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 당시 구속됐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정모씨 등 2명이 "국가 소속 공무원들이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해 자백을 하고 복역했으니 모두 6억원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2768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부산대에 재학중이던 정씨는 1979년 10월 유신헌법 철폐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시위를 주도하다가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구속돼 2개월 가량 옥살이를 했다. 정씨는 같은해 12월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되면서 석방됐고 재판에서도 면소 판결을 받았다. 정씨는 2013년 3월 헌법재판소가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재심을 청구해 무죄판결 받은 후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은 "유신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무효라고 할 것이지만, 당시 시행 중이던 긴급조치 9호에 의해 원고들을 체포·구금해 수사를 진행한 수사기관의 직무행위 등은 당시 위헌·무효임이 선언되지 않은 긴급조치 제9호에 따라 이루어진 행위이기 때문에, 이같은 행위 자체만으로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정씨가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등 위법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했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가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 동안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며 "그런데 이 사건 소송은 정씨가 석방된 1979년 12월 8일로부터 33년 이상이 경과한 2013년 9월 11일 제기되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