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가사·상속
채무
검색한 결과
6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상속연금형 즉시연금사망보험금 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
[대법원 판결]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상법상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하며, 그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 2019다300934(2023년 6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 [쟁점]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법적 성질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한 사망보험금청구권이 상속재산인지 아니면 그들의 고유재산인지 [사실관계와 1,2심] C 씨는 1998년 A 씨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A 씨는 2008년 C 씨를 상대로 약정금 3000만 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해 승소하여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C 씨는 2012년 모 보험회사와 만기 10년, 피보험자 C 씨인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 1억 원을 일시에 납입했다. 보험수익자가 △매월 일정한 계산식에 따라 산출된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가 도래하면 납입 보험료와 동일한 액수의 만기보험금을 지급받고 △만기가 도래하기 전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당시까지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해 적립된 금액과 일정 금액을 합산한 액수의 사망보험금을 받는 보험계약이었다. C 씨는 자신이 생존할 경우의 보험수익자를 자기 자신으로, 사망할 경우의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했다. 계약에 따라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 도래 전인 2015년 C 씨가 사망하자, C의 자녀인 공동상속인 B 씨 등은 2016년 보험계약에 따른 사망보험금에서 C 씨의 기존 보험대출 원리금을 공제한 3800만 원을 수령했다. B 씨 등은 2017년 C 씨에 대한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해 신고가 수리됐다. 이에 A 씨는 B 씨 등을 상대로 C 씨가 부담하던 약정금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씨 등은 "상속한정승인을 했으니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약정금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상속한정승인을 인정해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법정단순승인을 의제해 한도 제한 없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생명보험의 보험계약자가 스스로를 피보험자로 하면서 자신이 생존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자기 자신을, 자신이 사망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상속인을 지정한 후 그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에 따른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상속재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속인들은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사망, 생존, 사망과 생존을 보험사고로 하는 이상 이는 생명보험에 해당하고, 그 보험계약에서 다액인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여야 한다거나 사망보험금이 일시 납입한 보험료와 유사한 금액으로 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생명보험으로서의 법적 성질이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 지위에서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의 성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즉 여전히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 [대법원 관계자]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피보험자의 사망 또는 생존 모두를 보험사고로 하여 상법상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들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보험금이 일시 납입 보험료와 유사하게 산출되더라도 원칙적으로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다."
생명보험
사망보험금
상속재산
박수연 기자
2023-07-24
가사·상속
민사일반
(단독)[판결] “상속 전 처분 당시 기준으로 물가변동률 반영해야”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전에 재산을 증여해 그 재산이 유류분반환청구의 대상이 된 경우, 수증자가 증여받은 재산이 상속개시 전에 처분이나 수용됐다면 유류분을 산정할 때 그 증여재산의 가액은 증여재산의 현실 가치인 처분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상속개시까지 사이의 물가변동률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속 개시 전 증여재산이 처분되거나 수용된 경우 그 가액을 산정하는 방법에 대해 대법원이 처음 명시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청구소송(2019다222867)에서 상속이 개시된 때를 기준으로 증여재산의 가액을 산정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먼저 "민법 제1113조 제1항은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한다'라고 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가액산정 방법에 대하여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증여재산의 가액산정 방법은 법원의 해석에 맡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증자가 증여재산을 상속개시시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재산의 상속개시 당시 시가를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수증자가 상속개시 전에 증여재산을 처분했거나 수용된 경우 그 재산을 상속개시시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법은 위의 경우와 달리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로부터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유류분으로 산정하여 상속인의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와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고 수증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되돌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증여재산이 상속개시 전에 처분되었음에도 그와 같이 이미 처분된 재산을 상속개시시의 시가로 평가해 가액을 산정한다면, 수증자가 상속개시 당시 증여재산을 원물 그대로 보유하는 것으로 의제하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아울러 "수증자가 재산을 처분한 후 상속개시 사이에 그 재산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은 수증자나 기타 공동상속인들이 관여할 수 없는 우연한 사정"이라며 "그럼에도 상속개시시까지 처분재산의 가치가 증가하면 그 증가분만큼의 이익을 향유하지 못했던 수증자가 부담해야 하고, 감소하면 그 감소분만큼의 위험을 유류분청구자가 부담해야 한다면 상속인간 형평을 위하여 마련된 유류분제도의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4년 9월 C 씨가 사망하자 자녀인 A,B 씨 등은 공동상속인이 됐다. C 씨는 1995년 5월 자신이 소유하던 토지에 대해 증여를 원인으로 B 씨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1996년 4월경 B 씨는 일부 토지에 대해 토지형질변경허가를 받아 형질변경 공사를 실시했고, 지목변경을 신청해 1997년 4월 일부 토지의 지목이 답에서 전으로 변경됐다. 2005년 1월 해당 토지 중 일부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다. 2009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를 수용한 뒤, 다음달께 B 씨는 수용보상금을 수령했다. 앞서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유류분산정
증여
유류분반환청구
박수연 기자
2023-06-14
가사·상속
민사소송·집행
[판결] "자녀 전부가 상속포기하면 배우자만 단독 상속"
<사진 = 대법원 제공>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고 배우자가 단순승인 또는 한정승인하는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될 뿐 손자녀는 공동상속인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앞서 자녀들이 전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한 2015년 5월 대법원 판결을 약 8년 만에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3일 사망한 A 씨의 손자녀 4명이 낸 승계집행문 부여 이의 신청 사건(2020그42)에서 이의신청을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법 제1043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사람의 상속분이 '다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정하고 있다"며 "이 때 '다른 상속인'에는 배우자도 포함되고,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들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분은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배우자와 자녀 모두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때는 민법 제1043조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속포기의 소급효를 규정한 민법 제1042조에 따라 후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상속인이 된다"며 "손자녀 이하 직계비속이 없다면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 상속인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속을 포기한 피상속인 자녀들은 피상속인의 채무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자녀에게도 승계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을 목적으로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럼에도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손자·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보는 것은 당사자들의 기대와 의사에 반하고 사회 일반 법감정에도 반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실무를 보더라도 판례를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사진 = 대법원 제공> 재판부는 "종래 판례에 따라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공동상속인이 되었더라도 그 이후 손자녀 또는 직계존속이 다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함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 실무례가 많이 발견됐다"며 "이는 무용한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결과가 된 것으로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해석함으로써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확정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이동원, 노태악 대법관은 종래 판례가 우리 법체계와 사회 일반의 통념을 벗어나지 않는 타당한 판결이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상속에서 배우자의 지위 및 이에 관한 민법 제1043조의 해석론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상속채무를 승계하는 상속인들이 상속에 따른 법률관계를 상속인들 의사에 보다 부합하는 방향으로 간명하고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A 씨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해 2011년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2015년 A 씨가 사망하자 A 씨의 아내는 상속한정승인을 하고 자녀들은 모두 상속포기를 했다. 상속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 물려받은 빚을 갚겠다는 조건하에 상속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보증보험은 확정판결을 받은 A 씨의 채무가 A 씨의 손자녀들과 A 씨의 아내에게 공동상속 됐다는 이유로 2020년에 해당 확정판결에 대해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을 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 이에 A 씨 손자녀들은 승계집행문 부여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대법원에 특별항고했다. 승계집행문은 판결에 표시된 채권자의 승계인을 위해 또는 채무자의 승계인에 대해 강제 집행을 하는 경우에 부여되는 집행문을 뜻한다.
상속포기
상속한정승인
채무승계
박수연 기자
2023-03-24
가사·상속
금융·보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한정승인 신고 수리 심판 확정된 경우 그 효력은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
[대법원 판결] 상속이 개시된 후 한정승인 이전에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상속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상속인에 대한 채무에 대해 상계했더라도, 그 이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했다면 △그 한정승인의 소급효를 정한 민법 제1031조의 취지에 따라 상속채권자의 상계도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고 △상계의 자동채권인 상속채권자의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과 수동채권인 상속인에 대한 채무는 모두 부활한다는 대법원 첫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2다254154(본소), 2022다254161(반소)(2022년 10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A 사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본소)에서 원고일부승소를, B 씨가 A 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반소)에서 피고(반소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한정승인의 효력 △한정승인으로 그 이전에 한 상계의 자동·수동채권이 모두 부활하는지(한정승인의 소급효로써 이미 발생한 상계의 효력이 소멸됨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B 씨의 자녀인 망인 C 씨의 운전 미숙으로 2020년 6월 동승자들(피해자)까지 모두 사망했다. 동승자들의 부친들과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했던 A 사는 동승자들의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했다. A 사는 C 씨와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기도 했다. 이후 A 사는 2020년 9월 C 씨의 유일한 상속인인 B 씨를 상대로, 보험자대위에 따라 동승자 유족이 B 씨에 대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의 구상을 청구하면서 B 씨의 A 사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과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다음달 B 씨의 상속 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됐다.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동승자들의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A 사는 B 씨를 상대로 "상법 제729조 단서에 따라 동승자들이 C 씨에 대해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한다"며 소송을 냈다(본소). 반면 B 씨는 A 사를 상대로 "교통사고로 인해 C 씨가 사망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상해담보특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므로 A 사는 C 씨의 상속인인 B 씨에게 사망보험금으로 2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반소). 1심은 본소 원고일부승소, 반소 피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본소 원고일부승소, 반소 피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에도,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에 대한 책임 범위가 한정될 뿐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일신에 전속한 것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의무를 승계하지만(민법 제1005조),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부터 분리하여 청산하려는 한정승인 제도의 취지에 따라 상속인의 피상속인에 대한 재산상 권리·의무는 소멸하지 않는다(민법 제1031조). 그러므로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에 대하여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상속인에 대하여는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상속이 개시되면 채권과 채무가 모두 상속인에게 귀속돼 상계적상이 생기지만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민법 제1031조에 따라 피상속인의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분리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상속채권자의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과 상속인에 대한 채무 사이의 상계는 제3자의 상계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관계자] "한정승인신고수리심판이 확정된 경우 그 효력은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한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첫 판시다. 또 피상속인(망인)의 채권자(상속채권자)가 그 상속채권을 자동채권, 상속인의 상속채권자에 대한 고유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한 경우에도 상속인이 한정승인신고수리심판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는 상속채권자에 대한 고유채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처음 선언했다."
한정승인
상속
보험금
박수연 기자
2022-12-15
가사·상속
민사일반
[판결] "제3자 몫 된 사망보험금… 상속인은 1년 지나면 못 받아"
생명보험금 수익자가 상속권자가 아닌 제3자로 지정된 뒤 1년을 초과한 시점에 전체 재산 상속이 시작됐다면, 이 보험금은 상속권자의 몫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 채무초과분(마이너스)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보아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A 씨가 사망한 남편 B 씨의 동거인 C 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소송(2020다24742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의 남편 B 씨는 C 씨와 내연관계에 있었다. B 씨는 A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라 기각됐다. B 씨는 2017년 1월 사망했는데, A 씨는 유일한 법정 상속이었다. B 씨는 숨지기 전 자신의 생명보험 수익자를 C 씨로 미리 변경해뒀기 때문에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은 C씨의 몫이 됐다. 사망 당시 B 씨의 적극재산(은행 대출 등 채무를 반영하지 않은 재산)은 모두 12억 1400여만 원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예금 등 2억 3000만 원은 A 씨가 상속받고, 사업 지분 환급금 9억 8400만 원은 C 씨가 사인증여 받았다. 그런데 A 씨에게는 B 씨의 채무 5억 7500만 원도 남겨졌기 때문에 A 씨는 사실상 3억 4400만 원의 빚만 넘겨받은 처지가 됐다. 이에 A 씨는 상속한정승인(상속 포기) 신고를 한 뒤 "C씨가 받은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 또는 B 씨가 낸 보험료가 '유류분'을 산정하는 기초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민법 제1114조에 따르면 증여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포함되려면 상속이 개시되기 전 1년 동안 이뤄진 것이어야 한다. 다만 증여 당사자 쌍방(B 씨와 C 씨)이 유류분 권리자(A 씨)에게 손해를 입힐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증여가 이뤄졌다면 상속 개시 1년 이전의 증여도 계산에 들어간다. 1심은 사망 보험금 12억 8000만 원을 유류분 계산에 넣을 수 없다고 봤다. B 씨가 보험 수익자를 C 씨로 변경한 날이 증여일인데, 이는 B 씨가 숨지기 1년 이내가 아닌데다가, B 씨와 C 씨에게 A 씨의 유류분을 침해하려는 악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2심은 두 사람이 A 씨의 유류분 침해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12억 8000만 원을 유류분 계산에 포함했다. A 씨의 순상속분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판단이 갈렸다. 1심은 A 씨가 상속 포기를 했으니 순상속분액은 0원이라고 봤다. 하지만 2심은 유류분 계산을 다시 하려면 A씨의 순상속분액을 '-3억 4400만 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은 A 씨는 3억 1900여만 원을, 2심은 A 씨가 12억 6000여만 원을 C씨에게서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심의 계산이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와 C 씨가 A 씨의 장래 손해를 알고 보험 수익자 변경을 했어야 보험금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넣을 수 있는데 정황상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상속분보다 상속채무가 더 많은 A 씨가 한정승인을 했으므로 '마이너스'분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0원'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이 유증이나 사인증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실질을 고려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가 될 수 있지만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그 지정 또는 변경일을 기준으로 민법 제1114조에 정한 제한이 적용된다는 점 △유류분권리자가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채무초과분(마이너스)을 유류분액에 가산해서는 안 되고 순상속분액을 0으로 보아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금
상속
유류분
박수연 기자
2022-09-12
가사·상속
[판결](단독) 협의이혼 전제로 재산분할 합의 공정증서 작성했다면
부부가 협의이혼을 전제로 재산분할에 합의하고 이를 공정증서로 작성했더라도 이후 재판상 이혼을 하게 되었다면 이 같은 협의는 아무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일방 당사자가 이미 협의에 따른 재산분할 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재판상 이혼 단계에서 재산분할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2019르23756)에서 "B씨는 A씨에게 395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2011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가정 불화를 겪다 이혼하기로 하고 재산분할 등을 포함해 협의이혼과 관련한 공정증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B씨는 A씨에게 2억여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이후 A씨는 2019년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고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B씨는 "협의이혼 공정증서상 재산분할 협의에 따라 A씨에게 이미 재산분할금 2억여원을 지급했으므로 A씨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소멸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A씨는 "위자료 5000만원과 재산분할로 4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협의이혼 깨지면 재산분할 내용 새로 판단해야 재판부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차 당사자 사이에 협의상 이혼이 이뤄질 것을 조건으로 해 조건부 의사표시가 행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원고일부승소 판결 이어 "따라서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 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뤄진 경우에 한해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지, 어떠한 원인으로든지 협의상 이혼이 이뤄지지 않고 혼인관계가 존속하게 되거나 당사자 일방이 제기한 이혼청구의 소에 의해 재판상 이혼(화해 또는 조정에 의한 이혼을 포함)이 이뤄진 경우에 그와 같은 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인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A씨와 B씨가 협의이혼을 전제로 공정증서상 재산분할 협의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관련 법리에 비춰 볼 때, A씨와 B씨 사이에 협의이혼이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상 이혼이 이뤄지므로 협의이혼 공정증서상의 재산분할 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B씨가 재산분할 협의에 따른 채무를 이미 이행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할대상 적극재산의 취득경위, 분할대상 적극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대한 두 사람의 기여 정도 등을 고려해 B씨는 A씨에게 재산분할로 39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산분할
채무이행
협의이혼
이혼
공정증서
재산
박미영 기자
2020-07-09
가사·상속
[판결] 가정파탄 원인 제공한 남편이 빚더미에 있다면…
바람을 피워 가정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남편이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아 소극적 재산(빚)이 적극적 재산보다 더 많다면 부부 간 재산분할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아내가 자녀 양육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남편의 빚을 나누게 되면 채무초과상태가 될 수 있는 만큼 채무를 분담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박원근 부장판사)는 아내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2018드합201361)에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로 4000만원을 지급하고 둘은 이혼하되, A씨의 재산분할청구는 기각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2002년 1월 결혼해 아이를 낳고 15년 이상 부부 관계를 유지해왔다. 결혼 후 B씨는 김해시에 있는 모텔과 부산 북구에 있는 모텔 등을 매수해 숙박업을 하면서 모텔 직원인 C씨와 내연관계를 이어왔다. 2018년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와 별거하다가 "재산을 분할하고 위자료를 달라"며 이혼소송을 냈다. 변론종결일 기준 금전적 가치가 있는 재산권을 모두 합친 적극재산에서 채무 등 소극재산을 뺀 A씨의 순재산은 4100여만원이었고 B씨의 순재산은 -5억 5000여만원이었다. “자녀 맡은 아내, 남편 빚 나누면 채무초과로 부당” 재판부는 "재산분할 시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초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등의 사정을 참작해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재산분할에 의해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채무초과 상태가 되는 경우에는 채무부담의 경위 등을 살펴 채무를 분담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가정법원, 재산분할 기각 이어 "A, B씨 부부공동재산 형성 과정을 보면 주로 B씨가 주도적으로 투자여부를 판단하거나 자산관리를 했고, 특히 모텔을 매수할 때 거액의 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별거 중에도 B씨는 A씨에게 생활비나 양육비 등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고, 자녀들을 A씨 혼자 양육하고 있어 A씨가 B씨의 채무를 분담하게 될 경우 A씨는 채무초과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은 B씨에게 있으므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며, 재산분할은 하지 않고 A씨와 B씨의 적극재산 및 소극재산은 그 명의대로 각자에게 귀속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산분할
가정파탄
채무
이혼
남가언 기자
2020-06-22
가사·상속
[판결](단독) ‘치매 의심’ 80대 노인 의사무능력 입증책임은
80대 노인이 30여년간 자신과 같은 집에서 살며 가사도우미 역할은 물론 간병까지 해준 여성에게 임종 2년전 함께 살던 집의 소유권을 매매 형식으로 이전한 경우 이는 증여로서 유효한 법률행위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유족인 자녀들은 동거 여성이 중증 치매환자인 아버지의 의사무능력 상태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사망한 김모(당시 80세)씨의 자녀 3명이 황모(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1966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황씨는 1980년께부터 김씨의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며 거동이 힘들어진 김씨와 함께 거주하면서 간병까지 했다. 김씨는 2014년 3월 자신이 살던 동대문구 용두동 A빌라를 황씨에게 2억7000만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한달여 후에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 이후 황씨는 박모씨에게 A빌라를 2억7000만원에 매도하고 매매대금 중 일부를 이 빌라에 설정돼 있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6000여만원을 갚는데 썼다. 한편 황씨는 같은 해 8월 용두동에 있는 다른 빌라를 2억5000만원에 매수해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16년 8월 김씨가 사망할 때까지 함께 이곳에서 거주하며 간병했다. 김씨의 자녀들은 지난해 3월 "황씨가 중증 치매환자였던 아버지의 의사무능력 상태를 이용해 A빌라 매매계약서를 위조했다"며 "황씨는 아버지의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한 6000여만원을 제외한 2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황씨는 "김씨가 간병과 부양 등에 대한 대가로 A빌라를 증여할 목적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것"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의사능력의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특히 이는 의사무능력에 해당함을 이유로 법률행위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7월 실시한 김씨에 대한 간이 정신상태 검사(K-MMSE· 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의 총점은 30점 만점에 10점으로 이에 앞서 2014년 8월 실시한 같은 검사의 총점 15점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며 "(A빌라를 황씨에게 넘긴) 2014년 3~4월 이후 김씨의 치매가 비로소 발병 내지 악화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의 자녀들이 황씨를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A빌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진행한 법무사 사무실 직원은 '김씨가 치매환자로 보이지 않았고 정상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씨가 치매로 A빌라의 처분에 관한 의미나 결과를 판단할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씨의 의사무능력이나 그 밖의 사정으로 A빌라에 대한 황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라고 인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의 자녀들은 황씨를 A빌라에 관한 매매계약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법률행위
치매
증여
간병
이순규 기자
2018-05-03
가사·상속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先親 퇴직금 상속포기 前 계좌로 받았어도
아버지가 근무한 회사로부터 퇴직금 일부를 가족(상속인)이 상속포기 전에 수령했어도 이를 '상속재산의 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압류가 금지되는 퇴직금 절반과 퇴직연금은 처분 시 상속승인이 의제되는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울산지법 민사16단독 강민성 판사는 농협은행이 이모씨 등을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2017가단1679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망인 퇴직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과 퇴직연금은 민사집행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에 의해 압류가 금지되는 재산으로 상속채권자를 위한 책임재산에서 제외된다"면서 "이 압류금지 재산이 민법 제1026조 1호에서 말하는 '상속재산'에 해당하는 여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금의 절반과 퇴직연금 등은 근로자뿐 아니라 그 부양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압류가 금지되는 것"이라며 "학계의 다수설도 근로자 사망 시 유족에게 지급되는 퇴직금 등과 퇴직연금 전부가 유족의 고유재산에 해당한다고 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재산은 민법 제1056조 1호에서 말하는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족들도 합리적 범위라고 볼 수 있는 장례비 1100만원만 지출하고 남은 금액을 일체 소비하지 않은 채 계좌에 보관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이를 수령한 것을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보아 상속포기 효력마저 부인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국내의 한 자동차회사에 다니던 이씨의 아버지는 농협에서 빌린 1억5000만원의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빚 독촉을 받고 있었다. 연체 이율만 연10~12%에 달했으며 추가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진 채무도 4700만원가량 있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결국 채무를 다 갚지 못한 채 지난해 6월 사망했는데 유족인 이씨 형제는 상속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같은해 8월 상속을 포기했다. 그런데 상속포기 심판을 받기 전 아버지 회사에서 퇴직금과 퇴직연금 등의 명목으로 2500만원을 이씨 계좌로 보내왔다. 채권자인 농협은행은 이씨가 아버지의 퇴직금 등을 계좌로 받은 행위가 민법 제1026조 1호에서 상속의 단순승인 행위로 간주하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따라 이씨 등의 상속포기는 효력이 없어졌다며 2017년 10월 "두 자녀는 상속비율에 따라 각각 7500만원을 갚으라"며 소송을 냈다.
상속재산
퇴직금
상속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민사집행법
민법
왕성민 기자
2018-04-17
가사·상속
[판결](단독) 당사자 협의·법원심판 없었다면…“과거양육비 상속대상 아냐”
과거 양육비 문제가 당사자간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에 따라 구체적인 재산상 채권·채무관계로 전환되지 않았다면 상속 대상이 아니라는 가정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이은애 수석부장판사)는 A씨가 사망한 B(사망 당시 90세)씨의 부인과 자녀 등 상속인 2명을 상대로 낸 양육비청구사건(2016브30088)에서 최근 A씨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B씨의 배우자는 3000만원을, B씨의 자녀는 2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한 1심 심판을 취소한 것이다. A씨는 1952년 음식점에서 일하다 친구의 소개로 B씨를 알게 돼 교제했다. 그런데 A씨가 임신한 지 6개월쯤 됐을 무렵 B씨와 연락이 끊겼고 A씨는 1955년 9월 딸 C씨를 출산한 뒤 혼자서 딸을 키웠다. C씨는 열입곱살 무렵 B씨를 처음 만났고 결혼을 한 다음에도 남편과 함께 B씨를 찾아가 인사를 하기도 했다. B씨는 자신의 회사에 C씨의 남편이 자재를 납품하게 하는 등 도움을 줬다. 그러다 C씨는 2009년 3월 "자신을 딸로 인정해 달라"며 B씨를 상대로 인지청구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2011년 10월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근거로 C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C씨를 B씨의 친딸로 인정하는 판결을 확정했다. 이후 아버지 B씨는 딸 C씨 부부의 요구로 세 차례에 걸쳐 10억원을 지급했다. 어머니 A씨도 2015년 4월 B씨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 4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는데, B씨가 1심 재판 도중 사망했다. 이에 A씨는 B씨의 상속인인 B씨의 부인과 자녀를 상대로 소송수계신청을 하고 "B씨의 상속인들 중 (자신의 딸인) C씨를 제외한 B씨의 부인과 자녀는 B씨의 양육비 지급의무를 상속했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육자가 홀로 자녀를 양육한 것이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 내지 동기에서 비롯됐다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육자는 비양육자인 상대방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과거 양육비 지급의무는 미성년 자녀의 부모라는 신분적 지위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일신전속적인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상속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과거 양육비 지급의무는 구체적인 재산상의 채무로 전환되지 않은 추상적인 법적 지위 또는 의무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 사이에 과거 양육비 지급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B씨의 과거 양육비 지급 채무는 아직 구체적인 재산상의 채무로 전환되지 않은 추상적인 법적 지위 또는 의무에 불과해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 심판은 B씨가 사망함으로써 이미 심판이 종료되었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판단에 나아간 위법이 있으므로 이를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양육비
상속
양육자
이순규 기자
2018-03-26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