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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의정부 아파트 화재' 유족 경기도 상대 손배소 파기환송
'의정부 아파트 화재' 피해자 유족들에게 경기도가 17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A 씨 등 유족 11명이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2020다209938)에서 경기도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5년 1월 경기도 의정부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상 1층 주차장의 오토바이에서 처음 시작돼 순식간에 인근 아파트 2개 동까지 불길이 확산됐다. 당시 아파트의 방화문이 닫혀 있지 않았던 탓에 화염과 유독가스가 계단실을 타고 확산하면서 주민 5명이 숨지고 주민 12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3개월 전인 2014년 10월 경기도의 지시에 따라 의정부소방서가 이 아파트에 대해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했는데, 3층부터 10층까지 계단실 앞 방화문에 건축법령을 위반하여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는데도 이를 적발해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주민들의 유족은 아파트 시공사와 감리업체, 경기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2심은 세 곳 모두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해 공동으로 17억2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시 적용되던 소방시설법 규정 등을 토대로 경기도에 곧바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구 소방시설법 시행령은 '소방특별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조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설치되었는지 여부는 방화시설의 설치·유지 및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실시할 수 있는 조사할 수 있는 항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가 조사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방공무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조사의 목적과 구체적 항목이 무엇인지, 도어클로저가 설치됐는지 여부가 조사 항목에 포함됐는지를 심리해 소방공무원들의 직무상 과실을 판단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 소방시설법령에서 정한 소방대상물에 대한 소방특별조사의 조사항목의 범위에 대하여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방화시설
소방특별조사
화재
박수연 기자
2024-02-23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강남역 폭우로 맨홀 빠져 숨진 남매… 법원 "서초구, 유족에 16억 배상하라"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 발생한 집중 호우로 당시 강남역 인근 맨홀에 빠져 숨진 남매의 유족에게 서초구가 16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는 14일 남매 A 씨와 B 씨 유족들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가합45284)에서 "서초구는 유족들에게 16억4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남매인 A 씨와 B 씨는 2022년 8월 8일 저녁 10시 50분께 서울 서초구 한 도로를 건너다 뚜껑이 열린 채 방치돼 있던 맨홀에 빠져 사망했다. 이들은 차량을 타고 가던 중 폭우로 시동이 꺼지자 차에서 내려 대피했다가, 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 무렵 귀가를 위해 물에 잠긴 도로 위를 걷다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은 "도로에 있는 맨홀에는 추락방지 시설이 설치돼야 했다"며 "해당 도로 관리청인 서초구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사고 당시 기록적 폭우로 인해 맨홀 뚜껑이 열렸는데, 이는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며 "예측 가능성이나 회피 가능성이 없었다"며 배상 책임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맨홀 설치·관리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해당 도로 관리청인 서초구는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장소 일대가 낮은 지대와 항아리 지형 등을 이유로 홍수나 집중 호우 때마다 침수된 점, 하수도에서 수압으로 인해 빗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이 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맨홀은 뚜껑이 열려있는 채로 통상 갖춰야 할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서초구는 기록적 폭우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강수량이 적었던 2011년 7월 집중호우 당시에도 맨홀 뚜껑 이탈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고 발생 당시 서초구가 맨홀 뚜껑 이탈을 즉시 확인하거나 조치하기 어려웠던 점, 사망한 남매 역시 빗물이 가득 찬 도로 상태에 주의할 필요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춰 서초구의 배상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설치관리하자
폭우
맨홀
이용경 기자
2023-12-28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낚시 준비하다 유실 지뢰 폭발… 법원 "국가가 배상해야"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다 유실 지뢰가 폭발해 상해를 입은 시민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폭발한 지뢰가 설령 북한군 지뢰라 하더라도 국가가 폭발물을 제거하고 경계표지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3925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7월 김포대교 북단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던 중 낚시 의자를 땅에 놓다 유실된 지뢰를 건드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혈흉과 심장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원에 따르면, 폭발물의 종류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PMN-1 대인지뢰인 것으로 감정됐다. 사고 지역은 2020년 7월까지 육군 관할구역이었는데, 사고 지역 인근에서는 그 이후에도 2020년 9월에만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폭발한 지뢰는 국군이 매설한 것이므로, 국가가 군용 폭발물 유실 책임을 진다"면서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지뢰가 국군이 매설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해당 지뢰는 북한이 사용하는 지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가 있다"며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방 관련 제반 법령에 따라 여러 권한이 부여돼 있는바, 국군은 국가나 북한 혹은 제3국 등 어느 주체가 설치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예견 및 회피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뢰 등 군용폭발물로 인한 재난을 예방·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은 지뢰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그 지뢰 지역의 주위에 별표의 요건을 갖춘 경계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사고 지역 인근에서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되는 등 이번 사고 지역은 지뢰 지역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사고 현장에는 이러한 경계표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전부터 이미 집중호우 등으로 지뢰 등 군용폭발물이 유실돼 강화도, 임진강변, 한강변 등 부유물 접안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다수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군인공무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지뢰 폭발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이번 사고 지역에 지뢰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다 할 것이고, 이들이 지뢰 수색, 제거 작전을 실시하지 않은 이상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지역 관할 군부대 장을 포함한 군인공무원들에게는 지뢰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계표지 설치, 지뢰 수색, 제거 등 필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공무원들의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A 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고 지역은 하천환경 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낚시 금지구역에 포함된다"며 "A 씨는 이 같은 출입 통제, 낚시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고 지역에 출입했고, 사고 지역에서는 이전에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70세이던 A 씨의 일실수입 주장을 배척하고, 재산상 손해액으로 치료비 1200여만 원 중 70%인 800여만 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제반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위자료로 A 씨에게 3200만 원을, 배우자 B 씨에게 2000만 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지뢰
국가배상
경계표지
군용폭발물
이용경 기자
2022-07-30
국가배상
민사일반
항공·해상
[판결](단독) 새벽 바다낚시 떠났다 교각충돌 사고로 사망
교각충돌 사고로 사망한 낚싯배 승객 유족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사고 당시 교각기초 표시등이 꺼진 채로 방치돼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국가의 과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김진영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74339)에서 최근 "국가는 총 1억9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10월 오전 5시 30분 충남 태안에서 바다낚시를 하려고 B씨(선장)가 운항하는 어선을 타고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던 중 배가 교각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B씨는 평소 오작동이 있었던 GS플로터(위성항법장치)에만 의존한 채 속도를 줄이지 않아 원산안면대교 교각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낚싯배에는 선원 2명과 다른 승객 18명도 함께 타고 있었는데, 사고 현장에 출동한 해경 구조대는 의식이 없는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119구급대원 3명도 항구에 도착해 환자들의 중증 여부를 판단했는데, 중증환자 9명은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A씨는 경상자로 분류돼 어선에 남겨졌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심정지 상태에 빠져 숨졌다. 서울중앙지법 유족에 2억배상 판결 유족은 "대교 부근은 야간에 항행하는 어선들이 많았는데도, 대교를 관리하는 공무원이 교각기초 표시등이 꺼진 상태를 방치해 사고가 났다"며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또 "해경과 소방공무원들은 A씨가 중상자임에도 아무런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A씨를 중상자가 아닌 경상자로 분류해 곧바로 하선시키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가는 "사고 당시 대교 교량등은 켜진 상태였고, 항로표지의 기능 및 규격에 관한 기준이 정한 항로표지는 모두 설치돼 점등 중이었다"고 맞섰다. 김 부장판사는 "평소 해 뜨기 전 어두운 시간에 대교 밑을 지나는 어선이 적지 않아, 담당 공무원은 교각에 등을 설치하고 켜서 어선이 교각과 충돌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사고 당시 교각기초 표시등이 켜져 있었다면, B씨가 멀리서부터 주교각을 식별해 사고를 회피했을 것으로 보여 공무원의 주의의무 위반 행위와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교량등은 켜져 있었지만 해수면에서 30m 높이에 설치된 것이어서 멀리서 보면 교량등 불빛으로 인해 교각을 식별할 여지가 있지만 대교와 가까이 갈수록 주교각의 식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교량등이 켜져 있었다는 사실은 국가의 주의의무 위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급대원이 응급조치를 하고 환자를 분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고, A씨가 당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 경상자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가 구급대 도착 후 얼마 되지 않아 심정지에 이른 점에 비춰 볼 때 환자분류 등의 과실과 A씨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국가배상
공무원
주의의무
이용경 기자
2022-04-0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구치소 정문 앞 도색 작업 중 출입문 열려 추락 중상
도색업자가 구치소 정문 앞에서 작업하고 있는 사실을 모른 채 구치소 측이 차량출입문을 열어 중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거액의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3부(이승한·윤종구·권순형 부장판사)는 A씨와 두 자녀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31133)에서 "국가는 치료비 등 총 3억4900여만원과 위자료 90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고, 두 자녀에게 각각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도색업자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11월 지방의 구치소 도색작업을 맡아 업체 대표 등 작업자 9명과 함께 구치소를 방문했다. 구치소에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구내구역에 들어가는 정문이 있었는데, 이곳은 사람과 차량이 드나드는 출입문이 따로 나란히 설치돼 있어 정문사무소에 근무하는 교도관이 출입 여부를 확인해 문을 개방하고 있었다. 당시 교도관 B씨는 사다리와 작업 도구를 갖고 정문 외부로 나가는 A씨를 그대로 통과시켰고, A씨는 차량출입문 외부 상단 3.5m 높이에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 정문 도색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가 정문에서 도색작업 중인 것을 모른 채 관용차 진입을 위해 차량출입문 개방 버튼을 눌렀고, 차량출입문이 열리면서 사다리에 올라가 있던 A씨는 중심을 잃고 추락해 두개골 골절 등 중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 등은 소송을 냈다. 근무 교도관 잘못 국가에 배상 책임 재판부는 "구치소 내 정문근무자인 공무원은 차량출입문 개방 작동 때 방해 내지 장애가 되는 사정이 없는지 주변을 살펴 안전사고를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신체와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B씨는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차량출입문을 개방했고, 그로 인해 A씨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B씨의 직무상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공무원인 B씨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차량출입문에 사다리 상부를 기댄 채 그 위에서 도색작업을 할 경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지만, A씨는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정문근무자인 교도관에게 작업 사실을 알리는 등의 조치를 게을리 해 손해발생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국가배상
중상해
구치소
추락
이용경 기자
2021-05-03
국가배상
행정사건
[판결] 영덕 '原電부지 매입요구訴' 각하
정부의 脫원전 정책으로 원전부지 매입이 돌연 중단되자 건설 예상 토지 소유자들이 "땅을 매입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부적법 각하됐다. 사법상 계약인 토지매매 거래에서 상대방이 매수청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행정소송을 통해 부작위 위법을 다투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한재봉 부장판사)는 조모씨 등 천지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 주변 땅 소유주 38명이 ㈜한국수력원자력(대표이사 조석)를 상대로 낸 부작위위법확인소송(2017구합182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땅 소유주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매수청구를 받고도 토지를 매입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 부작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매매계약은 사법상의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 매수청구에 대한 부작위 위법 확인청구는 현행 행정소송법상 그 위법확인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부작위를 대상으로 삼았다"며 "토지 소유자는 협의취득을 둘러싼 분쟁을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한수원 측에서 보상협의회를 구성해 보상절차를 진행하게 해달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토지보상법 및 그 시행령은 토지 소유자가 지자체장 또는 사업시행자에게 보상협의회 설치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9월 정부는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일대 324만여㎡ 부지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고시하고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땅 소유주들의 재산권 행사를 일부 제한했다. 이후 한수원은 2016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원전부지 매입에 나섰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면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한수원도 지난해 7월경 땅 주인들에게 더 이상 토지를 매입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조씨 등 토지 소유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놓고 돌연 매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계획고시에서 밝힌 대로 토지를 매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수원 측이 난색을 표하자 지난해 7월 "계획대로 토지를 매입하라. 보상협의회를 만들어 보상절차를 진행하라"며 소송을 냈다.
원자력발전소
전원개발촉진법
토지매매
사법
보상
왕성민 기자
2018-05-11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한강 얼음 깨져 어린이 익사… “서울시 60% 책임”
겨울에 얼어붙은 한강에서 놀던 어린이가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숨졌다면 서울시에도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박상구 부장판사)는 최모(당시 13세)군의 부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한)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17603)에서 "시는 2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최군은 2016년 2월 친구 3명과 함께 동작대교 남단 반포천교 아래 결빙된 한강 위에서 놀다 얼음이 깨지면서 수심 2.5m 강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최군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패혈증과 폐렴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같은해 6월 사망했다. 최군의 부모는 지난해 3월 서울시를 상대로 "4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자연영조물으로서의 하천은 위험을 내포한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간단한 방법으로 위험상태를 제거할 수 없는 등 관리상의 특수성이 있다"며 "하천관리의 하자 유무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지역은 대중교통 및 도보를 통해 쉽게 도달할 수 있고 서울시가 설치한 안전펜스가 사실상 출입통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실제로 사람들이 출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고지역 부근에서는 과거에도 유사한 어린이 익사사고가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는 사고지역의 수심 등으로 익사사고의 위험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며 "사고지역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최군도 정상적인 통로가 아닌 길을 따라 사고지역에 이르렀고 미성년자이지만 얼음 위로 올라갈 경우 얼음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며 서울시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익사
서울
한강
자연영조물
하천관리
사고
이순규 기자
2018-05-08
교통사고
국가배상
[판결](단독) 중앙선 넘어 가드레일 ‘뾰족 끝’ 충돌 사망… “국가 책임 못 물어”
중앙선을 넘은 운전자가 안전보호처리가 되지 않은 반대차선 방호울타리(가드레일) 끝 부분에 부딪치는 사고로 사망했더라도 가드레일 관리자인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시설 결함이 설치관리자의 관리행위가 미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면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남편과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7나202530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4년 9월 A씨는 차를 몰고 강원도 홍천군 56번 국도를 지나다 우측으로 굽은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가드레일 끝 부분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씨의 유족은 "국가는 가드레일이 끊기지 않도록 연속적으로 설치할 의무가 있고, 연속해서 설치하지 못할 경우 끝 부분을 구부리거나 둥근 형태로 철판을 덧대는 등 차량이 단부를 직접 충격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해 A씨가 사망했다"며 소송을 냈다. 국가는 "모든 도로에 가드레일을 연속적으로 설치할 의무는 없는데다 A씨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방향 가드레일 단부를 충격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없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사고 지점은 캠핑장으로 내려가는 진입로가 있어 가드레일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며 "(시설관리자인 국가가)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반대편에 설치된 가드레일 단부를 충격하는 경우까지 예상해 단부를 바깥쪽으로 구부리거나 둥근형태로 철판을 덧대는 방식으로 단부처리시설을 설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가드레일이 연속적으로 설치되지 않은 것과 단부처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이 가드레일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뿐만 아니라 이 때문에 운전자가 사망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사고 지점은 직선도로 구간 이후 우회전 커브가 이어지는 구간으로 중앙선을 넘어 우회전을 시도할 경우 방호울타리 단부를 충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가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운전자가 중앙선을 침범해 단부에 부딪쳤고 사고 차량에 에어백이 설치되어 있지 않는 등 사고발생의 중대한 책임이 운전자에 있다"면서 국가의 책임을 10%로 제한해 A씨의 남편에게는 220여만원, 자녀 4명에게는 각각 150여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교통사고
도로
중앙선
가드레일
손현수 기자
2018-04-05
국가배상
[판결](단독) 유리온실 정전 피해소송… 횡성영농조합 ‘패소’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냉·난방기 사용 증가와 원전 가동 중단 등에 따른 전력수급난이 빈번하게 이어지면서 갑작스런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전에 따른 농장이나 사업장 등의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력거래소의 수요예측 실패나 한국전력의 전기설비 관리 부실 등에 따른 정전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배상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단전 또는 정전과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함석천 부장판사)는 횡성영농조합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4가합5649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조합은 유리온실을 포함한 4개의 온실에서 오이와 배추, 파프리카 등의 작물을 재배하면서 한국전력거래소와 농업용 전기공급계약을 체결해 온실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기장치를 설치·가동했다. 그런데 전력거래소는 2011년 9월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급증하자 지역별로 순환단전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횡성영농조합이 전기를 공급받던 청둔회선의 전기공급이 사고 발생 당일 오후 3시 31분부터 40분간, 오후 4시 4분부터 30분간, 오후 8시 1분부터 9분간 각각 중단됐다. 전력거래소 측은 이후 단전으로 농작물 등에 피해를 본 농가들을 대상으로 배상에 나섰다. 하지만 횡성영농조합은 여기서 제외됐다. 이에 조합 측은 2014년 9월 "단전으로 유리온실 내부 온도가 40℃ 이상으로 상승해 오이, 배추 등이 고사하고 파프리카가 토바모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6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전력거래소는 최대 전력수요를 과소하게 예측해 전력수급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순환단전이 예상됨에도 신속하게 대국민 안내방송을 실시할 것을 지시하지 않아 순환단전이 시작된 때부터 약 39분이 지난 오후 3시 50분경에야 대국민 안내방송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장의 회신에 의하면 오이, 파프리카가 정상적인 회복이 어렵고 고사되기도 하는 생육 조건은 45℃ 이상에서 3시간 이상 경과한 경우"라며 "유리온실에 대한 전기공급이 중단된 사이에는 2시간의 시간 간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리온실의 온도는 자연환기 정도에 따라 달라지고 그 자연환기의 정도는 천장이 열린 정도에 비례한다"며 "단전 당시 주변 최고기온은 29℃ 로 천장이 열린 정도가 작아 자연환기가 심하게 억제됐을 경우에는 38~42℃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횡성영농조합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순환단전으로 인해 유리온실에서 재배중이던 작물이 고사했거나 감염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영농조합
정전
단전
농작물
이순규 기자
2018-03-29
교통사고
국가배상
[판결](단독) 신호등 고장 ‘輪禍’ … “지자체 20% 책임”
빨간불이 고장 나 보행자 신호등에 아무런 신호도 표시되지 않은 것을 보고 어린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신호등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도 2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한소희 판사는 롯데손해보험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제이피)가 김해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7가단5010148)에서 "시는 2억3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모씨는 2013년 12월 승합차를 운전해 김해시 부곡동에 있는 왕복 6차로 도로를 지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당시 초등학교 6학년생 권모양을 차량 앞 부분으로 충격했다. 이 사고로 권양은 골반이 부러지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횡단보도에는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으나 적색등이 작동하지 않았다. 권양이 길을 건널 때는 빨간불이 켜져 있어야 할 때였다. 김씨는 차량용 신호기에 파란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차량을 운행했다. 김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롯데손해보험은 11억7000여만원을 보험금 등으로 지급한 뒤 지난해 1월 "신호기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신호기를 관리하는 김해시도 50%의 과실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한 판사는 "사고가 발생한 횡단보도 바로 앞에는 차량용 신호기가 별도로 있다"며 "교차로를 통행하는 운전자는 차량용 신호기가 진행신호일 경우 횡단보도에 설치된 보행자 신호기는 정지신호일 것으로 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횡단보도에 설치된 보행자 신호기가 고장 나 그 신호기의 신호와 차량용 신호기의 신호가 불일치 또는 모순되는 경우 교통사고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며 "사고 당시 권양은 실제로 보행자 신호가 적색등임에도 적색등이 고장나 신호기에 아무런 표시가 되지 않자 도로를 횡단하다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신호기는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었다"며 "김해시 측은 자신이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영조물인 신호기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도 전방 주시를 태만히 해 횡단보도 위에서 보행하고 있던 권양을 뒤늦게 발견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김해시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김해시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
이순규 기자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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