판매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企業(加盟店)이 분리되어 카드發行會社·加盟店·會員등 3人의 관계가 생기는 三當事者카드가 있는데 銀行이 單獨 또는 共同으로 발행한 카드는 모두 여기에 속한다. 쌍방당사자카드는 그 法律關係가 단순할 뿐만아니라 이 判例에서 문제가 된 것은 3당사자카드이므로 이에 관하여 간단하게 살펴본다. (1) 信用카드의 法的性質 信用카드는 私法上의 財産權을 표창하는 것이 아니므로 債權的有價證券이라고 할수없고 또한 株式會社의 株主와 달리 出資에 의하여 會員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會員規約에서는 카드의 讓渡와 入質을 禁止하고 있으므로 社員權的 有價證券도 아니다. 信用카드는 百貨店카드의 경우는 證據證券이라고 할수 있고 三當事者카드는 資格證券性을 띈다고 할 수 있다(李銀榮 「크레디트카드에 관한 法的 考察」法學(서울大)23卷 1호, 212面). 그러므로 카드所持人은 加盟店과 信用去來를 할수 있는 資格이 추정된다. 왜냐하면 信用카드는 多數의 會員이 集團的으로 信用去來를 하는 경우에 會員을 개별적으로 識別한다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에 去來의 원활을 위하여 발행한 것이라고 할수있기 때문이다. 다만 순수한 資格證券과 다른점은 信用카드가 없이는 다른 方法으로 會員임을 증명하여 信用去來를 할수 없다는 점이다. 더나아가 信用카드는 證據證券에 그치지않고 損害擔保契約上의 責任을 나타내는 證書로서의 性質과 信用供與機能이 있다는 이유로 信用證券의 一種이라는 說도있다(鄭東潤, 改訂版 「어음·수표법」 596면). 그러나 이러한 性質은 信用카드 自體의 性質이라고 하기보다 카드發行會社와 加盟店間의 契約의 效果에 불과하다고 본다. (2) 信用카드의 法律關係 百貨店카드와 같은 雙方當事者카드의 경우는 그 法律關係가 비교적 단순하지만 三當事者카드의 경우는 三角的인 法律關係가 형성되어 복잡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① 會員과 加盟店의 關係 兩者間에는 통상의 賣買契約이나 서비스提供契約이 체결된다. 왜냐하면 會員은 信用카드를 사전에 제시하고 去來를 하여야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우 加盟店은 契約에서 정한 바에 따라 現金을 받지않고 給付를 하여야할 義務를 지는데 이러한 加盟店의 義務는 카드發行會社와 加盟店間에 체결된 第三者를 위한 契約의 이행으로서 이루어진다(Canaris, Das Kreditgeschaft, in HGB Grosskommentar, Bd. III. 3. Bankvertragsrecht(1981) Rdn. 1649). ② 카드發行會社와 加盟店의 關係 兩者사이에는 加盟店契約에 의하여 카드發行會社는 加盟店과 會員사이의 原因關係에 의하여 작성하고 會員이 署名한 賣出表에 기재된 代金을 會員으로부터 그 代金을 推尋하기전에 推尋可能性의 與否와 관계없이 支給하게 되는데 이는 兩者사이에 擔保契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으나(Zahrnt, Die Kreditkarte unter privatrechtlichen, Gesichtspunkten, N.T.W. 1972 1078) 兩者의 關係는加盟店規約에 따라 債權讓渡·支給保證·債權賣買등으로 이해될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通說은 카드發行會社가 會員의 代金債務를 倂存的으로 引受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李銀榮 前揭論文 221面/鄭東潤, 上揭書 599面/金星泰 「크레디트카드去來」考試界, 1984년 11월호 179面/金文煥 「크레디트카드의 實態와 問題點」徐廷甲 博士 古稀記念論文集, 1985, 68면).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加盟店 規約중에도 카드發行會社에 대한 債權讓渡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 있어서(VISA 加盟店規約 제8조) 이 문제는 各種約款의 內容을 類型別로 분류하여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③ 카드發行會社와 會員의 關係 兩者의 關係는 繼續的債權關係(Dauerschuldverhaltnisses)라고 할수 있으며 이는 雇傭과 都給契約的인 요소를 함유한 事務處理契約에서 비롯된다고 할수 있다(Bringewat, Missbrauch von Kreditkarten, JA 1984 350/鄭東潤, 前揭書 598面) 4. 評 釋 信用카드는 조그만 프라스틱조각에 불과하여 특히 紛失·盜難의 可能性이 높고 카드所持人은 會員으로서의 資格이 推定되고 署名만으로 信用去來가 가능하므로 습득자나 도취자에 의하여 不正使用될 危險性이 크다. 오늘날 不正使用의 豫防策으로서 百貨店카드의 경우는 署名외에 暗號를 기재하게 하거나 銀行카드의 경우도 會員의 署名과 사진을 부착하는 등으로 不正使用의 폐해가 크게 줄어들고는 있으나 信用카드의 不正使用은 아직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判例에서 보는 바와 같이 信用카드가 不正使用된 경우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로인한 損失을 누가 부담하여야 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이 判例에서 문제가 된 會員規約에도 여타의 規約과 마찬가지로 「카드의 紛失·盜難등으로 인한 모든 責任은 會員에게 귀속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被告 A는 이 규정은 信義誠實의 原則에 위배되고 公序良俗을 해치는 것으로 無效라고 抗辯하였다. 그러나 이 규정은 카드의 紛失·盜難은 일반적으로 會員의 過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紛失·盜難 이후의 不正使用에 대하여 카드發行會社나 加盟店에 過失이 없는 경우에 不正使用으로 인한 모든 損失을 會員이 부담하는 뜻으로 解釋하는 한 無效라고 할수 없고 過失責任主義에 입각한 것으로서 위 判決이후에 제정된 約款의規則에관한法律(1986년 12월 31일 法律 제3922호, 1987년 7월 1일 시행) 제6조 제1항에 해당하는 信義誠實의 原則에 반하는 公正을 잃은 約款條項이라고도 할수 없다고 본다. 이 규정이 無效라는 A의 抗辯을 모두 배척한 것은 原審이나 大法院이 결과에 있어서 同一한 입장이지만 原審이 加盟店내지 銀行信用카드協會에 被告의 주장과 같은 過失이 있었다 하더라도 會員規約에 의한 約定이 有效하므로 求償債務를 면할수 없다고 한 것은 이 규정의 해석에 있어서 信義誠實의 原則을 위배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會員의 責任에 관한 규정중에 카드의 紛失·盜難이후 카드發行會社나 加盟店의 過失이 있더라도 不正使用으로 인한 모든 責任을 會員이 진다는 內容이 明文으로 규정되었다면 그것은 信義誠實의 原則에 위배되는 규정으로 無效로 보아야 할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 규정의 有效性을 인정하면서 紛失·盜難申告이후 카드發行會社나 加盟店의 過失로 인하여 不正使用者와의 去來가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될때는 信義誠實의 原則上 그 責任을 會員에게만 물을수 없는 것이지만 이 判例의 事案에 의하면 그러한 過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會員은 求償債務를 면할수 없다고한 大法院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본다. 信用카드의 不正使用으로 인한 損失은 申告前에 발생한 것은 加盟店에 過失이 없는 경우에 紛失·盜難에 대하여 過失이 있는 會員이 부담하고, 申告이후에 생긴 損失은 過失이 있는 카드發行會社나 加盟店이 부담하는 것이 公正하다고 할수있다(大法院 1986년 3월 11일 85다카1490/金文煥, 前揭論文 71面). 이 경우에 會員이 免責되는 時點을 申告時라고 하는 것이 一般的인 입장이지만(서울民地判 1984년 11월 26일 84가단1569/鄭東潤, 前揭書 601面) 會員의 責任은 申告이후 카드發行會社가 지체없이 필요한 措置를 취하여 실제로 去來가 이루어지는 加盟店에 通知가 到着하기까지 발생한 去來로 인한 損失에도 미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오늘날 실제에 있어서는 申告前의 損失에 대하여도 會員은 免責이 되고 그 損失은 카드發行會社가 크레디트카드盜難保險에 加入하여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申告前의 損失에 대하여는 一定金額을 한도로 會員의 責任을 인정한다는 것이 카드의 所持와 保管에 관한 注意義務의 해태를 방지하고 保險料를 저렴케하는 方法으로 생각된다. 또한 不正使用으로 인한 損失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하여는 紛失·盜難의 申告가 신속하게 加盟店에 알려질수 있는 電子裝置등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본다. 
1987-03-09
횡선수표의 횡선부분훼손
「事件槪要」 韓國信託銀行營業部는 1975·4·17·허경환에게 額面100万원의 自己앞手票를 발행하고, 허경환은 同手票의 表面左側上端 모서리部分에 二條의 平行線을 그어 橫線手票를 만들어 柳秉殷에게 교부하였는데 柳秉殷은 이 手票를 同年 4·18에 날치기 당하였고, 그 事實을 同年 4·19·13時頃 분실신고하였으며 韓國信託銀行營業部에 그 手票가 같은 날에 提示될 때는 手票面積의 약8分의 1정도에 해당하는 左側上端모서리와 左端部分이 잘리어 나간 形態로 제시되었으니 銀行員이 一般手票로 처리한 結果 그 手票金額이 支給되었다. 이에 原告는 同銀行 담당行員은 變造된 手票임에도 불구하고 不注意로 이를 支給하였으니 韓國信託銀行은 使用者로서 損害賠償을 부담하라고 주장하였다. 서울民事地方法院(裁判長 判事 李英秀 判事梁祥勳 判事宋基弘)은 原告의 請求를 棄却하였다. 그 理由는 첫째 橫線手票는 手票의 表面에 二條의 橫線을 그은 手票인데 被告銀行에 提示된 手票는 橫線이 없기 때문에 橫線手票가 아니라는 것이며 둘째 同手票는 가장자리의 조그만 部分이 磨滅되었지만 手票의 客觀的條件을 갖춘 有效한 手票이므로 이를 提示받은 被告銀行手票支給擔當者가 이를 一般手票로 처리하여 手票金을 支給한데 어떤 過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高等法院(裁判長 判事朴忠淳, 判事金光年, 判事李英後)은 原告 一部勝訴判決을 하였다. (서울高判1977·2·8·76나1087) 그 理由는 첫째 本件手票는 허경환이가 表面에 二條의 平行線을 그어 一般橫線手票가 된 것이며 둘째 잘리어져 나간 部分이 相當한 面積을 차지하고 있고 그 部分중 上端部에 二條의 平行線을 그어 橫線手票는 銀行과 去來하는 것이 實情이므로 本件手票는 橫線部分을 故意的으로 짤라진 事故手票임을 짐작할 수 있으므로 同銀行擔當行員은 이 手票를 橫線手票로 처리하며 支給하여야할 義務가 있는데 이를 태만히 하여 一般手票로 처리하여 手票金을 支給한 것은 重過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반면에 原告는 手票紛失事實을 즉시 申告하지 아니하고 그 翌日13時頃에 申告한 것은 過失이 되므로 過失相計를 적용하여 銀行으로 하여금 60万을 賠償토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大法院은 다음과 같은 理由(判旨)로 上告를 棄却하며 原告一部勝訴를 確定하였다. <判 旨> 銀行에서 額面全壹百万원의 自己앞手票一枚를 發行한 것을 所持人이 그 手票의 表面左側上端모서리 部分에 二條의 平行線을 그어 橫線手票를 만들어 原告에게 交付, 原告는 同手票를 날치기 당해 支給提示된 同手票는 面積約8分의1정도에 해당되는 左側上端모서리와 左端部分이 짤리워 나간 形態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提示를 받는 擔當行員은 異狀이 없다고 斷定, 一般手票로 처리하여 그 手票額面金을 支給한 事實과 橫線을 긋는 部分이 짤리워 나간 高額의 本件手票의 提示를 받은 銀行員은 마땅히 事故手票일지 모르므로 일단 支給을 保留하거나 提示人이 橫線手票의 支給節次를 밟게 한다든가 提示人의 身分을 확실히 파악한 다음 手票金을 支給할 義務가 있는데, 이런 措置를 취하지 않고 手票金을 支給損害를 끼쳤으니 同銀行은 使用者로서 賠償責任이 있다. <評 釋> (1) 橫線手票는 手票의 表面에 二條의 平行線을 그어 놓은 手票를 말한다. 橫線의 法的性質은 手票의 發行人 또는 所持人이 手票의 支給人(銀行)에 대하여 支給受領資格을 制限하는 指示이다. 즉 手票法 33조에 법정된 銀行 또는 거래처에 대하여만 지급할 의무를 부담시키는 의사표시이다. 그러므로 橫線手票에 대한 手票法上의 지급제한을 위반하여 지급한 경우에는 銀行이 정당한 권리자에 대하여 無過失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橫線이외의 法律關係 예컨대 지급의 유효성, 수표의 양도방법 善意取得 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이다. 手票法이 一般手票와 다르게 橫線手票제도를 인정한 것은 일반수표가 소지인 出給式(無記名式)으로 되어 있는 때문에 수표의 소득인이 정당한 권리자로서의 형식적 자격을 취득하게 되고 그 결과로 실질상의 권리가 없는 盜取者나 습득자 등과 같은 부정소지인이 지급제시를 하는 경우에는 지급은행이 제시자가 無權利者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지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발행인(분실자)은 누가 찾아갔는지도 알 수 없으므로 부당하게 지급 받은 자에게 책임추궁을 할 길도 없게 된다. 이 같은 불안은 記名式手票나 指示式手票에 존재하는 背書의 連續에 의한 형식적자격과 제시자의 실질적자격의 차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수표지급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표면에 橫線을 그어 지급은행의 거래처라든가 銀行과 같은 믿을 수 있는 者에게만 지급하도록 하는 한편 만일 잘못 지급되었으면 지급 은행이 잘 알고 있는 수령자를 추적하여 신속 용이하게 被害를 회복할 수 있는 제도가 거래상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거래상의 필요와 慣行이 手票法上의 제도로 명문화 된 것이 橫線手票이며 일찍 英國에서 발달하여 統一法에 수용된 것을 우리 수표법이 계수한 것이다. (2) 橫線手票를 支給받을 수 있는 去來處라는 用語는 원래 經濟上의 개념이므로 法律上으로는 明確한 개념이 아니다. 手票의 도난·분실방지라는 橫線手票制度의 目的으로 보면 支給銀行이 去來를 통하여 잘 알고 있는 者이면 去來處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前에 去來가 있다가 現在는 去來가 없으면 去來處라 보기 어려울 것이고 去來가 있어도 身元이 확실하지 않은 者는 去來處라고 취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욱 少額預金 者가 巨額의 橫線手票를 支給提示한다든지 橫線手票를 지급 받기 위해 少額預金을 하는 자를 객관적으로 橫線手票의 正當한 소지인이라고 신뢰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去來處를 결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具體的으로 정할 수 없는 자는 직접 그 支給銀行으로부터 지급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은 지급 은행이 알지 못하는 者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므로 支給銀行은 去來處가 아닌 者로부터 橫線手票를 取得하거나 推尋委任을 받아서도 아니 된다고 手票法은 明記하고 있다. (3) 自己앞手票의 發行依賴人과 支給銀行의 관계는 당좌수표와 같이 手票契約에 의한 支給委託이 存在하는 것이 아니므로 手票가 날치기 당한 뒤 발행의뢰인이 지급은행에 대하여 사고수표의 支給停止 申告를 하였다면 이는 支給委託의 取消가 아니라 단순한 사고계이다. 그리고 지급은행은 手票支給時에 債權支給에 관한 民法上의 一般原則에 의하여 手票所持人이 實質的인 권리자임을 적극적으로 조사할 의무는 없으나 소지인이 실질적으로 資格이 없다는 것을 알았거나(惡意) 또는 注意를 하였으면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주의를 하지 아니 하였기 때문에 알지 못하였다. (重過失)는 責任을 지지 않을 소극적인 調査業務는 부담한다는 것이 어음手票에 대한 一般原則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手票面積의 8分의1이 그것도 去來實情에서 橫線이 그어져 支給受領資格을 制限하는 手票의 左側上端 모서리와 左端部分이 잘려나간 사실을 알고도 그 수표가 橫線手票가 아니라 一般手票라고 판단한 것은 銀行業者로서의 일반적인 注意義務를 다하였으면 능히 의심을 품을만한 特異한 點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注意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그 手票가 橫線手票임을 알지 못한 重過失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또 手票가 無權利者에 의하여 切斷되어도 手票의 客觀的要件을 구비하고 있는限 有效한 手票라고 한다면 橫線을 手票左端 모서리部分에 긋는 去來慣習은 물론 횡선의 말소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手票法 37조5항의 취지는 無視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橫線手票를 날치기한 者나 拾得者가 橫線部分을 切斷하여 橫線이 없는 것으로 變造하였다고 해서 정당한 手票所持人이 그은 橫線이 抹消 되어 橫線手票가 一般手票로 변경된다는 論理를 合理化할 수는 없는 것이며 한 번 橫線이 그어진 手票는 새로운 手票로 발행되지 아니하는 限 橫線手票로서 一生을 마쳐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橫線手票가 無權利者에 의하여 變造되었고 銀行員의 重過失에 의하여 一般手票로 처리되었다면 그로 인하여 입은 正當한 權利者의 손해는 마땅히 使用者인 銀行이 賠償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本判例는 橫線手票에 관한 드문 判例이며 종전에 外國判例로 가지고 다루었고 手票法上의 橫線手票에 관한 支給受領資格制限에 위반하여 支給한 銀行의 無過失責任과 그 制限을 排除하는 特約에 관한 效力문제와 함께 우리를 살찌우는데 기여할 것이다.(完)
198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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