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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박근혜 탄핵으로 정신적 손해" 朴 지지자들, 국가 상대 손배소 냈으나 2심에서도 패소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2부(장윤선·조용래·이창열 부장판사)는 14일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 등 4명이 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 8명과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2022나76827). 헌재는 지난 2017년 3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우 씨 등은 "헌법재판관들이 근거 없이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해 헌정 질서를 유린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1억4000여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은 "헌법재판관의 직무행위에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법관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결정하는 등 재판관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행사했다고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근혜
탄핵
국가배상
헌법재판관
한수현 기자
2024-02-14
국가배상
민사일반
선거·정치
[판결] 법원 "MB, '블랙리스트' 올랐던 문화·예술인에 500만 원씩 손해배상해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문화·예술인들의 방송 프로그램 출연 배제 등 차별 피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이세라 부장판사)는 17일 배우 문성근 씨와 김규리 씨, 개그우먼 김미화 씨 등 문화예술인 30여 명이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은 공동으로 문 씨 등에게 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8가합526239).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등이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을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 배포, 관리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행위로 인해 원고들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 작성 행위는 법령에 근거가 없거나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헌법에 반하는 방법으로 원고들의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 불법행위로서, 철저하게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할 공무원들이 그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점에서 그 불법성의 정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원고들은 생존에 상당한 위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추가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겪는 등 상당히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소송 제기 전에 이미 시효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문 씨 등 36명의 문화·예술인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비판 세력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출연 배제, 투자 무산, 지원 거부 등의 차별을 받았다며 이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2017년 11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블랙리스트
국가배상
이명박
한수현 기자
2023-11-1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긴급조치 9호’ 판례 변경 전합 이후 부마민주항쟁 피해자 1심 첫 국가배상 판결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됐던 부마민주항쟁 피해자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지난 8월 긴급조치 제9호는 그 자체가 위헌이므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된 개별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212610)이 나온 이후 첫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이정권 부장판사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45784)에서 "국가는 A 씨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7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부산대 재학 중이던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10일간 구류된 뒤 석방됐다. A 씨는 2017년 9월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에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은 뒤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19년 12월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이후 A 씨는 2020년 7월 형사보상금 500만 원을 지급받고 같은 해 9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는 "A 씨가 석방된 때로부터 30년 이상이 지난 뒤 소가 제기돼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5년,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지났다"면서 "또 과거사정리기본법에 따라 진실규명이 결정된 2010년 5월부터 3년이 지나 소가 제기돼 A 씨의 손해배상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이 부장판사는 전합 판결(2018다212610)에 따라 "A 씨는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구금돼 수사받고 즉결심판이 청구돼 구류형을 복역했다"며 "A 씨는 이에 따라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경험칙상 명백해 국가는 A 씨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고, A 씨의 형사보상 청구에 의해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 행사가 있었다고 볼 것"이라며 "이 사건 소는 재심 무죄 판결일로부터 3년이 되지 않았고,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되지 않은 때 제기돼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신의칙에 어긋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전합은 "긴급조치 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선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2015년 3월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종전 판례(2012다48824)를 7년여 만에 변경한 것이다. A 씨를 대리한 변영철 법무법인 민심 대표변호사는 "대법원 전합 판결 이후로 재판부가 부마항쟁 관련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해 준 것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A 씨는 석방된 이후에도 당시 사회 분위기에 의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 위자료 산정에 이 같은 요소가 결여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긴급조치9호
부마민주항쟁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2-10-24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국가, 고(故) 장준하 선생 유족에게 7억8000만원 배상해야"
박정희 정권에서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자로 기소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른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족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홍승면, 이재신, 김영현 판사)는 13일 장 선생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16394)에서 국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유족들에게 7억 8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장 선생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4년 유신헌법 개헌을 주장하면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됐다. 이후 법원에서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협심증으로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장 선생의 유족은 2009년 재심을 청구해 2013년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974년 장 선생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39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유족은 "국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2020년 1심은 "(긴급조치가) 단순히 발령행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이에 따른 수사와 재판 및 형의 집행을 통해 국민 개개인에 대해 실제로 구체적인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그 피해를 입은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로 인해 직접 구체적인 피해를 입은 국민은 국가에 대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유신헌법에 따른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국민 개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반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법무부는 1심 판결 직후 항소했지만,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박 전 대통령이 발령한 긴급조치 제9호 자체가 위헌이므로 당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된 개별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2018다212610).
국가배상
긴급조치1호
장준하
한수현 기자
2022-10-14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윤필용 사건' 강제 전역 대령, 국가 상대 배상 청구 가능"
1970년대 '윤필용 사건' 당시 고문에 시달리다 강제 전역한 황진기 전 육군 대령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한 원심이 파기됐다. 전역 처분 무효 판결 확정 이전에는 국가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웠다고 봐, 무효 판결이 확정됐을 때 국가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 시효가 기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7일 황 전 대령과 그의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2019다2414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윤필용 수도경비 사령관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했으니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가 쿠데타설로 번진 일이다. 황 전 대령은 이 일로 보안수사관실로 소환돼 고문과 폭행을 당한 뒤 전역 지원서를 써 내 그해 4월 20일 전역 처분됐다. 그는 2016년 12월 전역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이듬해 9월 무효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인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4억4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보안사 수사관들의 행위는 수사라는 직무집행의 외관을 갖춰 행해진 고의의 불법행위"라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황 전 대령은 1973년 당시 손해 사실을 알았음에도 2018년 소송을 제기했다"며 단기소멸시효기간인 3년이 지난 후 제기돼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10년, 피해자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유효하다. 하지만 대법원은 민법상 '손해를 안 날'은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인식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고, 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의미하며, 그 판단은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에서 황 전 대령은 전역 처분 무효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는 국가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국가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는 전역처분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되었을 때 기산된다"고 말했다.
소멸시효
윤필용사건
국가배상
박수연 기자
2022-09-0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긴급조치 제9호 위헌… 국가, 체포·구금 피해자 배상해야"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5년 발령한 '긴급조치 제9호' 자체가 위헌이므로, 당시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된 개별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통령의 위헌적인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와 그에 따른 수사기관의 수사 및 기소, 법관의 재판 등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이라는 일련의 연결된 국가작용이고 이에 관여한 공무원들의 직무수행은 법치국가 원리에 반해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긴급조치 제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 판결을 선고 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3월 긴급조치 발령 및 적용·집행행위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긴급조치로 체포·구금됐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을 받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종전 대법원 판례가 7년여 만에 변경된 것이다. 현재 긴급조치 9호에 따른 수사나 재판을 원인으로 대법원에 24건, 1·2심에 9건 등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파급효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A 씨 등 7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1261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고, 유죄 판결이 확정돼 형을 복역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 또는 긴급조치 제9호에 근거한 수사 및 재판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3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을 부정·반대·왜곡·비방하거나 개정·폐지를 주장·청원·선동·선전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1심은 "긴급조치 제9호 발령이 그 자체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를 근거로 한 수사와 재판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2015년 3월 나온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2015년 5월 A 씨 등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판단해 A 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상 발령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그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무효"라며 "이렇게 위헌성이 중대하고 명백한 이상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는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발령행위만으로는 개별 국민에게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긴급조치 제9호를 그대로 적용·집행하는 추가적인 직무집행을 통해 그 손해가 현실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장주의를 전면적으로 배제한 긴급조치 제9호는 위헌·무효이므로, 그에 따라 영장 없이 이루어진 체포·구금은 헌법상 영장주의를 위반해 신체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직무집행이고,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었음에도 수사과정에서의 기본권 침해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채 위헌·무효인 긴급조치를 적용해 내려진 유죄 판결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영장 없이 이뤄진 체포·구금, 그에 이은 수사 및 공소제기 등 수사기관의 직무행위와 긴급조치 제9호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한 법관의 직무행위는 긴급조치의 발령 및 적용·집행이라는 일련의 국가작용으로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무에 반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김재형, 안철상, 김선수·오경미 대법관 등 4명은 별개의견을 냈다. 김재형 대법관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적용·집행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면서도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수사와 재판, 그 집행으로 발생한 구체적·현실적 손해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어 이 사건에서의 법관의 재판작용으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독자적으로 인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안철상 대법관은 "헌법 제29조의 국가배상청구권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국가와 개인의 관계를 규율하는 공권이고, 국가가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위책임이 아니라 국가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해 직접 책임을 부담하는 자기책임으로 국가배상책임을 이해하는 것이 법치국가 원칙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배상을 자기책임으로 이해하는 이상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인 공무원의 고의·과실은 공무원 개인의 고의·과실이 아니라 공무원의 공적 직무수행상 과실, 즉 국가의 직무상 과실이라고 보는 것이 국가배상법을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선수·오경미 대법관은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과 강제수사 및 공소제기라는 불가분적인 일련의 국가작용은 대통령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행위로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한 위헌성의 심사 없이 이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선고한 법관의 재판상 직무행위도 대통령의 위법한 직무행위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불법행위로서 국가배상책임을 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례를 변경함으로써,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봐, 과거 행해진 국가 권력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를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긴급조치 제9호에 따른 수사나 재판을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청구소송 사건은 2022년 초를 기준으로 대법원 24건, 하급심 약 9건이 계속 중이다. 다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소급효가 없기 때문에 이 판결 이전 청구 기각이 확정된 피해자들이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기판력에 반해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긴급조치제9호
국가배상
유신헌법
한수현 기자
2022-08-30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세월호 특조위 조사 방해… 국가, 조사관들에게 위자료 지급해야"
박근혜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의 활동을 방해한 것과 관련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9일 김선애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 등 3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600932)에서 "국가는 김 전 조사관 등 31명에게 각각 위자료 10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전 조사관 등 31명은 사명감을 가지고 조사관으로서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했다"며 "국가 소속 공무원들의 방해 활동으로 상당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경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특조위 소속 조사관 31명은 2020년 11월 "박근혜정부 당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1인당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당시 특조위 설립과 활동을 방해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은 2019년 6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2018고합30). 하지만 항소심은 2020년 12월 이들의 혐의가 "직권남용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2019노1602). 현재 이들의 직권남용 혐의 사건은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에 계류돼 있다(2020도18296).
세월호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2-06-10
국가배상
민사일반
엔터테인먼트
[판결] "국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 영화제작사에 배상해야"
박근혜정부 당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각종 지원금 등을 배제 당했던 독립영화 제작사에 대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문성관 부장판사)는 26일 독립영화 제작·배급사인 시네마달이 국가와 영화진흥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62122)에서 "국가와 영진위는 공동으로 시네마달에 8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시네마달은 2017년 9월 "박근혜 정권이 지난 2014년 작성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돼 독립영화 제작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손해 등을 입었다"며 국가와 영진위를 상대로 1억98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박근혜정권 당시 청와대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주도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기관이 정부예산과 기금 등을 지원한 개인·단체 중 야당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거나 정권 반대운동에 참여한 전력 등이 있는 개인·단체의 명단을 작성해 이들을 각종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후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은 현재까지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시네마달은 "국가는 우리가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영화를 제작·배급한다는 이유로 지원배제 명단을 작성해 관리했고, 영진위는 국가공무원들의 지시를 받아 우리가 제작한 특정 영화의 상영을 거부하거나 각종 지원금의 지원을 배제할 것을 결정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우리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양심과 예술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고, 이에 따라 정신적 충격과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와 영진위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에 기재된 내용과 일치하는 범위에서 공무원들이 일부 문화계 인사들에 관한 지원배제 명단을 작성하고, 이를 통해 실제 이들을 배제하는 위법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시네마달이 영진위에 지원금을 신청했더라도 반드시 지원 대상자에 선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국가와 영진위 소속 공무원들이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시네마달을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배포·관리하고 이들을 지원사업 등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하거나 특정 영화의 상영을 거부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국가와 영진위는 공동으로 시네마달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공무원들이 공권력을 이용해 시네마달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 발생한 것으로 통상적인 공무수행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불법성의 정도가 매우 크다"며 "해당 공무원들 중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사람들은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징계를 받았고, 이 같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시네마달은 정상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네마달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기 이전까지 추가제재에 대한 압박감을 겪는 등 상당 기간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국가 등이 사건 이후 위원회를 구성해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1300만원과 각종 영화 상영 및 지원배제에 따른 재산상 손해 6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블랙리스트
영화사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2-05-27
국가배상
행정사건
[판결] "민간인 불법 사찰 가담 공무원, 배상금의 70% 부담해야"
이명박정부 시절 벌어졌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의 피해자인 김종익(63) 전 KB한마음 대표에게 국가가 지급한 손해배상액의 70%를 당시 사찰에 관여한 공무원들이 분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최기상 부장판사)는 17일 국가가 이영호(53)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이인규 (61)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등 7명을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2017가합502151)에서 "이 전 비서관 등은 6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민간인 불법사찰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신설 당시부터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관실은 공직기강 확립을 통해 이와 같은 국가공무원의 불법행위 예방에 기여해야 할 국가기관인데도, 이를 예방하거나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인 불법 사찰은 공무원 개개인보다 국가기관에 의해 이뤄진 행위에 가깝다"며 "국가도 30%의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 전 대표는 2008년 자신의 블로그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희화화한 동영상을 올렸다가 사찰을 받았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김 전 대표가 동영상을 올린 경위와 김 전 대표가 회사자금을 횡령해 촛불집회 비용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사찰했다. 김 전 대표는 곧바로 블로그를 폐쇄했으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압박이 계속되자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고 자신이 갖고 있던 회사 지분을 헐값에 팔았다. 이후 김 전 대표는 2011년 국가와 이 전 비서관 등 7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해 4월 국가와 이 전 비서관 등이 김씨에게 총 5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2014다76748). 이 판결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5월 김 전 대표에게 지연손해금을 포함해 총 9억1000여만원을 배상한 뒤 이 전 비서관 등 7명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김종익
민간인 불법사찰
이순규 기자
2017-08-18
국가배상
[판결] "국가 실수로 유족이 지급받은 이중배상… 부당이득 아니다"
국가를 상대로 불법구금에 대한 형사보상을 받은 유족이 민사소송으로 위자료를 받는 등 이중배상을 받았더라도, 국가가 민사소송에서 실수로 이같은 점에 대한 주장 입증을 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면 유족이 재판을 통해 받은 위자료는 부당이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육군 대위였던 이모(사망)씨는 1973년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140일간 구금됐다가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5만원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었던 윤필용 소장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해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윤 소장과 측근 군 간부 등 13명이 숙청된 사건이다. 2004년 이씨가 사망하자 유족은 국가의 강압수사 등을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고, 2014년 5월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유족은 이후 국가를 상대로 불법구금에 대한 형사보상을 청구해 2014년 12월 2900만원을 지급받는 한편 민사소송으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6월 위자료와 지연손해금 등으로 총 4억2000만원을 받았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정부는 "이중지급된 돈은 부당이득"이라며 이씨의 유족을 상대로 이중배상금반환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임종효 판사는 국가가 이씨의 유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강훈 변호사)을 상대로 낸 3400여만원 상당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2016가단521523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임 판사는 "형사보상금을 먼저 받은 경우 그만큼을 손해배상금액에서 빼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판결이 확정된 뒤 제기한 반환청구는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주장이나 판단을 할 수 없게 한 법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유족들이 고의로 배상금 등을 이중수령했다고 주장하지만 유족에게 고의·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재판 과정에서 이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정부에 있었다"며 "유족들이 먼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국가가 권리나 이익을 침해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사소송이 마무리되기 전 형사보상금을 지급한 사실을 정부가 재판과정에서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확정판결로 유족들이 받은 금액이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불법구금
손해배상
이중배상금반환소송
윤필용사건
강한 기자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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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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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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