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4년 5월 6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가사·상속
추정
검색한 결과
18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판결] 외도로 집나간 남편, 아내 죽자 "내 몫 달라" 소송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이혼소송까지 제기하며 가족을 외면했던 남편이 아내가 사망하자 "유산의 9분의 3은 내 몫"이라며 자녀3명을 상대로 소송까지 냈지만 사실상 패소했다. 법원은 어머니를 모시며 병간호까지 한 자식들의 공을 기여분으로 인정해 남편에게는 전체 유산의 7% 정도만 떼줬다. '기여분'이란 공동상속인 중에 사망한 사람의 재산이 줄어들지 않게 하거나 불리는 데 특별히 기여했거나 사망한 사람을 특별히 부양했을 때 그만큼 상속재산을 더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A(68)씨는 1975년 동갑인 아내 B씨와 결혼해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뒀다. 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가 결혼 7년만에 다른 여성과 눈이 맞아 처자식을 두고 집을 나가 딴 살림을 차린 것이다. A씨는 처자식이 자신의 거처를 알 수 없도록 운영하던 공장도 수차례 이전했고, 생활비도 주지 않았다. A씨는 아내 B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가 B씨가 거부하자 이혼소송까지 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유책배우자임을 들어 A씨의 이혼청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아내 B씨는 2009년 병을 얻었다. 한의사인 B씨의 장남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운영하던 한의원까지 접고 누나와 함께 B씨를 간호했지만, 2010년 B씨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B씨는 2억8800만원 상당의 부동산과 예금 등을 남겼지만 B씨의 자녀들은 따로 상속재산을 분할하지 않은 채 공동상속한 상태로 어머니의 유산을 유지했다. 그런데 B씨의 장례식에 모습을 보이지도 않던 A씨가 2015년 "법률상 남편인 나도 상속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씨가 "B씨가 남긴 상속재산의 9분의 3을 달라"며 자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배우자에게는 자녀보다 50% 더 많은 상속지분이 인정된다. 이에 장남과 장녀는 "어머니를 간병하고 부양했기 때문에 우리의 기여분이 각각 50% 인정돼야 한다"며 맞소송을 냈다. 딴살림 차린 뒤 이혼요구…장례식에도 참석 안해 서울가정법원, 자식들 노모 부양 '기여분' 80% 인정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권양희 부장판사)는 A씨가 자녀 3명을 상대로 낸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사건(2015느합30335)에서 "장녀와 장남의 기여분은 각각 40%로 정한다. A씨에게는 (B씨가 남긴 재산) 2억8800여만원 가운데 기여분 80%에 해당하는 2억3000여만원을 제외한 5800여만원의 9분의 3인 1900여만원만 상속한다"고 최근 결정했다. 재판부는 "장녀는 성년이 된 이후부터 B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약 15년간 한집에 거주하면서 B씨를 부양하고 간병을 도맡았다"며 "한의사인 장남도 월 100만원은 물론 B씨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B씨에게 2억원을 건넸고, B씨가 심부전증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한의원을 폐업하고 장녀와 함께 B씨를 간병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은 피상속인인 B씨를 특별히 부양했고 B씨의 재산 유지 및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했으므로 두 사람의 기여분을 각각 40%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상속재산에서 장남과 장녀의 기여분 80%를 제외한 남은 5800여만원을 법정상속비율로 나눠 A씨에게 1900여만원에 해당하는 재산만 분할하도록 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유책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와 법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상대방 배우자 사망 후 상속인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자녀 등 다른 상속인들의 기여분이 상당한 비율로 인정되는 경우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속재산이 줄게 된다"며 "망인이 유언을 남기지 않고 사망한 경우에도 상속재산분할에 있어 망인의 추정적 의사를 반영하고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한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유산
공동상속
상속재산
유책배우자
이장호 기자
2017-06-19
가사·상속
[판결] "유전자 불일치… '친생자 추정' 깨져"
친생추정을 받는 자녀라도 부모와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부모의 동거 결여 요건을 엄격하게 보지 않아도 친생자 추정이 깨진다는 판결이 나왔다. 민법 제844조 1항은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법원은 일방이 해외 거주나 실종 등으로 동거하지 않아 아내가 남편의 아이를 임신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만 친생자 추정을 부인해 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7단독 김태환 판사는 오빠 A(40)씨가 여동생 B(39·여)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친생추정과 친생부인에 관한 입법은 부성(父姓)의 정확한 감별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던 과거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과학적 친자감별기법의 발달로 친생추정이 혈연에 반하는지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부가 명백하게 객관적 동거를 하지 않는 경우뿐만 아니라 유전자형이 맞지 않는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병원에서 받아 보관하고 있던 아버지 C씨의 치아로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 A씨와 C씨는 부자관계로 나타나지만 여동생 B씨와 아버지 C씨는 유전학적으로 서로 부녀 관계에 있지 않은 점이 확인된다"며 "A씨와 B씨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인 C씨와 어머니인 D씨의 혼인공동생활의 기초가 되는 공통주소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데다, A씨가 C씨와 동거하면서 C씨에 의해 양육된 것으로 보이는 반면 B씨는 C씨나 부계 친척들과 어떠한 교류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두 남매의 부모인) C씨와 D씨의 혼인관계는 A씨가 임신되기 이전부터 사실상 파탄상태였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동거 결여로 D씨가 C씨의 자녀를 임신할 수 없었고, 유전자 검사 결과에 의하더라도 여동생 B씨와 아버지 C씨의 부녀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B씨의 친생자 추정이 깨지므로 A씨가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은 적법하다"면서 "B씨와 C씨 사이 친생자 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판단했다. A씨와 B씨 남매의 아버지인 C씨와 어머니 D씨는 1971년 혼인신고를 한 뒤 1987년 협의이혼했다. C씨는 지난해 2월 사망했는데 사망 전 병원 치료 과정에서 치아 하나가 빠졌고 이를 A씨가 보관하게 됐다. 그런데 C씨 사망 후 치아로 유전자검사를 해보니 여동생 B씨와 C씨는 부녀관계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고, A씨는 "아버지와 B씨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B씨를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씨는 부모인 C씨와 D씨가 법률상 부부였던 혼인기간 중에 자신을 낳았기 때문에 친생 추정을 부정하려면 친생부인의 소로 다퉈야 하는데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는 A씨가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을 낸 것은 부적법하다며 맞섰다. 민법 제847조 1항은 친생부인의 소는 부 또는 처가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친생부인의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
유전자검사
친자감별
친생자추정
안대용 기자
2015-08-13
가사·상속
[판결] 차영 前대변인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사장 친자로 확인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이수영 부장판사)는 15일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이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상대로 "아들이 친생자임을 확인하고, 과거 양육비 6억8000만원과 함께 장래 양육비로 월 500만원씩 지급하라"며 낸 인지청구 및 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차씨의 아들 A군이 조씨의 친생자임을 인지하고 친권자 및 양육자로 차씨를 지정한다. 조씨는 차씨에게 과거 양육비로 2억7600만원을 지급하고 장래 양육비로 A군이 성인이 되는 2022년 8월까지 월 2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씨에게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검사 명령을 거듭해 내리고 과태료도 부과했지만 정당한 이유없이 검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차씨가 조씨의 적극적 권유와 경제적 지원하에 미국 하와이로 이주해 아들을 출산한 점, 조씨가 소송대리인이 사임한 이후에는 재판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협조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차씨의 아들이 조씨의 친생자임을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차씨는 2013년 8월 "2011년 3월 청와대 만찬에서 조씨를 처음 만나 교제했고 이혼 후 그와 동거하다가 2002년 8월 미국 하와이에서 아들을 낳았다"며 소송을 냈다. 아나운서 출신인 차씨는 1999년~2002년 대통령비서실 문화관광비서관을 지냈으며 민주당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차영
조희준
친생자추정
양육비청구
인지청구
안대용 기자
2015-07-16
가사·상속
헌법사건
"이혼 후 300일 이내 출산한 아이, 前 남편 아이 추정은…"
여성이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출산한 자녀는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는 민법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민법 제844조2항은 '혼인성립의 날로부터 200일 후 또는 혼인관계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추정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부(夫)가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헌재는 최모씨가 "전남편이 아이의 친부가 아닌데도 민법에 의해 친생자로 추정되면서 이를 정리하기 위해 유전자검사 결과와 성관계 여부 등을 밝혀야 하는데 이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3헌마623)에서 이 법조항에 대해 재판관 6(위헌):3(합헌)의 의견으로 지난달 30일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다만, 법적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입법자가 법조항을 개정할 때까지 잠정 적용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조항은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하지 않고 당사자들이 원하지도 않는 친자관계를 강요하고 있으므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을 제한해 위헌"이라고 밝혔다. 또 "유전자검사 기술의 발달로 과학적 친자감정이 가능하게 됐는데도 법률상 예외 없이 전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친생부인의 소를 통해서만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입법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심판대상조항이 단순위헌 결정을 받는다면 친생자가 명확한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소멸돼 아이의 법적 지위에 공백이 발생하므로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진성·김창종·안창호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은 혼인종료 후 출생한 자의 친생자관계를 추정하는 규정인데 추정규정은 그 본질상 진실과 다른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예외규정으로 이를 번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면 입법형성의 한계를 준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합헌 의견을 밝혔다. 최씨는 2011년 12월 19일 전남편인 유모씨와 이혼에 합의하고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협의이혼의사 확인을 받은 다음 이듬해 2월 28일 관할 구청에 이혼을 신고했다. 최씨는 이후 송모씨와 동거하면서 2012년 10월 22일 송씨의 딸을 출산했다. 최씨는 이듬해 5월 딸의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관할 구청을 방문했다가 "혼인관계 종료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딸은 전남편인 유씨의 친생자로 기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다"는 말을 듣자 출생신고를 보류하고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이 민법 조항 때문에 이혼하고 300일 이내에 출생한 아이의 출생신고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다양한 편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현실과 시대적 상황을 법의 테두리 안에 넣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혼후출생자
친생추정
친생부인의소
사생활의비밀침해
기본권제한
홍세미 기자
2015-05-07
가사·상속
아빠 찾으러 한국 온 '코피노' 첫 승소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코피노(Kopino)'가 처음으로 인지청구소송을 통해 혈연관계를 인정받았다. 필리핀 현지에 같은 형편을 겪는 코피노가 1만명으로 추정돼 이번 판결은 작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필리핀에 사는 A군과 B군이 한국에 사는 C씨를 상대로 낸 인지청구소송(2012드단103663)에서 A군 형제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권 판사는 판결문에서 "유전자 감정 결과, A·B군과 C씨 사이에 혈연적 부자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A·B군이 C씨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고 판시했다. 권 판사는 "1998년과 2000년에 태어난 A군과 B군의 출생증명서에는 C씨가 아버지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부남이던 사업가 C씨는 혼자 필리핀으로 건너가 회사를 운영하다가 현지 여성 D씨를 만나 동거했다. C씨는 D씨와 사이에서 A군과 B군을 낳아 기르다가 10년 전 한국으로 귀국하며 D씨와 연락을 끊었다. D씨는 C씨를 찾기 위해 이름과 사진을 들고 입국해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를 통해 지난 2012년 12월 소송을 냈다. D씨는 유전자 감정 비용 1000여만원 등을 법원 소송구조 제도 등을 통해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법인 세종 공익센터는 지난해 5월부터 코피노에게 아버지를 찾아주는 일에 나서고 있다. 윤재윤(61·사법연수원 11기) 대표변호사는 "코피노들의 한국인 친아버지들이 대부분 국내에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있어 이 문제가 정식으로 제기되면 사회적으로 미묘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지난 1년간 6건을 검토해 그 중 1건에 대해 코피노와 아버지 사이에 양육비 지급 약정서를 작성했다.
코피노
인지청구소송
유전자감정
친생자
출생증명서
홍세미 기자
2014-06-23
가사·상속
행정사건
근로 능력 있는 아들 있다고 '추정소득' 인정
개별 가구에 대한 생계비 지원액을 산출할 때 근로능력이 있는 가구원이 있다는 이유로 실제로 벌어들이지도 않은 '추정소득'을 인정해 지원액을 감액하는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한 부장판사)는 최근 장모(83)씨가 서울시 중랑구청장을 상대로 낸 생계비 등 지급 청구소송(2013구합51800)에서 "장씨에 대한 중랑구청의 급여변경결정처분은 법령상 아무런 근거가 없어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장씨는 부인 김모씨, 아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데, 중랑구청은 이 중 아들에 대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아들이 '자활에 필요한 사업에 참가할 것'을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지급한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아들이 자활사업참여 조건을 이행하지 않자 중랑구청은 월 79만4880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추정소득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장씨 가구에 대한 급여액을 하향 조정한다"며 장씨 가구의 생계·주거급여를 기존의 월 42만2380원에서 7만6880원으로 감액하는 급여변경통지를 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30조2항은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에 대해서는 자활근로에 참여할 것을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지급하고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급자 본인의 생계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별가구의 급여액을 산출하기 위해 그 개별가구의 최저생계비에서 소득인정액을 공제함에 있어서, 소득인정액에 포함되는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에서의 소득은 그 개별가구의 구성원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기타소득이라는 각 소득을 의미할 뿐"이라며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가 자활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에게 일정한 소득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추정소득 부과처분을 할 수 있는 아무런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건부수급자의 조건 불이행 시 생계급여 부지급에 관한 규정인 동법 제30조2항은 조건부수급자 본인의 생계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서 조건부수급자에 대한 추정소득 부과와는 전혀 무관한 규정"이라며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어디에도 추정소득 부과에 관한 아무런 근거규정도 존재하지 않는 만큼 추정소득 부과처분은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최근 생활고 문제로 목숨을 끊은 '세 모녀 사건'처럼 근로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추정소득이 인정돼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계비
추정소득
조건부수급자
세모녀사건
소득인정액
최저생계비
장혜진 기자
2014-04-08
가사·상속
"난 스님 딸, 엄마가 100일 기도하다…" 소송 결론은
인지(認知)청구소송이 제기된 경우 친생자관계는 간접사실만으로 인정할 것이 아니라 직권으로 과학적 증명방법에 의한 증거조사를 시행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0대 초반의 여성 A씨의 어머니는 남편과 1975년 10월 혼인신고를 했지만 1993년 6월 이혼했다.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어머니의 남편이 아버지로 등재돼 있었지만, 유전자검사 결과 등록부상의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아니었다.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내 2007년 2월 친생자부인판결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인천의 모 사찰의 주지로 있다 사망한 B씨와 내연관계였다는 것을 알게됐다. 어머니가 결혼한 뒤 자녀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B씨가 주지로 있던 사찰에서 100일 기도를 드리던 중 성관계를 맺어 자신이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A씨는 "친아버지가 B씨라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인천지검 검사를 상대로 법원에 인지청구 소송을 냈다. A씨는 B씨가 어머니에게 건넨 생활비 봉투를 증거로 냈다. 봉투에는 '사랑하는 ○○○', 'A 아빠'라는 문구가 있었다. 1심 필적감정 결과 봉투의 필적이 B씨의 필적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B씨가 A씨와 입맞춤하려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증거로 제출했다. B씨는 A씨가 개명할 때 작명을 도와준 사실도 밝혀졌다. 1·2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사찰의 주지가 젊은 여자와 입맞춤 하려는 모습으로 사진촬영에 임하리라는 것은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고, 사진상 B씨가 A씨를 가족과 같은 존재로 대했음을 알 수 있다"며 "봉투에 적힌 문구에 비춰 A씨의 아버지라는 것을 표시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A씨는 B씨의 친생자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급심의 판단은 대법원에서 깨지고 말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A씨가 검사를 상대로 낸 인지청구소송 상고심(2012므526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지소송은 친생자 관계를 확정하는 소송으로 친족·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륜의 근본에 관한 것이어서 소송에서 직권주의를 채용하고 있다"면서 "당사자 증명이 충분하지 못할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으로서는 간접사실만으로 A씨와 B씨의 친생자관계를 바로 추인할 것이 아니라 시행 가능한 유전자검사 방법을 찾아 시도해 보거나, 불가능하다면 혈액형을 조사·감정해 친생자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닌지 밝히는 등 가능한 과학적 증명방법에 의한 증거조사를 직권으로 시행하고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필적 감정 대상물이 원본이 아닌 사본이고, B씨로서는 신도의 딸인 A씨를 위해 작명을 해줄 수도 있는 점 등 친생자관계를 인정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지청구
친생자
과학적증명방법
혈액형
증거조사
신소영 기자
2014-02-10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남편 빚 상속포기'와 보험금 수령은 별개
보험 수익자는 보험 사고 발생 단계에서 법정상속인의 지위에 있으면 충분하고 보험 사고 발생 후에도 법정상속인 자격을 유지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민사1부(재판장 서영애 부장판사)는 4일 채권자 신모(46)씨가 사망한 채무자의 아내 황모(47)씨를 상대로 낸 전부금 청구 소송 항소심(2012나3511)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황씨가 남편이 사망한 뒤 상속을 포기했지만 보험계약의 특성상 보험수익자는 별도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그 계약상의 이익을 받는 것으로 보험 계약상 일정한 지위에 있다"며 "(상속 포기를 했어도)보험수익자는 계약 체결 당시 예상된 추정상속인인 황씨와 황씨의 딸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상속인 자격을 잃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망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보험자 사망 시 법정상속인을 수익자로 지정해둔 경우에, 그 의미는 보험금 청구권이 일단 피보험자에게 귀속돼 상속재산을 형성했다가 그 상속인에게 이전된다는 취지라기보다는 장래에 보험금 청구권이 발생한 때의 수익자를 특정하는 방법으로서 표시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며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법정상속인은 보험사고 발생단계에서 법정상속인의 지위에 있으면 족하고 그자가 반드시 피보험자 사망 후에도 현실적으로 법정상속인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남편이 사망한 뒤 딸과 함께 상속을 포기했고, 사망한 남편의 빚 3100만원은 시어머니 표모씨가 단독으로 상속했다. 이후 황씨가 남편의 사망 보험금 3000만원을 받자, 채권자 신씨는 "보험금 수령자가 법정상속인으로 돼 있으므로 황씨가 상속을 포기한 이상 보험금은 시어머니 표씨가 받아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상속포기
남편빚
사망보험금
법정상속인
보험금수령
보험수익자
시어머니
홍세미
2012-09-17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남편 돈으로 산 부동산도 아내 특유재산 인정
아내가 남편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했더라도 아내의 특유재산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A(남)씨와 B(여)씨는 1997년 혼인신고를 마치고 살아오다 2008년 이혼했다. 이혼하기 전, 2005년 B씨는 남편인 A씨에게서 받은 4,000만원으로 부동산을 사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당시 A씨는 빚을 지고 있어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두 차례에 걸쳐 법원은 A씨의 재산에 경매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채권자 C씨는 1,500여만원을 배당받았다. 하지만 C씨가 채권을 행사하려고 할 때는 A씨의 소유재산은 거의 없었고 부동산을 가진 B씨와는 이미 이혼을 한 상태였다. 채권을 확보할 방법이 없어지자 C씨는 B씨를 상대로 B씨 소유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C씨는 "B씨가 소유한 부동산은 A씨가 B씨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므로 B씨는 명의신탁해지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심은 모두 "실질적인 부동산 소유자는 A씨이므로 B씨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하급심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C씨가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4632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은 개인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되고 단순히 다른 일방 배우자로부터 취득자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교부받았다고 해도 그 사정만으로 무조건 특유재산의 추정을 번복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와 B씨가 결혼한 후 신축한 카센터의 신축비용 대부분을 B씨가 부담했고 B씨가 받은 4,000만원은 그에 대한 자신의 몫으로 받은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이 B씨가 전 남편 A씨로부터 취득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받았다는 이유로 특유재산의 추정을 번복하고 전 남편이 이를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단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부부일방
특유재산
취득자금
명의신탁
채권확보
정수정 기자
2010-10-26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아내가 식물인간된 남편 두고 한차례 불륜 저질렀어도 곧바로 남편에게 이혼의사 있다고 추정 못해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두고 외도를 했더라도 곧바로 남편에게 이혼의사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금치산자인 식물인간이 된 자식의 부모 등이 자식을 대신해 이혼소송을 낸 경우 이혼이 금치산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고 금치산자 역시 이혼을 선택할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법원은 이혼을 허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자식을 대신해 부모가 후견인으로서 그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종전 대법원판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치산자의 이혼의사유무를 추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금치산선고를 받은 아들(49)의 후견인인 시아버지가 불륜을 저지른 며느리(48)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상고심(☞2009므639)에서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치산선고를 받은 자의 배우자에게 부정행위나 악의의 유기 등과 같이 민법 제840조의 이혼사유가 존재하고 나아가 금치산자의 이혼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후견인은 금치산자를 대리해 그 배우자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금치산자의 이혼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즉, △금치산자 본인의 결혼관 내지 평소 가족·친구 등에게 한 이혼에 관련된 의사표현 △금치산자가 의사능력을 상실하기 전까지 혼인생활의 순탄 정도 등 △혼인생활의 기간 △금치산자의 나이·신체·건강상태와 간병의 필요성 △이혼사유 발생 이후 배우자가 취한 반성적 태도나 가족관계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유무 △금치산자의 보유재산에 관한 배우자의 부당한 관리·처분 여하 △자녀들의 이혼에 관한 의견 등을 종합해 혼인관계 해소여부를 판단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의 부정행위가 1회성에 지나지 않고 피고가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해 왔으며 앞으로 원고로서도 아내인 피고의 보살핌과 간병이 필요하다"며 "원고의 의사가 피고와 이혼을 원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은 옳다"고 밝혔다. 원고 김모씨는 자동판매기 제조회사를 경영하던 2005년 뇌질환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의 식물상태에 빠졌다. 이후 김씨 대신 회사를 경영해 오던 아내 이모씨가 회사직원과 불륜관계를 맺은 사실이 김씨의 동생에 의해 발각됐다. 김씨의 아버지는 주주총회를 소집, 며느리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했고 아들을 대리해 이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가 횡령, 간통혐의로 유죄판결을 받는 등 혼인생활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고, 그 근본적 원인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피고의 잘못에 있다"며 이혼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2심은 1심판결을 뒤집고 이혼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달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두고 바람을 피운 며느리를 상대로 시어머니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건(2009므3652)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식물인간
외도
금치산자
이혼의사
부정행위
정수정 기자
2010-05-21
1
2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