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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제주올레’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가
‘제주올레’가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 아니고, 등록상표인 ‘올래’를 침해한 것이라는1심 판결 및 특허법원의 항소심 판결이 있었다(이하 통칭하여 ‘대상판결’). 원고는 ‘OLLE 올래’(지정상품 제33류 소주 등 주류), ‘한라산물 순한소주! 한라산 올래 olle SINCE 1950(그림 포함)’(지정상품 제33류 소주, 쌀로 빚은 술), ‘한라산 올래 한라산물 순한소주! Olle(그림 포함)’(지정상품 제33류 소주, 쌀로 빚은 술)의 상표권자로서, 피고의 ‘제주올레 곱들락’, ‘제주올레 산도롱’, ‘제주올레소주’라는 표장(이하 ‘제주올레 표장’)에 대한 상표권침해금지를 청구하였다(기타 표장에 대한 원·피고의 주장 및 법원 판단에 관한 설명은 생략한다). 원고는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의 요부는 문자부분인 “올레”이고, “올레”는 ‘올래’로 호칭될 것이므로, ‘올래’로 호칭되는 원고 등록상표의 표장과 대비하여 표장이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각 ‘제주올레 표장’에서 ‘제주올레’는 제주도의 올레길이라는 도보여행 코스 또는 관광지를 일컫는 명칭으로서 새로운 관념이 형성되었거나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해당하므로 “올레”만을 상표의 요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동일한 취지로 ‘제주올레’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 및 그 약어로 된 상표에 해당하여 원고의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였다. 상표권의 침해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성립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등). 유사상표의 사용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두 상표가 해당 상품에 관한 거래실정을 바탕으로 상표의 외관·호칭·관념 중 어느 하나가 유사하여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가 상품출처에 관하여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지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216522판결 등). 다만 외관·호칭·관념 중 어느 하나가 유사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 거래상 상품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없는 때는 유사상표의 사용행위로 보지 않는다. ‘상표’의 유사여부 판단에서의 관찰방법은 둘 이상의 문자 또는 도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라고 하더라도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 관찰을 원칙으로 하되 상표구성 중 인상적인 부분, 즉 일반 수요자에게 그 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연상을 하게 함으로써 그 부분만으로 독립하여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인 “요부”가 존재할 경우 적절한 전체관찰의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 요부를 대비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표의 구성 부분이 “요부”인지 여부는 그 부분이 주지·저명하거나 일반 수요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인지, 전체 상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인지 등의 요소를 따져 보되, 다른 구성 부분과 비교한 상대적인 식별력 수준이나 그와의 결합상태와 정도, 지정상품과의 관계, 거래실정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5후1690 판결 등 참조). 다만 상표의 구성 중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은 그 부분만으로는 요부가 될 수 없고, 그 부분이 다른 문자 등과 결합되어 있는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4후1175 판결 등 참조). ‘상품’의 유사여부는 상품의 속성인 품질, 형상, 용도와 생산 부문, 판매 부문, 수요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 등을 고려하여 일반 거래의 통념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2386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은 모두 원고의 상표권과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을 요부인 ‘올레’를 기준으로 대비하면 호칭이 매우 유사하고, 수요자로 하여금 그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어 양 표장들은 서로 유사하여(각 지정상품 또는 사용제품이 소주로서 동일하다), 피고가 소주에 각 ‘제주올레 표장’을 사용하는 행위는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은 도형, 색채, 문자부분으로 이루어진 결합상표이다. 도형은 붉은색의 작은 소주잔 모양을 하고 있으며 ‘소주’라는 작은 글자를 품고 있는데 소주와 관련해서 식별력이 없다. 도형 옆의 ‘제주올레’라는 문자 중 ‘제주’는 평이한 글자체로 되어 있는 반면, ‘올레’는 상당히 크고 모양 자체가 도안화되어 소비자들의 눈에 뛴다. ‘제주’는 그 자체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임에 반해 ‘올레’는 그 자체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보기 어렵고 두 글자가 단순히 조합된 것에 불과한데 ‘올레’가 소주와 관련해서 식별력이 적거나 미약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올레’가 들어간 표장이 원고의 ‘OLLE 올래’ 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2014당2008호)을 청구하여 이것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2심 법원의 감정결과인 소비자조사결과(이하 ‘소비자조사결과’)에서 전체 응답자의 31.8%가 피고 제품을 ‘올레’소주로 칭하겠다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올레’는 피고의 각 ‘제주올레 표장’의 요부로 평가될 수 있고, 앞서의 대상판결의 판단은 기존 판례들의 상표권 침해판단의 기준에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에서 ‘제주올레’가 현저한 지리적 명칭 또는 그 약어인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이것은 상표의 유사여부 판단시 ‘올레’를 각 ‘제주올레 표장’의 요부로 볼 것인지 여부 및 상표권의 효력을 제한하는 구 상표법 제51조 제1항 제3호(현행 상표법 제90조 제1항 4호)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상표권의 효력이 각 ‘제주올레 표장’에까지 미치는지에 공통되는 것이다. 1심 판결은 이에 대해 구분해서 판단하지 않았으나, 2심 판결은 상표의 유사여부 및 상표권의 효력제한에 관한 판단에서 ‘제주올레’를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현저한 지리적 명칭’은 특정상품과 관련하여 수요자들에게 즉각적인 지리적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표장으로, 단순히 지리적, 지역적 명칭을 말하는 것 일뿐 특정상품과 지리적 명칭을 연관하여 그 지방의 특산물의 산지표시로서의 지리적 명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7. 8. 22. 선고 96후1682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후958 판결 등 참조). 소비자조사결과 ‘제주올레’를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구성된 도보여행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 중 49.2% 정도이고, 나머지 응답자들은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여행하는 도보여행 방법 또는 도보여행 상품’으로 인식하거나 ‘제주도에 있는 작은 골목길’로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제주올레’를 도보여행 방법이나 제주도에 있는 골목길 정도로 인식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올레와 결합된 명칭이 증가하고 있기에, 대상판결이 ‘제주올레’가 즉각적인 지리적 감각을 전달하는 단순한 지리적, 지역적 명칭으로 수요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이해된다. 다만 원고의 상표권이 ‘올래’만으로 구성되거나 ‘올래’를 포함한 문장이라는 점, 피고는 ‘올레’가 아닌 ‘제주올레’를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주장하는데 상당수 응답자가 ‘제주올레’를 제주지방에 있는 도보여행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상급심에서 판단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상표권
소주
제주도
제주소주
한라산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11-15
부동산·건축
[판례해설] 토지 소유자의 사용수익권 포기 or 지자체의 도로부지 무단 점유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다211528 판결 민법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물권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고, 성문법과 관습법이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물권을 창설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소유권의 경우 소유자가 소유권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가능하더라도 소유권의 처분권능을 남겨두고 사용ㆍ수익의 권능만을 대세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처분권능만이 남는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을 임의로 창출하는 결과가 되므로 물권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사자간에 물건의 사용수익권을 채권적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히 포기하는 것은 가능한가 이는 물권법정주의의 내용이 아니므로 신의칙 등에 저촉되지 않는 한 사적자치의 원칙상 당연히 가능하다. 소유자가 사용수익권을 채권적으로, 일시적으로 포기한 것이라면 이는 민법 제609조가 규정하는 사용대차의 법률관계와 다를 바 없는 것이고(대법원 2009.3.26. 선고 2009다228 판결 등), 영구적으로 포기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물론 그 승계인도 그러한 제한이 있는 상태의 법률관계를 승계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건은 토지소유자가 약정 등으로 사용수익권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양해한 사정이 드러난 바 없어 결국 사실관계에 비추어 소유자가 영구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의사해석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망A는 1968.경 곡성군에 있는 어느 필지의 토지를 매수하고 1969.경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는데 피고 곡성군이 1971.경 위 토지에 접한 좁은 길을 넓혀 도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위 토지의 일부가 분할되어 지목이 ‘전’에서 ‘도로’로 변경되었다. 피고는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토지(위 분할되어 지목변경된 토지)를 관리하고 도로로 사용하면서 지세도 부과하지 않았으며, 이후 망A의 상속인 원고는 망인이 사망함에 따라 2012.경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본소로 이 사건 토지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소정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반소로 맞섰다. 이 사건의 1심 법원은, 망A가 이 사건 토지를 도로부지로 제공하여 그 사용을 승낙하였다거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대금 혹은 보상금을 지급받으면서 이 사건 토지의 사용수익 제한을 용인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설시하면서 본소청구를 인용한 후, 피고의 이 사건 토지 점유는 악의의 무단점유임을 이유로 반소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는 위 소송물 전체를 다투면서 항소하였으나 마찬가지 이유로 기각되자 다시 원고의 본소청구만 다투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기존의 사실관계에 망A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직접 비과세신고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을 추가로 들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이 그 이유 설시에서 하급심의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라는 표현의 오류를 지적하기는 하였으나 결국 핵심은 망A가 곡성군에 대한 관계에서 채권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때까지 망A가 피고의 이 사건 토지 사용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차임 상당 부당이득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권리불행사의 사유만으로 함부로 권리 자체의 포기를 추단할 수는 없으므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한편 이 사건에서 직접적으로 쟁점은 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논점 중 하나는 도로법 제4조와의 관계이다. 도로법 제4조는 ‘도로를 구성하는 부지, 옹벽, 그 밖의 시설물에 대해서는 사권(私權)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에는 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법 제4조의 의미는 철거청구나 인도청구와 같이 도로로서의 관리, 이용에 저촉되는?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이지 부당이득반환청구권 행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82.12.14. 선고 82다카846 판결 등) 이 사건에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도로법 제4조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는다. 나아가 포괄승계이든 특정승계이든 토지의 승계인이 해당 토지가 도로부지로 사용되어 사권행사에 제한이 있는 토지라는 점을 알고서 이를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피승계인이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바 없다면 그러한 악의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1990.12.21. 선고 90다5528 판결 등) 또한 도로법 제4조의 적용을 받는?도로는 적어도?도로법에 의한 노선인정과 도로구역결정 또는 이에 준하는 도시계획법 소정 절차를 거친?도로를 말하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친 바 없는?도로에 대하여는?도로법 제4조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2.12.8. 선고 92다22725 판결 등) 따라서 만일 피고 곡성군이 수십년간 점유해 온 이 사건 토지가 관련법이 정한 절차를 거친 도로가 아닌 사실상 도로로 이용된 부지였다면 원고로서는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철거 및 인도청구까지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토지
사용수익권
도규삼 변호사
2017-07-25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공기업에서 성과연봉제를 담은 개정된 연봉제규정 등의 효력
1. 판시 내용 이 사건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5. 18. 선고 2016가합566509 판결)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성과연봉제를 담은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 사안에서, 위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공기업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게 되는 임금의 총액이 기존의 급여 체계에 비하여 증가하였다 하더라도 위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되는 근로자 개인에 따라 그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위 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야 하고,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의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 필요성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명백한 반대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야할 정도로 절실하다고 보기 어려워 사회통념상 합리성 또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이 사건 공기업 소속 근로자들이 제기한 성과연봉제를 담은 연봉제규정 등의 무효를 구하는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2.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에 따라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근로자의 기득권을 박탈하여 근로조건을 낮추거나, 복무규율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기존의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는 경우, 일정 기간 동안 그 적용을 배제하는 경우, 불리한 규정을 신설하는 경우 등을 모두 포함한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취업규칙의 변경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또한, 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은 “취업규칙의 일부를 이루는 급여규정의 변경이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불리한 경우 그러한 변경에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또 이러한 경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우며, 같은 개정에 의하여 근로자 상호간의 이, 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법원 판례들을 고려할 때에, 이 사건 공기업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경우, 근로자들은 위 규정의 개정으로 인하여 기준연봉 및 성과연봉의 등급 분류 결과에 따라 지급받게 되는 총 임금의 액수가 증가 또는 감소하게 되는 등 개인에 따라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게 되었으나, 특히 하위평가를 받게 되는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이 저하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에, 이와 같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연봉제 규정 등의 변경은 불이익하다고 한 이 사건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성과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사용자의 경영판단에 관한 사항으로써 그 자체로는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으나, 임금체계의 개편이 전체적으로는 불이익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일부 근로자의 임금 감소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다만,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성·변경된 취업규칙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 사건 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연봉제 규정 등의 변경이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에도,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3.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은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성·변경된 취업규칙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가능함을 판시하고 있다. 즉,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시 근로자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한 것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나, 현실적으로 사용자가 경영상의 필요 등으로 인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경우가 존재하고, 사용자가 변경하고자 하는 취업규칙의 내용에 불합리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근로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하지 않아 사용자의 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 사용자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등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고, 근로자 역시 이에 따라 고용 불안정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변경된 취업규칙이라도 그 효력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판결에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에,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 사안에서, ① 이 사건 공기업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는 2016. 5. 9.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확대 실시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는데 조합원 90%가 이를 반대하여 명백한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위 공기업은 이 사건 성과연봉제 규정 등의 개정을 강행한 점, ②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비율, 연공서열 하에서의 소극적 업무수행 태도, 과다한 비용지출 등 방만 경영의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 필요성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명백한 반대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야할 정도로 절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근로자들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함으로써 인센티브를 지급받았고, 성과연봉제 미도입으로 인한 평가등급 하락이나 임금동결의 제재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독려하기 위한 유인책에 불과하고 이는 근로자들이 받게 되는 지속적인 불이익에 비하여 일시적인 대상조치에 불과한 점, ④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이 사건 공기업과 같이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반발이 상당하였고 이 사건과 같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 사건 판결은 판시하고 있는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고려할 때에 이러한 판시는 일응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대법원이 사회통념상 합리성 여부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대법원은 2005. 6. 23. 선고 2004다68953 판결에서 ‘위 개정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고 할 것이지만, 통신사업이 무선통신과 인터넷 위주로 변화하면서 종래 유선통신사업을 주도하던 피고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경쟁 업체에 비하여 매출액 대비 인건비 부담 비율은 높은 반면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뒤떨어짐에 따라 피고 회사의 조직을 축소개편 하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점...인사규정 제13조 제2항의 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바도 있는 등, 이 사건 판결이 최근 공기업에서의 일명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한 최초의 본안에 관한 사법 판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에,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사용자 측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과 관련해서도 더욱더 면밀한 검토를 한 후에 결론을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근로기준법
노조
성과연봉제
2017-06-16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례해설] 분양대행사, ‘실적 저조’로 대행 수수료 받을 수 없다면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5766 판결 주택조합원 모집업무를 위탁하는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 숫자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한 경우에 한하여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분양률이 저조하여 이행이익에 해당하는 분양대행수수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면 신뢰이익에 해당하는 지출비용의 배상도 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분양대행업체인 A회사가 부동산개발업체인 피고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가 일부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1. 사안의 개요 가. 피고 회사는 2011. 2. 22.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사이에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를 공동주택용지로 지정용도를 정하여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에 지역주택조합의 주택건설사업 시행을 대행하는 방식으로 총 34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을 계획하였다. 나. 이와 함께 피고 회사는 2012. 12. 31. 탈퇴한 원고인 A회사와 사이에 조합원 모집에 관한 업무를 위임하는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① 대행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2013. 6. 30.까지로 하고 피고 회사의 통보가 없는 경우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하며, ② 세대당 분양대행수수료를 600만 원, A회사가 달성해야 하는 조합원 모집비율(책임분양률)을 최소 80% 내지 최대 95%로 정하되, ③ 조합원 170세대(전체 340세대 중 50%)를 모집한 때부터 위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3. 6. 17.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중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매매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였고, 그 후 피고 회사는 2013. 7. 2. A회사에게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만료일인 2013. 6. 30.까지 책임분양률 최소 80% 내지 최대 95%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라. 한편, A회사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이 해제된 무렵까지 74세대를,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에 의한 만료일인 2013. 6. 30.까지는 80세대를 모집하였고, 그 후 2013. 9. 23.경까지 계속하여 조합원을 모집하였으나 총 117세대의 조합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2.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고 승계참가인 주장의 요지 첫째, 토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었고 이에 따라 분양대행 업무 수행을 위해 이 사건 토지를 제공할 피고 회사의 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는바, 피고 회사의 2013. 7. 2.자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 해지 통보는 부적법하고, 오히려 A회사가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 둘째,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행이익을 배상할 의무가 있고, 원고 승계참가인은 A회사로부터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에 관한 분양대행수수료 상당의 채권을 양수받았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 승계참가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가 정상적으로 분양되었을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최대 분양대행수수료 1,938,000,000원(=이 사건 아파트의 전체 세대 수 340세대 × 책임분양률 최대 95% × 6,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셋째, 설령 A회사가 최대 책임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하였더라도, 피고 회사는 적어도 A회사가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이 이행될 것이라고 믿고 실제로 지출한 신뢰이익 1,220,565,290원(= 인건비 673,455,000원 + 일반경비 126,000,000원 + 각종 광고홍보비 421,110,290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의 요지 제1심은 원고 승계참가인의 첫 번째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 회사의 2013. 7. 2.자 해지통보는 부적법하여 그 효력이 없고, 오히려 A회사가 피고 회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3. 12. 5.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만료일은 2013. 6. 30.이고 A회사가 위 만료일까지 분양대행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170세대의 조합원을 모집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다. 제1심은 이와 함께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도 기각하였던바, 지출 내역에 관한 증빙 서류가 첨부되어 있지 아니한 점, A회사가 지출한 인건비 등의 내역을 정리한 서류는 A회사가 직접 작성한 서류인 점 등이 고려되어 A회사가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이행을 믿고 위 금원을 지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다. 제2심은 이 사건 분양대행기간이 만료일인 2013. 6. 30. 이후로 기간의 정함이 없이 자동으로 연장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해지 및 이행이익 배상청구와 관련한 제1심판결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상 조합원 모집업무를 대행하기 위하여 전단광고비 등으로 412,113,425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하여 제1심판결을 일부취소하고, 원고 승계참가인의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일부인용 하였다. 다.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채권자는 채무가 이행되었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것이므로 계약의 이행으로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채권자는 그 대신에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라고 볼 수 있는 한도에서 청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출비용의 배상은 이행이익의 증명이 곤란한 경우에 그 증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인정되는데, 이 경우에도 채권자가 입은 손해, 즉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101695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자가 계약의 이행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면, 채권자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당연히 지출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신뢰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중 일부를 인정하였던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3. 판례 해설 민법 제535조 제1항은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의 내용으로서 이른바 ‘신뢰이익’, 즉 계약의 유효를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의 배상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신뢰이익의 배상과 관련한 민법상 유일한 규정이다. 계약체결상의 과실책임 규정은 계약이 이행불능 되었을 때 그 불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자로 하여금 계약상대방에게 신뢰이익, 예컨대 계약의 이행을 위한 준비 비용 또는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없다고 믿고 지급하기로 약정한 대금 등의 배상을 하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한편 신뢰이익 배상의 명문규정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그 해석상 배상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존재하는바,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행이익, 즉 ‘이미 유효하게 성립된 채권의 존재를 전제로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자가 입은 손해’와 별개로 ‘계약의 이행을 믿었음으로 인하여 받은 손해’인 신뢰이익을 인정할 것인지의 논의가 그것이다. 손해배상 인정에서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구별하는 것이 당사자의 손해를 전보하는 데 보다 합리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① 처음에는 그 손해의 배상을 이행이익에 한정하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으나(대법원 1983. 5. 24. 선고 82다카1667 판결 등 참조), ② 그 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배상을 함께 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이행이익은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에 한정된다는 입장으로 변화하였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등 참조). ③ 최근에는 이행이익에 갈음하여 선택적으로 신뢰이익의 배상만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다만 이 경우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하여야 하고 이행이익을 그 한도로 한다고 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등 참조).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배상과 관련하여 대법원 판결은 위와 같은 변천을 보여 왔는데, 대상판결은 이행이익의 배상 자체가 부정되는 경우라면 신뢰이익의 배상을 상정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양자의 관계를 정립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의 만료일인 2013. 6. 30. 이후로 그 기간이 자동연장 되어 A회사가 조합원 모집을 계속하였더라도, 이 사건 분양대행계약 상 분양대행수수료 청구기준인 170세대(50%)의 조합원은 물론이고 최대 95%의 책임분양률에 해당하는 323세대의 조합원을 모집할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행이익의 배상을 인정할 수 없고, 따라서 A회사는 당연히 신뢰이익인 전단광고비 등의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상판결은 이행이익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하여 신뢰이익을 인정하고 있는 점 및 신뢰이익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기존 법리의 취지, 즉 채권자가 정상적으로 계약의 이행이 이루어졌다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보다 큰 신뢰이익의 배상을 받게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 등을 재확인하면서 양자의 관계를 명쾌히 정리한 데 큰 의미가 있다.
분양대행수수료
주택조합원
부동산개발
조합원
2017-04-03
정보통신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음란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서울고등법원 2016. 11. 29. 선고 2015라1490 판결 채권자들은 일본의 영상물 제작업체들 및 위 제작업체들과 위 영상물 제작업체들이 제작한 영상물에 대한 배타적 발행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국내 영상물 유통회사들이고, 위 영상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채무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은 채권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본 사안의 쟁점은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음란물인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라 함은 저작권법 제7조에 열거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속하지 아니하면서도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것으로서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면 족하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의 윤리성 여하는 문제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설령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할 것”(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 등 참조)이라는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견지(堅持)하면서, 영상물이 성행위 장면 등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무런 창작적인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고,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하는 경우 형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배포, 판매, 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는 등으로 해당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자가 그 배포권,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으나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영상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저작권 등의 침해정지청구권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였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그 내용의 대부분이 남녀의 성행위나 성기 노출 등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기획과정’에서 촬영 장소와 배우의 선정, ‘촬영과정’에서 영상에 고정될 수 있는 실연과 배경의 선택, 촬영 조명 미술 작업, ‘편집과정’에서 하나의 영상물로 완성하기 위하여 촬영된 필름의 삭제, 연결 작업 등을 거쳐 제작과정에 참여한 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므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에서 대법원이 사진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판시한 이후 하급심에서 음란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라는 하급심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23. 선고 2011노2664 판결(확정) 등}이 있었고 학계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이후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이 소위 ‘야동’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후 일본의 야동 제작사가 한국의 파일 공유사이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5. 8. 29.선고 사건, 서울지방법원 2015. 10. 18. 선고 사건 등). 헌법재판소는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에서 음란이란 인간의 존엄성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직 성적인 흥미에만 호소할 뿐인 매체로 어떠한 문학, 예술, 과학적이거나 정치적인 가치도 지니지 않는 것으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2009. 5. 28. 선고 2006헌바109 결정에서는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결정을 변경하였다. 헌법재판소 역시 “음란” 표현이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과 비슷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본 저작권법 역시 특별히 저작물에 관한 정의 규정에서 도덕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일본 판결은 “사진저작물이 설사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저작권을 보호받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일본 동경지재(日本 東京地裁) 1986. 6. 20. 1983}. 또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포르노소설도 작가의 감흥과 경험, 그리고 상상을 표현한 자유로운 창작 작업일 경우, 포르노소설도 예술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무첸바하 사건 BVerfGE 83, 130 (1990. 11. 27.)} 1979년 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사건에서, 미국 제5순회법원은, 음란물을 제작한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를 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당해 영화에 음란한 내용이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저작물이라면 당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제한에 대한 규정을 고려할 때 저작권법에 음란물을 제외하는 규정이 없는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 단순한 생략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것이다{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604 F.2d 852(5th Cir. 1979), cert. denied, 445 U.S. 917 (1980)}. 이후 2004년 Nova Products, Inc. v. Kisma Video, Inc사건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2004 U.S. Dist. LEXIS 24171 (S.D.N.Y. Dec. 1, 2004).}. 음란물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음란물에 대한 규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보다는 다른 형사처벌규정 등에 따라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고,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돼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배포·판매·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고 배포권과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청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음란물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적 갈등의 핵심은 음란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요건으로 윤리성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저작물성의 판단에 ‘음란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함으로 인하여 음란물이 더욱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이는 대상 판결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나 불법 유통으로 인한 수익을 환수하는 등 특별히 고안된 법률에 의해 제재 하여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작물은 내용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저작권
저작물
음란물
2016-12-23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례해설 - 변호사법상 법무부징계위원회의 심사대상
변호사법(법)은 대한변호사협회의 장(변협회장)이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변협징계위)에 징계개시청구를 함으로써 징계절차가 개시되고(제97조), 변협징계위가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징계사건을 심의하여(제95조) 징계에 관한 결정(제98조의 4)을 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징계개시청구권과 징계심의의결권을 분리하고 있다. 다만, 법은 변협회장의 징계개시청구권 행사를 통제하기 위해 지방검찰청 검사장, 지방변호사회의 장,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윤리위원장)이 변협회장에게 징계개시청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제89조의4 제4항), 변협회장이 징계개시신청을 기각하는 등의 경우 징계개시 신청인은 변협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하여 변협징계위가 변협회장의 징계개시청구 없이 징계절차를 개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제97조의 5). 한편, 법은 변협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는 징계혐의자 및 징계개시 신청인은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법무부징계위원회(법무부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제100조), 이 규정을 근거로 법무부징계위가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를 판단한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직접 징계절차개시결정을 할 수 있을까? 서울행정법원(2015구합77714)은, 검사장이 변협회장에게 징계개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결정을 받고 이에 이의하였으나 변협징계위가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하자 법무부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하고 법무부징계위가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징계절차개시결정을 한 사안에서, 아래와 같이 법상 법무부징계위는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를 판단한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심의대상으로 삼을 수 없어 위와 같은 결정은 모두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① 법 제100조는 '징계결정'에 대한 불복이라는 표제 하에 변협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여 법무부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제1항) 법무부징계위는 변협징계위의 '징계결정'을 취소하고 스스로 '징계결정'을 할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무부징계위의 심의결정 대상은 변협징계위의 '징계결정'으로 보아야 하고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를 판단한 변협징계위의 기각결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② 구 변호사법이 2007. 1. 26. 개정되면서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에 대한 불복절차가 마련되었는데 '징계결정'에 대한 불복을 규정한 제100조가 문언의 개정 없이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에 대한 변협징계위의 기각결정에 대해서도 불복할 수 있는 근거규정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③ 법무부징계위가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징계절차를 개시하여 징계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징계혐의자로서는 변협회장의 징계개시청구나 변협징계위의 징계개시신청 인용에 따라 징계절차가 개시된 경우에 비해 오히려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종래 법상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청구권이 검찰총장과 변협회장에게 나뉘어져 있었고 지방회장에게는 징계개시 신청권만 있던 것이 변협의 자율성 강화를 위하여 1995. 12. 29. 검찰총장의 징계개시 청구권을 삭제하여 징계개시 청구권을 변협회장에게 전속하게 하는 법개정이 이루어진 바 있다(헌법재판소 2012. 11. 29. 2010헌바454 참조). 변협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 징계절차에서 징계개시청구권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고 위와 같은 법개정이 이루어진 취지를 고려하면 변협징계위(판사2명, 검사2명, 변호사 3명 등으로 구성)가 아니라 법무부징계위(위원장 법무부장관, 검사2명, 변호사 1명 등으로 구성)가 징계절차개시 부분까지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므로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법문의 해석상으로는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① 법 제100조의 표제가 '징계결정에 대한 불복'이기는 하나 제1항은 변협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는 징계혐의자 및 징계개시 신청인이 법무부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97조의4 제3항은 '징계개시 신청인'을 징계개시를 신청한 윤리협의회 위원장이나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7조의5는 '징계개시 신청인'은 징계개시 신청을 기각하는 등의 경우 변협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100조의 문언의 해석상 '징계개시 신청인'의 이의신청은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를 판단한 변협징계위의 기각결정에 대한 이의로 해석된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은 징계결정에 대해서만 취소와 기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정형식을 취하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서울행정법원은 제1항이 '징계결정'에 대한 것만 규정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해석한다면 징계혐의자의 이의는 징계에 대해, 징계개시 신청인의 이의는 무징계에 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은 오히려 변협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결국 위 제1항은 징계혐의자가 징계결정에 대해, 징계개시 신청인이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한 변협징계위의 결정에 대해 불복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② 2007. 1. 26. 개정 전 징계개시 신청권자는 검사장과 지방회장이었다(구법 제97조 제2, 3항). 하지만 제100조 제1항은 징계개시신청을 한 지방검찰청검사장만이 법무부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위 규정은 오히려 법무부징계위의 심의범위를 더욱 명확히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07년 개정법에서 제89조의4 제4항 윤리협의회 위원장의 징계개시신청에 대한 규정이 신설되었고 그 때문에 ①과 같이 윤리협의회 위원장과 검사장을 '징계개시 신청인'으로 묶어 위 제100조 제1항에서는 '징계개시 신청인'이 변협징계위의 결정에 대해 이의할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따라서 법 제100조 제1항은 개정전후 모두 법무부징계위가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다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므로 법개정 문제는 법무부징계위의 심의대상을 판단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보인다. ③ 위와 같은 이유에서 법상 법무부징계위는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기각결정을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법 제96조는 법무부징계위는 변협징계위의 징계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사건을 심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00조도 변협징계위의 결정에 대한 불복에 대해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법무부징계위는 변협징계위가 전혀 징계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접 징계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 즉 법무부징계위가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기각결정을 취소함으로써 변협징계위는 제97조의5 제2항에 준하여 변협회장의 징계청구가 없더라도 징계절차를 개시하여야 하고 법무부징계위는 변협징계위의 징계결정에 대한 불복에 대한 심의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함으로써 징계혐의자에게 절차상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고 변협징계위가 먼저 징계여부를 결정함으로써 변협의 자율성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변협징계위가 징계개시로 나아갈 혐의조차 없다고 판단하여 징계개시 신청을 기각하였다면 비록 법무부징계위가 변협징계위의 이의신청기각결정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징계심의결과 징계결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다. 나아가 검사장 등은 변협징계위가 무징계를 결정하였다면 더 이상 다툴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한변호사협회
변협징계위
징계절차
2016-06-21
지식재산권
판례해설 - 특허법원, 비아그라 '마름모꼴' 독점사용 권리 인정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에 대하여 등록상표 자체가 아니라 다른 문자가 부가된 상표를 사용하였던 경우,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허법원 2016. 1. 15. 선고 2015허5364 등록취소(상) 판결 이 사건 등록상표는 ''와 같이 마름모꼴의 입체적 형상에 푸른색의 색채가 결합된데 비하여, 지정상품에 대하여 실제 그 제조, 판매 등에 사용한 표장들(이하 '실사용상표')은 그 제품 표면에 "Pfizer"나 "VGR" 등의 문자가 부가된 경우, 거래 통념상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에 대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성 범위 내에 있는 실사용상표가 사용됨으로써 이 사건 등록상표가 사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등록상표는 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사용된 사실이 없으므로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그 등록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취소심판 청구가 있었다. 특허심판원은 실사용상표는 그 제품 표면의 "Pfizer"나 "VGR" 등의 문자 부분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등록상표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심결을 하였다. 원고는 실사용상표에는 이 사건 등록상표와 같은 푸른색 마름모꼴의 입체적 형상뿐만 아니라, 원고의 상호인 "PFIZER"의 약자인 "pfizer"나 상품명인 "Viagra"의 약자인 "VGR"과 같은 문자들이 음각되어 있기는 하나, 그 입체적 형상 역시 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한 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위 심결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특허법원은 위 특허심판원 심결과 상반된 판시를 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지정상품 중 하나인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에 대하여 이 사건 취소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정당하게 사용되어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서 주된 관련 쟁점은, 이 사건 등록상표와 달리 실사용상표에는 "Pfizer"나 "VGR" 등의 문자 부분이 부가되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실사용상표를 "이 사건 등록상표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사용된 상표"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제4항에서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라 함은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경우를 말하고, 동일한 상표라고 함은 등록상표 그 자체뿐만 아니라 거래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를 포함하나, 유사상표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후183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등록상표가 반드시 독자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할 이유는 없으므로 다른 상표나 표지와 함께 등록상표가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다른 표장과 구별되는 식별력이 있는 한 등록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92 판결). 이 때 등록상표에 부가된 부분이 상표권자의 다른 등록상표인 경우에도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그 식별력이 있는 한 등록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1996. 7. 26. 95후2077 판결). 대법원은 1996. 10. 11. 선고96후92 판결에서 'UNi SPORTS'라는 영문자를 상단에 표시하고 그 밑에 등록상표인 '' 상표를 표시한 상표를 사용하였다면, 그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은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결합으로 인하여 새로운 특정한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분리 관찰될 수 있는 것이므로, 등록상표인 도형 부분은 위 영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그 동일성과 독립성이 유지되고 있다 할 것이어서, 결국 위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92 판결). 위 대법원 판결들에 의하면, 도형으로 이루어진 등록상표에 다른 문자가 부가되어 사용된 경우에도 그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이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결합으로 인하여 새로운 특정한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분리 관찰될 수 있다면, 등록상표인 도형 부분은 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그 동일성과 독립성이 유지되고 있다 할 것이어서, 결국 문자가 부가된 상표를 사용한 경우라도 이를 들어 등록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거래 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성 범위 내에 있는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면, 실사용상표에서 위 문자 부분은 모두 일반적인 글씨체로 음각된 것에 불과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알약 자체의 형태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의 외관을 지닌다고 보기는 어렵고, 마름모꼴 알약 제품과 어떠한 연결 관계도 없이 단지 상하좌우에 일정 여백을 남기고 중앙에 위치시킨 것으로서 입체적 형상과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거나, 그와 같은 결합에 의하여 새로운 관념을 형성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위 특허법원 판결은 종래의 대법원 견해를 따른 것으로서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비아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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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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