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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횡단보도 근처 보행자 발견 즉시 정차해야"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근처를 지나는 운전자는 보행자를 발견한 즉시 정차할 수 있도록 안전 운전해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1401). 2020년 4월 오후 4시30분 A씨는 봉고 트럭을 몰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다 그 근처를 무단횡단하는 9살 여아를 발견해 급제동했다. 하지만 아이의 오른쪽 무릎과 부딪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지만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괜찮냐고 묻자 아이가 괜찮다고 답한 후 절뚝거리며 다른 곳으로 걸어갔고, A씨는 자신의 인적사항 등을 알려주지 않은 채 차를 몰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 혐의를 유죄로 보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사고의 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횡단보도 안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아이가 넘어지면서 상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여 피해자 진술만으로 A씨의 차량이 아이의 신체를 충격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A씨가 차량을 급정거함으로써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서행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 A씨가 주의를 다했다면 피해자의 존재를 좀 더 일찍 인식하고 피해자가 넘어지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고 지점 부근의 도로 상황, 사고 발생 시각, 사고 당시의 교통량, 횡단보도 부근의 보행자 현황 등을 종합해 볼 때 트럭을 운전하던 A씨로서는 횡단보행자용 신호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횡단보도 구간을 통과한 직후 그 부근에서 도로를 횡단하려는 보행자가 흔히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발견한 즉시 안전하게 정차할 수 있도록 제한속도 아래로 속도를 더욱 줄여 서행하고 전방과 좌우를 면밀히 주시해 안전하게 운전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트럭 앞 범퍼 부위로 피해자의 우측 무릎을 충격해 피해자를 도로에 넘어지게 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피고인의 트럭이 피해자를 직접 충격한 것이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피해자가 도로에 넘어진 직접적인 원인은 횡단보도를 통과하면서 감속하지 않은 피고인의 차량이 급정거한 때문"이라며 "트럭이 피해자를 직접 충격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이 횡단보도 부근에서 안전하게 서행했다면 사고 발생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횡단보도
교통사고
도주치상
박수연 기자
2022-06-30
교통사고
[판결](단독) 음주 뺑소니에 동생 이름까지 도용… 30대 교사 '법정구속'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친동생인 척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한 30대 사립초등학교 교사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이 교사는 더 이상 교단에 설 수 없게 된다.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은 교사가 금고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으면 당연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 모 사립초 교사인 김모(33)씨는 지난해 5월 오전 1시께 사당역 부근에서 술에 취한 채 BMW 차량을 운전하다 급작스런 차선 변경 도중 다른 차량의 뒷범퍼를 충돌했다. 피해자인 A씨가 김씨 차량에 다가와 항의했지만 김씨는 "내가 운전했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소리를 쳤다. 그러다 김씨는 갑자기 차에서 내려 도주하려 했다. A씨가 도망가는 김씨를 붙잡았지만, 김씨는 A씨의 손을 꺾어버린 뒤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A씨는 손가락 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3시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는데, 김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걸 수상하게 여겨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김씨는 응하지 않았다. 김씨는 다음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서 정식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자신의 범행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 자신의 동생인 양 행세했다. 동생의 인적사항을 대고, 피의자 신문 조서에도 동생 이름으로 서명했다. 김씨는 A씨와 합의한 뒤 A씨와 상의도 없이 기존 피해자 진술과 다른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A씨 명의로 작성한 다음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발각되기도 했다. 법원은 김씨가 어린 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단독 이성은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혐의와 형법상 사서명 위조 및 위조 사서명 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17고단5653).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한데다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범죄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다면서도 정작 가족의 한 사람인 동생의 이름을 도용해 본인이 저지른 범행의 행위자로 만들어 버린 점 등을 볼 때 피고인은 범행전반에 걸쳐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무책임하며 진실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계속해 교사직을 유지할 방법만 궁리하고 있다"면서 "이 역시 자기중심적이고 무책임한 범죄 후 정황이 아닐 수 없는데, 모든 사정에 비춰볼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의 태도를 볼 때 피고인이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정직함과 책임감을 가르칠 자격과 소양을 갖췄는지 커다란 의문을 갖게 한다"며 "사서명 위조와 사서명 행사죄는 정직함과 책임감을 가진 상태에서는 저지를 수 없는 범죄인데, 교원자격을 가진 사람이 이 죄를 저질렀다면 정직함이나 책임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재판과정에서 "사서명 위조는 죄책 등이 사문서 위조보다 훨씬 낮은데도 사문서 위조는 벌금형이 있는 반면 사서명 위조는 3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하고 있어 부당하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하기도 했다.
뺑소니
음주측정
사립학교법
교육공무원법
경찰
음주운전
이장호 기자
2018-01-08
교통사고
[판결] 애인 무면허·음주사고 덮어쓴 20대 '벌금 200만원'
자신이 운전을 한 것이라며 여자친구의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를 대신 덮어쓰려 한 20대 남성에게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사고를 낸 장본인인 여자친구에게는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21단독 이순형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모(28·여)씨에게 최근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무면허운전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씨의 남자친구 정모(28)씨에게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2017고단4213). 운전면허를 딴 적이 없는 양씨는 지난 4월 인천 남구의 한 대학교 인근에서 면허취소수준인 혈중알콜농도 0.128%의 만취상태로 남자친구인 정씨의 차량을 몰다 앞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 운전자인 A(72)씨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친구인 정씨는 양씨가 무면허·음주운전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양씨에게 자신의 차량 열쇠를 건네 운전하게 하고, 양씨가 교통사고를 내자 출동한 경찰에게 "내가 사고를 냈다"며 허위진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양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운전연습을 하고 싶다"는 양씨의 말에 차량 열쇠를 건네 준 뒤 조수석에 동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판사는 "자동차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전방을 잘 살피면서 제동장치를 제대로 조작해 운전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양씨는 술에 취한 채 이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도 양씨의 무면허·음주운전을 용이하게 한 결과 교통사고까지 야기해 피해차량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범인도피행위까지 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이 판사는 다만 "범행이 피고인들의 우발적인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점과 피해 정도가 경미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무면허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도로교통법
음주운전방조
범인도피
강한 기자
2017-09-05
교통사고
[판결] 자전거 타고 하교 중학생, 앞에 가던 친구 못보고 ‘꽝’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던 중학생이 앞서 가는 친구를 보지 못하고 치어 부상을 입히는 바람에 부모가 천만원이 넘는 돈을 물어주게 됐다. A(17)군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14년 11월 11일 4시께 하교하던 중 낭패를 당했다. 뒤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던 B군이 앞서 가던 A군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와서 부딪히는 바람에 넘어진 것이다. A군은 이 사고로 치아 3개가 부서졌다. A군과 A군의 부모는 "B가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중상을 입었다"며 B군과 B군의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B군 측은 "자전거를 천천히 몰고 있었는데 A가 갑자기 뛰어드는 바람에 넘어져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A군이 B군의 치료비를 물어줘야 한다"며 치료비 등 1000만원을 청구하는 반소를 냈다. 인천지법 민사21단독 배구민 판사는 A군과 A군의 부모가 "치료비와 위자료 등 4300만원을 배상하라"며 B군과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5가단222288)에서 "피고들은 모두 1743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배 판사는 "사고가 발생한 길은 인근 학교 학생들이 등하굣길로 이용하는 도로로 사고가 발생할 때에도 다수의 학생들이 통행하고 있었는데, 목격자들이 '속도가 붙은 자전거가 피해자에게 돌진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진술서를 작성한 점을 보면 전방주시를 소홀히한 B군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B군은 불법행위자로서 원고들에게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감독·교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 B군의 부모도 공동으로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 판사는 "피고들은 A군에게 치료비 1193만원과 위자료 250만원을, 부모에게 위자료 각 150만원 등 총 1743만원 지급하라"고 판시하고 피고들의 반소청구는 기각했다.
자전거에치여부상
미성년자불법행위
전방주시의무
자전거사고
등하굣길사고
이세현
2017-02-06
교통사고
형사일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은… 대법원, 재심 개시 확정
2000년 8월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가 확정됐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일명 태완이법)이 올 7월 31일 시행된데 따른 것으로 진실이 가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택시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0년간 복역한 최모(31)씨가 "범인이 아닌데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낸 재심청구를 인용한 원심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2015모1894). 재심은 광주고법에서 개시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3년 뒤인 2003년 수사기관에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살인사건 발생 당시 목격자의 진술 등을 새로운 증거로 인정해 재심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밝혔다. 최씨는 열여섯 살이던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에게 "운전 똑바로 하라"는 욕설을 듣자 택시를 추월해 오토바이를 세우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15년, 10년을 선고 받았는데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포기해 결국 형이 확정됐고, 2010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이후 또 다른 용의자가 진범이라는 첩보가 수사기관에 입수되고 관련 증언도 잇따라 나왔다.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과 최씨에 대한 불법체포와 감금, 강압수사 의혹도 제기됐다. 택시 운행상황을 기록한 '타코미터'등 최씨의 누명을 벗길만한 새로운 증거도 나왔다. 당시 타코미터에는 급정지를 했다는 표시가 없는데 이는 최씨가 택시 앞에 오토바이를 세워 택시기사 유씨가 급정지를 했다는 경찰의 범죄사실을 뒤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해 광주고법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약촌오거리택시기사살인사건
태완이법
공소시효폐지
살인죄공소시효
진범
재심개시
홍세미 기자
2015-12-15
교통사고
민사일반
행정사건
[판결] "포트홀 피하려다 교통사고… 도로관리 지자체도 배상책임"
자전거 운전자가 도로에 움푹 팬 '포트홀'을 피하려다 달려오던 택시에 부딪혀 사고를 당했다면 도로 관리자인 지방자치단체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택시 운전자인 김모씨는 2009년 서울 동대문구 한 편도 3차로 도로의 끝차선에서 달리다 같은 방향으로 가던 백모(당시 73세)씨의 자전거를 오른쪽 사이드미러로 자전거 왼쪽 손잡이 부분을 쳤다. 이 충격으로 넘어진 백씨는 뇌출혈을 일으켰고, 치료를 받다 4년 뒤 숨졌다. 김씨와 공제계약을 맺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치료비와 배상금 등으로 3억6500여만원을 백씨의 유족에게 지급했다. 이후 연합회 측은 "백씨가 사고 지점 맨홀 뚜껑 주위의 포트홀을 피하려다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택시 운전자인 김씨의 주의의무 위반 과실과 서울시의 도로 관리하자가 결합돼 사고가 났으니 공제금 절반을 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사고 원인을 도로 파손 때문이라고 특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유남석 부장판사)는 연합회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에서 "서울시는 9100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백씨가 사고 직후 경찰에 '맨홀 뚜껑 떄문에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볼 때 도로 관리상 하자와 운전자 과실이 결합해 사고가 났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차도의 주된 기능은 자동차 통행에 있고 이 사건 도로 노면의 팬 정도가 자동차 통행에 지장이 있는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서울시의 책임을 25%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공제계약
사이드미러
구상금청구
택시
맨홀
포트홀
도로관리
지자체
이장호 기자
2015-12-14
교통사고
형사일반
교통사고 가해자가 목격자 행세했어도
교통사고 가해자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목격자인 것처럼 행세했더라도 인적사항을 남겼다면 뺑소니범으로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교통사고를 내 사람을 숨지게 했는데도 목격자 행세를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55)씨에 대한 상고심(2013도9124)에서 징역 2년6월에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가법에서 처벌하는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에 따른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라 함은 사고 운전자가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도로교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씨는 사고 직후 직접 119 신고를 했고, 구급차가 피해자를 후송한 후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현장 설명을 하고 자신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알려준 다음에야 비로소 사고 현장을 떠났고 자신의 신원과 연락처, 운전 차량이 경찰에 의해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목격자로 행세해 진술조서를 작성한 지 불과 11시간 정도 후에 다시 경찰서에 출석해 종전 태도를 바꿔 사고를 낸 사실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씨가 사고 현장이나 경찰 조사과정에서 목격자 행세를 하고 피해자 발견 경위에 관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신씨가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도주하려는 의도로 사고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한 것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2011년 7월 자신의 냉동탑차를 운전해 원주시 소초면에 있는 도로에서 후진을 하다가 노인 김모(80·여)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한 신씨는 즉각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신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이 목격자인 것처럼 진술한 뒤 귀가했다. 다음날 신씨가 사고를 냈다는 의심을 한 경찰관이 추궁하자 신씨는 사고를 낸 사실을 시인했다. 검찰은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적용해 신씨를 기소했지만, 1심은 특가법이 아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을 적용, 금고 8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신씨가 사고를 낸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목격자인 것처럼 행세해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했다"며 특가법상 뺑소니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목격자행세
뺑소니
가해자
특가법
구호조치
도로교통법
도주차량
좌영길 기자
2014-01-07
교통사고
교통사고 결정적 '증거'… 각광받는 차량용 블랙박스
택시기사 추모씨는 지난 4월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안모(17)양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추씨의 변호인은 안양이 근처에서 발생한 또 다른 자동차 사고의 동승자였던 사실을 밝혀내고, 안양이 선행 교통사고로 차량 밖으로 튕겨나가 도로에 부딪혀 사망한 후에 추씨의 차량이 안양을 밟고 지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나윤민 판사는 지난 11일 추씨의 택시 안에 설치돼 있던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로 채택해 "안양은 이미 도로에 누워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택시가 역과(歷過,밟고 지나감)한 점이 인정된다"며 추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창원지법 2011고단3150). 차량용 블랙박스 장치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법원이 재판의 중요 증거로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관련 소송 중 10~20%에서 블랙박스 영상이 증거로 제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을 복사한 시디(CD)나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 분석 자료를 검토한다. 법정에서도 직접 시연돼 당사자들의 자백과 화해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교통사고특례법 위반사건이나 뺑소니 사건에서 유무죄의 증거로 활용되고 있다. 영상의 화질이 높아져 가해 차량이나 피해자가 교통신호를 준수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서울중앙지법 2011고단5014). 주행속도도 함께 기록이 되기 때문에 가해 차량이 규정속도를 준수했는지를 판단할 수도 있다(서울중앙지법 2011고단5012). 사고 장면이 녹화돼 있지 않더라도 사고 당시의 정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면 훌륭한 판단 자료가 된다. 실제로 한 차량이 다른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은 사건(서울중앙지법2011노375)에서 피해자 차량이 좌우로 잠시 흔들린 후 약 48초간 정차한 장면만이 녹화돼 있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영상에 의하면 사고 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가해자에게 도주차량 혐의가 인정 된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사자들의 블랙박스 영상은 물론 사고 당시 목격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도 중요한 증거로 사용된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사고 후 가해 차량이 도주한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블랙박스를 장착하지 않아 범죄사실을 밝혀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근처에서 대기하던 견인 차량의 블랙박스에 사고 장면이 녹화돼 가해자의 범죄혐의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랙박스 영상은 민사소송에서도 활발히 사용된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주행도로에서 정차한 택시를 들이받고 옆 차선에 주행하던 버스에 깔려 사망한 사건(서울중앙지법 2011가단74862)에서 버스에 장착된 두 대의 블랙박스와 택시의 블랙박스가 사고 당시의 정황을 고스란히 담아 신속하게 재판을 끝낼 수 있었다. 이들 블랙박스에는 오토바이 앞에서 주행하던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상당한 여유를 두고 정차한 장면과 오토바이 운전자가 택시를 들이받은 후 순식간에 버스에 깔리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다. 재판부는 이 영상들을 근거로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비율을 80%, 택시 기사의 과실비율을 20%로 판단했다. 이처럼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한 증거로 사용됨에 따라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설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교통사고 사망사건의 경우 생존한 당사자의 진술만으로 사고 정황을 추론할 수밖에 없어 사망자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블랙박스가 많이 보급돼 억울한 일이 줄어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모든 차량에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교통안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블랙박스
무단횡단
교통사고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특례법
뺑소니
임순현 기자
2011-11-23
교통사고
금융·보험
형사일반
공소제기 할 수 없는 사안 공소제기한 경우 무죄선고 아닌 공소기각 해야
자동차종합보험가입자가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는 특례조항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기 때문에 법원은 운전자에게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신호를 위반해 운전하다가 다른 차량의 운전자를 다치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이모(57)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6752)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공소기각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피고인이 신호를 위반해 차량을 운행함으로써 사람을 다치게 한 교통사고로서 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의해 공소가 제기된 사건이나 그 후 공판절차에서 심리결과 피고인이 신호를 위반해 차량을 운행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교통사고 당시 피고인이 운행하던 차량은 구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1항의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었으므로 이 사건은 결국 구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1항에 따라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해 공소를 제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판부는 "윈심으로서는 교통사고가 피고인의 신호위반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무죄를 선고할 것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27조의 규정에 의해 소송조건의 흠결을 이유로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며 "원심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2009년6월께 경산시 평산도 인근에서 자동차를 몰고가다 신호를 위반해 운전자 윤모(63)씨의 자동차를 들이받아 윤씨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증인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는 등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형소법 제325조에 의해 무죄를 선고했다.
자동차종합보험가입자
특례조항
교통사고
공소기각
흠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정수정 기자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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