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8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국가배상
법무법인
검색한 결과
41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법원, 전두환 정권 시절 '프락치 강요' 피해자들에 국가 배상 판결
전두환 정권 시절 자행된 녹화사업으로 프락치(비밀 정보원) 활동을 강요받은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황순현 부장판사)는 22일 이종명, 박만규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가합64797)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각 9000만 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화위)의 결정과 증거에 따르면, 원고들이 불법 구금과 폭행, 협박을 받아 양심에 반해 사상 전향을 강요받고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사실, 이후 감시와 사찰을 받은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원고들이 받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경험칙상 인정돼 피고가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는 이미 과거사정리법을 제정하면서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국가배상 방법도 수용하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가 진실규명에 기초해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며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했다.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은 1970~80년대 학생운동을 벌이던 대학생들을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 고문과 협박, 회유 등을 통해 전향시킨 뒤 프락치로 활용한 사건이다. 제2기 진화위는 2022년 11월 이 사건을 조사한 뒤 '국가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피해자 187명을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로 인정했다. 이 목사 등은 이 같은 진화위 결정을 기초로 올해 5월 "전두환 정권 시절 육군 보안사령부 소속 군인들로부터 동료 학생들을 감시하고 이를 보고하도록 강요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목사는 1983년 9월 학군단(ROTC) 후보생 시절 영장 없이 507보안부대에 연행돼 일주일간 각종 고문을 당하며 조사를 받은 뒤 동료 학생들을 감시하고 학내 동향을 파악하는 등의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도 비슷한 시기 육군 보안사령부 분소가 있는 과천의 한 아파트로 끌려가 열흘간 구타와 각종 고문을 당한 뒤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이날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권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해 줘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피해자들이 일일이 소송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보상이라든지 여러 진화위에서 권고한 사항을 이행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과연 법원에서 인정한 9000만 원이 국가에게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줄 만큼의 금액인 것인지,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금액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며 "당사자들과 논의해 항소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국가배상
프락치
이용경 기자
2023-11-22
국가배상
민사일반
(단독) '계엄위반 재심 무죄' 전태일 열사 어머니 故 이소선 여사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노동자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의 노제<사진=연합뉴스> 1980년 계엄법을 위반하고 노동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41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의 남은 자녀들이 "어머니의 불법 구금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병훈 판사는 9월 1일 이 여사의 자녀인 전태삼, 전순옥, 전태리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창조 이덕우, 이용우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가단5015427)에서 "국가는 세 자녀에게 각 56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노동자의 어머니'라 불렸던 이 여사는 큰아들인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뒤인 1970년 11월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해 노동운동에 앞장섰다. 이 여사는 1980년 5월 4일 500여 명의 학생들이 고려대 도서관에서 연 시국 성토 농성에 초청받아 청계피복노조의 결성 경위와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에 관해 연설했다. 5일 뒤에는 노동자들의 초청을 받아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노동실태에 관한 강의를 하고, 금속노조원 600여 명과 함께 '노동3권 보장', '민정이양', '동일방직 해고근로자 복직'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시 계엄 당국은 이 여사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린 뒤 1980년 10월 체포해 서대문형무소에 구금했다. 이 여사는 계엄포고 1호를 위반하고 연설과 집회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2월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은 6일 뒤 확정됐고, 이 여사는 같은 날 형 집행 면제로 석방됐다. 구금된 지 63일 만이었다. 이 여사는 2011년 9월 작고했다. 검찰은 10년 뒤인 2021년 4월 이 여사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재심개시결정을 내리고, 2021년 12월 이 여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여사의 자녀들은 올해 1월 "어머니는 1980년 10월 위헌·무효인 계엄포고 1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63일간 구금됐다. 이 같은 일련의 국가작용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위법한 직무집행 행위"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어머니가 불법 구금으로 인해 큰 정신적 고통을 당했고, 자녀인 우리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다"며 "그 내용도 집회·결사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망인과 그 자녀들이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것은 명백하다"며 "국가는 전 씨 등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여사의 상속인인 자녀들은 재심 판결 이후 국가로부터 총 2100여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김 판사는 국가의 위법성 정도, 형사보상금 공제 등을 고려해 이 여사의 위자료를 800여만 원으로 정했다. 자녀들의 위자료는 각 300만 원으로 정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이덕우 변호사는 "이소선 여사는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평생을 노동운동에 헌신했다"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한 계엄 포고령으로 옥고를 치른 이 여사의 유족들에게 법원이 뒤늦게나마 국가의 과거 잘못에 대해 일부라도 인정하고 배상 판결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배상
전태일
계엄법
노동운동
이용경 기자
2023-09-0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세월호 참사 유족들, 국가 상대 손해배상 항소심도 '국가 책임 인정'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의 2차 가해가 인정되면서 배상액이 늘었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 김선아·천지성 고법판사)는 12일 세월호 참사 유족 228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 신용락·이유정·김도형·정석윤 변호사)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희생자 부모에게는 1인당 500만 원을, 다른 가족에게는 100만~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8나2047920). 재판부는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공무원 A 씨의 직무집행상 과실에 인한 위법행위로 인해 희생자들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희생자들 및 그 유가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무사에서는 군 첩보 및 군 관련 첩보만을 취급해야 하고 이와 무관한 첩보를 수집·작성·처리해선 안 되는 것에도 불구하고, 기무사 소속 B 씨 등은 기무부대원들로 하여금 세월호 유가족들의 인적사항·요구사항·정치성향 등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기무부대원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사찰해 사찰첩보를 B 씨 등에게 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기무사 소속 공무원들의 행위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로써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1심 선고 후 이뤄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가동연한이 60세에서 65세로 변경됐고, 도시일용노임이 상승하면서 항소심에서 유족들은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확장했는데 항소심에서 그대로 인용되면서 총 147억 원이 추가로 인정됐다. 원고대리인 측은 "항소심에서 기무사 사찰 이외의 국가의 다른 2차 가해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국가의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유가족들이 지난 8년 넘게 겪어 온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이번 판결로 조금이나마 회복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 118명(단원고생 116명, 일반인 2명)의 유족들은 2015년 9월 "국가가 세월호 안전점검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발생 후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해진 해운을 상대로는 "세월호 선체의 무리한 증·개축, 세월호 운항 과실과 초동 대응 미조치 탓으로 피해가 커졌다"면서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외상후 스트레스라는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며 참사 발생 4년 3개월 만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세월호
국가배상
기무사
한수현 기자
2023-01-12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긴급조치 9호’ 판례 변경 전합 이후 부마민주항쟁 피해자 1심 첫 국가배상 판결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됐던 부마민주항쟁 피해자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지난 8월 긴급조치 제9호는 그 자체가 위헌이므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된 개별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212610)이 나온 이후 첫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이정권 부장판사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45784)에서 "국가는 A 씨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7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부산대 재학 중이던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10일간 구류된 뒤 석방됐다. A 씨는 2017년 9월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에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은 뒤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19년 12월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이후 A 씨는 2020년 7월 형사보상금 500만 원을 지급받고 같은 해 9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는 "A 씨가 석방된 때로부터 30년 이상이 지난 뒤 소가 제기돼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5년,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지났다"면서 "또 과거사정리기본법에 따라 진실규명이 결정된 2010년 5월부터 3년이 지나 소가 제기돼 A 씨의 손해배상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이 부장판사는 전합 판결(2018다212610)에 따라 "A 씨는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구금돼 수사받고 즉결심판이 청구돼 구류형을 복역했다"며 "A 씨는 이에 따라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경험칙상 명백해 국가는 A 씨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고, A 씨의 형사보상 청구에 의해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 행사가 있었다고 볼 것"이라며 "이 사건 소는 재심 무죄 판결일로부터 3년이 되지 않았고,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되지 않은 때 제기돼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신의칙에 어긋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전합은 "긴급조치 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선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2015년 3월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종전 판례(2012다48824)를 7년여 만에 변경한 것이다. A 씨를 대리한 변영철 법무법인 민심 대표변호사는 "대법원 전합 판결 이후로 재판부가 부마항쟁 관련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해 준 것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A 씨는 석방된 이후에도 당시 사회 분위기에 의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 위자료 산정에 이 같은 요소가 결여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긴급조치9호
부마민주항쟁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2-10-24
국가배상
[판결] 참사 4년만에… "세월호 희생자 유족에 국가 배상책임"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참사 발생 4년 3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이상현 부장판사)는 19일 고(故) 전찬호군의 아버지인 전명선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유가족 335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56062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 등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희생자 1명당 2억원으로 책정했다. 또 희생자의 △배우자는 8000만원 △친부모는 각 4000만원 △자녀는 2000만원 △형제자매는 1000만원 △동거하는 (외)조부모는 1000만원 △동거하지 않는 (외)조부모는 500만원을 각각 위자료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유족 355명에게 인정된 총 손해배상금은 723억원 가량이다. 유족들이 당초 청구한 금액은 1070억원이었다. 재판부는 "4·16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 심의위원회에서 1인당 1억원(유가족에 대한 위자료 포함)으로 위자료를 정했고 일부 유가족들은 이에 동의해 위자료를 수령해 이들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며 "희생자 304명 중 300명의 유가족들에게 가족당 2억1000만원~2억5000만원 상당의 국민성금이 지급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청해진해운은 과적과 고박불량 상태로 세월호를 출항시켰고, 세월호 선원들은 승객들에게 선내 대기를 지시한 뒤 자신들만 먼저 퇴선했다"면서 "(사고현장에 출동한) 목포해경도 승객 퇴선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문에 희생자들은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선내에서 구조 세력을 기다리다 사망에 이르렀다"며 "세월호가 전도되기 시작한 때부터 완전히 전복될 때까지 훨씬 긴 시간 공포감에 시달리며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외상후 스트레스라는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며 "4년 이상 경과한 현재까지도 침몰 원인에 대한 책임소재나 배상과 관련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 세월호 사고가 사회에 미친 영향이 중대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필요가 크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진도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가 관제에 실패한 것과 구조본부의 부적절한 상황 지휘, 항공구조사들이 선내로 진입하지 않은 것, 국가재난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국가의 잘못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희생자들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씨 등 세월호 희생자 118명(단원고생 116명, 일반인 2명)의 유족들은 2015년 9월 "국가가 세월호 안전점검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발생 후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해진 해운을 상대로도 "세월호 선체의 무리한 증·개축, 세월호 운항 과실과 초동 대응 미조치 탓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책임을 따졌다. 소송에 나선 유족들은 국가의 책임을 법적으로 판단 받겠다며 국가 배상금을 거부해왔다. 국가는 4·16 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 심의위원회를 통해 단원고 희생자에 대해서는 1인당 평균 4억2000만원 안팎의 인적 배상금과 5000만원의 국비 위로지원금을 지급했다. 일반인 희생자는 연령·직업 등에 따라 배상금과 위로지원금이 달리 책정됐다. 이날 판결 선고 후 유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소송은 정부와 기업의 위법행위 책임을 드러내고 참사의 원인과 정부와 기업, 사회에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이번 판결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유족 측을 대리한 원의 김도형(51·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는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의식과 시스템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와 무사안일주의라는 병폐가 고스란히 표출된 재해"라며 "이번 판결에서도 세월호 사건에서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피해자 유족들이 지난 4년 넘게 겪어 온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이번 판결로 조금이나마 회복하길 기대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남아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유가족들과 함께 판결문을 검토 후 항소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족
위자료
국가배상
세월호
박수연 기자
2018-07-19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한강 얼음 깨져 어린이 익사… “서울시 60% 책임”
겨울에 얼어붙은 한강에서 놀던 어린이가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숨졌다면 서울시에도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박상구 부장판사)는 최모(당시 13세)군의 부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한)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17603)에서 "시는 2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최군은 2016년 2월 친구 3명과 함께 동작대교 남단 반포천교 아래 결빙된 한강 위에서 놀다 얼음이 깨지면서 수심 2.5m 강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최군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패혈증과 폐렴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같은해 6월 사망했다. 최군의 부모는 지난해 3월 서울시를 상대로 "4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자연영조물으로서의 하천은 위험을 내포한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간단한 방법으로 위험상태를 제거할 수 없는 등 관리상의 특수성이 있다"며 "하천관리의 하자 유무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지역은 대중교통 및 도보를 통해 쉽게 도달할 수 있고 서울시가 설치한 안전펜스가 사실상 출입통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실제로 사람들이 출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고지역 부근에서는 과거에도 유사한 어린이 익사사고가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는 사고지역의 수심 등으로 익사사고의 위험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며 "사고지역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최군도 정상적인 통로가 아닌 길을 따라 사고지역에 이르렀고 미성년자이지만 얼음 위로 올라갈 경우 얼음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익사
서울
한강
자연영조물
하천관리
사고
이순규 기자
2018-05-08
교통사고
국가배상
[판결](단독) 신호등 고장 ‘輪禍’ … “지자체 20% 책임”
빨간불이 고장 나 보행자 신호등에 아무런 신호도 표시되지 않은 것을 보고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신호등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도 2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한소희 판사는 롯데손해보험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제이피)가 김해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7가단5010148)에서 "시는 2억3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모씨는 2013년 12월 승합차를 운전해 김해시 부곡동에 있는 왕복 6차로 도로를 지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당시 초등학교 6학년생 권모양을 차량 앞 부분으로 충격했다. 이 사고로 권양은 골반이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횡단보도에는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으나 적색등이 작동하지 않았다. 권양이 길을 건널 때는 빨간불이 켜져 있어야 할 때였다. 김씨는 차량용 신호기에 파란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차량을 운행했다. 김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롯데손해보험은 11억7000여만원을 보험금 등으로 지급한 뒤 지난해 1월 "신호기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신호기를 관리하는 김해시도 50%의 과실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한 판사는 "사고가 발생한 횡단보도 바로 앞에는 차량용 신호기가 별도로 있다"며 "교차로를 통행하는 운전자는 차량용 신호기가 진행신호일 경우 횡단보도에 설치된 보행자 신호기는 정지신호일 것으로 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횡단보도에 설치된 보행자 신호기가 고장 나 그 신호기의 신호와 차량용 신호기의 신호가 불일치 또는 모순되는 경우 교통사고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며 "사고 당시 권양은 실제로 보행자 신호가 적색등임에도 적색등이 고장나 신호기에 아무런 표시가 되지 않자 도로를 횡단하다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신호기는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었다"며 "김해시 측은 자신이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영조물인 신호기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도 전방 주시를 태만히 해 횡단보도 위에서 보행하고 있던 권양을 뒤늦게 발견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해시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김해시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
이순규 기자
2018-03-15
국가배상
[판결](단독) 국도 위 ‘낙석’에 차량 ‘꽝’… “국가 100%책임”
국도를 달리던 차량 위에 낙석이 떨어져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국가에 100%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박병태 부장판사)는 KB손해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양 박찬호 변호사)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7나74568)에서 "국가는 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6년 3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산타페를 운전해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인근 38번 국도를 지나던 중 길 옆 야산에서 떨어진 낙석에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KB손해보험은 A씨에게 보험금 100여만원을 지급한 뒤 같은해 12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영조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는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며 "영조물인 도로의 설치·관리상 하자는 도로의 위치 등 장소적인 조건, 도로의 구조, 교통량 등 도로의 이용 상황과 본래의 이용 목적 등을 고려해 사회통념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가 난 도로 옆 야산 비탈면에 낙석방지망과 개비온(Gabion· 철사를 엮어 만든 망) 옹벽 등이 설치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면의 일부가 인공적으로 깎이고 비교적 경사가 급한 산기슭을 끼고 있어 언제든 옹벽 위쪽 사면으로부터 떨어지는 낙석에 의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3월 초와 같은 해빙기에는 낙석 사고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며 "사고 지점 도로를 설치·관리하는 국가는 사면의 경사를 완화시키거나 추가적인 낙석방지 시설을 설치해 암반이 떨어져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평소 정기 순찰 등을 통해 암반 및 토사의 상태를 관찰해 암반이 떨어져 내릴 징후가 보이면 즉시 차량의 통행을 통제하고 보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영조물
사고
파손
낙석
국도
이순규 기자
2018-03-12
국가배상
[판결] 여경 없이 단속… 성매매 여성, 도주하려다 추락사 했다면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남성 경찰관 6명은 2014년 11월 성매매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한 모텔에서 티켓다방에 전화해 성매매 여성을 요청했다. A씨는 모텔에 도착해 돈을 받은 후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에 들어갔다. 이후 밖에서 대기하던 4명의 경찰관이 방으로 들어가 옷을 벗은 채로 숨은 A씨에게 단속사유를 고지하고 임의동행을 요청했다. A씨가 옷을 입을 시간을 달라고 하자 경찰관들은 방 밖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방에서 인기척이 나지 않자 경찰관들이 들어가보니 A씨는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경찰들이 달려갔지만 A씨는 6층 창 밖으로 추락했고 다음 날 새벽 사망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지난해 8월 "3억35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영학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가합555360)에서 "국가는 1억5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매매를 단속할 때는 여성의 신체 등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성 경찰관이 함께 출동해야 한다"며 "피의자는 불안감으로 자살·자해 등 돌발 행동을 할 수 있어 경찰은 피의자의 행동을 세심히 감시해 우발적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당시 남성 경찰관들만 단속에 임했다"며 "피의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단속이 이뤄진 장소의 구조 등 위험 요소를 미리 검토해야 하는데도 이런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경찰관의 주의를 돌린 후 창문으로 도망치려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국가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사고방지의무
단속
경찰
이순규 기자
2018-02-26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바람빠진 매트 위 낙하훈련 '참변'
재난대피훈련 도중 바람 빠진 소방용 에어매트(Air-mat) 위에 뛰어내리다 낙상(落傷)을 입었다면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2부(재판장 김대성 부장판사)는 사회복무요원 고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백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83989)에서 "경기도는 2억2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방관들은 훈련에 사용되는 에어매트의 설치·관리에 주의를 기울여 공기가 빠지지는 않았는지, 충분히 주입된 상태인지 등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면서 "사고 당시 에어매트는 10층용으로 3m높이에서 120kg까지 견딜 수 있는 제품이었지만 5m 높이에서 몸무게 85~90kg인 고씨가 뛰어내렸는데도 큰 상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에어매트에 공기가 충분히 주입돼 있지 않았고, 최초 탈출훈련 참가자가 뛰어내린 후 공기가 빠져나갔음에도 이를 충분히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고씨를 낙하시켜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소방서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기도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고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경기도는 고씨가 이미 국가유공자로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중배상을 금지한 헌법 제29조 2항 등에 따라 배상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인 고씨는 '군인'이 아니므로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왕시는 지난 2016년 5월 19일 시청 청사에서 대형화재 등에 대비한 재난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시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고씨는 구조대상자 역할을 맡아 3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리는 긴급탈출 훈련을 받았다. 고씨는 동료인 오모씨가 먼저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다음 두 번째로 뛰어내렸는데 에어매트 공기가 부족해 그대로 바닥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 결과 요추골절, 추간판 탈출 등의 상해를 입었다. 고씨는 2016년 12월 지자체가 훈련을 부실하게 준비해 다쳤다며 "치료비 등 2억3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난대피훈련
사회복무요원
소방훈련
에어매트
설치·관리주의
2018-01-26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