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장에서 지배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그 지배력을 이용해 인접시장에서 타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김대휘 부장판사)는 8일 종합유선방송사인 (주)티브로드GSD방송과 (주)티브로드 강서방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취소등 청구소송(2007누10541)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두 종합유선방송사는 통합을 하면서 ‘통합시에는 상호 협의해 송출채널 및 송출수수료에 대한 재계약을 한다’는 약정을 들어 계약 중인 우리홈쇼핑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홈쇼핑채널을 비인기채널로 변경했고, 공정위는 일방적인 채널변경에 대해 시정명령, 공표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유료방송시장의 거래구조는 TV홈쇼핑 사업자가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방송시설을 사용해 프로그램의 송출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와 프로그램 송출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이를 관할 지역의 가입자에게 송출하는 단계의 2가지 시장으로 구분되고 있다”며 “후자의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곧바로 그 전단계의 시장에서도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해당시장 뿐만 아니라 그 이전 또는 다음 단계의 인접시장에서 자신의 지배력을 전이(傳移)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했다면 지위의 남용에 해당된다”라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조의2 제3호는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에 대해 ‘다른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라고 돼있어 반드시 동일 시장의 ‘경쟁사업자’에 대한 것에 한정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번 문제도 공정경쟁을 해치는 행위로서 규제하는 것이 입법취지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은 홈쇼핑사가 전국에 있는 사업자들과 방송프로그램 송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지리적 시장범위가 전국으로 획정돼야 하고, 이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종합유선방송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방송법상 진입장벽이 있고 지역적 대체성이 없으므로, 원고들을 강서구 지역에서 공급되는 종합유선방송의 독점적 공급자로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본 공정위의 판단은 적법하다”라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