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제사와 부모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아들에 대해 법원이 물려받은 재산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인천지법 민사101부(재판장 이우재 부장판사)는 강모(70)씨가 아들(49)을 상대로 낸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땅 등에 대한 소유권말소등기청구소송(2007가합7269)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들이 증여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증여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아버지 강씨의 청구취지 모두 받아들인다”며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밝혔다.
원고의 청구서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된 부인(78)을 간병하면서 2004년 거듭되는 아들의 상속재산 사전분배 요구에 떠밀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의 45%상당(영흥 소재 논, 밭, 임야 등 총 2만8,000㎡)의 부동산을 증여해줬다. 원고는 위 땅을 증여하는 대가로 아들로부터 ‘조상에 대한 제사를 모실 것’과 ‘부모에게 생활비로 매월 120만원을 지급할 것’, ‘부모가 살아있을 때까지는 땅을 팔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지 않는다’는 3가지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재산을 상속받자마자 아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제사를 모시기는 커녕 부모집에 발길을 끊고 몰래 이사한 뒤 주소를 알려주지 않으면서 부모를 피하고 2005년부터는 아예 생활비도 보내지 않았다. 이후 아버지 몰래 땅을 팔려다 실패하자 일부를 담보로 4억2,000만원을 대출받았단 사실이 밝혀졌고 결국 이를 보다 못해 아버지 강씨는 ‘재산을 돌려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