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운전기사인 김상진씨(46)는 밤낮없이 운전하며 지방을 오가는 일이 많았다.
그래도 내심 교통사고로 인한 '목돈지출'에 대해 걱정이 없었던 것은 8년째 부어온 자동차종합보험 덕분.
지방출장이 많은 자신을 위해 보험설계사가 납입금을 연체하는 일이 없도록 납입일이 되면 핸드폰으로 알려줘 꼬박꼬박 연체없이 납입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의 안심사유였다.
그러나 불행히 겪게 된 교통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난데없이 보험사는 납입금 연체로 인해 계약이 해지돼 보험금을 지급해 줄 수 없다며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
서울지법 민사항소4부(재판장 민일영·閔日榮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주)삼성화재해상보험이 화물차 운전기사 김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2000나54214)에서 "삼성화재해상보험은 김씨의 교통사고로 인한 보험금지급의무가 있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료 연체에 대해 납입최고기간을 두도록 한 취지는, 최초 보험료를 납입, 보험계약의 효력을 받게 된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 효력의 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게 해 보험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 보험계약자를 두터이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김씨가 8년간 보험을 계속 유지하며 보험설계사인 엄모씨의 핸드폰 연락을 받고 보험료를 계속 납입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보험사가 엄씨의 보험사 퇴사이후 김씨의 주소지로 단 한 번 2회분 보험료의 납입최고서를 발송하였다가 김씨가 집에 없다는 이유로 반송됐다고 해서 계약이 해지됐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