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연장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며 담합한 12개 대형건설사가 서울시에 270억여원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10일 서울시가 삼성물산 등 12개 건설사를 상대로 "대형 건설사들이 공사입찰에 담합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26204)에서 "삼성물산 등은 담합으로 과다하게 부과된 공사대금 270억원을 연대해 서울시에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설사들이 서로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공구를 나눠 입찰에 참가하는 등 서울시가 더 효율적인 사업자를 선택할 가능성을 제한했다"며 "건설사들이 입찰금액을 사전에 합의한 뒤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해 '들러리'를 서 준 것은 입찰시장의 경쟁을 직접적으로 제한한 것으로 서울시에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07년 7호선 연장구간(온수역∼부천시 상동) 공구 건설에 참여한 6개 업체가 회사별로 1개 공구씩 입찰에 참여했다며 2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들러리 입찰로 담합 행위에 가담한 6개 건설사를 추가로 적발했고 서울시는 2010년 7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를 대리한 정부법무공단의 박시준 변호사는 "공사 입찰담합은 그 결과가 국민 혈세 누수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소송 결과로 담합이 근절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내 건설공사 입찰 담합에 대해 법원이 발주기관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국내 최초의 사례여서 더욱 의미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