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해 생긴 침수피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경기 양주시에서 섬유 도매업을 하는 송모(52)씨가 경기 양주시와 경기도를 상대로 "경기도와 양주시가 빗물 처리 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집중호우 때 넘친 물로 공장에 손해를 봤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2014다235929)에서 29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경기도와 양주시의 하수도 등에 대한 설치·관리상 하자와 송씨가 입은 침수사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밝혔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에서 섬유 도매업을 하는 송씨는 2011년 7월 발생한 집중호우로 공장에 물이 넘치면서 원단이 물에 떠내려가는 등 사업체에 큰 손해를 봤다. 당시 양주시에 내린 비는 일일 강수량 466.5mm 규모였다. 많은 비에 야산에서 흙과 나뭇가지들이 휩쓸렸고 하수도를 막아버리면서 빗물이 맨홀을 통해 도로 위로 넘쳐 흘렀다.
경기도와 양주시는 소송에서 "기록적 폭우에 의해 인근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불가항력적 자연재해였다"며 "침수사고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없었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양주시가 하수도 시설물이 빗물을 처리하지 못해 주변 건물이 침수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송씨에게 3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빗물 배수 기능에 일부 문제가 있었더라도 주된 피해 원인은 이례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인근 하천의 범람이었고, 경기도와 양주시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에 대해 예견 가능성이 없어 손해배상 책임도 없다"고 판단했다.