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의 권리를 법무부 장관의 훈령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40단독 이혁·李赫 판사는 5일 지난 1월 출소한 김모씨가 "교도소 복역중 집필문서 발송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2가단41495)에서 "국가는 김씨에게 2백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도소는 김씨가 남을 시켜 작성한 집필허가서와 행정심판청구서를 법무부로 발송해야 함에도 훈령에 따라 대필자의 서명이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 이를 법무부로 발송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법무부장관이 단지 내부적인 업무처리지침으로 발령한 것에 불과한 훈령에 의해 수용자의 권리를 제한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 훈령에 따르면 대필의 경우 대필자의 서명이 없으면 교도소내에서의 집필이 허용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또 "교도소장 등은 행형법 18조 제2항에서 정한 교화 또는 처우상 특히 부적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접견을 허용해야 하며, 허용하지 않을 경우 접견불허라는 재량권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법적한계를 넘는 위법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교도소 복역 중 교도관에게 폭언을 하고 교도관 지시에 불이행하였다는 이유로 금치 1월의 처분을 받자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심판청구서를 작성해 제출했으나 교도소가 발송을 거부하자 출소 후 2천5백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