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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학생 친모, 7년 뒤 사망 사실 알게 돼 국가배상 청구… 대법, "일부 청구권 소멸"
세월호 침몰로 사망한 학생의 친모가 뒤늦게 사망 사실을 알게 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어머니가 3억 7000만 원을 배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숨진 아들의 일실 수입과 위자료 채권 3억7000만 원은 인정했지만, 친모 고유의 위자료 채권은 소멸시효가 경과했다고 봤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A 군의 친모 B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2023다24890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 씨는 2000년 남편과 이혼한 후 A 군의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후 2014년 A 군이 세월호 참사 당시 사망했다. 이후 B 씨는 2021년 1월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피해지원과 팀장으로부터 세월호사고 관련 국민성금 수령 연락을 받고서야 아들의 사망사실을 알게 됐다. B 씨는 같은 해 3월 31일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B 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고 "국가는 B 씨에게 4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B 씨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시점'이 A 군의 사망을 안 2021년 1월로 봐야 하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본인 고유의 위자료뿐 아니라 A 군의 일실수입과 위자료채권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반면 대법원은 A 군의 일실수입과 위자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만 경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군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채권에 대해 "민법 제181조의 '상속인의 확정'은 상속인의 존부 또는 소재나 생사 불명인 상태에서 상속인이 확정된 경우뿐만 아니라 상속의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다가 상속의 승인 등에 의해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까지 포함한다"며 "A 군의 일실수입 및 위자료채권은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로 상속인이 확정된 때로부터 6개월 간 소멸시효가 정지되는데, B 씨가 A 군의 사망사실을 알게 된 2021년 1월부터 6개월의 소멸시효 정지기간이 지나기 전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해당 채권에 대한 B 씨의 상속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B 씨 고유의 위자료 채권에 대해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배상법에 기한 배상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국가재정법 제96조에 의하여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할 때에는 시효로 인해 소멸한다"며 "어떤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주장은 단순한 법률상의 주장에 불과하므로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고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는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상 5년의 시효기간을 주장하는 등 변론 과정에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했고, 이 사건 청구권은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 국가재정법상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데,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를 국가 주장 시점인 2015년 11월 27일(업무상과실치사죄의 확정시점)로 하여 기산하더라도 이미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주장이 법률상 주장으로서 직권판단사항임을 재확인하고, 민법 제181조 '상속인의 확정'에 '상속 승인 등에 의하여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가 포함된다는 점을 최초로 확인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소멸시효
위자료채권
국가배상
세월호
박수연 기자
2023-12-14
국가배상
민사일반
선거·정치
[판결] 법원 "MB, '블랙리스트' 올랐던 문화·예술인에 500만 원씩 손해배상해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문화·예술인들의 방송 프로그램 출연 배제 등 차별 피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이세라 부장판사)는 17일 배우 문성근 씨와 김규리 씨, 개그우먼 김미화 씨 등 문화예술인 30여 명이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은 공동으로 문 씨 등에게 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8가합526239).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등이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을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 배포, 관리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행위로 인해 원고들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 작성 행위는 법령에 근거가 없거나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헌법에 반하는 방법으로 원고들의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 불법행위로서, 철저하게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할 공무원들이 그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점에서 그 불법성의 정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해 원고들은 생존에 상당한 위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추가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겪는 등 상당히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소송 제기 전에 이미 시효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문 씨 등 36명의 문화·예술인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비판 세력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출연 배제, 투자 무산, 지원 거부 등의 차별을 받았다며 이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2017년 11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블랙리스트
국가배상
이명박
한수현 기자
2023-11-17
국가배상
민사일반
(단독) '계엄위반 재심 무죄' 전태일 열사 어머니 故 이소선 여사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노동자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의 노제<사진=연합뉴스> 1980년 계엄법을 위반하고 노동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41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의 남은 자녀들이 "어머니의 불법 구금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병훈 판사는 9월 1일 이 여사의 자녀인 전태삼, 전순옥, 전태리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창조 이덕우, 이용우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가단5015427)에서 "국가는 세 자녀에게 각 56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노동자의 어머니'라 불렸던 이 여사는 큰아들인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뒤인 1970년 11월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해 노동운동에 앞장섰다. 이 여사는 1980년 5월 4일 500여 명의 학생들이 고려대 도서관에서 연 시국 성토 농성에 초청받아 청계피복노조의 결성 경위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에 관해 연설했다. 5일 뒤에는 노동자들의 초청을 받아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노동실태에 관한 강의를 하고, 금속노조원 600여 명과 함께 '노동3권 보장', '민정이양', '동일방직 해고근로자 복직'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시 계엄 당국은 이 여사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린 뒤 1980년 10월 체포해 서대문형무소에 구금했다. 이 여사는 계엄포고 1호를 위반하고 연설과 집회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2월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은 6일 뒤 확정됐고, 이 여사는 같은 날 형 집행 면제로 석방됐다. 구금된 지 63일 만이었다. 이 여사는 2011년 9월 작고했다. 검찰은 10년 뒤인 2021년 4월 이 여사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재심개시결정을 내리고, 2021년 12월 이 여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여사의 자녀들은 올해 1월 "어머니는 1980년 10월 위헌·무효인 계엄포고 1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63일간 구금됐다. 이 같은 일련의 국가작용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위법한 직무집행 행위"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어머니가 불법 구금으로 인해 큰 정신적 고통을 당했고, 자녀인 우리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다"며 "그 내용도 집회·결사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망인과 그 자녀들이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것은 명백하다"며 "국가는 전 씨 등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여사의 상속인인 자녀들은 재심 판결 이후 국가로부터 총 2100여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김 판사는 국가의 위법성 정도, 형사보상금 공제 등을 고려해 이 여사의 위자료를 800여만 원으로 정했다. 자녀들의 위자료는 각 300만 원으로 정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이덕우 변호사는 "이소선 여사는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평생을 노동운동에 헌신했다"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한 계엄 포고령으로 옥고를 치른 이 여사의 유족들에게 법원이 뒤늦게나마 국가의 과거 잘못에 대해 일부라도 인정하고 배상 판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배상
전태일
계엄법
노동운동
이용경 기자
2023-09-0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긴급조치 제1·4호 피해자도 국가배상책임 인정
지난해 8월 대법원이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로 피해를 본 국민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데 이어 긴급조치 제1호와 제4호 피해자에게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긴급조치 제1·4호 위반으로 체포됐던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다201184)에서 원고승소 취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1974년 긴급조치 제1·4호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돼 수개월 동안 구속됐다. 이후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속이 취소돼 풀려났다. 1,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A 씨가 2008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보상금을 받고도 시효 3년을 훨씬 넘긴 2019년에야 소송을 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A 씨 상고심이 계류 중이던 작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긴급조치 제9호 피해자 7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2018다212610). 대법원은 A 씨의 사건에서도 국가의 불법행위에 따른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법률적·제도적 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만큼 원고가 소를 제기할 때까지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긴급조치 제1·4호의 발령 및 적용·집행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됨을 처음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라며 "긴급조치 제1·4호 위반과 관련된 국가배상책임에 관해 그동안 진행되어 온 일련의 법률적·제도적 변화가 이뤄지기 이전까지는 그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음을 부가적으로 설시함으로써, 긴급조치 제1·4호로 인한 피해자의 구제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같은 날 1977년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한 혐의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B 씨에 대해서도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2020다210976).
긴급조치
국가배상
민주화운동
박수연 기자
2023-01-29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낚시 준비하다 유실 지뢰 폭발… 법원 "국가가 배상해야"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다 유실 지뢰가 폭발해 상해를 입은 시민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폭발한 지뢰가 설령 북한군 지뢰라 하더라도 국가가 폭발물을 제거하고 경계표지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3925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7월 김포대교 북단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던 중 낚시 의자를 땅에 놓다 유실된 지뢰를 건드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혈흉과 심장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원에 따르면, 폭발물의 종류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PMN-1 대인지뢰인 것으로 감정됐다. 사고 지역은 2020년 7월까지 육군 관할구역이었는데, 사고 지역 인근에서는 그 이후에도 2020년 9월에만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폭발한 지뢰는 국군이 매설한 것이므로, 국가가 군용 폭발물 유실 책임을 진다"면서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지뢰가 국군이 매설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해당 지뢰는 북한이 사용하는 지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가 있다"며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방 관련 제반 법령에 따라 여러 권한이 부여돼 있는바, 국군은 국가나 북한 혹은 제3국 등 어느 주체가 설치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예견 및 회피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뢰 등 군용폭발물로 인한 재난을 예방·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은 지뢰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그 지뢰 지역의 주위에 별표의 요건을 갖춘 경계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사고 지역 인근에서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되는 등 이번 사고 지역은 지뢰 지역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사고 현장에는 이러한 경계표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전부터 이미 집중호우 등으로 지뢰 등 군용폭발물이 유실돼 강화도, 임진강변, 한강변 등 부유물 접안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다수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군인공무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지뢰 폭발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이번 사고 지역에 지뢰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다 할 것이고, 이들이 지뢰 수색, 제거 작전을 실시하지 않은 이상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지역 관할 군부대 장을 포함한 군인공무원들에게는 지뢰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계표지 설치, 지뢰 수색, 제거 등 필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공무원들의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A 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고 지역은 하천환경 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낚시 금지구역에 포함된다"며 "A 씨는 이 같은 출입 통제, 낚시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고 지역에 출입했고, 사고 지역에서는 이전에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70세이던 A 씨의 일실수입 주장을 배척하고, 재산상 손해액으로 치료비 1200여만 원 중 70%인 800여만 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제반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위자료로 A 씨에게 3200만 원을, 배우자 B 씨에게 2000만 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지뢰
국가배상
경계표지
군용폭발물
이용경 기자
2022-07-30
국가배상
민사일반
엔터테인먼트
[판결] "국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 영화제작사에 배상해야"
박근혜정부 당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각종 지원금 등을 배제 당했던 독립영화 제작사에 대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문성관 부장판사)는 26일 독립영화 제작·배급사인 시네마달이 국가와 영화진흥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62122)에서 "국가와 영진위는 공동으로 시네마달에 8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시네마달은 2017년 9월 "박근혜 정권이 지난 2014년 작성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돼 독립영화 제작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손해 등을 입었다"며 국가와 영진위를 상대로 1억98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박근혜정권 당시 청와대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주도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기관이 정부예산과 기금 등을 지원한 개인·단체 중 야당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거나 정권 반대운동에 참여한 전력 등이 있는 개인·단체의 명단을 작성해 이들을 각종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후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은 현재까지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시네마달은 "국가는 우리가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영화를 제작·배급한다는 이유로 지원배제 명단을 작성해 관리했고, 영진위는 국가공무원들의 지시를 받아 우리가 제작한 특정 영화의 상영을 거부하거나 각종 지원금의 지원을 배제할 것을 결정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우리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양심과 예술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고, 이에 따라 정신적 충격과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가와 영진위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에 기재된 내용과 일치하는 범위에서 공무원들이 일부 문화계 인사들에 관한 지원배제 명단을 작성하고, 이를 통해 실제 이들을 배제하는 위법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시네마달이 영진위에 지원금을 신청했더라도 반드시 지원 대상자에 선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국가와 영진위 소속 공무원들이 정부가 표방하는 것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이념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시네마달을 포함한 문화예술인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조직적으로 작성·배포·관리하고 이들을 지원사업 등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하거나 특정 영화의 상영을 거부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국가와 영진위는 공동으로 시네마달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공무원들이 공권력을 이용해 시네마달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 발생한 것으로 통상적인 공무수행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과 비교해 불법성의 정도가 매우 크다"며 "해당 공무원들 중 중대한 위법행위를 한 사람들은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징계를 받았고, 이 같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시네마달은 정상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네마달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기 이전까지 추가제재에 대한 압박감을 겪는 등 상당 기간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국가 등이 사건 이후 위원회를 구성해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1300만원과 각종 영화 상영 및 지원배제에 따른 재산상 손해 6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블랙리스트
영화사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2-05-2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5·18 민주화 운동’ 관련자에 지급한 위로금은 생계 지원금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받은 위로금은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판결이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5월 보상심의위로부터 보상금을 수령하기만 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간주한 5·18 보상법을 일부 위헌 결정한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10620)에서 최근 "국가는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만 15세 무렵이던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에 가담해 전남 해남군 일대 시위에 참여했는데, 광주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같은 해 10월 영장 없이 체포됐다. 당시 경찰들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탈취된 총기은닉 사건을 조사하며 A씨에게 폭언과 욕설 등을 하고, 같은 해 11월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불법구금했다. 이후 A씨는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11월 A씨 사건을 불법연행, 불법감금, 허위자백을 통한 조작 사건이라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이후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국가는 "A씨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위자료에 해당하는 위로금 1400만원을 받고, 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청구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동의서 등을 냈다"며 "옛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2항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보상금 5000만원 지급 판결 재판부는 "A씨가 수령한 위로금은 일종의 사회보장적 지원금으로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와 구별된다"며 "위로금이 위자료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국가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지난해 5월 5·18 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지원금에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적극·소극적 손해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재판상 화해의 성립을 간주하는 같은 법 제16조 2항은 국가배상 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일부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수령한 위로금은 5·18 보상법 제22조의 기타 지원금으로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생계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이라며 "보상심의위가 A씨에게 보상금 지급 결정을 할 당시 A씨의 정신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위로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볼 자료가 제출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들은 고의 또는 과실로 영장 없이 A씨를 체포·구금하고,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일부 불법행위를 했다"며 "A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자명하므로, 국가는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재판상화해
보상금
이용경 기자
2022-05-05
국가배상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가압류 취소결정 불복 즉시항고 하면서 집행정지 신청 않았다면
가압류 취소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하면서 따로 집행정지를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법원의 가압류 취소 결정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다22697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국가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3년 8월 B사를 상대로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했고, 서울북부지법이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9월 가압류 결정을 했다. 이후 B사는 2014년 4월 같은 법원에 A씨를 상대로 제소 명령을 신청했고, 서울북부지법은 같은 해 5월 A씨에게 '이 결정을 송달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본안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는 제소명령을 내렸다. 2014년 5월 12일 제소명령 등본을 송달받은 A씨는 같은 해 6월 2일 남양주시법원에 B사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뒤 같은 날 접수증명원을 서울북부지법에 제출했다. 그런데 B사는 같은 해 8월 "A씨가 기간 내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가압류 취소 신청을 냈고, 서울북부지법은 B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가압류 결정을 취소했다. 이에 A씨는 서울고법에 항고했고, 서울고법은 2014년 12월 1심 법원이 제소기간 만료일을 착오했다는 이유로 A씨의 항고를 받아들여 1심 결정을 취소했다. 이후 서울고법은 민사집행법 제298조 1항에 따라 남양주등기소에 직권으로 가압류등기촉탁을 했는데 당시 부동산 중 일부는 이미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후여서 제3자에게 넘어간 부동산에 대해서는 가압류등기촉탁이 모두 각하됐고 나머지 부동산에 대해서는 2014년 12월 17일 새로운 가압류기입등기가 마쳐졌다. 한편 2013년 9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 강제경매가 개시됐는데, A씨는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의 종기인 2013년 12월 11일 이후에야 새로운 가압류기입등기가 됐다는 이유로 전혀 배당을 받지 못했다. 이에 A씨는 "제소기간 내 적법하게 본안의 소를 제기했음에도 서울북부지법 담당 재판부가 제소기간 만료일을 잘못 산정해 가압류 취소결정을 내렸고 그에 따라 가압류등기가 말소돼 경매절차에서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며 "국가는 7억8233만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법관의 재판에 법령 규정을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더라도 이로써 바로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로 되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관의 오판으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법관이 위법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했거나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부여된 권한을 취지에 어긋나게 행사했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재판에 대해 불복절차나 시정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 법관이나 다른 공무원의 귀책사유로 불복에 의한 시정을 구할 수 없었다거나 그러한 시정을 구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이 같은 시정을 구하지 않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국가배상에 의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민사집행법은 보전처분 취소 재판에 대한 즉시항고에 대해 집행정지의 효력을 부여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제447조 준용을 배제하고 있는데, 이는 집행부정지 원칙을 채택함으로써 증가하는 채권자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보전재판의 신속한 절차진행이 더 중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결단"이라며 "다만 민사집행법 제289조는 '가압류를 취소하는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가 있는 경우 불복의 이유로 주장한 사유가 법률상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으며 그 가압류를 취소함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위험이 있다는 사정에 대한 소명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담보를 제공하지 않게 하고 가압류취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취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가처분 취소 결정에 대해서도 이를 준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전재판의 특성상 신속한 절차진행이 중시되고 당사자 일방의 신청에 따라 심문절차 없이 재판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는 사정을 고려해 민사집행법에서는 보전재판에 대한 불복 또는 시정을 위한 수단으로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신청 등 구제절차를 세심하게 마련해 두고 있는데, 재판작용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판례는 재판에 대한 불복절차 또는 시정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면 이를 통한 시정을 구하지 않고서는 원칙적으로 국가배상을 구할 수 없다는 것으로 보전재판이라고 해서 이와 달리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A씨는 가압류 취소 결정으로 인한 긴급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효력정지를 신청할 기회가 있었지만 신청하지 않았고 원심은 A씨가 당시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는 사정을 효력정지를 신청하지 못한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려하고 있는 듯하나 그가 가압류 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할 수 있었던 이상 그러한 사유만으로 효력정지를 신청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법관이나 다른 공무원의 귀책사유로 효력정지를 신청할 수 없었다는 등의 사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국가배상
집행정지
즉시항고
가압류
박수연 기자
2022-04-15
국가배상
[판결] "장기계속공사, 공사기간 지연 이유로 간접공사비 청구 못해"
정부 등 공공기관이 민간업체와 맺는 다년간의 장기계속공사 계약에서, 공공기관의 책임으로 전체 공사 기간이 지연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약금액 조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첫 판결이 나왔다. 이런 공사는 실제로는 개개의 사업연도별로 별개의 계약을 맺어 진행하는 만큼 예정된 총 공사기간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할 수 없다는 취지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장기계속공사 계약에서 발주자인 공공기관과 수주업체 사이에 유사한 형태의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이번 판결은 유사 사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30일 대림산업 등 12개 건설사가 국가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 청구 사건(2014다235189)에서 "서울시는 건설사에 각 25억~47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소송에 참여한 12개 건설사는 2004년 12월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에 참여했다. 이 공사는 2011년 3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총 공사 기간이 21개월가량 연장됐다. 이에 건설사들은 "공사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추가로 지출된 280억원의 간접공사비를 지급하라"며 국가와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은 정부가 수년간 계속 진행돼야 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장기계속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장기계속계약은 우선 총 기간과 금액 등 조건을 정한 총괄계약을 체결한 뒤 회계연도마다 확보된 예산 규모에 맞춰 1차, 2차, 3차 등으로 연차별 계약을 이어가는 식으로 이행된다. 국가와 서울시 측은 총괄계약에서 정한 조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전체 공사 기간이 늘어난 데 따라 추가 지출된 간접공사비를 줄 수 없다고 맞섰다. 1,2심은 "총 공사 기간과 대금에 대해 체결한 총괄계약은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이 있고, 연차별 계약은 총괄계약에 구속돼 예산 범위 안에서 체결되는 것"이라며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서울시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국가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면서 서울시에 대한 청구는 일부 인용해 건설사들에 총 14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장기계속공사 계약은 총 공사금액과 총 공사기간에 관해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개개의 사업연도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가 아니라, 우선 1차년도의 제1차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을 부기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총괄계약에서 정한 총 공사금액 및 총 공사기간은 국가 등이 입찰 당시 예정하였던 사업의 규모에 따른 것"이라며 "사업연도가 경과함에 따라 총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추가로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에 부기하는 총 공사금액과 총 공사기간이 같이 변경되는 것일 뿐이지, 연차별 계약과 별도로 총괄계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계약이 따로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총괄계약은 확정적 의사합치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는데 잠정적인 기준으로만 활용하는 것"이라며 "총괄계약 자체를 근거로 공사금액과 공사기간에 관하여 확정적인 권리의무를 발생시키거나 구속력을 갖게 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그러면서 "총괄계약은 전체적인 사업의 규모나 공사금액, 공사기간 등에 관해 잠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계약 상대방이 각 연차별 계약을 협의해 체결할 지위에 있다는 점과 그 계약의 규모는 총괄계약을 일응의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관한 합의라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총괄계약의 구속력은 계약 상대방의 결정, 계약이행의사의 확정, 계약단가 등에만 미치고, 계약상대방이 이행할 급부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공사대금의 범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소영·조희대·김재형·노정희 대법관 등 4명은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면서도 그 효력이나 구속력을 제한하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더구나 효력을 전부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그 일부도 공사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사대금과 공사기간에 대해 제한하고 있다"면서 "다수의견은 관련 법령의 해석상 그 효력을 제한한다는 취지인 듯하나, 이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데도 원칙에 대한 예외를 해석에 의해 쉽게 인정하는 것으로 법률해석의 방법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장기계속공사 계약에서 총 공사기간이 최초로 부기한 공사기간보다 연장된 경우 공사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보아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처음으로 명시적인 판단을 한 판결"이라며 "기존에 하급심 판결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었고, 현재 다수 사건이 계속중이므로 이 판결의 판단이 동일 쟁점의 다른 사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40891988323_183308.pdf)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장기계속공사계약
공사대금청구
서울시
대림산업
이세현 기자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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