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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판결] 유언 몰랐다는 특별한 사정 인정된다면… “유언 효력 확인 판결 확정 1년 내 유류분반환 청구 가능”
원칙적으로 유언 등을 통해 증여 사실에 대해 인지한 시점을 유류분반환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기간 기산점으로 봐야 하지만, 유언의 존재를 몰랐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유언의 효력을 확인한 판결 확정 후 1년 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와 구조가 유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를 따른 첫 판결이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 강상욱·이동현 고법판사)는 5월 18일 A 씨 등이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유류분반환 청구소송(2023나2002112)에서 B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한 1심을 유지했다. 배우자, 자녀 등이 없이 2016년 9월 사망한 C 씨는 2004년 8월 조카인 B 씨에게 부동산과 예금 등 전재산을 모두 상속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자필증서를 작성했다. C 씨 형제자매의 자녀(조카)로서 대습상속을 통해 C 씨의 상속인이 된 A 씨 등은 2020년 6월 법원에 "C 씨가 작성한 자필증서는 무효"라며 유언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했고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 씨 등은 B 씨에게 C 씨 재산이 모두 상속돼 유류분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이 사건 유류분반환청구권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일이 A 씨 등이 자필증서의 존재를 알게 된 2019년 4월경 또는 유언 검인 절차에서 그 원본을 확인한 2020년 6월경인데, 이로부터 1년이 지난 2021년 12월 소송이 제기돼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봐야하는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재판부는 A 씨 등이 유언무효확인소송이 확정된 2021년 11월 이후 자필증서가 유효하고, 그에 따라 B 씨에게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유류분반환청구권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 등은 C 씨의 자필증서 작성일로부터 약 15년 이상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알게 됐고, C 씨의 자필증서는 작성된 후 B 씨의 형제가 보관하면서 비닐코팅을 했는바 비닐코팅 자체로 경험칙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잉크, 필기구, 필압 검사 등이 용이하지 않아 위조 여부를 가리기 어려움 )인 점 등을 고려하면 A 씨 등이 자필증서가 무효라고 믿은 데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사후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해 자필증서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됐지만, A 씨 등이 자필증서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 원본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필증서가 무효라고 믿은 데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이상 A 씨 등으로서는 관련 무효확인 소송이 확정됐을 때 비로소 B 씨에 대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 등은 그때부터 1년이 경과되기 전 이 사건 소송 제기를 통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한 이상, 단기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유언
유류분반환청구
단기소멸시효
상속
한수현 기자
2023-06-12
가사·상속
[판결] "탈북자라도 상속침해일로부터 10년 지나면 상속회복청구 못한다"
6·25 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실종 처리된 남성의 자녀가 한국에 들어온 뒤 상속권을 인정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현행법상 북한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과 관련한 특례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남한주민과 동일하게 상속권이 침해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돼 상속 회복을 더 이상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법 제999조 2항은 참칭상속권자가 상속권을 침해한 때 그 회복을 요구할 수 있는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한주민과 북한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나 인지청구의 소 등의 경우와 달리 상속회복청구권과 관련해서는 제척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특례를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6·25전쟁 당시 실종 처리된 이모(당시 18세)씨의 딸 A씨가 자신의 숙부 등을 상대로 낸 상속재산회복청구소송(2014다46648)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보기 이씨는 1950년 9월 전쟁통에 서울에서 실종됐다. 1977년 법원은 이씨에 대한 실종선고를 내렸다. 이듬해 1월 이씨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1961년 사망한 이씨의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충남 연기군의 선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씨가 2004년 5월 중국 연길에서 브로커를 통해 남한의 가족들과 만나면서 그동안 북한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2년 후인 2006년 12월 이씨는 사망했고 이씨의 딸 A씨는 이듬해 북한을 탈출한 뒤 2009년 6월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에 온 A씨는 "상속 당시 부친도 상속 자격이 있었고, 상속자의 딸인 나도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다"며 선산을 상속받아 소유권이전등기한 숙부 등 친척들을 상대로 2011년 10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현행법상 북한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연장해주는 특례가 없는 한 민법 규정에 따라 A씨의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에 대한 침해가 있었던 1978년 1월 숙부 등이 상속재산인 선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해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민법이 상속회복청구권의 행사에 제척기간을 둔 취지는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주민의 경우에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권이 침해된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민법 제999조 2항에 따라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가족특례법이 북한주민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나 인지청구의 소에 대한 제척기간의 특례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상속회복청구권에 있어서는 민법 제999조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제척기간에 관해 특례를 인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상속회복청구의 경우에도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나 인지청구의 경우와 같이 남북 분단의 장기화·고착화로 인해 북한주민의 권리행사에 상당한 장애가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이들 법률관계를 구분해 상속회복청구에 관해서는 제척기간의 특례를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법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창석·김소영·권순일·이기택·김재형 대법관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북한주민은 상속회복청구권 행사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한데도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소멸한다고 보는 것은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척기간에 내재된 전제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남북가족특례법 제11조는 북한주민은 민법 제999조에 따라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그 제척기간에 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제척기간과 그 연장에 관해 법률해석에 맡겨 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이 경우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민법 제166조를 제척기간의 기산점에 유추적용하고 민법 제999조 2항의 단기 3년의 규정을 권리행사 기간에 유추적용해, 북한주민은 상속권이 침해돼 10년이 경과한 경우에도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연장되어 '남한에 입국한 때부터 3년 내'에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해 밝힌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가족특례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대한 명시적인 특례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탈북자에게 제척기간을 연장해 주기는 어렵다"며 "입법을 통해 남한주민이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으면서도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은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에 대해서는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적용이 제외된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북한주민의 경우에도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A씨가 낸 소송은 제척기간 도과 후의 소송이라며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76859375452_154255.pdf)에서도 볼 수 있다.
상속권
상속회복청구권
상속재산회복
탈북자상속
남북주민사이의가족관계와상속등에관한특례법
신지민 기자
2016-10-19
가사·상속
기업법무
민사일반
상사일반
"차명주식, 경영권 확보에 필수적인가" 열띤 공방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상속 재산을 둘러싼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장남 이맹희씨 분쟁에 새로운 쟁점이 떠올라 항소심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일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변론기일에서는 선대회장의 차명주식이 이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데 필수적이었는지를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2013나2003420). 경영권 승계에 차명주식 소유가 필수적이지 않았다면 이 회장이 차명주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다른 공동 상속권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씨 측의 주장대로 제척기간 10년은 아직 지나지 않아 항소심에서 다툴 여지가 있게 된다. ◇차명주식, 경영권 승계에 필수?= 법률상의 상속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재산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참칭상속인은 본인이 정당한 상속권자라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려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볼 수 있는 외관이 있어도 성립한다. 이 회장은 단독 상속한 차명주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이익배당금을 받는 등 주주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주주권 행사를 참칭상속인으로 행동한 외관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주주권은 차명주식을 상속받지 않더라도 행사할 수 있다. 제3자로부터 양수한 주식이나 매수한 주식으로도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차명주식을 상속으로 취득했을 때 이 회장이 상속인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이 무엇인지에 따라 참칭상속인의 외관이 결정된다. 결국 이 회장이 차명주식을 상속함으로써 참칭상속인이 될 수 있는 외관은 차명주식 소유로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차명주식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 이 회장은 단독상속인임을 참칭해 이씨 등 다른 상속인의 상속권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이씨의 주장대로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차명주식의 존재가 드러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수사 이후가 된다. 따라서 소송을 낸 지난해를 기준으로 제척기간 10년은 아직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1심 판단은?= 1심은 차명주식 소유가 경영권 확보에 필수인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장이 1988년 5월 개최된 삼성생명 정기주주총회에서 차명주식 5만주 중 4만2000주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고, 5만주에 대한 이익배당청구권을 행사해 배당금을 수령한 것은 이씨에 대한 상속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씨 측은 이 회장이 차명주식을 삼성그룹 임직원 명의로 관리했기 때문에 외관이 드러나지 않아 상속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주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이름이 외부에 표시되지 않았다고 해, 주주권의 실질적인 행사주체가 이 회장이 아닌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제척기간 역시 차명주식 5만주 중 4만2000주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한 1988년 5월, 나머지 8000주는 이 회장이 1988년 이익배당금을 수령한 때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 측, "차명주식 단독 상속해야 경영권 안정"= 지난 2일 열린 변론에서 양측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이 삼성그룹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회장 측은 선대회장의 유지인 '나눠먹기식 상속 배제'를 강조했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선대회장은 생전에 이 회장에게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확고한 유지를 거듭 천명했고, 나눠먹기식 상속을 배제하고 기업의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을 함께 승계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며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했고, 상속 당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는 그룹 내 매출액 1위와 3위의 대표 주력기업이자 다수의 삼성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기업이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도 확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상속 당시 삼성생명 지분은 다른 상속인의 실명 지분이 더 많았고, 삼성전자는 양측이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서는 차명주식을 단독상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씨 측, "삼성생명·전자, 지배기업 아니라 차명주식 불필요"= 반면 이씨 측은 상위지배기업이 하위기업을 거느리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특징을 들며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은 경영권 유지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씨 측은 "선대회장 타계 당시 삼성그룹은 상위지배기업인 제일제당, 신세계백화점과 삼성문화재단이 계열사를 거느렸고,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는 하위기업에 속했기 때문에 이들 주식은 경영권 유지와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중복출자를 포함하면 내부지분율은 51.4%에 달하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에도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씨 측은 삼성 비자금 수사 결과를 들며 차명주식 매각대금 사용처 문제도 거론했다. 이씨는 "특검 결과, 이 회장은 차명주식을 매각해 300억원 가량의 미술품을 구입했고,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삼성자동차 협력업체에 4조원을 출연했다"며 "이 회장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지배 목적과는 무관하게 차명주식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씨 측의 주장대로 차명주식이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이지 않아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회장이 단독상속한 차명주식과 현재의 주식이 동일하다는 '대상재산 이론'이 받아들여질지가 남은 재판에서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24일 열린다. 재판부는 "내년 2월 정기인사로 재판부에 변동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1월 14일에 결심을 하고 2월 중으로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명주식
경영권승계
삼성
이건희
이맹희
상속
선대회장
이병철
신소영 기자
2013-12-0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간통죄 고소기간 6개월'의 기산점은
간통죄의 고소권자가 고소를 할 수 있는 기간인 '범인을 알게된 날로부터 6개월'의 기산점은 구체적인 범행시각이 아닌 간통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씨와 조모(41·여)씨는 1994년 결혼했다. 김씨는 아내 조씨가 자신의 동생과 친하게 지내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둘은 '형수'와 '도련님' 관계 이상이었다. 2004년부터는 성관계까지 하는 사이가 됐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 동생은 2009년 7월 김씨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김씨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이후에도 이들의 애정행각은 계속됐고 성관계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조씨는 2010년 12월 김씨에게 '도련님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으므로 모든 재산과 양육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고, 김씨의 동생도 2011년 4월 조씨와 성관계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간통한 날짜를 기재하지 않고 성관계 장소와 시간만 적은 진술서를 작성했다. 조씨는 결국 같은해 7월 18일 집을 나와 김씨의 동생과 함께 지냈다. 김씨는 고민 끝에 2012년 1월 26일 "아내인 조씨와 동생이 2011년 1월부터 4월까지 11회에 걸쳐 성교했다"며 이들을 간통죄로 고소했고, 1심은 이들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의 동생은 항소를 포기했으나, 조씨는 김씨의 고소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김씨가 2011년 4월 동생으로부터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들어서 알고 있었고, 적어도 자신이 가출한 7월에는 자신과 김씨의 동생이 간통한 사실을 김씨가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하므로 6개월을 넘겨 이뤄진 김씨의 고소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간통죄의 경우 고소인이 범인 중 한 사람을 알게 되면 그 때로부터 고소기간이 진행된다"며 "김씨는 2011년 4월 동생으로부터 진술서를 받을 때 간통사실을 알았고, 늦어도 2011년 7월 조씨가 집을 나갔을 때에는 이를 확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공소기각판결했다. 1심과 2심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은 2심 판단을 지지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9일 간통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5838)에서 공소기각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사소송법상 친고죄의 고소기간에서 '범인을 안다'는 것은 통상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고소권자가 고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사실과 범임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며 "간통죄에 관한 고소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조씨에 대한 고소가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간통죄의 고소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간통죄
형수
도련님
애정행각
기산점
공소기각
좌영길 기자
2013-05-30
가사·상속
민사일반
헌법사건
헌재 "관습법도 위헌법률심판 대상"
헌법재판소는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법(慣習法)에 대해서도 위헌심판을 할 수 있다는 첫 결정이 나왔다. 관습법은 사회 생활에서 습관이나 관습이 굳어져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법적 확신에 의한 지지를 받아 법규범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된 것을 말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7년 '관습법은 헌재가 위헌법률심판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해 두 기관의 마찰이 예상된다. 더욱이 대법원은 관습법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판례에 의해 그 존재가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헌재 결정에 따르면 대법원이 확인한 관습법을 헌재가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판례에 의해 확인된 관습법으로는 수목이나 미분리과실에 대한 공시방법인 명인방법,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동산의 양도담보, 사실혼 등이 있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관습법에 의해 분재청구권을 인정받지 못한 이모씨 등 2명이 상속에 관한 관습법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09헌바129)에서 각하결정을 내렸다. 분재청구권이란 호주가 사망하면 그의 전재산이 호주상속인에게 이전되고 차남 이하의 상속인들은 호주상속인에 대해 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권한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관습법상 분재청구권은 여성에게 인정되지 않아 남녀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 제111조와 헌법재판소법 제68조2항 등은 위헌심판의 대상을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률이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 뿐만 아니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을 위헌심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헌적인 법률에 의한 재판을 가능하게 해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며 "이씨 등에게 적용된 관습법은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당연히 헌법소원심판대상이 되고, 단시 형식적인 의미의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대법원은 이씨 등이 분재청구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소 제기 이전에 이미 소멸시효 10년이 완성됐다고 판단했다"며 "판결이 확정된 이상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해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이씨 등에게 적용된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정미 재판관은 각하의견을 낸 재판관 7명과는 달리 본안판단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민법은 소멸시효 기산점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재가 이씨 등에게 적용된 관습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기 전까지 이씨 등은 호주 상속인을 상대로 분재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므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관습법 위헌 여부에 따라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라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07년 헌법소원 청구인인 이씨 등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7카기134)을 각하하면서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고, 민사에 관한 관습법은 법원에 의해 발견되고 성문의 법률에 반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라며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법원이 관습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으므로 관습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국회 제정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관습법의 위헌심판 대상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호 기관으로서 의무를 져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습법
위헌심판
상속
분재청구권
법적안정성
소멸시효
좌영길 기자
2013-03-03
가사·상속
기업법무
민사일반
상사일반
삼성家 상속분쟁, 중앙지법 4번째 변론
'삼성가(家) 상속분쟁'이 차명주식의 '동일성' 유지와 관련한 법리 공방으로 넘어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형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 이숙희(77)씨 등이 낸 주식인도 소송(2012가합503883 등)의 네 번째 변론을 열었다. ◇화우 '차명주식 동일성 유지' 주장 = 지난 변론기일에 이건희 회장 측이 제출한 재산분할 협의서에 날인만 있고 서명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 고비를 넘은 이맹희씨 측은 이날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이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대상재산(代償財産)' 법리를 들고 나왔다. 이맹희씨 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는 "차명주식 형태로 관리돼 온 선대회장의 상속 재산은 명의가 변경되거나 주식 수가 달라져도 실질 주주가 동일하고 '대상재산'에 해당하므로 상속재산과 동일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대상재산의 법리란 상속개시로부터 상속재산분할까지 사이에 상속재산의 매각·멸실 등에 의해 받은 금전 기타 물건을 대상재산, 즉 상속재산과 동일시해 분할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는 없고, 상속재산인 부동산이 수용된 경우 수용 보상금을 대상재산으로 봐 분할대상으로 인정한 서울가정법원 심판(2009느합2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은 선대 회장 타계 후 새로 취득한 차명주식"이라며 "상속재산인 주식의 매각대금이나 이익배당금을 이용해 새로 매입한 주식에는 상속재산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취득 자금에 개인 자금 또는 다른 주식매각대금 등이 혼재됐다는 주장도 폈다. '대상재산' 법리와 관련, 한 변호사는 "재산이 섞였다면 구분해서 정하면 될 일이고, 이익 배당금도 결국은 상속재산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재경법원의 한 판사도 "대상재산이 상속재산과 마찬가지로 분할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화우의 주장에 따르면 이익배당금 등 수익과 이를 이용해 취득한 다른 주식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해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명주식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 확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재판부가 대상재산의 인정 범위를 정하는 기준을 세우는 문제와 직결된다. 재판부는 '대상재산' 법리를 다음 기일에 집중해 다룰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한 핵심적 사실관계인 삼성 비자금 특검 기록도 다음 기일에 다뤄질 예정이다. ◇'대외적 공시' 없으면 침해도 없다는 논리는 무리= 화우는 "은닉돼 온 차명주식의 특성상 관리에 관여하는 사람은 극소수로 '대외적으로 공시'가 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차명주주 명의로 행사한 주주권은 '참칭'의 외관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참칭 상속인에 의한 침해'가 발생하지 않고, 민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은 경과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화우의 주장은 대외적으로 차명주식이 이 회장 소유로 공시가 되지 않았다면 침해가 될 수 없다는 것으로, 차명주식의 경우 언제 상속권 침해가 발생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주권을 점유하면서 선대회장과 동일한 방법으로 차명주식을 관리했고, 다른 상속인들도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이미 도과했다"고 주장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익배당, 유·무상증자 참여, 처분 등 실질주주로서 차명주식을 관리해 온 것이 상속권 침해에 해당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며 "차명주식에 대한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의 기산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없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심과 대법원이 결론을 계속 뒤집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충돌하는 '진정한 권리자의 보호'와 '법적 안정성' 가운데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가 쟁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재경법원의 한 판사도 "이 문제와 관련해 이 회장 측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외적으로 공시가 돼야 침해가 된다는 이론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66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삼성가
상속분쟁
이건희
이맹희
제일비료
이숙희
차명주식
대외적공시
법적안정성
이환춘 기자
2012-09-03
가사·상속
기업법무
민사일반
상사일반
삼성家 소송, 삼성 비자금 특검자료 증거조사 할 듯
'삼성가(家) 상속분쟁' 재판이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대한 양측 주장이 정리됨에 따라 삼성 비자금 특검 등 증거조사 범위에 대한 공방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는 27일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형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 이숙희(77)씨 등이 낸 주식인도 소송(2012가합503883 등)의 두 번째 변론을 열었다. 보도진과 방청인 등 100여명이 몰린 이날 기일에서 양측은 상속회복청구권에 대한 주장을 가다듬었고, 증거조사 범위를 놓고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재판부는 한두 차례 변론기일을 더 열고 삼성 비자금 특검 자료 등에 관한 이맹희씨 측의 증거채부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차명주식 은닉", "대세적·대사회적 외관 갖춰"= 양측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기산점과 관련해 다퉜다. 이맹희씨 등을 대리하는 화우는 구두변론에서 "이 회장 측 주장대로 선대회장이 타계한 1987년부터 침해행위가 있었다고 하려면 대세적·대사회적 외관이 필요한데, 차명주식으로 은닉해온 탓에 침해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 측의 논리에 따르면 '잘 숨길수록 자신의 것이 된다'는 도둑놈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법 제999조2항에 따르면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한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대리인은 "차명주식은 동산으로 점유가 정당한 공시방법이며, 이익배당금 수령 등으로 대세적·대사회적 외관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대회장 당시 구 증권거래법상 주식취득 제한으로 대주주의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이지 숨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 회장 형제들은 선대회장 생전에 차명주식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며 "굴지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차명주식 존재 여부를 몰랐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차명주식 점유의 의미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주권의 점유'에 대해 법리적 주장을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 회장 측에는 선대회장 생전에 재산이 분배됐다는 주장에 대해 "상속재산 협의분할과 관련한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을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화우에는 이 회장 측이 선대회장 타계 후 25년간 왜 가만히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원고 측은 이 회장이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삼성그룹을 경영해온 것으로 알았는지 궁금하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한편 재판장인 서 부장판사는 화우의 '도둑놈의 논리' 발언과 관련해 "감정적 변론은 논리적 변론이 아니다"라며 "재판부는 논리적 변론을 원한다"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삼성특검 등 증거조사 필요", "각하되면 필요 없는 내용"= 이날 이 회장 측은 1988년 삼성생명 주주명부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그러자 화우는 "삼성비자금 특검조차 압수수색으로 밝혀내지 못한 자료를 이 회장측이 내놓았다"며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 거래내역과 관련한 증거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화우는 3월 15일 2008년 삼성비자금 특검 계좌추적 자료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에 관한 예탁관리 현황 등에 대해 증거조사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화우 측이 요구한 증거조사는 본안 청구와 관련된 것인데, 제척기간이 도과돼 청구가 각하되면 필요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용된다고 해도 사건 쟁점을 정리한 후 이와 관련된 부분에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검 기록에 대한 증거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조사 범위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을 들어본 후 정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증거채부 신청에 대해서는 한두차례 기일을 더 열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화우가 주장하는 시점을 기산점으로 하면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은 많이 남았다"며 서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화우는 2011년 6월께 이 회장 측이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을 보낸 시점에 다른 상속인들은 비로소 상속권 침해사실을 알게 됐다는 입장으로, 이에 따르면 2014년 5월이 돼야 3년의 제척기간이 만료된다. 한편 재판부는 보도진과 방청인의 편의를 위해 다음 기일부터는 대법정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세번째 기일은 다음달 25일 4시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66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앞서 이맹희씨는 2월 12일 법무법인 화우를 대리인으로 해 이 회장과 삼성 에버랜드를 상대로 주식인도소송을 냈고, 27일 이숙희씨가 소송에 합류했다. 3월 28일에는 차남 이창희씨의 둘째 아들인 고(故) 이재찬씨의 부인 최선희씨와 두 아들이 추가로 소송을 냈다. 삼성가 상속 소송의 전체 소가는 이맹희씨 7000여억원, 이숙희씨 1900여억원, 최선희씨 측 1000여억원 등 1조원이 넘는다.
삼성가
비자금
상속분쟁
차명주식
이맹희
이건희
삼성특검
에버랜드
이숙희
이환춘 기자
2012-06-28
가사·상속
기업법무
민사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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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회복청구권' 인정여부 최대 쟁점으로 부각
'삼성가(家) 상속분쟁'이 서면 공방을 마치고 본격적인 법정 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상속회복청구권' 인정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첫 재판에서는 재판부가 상속회복청구권에 대한 법리 공방을 충분히 거친 뒤 증거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혀, 증거조사를 통해 청구 취지를 확장하려던 이맹희씨 측의 전략은 차질을 빚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이날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 측은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 등이 자신의 사후에 후계자에게 단독 상속되도록 했다"는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이는 앞으로 '사인증여(死因贈與)' 또는 '생전증여(生前贈與)'의 주장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사인증여나 생전증여는 사실상 상속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지만 상속회복청구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형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 이숙희(77)씨 등이 낸 주식인도 소송(2012가합503883 등)의 첫 변론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제기된 3개 소송을 병합했다. 서 부장판사는 변론 진행에 앞서 "일방 대리인과 재판부 협의로 변론 방식을 정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모든 변론은 법정에서 진행하고 따로 대리인에게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재판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맹희 측, "소유권에 기한 청구… 제척기간 적용 없어"= 이날 변론에서 양 측은 먼저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를 놓고 다퉜다. 민법 제999조2항에 따르면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한다. 이맹희씨 등 원고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소유권에 기한 소유물 반환'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회복청구는 상대방이 상속인인 것을 신뢰하게 하는 외관을 갖춘 '참칭상속인'이어야 적용된다"며 "이 회장은 참칭상속인이 아니므로 이번 소송에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화우는 또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은 상속을 이유로 명의가 변경된 적이 없고, 에버랜드 주식은 이 회장 명의로 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경 법원의 한 판사는 이에 대해 "상속회복청구권 규정의 적용 자체를 피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소유권에 기한 청구에는 제척기간이나 시효 제한이 없다. 화우는 상속회복청구의 소라 하더라도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324만4800주를 2008년 12월 31일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단독 명의로 변경한 시점이 상속회복청구권의 기산점이 되므로,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2011년 6월께 이 회장 측이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을 보낸 시점에 다른 상속인들은 비로소 상속권 침해사실을 알게 됐으므로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도 3년이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건희 측, "선대 회장 생전에 분배"… '사인증여' 뇌관 되나= 이 회장 측은 "선대 회장이 생전에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사를 밝힌 것은 경영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주식의 승계의사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당시 다른 상속인들에게는 특정 계열사 주식이나 재산을 분배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 측은 선대 회장의 유지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 회장이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삼성전자 지분을 25년이 지난 현재 가치대로 주식을 나누자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사인증여(死因贈與)' 혹은 '생전증여(生前贈與)' 주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생전에 증여계약을 하지만 증여의 효력은 증여자의 사망시에 발생한다. 이 회장 측은 "선대회장은 생전에 다른 상속인들에게 분배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 즉,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 등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주식은 회장 비서실에서 후계자가 될 이건희 회장소유 재산과 함께 관리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만약 증거조사에서 선대회장 '생전'에 재산이 분배됐다는 점이 입증되면 '생전증여' 주장도 가능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인증여나 생전증여가 인정되면 상속회복청구권이 아니라 유류분반환청권이 문제되는데, 민법 제1117조는 상속개시로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맹희씨 측의 청구는 기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인증여나 생전증여 주장은 '항변'이 아니라 '부인'으로 해석돼 상속재산 존재 여부는 이맹희씨 측이 입증책임을 지게 된다는 점에서 화우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건희 측, "선대회장에게서 받은 주식 이미 처분"= 이 회장 측은 원고 측 주장에 따른다 해도 선대회장이 사망한 1987년으로부터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인 10년은 이미 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회장이 선대회장 타계 직후부터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 주권을 점유하면서 의결권과 이익배당청구권 등을 25년간 행사했고 다른 상속인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주식인도 소송은 부적법 각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우는 "선대회장이 경영권을 넘긴다고 했지 전재산을 넘긴다고 한 적이 없고, 차명주식은 경영권 인수와는 무관하다"며 소송제기를 '부도덕'하다고 몰아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 회장 측이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차명주식을 팔았다고 하는데 현재의 주식이 별개의 자금으로 취득한 것인지, 상속재산으로 취득한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 "법리공방 후 증거조사"… 화우 전략 차질= 양 측의 주장을 들은 서 부장판사는 "상속회복청구권이 쟁점이며 이는 직권조사 사항"이라며 "충분한 법리 공방 후 증거조사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재판 진행 방향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거조사를 통해 삼성생명 주식에 비해 현황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자료에 접근하려던 화우의 전략은 차질을 빚게 됐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법리를 다투는 것인데 앞뒤가 맞지는 않는 것 같다"며 "재판부에서 삼성에 매우 신경을 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소송과정에서 기업비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고, 당사자에게 법률적 주장을 명확히 해달라는 취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화우 측에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권, 상속회복청구권, 불법행위·부당이득 등 여러가지로 주장한 청구원인을 명확히 밝혀서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증거조사 범위와 관련된 문제"라며 "가정적 청구원인에 대해서는 증거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식 매각대금 등에 대해 불법행위·부당이득을 이유로 한 청구는 상속회복청구의 승소를 전제로 한 가정적인 청구로 소송에서 직접 다툴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 부장판사는 "앞으로 (변론을) 4~5주 간격으로 2시간씩 진행하고, 양 측에 30분씩 구두변론을 허용하겠다"며 "오늘 말한 내용은 석명이 아니라 변론준비여부와 관련해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오후 4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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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회복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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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
이숙희
이병철
이환춘 기자
2012-06-04
가사·상속
삼성家 소송 재판부, "소송대리인 전화 안 받겠다"
'삼성가(家) 상속분쟁'이 서면공방을 마치고 본격적인 법정싸움으로 들어갔다. 담당 재판부가 '상속회복청구권'에 대한 법리공방을 충분히 한 후 증거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혀 앞으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는 30일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형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인 이숙희(77)씨 등이 낸 주식인도 소송(2012가합503883 등)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제기된 3개 소송을 병합했다. 기일 진행에 앞서 서 부장판사는 "일방 대리인과 재판부 협의로 변론 방식을 정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모든 변론은 법정에서 진행하고 따로 대리인에게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 측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인정 여부를 놓고 다퉜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맹희씨 등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소유권에 기한 소유물 반환'을 청구한다"면서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인인 것을 신뢰시키는 외관을 갖춰야 적용된다는 점에서 제척기간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참칭상속인'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은 상속을 이유로 명의가 변경된 적이 없고, 에버랜드 주식은 이 회장 명의로 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324만4800주를 2008년 12월 31일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단독 명의로 변경한 시점이 상속회복청구권의 기산점이 된다는 주장이다. 화우 측은 또 2011년 6월께 이 회장 측이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을 보낸 시점에 비로소 상속권 침해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대리인단은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에 이미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이뤄져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이미 도과됐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측은 "선대 회장이 이 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사를 밝힌 것은 경영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주식의 승계의사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당시 다른 상속인들에게는 특정 계열사 주식 및 재산을 분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 측은 선대회장의 유지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 회장이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삼성전자 지분을 25년이 지난 현재 가치로 주식을 나누자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대회장이 사망한 1987년으로부터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인 10년이 지난 것이 명백하다는 의미다. 이 회장 측은 또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주식은 이미 처분했고,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과는 동일성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아울러 에버랜드가 취득한 주식도 적법한 취득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우는 "선대회장이 경영권을 넘긴다고 했지 전재산을 넘긴다고 한 적이 없고, 차명주식은 경영권 인수와는 무관하다"며 소송제기를 '부도덕'하다고 몰아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 회장 측이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차명주식을 팔았다고 하는데 현재의 주식이 별개의 자금으로 취득한 것인지, 상속재산으로 취득한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양 측의 주장을 들은 서 부장판사는 "상속회복청구권이 쟁점이며 이는 직권조사사항"이라며 "충분한 법리 공방 후 증거조사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고 재판 진행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증거조사를 한 후 법리공방을 하면 증거조사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우 측에는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권, 상속회복청구권, 불법행위·부당이득 등 여러가지로 주장한 청구원인을 명확히 밝혀서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증거조사 범위와 관련된 문제"라며 "가정적 청구원인에 대해서는 증거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에는 상속회복청구권과 관련해 침해시점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서 부장판사는 "제척기간 도과 주장과 관련된 상속재산이 무엇인지, 침해를 전후한 사실관계를 정리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주식의 동일성 여부에 대한 판단과 무관하다"며 "피고 측이 사실적 주장이 없으면 (제척기간 도과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 부장판사는 "앞으로 (변론을)4~5주 간격으로 2시간씩 진행하고, 양 측에 30분씩 구두변론을 허용하겠다"며 "오늘 말한 내용은 석명이 아니라 변론준비여부와 관련해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맹희씨는 2월 12일 법무법인 화우를 대리인으로 해 이 회장과 삼성 에버랜드를 상대로 주식인도소송을 냈고, 이어 27일 이숙희씨가 소송에 합류했다. 3월 28일에는 차남 이창희씨의 둘째 아들인 고(故) 이재찬씨의 부인 최선희씨와 두 아들이 추가로 소송을 냈다. 한편 이 회장이 지난 달 17일 이맹희씨에 대해 "한 푼도 내줄 수 없다.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 섭섭해할 상대가 안 된다"고 말하고, 이맹희씨가 24일 화우를 통해 "건희는 형제간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고 반박하는 등 소송당자들이 감정적 발언을 주고받았지만, 여론 악화를 의식한 듯 5월 들어서는 잠잠해진 모습니다.
삼성
삼성가상속분쟁
상속회복청구권
이건희삼성전자회장
이맹희전제일비료회장
상속
이환춘 기자
2012-05-30
가사·상속
'삼성家' 분쟁 최대 쟁점은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 10년'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이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2012가합503883)에 대한 피고측 답변서 제출시한인 23일이 다가옴에 따라 법정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 측은 16일 윤재윤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등 3개 로펌 변호사 6명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소송 대리인단을 구성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상속회복청구권 제척기간인 10년을 넘겼는지와 관련해 명의신탁 주식의 점유·관리가 제척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침해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만 소장 송달일로부터 30일안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이 회장 측이 무변론 선고기일까지 시간을 끌 가능성도 있고, 답변서를 제출한다 해도 '부인'만 할 가능성이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의 차녀 이숙희(77)씨가 지난달 27일 낸 주식인도 소송(2012가합506103)의 피고측 답변서 제출 시한은 30일이다. 한편 이맹희, 이숙희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는 15일 청구취지를 확장하기 위해 재판부에 증거조사 신청을 내 공세를 이어갔다. 증거신청 결과대로 청구취지를 확장하면 소가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척기간 10년 넘겼는지 여부 최대 쟁점= 민법 제999조2항은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이 회장의 차명주식 점유·관리를 제척기간 기산점이 되는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 점유'로 보게 되면, 이병철 전 회장이 사망한 1987년 11월 이후 만 24년이 경과해 제척기간 10년이 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맹희씨 측은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에 낸 소장에서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324만4800주를 2008년 12월 31일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단독 명의로 변경해 상속인들의 상속권을 침해했다"며 차명주식의 실명전환 시점을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회장 측은 "삼성생명의 차명주식에 대해 선대회장의 작고 이후부터 독자적으로 점유·관리해 오면서 배당금을 수령했으므로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10년은 도과됐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명의신탁된 주식의 점유·관리를 침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판례가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의 법리해석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회장 측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많다. 서초동의 A변호사는 "이 회장 측이 명의수탁자의 지위를 승계해 주식 배당금을 받아온 것만으로 권리자로서의 외관 작출이 됐다고 봐야하는지, 아니면 실명 전환까지 해야하는지가 쟁점"이라며 "이 회장 측이 채권의 준점유자로서 실질적으로 배당금을 받아왔다면 최초 배당금을 받은 때가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경 법원의 B판사는 "이 회장 측의 답변서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점이 쟁점이 될 지 알 수 없고 누가 더 유리한지 판단하기도 어렵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다만 "제척기간은 직권조사 사항으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아도 재판부가 판단하게 된다"며 "자료를 안 내면 재판부는 알 수가 없고 제척기간이 도과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점에서 자료가 불충분하면 이 회장 측이 불리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침해행위를 언제 알았는지도 관건= 제척기간 10년이 지나지 않았다 해도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소송은 각하된다. 이 회장 측은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가 2008년 4월 17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에 관해 언급했기 때문에 공동상속인들이 그때 상속권의 침해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하므로 제척기간 3년이 도과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맹희씨 측은 이 회장측으로부터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과 '차명재산에 대한 공동상속인들의 권리 존부' 문서를 전달받은 2011년 6월께 침해행위를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 측은 소장에서 "삼성생명이 2009년 2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삼성생명 주식 324만 4800주가 2008년 12월 31일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이 회장 명의로 변경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씨 측이 소장을 공시일로부터 3년이 지나기 하루 전인 2월 12일에 급히 접수한 것은 공시일이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의 기산점으로 해석될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은 일요일로 전자소송 방식으로 접수됐다. ◇이 회장 측 생전 증여 주장 가능성도= 만약 이 회장 측이 삼성생명 주식 등을 이병철 선대회장 생존시에 증여 받았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서초동의 C변호사는 "재판부가 생전 증여를 인정할 경우 상속을 전제로 한 상속회복청구권은 적용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씨 측이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도 있지만 민법 제1117조는 상속개시로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실익이 없다. 게다가 생전 증여 주장은 '항변'이 아니라 '부인'으로 해석돼 이 회장측이 입증책임을 지게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맹희씨 측으로서는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재경 법원의 B판사는 "제척기간은 10년 도과 여부를 따진 후 3년 도과 여부를 따지게 되고, 제척기간이 도과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더라도 생전증여라고 인정된다면 청구는 기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 측 소송 자체가 부담… 화우는 증거신청 내= 종래 명의신탁이 상속·증여세 회피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 회장 측으로서는 주식 명의신탁이 공론화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다가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을 주장하려면 그동안 실질적으로 주식 배당금을 받아왔다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처럼 '소송 자체가 주는 의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재판이 본격화하기 전에 이 회장 측이 재판의 유불리를 떠나 합의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이맹희씨 측을 대리하는 화우는 15일 2008년 이 회장 명의로 실명전환된 삼성전자 주식 225만7923주와 1998년 에버랜드로 명의전환된 삼성생명 주식 3477만 6000주에 대한 청구취지를 확장하기 위해 재판부에 증거조사 신청을 했다. 이는 사실상 증거자료 수집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회장측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화우는 지난해 6월 1일 정년퇴임한 이홍훈 전 대법관(66·사법연수원 4기)을 최근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가상속분쟁
이건희삼성전자회장
삼성에버랜드
조세전문가
삼성그룹
제일비료
제척기간
이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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