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이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업자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사에 내려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SM이 다른 12개 음원 유통사업자들과 무제한 월정액제 서비스를 하는 온라인음악 서비스사업자에게는 음원을 공급하지 않기로 담합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2700만원을 부과했다. SM은 공정위 처분에 반발해 "사전에 다른 음원 유통사업자들과 합의한 적이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사건을 수임한 율촌의 공정거래그룹은 SM이 온라인음악 서비스사업자와 체결한 음원 공급계약이 다른 음원 유통사업자들이 책정한 음원 공급조건과 동일한 것은 단순히 온라인음악 서비스사업자의 요청에 따른 것일 뿐, 다른 음원 유통사업자들과 사전에 합의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끈질기게 법원을 설득했다.
결국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조용호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율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2011누25731). 재판부는 "SM엔터테인먼트가 다른 음원 유통사업자들과 음원 공급조건을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원고가 담합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원고에게 내린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율촌의 박해식(53·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거래 조건이 외형상 일치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합의 사실을 추정해서는 안 되고, 외형상 일치가 형성되기까지의 개별적·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