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2003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반올림에 의해 원점수 가치가 변형된 결과 점수 역전 현상이 초래돼 단순총점에서 원고들 보다 낮은 점수를 취득한 응시자가 합격해 손해를 입었다며 문모씨 등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5다66770)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대학은 원칙적으로 수능시험 점수 이외에 여러 전형요소들을 참작할 수 있고 입학전형자료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자율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응시자의 점수를 반올림해 각 대학에 통보하여 그 점수가 당락의 한 기준이 되도록 한 행위가 응시자의 헌법상 기본권이나 기본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교육인적자원부장관과 평가원은 출제, 배점, 성적의 평가 및 통지 등에서 고유의 전문성 및 정책적 판단에 기한 폭넓은 재량을 갖는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볼때 '반올림에 의한 소수점 폐지' 정책 및 그에 따라 반올림된 점수를 대학에 통보한 행위는 수능시험과 관련된 피고들의 재량범위에 속하는 업무처리이고 그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어 피고들의 행위가 일반 불법행위책임 또는 국가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위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원심은 "반올림에 의한 점수 역전 현상으로 인해 원점수의 총점이 낮은 응시생이 합격하고 원고들이 불합격함으로써 단순히 사실상의 기대이익이 침해된 것을 넘어 법적 이익이 침해되는 손해가 발생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